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탄생
필립 아리에스 지음, 문지영 옮김 / 새물결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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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 이르러) 아이들과 가족에 관련된 모든 일은 진지하고 주의를 끌 만한 것이 되었다. 장래나 직업뿐 아니라 실존과 참된 존재로서의 중요성을 갖게 되면서 아이는 가정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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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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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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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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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히 발달된 언어 및 사유 능력을 가진 현재의 인류는 유전적으로만 보면 아프리카 인류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의 유전적 뿌리는 중요한 유전 정보를 꼐속 후세에 전달한 여성 조상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담이 최초의 인간이 아니고 이브, 정확하게 말하면 아프리카의 이브가 최초의 인간이다.(p42)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루츠 판 다이크(Lutz van Dijk)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Die Geschichte Africas>에서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설명한다. 일반에게는 식민지, 노예, AIDS, 굶주림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아프리카에 대해 저자는 이곳이 최초의 인류 발생지임을 강조한다.


 같은 언어 뿌리를 가진 여러 민족이 기원전 800 ~ 500년 사이에 새로운 정착 지역을 찾아 먼저 서쪽과 동쪽으로, 나중에는 남쪽으로 출발했던 것이다. 그들은 '반투(Bantu)'라 불리는데, 이것은 '인간'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맨 먼저 자기가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p79)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또한, 저자는 모계 사회(母係 社會) 전통을 유지한 아프리카의 전통이 서기 1500년경부터 가속화된 유럽의 침략으로부터 파괴되었다고 분석하며, 특히 노예무역을 위한 '인간 사냥'이 아프리카 비극의 가장 주요한 요인임을 지적한다.


 노예 매매 시절에는 아랍과 아프리카와 유럽의 상인들 사이에 아주 분명한 공조 체제가 있었고 수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도 잔혹한 이익을 함께 취했던 반면에, 이제는 이런 협동 작업이 거의 필요 없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제국주의에서는 오로지 잃어버릴 것밖에 없었음이 아주 분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사람들은 1500년 무렵에는 갖지 못했던 두 가지 이점을 확보했다.1850년 의약품 키니네가 나와서 마침내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에도 새로운 무기들이 (예를 들면 1884년 이후에 나타난 기관총 같은) 개발되었다.(p13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아프리카에서 행해진 체계적인 인간 도둑질(노예)이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가, 유럽의 식민 지배자를 쫓아낸 다음 이루어진 현대 아프리카 국가들의 형식적인 독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끔찍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p103)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포르투갈인들이 주도한 노예 무역은 이후 영국이 새로운 강자가 되면서 점차 쇠퇴하게 된다. 그것은 영국인이 포르투갈인보다 인도적이어서가 아니라 필요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농장 노동력으로서의 노예보다 생산품의 소비자가 필요했던 자본주의 시대에 아프리카는 본격적으로 과학, 종교, 군사력이 결합된 제국주의 침략을 받게 되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가난해지고 권리를 잃어버리면, 선교사가 와서 유럽 사람들의 양심의 가책을 달래주고 동시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가난할 뿐만 아니라 가난함 속에서도 평화를 지니고 살도록 도움을 주었다.(p150)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이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는 1960년대까지 해방되지만, 이들의 종속적 위치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독일 총리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1815 ~ 1898)은 1884년에 유럽 열강 지도자들을 베를린으로 소집하였다. 그리하여 아프리카 대륙의 분할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유럽 사람들이 스스로 그토록 강하다고 느끼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에 공포와 빈곤을 퍼뜨렸지만, 아프리카에서 제국주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현실에 깊게 새겨져서 오늘날까지도 눈에 보이게 남았다.(p105)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옛날 식민 지배자는 '품위 있게' 퇴장하고자 하였다. 그들은 '어린 나라들'에게 기꺼이 독립을 '주려' 하였고, 마지막 말을 갖고 있었으며, 이제 자기들이 뒤에 남긴 '문명의 성취'에 대해 고마움이 담긴 작별 인사를 받기 원했다.(p175)... 식민 지배라는 모험이 너무 값비싸고, 이미 오래전부터 비용이 많이 드는 식민 지배와 군사 기구를 동원한 것보다 더 쉽게 경제적인 의존(종속)을 통해 새로운 약탈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음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일만은 가능한 한 피하였다.(p176)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프리카는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 저자는 책에서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 ~ 2013)를 비롯한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개혁노력을 소개하면서 변화하려는 아프리카의 모습을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아프리카가 결코 '죽음의 땅'이 아님을 독자들에게 알런다.


 아프리카 안에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나라마다 개별적인 수출 생산품에 주력하면서 그를 통해 세계 시장에 치명적으로 종속되었다. 커피나 설탕의 국제 가격이 떨어지면 아프리카에서 국민 경제가 붕괴한다. 그러므로 아프리카에서 지속적으로 원료를 가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절박한 일자리와 생산과 수송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낼뿐만 아니라, 가공품은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p27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의 역사는 우리에게 생소하다. 세계사(世界史)라는 이름으로 유럽사를 배우며 자란 우리들에게 아프리카는 낯설다. 그렇지만, 유럽에 의한 침탈, 해방 이후의 극심한 혼란의 시기로 기록된 아프리카의 역사는 해방 이후 한국사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아프리카인들의 어려움에 쉽게 공감하게 된다. 


  줄루족 지도자들을 가능한 한 잔인한 인물로 묘사하고, 그들이 죽였다는 사람의 추정치를 제시하며, 그들의 목숨을 잃게 만든 뻔뻔스런 범죄들을 서술하라. 그러면 이 책을 더욱 포괄적이고 흥미로운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p12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그림] 줄루전쟁 (출처 : 위키백과)


 줄루전쟁 당시 줄루 지도자들을 야만인으로 매도하라는 영국 기자의 수첩 안에서 '보도지침'을 연상되는 것은 (잊고 있었지만) 우리 역시 식민지배의 아픈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리라. 경제적으로는 국내산업이 발달하지 못해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또한 우리는 아프리카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여겨진다.이와 같이 여러 면에서 우리는 아프리카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에, 아프리카 역사 속에서 바로 우리의 아픔을 찾는 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아프리카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처음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다룬 책으로, 역사서라고 하기에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진 않지만, 보다 독자들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개론서라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부족 의식에 담긴 아프리카 정신을 옮기며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흙의 원소는 우리를 땅과 결합시켜주고, 우리의 정체성과 함께 서로를 먹이고 뒷바라지하는 능력을 준다. 물은 평화, 집중력, 지혜, 화해 등을 준다. 돌은 삶의 목적을 기억하게 하고,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하며,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불은 꿈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신과 결합되어 있고 또 조상들과도 결합되어 있음을 알게 하고 우리의 비전들을 유지하게 해준다. 자연은 우리의 참된 자아에 충실하고, 큰 변화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이겨내도록 해준다. 그것은 우리에게 마법과 웃음을 가져다준다.(p7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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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16: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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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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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What is hitory?>는 E.H. 카(Edward Hallett Carr 1892 ~ 1982)가 1960년에 저술한 책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우리에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역사에 대한 정의 定義로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내용은 일반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역사란 무엇인가?>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이외에 중요한 내용은 없는 것일까? 이번 리뷰에서는 <역사란 무엇인가?>의 본문 내용을  통해 이 점을 살펴보려 한다.


1. 역사가와 그의 사실


 E.H.카에게 있어서 '사실'의 정확성만으로는 '역사 歷史'가 되기에 부족하다. 정확성은 '역사'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사실'이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가의 선택'이 필요하다. 역사가들은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을 종합적으로 '사유 思惟'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역사'로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사실은 역사로서 생명을 얻게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종류의 문제들이 제기될 때 "정확성은 의무이지 미덕은 아니다"라는 하우스먼(Housman, Alfred Edward, 1859 ~ 1939, 영국의 시인이자 고전학자)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역사가를 정확하다는 이유로 칭찬하는 것은 어떤 건축가를 잘 말린 목재나 적절하게 혼합된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집을 짓는다는 이유로 칭찬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그의 작업의 필요조건이지만 그의 본질적인 기능은 아니다.'(p21)


 '역사가는 필연적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딱딱한 속알맹이가 객관적으로 그리고 역사가의 해석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는 믿음은 어리석은 오류이지만, 그러나 뿌리 뽑기는 매우 어려운 오류이다.(p23)... 배러 클러프 (G. Barraclough, 1908 ~ 1984, 영국의 역사가) 교수 자신도 중세사 연구자로서 소양을 쌓은 사람이지만, 그는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비록 사실에 기초하고는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p26)... 그는 소수의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여 그것들을 역사의 사실로 전환시켜야 하고 이와 동시에 수많은 하찮은 사실을 비역사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추려내야 하는 이중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p27)


 '"모든 역사는 사유의 역사"이며, "역사란 사유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역사가가 그 사유를 자신의 정신 속에 재현하는 것"이다. 역사가의 정신 속에서의 과거의 재구성은 경험적인 증거에 의존한다... 그 재구성의 과정이 사실들의 선택과 해석을 지배한다. : 사실들이 역사적 사실들로 바뀌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p38)


 역사는 과거 사실에 대한 역사가의 해석을 통해 의미가 부여되기 때문에,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에 상호관계로 의해 형성되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 일차적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우리가 추가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역사가가 현재에 속하는 개인이라는 점이다. (아래 문단은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문단이지만, 전체 약 200페이지 중 약 25%에 해당하는 부분에 등장한다.)


 '역사가는 사실의 잠정적인 선택과 그 선택을 이끌어준 잠정적인 해석에서 출발한다. 그가 연구하는 동안 사실의 해석 그리고 사실의 선택 및 정돈 그 두 가지는 이러저러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미묘한 그리고 아마도 얼마간 의식되지 못하는 변화들을 겪는다. 그리고 이 상호작용에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상호관계도 역시 포함되는데, 왜냐하면 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며 사실은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a contin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는 것이다.'(p50)


2. 사회와 개인


 역사가는 한 사회에 속하는 개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추가적으로 '역사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현상(사회적 힘)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를 해야한다. 역사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가지 사회적 요소 중 우리는 다음에서  '과학 科學'과 '도덕 道德'에 주목할 수 있다.


 '역사가는 알다시피 한 사람의 개인이다. 다른 개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사회적 현상으로서,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의 산물인 동시에 그 사회의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대변자이다.'(p57)


 '첫번째 강연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 여러분은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역사가를 연구하라. 이제 나는 이렇게 덧붙이려고 한다 : 여러분은 역사가를 연구하기에 앞서 그의 역사적, 사회적 환경을 연구하라. 역사가는 개인이면서 또한 역사와 사회의 산물이다.'(p71))


 '역사는 이 말의 두 가지 의미에서 -역사가가 수행하는 연구와 그가 연구하는 과거의 사실이라는 두 가지 뜻에서 - 하나의 사회적인 과정이며, 개인은 그 과정에 사회적인 존재로서 참여한다... 과거는 현재에 비추어질 때에만 이해될 수 있다 ; 또한 현재도 과거에 비추어질 때에만 완전히 이해될 수 있다. 인간이 과거의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현재의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 이것이 역사의 이중적인 기능이다.'(p87)


3. 역사, 과학 그리고 도덕


 과학은 정적 靜的인 것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 동적 動的인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역사학 또한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 가설을 세우고, 사실을 분석하여 자신의 가설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와 과학은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다윈의 혁명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다윈이 이미 라이엘(1787 ~ 1875 영국의 지질학자)에 의해 지질학에서 시작된 것을 완성시키는 가운데 역사를 과학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과학은 더이상 정적이고 초시간적인 어떤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다루는 것이 되었다.'(p90)


 '(과학적 방법)의 결과는 동일한 장소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원리와 사실 사이의, 이론과 실천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을 거쳐 새로운 발견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유는 관찰에 기초하는 일정한 전제를 받아들이게 마련인데, 그 전제는 과학적 사유를 가능케 하지만 그 사유에 비추어 수정되지 않으면 안된다.'(p94)


  '오늘날 과학자나 역사가 모두 보다 겸손한 희망, 즉 자신의 해석을 매개로 하여 사실을 분리하고 그 사실로써 자신의 해석을 검증하는 가운데 하나의 단편적인 가설로부터 또 하나의 단편적인 가설로 점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 그러므로 나에게는 그들이 일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는다.'(p97)


 반면, 역사는 특수한 것을 다루고, 교훈을 주지 않으며, 예견할 수 없고, 주관적이며, 도덕적인 사항을 포함한다는 면에서는 과학과는 다른 점이 있다. 역사가는 역사 연구에 있어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되 이러한 차이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강조되는 '도덕'이라는 덕목은 역사적 의미가 있을 때에만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역사는 역사가 자신이 탐구 대상으로 객관화 될 수 없다는 점(역사의 주관성)에서 과학과 다르다. 그렇지만, 역사는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환경 상호관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는 과학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수학과 자연과학 사이에 또는 수학과 자연과학 영역 내의 상이한 학문분야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는 논의들을 고찰하고 싶다. 그 반론들은 이렇게 요약된다. (1) 역사는 오로지 특수한 것만을 다루며, 과학인 일반적인 것을 다룬다 ; (2) 역사는 교훈을 가르치지 않는다 ; (3) 역사는 예견할 수 없다 ; (4) 역사는 인간이 인간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므로 필연적이고 주관적이다 ; (5)역사는 과학과는 달리 종교와 도덕의 문제를 포함한다.'(p98)


 '역사가와 도덕가의 입장은 똑같은 것이 아니다. 헨리 8세는 나쁜 남편이면서도 훌륭한 왕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가는 그의 남편으로서의 자격이 역사적 사건에 영향을 미친 한에서만 남편으로서의 헨리 8세에게 관심을 가진다.'(p116)


 '역사가 과학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을 요약해 보자. 이미 과학이란 용어에는 수많은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이용하는 다양한 지식 분야들이 포관되어 있으므로, 역사를 과학에 포함시키려고 하는 사람들보다는 역사를 배제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p129)... 내가 제안하려는 하나의 해결책은 우리 역사학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 역사학을 더욱 과학적으로 만드는 것,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더 엄격하게 제시하는 것이다.(p130) ... 과학자, 사회과학자, 역사가는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가 동일한 연구를 하고 있다 : 그것은 인간과 환경에 관한, 다시 말하여 환경에 대한 인간의 그리고 인간에 대한 환경의 영향에 관한 연구이다.'(p131)


4. 역사에서의 연관관계


 역사가가 역사의 원인을 단순하게 밝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역사가라면 역사적 결과에 대한 원인의 중요성(重要性), 관계성(關係性)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전통의 계승에서 시작되고, 전통은 과거와 미래의 연결을 의미한다. 이제 역사의 의미는 '과거-현재'에서 '과거-미래'로 확장된다.


  '원인의 문제에 대한 역사가의 연구방법의 첫번째 특징은 대체로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원인들을 제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왜 1917년에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발생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오로지 하나의 원인만을 제시한 수험생은 운이 좋아야 C학점을 받을 것이다.(p136)... 이 질문에 대하여 한 다스나 되는 러시아 혁명의 원인들을 차례로 열거하고 나서 그것으로 그만두는데에 만족하는 수험생은 B학점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A 학점을 받기란 어려울 것이다... 진정한 역사가라면 자신이 수집한 원인들의 목록을 앞에다 놓고서는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든가, 일정한 위계질서를 수립해야한다든가, 궁극적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는 직업적인 강박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p137)


 '역사는 전통의 계승에서 시작된다 ; 그리고 전통은 과거의 관습과 교훈을 미래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기록은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 보존되기 시작한다.'(p165)


5. 진보로서의 역사


  역사는 기본적으로 '진보 進步'한다. 생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회적 진보는 '획득형질'에 의해 시작된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면을 생각한다면 이제 역사의 정의는 다르게 내려질  수 있다.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과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이며, 이러한 대화를 통해 역사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나는 진보(progress)와 진화(evolution)에 관한 혼란스런 생각부터 제거하고 싶다... 다윈의 혁명은 진화와 진보를 동일시함으로써 모든 혼란을 제거하는 것처럼 보였다 ; 자연도 역사와 마찬가지로 결국 진보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진화의 원천인 생물학적인 유전(biological inheritance)을 역사에서의 진보의 원천인 사회적인 획득(social acquisition)과 혼동함으로써 훨씬 더 심각한 오해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p171)


 '5,000년 전의 조상보다 현대인의 두뇌가 더 크지도 않으며 타고난 사고능력이 더 큰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그동안의 여러 세대의 경험을 습득하여 그것을 자신의 경험에 합체시킴으로써 사고의 유효성을 몇 배나 증가시켜왔다. 생물학자들이 거부하고 있는 획득형질(獲得形質, acquired characteristics)의 전승이야말로 사회적 진보의 바로 그 기초인 것이다.'(p172)


 '그러므로, 내가 지난번 강연에서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이야기했을 때, 나는 오히려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과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라고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역사가의 과거에 대한 해석, 중요한 것과 적절한 것에 대한 선택은 새로운 목표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라고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역사가의 과거에 대한 해석, 중용한 것과 적절한 것에 대한 선택은 새로운 목표들이 서서히 출현함에 따라서 발전하게 된다.'(p186)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나는 진보를 "역사서술의 기초가 되어야할 과학적인 가설"이라고 본 액턴의 설명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우리가 어딘가로부터 왔다는 믿음은 우리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믿음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미래의 진보능력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사회는 과거의 진보에 대한 관심도 이내 포기할 것이다.'(p198)


 6. 지평선의 확대


  역사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의미있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들은 대담한 인간들의 자발적 도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시간의 경과를 자연적 과정 -계절의 순환이라든가 사람의 일생과 같은-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의식적으로 연루되고 의식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사건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할 때, 역사는 시작된다.'(p200)


 '학문에서든 역사에서든 사회에서든, 인간사에서의 진보는 기존질서의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일에 스스로를 제한시키지 않고 현존질서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이 의지하고 있는 공공연한 또는 은폐된 전제들에 대하여 이성의 이름으로 근본적인 도전을 감행했던 인간들의 그 대담한 자발성을 통해서 주로 이루어진 것이다.'(p229)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E.H.카는 역사는 '과거의 사실'에 대한 '현재의 역사가'의 해석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다고 말한다. 또한, 역사가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역사는 당대의 사회와 관계를 맺게 된다는 점에서 다른 과학과 차이점을 가진다.  역사학자는 '역사'와 '과학'과의 몇 가지 차이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연구 자세를 통해 '새로운 미래의 목적'에 맞는 '과거 사실의 해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역사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미래의 목적을 향해 '진보'한다는 E.H카 자신의 역사관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로 정의한 것은 E.H.카 역사관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본문 전체 내용을 고려했을 때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역사가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역사 해석, 미래에 대한 낙관과 여기에 근거한 끊임없는 해석이라 생각된다. '역사의 진보'를 가정한 E.H.카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여러 비판과 반론이 있겠지만, 이번 리뷰의 범위를 넘어선다 생각되기에, 이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다만, 이번 리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역사가 단순한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명제를 넘어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무엇을 위해' 이루어졌으며, '언제'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우리 스스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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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06-11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어요.

겨울호랑이 2017-06-11 14:45   좋아요 1 | URL
^^: mussun09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초딩 2017-06-11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ㅜㅜ 첫 부분만 읽고 물어봅니다
‘정확성‘ 과 ‘역사‘에서
정확성은 역사의 요소 중 하나라는 뜻인지요?
그렇다면
정확성은 역사의 충분 조건이지만 팔요조건은 아니다
라고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요...
북풀을 하는 사람은 (모두 책을 읽는 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충분 조건이고
책일 읽는 사람은 북플을 하는 사람의 팔요 조건이니...

초딩 2017-06-11 15:27   좋아요 1 | URL
제가 필요와 충분을 잘 못 알고 있을 수도 ㅜㅜ

겨울호랑이 2017-06-11 15:55   좋아요 0 | URL
^^: E.H .카는 ‘역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정확성‘은 기본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정확성‘은 ‘역사‘의 부분이 되겠지요. 예를 들면, ‘역사‘의 여러 요소를 정확성, 타당성, 신뢰성 등등으로 본다면요. 그래서,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확성‘은 ‘필요‘한 조건이 되는 반면, ‘정확성‘만으로는 ‘역사‘를 ‘충분‘하게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제 리뷰에서는 그 부분을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으로, 초딩님께서 말씀하신 조건에서는 ‘북플을 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보다 조건을 하나 더 가지게 있겠네요. ‘책 읽다‘와 ‘북플을 하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북플을 하는 사람들‘이 되기에 필요하지만, 충족하는 조건이 1가지(북플을 하다) 부족한 것같습나다. 바꿔말씀드리면 충분하지는 않겠지요. 그렇게 본다면, 초딩님께서 말씀하신 명제에서는 내용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06-11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자 발자 쓰시는 분의 원통한 죽음을 두고, 호랑님의 문중만이 아니라 저희집안(아버지 말고)도 계속 원한을 가지고 있더군요. 500년 전 일이라도 그 후예들까지 마음에 두는 점에서 역사는 진짜 과거에 지나간 것들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거나 혹은 새로이 해석되는 것이겠죠. 정개청의 죽음 역시 그렇고요

겨울호랑이 2017-06-11 15:53   좋아요 0 | URL
^^: 만화애니비평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500년 전의 사건이 오늘에도 회자되는 것은 기축옥사가 집안에 미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기축옥사가 ‘원인‘과 집안에 타격이 되었다는 ‘결과‘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겠지요. 다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원인의 영향력은 점차 낮아지겠지만, 감정의 상처는 쉽게 나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화애니비평님 문중과 제가 속한 집한 후손들에게도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6-11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년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날, 5.18 광주민주화 운동. 87년 6월 항쟁.. 이런 역사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에 힘들어 했던 시간이 생각납니다

작년 늦가을 부터 혹한의 시간까지
광화문 찬 바닥에 앉아서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가?‘ 라는 의문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그때 제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거는
˝ 역사는 진보한다. 이것이 나의 신념이다.˝ 라는 노무현대통령의 말씀이였어요

겨울호랑이 2017-06-11 18:10   좋아요 2 | URL
^^: <역사는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역사가 진보하는가?‘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명박-박근혜의 10년이 대다수에겐 퇴보였다면, 10년이라는 시간이 방향성을 이야기하기에 충분한 시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그 시간이 다수에겐 퇴보였다면, 일부 친일파에겐 발전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참 어렵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6-11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인생의 책... 넘 좋지 않으세요? ㅎㅎ

겨울호랑이 2017-06-11 18:46   좋아요 0 | URL
아, 북다이제스터님의 인생의 책이군요.^^: 충분히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책입니다.

yamoo 2017-06-11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의 이 책을 다른 판본으로 각기 5번 읽었더랬습니다. 한 가지 안 건 만족할만한 번역본이 없다는 거에요..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총은 든 사람인가...그 사진이 수록되지 않은 번역본도 있었지요..ㅎ 그나마 까치본이 읽을만했던 거 같습니다.

이 책의 몇 가지 화두 중 하나가 역사는 진보하는가...라는 것과, 역사는 과학인가...라는 건데...저 역시 역사의 진보관에는 매우 회의적이라 이 책에다 메모를 해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사가 과학이라는 거에는 가차없이 부정적인 생각을 적어넣었었죠. 엔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ㅎ



겨울호랑이 님의 리뷰로 보는 <역사란 무엇인가>는 신선하네요. 언제나 책 한권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리뷰입니다. 잘 봤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6-11 22:53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yamoo님. yamoo님께서는 다양한 판본으로 여러 번 읽으셨군요. 보다 깊이있는 독서를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많이 읽지 못해서 큰 틀에서 대강의 내용을 이해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다 알지 못했습니다. <역사는 무엇인가>에 소개된 다른 사학자인 토인비. 랑케, 부르크하르트 등의 역사서를 읽은 후 다시 재독하면 또 다른 의미를 주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yamoo님 편한 밤 되세요^^-

비로그인 2017-06-17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인상깊네요.

겨울호랑이 2017-06-17 13:47   좋아요 1 | URL
단잠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총 균 쇠 (반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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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생물학적 요인이나 지리적 환경이 각각 단독으로 작용하여 문명이 발생한 게 아니라면 문명은 분명히 둘 사이에 있을 법한 어떤 종류의 상호작용에 따른 결과로 탄생한 게 틀림없다... 사회는 발전해나가는 전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에 부딪힌다, 또 문제 하나하나의 출현이 구성원들에게는 어떤 시련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는 도전이 된다.' <역사의 연구 A study of history> - 아놀드 토인비 Arnold Joseph Toynbee(1889~1975) -


역사가 토인비는 문명의 기원을 생물학적 요인과 지리적 환경의 중요성 대신 다른 요인에서 찾고 있으며, 그의 역작 <역사의 연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결론내린다.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는 토인비의 이러한 인식에 대한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물음이다. 즉, 지리적 환경의 차이로 인해 문명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p35)는 것이다. <역사의 연구>에서 토인비가 인류의 문명을 21개로 구분하고 각각의 문명들의 특성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도출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그러나 다른 결론을 <총, 균, 쇠>에서는 제시한다. 그 결론을 <총, 균, 쇠>의 전체 목차에 해당하는 다음의 그림을 통해 살펴보자.


[그림1] 역사의 패턴을 만들어 내는 근원적 요인 (출처 : http://thedaywith.tistory.com/83) p120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축화는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역사의 패턴을 만들어 낸다. 하나는 '잉여 식량(잉여생산물)의 창출'이고 다른 하나는 '유행병'의 창출이다. 그 중에서도 '잉여생산물'에 관한 내용은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가 <자본론 Das Kapital>에서 언급한 자본의 축적, 생산체계의 변화, 사회 변화 등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본론>언급된 자본의 제국주의적 모습은 [그림1]에 제시된 '직접적 요인'의 목적에 해당한다.) 이보다는 저자 다이아몬드의 독창적인 안목은 '가축화'로 인한 '인류 주거생활의 변화(정주화)'와 '유행병의 출현'을 설명한 것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리뷰에서는 해당 내용을 중심으로 <총, 균, 쇠>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가축화와 비가축화


저자는 문명간 차이가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야생동물의 가축화'를 들고 있다. '가축화'를 통해 '작물 재배가 가능한가'의 여부는 유목민의 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넘어가는 중요한 선결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보다 빠르게 '가축화'가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라시아인들에게는 기타 대륙 사람들에 비해 가축화할만한 대형 야생 초식성 포유류가 훨씬 더 많았다. 그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유럽 사회가 대단히 유리해진 것은 바로 포유류의 지리, 역사, 생태 등 세가지 기본적인 현실 때문이었다. 첫째, 유라시아는 그 넓은 면적과 생태학적 다양성에 걸맞게 처음부터 후보종 수가 가장 많았다. 둘째, 오스트레일리아와 남북아메리카는 홍적세 말기에 닥친 엄청난 멸종의 파도 속에서 대부분의 후보종을 잃고 말았지만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는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거기서 살아남은 후보종 중에서도 유라시아의 경우에는 기타 대륙에 비해 가축화에 적합한 동물들의 비율이 높았다.'(p259)


'가축화' 그 중에서도 대형 포유류의 가축화는 농업부문에서는 작물 생산 수단의 변화를, 군사부문에서는 전술 수단의 변화(기마 부대의 도입 등)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를 달성한 문명(civilization)은 한 단계 도약하여 농업사회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2. 선제적先制的 가축화, 작물화 preemptive domestication


'농작물이 이리저리 옮겨지고 퍼지는 전파(傳播)의 가능성이 쉬운 편인가 어려운 편인가를 가름하는 난이도가 지리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을 "선제적 가축화, 작물화"라고 일컫는다.'(p263)


가축화를 통한 생산 수단의 변화는 야생 동물만이 아니라, 야생 식물도 '재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지리적 영향은 예외없이 작용한다.


[그림2] 각 대륙의 주요 축 (출처 : http://songhwajun.com/1133) p261


'같은 위도상에 동서로 늘어서 있는 지역들은 낮의 길이도 똑같고 계절의 변화도 똑같다. 그리고 일치하는 정도는 좀 덜하지만 질병, 기온과 강우량의 추이, 생식지나 생물군계(生物群系, biotic formation) 등도 서로 비슷한 경향이 있다.(p270)... 위도는 기후, 성장 조건, 식량 생산 전파의 난이도 등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이기 때문이었다.' (p278)


동서로 길게 뻗어 비교적 같은 기후대가 폭넓게 분포하는 유라시아대륙에 비해 남북아메리카 대륙은 위도(緯度, latitude)가 상대적으로 크게 차이나게 된다. 그 결과 이들 대륙에서는 가축화, 작물화에 있어 확산속도가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작물화 속도 차이는 역사적으로도 유라시아 대륙에서는 대제국(大帝國)의 등장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있었음과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사하라 사막 이북(以北)과 이남(以南)이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3. 정주형(定住形) 생활


'가축화'와 '작물화'를 통해 인류는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정착생활을 통해 크게 두 가지가 얻어지며 그 중 첫 번째가 '자본의 축적'이다. '자본의 축적'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물인 정치 조직, 문자, 총, 쇠칼, 원양 항해용 선박 등은 후에 '제국의 시대'로 가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오랫동안 가속화되어 온 발전의 역사에서 특히 중요한 두 차례의 도약이 있었다...두 번째 도약은 우리가 정주형 생활 방식을 채택하면서 일어났다... 그같은 생활을 채택하게 된 것은 대개 식량 생산의 채택과 관련이 있었다. 식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농작물과 과수원과 저장된 잉여 식량이 있는 곳에 가까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정주형 생활은 기술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러한 생활 덕분에 사람들은 들고 다닐 수 없는 소유물들을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p379)


 사실, <총, 균, 쇠>에서 제시한 정주형 생활의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저자가 생각한 두 번째 영향은 바로  '대중성 질병의 등장'이다. 


4. 가축으로부터 유래한 대규모 전염병


'인류의 근대사에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같은 여러 질병들이 동물들의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들이다. 역설적이지만 유행병을 일으키는 이 세균들은 대부분 오늘날 거의 인간들에게만 감염되고 있다.'(p287)


유목생활을 통해서 전염병은 대중으로 확산될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그렇지만, 대규모 정착생활을 통해서 많은 숙주(宿主)를 확보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중성 질병들은 반드시 대규모의 조밀한 인구 집단이 형성되어 있어야만 발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구 집단은 약 10000년 전에 농업의 발생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지금으로부터 몇천 년 전에 도시의 발생과 더불어 가속화되었다.'(p299)


지리적 환경 차이로 정주형 생활로 미처 이행(移行)하지 못했거나, 이행중이었던 문명(文明)들은 기술과 균에 대한 항체가 있었던 문명을 만났을 때 붕괴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에스파냐군에 의한 남아메리카 잉카, 아즈텍 문명의 붕괴(16세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감소(20세기)를 통해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p35) 


저자는 <총, 균, 쇠>의 내용을 위의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서 토인비에 대한 비판의 말을 덧붙이고 있다.


'토인비는 스물세 종의 발전된 문명의 내적 원동력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단순하고 문자가 없는 사회나 선사 시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토인비는 내가 역사에서 가장 광범위한 경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p32)


그렇다면, 저자는 과연 토인비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나는 <총, 균, 쇠>가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저자가 말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다.


<총, 균, 쇠>에서 저자는 문명의 차이를 환경적 차이에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야생동물의 생물학적 차이(민족의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역시 설명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축화되지 않은 생물의 분포가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많았다는 사실은 기후적, 지정학적 차이도 있겠지만, 이 차이는 '야생동물의 생존 적합성'에도 영향을 분명히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사하라 사막에서는 더위에 강한 생물이 살아남을 것이고, 극지방에서는 추위에 강한 생물이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의 생물학적 차이'는 문명의 차이를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가축의 생물학적 차이'는 문명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시 처음에 언급한 토인비가 말한 내용을 살펴보자.


'생물학적 요인이나 지리적 환경이 각각 단독으로 작용하여 문명이 발생한 게 아니라면 문명은 분명히 둘 사이에 있을 법한 어떤 종류의 상호작용에 따른 결과로 탄생한 게 틀림없다' 


토인비는 '생물학적 요인'이라고 했지 '민족의 생물학적 요인'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토인비가 말한 '생물학적 요인'과 '지리적 환경'의 상호작용에 따른 결과로서의 문명 발생은 제대로 논박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의 연장선상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를 통해 문명의 차이를 설명했지만, 토인비가 '도전과 응전'이라고 정의한 문명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토인비에 대한 비판'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듯하다. (물론, 번역상의 차이에서 빚어진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이들 내용을 깊이있게 읽기 위해서는 각각의 원서를 읽어야하겠지만 여건이 안되기에 다음의 과제로 넘겨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균, 쇠>는 역사의 발전이 거창한 시대정신(時代精神) 등이 아닌 '일상의 변화'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제시했다는 면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물한 책이라 생각한다.


PS. 토인비와 다이아몬드의 역사관 논쟁을 정리하다보니, 생물학계에서의 '창조론'과 '진화론'의 해묵은 논쟁을 떠올리게 된다.  진화론이 생명의 진화에 대해서는 많은 근거를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시하지만, '생명의 근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설명으로 인해 창조론자들의 공격을 받는 것처럼, <총, 균, 쇠>에서도 문명의 근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점에서 '기원(origin)'이라는 문제는 역사학계와 생물학계 모두 오래된 공통 과제인 듯하다..


PS2. <총, 균, 쇠>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차이와 발전을 보여주었다면, <문명의 붕괴 collapse>에서는 문명의 붕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문명의 붕괴>로 넘어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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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3-05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긴 호흡이 필요한 책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읽고나서 엄청 뿌듯했던 기억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05 19:11   좋아요 1 | URL
^^: 북다이제스터님 감사합니다. 저도 <총, 균, 쇠>를 통해서 생물학, 지정학, 환경학, 역사학의 상호 연관성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jtbc 뉴스룸에서 화제가 된 ‘통섭‘을 직접 느꼈다고 해야할까요.. 북다이제스터님의 뿌듯함과는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날이 추워졌습니다. 일요일 밤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2017-03-05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5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마천 2017-03-05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깔끔한 정리입니다. 늘 이렇게 편히 호랑이님 빌려서 책 소화해도 되나 하는 뻔뻔한 편리함.. ^^

겨울호랑이 2017-03-05 21:23   좋아요 0 | URL
^^: 사마천님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정리한 것은 그냥 제가 생각하는 뼈대 정도이기 때문에, 아마도 사마천님께서 직접 읽으시면 제가 요약한 내용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마천님 편한 밤 되세요^^:

컨디션 2017-03-05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축화된 ‘대형 초식성 포유류‘에서 말이 과연 으뜸이군요. 그렇다면 말 외에 또 어떤 대형동물들이 가축화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05 23:57   좋아요 0 | URL
^^: 「총, 균, 쇠」에서는 가축화된 동물로 소, 말, 양, 염소, 개를 5대 가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가 남은 대형 가축이 되겠습니다. 컨디션님 감사합니다^^:

2017-03-05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06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와 비교해 볼 부분이 많네요.
유발 하라리는 가축화와 작물화 논의에서 더 섬세했달까.
인류가 진입하면 그 대륙 대부분의 생물종이 멸종하죠. 즉 인류는 가축화하기 좋은 생물군을 확산시켰습니다. 소, 개, 양, 돼지, 닭 같은.
이 경우 동물들의 진화는 생물학적 차이보다 환경적 차이가 더 지대했다 봐야겠죠. 또한 가축화된 생물이 종으로서는 진화적 우위라고 할 수 있지만 개체로서는 불행하죠. 우리에 갇혀 사육되고 쉼없이 죽임을 당하는데 그걸 진화적 우위성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다분히 인간 중심적 평가 같거든요. 유발 하라리는 부정적으로 그런 문제를 기술했죠. 저도 동의하고요.

강한 생명력으로 널리 퍼지게 된 ˝밀˝ 작물화 경우, 유발 하라리는 ‘우연성‘을 강조했더랬죠.

겨울호랑이 2017-03-06 07:30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일전에 Agalma님의 리뷰를 읽고 <사피엔스>를 읽을 책 목록에 포함시켰는데 아직 못 읽었네요.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좋은 독서가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일상의준 2017-03-07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킷리스트에 고이 간직해두고 아직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책.
제게 너무 어려운 책이지만 겨울호랑이님 리뷰 보고 한 번 도전해봐야겠어요. ^^

겨울호랑이 2017-03-07 21: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일상의준님께서 직접 읽으신다면 제가 놓친 많은 부분을 얻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상의준님 편한 밤 되세요^^:

퐁당살롱 2017-03-09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사놓고 중간도 못 가고 책장 한 구석에 둔 책인데,
리뷰 쓰신 거 보니
다시 펼쳐봐야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09 09:32   좋아요 0 | URL
퐁당살롱님 감사합니다^^: 제가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수양 2017-03-09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방대한 서재가 마치 화수분 같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읽을꺼리가 넘쳐나네요@_@ 호랑이님 리뷰 읽다보니 궁금해지는 책도, 이런 책도 있구나 싶은 책도 많네요. 요근래 독서를 게을리 하다가 호랑이님 서재 머물며 지적 세계의 광활함과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금 환기하게 됩니다...^^

겨울호랑이 2017-03-09 21:51   좋아요 0 | URL
수양님 감사합니다.^^: 호기심은 많은데 아직 많이 부족해서 여러 분야를 기웃거리다보니 글이 조금 쌓은 것 같습니다. 많은 이웃분들께서 좋게 봐 주시고 새로운 의견과 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저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양님께 작은 도움이 되어 행복합니다. 수양님 편한 밤 되세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김미연 2017-03-13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아직 읽지는 못 했는데~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3 10:37   좋아요 0 | URL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