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자조론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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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조론> 사무엘 스마일즈, 북타임


2. 책의 흐름/ 주제단락


  가.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다는 말처럼 우리 자신의 변화는 외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을 통해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명심하고 살아가야할 황금언이 있고, 이 책은 특히 '근면', '절약', '자기계발'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3. 저자의 생애


 가. 사무엘 스마일즈(1812~1904)

   

   작가, 정치개혁가, 저널리스트, 의사

   

    1812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1829년 에든버러 의학부에 입학했고, 1832년 의대를 졸업하고 가는한 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정치개혁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개인 개혁'을 주창하였다.  <자조론(1859)>, <인격론(1871)>, <검약론(1875)>, <의무론(1880)>는 스마일즈의 4대 복음서라 일컬어진다.

 

4. 저자의 주장


 우리 삶을 변화하고 싶다면 외적인 변화보다 내적인 변화가 우선 되어야 하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시켜야 이러한 변화가 구체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갈 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5. 저자의 의도 및 목적


 봉사활동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저자는 이들이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 책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하기위해 씌여진 책이다.


 6. 주요 내용

 

 가. 자조 정신 : 인생은 자신의 손으로만 열 수 있다


    1) 성장에 대한 의욕과 자조 정신

       가) '외부의 지배'보다 '내부의 지배'


    2)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가) 최고의 교육은 매일의 생활과 일속에 존재한다

       나) 만약 내가 부자였다면 현재의 나는 없다

       다) 지나친 부는 오히려 독이다


    3) 사람의 우열을 좌우하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

       가) 고난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4) 인생에 한가한 시간은 없다


 나. 인내 : 새싹은 비바람을 맞아야 강해진다


   1) 상식적이고 참을성있는 사람이 되는 것


   2) 90%의 인생의 진리는 쾌활한 정신과 근면함에 있다.


   3) 역경이 있어야 새싹이 강해진다

      가) 일에 매진하는 열정

      나) 쓰러질 때마다 힘을 내 일어나다


   4) 승부의 열쇠는 '지속력'

     가) 천재를 키워낸 '아침 2시간'

     나) 순서대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능의 3/4을 낭비하는 것이다.

     다) '근면'을 자기편으로 만든 사람은 강하다


 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 인생의 기회를 꿰뚫어 보는 지혜, 그것을 살리는 지혜


    1) 근면함 속에 길이 있다

      가) 사물의 배후를 꿰뚫어 보는 자세


    2) 현명한 자의 눈은 머리속에 있다

      가) 2,000년의 세월이 지나 피는 꽃이 있다

      나)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는 지혜

   

    3) 독보적인 사람에게 주어지는 기회

      가) 젊은 날의 우연이 일생을 바꾼다


    4) 행운은 가까운 곳에서 기다린다

     가) 어리석은 사람을 큰 인물로 만드는 '한 시간'의 힘


    5) 신념은 힘이다

     가)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

     나) 성실하고 겸허하게 살아간다


 라. 직업 : 강한 의욕 앞에 벽은 없다

    1) 무심의 자기 수양

       가) 나는 계속 공부한다

       나) 고통 끝에 얻는 것이야말로 진품

       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한 걸음이라도 좋으니 앞으로 나가라


    2) 극기심을 키워라

      가) 성공을 결심하고 노력의 결과에 자신을 가져라

      나) 노력하라! 노력하라! 더 노력하라!

      다) 의지에 불타는 이에게 벽이란 없다


 마. 의지와 활력 : 자신의 사명에 목숨을 걸어라!


    1)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2) 자신의 방향을 결정짓는 '의지의 힘'

      가) 뿌리 없는 생활과 결별하려는 의지

      나) 불가능이라는 말은 어리석은 자들의 사전에나 있는 말이다

    3) 마음을 적시는 진실한 말

      가) 잘 익은 과실을 많지만, 그것을 수확하는 사람은 적다


    4) 성실하게 살아간다


    5) 왕성환 활력과 불굴의 의지 : 위인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점


 바. 시간의 지혜 : 실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1) 비즈니스 수완도 뛰어난 천재들

      가) 돌아가는 길이 진정한 기쁨을 준다


    2)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의 위협


    3)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여섯가지 원칙

       가) 주의력, 근면함, 정확함, 수완, 시간 엄수, 신속함

       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다) 시간의 낭비는 마음에 잡초를 무성하게 한다

       라)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성공의 기차를 탈 수 없다


    4) 웰링턴을 훌륭한 장군으로 만든 실무 능력


    5) 정직이 최고의 방법이다


 사. 돈의 지혜 : 즐거움을 위해 땀을 흘려라


    1) 돈은 인격이다

      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나) 장래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희생한다

      다) 역경을 이겨내는 4가지 미덕 

        - 근면, 절약, 절제, 성실


    2) 절약이야말로 자조 정신의 최고 표현이다

      가) 분수에 맞는 생활

      나) 거짓말은 빚의 등에 업혀 여행한다

    

    3) 인생의 전환점에서 실수하지 마라

      가) 우유뷰단이 파멸을 부른다

      나) 가끔 자신의 발자취를 확인할 것!


    4) 지혜는 루비보다 빛난다

      가) 황금보다 지혜를 구할 것이다. 지혜는 루비보다 빛난다. 이 세상에 아무리 비싼 것도 지혜와는 비교할 수 없다


 아. 자기 수양 : 최고의 지적 소양은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나온다


    1) 자신의 땀과 눈물로 얻은 지식만큼 강한 것은 없다

      가) 높은 수준의 지적 소양은 일을 통해서만 탄생한다

      나) 훈련이 지력을 단련시킨다


    2) 철을 뜨거워질 때까지 두드려라

     가) 녹이 슬기보다 닳아 없어지는 편이 낫다


    3) 진짜 지식과 가짜 지식

      가) 정신에 탄력을 주는 독서를 할 것

      나) 젊은 시절에 한 일은 노년에 반드시 돌아온다


    4) 재능을 최대한 살리는 힌트

      가) 사람은 패배를 통해 단련된다

      나) '만약'이란 무능한 자가 하는 말이다


    5) 대기만성의 선조에게서 배운다

      가) 학교 성적으로는 알 수 없는 천부적 재능

      나) 마지막에는 끈기 있는 노력이 이긴다


  자. 멋진 만남 : 인생의 스승, 인생의 친구, 인생의 책


    1) 인생의 지표가 되는 무수한 본보기


    2) 좋은 스승과 좋은 친구는 인생 최고의 보물

       가) 인격자와의 교류는 만 권의 책보다 낫다

       나) '거인'에 대한 심취가 자신의 재능을 깨운다


    3) 후세를 밝히는 용기있는 인생

      가) 인생을 밝히는 '한 권의 책'

      나) 쾌활함은 사람의 정신에 탄력을 준다


  차. 사람의 기량 : 인격은 평생 통용되는 유일한 보물이다!


     1) 인격이야말로 평생 통용되는 유일한 보물이다.

       가) 만인을 매료시키는 인격의 비밀

       나) 높이 날고자 하지 않는 정신은 곧 땅에 떨어진다


     2) 이상에 현실을 일치시키려는 노력

       가) 행동도 사고도 반복이 힘이다


     3) 예의범절에는 돈이 들지 않으며, 예를 다하는 것만으로

        도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4) 진정한 인격자를 가늠하는 척도

       가) 부정을 물리치는 용기를 가져라

       나) 진정한 용기는 항상 친절함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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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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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세력 교체가 완연하고 세대 교체가 확연하다. 더군다나 이 새로운 세력은 기존의 고인 물, 워싱턴의 정치인과 관료들이 아니었다. 싱싱한 젊은 피, 실리콘밸리의 테크노 세력이었다. 그들이 일사천리로 일사불란하게 워싱턴 권력을 접수해갔다.(p14)... 틸이 작전을 짜고(Planning), 머스크가 제작을 하고(Engineering), 카프가 운영을 한다면(Programming), J.D. 밴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Praying).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06/150


 젊은 실리콘 밸리의 테크노 세력의 부상. 저자는 트럼프 2기와 이전 1기를 구별한다. 저자는 트럼프 집권기를 1기와 2기로 나누어 구별한다. 이전 1기가 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를 중심으로 한 친족들의 지배였다면, 2기는 AI 시대를 통해 부상한 테크노 권력(일론 머스크, 피터 틸, 알렉스 카프)과 기독교 신앙(J.D. 밴스)의 결합으로 해석한다. 이들이 지향하는 보수주의 이념이 미국 공화당-민주당의 양 당에 기초한 민주주의와 기존 자유주의 이념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저자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저자는 본문을 통해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이 다시 이전의 영광을 회복할 바탕이 되어 있지 않고, 갈등을 해결할 힘이 부족함을 말한다.


 6 : 3 : 1이다. 테크노 쿠데타가 좌초함으로써 올드 아메리카가 지속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이다. 무릇 개혁은 혁명보다도 힘든 법이다. 자칫 내분이 내란을 촉발하여 미합중국이 내파되어갈 가능성도 3할은 된다.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디지털 대전환을 완수하고 후기 미국 시대를 개창할 가능성은 10%에 그친다.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37/150


 그렇다면, 실패할 개혁으로 보는 실리콘 테크노 세력의 4인방과 그 움직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저자는 이 책이 아메리카에 대한 탐문임과 함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서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예상처럼 아메리카의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도, 또는 제2의 부흥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전 시대의 질서와의 결별을 선택하고, AI와 로봇을 통해 '인간 노동이 없는 세상'을 통해 떠오르는 중국을 물리치려는 일련의 변화는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지 누구도 가늠하기 힘들다.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파도가 어떻게 우리에게 밀려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파도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보기.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아닌가 싶다. 실리콘 밸리에서 촉발된 테크노 혁명 또는 테크노 쿠데타가 가져온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독자에게 주어진 과제가 될 것이다.


 광복 80주년, 빛을 되찾은 지도 80년이나 흘렀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까? 미국도 중국도 아닌, 소중화도 리틀 아메리카도 아닌, 동양도 아니고 서양도 아니며, 유교도 아니고 기독교도 아니며, 천하도 아니고 천주도 아닌, 진정 대한민국의 새 하늘과 새 땅을 나는 북쪽에서, 북녘에서, 북극에서 찾아가고 있다. 실은 이 책은 그 새 책을 쓰기 위한 기나긴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4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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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제국
로널드 드워킨 지음, 장영민 옮김 / 아카넷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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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이란 무엇인가?... '법의 제국'은 영토나 권한이나 절차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 의해서 정의된다. 그것은 가장 넓은 의미의 정치에 대한 해석적, 성찰적 태도이다. 법의 태도는 해석적 정신을 가지고, 과거에 대한 올바른 믿음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미래로의 최선의 길을 보여주는 원리를 법적 실천에 제시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박애의 태도이다. _ 로널드 드워킨, <법의 제국>, p611


 <법의 제국>은 법(law)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해서, 법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지향을 다룬 책이다. 드워킨은 법을 규칙(rule)이라고 정의한 하트의 사상에 대항해, 원리(principle)임을 말한다. 규칙과 원리.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규칙은 적용되거나, 적용되지 않거나의 양자 택일적 성격을 갖는다면, 원리를 규칙과는 달리 원리의 내용대로 이끄는 견인력을 갖는다. 설령,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야할 방향으로 일정 부분 이끄는 영향력, 힘이 작용한다는 것이 드워킨이 바라보는 법(法)이다. 그리고, 힘의 지향은 '단 하나의 정답(One Right Answer)'이다.


 이러한 힘은 법에 대한 '선(先)이해-이해'의 나선형 회전을 통해 작용하게 되며 그로부터 보다 의미있는 인식의 전진으로 나아간다. 시민 공동체를 보다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이러한 작용은 법률가들의 해석학적 순환을 통해 가능하며, 해석학적 순환에는 과거 판례와의 일관성과 현재와의 정당성을 묶는 통합성이 요구되고, 이것은 법의 내용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통합성이 법의 내용적 정당성을 부여한다면, 공정성은 형식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공정성이 정치적 평등을 통해 구현된다면, 통합성은 공동체 구성원들을 평등하게 배려해야 한다.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동등하게 참여하는 공정한 과정을 통해 공동체가 유지되고, 과거의 일관성과 현재의 정당성이 통합성으로 이를 결속시킬 때 법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든든한 울타리, 제국이 될 수 있으며, 여기에 대해 구성원들은 '박애(형제애)'의 태도를 견지했을 때, 법은 공동체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미래의 바람직한 지향점으로 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 


 드워킨의 <법의 제국>은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석학적 비판을 담은 책이다.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면서 우리는 법이 사회적 관행이라는 법 실증주의와 법관이 선언한 것이라는 법현실주의적 인식 너머에 있는 법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과거의 판례와 현재의 정당성이 부딪히는 원리의 지원과 원리의 각축 속에서 법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새로 짜여진 직물처럼 나아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낡은 판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새로운 판례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끊임없는 외양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안에 자리한 보편 가치인 자유와 평등이며, 이를 감싸고 있는 법은 박애의 태도로 정리된다. 독자들은 <법의 제국>을 통해 '단 하나의 정답'이라는 플라톤의 이데아와, 선이해-이해의 정반합적 구조, 진보에 대한 근대의 낙관적 태도, '자유-평등-박애'라는 시민 혁명 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드워킨의 법은 서양 사상의 구조 그 자체다.


 여기에서, <법의 제국>이 던진 근본적인 질문, '법이란 무엇인가'로 돌아가자. 드워킨의 법의 원리는 과연 모든 시대, 모든 법 체계에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틀인가? 드워킨의 구조는 시민 혁명 이후 법전인 <나폴레옹 법전>의 구조를 파악할 때는 분명 유용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근대 이전 시기의 법전인<바빌론의 <함무라비 법전>이나, 다른 문명권인 조선의 <경국대전>에 담긴 정신까지 설명할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을까? 근대 이전의 법 체계는 근대적 의미의 자유와 평등을 핵심 원리로 삼지 않았다. 그렇다면 드워킨의 관점에서 이들은 '법의 제국'이라 불릴 수 없을까? 이 물음들은 드워킨의 이론이 가진 근대 서구 중심성이라는 한계를 드러낸다. 나아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법의 영역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국제법이 과연 개별 주체인 국가의 독립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박애'의 태도로 나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현실의 복잡성을 설명하기에 드워킨의 이론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물음과 답을 한 권의 책을 읽은 후 찾기는 분명 어렵겠지만, 또 하나의 화두를 안고 다음 책으로 넘어간다. 책을 읽으며 한 단계 나아가는 느낌은 책을 읽는 작은 기쁨이지만, 작은 기쁨 뒤에 주어지는 10개의 과제는 내 자신의 무지를 철저하게 알려준다. 이것을 독서의 좌절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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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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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려면, 블랙홀을 '중심에 특이점이 있는 고정된 원뿔'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블랙홀을 발생시킨 별이 바닥에 있는 긴 튜브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튜브는 점점 길어지면서 좁아지고, 미래에는 한 줄로 쪼그라듭니다. 특이점은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후에 있습니다. 이것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_ 카를로 로벨리, <화이트홀>, p33/91


 많은 SF 작품 속에서 작가들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웜홀(wormhole)을 통한 시간여행의 통로로 그려지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덕분에 일반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블랙홀과 화이트홀. <화이트홀>을 통해 카를로 로벨리는 이론적으로 화이트홀의 개념을 설명한다.


 카를로 로벨리에게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상대적 개념이 아니며, 그는 이미 전작들을 통해 공간이 공간 양자(space quanta)에 의한 연결망이며, 시간이 불완전한 정보에 의한 열적 흐름이라는 자신의 루프 양자 중력(Loop Quantum Gravity) 이론을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시공간이 압축된 블랙홀의 특성을 설명하고, 블랙홀의 완성태로서 화이트홀의 모습을 추정한다. 특이점에서 일어나는 '바운스(bounce)' 현상, 즉 중력 붕괴의 마지막 단계에서 양자적 압력이 중력을 이겨내고 물질이 튕겨 나오는 과정을 통해 블랙홀은 화이트홀로 진화한다. 저자는 양자터널 효과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양자역학으로 연결하고, 이들을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으로 설명하는 논리 구성을 통해 독자들에게 간결함과 명쾌함을 선사한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시간의 끝이라고 예측된 영역을 건너는 그 순간, 잠깐 동안 시간과 공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공간과 시간의 양자적 속성이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실재의 가장자리라고 불렀던 것을 넘어 반대편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입니다. _ 카를로 로벨리, <화이트홀>, p47/91


 카를로 로벨리가 <화이트홀>에서 설명한 이론은 공인된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여러 이론 중 하나다. 이 책은 화이트홀을 단순히 동경의 대상이 아닌 우주의 현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과학의 본질인 반증 가능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글을 갈무리한다.


 바로 이것이 과학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하려는 겁니다.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것은 뭔가를 배운다는 거니까요. 최고의 과학자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처럼 말이죠. _ 카를로 로벨리, <화이트홀>, p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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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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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접근법을 탐구했다. 첫 번째 방식은 정의란 공리나 복지의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방식은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 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 있을 경우 '하게 될' 가상의 선택일 수도 있다. 세 번째 방식은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_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p37를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이 물음을 위해 저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의미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 세 갈래 길 - 복지의 극대화, 개인의 자유 그리고 미덕(좋은 삶) - 이 제시되고 천천히 정의를 향해 가지만, 끝에 이르러서는 난관에 부딪친다. 저자는 제시하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들을 통해 세 가지 접근법 모두를 시험대에 올린다. 명확한 답을 유보하는 저자의 방식은 독자들을 마치 '아포리아(Aporia)'에 놓인 것처럼 느끼게 하며, 스스로 정의를 고찰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아포리아'의 경험은, 샌델이 제시한 세 가지 접근법이 '정의=분배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리주의가 효용을 측정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의가 측정 불가능한 가치와 미덕의 영역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GDP로 측정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고려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정의에 대한 총괄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은 아래의 한 문장에 담겨있는 듯하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_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p381


 저자는 이를 위해 측정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공동선을 위한 사회구성원들의 숙의와 정치적 행동을 통해 보다 정의로운 사회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향점일 것이다. 그렇지만, 무지의 베일을 벗어나 이미 자신의 처지에 대해 사후적으로 알고 있는 개인들이 자본주의의 토대 위에 세워진 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과연 얼마나 공동선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어쩌면, 인류에게 정의는 영원한 아포리아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란 무엇인가>가 의미를 갖는다면, 어쩌면 손에 닿지 않는 도망가는 희망과 같은 정의지만,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좋은 삶'에 대해 토론하고, 측정할 수 없는 가치들을 함께 고민하는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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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8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확한 답이 아닐지라도 이렇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 너무 필요한 시대를 지금 살아가는거 같아요

겨울호랑이 2025-08-18 22:04   좋아요 1 | URL
말씀처럼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선과 개인의 미덕, 자유를 조화시키려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이를 공론의 장에서 풀어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최근개인과 사회 모두 인식과 해결하는데 미온적인 부분이 있어 아쉽게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