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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가 사랑한 수 e 경문수학산책
엘리 마오 지음, 허민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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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 함수와 삼각 함수 사이의 놀라운 관계에 대한 발견은 예상치 못한 다른 관계들의 등장을 거의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오일러는 x=pi를 이용해서 다음의 공식을 얻었다... 이 공식은 분명히 수학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의 하나에 속할 것이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244



  엘리 마오 (Eli Maor)의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e : The Story of a Number>는 자연로그의 밑 e에 대한 역사를 소개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는 오일러공식(Euler's formula). 오일러는 자신의 공식에 특수한 경우 x=pi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등식을 유도한다. 사실 의미는 부여하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무리수 이면서 초월수와 허수를 지수함수 형태로 표현한 결과가 0과 1로 떨어진다는 것은 수학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경이롭게 보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을 다시 쓰면,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개의 상수를 연결하는 공식을 얻는다. 그리고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연산인 덧셈, 곱셈, 지수도 얻는다. 이 다섯 개의 상수는 고전 수학을 대표하는 네 가지 주요한 분야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즉, 0과 1은 산술을, i는 대수학을, pi는 기하학을, e는 해석학을 각각 나타낸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245


 <오일러가 사랑한 수 e>에서는 네이피어(John Napier of Merchiston, 1550~1617)에 의해 로그가 만들어진 후, 복리계산의 극한값으로서 e가 갖는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다. 뉴턴(Sir Isaac Newton, 1642~1726)과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에 의해 적분의 개념이 도출되면서 pi와 e는 각각 원과 쌍곡선의 넓이로 해석되었고 이들의 유사성에 대한 관심은 결국 오일러의 등식을 통해 이들을 하나의 수식으로 결합시켰음을 확인하게 된다.     


 네이피어는 로그를 만들 때 한 세기 뒤에 로그의 보편적인 밑으로 인정받았고 수학에서 pi(파이)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의 발견에 부지불식간에 매우 가까이 접근했었다. 그 수 e는 n의 값이 무한대로 커질 때 (1+1/n)^n의 극한값이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13 


 원 함수 사이에서 성립하는 모든 관계에 대응하는 쌍곡선 함수 사이의 관계가 존재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그러면 원 함수와 쌍곡선 함수를 완전히 똑같은 기초 위에 세울 수 있고, 이에 따라 쌍곡선에 원과 똑같은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렇게 할 수 없다. 쌍곡선과 달리, 원은 폐곡선으로, 이를 따라 돌아가면 모든 것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필연적으로, 원 함수는 '주기적'이다. 즉, 함수 값이 2pi마다 반복된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222


  오일러의 공식에서 x=pi로 입력할 경우 cos과 sin 값이 간결하게 나오기 때문에, 오일러는 이를 활용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러한 오일러의 간결한 시도 뒤에는 폐곡선인 원과 개방곡선인 쌍곡선을 로그 소용돌이선의 주기성이라는 공통분모로 pi와 e를 하나의 공식으로 통합하는 오일러의 날카로운 통찰이 있었음을 본문 내용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본문의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비전공자들도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주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pi(파이)는 단위원의 넓이로 해석되는 반면에, e는 쌍곡선 아래의 넓이를 1로 만드는 x축상의 선분의 길이이다. 수학에서 가장 유명한 두 수의 이런 유사한 역할은 이 둘 사이에 어쩌면 더 심오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162


  로그 소용돌이선의 가장 두드러진 성질 몇 가지는 함수 e^X의 도함수가 자기 자신과 같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예를 들면, "극을 지나는 모든 직선은 로그 소용돌이선과 똑같은 각도로 교차한다." 게다가, 로그 소용돌이선은 이런 성질을 가진 유일한 곡선이다. 그래서 로그 소용돌이선을 '등각 소용돌이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성질 때문에 로그 소용돌이선은 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원은 극을 지나는 모든 직선과 90도로 만난다. 사실, 원은 증가율이 0인 로그 소용돌이선이다. _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p187


네이피어가 생각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만약 임의의 양수를 어떤 고정된 수(나중에 ‘밑‘이라 부름)의 거듭제곱으로 쓸 수 있다면, "수들의 곱셈과 나눗셈은 그 수들의 지수의 덧셈과 뺄셈과 일치한다." 게다가 어떤 수의 n제곱, 즉 그 수를 n번 거듭 곱한 값은 지수를 n번 거듭 더한 것, 즉 지수에 n을 곱한 것과 일치한다. 그리고 어떤 수의 n제곱근은 n번 거듭 뺀 것, 즉 n으로 나눈 것과 일치한다. 요약하면, 각 산술 연산은 연산 체계에서 그보다 쉬운 연산으로 환원됨으로써, 수치 계산의 어려움을 엄청나게 감소시켜 준다. - P9

복소수 영역으로 함수의 확장은 실수 영역에서의 모든 성질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함수에 새로운 특징을 실제로 부여한다. 함수론에서 가장 멋진 정리 중 하나는 f(z)가 해석적인(미분 가능한) 각 점에서 이 함수는 ‘등각 사상‘이라는, 즉 각을 보존한다는 정리이다. 등각 사상이란, z-평면에 있는 두 곡선에 각도 b로 교차하면, w-평면에 있는 그것들의 상인 곡선들도 각도 b로 교차함을 의미한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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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10-02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일러의 자연 상수 e 역시 다른 상수처럼 우연의 수일까요? 몹시 궁금합니다. ^^

겨울호랑이 2023-10-02 22:55   좋아요 1 | URL
e의 출현이 복잡한 연산을 보다 직관적으로 알기 쉬운 연산으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라는 점과 복리계산의 기본식이라는 유용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함께 생각해본다면, 우리 삶에 유용하면서도 단순한 값 e에 대한 여러 고민과 성찰이 보다 깊은 의미를 더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우연이 필연이 된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을 떠올리게 됩니다...ㅋ
 
누구나 수학 -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 백과사전 누구나 과학 시리즈
위르겐 브뤽 지음, 정인회 옮김, 오혜정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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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입문서. 연습문제 없이 간단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바탕으로 기하, 대수, 선형대수학, 확률과 통계, 해석학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한다.

크고 굵은 지점을 간추려 세부 내용의 연결성을 보여 주기 보다 수학 전체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수학이 추상적인 학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되도록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도대로 책에서는 숫자나 증명 보다 공식과 결과를 주로 설명하지만, 독자가 흥미를 갖고 번외로 공식을 유도, 증명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깊이있는 교재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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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편린 - 수학의 눈으로 예술 바라보기 경문수학산책 30
이바스 피터슨 지음, 김승욱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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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편린》의 저자 이바스 피터슨은 위성수학의 기초를 통해 수학에 내재된 예술적 감성과 예술에 구현된 이성적 질서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대수학과 기하학을 통해 순수사유와 법칙을 찾아내는 수학과 순수사유를 형상화하는 예술(특히 미술)은 뫼비우스 띠, 클라인 병과 같이 구분할 수 없는 두 세계의 연관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발산‘이 아닌 한없이 ‘수렴‘하는 무한소의 특성은 현실에 수학의 개념을 형상화하는 반면, 시공간의 제약 아래에서 구간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대칭(프랙탈 구조, 망델브로 집합), 전체 구간에 적용되는 질서는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조화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수학의 다차원 이론을 3차원 이하에서 보여야하는 예술의 현실적인 문제는 이데아의 학문인 수학과 감각의 학문인 예술간 엄연한 간극이 있음도 함께 보여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술로서의 수학(또는 수학으로서의 예술)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그것은 거대한 기하학적 철골 구조물의 형태가될 수도 있고, 무지개 색으로 빛나는 프리즘 구조의 조각품이 될 수도 있으며, 4차원으로 들어가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밝은색의 직사각형과정사각형 그리고 선들로만 만들어진 그림, 또는 컴퓨터 화면 위에 거친 산봉우리와 계곡이 나타나는  생생한 풍경화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위에 열거한 것 외에도 다른 많은 예를 보면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수학의 창조성이 예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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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6-06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것 같습니다. 수학의 창조성과 예술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둘 다 임의적이란 측면에서요. ^^

겨울호랑이 2022-06-06 21:33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수학 역시 공리와 공준이라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약속에 기반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수학 역시 완전히 객관적인 학문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예술은 너우도 당연하겠지요...^^:)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란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은 다음과 같이 수학적 예술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대로 검증된 수학은 냉엄한 아름다움과 엄격성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불분명한 자연에 의지하지도 않고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적 도구도 없이 오로지 최고의 예술가만이 나타낼 수 있는 장엄한  순수함과  빈틈 없는 완벽함으로 만들어진 작품과도  같은 것이다." - P20

많은 사람들은 예술과 수학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고 여긴다. 수학에서 나타나는 차갑고 딱딱한 법칙과 논리적 엄격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열정과 같은 감정, 그리고 예술에서 볼 수 있는 상징적인 표현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성과 감성 사이의 벽은 보기보다 그렇게 완고하거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멀지는 않다. 사람들이 수학과 예술 모두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강제성과 자유가 적당히 조화된 훈련과 안목이 둘 다 필요하다. - P29

"바흐를 듣기 위해서 마음을 여는 순간 아름답고도 자연스러운 규칙이내 마음속에 화음을 이루는 것처럼 내 작품들은 마치 음악의 대위법처럼커다란 규칙에  맞추어 공간  안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니까  그들은 자체 논리의 상호작용, 환경과 절차를 만들어가는 혼합물이었다."고 페리는 말한다. - P183

구는 어떤 각도에서 보든지 똑같이 보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무한히 많은 대칭축이 있지만 사면체는 그 반대로 순수 조형물중에선 가장 적은 대칭축을 가지고 있다. 사면체에는 양면성도 있는데 스스로 양면성을 가진다는 것은 사면체에 있는 네 개의 삼각형 면의 중심이  또 다른 사면체의 꼭지점이 된다는 의미다. 대조적으로, 육면체에 있는 각 면의 중심은 팔면체의 꼭지점이  되고 그 역도 성립한다. 따라서 육면체는 팔면체와, 그리고 팔면체는 육면체의 양면을 이룬다. 비슷한 관계가 20면체와 12면체에도 해당된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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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에서 가장 대단한 법칙이 바로 이 법칙(법칙 44)이다. 그 까닭은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면 알 수 있다. (1) 여기서 얻은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이떠한 모습의 평행사변형을 주든, 그것과 각들의 크기가 같고 넓이가 같으면서, 주어진 직선을 한 변으로 가지는 평행사변형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위 길이가 한 변이 되도록 할 수 있다. (2) 이 법칙은 아주 간단한 방법을 쓰고 있다. 즉, 평행사변형의 맞모금에서 만든 평행사변형들을 빼고 남는 것들은 넓이가 같다는 성질을 적용한 게 전부이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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