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 이후 다시금농산물 유통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산지에서 밥상까지, 유통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들어 농산물 값이 오른다는 지적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데 복잡다단한유통 과정에서 과연 어느 ‘단계‘가 문제인지는 모호하다.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가 있다. 농산물 경매제도다. 경매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기에 물가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을까. - P14

세계적으로도 시장도매인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파리 룽지스 시장, 로스앤젤레스 농산물시장,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시장 등이 직거래 형태의 시장도매인제로 운영되고 있다.  - P17

PA 간호사는 Physician Assistant(의사 보조)의 준말로 정부에서는 ‘진료지원인력‘이라는 용어를 쓴다. 병원에서는 PA간호사, 전문간호사, 임상전담 간호사 등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하는 일은 의사에 더 가깝다. "인턴이나 저연차 레지던트 업무를 보통 수행한다"라고한 대학병원 의사는 설명했다. 유니폼도 일반 간호사와 다르다. PA 간호사가의사처럼 보이는 흰색 가운을 입는 병원도 있다. 의사가 해야 할 의료 행위를 간호사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 P22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SK하이닉스다. 2021년 10월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2022년 6월 양산하기 시작한 4세대 제품 ‘HBM3‘은 AI 산업 성장 국면에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재가장 각광받는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의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인데, SK하이닉스는 H100에 들어가는 HBM3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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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명이라는 숫자가 피부에 와닿지않을 수 있다. 체감하기 쉽도록 한 국가의인구가 총 100명이라고 가정해보자.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면 이들의 자녀(2세대) 수는 총 36명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2세대가 낳아 기르는 손자녀(3세대)는 다시 13명까지 쪼그라든다. 단 두 세대(약 60년) 만에 공동체가 소멸하는 수준으로 인구가 줄어든다. - P14

한국에서 인구문제, 특히 청년세대가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는 이제 상수다. 단순히 ‘인구 감소 공포‘를넘어, 이 문제가 수도권 과밀·집중화, 여성의 경력 단절, 육아휴직이 어려운 노동환경, 경제적 불평등, 청년의 불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떨어진 2018년(0.98명) 이후, 출산율 하락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결합한 결과라고 인식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 P15

집권 기간에 떨어진 합계출산율이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라고 일갈하는 것은가혹할 수 있다. 현재 출산율은 과거 삶의영향을 받은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집권 3년 차 정부만의 문제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부가 합계출산율을진지하게 고민한 시점이 다소 늦었고, 대책 마련 과정에서 청년·젠더 정책을 등한시한 점은 현 정부와 정치권의 패착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 P19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자신만의 힘으로 아이를 돌보는 일은 현재 상황으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경제적인 비용도 문제지만, 누군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이 더 문제다. 돈을 더 준다고 해서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 P21

 "오히려 물어야 할 질문은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토록 한국 정치를 휘저을 수 있는지‘ 그 자체다.
한국 정당과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하지못하고, 상대를 요령 있게 비난하는 걸 기사화하기 좋아하는 언론들이 한동훈 위원장에게 기회를 주었을 뿐이다. 우리는 정치인 한동훈을 아직 잘 모른다."
돌이켜보면, 정치 경험이 없으면서한국 정치를 휘저은 정치인이 한 명 더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다.  - P24

지방에 땅이 있는데도 못 쓴 데는 이유가 있다. 남은 땅이 개발 자체가 금지된 환경평가 1·2등급지인 경우, 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규모가 큰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다. 하지만 ‘쓸 만한땅이 없어서가 아니라 쓰고 싶어 하지 않아서‘도 이유다. 도시 외곽인 그린벨트 지역에 산업단지를 세워도 기업이 입주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벨트 해제 계획의 가장 큰 불확실성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 P27

2월15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따르면, 최근 중국공산당은 (서방의 시각에선) 매우 급진적 대안을 내놓았다. 시장에 맡겨온 주택공급 능력의 상당 부분을 국가(공산당)가 되찾아오겠다는 것. 정책 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발업체들이 추진하는 데 난항을 겪고있는 건설사업을 국가가 매입하는 방법.다른 하나는, 국가가 직접 저소득층 및중산층을 위한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다. - P32

이 같은 일정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회담 전후 북한에 이보다 훨씬 중요한 협상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활이 걸린북·중 협상이 잡혀 있었던 것이다. 북일접촉을 그 전후에 배치해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 것이다. - P45

의사들은 여전히 이 땅의 최고 엘리트들이다. 민중과의 불화도 여전하다. 지금도 갈등이 폭발 중이다. 따지고 보면 복잡한 문제여서 의사들만 싸잡아 비난할일도 아니다. 그때와 지금 상황이 같지도않다. 다만 이런 상념이 드는 것이다. 엘리트인 채로 민중의 마음을 얻기가 이렇게 어렵다고. 다만 이런 소망도 드는 것이다. 스스로 민중이 되어 함께한 이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고. - P53

11월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이 전국적 의제로 주목받으면서, 2024년은 미국에서 그동안 대학자율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고등교육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첫해로 기록될전망이다. 미국 언론도 이 문제를 10대주요 과제에 포함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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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공공병원들은 진료기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의사를 못 구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공공병원을 꺼리는 면도있지만 기본적으로 ‘지방‘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2차 병원‘이 직면한 문제다. 지방중소병원들은 의사 채용이 정말로 어려워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 병원은마취과 의사를 구하지 못해 세 달 동안수술실을 닫았다. 명색이 종합병원이고지역응급의료기관인데 맹장수술조차 못했다. - P12

한국 보건의료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가 뭐냐고 묻는다면 두 가지를 다 꼽을 것이다. 의사 수 늘리기가 절반, 의료 이용량 줄이기가 나머지 절반이다.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단연 입원 병상수와 의사 방문 건수가 많은 나라이다. 총의료비 증가도 가파르다. 2000년 25조원 수준이던 의료비가 연평균 약 10%씩 늘어나 2022년 209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추세대로 고령화가 본격화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 P13

일단 전공의 시절이라 그렇기도 하고.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사교육비를 포함해, 부모의 조력, 개인의 노력, 시간 등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투자해야 하지않나. 기대하는 보상의 수준도 높아졌을것이다. 그렇게 의대에 오면 피부과나 성형외과 같은 인기과에 가기 위해 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의대 내부에 경쟁압력이 지금도 심한데 이대로 2000명이늘어나면 학생들은 더욱 극심한 압박에 내몰리게 된다.  - P16

그런데 선폭이 3나노미터 이하로 좁아지면서 선폭을 줄이는 데에도 한계가 찾아왔다. 미세화가 극단에 치달으며 오히려 불량률이 올라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기업들은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증대시킬 또 다른 방법을 연구했는데,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첨단 패키징은 반도체 사이 통신 속도를 올리는 등 동일한 반도체라도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다. - P30

이는 적극적인 재정지출과 총수요 확장에 기초한 이른바 고압경제 전략, 그리고 보육 투자 확대 등으로 노동 공급을늘리고자 하는 바이든 정부의 현대적 공급 측 경제학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제호황과 완전고용은 실행을 통한 학습이나 기업의 신기술 투자를 촉진하여 노동생산성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총수요와 직결되는 통화정책이나 임금상승만이 아니라, 넓게 보면 공급 측을 촉진하는 노력도인플레이션의 미래에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결국 수요와 공급 모두의 변화와 그 상호작용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랜딩‘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 P35

김일성 주석이사용한 국토 완정은 힘에 의해 통일을 이루겠다는 공격적인 언어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용한 영토 완정은 국제법적 원칙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에 사용하는
‘영토 평정‘은 또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김 위원장이 말했던 단어는 유사시 남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위협적인뜻이다. 하지만 맥락 속에서 살펴보면 다른 의미가 있다. 그의 메시지는 밖으로 협박을 하고, 안으로 허리띠를 조이라는 의미다. - P40

케이팝에 세계관이 사라진 자리에직관적이고 심플한 콘셉트와 실재를 바탕으로 한 서사가 남았다. 이러한 흐름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최근 수년 사이 케이팝계에서 부쩍비중을 높인 쉽고 편한 팝에 대한 니즈 덕분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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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은다른 자영업 분야에 비해 비교적 쉬워 보인다‘는 인식이 있다. 안 그래도 신규 창업의 문턱이 낮았다. 코로나로 인해 실직하신 분들이 창업에 나선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파이 (수요)는 정해져 있지만 나눠먹는 점포의 수가 늘어나면서 출혈경쟁이 심해졌다. - P11

업종 특성상 진입장벽 (메뉴 제작 난이도 등)은 낮지만, 커피전문점으로 돈을 벌어서 창업 비용을 회수하기는 어렵다. 커피전문점은 신규 창업비용이 다른업종과 비슷하지만, 매출은 낮고 브랜드·점포별 차별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흔히 카페는 창업 비용이 저렴할 것이라오해하기 쉽다. 커피를 내리고, 얼음을 담고, 재료를 보관하는 설비면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않다. 오히려 카페창업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 P12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다 보니 신규 출점, 신규 브랜드에 대한 반발도 뒤따른다. 특히 메가·컴포즈·빽다방으로 대표되는저가 커피 브랜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고장수 이사장은 "코로나19 전만 해도 카페 사장들 사이에서 ‘우리의 적은 스타벅스라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적은 노란 간판‘이라고들 얘기한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컬러가 노란색인 메가컴포즈·빽다방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 P13

분명한 것은, 별도로 법을 바꾸지 않아도 지역구에 후보를 내는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정당 목록에 정상적으로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다는 점이다. 지금의 위성정당이 지역구와 별도로 비례 의석을 가져갈 수 있는 건, 두 정당이 자기 당 이름을 비례대표명부에 올리지 않고 후보 공천도 하지 않는 현실이 용인되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 - P19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서흘러나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혹은 ‘기업 밸류업‘ 방안의 핵심은 한국 상장기업들의 투자·배분 행태를 고쳐 ROE, PBR 등 투자지표를 높이는 것이다. 어떻게? 한국거래소가 기업들에게 ‘투자지표개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계획을 공시하도록 권고한다.  - P25

초저엔은 일본 대기업들의 수출 수익을 늘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난다고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거나 다른 부문에 대한 ‘낙수효과‘가 발생하진 않는다. 일본정부는 가계소득을 높여 수요를 증진시켜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믿는다. 기시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올리는 두 가지 방법을 채택했다. 하나는 임금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권고하고 이를 위한 세제 혜택까지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가계의 ‘자산소득‘을높이는 것이다. - P26

일본은 지난 10여 년에 걸친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플랜‘을 결합하면서 주식시장을 부흥시키는 데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활황을 장기적으로 이어 나가려면 견조한 경제성장과 실질임금의 상승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기업밸류업‘이 단지 ‘주가 올려서 주주들 기쁘게 하기‘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투자배분 행태를 크게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 유의하고 지극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 P26

바다는 지금 두 가지 위기 앞에 놓여있다. 하나는 무분별한 남획이고, 또 하나는 기후위기로 인한 수온 변화다. 기후위기에 비하면 남획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인간이 대처 가능하다. 오히려 과도한 어업 규제로 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마당이다. - P41

 그러나 ‘남한주적론‘은 동족 관계라는 벽에 부딪혀 있었다. 이제 선대의 유훈까지 저버리며 마지막 걸림돌을 치워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북한에는 걸림돌이지만 남한에 마지막 안전핀이 뽑힌 것이다. ‘임박한 위협‘이다. - P44

전술핵, 국지 분쟁의 상관성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안정불안정성의 역설‘이다. 핵보유국 간에 직접적 전쟁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핵전력을 배경으로 저강도 분쟁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카길 전쟁이 대표적이다. - P45

지난 2월1일 애플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실적 (2022년 4분기보다 2% 증가한1196억 달러)은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2022년 중반부터 이어진 매출 감소세를 중단시켰다. 아이폰 매출이 6% 증가했고 서비스 매출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에서 얻은 매출은13%나 줄어들었다. 2월 둘째 주 현재, 애플 주가는 지난12개월에 비해 약 23% 올랐다. 같은 기간MS의 주가는 56% 상승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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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국민의힘이 2020년 총선보다도 더 나쁜 지형으로 선거에 임하게 된건 사실이다. 이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관련이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23~25일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1%에 그쳤다. 63%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 P9

그럼에도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낮은 평가를 고려하면 야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야 하는데, 민주당이 현재의 유리한 환경을 당 지지율 상승으로 좀처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정치학 박사전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이명박정부 즈음부터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않는 현상이 관찰됐다.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정권교체를 한다고 별로 달라지는 게 없구나‘라고 유권자들이 깨달은 거다.  - P10

제3지대보다 ‘한동훈 효과가 크고 그것이 이재명을 앞선다면, 이번 선거는 여당이 이긴 게임이라고 봐도 될까? 꼭 그렇지도 않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남아 있다.  - P11

여당이 처음 제안한 것은 국회의장 추천권을 없애고 대통령 추천권으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된다고 거절하자 이번에는 국회의장추천 대신 여야 합의로 추천하게 하자고했다. 여야 간 법안 합의도 이렇게 어려운데 조사위원까지 합의해 정한다면 특조위가 출범하는 데 기약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이 여야 간 가장 첨예한 갈등요소였다.  - P22

이 사건은 대법원장이 직접 ‘공모‘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판을 이끈 사례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번 1심 재판부가 보기에 양승태 대법원장의 직권남용죄 혐의는 ‘권리의 남용‘을 판단할 때부터삐걱댄다. 판결문에 이렇게 썼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소부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강제징용 재상고사건의 재판에개입 · 관여할 수 있는 직무권한이 인정되지 않는다. (중략) (양 대법원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 P25

DSR 규제 확대는 금융의 영역이지만,
동시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전세대출에 DSR 규제가 전면 적용되면, 다른 대출(신용대출 등)이 많은 사람, 소득이 낮은 사람은 전세대출을 받지못하게될 수 있다. 정치적 부담이 생긴다. 한번늘어난 전세대출은 줄이기가 어렵다.  - P40

지금처럼 남한은 미국과 일본에,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 올인하면 지정학적 숙명론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강경책과 온건책을 뛰어넘어 북한을 잘 다루는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은 그것이 가교 파워를 형성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말 폭탄을 퍼붓는다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지정학적 숙명론으로 귀결되고 말 터이다.  - P48

한반도 전략의 핵심은 지정학적 숙명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일본같은 해양 세력과 중국·러시아 같은 대륙세력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로 모아진다. 나아가 아세안 국가처럼 인도차이나반도와 인도양을 끼고있는 나라들과 함께 대륙과 해양을 통해진출하는 전략, 그리고 대륙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에 진출하는 전략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 전략과 대륙 전략, 그리고 해양 세력과 육상 세력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 역량을 ‘가교 파워 (Bridge Power)‘라고정의할 수 있다. - P47

포로 감시원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잘 감시하는지 늘 감시받았다. 잘 때리라고 늘 맞았다. 피에르 불은 <콰이강의 다리>에서 이렇게 적는다. "(니콜슨) 대령은 다시 구타를 당했고, 고릴라 같은 조선인은 처음 며칠동안의 가혹한 체제를 재개하라는 엄명을 받았다. 사이토는 감시원까지 때렸다. … 죄수뿐만 아니라 간수에게도 권총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중첩된운명의 희생자였다.  - P53

이 문제의 원인을 한 가지로 콕 집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불평등·빈곤 등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절망의 죽음‘과가장 일관되게 상관성을 보인 것은 지역의 고용률이었다. 일자리 자체가 통째로 사라지고, 그나마 존재하는 일자리는 불안정하고 임금이 낮으며, 이런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전망도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절망‘에 빠진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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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 22: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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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0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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