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동학농민혁명은 3·1혁명, 4·19혁명, 반독재·반군부 민주항쟁, 촛불혁명의 근원으로서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맞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분단 구조 등 민족 모순을 청산하는 동력이 되고, 진정한 평등과 자주를 실현하는 과제를 안고 인권을 보장하는 학습장 또는 토론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 조국의 통일을 위해 그 정신을 올곧게 계승해야 할 것이다.

현재에도 농민군의 지향과 정신은 미래의 역사적 자산이 될 것이며, 통합과 화해는 민주주의 구현에 잣대가 될 것이고, 반외세·자주의 지향은 통일의 화두가 될 것이다.(85/136) - P85

우리가 의를 들어 이에 이름은 그 본의가 결단코 다른 데 있지 아니하고 창생을 도탄 속에서 건지고 국가를 반석 위에 두고자 함이다.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의 머리를 베고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의 무리를 구축하고자 함이다. 양반과 부호 앞에서 고통을 받는 민중들과 방백과 수령 밑에서 굴욕을 받는 소리(小吏, 낮은 벼슬아치)들은 우리와 같이 원한이 깊은 자다.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이 시각으로 일어서라. 만일 기회를 잃으면 후회해도 미치지 못하리라.(91/136)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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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독립국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단지 오늘날 한 가닥 명맥만이 겨우 이어지거나 없어지는 사이를 맴돌고 있다. 무슨 연유든 실로 조선은 동양의 발칸반도와 같다.(10/214) - P10

1894년 6월 21일, 일본군은 경복궁을 강점해 고종을 유폐하고 흥선대원군을 섭정으로 추대해 개화 정권을 출범시켰다. 남의 나라에서 이른바 불법적인 쿠데타를 단행한 것이다.(16/214) - P16

마지막으로 일본이 역사에서 이를 은폐하려고 시도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애초에 일본측 기록에는 왜곡된 기술이 많았고, 공식 보고에도 사실과 어긋나게 기록했으며, 신문 보도도 통제했다.(25/214)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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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받드는 유교적 충성심이 깔려 있는 포고문은 바로 민씨 정권을 향한 전면적 선전포고였고 벼슬을 독점하고 특권을 누리는 양반 유림을 향한 질타였다.

황현의 기록은 고부 봉기와 의사 봉기를 묶어 이야기하고 있다. "동학과 난민이 결합했다"는 표현은 동학이라는 종교 주도의 봉기가 아니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농민군의 성격을 잘 규명한 분석으로 눈길을 끈다

이렇게 집강소를 통한 자생적인 신분타파운동, 상하존비 곧 계급의식을 타파하고자 한 예절개선운동은 인권사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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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사는 어찌 보면 다양한 색깔이 섞여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처럼 보이고, 또 어찌 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누더기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온갖 모순과 갈등이 얽히고설켜 있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꿈틀거림이 내재되어 있다.

봉건 모순에는 불평등한 신분제도와 불균형한 토지제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신분 차별과 일부 특권층의 토지 소유 및 농업생산의 독점은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였다. 이런 불평등하고 불균형한 제도를 타파하려는 민중 봉기는 역사의 추진 동력이 되었다. 여기에는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이를 개혁하지 않고는 평등과 인권을 추구하는 근대를 지향할 수 없었다.

비록 수많은 농민군이 우수한 근대 무기 앞에 죽어갔지만 동학농민혁명이 던지는 의미는 저항적 민족주의 또는 생존적 민족주의로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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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대기실에서 책을 골라본다. 오늘 읽은 책은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현대사」. 책에는 저자가 살아온 기간 동안 겪은 나라와 자신의 삶이 담겼다. 개인적으로 책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크게 진보 지식인으로서 비판적으로 외부에서 바라본 세상과 참여정부 시절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세상의 내부에서 자신의 꿈을 만들었던 시대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두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처지가 달랐던 만큼 진보지식인 시점에서 바라본 현대사와 정부 요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현대사는 당연히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이런 관점 변화를 기대했다.

작가 자신이 내부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시기에 대한 생각과 상황을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아쉽게도 책에서 이런 기대는 채울 수 없었다. 이른바 진보정권으로 분류된 참여정부 시기 이뤄진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한 진보지식인의 평가는 객관적인 분석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고, 아쉽게 느껴진다. 민감한 부분에 대한 언급을 재치있게 살짝 피했다는 느낌이랄까. 기대감을 채울 수 없었기 때문에 다소 김빠진 부분이 있지만, 한국 현대사를 가볍게 훑기에는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2012년 대선을 주제로 시작하고 끝맺는다. 2012년 대선을 ‘역사전쟁‘으로 규정한 저자가 다가올 2022년 대선을 어떻게 전망했을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최근 2020년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던데 여기에 작은 단서가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진보정권 10년 동안 연평균 4퍼센트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도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중하위 소득계층의 경제생활이 어려워진 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더욱 심화된 경제력 집중, 정리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확대, 낙수효과의 약화 등 여러 원인이 있다. 재벌대기업들은 단가를 일방적으로 깎는 방식으로 협력업체를 약탈했다.
내부거래를 통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함으로써 그 계열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의 경영을 악화시켰다. 중소 협력업체의 지불능력악화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악화와 고용축소로 연결되었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소비재산업과 유통업까지 진출해 영세소기업과영세상인들의 몰락을 부추겼다.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비정규직 관련 법률들은 기대와 달리 비정규직의 확산과 비정규직 제도의 악용을 막지 못했다. - P167

프롤로그에서 나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표출된 세대 간의 투표 성향 차이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정치적 대립을 넘어서는 철학적 · 문화적 분립이자 역사의식의 대립이라고 주장했다. 기성세대를 사로잡은 것은 욕망, 그것도 물질적 풍요에 대한 욕망과 분단상황이 강요한 대북 증오와 공포감이었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그들보다 더 강하게 자기 존중과 자아실현의 욕망, 그리고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공감에 끌린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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