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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하는 인간에게 씌우는 신화는 잔인하다. 여성에게 아름다움이나 모성애의 신화를 덧씌우며 개별 존재의 고유성을 인정하길 거부했을 때 여성의 존재가 부정당했던것처럼, 예술과 예술가도 그것을 신성시하는 시선 속에서 소외된다. 예술은 표현의 자유 하에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을 만드는 자는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인간이다. 반 고흐의 서사를 유독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난에서 숭고한 예술이 탄생한다는 편견이 널리 퍼져 있지만, 그것은 순서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그의 작품이 뛰어났기 때문에 가난하고 불행했던 삶이 후에 미화된 것이지, 가난했지만(또는, 가난했기에) 명작을 탄생시키지 못한 작가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수없이 많다. 가난은 예술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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洋)The Economist 2021年 3月 26日號
日販IPS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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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부산에서 보궐 선거가 있는 날. 매일 아침 세계의 주요 뉴스를 간략하게 요약해서 제공하는 The Economist Espresso에서도 중요한 비중으로 우리나라 보궐선거가 다뤄지는 것을 보면, COVID-19동안 우리나라의 국제 위상이 많이 올라갔음을 새삼 실감한다. 동시에, 국내 정치도 언론을 못 믿어 외신으로 봐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이번 선거에 유권자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이 선거에 쏠려있음을 실감하는 오전이다...

South Koreans go to the polls today to elect new mayors for Seoul and Busan, the country‘s biggest cities...The by-elections are widely seen as a referendum on Moon Jae-in, the president, in the final year of his term. It looks unlikely to be favourable. Mr Moon‘s approval rating is the lowest since he took office; opposition candidates lead both races by wide margins... But a scandal over profitable land deals involving employees of the state housing agency hasn‘t helped. Nor has the fall of the two mayors. The opposition, though expected to win, isn‘t terribly popular; its main selling-point is the contrast with Mr Moon and Min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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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4-07 0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국내의 유사 언론행세를 하는 미디어들과
달리 이코노미스트의 정세 분석이 정확
한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4-07 10:50   좋아요 3 | URL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유력 일간지들을 보면서 항암 유발 물질이 포함된 광고지/전단지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힘이 드네요... 참 슬픈 일 입니다.... ㅜㅜ

단발머리 2021-04-07 11: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국내 유력 일간지 보는 사람 얼마 없는듯 한데 포탈을 통해서인지 아직 힘이 막강하네요. 참 씁쓸합니다 ㅠㅠ

겨울호랑이 2021-04-07 12:05   좋아요 1 | URL
네... 아직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계속 구독을 하시고, 종편에 노출되어서 계속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계시니 참 갈 길이 먼 듯합니다..ㅜㅜ

2021-04-07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07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07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07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뿐호빵 2021-04-07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씁쓸합니다..ㅜㅜ

세상을 바꾸는 모든 일은 손으로...
아직도 그 손이 어떤 손인지 모르는 듯 하네요

겨울호랑이 2021-04-07 23:47   좋아요 1 | URL
저도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에 매우 놀랐습니다.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이 있기를 바라봅니다... 씁쓸하긴 합니다만, 이번 제 평생에 있을 수많은 선거 중에서 하나일 뿐이니까요. ^^:)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 - 기본소득에 대한 철학적 옹호
필리프 판 파레이스 지음, 조현진 옮김 / 후마니타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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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파이레스는 사회보험제도, 조건적인 보장소득안 같은 여타의 사회보장제도와 무조건적 기본소득 사이의 차이점을 분명히 한다. 즉 기본소득 제도는 수혜자가 수혜 자격을 얻기 위해 과거 소득으로부터 기여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사회보험과 다르며, 자산 심사 여부나 노동 의향 및 작업 교육의 의향이 있는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수급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조건적인 보장소득과 다르다. 그러나 판 파이레스는 기본소득이 데모그란트나 시민 소득과 같은 현존하는 최저소득보장안과 무조건적으로 지급된다는 특징을 공유한다고 서둘러 덧붙인다. 그 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이 초기에는 낮은 액수이기 때문에 현존하는 조건부 이전 제도들을 대체하지 않고 그런 제도들과 공존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_ 필리페 판 파이레스,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 p427 해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다른 책들처럼 파이레스 또한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본소득의 장점과 당위성에 대해 말한다. 그렇지만, 다른 기본소득 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파이레스 또한 기본소득의 시행 대신 기존의 보장제도가 폐지된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대신 초기에는 부담이 많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제도와 병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는 결국 밑돌 빼서 윗돌 막기 식에 불과하지 않을까. 기본소득이 본격화할 시점에도 이들 제도가 병존할 수 있을까. 지속되지 못할 제도라면 포플리즘이란 비난을 면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1988년 국민연금이 대통령선거와 연계되면서, ‘적게 내고 많이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되어 끊임없이 연금 고갈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기본소득으로 4대 보험이 철폐된다면 사회구조의 병폐는 없앨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기본소득이 가져올 다른 문제(취약계층의 희귀질병 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 등) 가 있기에, 기본 소득이 실질적 자유를 보장해줄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희귀질병이 아니어도 아제는 국민 4명 중 1명이 걸린다는 암 치료비에서 공단 부담금을 모두 기본 소득에서 부담한다면, 병원갈 일 많은 노년에 노령연금도 건강보험도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비용으로 살아가야한다면... 마치 기업연금의 DC(확정기여형) 도입으로 DB(확정급부형)이 사라져가면서 결과적으로 퇴직소득이 줄어든 결과의 재판이 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

또한, 코로나 19라는 재난 상황에 전국민에게 1회 10만원 정도의 금액 지급에도 퍼주기 논란이 일어나는 현실에서 1인 당 수 백만원에 달하는 돈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 것인지... 기본소득.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분명히 매력적으로 들리는 단어지만, 이의 실행을 말하기 전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PAY AS YOU GO.

어느 정도의 기본소득이 국민에게 지급되며, 이를 위해 얼마만큼의 금액이 필요하고, 이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할 것인지. 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난 후에야 우리는 2016년 스위스에서 부결된 기본소득 국민투표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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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3-05 2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결됐지만 첫투표에서 의미있는 숫자의 찬성표를 받았다고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장차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로봇시대 인간의 일>이라든지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복지국가가 내게 좋은19가지>등 그에 관한 긍정 메세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정보공개의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라는게 제게는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생각해보고 논의는 해봐야할 주제라 생각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3-05 23:23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자본주의의 폐해가 점점 더 분명해지는 시점에서 기본소득이 주는 메세지, 희망이 분명히 있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이러한 개념이나 사상이 현실에 드러나기 위해서는 여러 제약들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실행된다면, 기존의 연금제도와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과 영향력을 미치게 될 제도인만큼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재원 뿐 아니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월급제 공산주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이 생각해본다면, 기본소득은 아직 하나의 이론이지 현실로 나오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 보입니다...
 
당신의 선택은? 글로벌 이슈 Taking Sides 시리즈 3
제임스 E. 하프 & 마크 오언 롬바디 엮음, 강미경 옮김 / 양철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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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선택은? - 글로벌 이슈 Taking Sides: Clashing Views On Global Issues>는 크게 인구, 자원과 환경, 세계의 힘과 움직임, 안보 등의 4개 대주제별로 약 20개의 이슈를 소주제로 관련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찬(贊), 반(反) 의견을 제시하는 책이다.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라면 책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이미 알고 있는 주제라 한다면 자신의 입장과 반대되는 진영의 논리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반면, 세분화된 이러한 주제들이 과연 별개의 문제로 떨어뜨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동시에 갖게 된다. 코로나 COVID-19의 경우 직접적으로는 11번 소주제(세계적인 유행병 대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다른 주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만약, 코로나의 원인을 오염된 환경에서 찾는다면, 환경 위협, 지구온난화 문제, 물부족 위협, 자연재해 대처 능력과 연결될 수 있다. 또, 이를 미-중의 대립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차세대 초강대국으로의 중국 문제 등 안보 문제와 접점을 가질 것이다. 한편 코로나 진행 단계에 초점을 맞춘다면, 세계 도시화를 통한 인구밀집이 가져온 확산속도 또는 선진국 노령화로 인해 노인층에 대한 치료 거부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출생률 감소에 의한 연금재정 고갈문제도 연결된다.

또한, 최근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이는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을 가난에서 찾는다면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 정책, 마약 공급지로서 중앙아시아 문제, 인신매매 문제 등도 연결주제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거의 모든 문제들이 세계적인 문제 하나에 연관된다는 사실은 개별 주제에 대한 찬반보다 글로벌 이슈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좀 지난 책이라 현재와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란의 핵위협 문제)도 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글로벌 이슈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읽을만한 책이라 여겨진다. 책에서 다루는 소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출산율 감소 문제
2.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 정책
3. 선진국의 노령화 추세
4. 세계의 도시화
5. 환경 위협의 진실
6.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원
7. 식량자급자족
8. 지구온난화 위협
9. 세계 물부족 위협
10 .마약전쟁
11. 세계적인 유행병 대처
12. 인신매매 근절대책
13. 세계화 문제
14. 세계 경제 위기 문제
15. 새로운 냉전기
16. 핵 위협
17. 종교 및 문화 극단주의
18. 핵 이란 문제
19. 차세대 초강대국으로의 중국
20. 자연재해 대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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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김영사 모던&클래식
존 스타인벡 지음, 안정효 옮김 / 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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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를 봐도 미친 듯 싶었다. 형성되어가는 이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안전과, 이익과, 미래를 위해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닥치는 대로 싸웠다. 아메리카인은 땅이 소중한 줄을 알지 못해서, 그 땅을 마구 파헤치고, 약탈하고, 때로는 파괴하기까지 했다... 가족이 이루어지자 그 가족은 다른 모든 가족과 맞섰다. 마을이 이루어지자 그 마을은 다른 모든 마을과 맞섰다.... 불가피한 필요성에 따라 데려온 사람들은, 불안정하고 궁핍하지만 힘센 자들의 새로운 무리를 이루었고, 그들은 저항과 미움의 대상이 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또다시 새로운 다른 사람들의 무리가 몰려온 다음에야 겨우 이웃이 되었다.(p88).. 그래도 한 세대나 두 세대, 그리고 아무리 오래 걸려도 세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모든 인종 집단은 예외없이 그들의 복수성 複數性, pluribus을 상실하지 않은 채 한 덩어리 속으로 흡수되었다.(p89)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존 스타인벡 (John Ernst Steinbeck, 1902 ~ 1968)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America and Americans>에서 미국의 기원을 이주자와 이전 거주자들의 대립으로부터 찾는다. 1492년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 ~ 1506)년 산타마리아호(La Santa Maria와 3척의 배를 타고 중남미로 건너갔을 때부터, 1620년 메이플라워호(Mayflower)가 청교도 개척자들을 싣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갈 때부터 대립은 시작되었다. 


[사진] 메이플라워호(출처 : https://www.britannica.com/topic/Mayflower-ship)


 여러 가지 보편적인 특성이 많지만, 그것들은 상반되는 특성들 때문에 서로 상쇄한다. 아메리카인들은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숨을 쉬고 힘을 발휘하지만, 우리들이 스스로 엮어낸 신화에 대한 열정적인 믿음만큼 모순이 심한 측면은 또 없다.(p116)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그렇지만, 미국은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집단과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대신 새로운 이주자 또는 적에 대항하여 단결하는 방편을 택한다. 성조기(星條旗, Stars and Stripes)의 깃발 아래 현재의 모든 문제는 수면 아래로 끌어내려지고, 눈앞의 문제만이 중요한 사회가 된 것이다.


 아메리카인들이 한 민족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직면한, 가장 중대하다고까지는 못하더라도 아주 심각한 문제를, 내가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회피했거나, 적어도 뒤로 미루어왔다는 생각이 든다.(p265)... 인간은 독립적인 개성이 강하면서도 무리를 지어 다니며, 사람이 우글거리는 도시와 집단 주택의 소음과 불편 속으로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이 우글거리는 도시와 집단 주택의 소음과 불편 속으로 떼를 지어 몰려든다.(p267)... 우리는 홀로 있기가 두렵고, 같이 있기도 두렵다. 우리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뿌리가 깊고, 필연적이고, 제멋대로 날뛰는 그 무엇 때문이다.(p268)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부유해진 미국이 과거로부터 쌓여온 모순을 해결하기는 더 어려웠다. 그리고, 스타인벡은 이러한 풍요로운 미국에서 오히려 미래없는 사회 모습을 발견했다. 풍요로움이 가져온 공허함. 이것이 스타인벡이 발견한 미국의 문제점이다.


 모두가 평등하고, 평범하고, 민주적이고, 대부분이 신교도이고, 물질주의적이고, 속되게 하나같이 잘 먹고 잘 살아가던 19세기에 돈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부유해지자, 우리들이 한때 거부하고 몰아냈던 화려함과, 치장과, 의식과, 멋진 명칭과, 풍채와, 예절에 대한 깊은 갈망이 머리를 들었으리라. 그런 갈망이 존재했으므로 우리들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다.(p184)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나는 국가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안락함과, 풍요와 안정을 열거했다. 거기에서 권태롭고 짜증스러운 냉소주의가 자라나며, 그런 냉소주의로 인해서 현존하는 세계와 현재의 나 자신에 대한 반발이 무기력한 자기만족 속에 잠겨버린다.(p285)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에서 스타인벡은 대립과 갈등으로부터 시작한 사회가 자신의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계속 미루다가 20세기의 풍요로움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속한 미국사회의 모습을 결코 밝게 보고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은 비극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지난 세기와 21세기 초반에 거친 세계패권국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비극이기도 하다. 구대륙에서 꿈과 희망을 잃고 신세계로 떠난 이들이 이룬 것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이 아닌, 전쟁의 제국이었다는 사실은 인류 모두에게 아픔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의무도 없고, 충족시킬 목적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믿는다. 인류에게는 최초의 목적이 우호적이지 못했던 자연계에서 끊임없이 생존하려는 것이었다... 우리의 필요성은 충족시키기가 불가능할 만큼 컸다. 우리의 꿈은 너무나 터무니가 없어서, 그 실현성은 천국에서나 찾아야 했다.(p278)... 우리는 절대로 길을 잃지는 않았다. 과거의 길들이 끝났으며, 우리는 아직 미래로 향하는 길을 찾아내지 못했다.(p284)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을 통해 우리는 스타인벡의 뛰어난 통찰과 함께 그가 지적한 문제들이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확일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좌절감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스타인벡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아무도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찾는 시작점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이 리뷰의 마지막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되, 청교도 이주로 시작된 미국에 맞게 해당 성경 구절로 끝내려 한다. 해당 구절들은 대립으로 시작한 기원과 신생국에서 세계 패권국으로까지의 성장, 그리고 물질문명의 종착점에서 미국 지성인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구절들이라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제부터는 한 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 (루카 12 : 51 ~ 53) 中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욥 8 : 7) 中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코헬 1: 2 ~ 4)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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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3-20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교도 정신으로 시작한 나라
가 새로운 시기에 접어 들어서는
기득권 탐욕의 나라로 시대적
전환을 맞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3-20 09:05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이제는 탐욕의 제국이 되버린 미국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박해받거나 본국에서 밀려난 이들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세운 나라이기에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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