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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종속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54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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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자유를 존중하고 공평무사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 general good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제약도 용납될 수 없다. 정의 또는 정책적 필요라는 적극적 고려 때문에 상이하게 취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은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에는 이런 입증 책임의 면제라는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15


  공리주의자(Utilitarianism)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 ~ 1873)은 평소 입법과 도덕의 유일한 기준을 공리(功利)로 보고, 이를 근거로 개인 이익(私益)과 사회 이익(公益)의 조화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입증해야 하지만, 밀은 <여성의 종속 The Subjection of Women> 서두에서는 이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이 문제와 관련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이어져 왔기 때문에 논증이 어려운 문제가 '여성의 종속 문제'라는 것이 밀의 설명이다.


 힘에 바탕을 둔 지배를 정당화하는 법이 지배자와 노예, 주권국가와 종속국가, 또는 다른 독립국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비록 노예가 국가의 일부분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진다는 사실이 처음 인식된 곳은 자유국가였다.(p25)...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통틀어 힘의 법칙이 인간 행동을 규율하는 공인된 규칙이었고, 다른 것들은 그저 특별하고 예외적인 상황의 산물에 불과했다는 것, 그리고 사회의 일반적 문제들이 어떤 형태로든 도덕법칙의 규제를 받는 것이 아주 최근에 와서야 가능해졌다는 사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27


  밀은 대표적인 잘못된 인식으로 '성(性)의 본성 차이'와 '가장 지배 체제'를 든다. '본성 本性'이라는 이름으로 차이는 제도화 되었고, 가정에서는 '가장 지배 체제', 사회에서는 '절대왕정'의 기초가 되었다. 이처럼,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절대적 = 자연발생적'이라는 공식에 의문을 던진다.


 남성과 여성의 타고난 본성 nature 때문에 그들이 각각 현재와 같은 기능과 위치를 담당하게 되었고, 또 그것이 본성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p47)... 인간 중 어느 정도가 그런 상황에 있는지, 또는 그런 상황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에 상관없이, 인간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자연적인 성향을 타고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만 갖춘다면 그들이 왜 그렇게 되는지 분명히 알 수 있게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48


 절대왕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자연의 섭리에 맞는 정부 형태라는 논리를 펴왔다. 이들은 가장(家長) 지배 체제 patriarchy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부모가 자식을 지배하는 것이 옳듯이, 가장이 다스리는 체제가 인류 사회 최조의, 그리고 자연 발생적인 통치 형태라는 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32 


 밀은 특히 여성 문제를 특별한 문제로 생각한다, 이는 여성 문제가 '지배 계급의 적극적 지배 욕구'가 개입된 문제이며, 지배 계급(남성)은 '교육'을 통해 이를 달성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별한 '억압 - 종속'의 관계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여성은 한 가지 점에서 종속 상태에 있는 다른 계급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들의 지배자가 단순히 복종하고 떠받드는 것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이 복종하는 것 그 자체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여성의 마음까지도 지배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교육의 힘을 통째로 빌려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37 


  여성 자신들이 해야 할 말을 다 들려주기 전까지는, 남성이 여성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지식 - 그들의 장차 모습이 아니라, 그저 지금까지 보여준, 그리고 현재 이 시점에서 보여주는 모습만 가지고 이야기하더라도 - 이라는 것은 지극히 불완전하고 피상적이다.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 시점은 아주 더디게 올 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54

 

  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을, 남성들은 편견없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경청(敬聽)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여성들이 자유 경쟁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한다면, '시장의 원리'에 따라 조정된다는 것이 공리주의자 밀의 주장이다.


 실제로는 여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확실하게 안다고 착각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사실 어떤 남성이건 또는 모든 남성을 통틀어서, 여성의 이런저런 특징에 대해 전문가라고 불릴 정도의 지식을 가지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p56)...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것은 자기 본성에 따라 행동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여성이 그 본성에 어긋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연이 두려워 자연이 하는 일을 가로막으려 하는데, 그것은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무엇이든지 여성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일이라면 자유 경쟁에 맡기는 것이 여성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57


 <여성의 종속>에서 밀은 에서 19세기 당시 사회가 '성의 차이'와 이로 인한 사회적 역할 분담 문제를 당연시하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지배 계급인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교육'에 의해 문제제기도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방향은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밀의 주장은 요약된다.


 이러한 밀의 주장에는 몇 가지 생각할 지점이 있다. 우선,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가 처음부터 야만의 풍습이었으며, 역사 이래 다른 방향에 대한 어떤 고려도 없었음을 비판한다. 그렇지만, 과연 인류는 그러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을까?


 남성과 여성을 지배하는 제도의 경우는, 어느 모로 보나 정반대의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우선 첫째, 약한 쪽을 강한 쪽에 완전히 복속시키는 현재의 이 제도가 더 좋은 것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단지 이론에 입각해서 그런 주장을 펴고 있을 뿐, 다른 양상은 전혀 시험해보지 않았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19


 여기에서, 과거 석기 시대의 수렵/채집 사회(hunter-gatherer society)에서 농경 사회(Agriculture society)의 이행했던 신석기 시대를 살펴보자. 당시 수렵/채집 사회에서 이루어진 성별 분업은 아마도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배분되었을 것이다. 사냥에 필요한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이 사냥을, 채집에 비교우위가 있는 여성이 채집을 맞는 것은 '시장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역할 배분이 아니었을까. 상대적으로 단순화된 사회에서 업(業)을 이어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석기 시대에 발생한 사회적 분업을 강압적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셜 살린스 (Marshall Sahlins)의 <석기 시대 경제학 Stone Age Economics>에 의하면, 당시 채집을 담당하던 여성의 생산성이 수렵의 남성보다 안정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계급 문제를 사회적 관계로 바라본다면 석기 시대의 '여성'의 지위가 19세기의 여성의 지위보다 낮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런 면에서, 별다른 고려없이 여성을 복속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강요되었다는 밀의 논지는 근거가 약하다. 


 또한,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변화가 과연 남성에 의한 일방적인 억압의 결과로만 보기도 어렵다. 보다 노동집약적인 농경 사회에서 가구((家口)는 소경제(petite economy)의 최소단위로, 성별 노동 분업이 보다 지배적인 경제전문화 형태로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원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체제로 이행된 것이 역사의 발전 과정이라면, 모든 제도를 '지배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밀의 주장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단지, 밀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역사의 정점(apex)'으로 보고,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추정했을 뿐이다. 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당시에는 효율적인 제도와 사회적 선택의 결과가 오늘날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교육'을 여성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 관점과 여성의 문제를 다른 계급 문제와 다르다고 보는 의견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일제는 우리에게 식민사관(植民史觀)을 통해 자신들의 지배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군사정부 시절에는 반공(反共) 교육을 통해 국민들을 의식화를 꾀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려했다는 것도 밀이 말한 '적극적 지배의 수단'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은 '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 수단'이라 할 수 있는데,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교육을 '남성의 여성 지배를 위한 적극적 수단'이라고 한정적으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를 근거로 여성 문제를 특별한 문제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배계급이 '적극적 지배'를 원하는 것은 '남성 - 여성'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본가 - 노동자' 계급 문제에서 본다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열정'을 끌어내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싶어하지 않는가. 때문에, '적극적 지배' 측면에서 여성의 문제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밀의 관점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와 같이 보여지는 밀의 <여성의 종속> 논리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밀의 지적은 큰 틀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불평등과 차별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실은 평등한 사회로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의 반증이라 여겨진다. 또한, 여성의 경력 단절 등 사회 진출 문제는 중요한 사회 문제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 여겨진다. <여성의 종속>이 출판된 지 150여년이 흐른 지금도 밀의  주장이 유효한 현실 속에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위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PS. <석기 시대 경제학>은 별도의 리뷰로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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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차별사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 번역총서 서양편 297
토머스 F. 고셋 지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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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주의와의 전쟁에서) 많은 의미 있는 승리가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종의 우월성이나 열등서에 대한 이런저런식의 케케묵은 주장이 더 이상 크게 지지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희망이 보이는 까닭은 인종적 불평등에 대항하는 지도자들이 예전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헌신적이라는 사실이고, 더욱이 그 수가 더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법 앞에서의 평등과 개인의 능력개발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인종차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수세적인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적절한 해결책이 시행되면 인종차별은 미국 내의 주요 문제에서 사소한 문제로 바뀔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다.(p628) <미국의 인종차별사> 中

토머스 F. 고셋(Thomas F. Gossett, 1916 ~ 2005)은 <미국의 인종차별사 RACE : Te History of an Idea in America>에서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의 기원을 16세기 대항해시대에 신대륙에서 백인과 인디언, 흑인의 만남에서 찾는다. 저자는 특히, 신대륙으로 넘어온 청교도들의 선민의식과 흑인 노예제도가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으로 파악한다.

또한, <미국의 인종차별사>의 저자는 역사 속에서 인종차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와 함께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우생학과 인종차별 진화론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강조하는 주장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점차 자리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저자는 본문에서 보여준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미래를 낙관했지만, 그 후의 역사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우리가 알고 있듯이) 개정판에서 저자는 자신이 내린 낙관적 전망에 대해 반성한다.

이 책의 결론은 너무 순진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내게는 1963년 당시 인종차별이론이 완전히 물러난 것처럼 보였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미국 사회에서 인종은 주요 이슈에서 소수 이슈로 축소될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p23) - 개정판 머리말 -

최근 미국 미네소타 주의 미니애폴리스 시에서 있었던 백인 경찰관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과학에 의해 백인우월주의가 허상임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색인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현실임을 이번 사태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마치 전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심각한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의 이성과 가슴의 감성을 일치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이 문제를 먼 나라의 문제라고만 바라볼 수 없음도 함께 느낀다.

인종간 갈등 대신 지역간 갈등이, 그리고, 갈등의 기원이 생물학 대신 역사에 위치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에게도 심각한 사회 문제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객관적인 생물학보다 주관적인 역사학에 문제의 기원이 있다는 사실은 폭력을 통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수면 아래 있다는 것은 치유가 더 어려워 보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인종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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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14: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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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2의 성 동서문화사 월드북 108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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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 앞에 주체로서 대항하여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주체성이 부여된 객체로서 일어선다. 그녀는 자기로서의 책임과 함께 타자로서의 책임도 진다. 그것은 하나의 모순으로 광장히 부조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지금까지 자기에게 강요돼 온 수단, 다시 말하면 수동적 수단 속에서 자기의 구원을 찾고 있으며, 동시에 능동적으로 자기의 주체성도 회복하려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상대를 대등한 자로 인정하지 않는 한, 즉 여자라는 존재가 지금 상태를 이어 가는 한 싸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p917)

오늘날의 여자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다. 오늘날 여자는 대개 ‘진정한 여자‘가 남자로 변장하고 있는 형태로 가장 잘 표현된다. 그녀는 자기의 여자로서의 육체 속에서도, 또 남자 같은 복장 속에서도 어쩐지 침착하지 못하다. 그녀는 생활을 바꾸고 참된 자신의 복장을 해야 한다. 그녀는 집단적인 발전의 힘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p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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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1-30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제2의 성, 상하 두 권을 읽었어요. ㅋ 그땐 꼭 읽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이 책은 한 권으로 묶여 있는 모양입니다.
꽤 두꺼운 분량이라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을 대신 읽는 것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다 읽는다면 가장 좋겠지만요... ㅋ (요즘 제가 두꺼운 책이 부담스러운지라...ㅋ)

겨울호랑이 님의 독서 열정이 보이십니다. 저도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1-30 13:0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추천하신 <페미니즘의 도전>도 읽을 도서 목록에 올려봅니다. 좋은 책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열정이라 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격려의 말씀에도 감사드립니다. 페크님 날이 포근한 봄날같은 날, 행복하게 보내세요!^^:)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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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wom) 1.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라고 분류되는 성(性)의 인간 2. 어떤 성의 인간이든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맨움(manwom)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라고 분류되는 성(性)의 인간. -새로운 세계, 이갈리아의 용어들 - 中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 1941 ~ )의 <이갈리아의 딸들 Egalia's Daughters: A Satire of the Sexes>을 통해 우리는 성(性)역할이 뒤바뀐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작품에는 여성 중심의 세계에서 주변인의 역할에 머무르는 남성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맨움해방주의자의 입을 통해 여성해방운동의 이야기가 표현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로 남성들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미러링(mirroring)을 통한 문제 제기를 효과적으로 살린 작품이다. 반면, 작품의 초점이 성(性)에 맞춰져 있는 부분은 작품의 한계로 느껴진다. 사회의 문제는 서로 얽혀 있어 이들간의 상관(Correlation)관계를 무시하고 말하기는 어렵다. 성문제, 세대 문제, 빈부, 계층 간의 문제를 따로 떨어뜨려 놓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성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은 상수(常數)로 한정된다.


 성 정체성은 계급 정체성보다 훨씬 더 중요해... 노동자 계급이 억압받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맨움이 억압받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 훨씬 더 지독하고 극단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성적 억압이 계급 억압보다 훨씬 더 지독하고 극심하기 때문일 거야.(p247) <이갈리아의 딸들> 중


  결국, <이갈리아의 딸들>은 성(性)역할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되고, 이갈리아 세계는 성역할을 축(軸)으로 한 현실세계의 데칼코마니(Decalcomanie)다. 성(sex)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거의 현실과 동일하기에, 우리는 현실의 남성(man)의 모습을 움(wom)에서, 여성(woman)의 모습을 맨움(manwom)에서 거의 그대로 발견한다.


 이러한 점은 미러링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한계 또한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이갈리아 국회에서 논의되는 내용과 처방은 현실과 큰 차이가 없다. 


 노동시장의 상황이 불안정했다. 출생률은 떨어졌고  이것은 지속적인 노동력 감소를 의미했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은 초봉 인상과 교육 보조금 인상, 연금 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마치 현재의 임신 수당이 부족하다는 듯이 임신 수당도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것 때문에 의회에서는 논쟁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처음으로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임금을 더 낮출 것을 결정했다.(p63) <이갈리아의 딸들> 중


 불안한 노동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취하는 정책은 현실의 자본주의 세계, 신자본주의 처방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같은 Ceteris paribus(other things being equal)과 같은 상황. 이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지만, 새로운 세계의 비전이 담기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만일, <이갈리아의 딸들>안에 현대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었다면 어땠을까. 지속가능한 체제를 가동시키는 이상국가 이갈리아. 이갈리아의 어원이 평등주의(egalitarian)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러한 대안 제시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사뭇 아쉽게 느껴진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1977년임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내 생각 또한 욕심일 것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성역할 전환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느껴지는 불편함은 단순한 역전된 성관계에서 오는 억울함이 아닌 불평등에 대한 인류의 공통된 감정이어야 할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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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20-01-21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가 제기한 문제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문제이자 한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이 제시한 문제의 (합리적이고 도적적인) 대안 제시가 가능하다면, 저는 그것을 모델로 인류의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페미니즘(또는 페미니스트)들은 낙관주위자라고 하죠, 저는 비관주의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0-01-21 08:5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마립간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마립간님의 말씀처럼 페미니즘이 제기한 불평등의 문제는 부의 배분 문제와 함께 오랜 미해결과제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문제에 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 모두가 피해갈 수는 없는 문제가 여겨집니다. 그래서, 페미니즘을 비롯한 여러 방편을 활용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탐색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저의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페미니즘의 전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좋은 마립간님의 의견에 감사합니다.^^:)

2020-01-21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1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2 0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2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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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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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범한 40대 남자였다면 끝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한 모르는 게 당연하다.(p170)

영화「82년생 김지영」개봉을 맞아 펼쳐든 소설책을 읽은 나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여성의 삶을 전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세상이 남편들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세상의 모든 아들이 큰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조금은 다른 이유로 공감하게 된다.

어쩌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일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내가 없음을 채워주는 ‘소중함‘의 다른 의미임을 깨닫는다면 어느정도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지 않을까. 이러한 ‘미루어 짐작함‘이 다소 어설프게 보일지라도 아내와 남편, 딸과 아들의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아내가 그보다 더 재밌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거밖에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꼭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김지영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p174)

딸이 살아갈 세상은 제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 되어야 하고, 될 거라 믿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딸들이 더 크고, 높고, 많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p178)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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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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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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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19-11-18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2년생 김지영을 남자와 여자의 존재나 젠더의 문제로 보지말고 그냥 사회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인식되고 행해지는 남녀의 역할로 보면 어떨까요?
물론 남자와 여자는 다르죠!
근데 그 역할까지 달라야하는 우리 사회의 통념을 이 책이 얘기하고 있는것 같아요^^
저는 82년생 김지영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지는 않았거든요.
나보다 어린 82년생이 그렇다면 아직 우리 사회는 변할게 많다는 뜻일것 같아요.
그런 사회를 제 딸에게는 진짜 물려주기가 싫어요**

겨울호랑이 2019-11-18 13:56   좋아요 1 | URL
^^:) 페넬로페님 말씀처럼 여성의 문제만으로 바라보지 않고 ‘여성으로 대표되는 사회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여겨집니다. 이런 인식위에 사회변화가 이루어지겠지요^^:)

2019-11-25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25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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