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 1974-75년 일제전범기업 연쇄폭파사건
마쓰시타 류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힐데와소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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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미쓰비시 중공업 건물에 폭탄이 투척되어 지나가던 행인들이 사망하거나 중경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사망자나 부상자들 중 미쓰비시 중공업 근무자들 뿐 아니라 민간인들의 피해가 있었다는 데 있다. 

폭탄을 투척한 이들은 도쿄 행동위원회의 '늑대' 멤버들이 주축이 되었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호칭은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이름은 전쟁 전부터의 제국주의적 체질을 그대로 질질 끌며 지금도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들에 경제 침략을 계속하는 일본을, 침략당한 측의 인민과 연대하여 이 나라 내부에서 타도해 가자고 결의한 그들의 사상과 의지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 호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 P177


늑대라는 호칭에서는 아직 누구의 손때도 묻지 않은 고고한 울림이 느껴졌다. 타협도 공모도 세차게 거절하고 싸우는 짐승이 늑대다. 인간에게 막다른 곳으로 몰려 사라진 일본 늑대를 떠올려 보면, 늑대를 부대의 이름으로 함으로써 자신들 역시 억압받은 사람 쪽에 있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다. - P178


그들은 일본인이지만 일본의 제국주의와 대결하는 자세를 견지하며 무장 투쟁을 통해 혁명을 쟁취해야 한다 생각했다. 다이도지 마사시, 다이도지 아야코, 가타오카 도시아키, 사사키 노리오, 에키다 유키코, 사이토 노도카, 구로카와 요시마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베트남 전쟁, 1965년 한일조약 소식이 들리자 일본의 민중들도 들고 일어섰다. 사회당/공산당 데모를 비롯하여 학생 운동이 도처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일본의 사회주의/공산주의는 다양한 색채의 분파들로 나뉘어 있었다(중핵파, ML파, 사청동해방파, 프롤레타리아 군단 등). 마사시는 1968년부터 1970년까지 도쿄의 많은 집회나 데모를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고료 고등학교 선배들이 주축이 된 사회주의 운동 단체에 아야코를 합류시킨다. 마사시는 1970년 미일안보조약이 개정된 후 무장 투쟁의 붐이 사그라들었으나 오히려 무장 투쟁을 생각한다. 이 때 마사시와 아야코 두 사람을 만나면서 늑대의 주요 구성원이 꾸려지고 이후에 도시아키, 요시마사 등이 합류하였다. 


1971년은 폭탄의 해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행동을 시도했고 일부는 성공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전쟁을 미화하고 제국주의 행동을 실천한 이들을 순국이라 명명하고 세운 위령비나 묘지가 그 대상이 되었다. 중국인, 조선인인 뿐 아니라 아이누인, 오키나와인에 대한 차별과 탄압은 식민지라 명명하는 시기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들은 하라하라사계라는 병사독본을 만들어 자신들의 투쟁 이론을 체계화했다. 《하라하라 시계》의 기술에는 종래의 좌익 또는 신좌익의 이론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우선 글 어디에도 마르크스, 레닌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일본의 노동자 계급 자체도 제국주의 본국인으로서 부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늑대‘가 유일하게 연대를 표명하는 노동자는 산(山) 등 인력 시장의 유동적 노동자(그들은《하라하라 시계》에서 사용한 유민=날품팔이 노동자를 나중에 이런 표현으로 바꿨다)뿐이다. 나아가 자주 나오는 것은 아이누이고 오키나와 인민이며 조선 인민이다. - P58


그렇다면 이들이 1974년 미쓰비시 중공업 건물에 폭탄을 터뜨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사실 이들의 행동 목표는 다른 것이었다. 

왜 이 나라에서는 반권력 투쟁이 지속하지 못하는지 논의했습니다. 확실히 소수의 투쟁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지속하지는 못합니다. 그것은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압도적으로 젖어 있기 때문이고 또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가운데 싸울 상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렇기에 천황을 공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 P281~282

실 목적은 이렇게 (황족 전용열차를 탄) 천황을 암살하는 것(무지개 작전)이었으나 결국 실현되지 않았고, 또 이 무렵 한국에서 박정희의 권총 저격과 함께 육영수가 사망하면서 이들의 마음은 조급해졌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들의 폭탄 투척은 실패했고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의 피해가 있었다. 그들은 폭탄을 터뜨리기 전 예고 전화도 하고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막상 폭탄에 의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 충격에 빠진다(이들은 작전 전에 청산가리 캡슐을 준비한 바 있다). 


멤버들이 체포가 되자 가족들은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가해자의 부모가 되었고 피해자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에 의해 손가락질을 당하게 되었다. 그들이 피해 다니면 “응당 사죄를 해야 하지 않나요?”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그건 오해입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었다.


마사시는 왜 기업 연쇄 폭파를 시도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진술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래 늘 해외에서 여러 가지 자원이나 재료 공급처를 찾았고 그 결과 타이완, 조선, 중국, 인도차이나에 대해 군사 침략을 하고 식민지화하여 그 이익으로 일본의 사회 구조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리고 전후에는 표면적으로 형태가 가드리잠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여 값싼 노동력을 구함과 동시에 해외 국가에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공해 물질을 방류하여 이른바 기업에 의한 침략을 했고, 기업 침략에 의한 착취로 일본의 사회 구조를 형성해 왔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인식입니다. 한편 기존 좌익은 혁명을 일본의 노동자 계급에 의한 투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일본의 노동자 계급은 식민지화나 기업에 의한 침략에 편입된, 이른바 제국주의 노동자이고, 그에 따라 진정한 혁명은 바랄 수도 없는 것이며, 저는 기업 침략으로 착취당하고 있는 이른바 식민지 노동자의 투쟁에 의해서만 진정한 혁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략) - P77

그러니까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이 다른 좌익과 다른 점은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경영으로 부를 쌓은 기업의 노동자를 평범한 노동자가 아닌 제국주의 논리에 편승하는 노동자로 보는 인식이 다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몇 가지 단상들이 있었다. 


폭탄의 위력을 확인하지도 않고 투척을 감행한 것은 애시당초 위험의 강도를 너무 가볍게 판단한 것은 아닌가?

꼭 무장 투쟁이어야만 했는가?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전쟁에 반대하고 나와 가족을 지키는 일이 중요할까 아니면 지금의 체제를 뛰어넘은 혁명을 위해 뛰어드는 것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했는가?(일상과 가정을 지키는 일은 내팽개쳐도 되는가?)

인민, 대중에 집중했을 때 사라질 수 있는 개별 인간의 구체성과 특수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늑대 멤버들의 생각 중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정당성을 비판하는 일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과연 그 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라고 해서 무조건 비난할 수 있는가? 


어려운 문제라 곱씹어봐도 결론이 나오질 않았다. 아무래도 계속 고민해보면서 정리해보고 싶은 사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름 방학 한달을 제외하고는 4월부터 매달 역사 독서 모임을 통해서 여러 주제의 책을 읽고 있다. 이번 달에는 이 책이 주인공이었다. 나도 결론 내리지 못한 사안들이 많아서 무척 열띤 토론이 되지 않을까 추측하는데 그 전개 과정에서 나올 다양한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가 된다. 

어떤 책을 읽고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책은 적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만한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속뜻을 모르고 제목만 보고 뻔한 내용일까봐 우려했던 나를 철저히 반성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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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기존의 지배층과 피지배층 사이에 제3의 - P588

세력이 등장한 것은 향후에 전개될 역사 변화의 단초이다. 이 세력은 상업자본주의를 통해 부를 축적해가던 신흥 부르주아지와 새로운 지식/사상을통해서 기성 세계를 변화시키려 한 지식층=독서층을 그 두 핵으로 했다.
재산과 지식의 위력은 기존 세계를 서서히 무너뜨리게 된다. 근대 서구의정치철학은 바로 이 지식인 세력 (the intellectuals)에 의해 창조되었다. 그리고 그 궁극의 의미는 곧 새로운 정치적 주체, 즉 정치적 맥락에서의 선험적주체인 근대적 시민주체의 탄생이었다. - P589

홉스의 인간은 악하지만 합리적인, 합리적이지만 악한 존재이다. 홉스철학의 의미는 절대왕정의 옹호라는 그 표면상의 주장이 아니라, 바로 이철저한 ‘개인주의(individualism)‘, 합리적으로 계산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점에 있다.
홉스의 세계에서는 국가와 다중이 있을뿐, 개개인들이 서로간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하는 ‘사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의 법과 시민사회 고유의 도덕, 관습, 문화 차원들사이의 구분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 P598

스피노자는 개인들이 수직적인 계약을 통해서만 안전과 번영을 누릴 수있다고 보지 않았다. 수평적인 전이, 연합, 동일시, 모방, ...………을 통해 두 사람이, 나아가 여러 사람이 마치 패치워크를 짜나가듯이 관계망을 형성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multitudo‘는 단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다중이 아니라 일종의 질적 다양체로서의 다중(多)일 수 있다. - P601

로크에게서 자연권의 기초는 사유재산이다. 로크는 그 자신이 확립한 경험적 주체 개념에 입각해 정치적 주체를 사유했다. 인식론적 맥락에서 주체적 경험은 곧 인식이다. 이에 비해 정치철학적 맥락에서의 주체적 경험은바로 노동이다. 전자의 주인공이 마음이라면 후자의 주인공은 몸이다. 노동이란 한 주체가 자연을 가공해 변형하고, 그 변형을 통해 그 자신도 변형되는 과정이다. 23) 이때 가공된 대상은 곧 그 노동주체의 ‘소유‘가 되며("노동가치설"), 그 소유를 통해서 주체는 그 자신의 고유한 것으로서 ‘property‘를 가지게 된다. 노동은 이렇게 한 주체 고유의 ‘property‘를 생성시키는데, 노동 이전에 한 개인이 천부인권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생명과 자유이므로 결국 한 개인의 ‘property‘는 그의 생명, 자유, 재산을 뜻한다. - P605

루소에게 사회계약은 개인들 모두가 동등한 자격에서 참가하는 계약이며, 예외 없이 모두가 동의해야만 성립하는 계약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각자의 권리의 양도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니라 오로지 전체에 대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각자의 입장에서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사실이다. 루소는 사회계약을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신체와 모든 힘을 공동의 것으로 만들어, 일반의지라는 최고 지휘권 아래에둔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 구성원을 전체와 불가분의 일부로 받아들인다."(『사회계약론』, I, $6) - P608

18세기 계몽사상이 전개되면서 자연법사상은 도전받기에 이르고 ‘논리적 구성‘에 의한학문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학문이 보다 각광받게 된다. 이 과정은곧 정치철학이라는 큰 분야가 여러 사회과학들로 분화되는 과정이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들이 철학에서 독립해새로운 학문들로서 성립한다. 또한 이 과정은 역사학이 새로운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된 과정이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역사철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태어나기도 했다.

흄은 경험주의 인식론을 끝까지 밀어붙임으로써 기존의 철학자들이 전제하던 보편성과 필연성을 회의에 부쳤다. 나아가 그는 자아의 동일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그가 볼 때 인간을 보다 일차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정념이다. 하지만 흄은 이런 폐허 위에 습관/관습이라는 구축물을 남겨놓았고, 완화된 회의주의에 입각해 윤리, 종교 등을 다시 세웠다. - P615

사회는 개개인의 질시와 알력으로 얼룩져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역사는 점점 더 발전해간다는 것이 칸트의 논리이다.
그렇다면 이런 발전은 구체적으로 어디를 향하는가? 칸트는그것을 "법이 지배하는 시민사회"로 파악한다. 역사는 인간의 자유가 실현되는 장이지만, 어디까지나 법의 제한을 통해서 실현되어야 한다. 법이 지배하는 자유로운 시민사회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준 핵심적인 잠재력이라는 것이 칸트의 통찰이다. 하지만 한 공동체/국가에서 설사 이런 경지에도달한다 해도, 국제정치적 갈등은 그 성과를 한순간에 산산조각 낼 수도있다. 때문에 법이 지배하는 자유로운 시민사회는 국제정치적 안정을 전제한다. 이것이 앞에서 논했던 ‘국제연맹‘, 보편적인 세계시민적 공동체가 요청되는 이유이다. - P631

그의 역사철학은 전형적인 근대적 진보사관이다. 역사는 자유를 향한 여정인 것이다. 동양에서는 한 사람만 자유로웠고, 그리스에서는 일부 사람만 자유로웠지만, 게르만적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다는 그의 주장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사회적 사회성에 해당하는 헤겔의 논리는 곧 ‘이성의 간지‘이다. 역사를 살아가는 개개인은 자신의 정념과 욕망에 따라 행위하지만, 역사 전체는 그러한 행위들을 매개로 해서 오히려 이성의 실현을 이루어나간다는 논리이다. - P633

밀은 ‘경제 법칙‘은 생산의 영역에서 성립한다고보았다. 자연과 상관적으로 이루어지는 생산의 차원은 필연적 법칙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배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인간의 관계에 상관적이다. 그것은 필연성의 양상이 아니라 가능성의 양상을 띠며, 사실차원이 아니라 당위차원의 문제이다. 요컨대 생산이 자연적 필연성의 문제라면 분배는 역사적 가능성의 문제인 것이다. - P645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의 산물로부터, 노동의 활동으로부터, 그리고 타인들의 인정으로부터 3중으로 소외당한다. 마르크스는 철학을 순수 사변으로부터 이런 현실의 장으로 끌고내려가고자 했고, 동시에 점차 자신의 주체성을 자각해가고 또 조금씩 단결해가고 있던 노동자들에게 철학적 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 P654

시아파의 철학적 기초를 다지고 본연의 종교적 차원을 굳건히 한 인물이 물라 사드라(1571/2~1640)이다. 물라사드라는 시아파 고유의 신비주의 전통과 (이븐 루쉬드 이후 쇠락하긴 했지만) 이슬람세계에서 면면히 내려온 철학(‘팔사파‘)의지성(‘이르판‘)을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찍이 페르시아-이란 지역이 배출한 두 걸출한 철학자는 이븐 시나와 수흐라와르디였다. 그리고 이들의 철학은 ‘동방철학‘, ‘빛의 철학‘이었다.(1권, 10장) 물라사드라는 이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페르시아적 철학을 새롭게 재건했으며, 이 빛의 철학에 다른 이슬람 전통들을 광범위하게 종합했다. 일찍이 이븐 시나가 본질과 실존을 구분했거니와, 그는 이슬람 철학을 본질주의에서 실존주의로 전환시키고("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흔히 ‘초월적 신지학(theosophy)‘으로 불리는 그의 철학체계를 세웠다. - P676

힌두교에 근간을 두면서도 이를 근현대의 맥락에서 새롭게 표현해야 하는 과제를 철학적 수준에서 성취한 인물이 오로빈도 고슈(1872~1950)이다. 영국의 직접 통치 이래 영국 제국주의에 투쟁하는 각종 흐름들이 전개되었거니와, 대체로 온건파, 급진파, 과격파의 흐름으로 전개되었다. 급진파의 대표적 인물들 중 한 사람인 오로빈도는 정치적 투사로서 그리고 철학자로서 현대 인도의 형성에 큰 족적을 남겼다.) 샹카라, 라마누자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 오로빈도, 그리고 라다크리슈난(1889~1975) 등 많은 현대 인도의 철학자들은 베단타철학을 인도 철학의 정수로 보고 연구했다.
오로빈도는 샹카라의 가현설을 비판하면서 라마누자의 전변설을 받아 발전시켰으며, 이는 곧 ‘아바타라‘, ‘多中--中多‘, ‘화‘의 논리 등 인도 사유의 면면한 전통을 현대에 이어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 P686

관건이 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모순된 것들의 ‘변증법적 지양‘이 아니라 그것들의 생존경쟁을 통한 ‘적자생존‘ㅡ‘자연도태‘가 되는 것이다. 한 생명체의 자손을 남기는 것을 포함해서) 생존 여부가 그것의 성공 여부가 되는, 생물학의 테두리 내에서는 의미 있을 수 있는이 관점이 인간의 차원으로까지 투사됨으로써, 인간의 다른 차원들이 망각된 채 생존 여부로 인생에서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때, 그 결론은 인간의모든 생각, 감정, 행동이 결국 생존으로 이어질 때에만 가치를 부여받는다는 것이다. 이 부박(浮)한 논리에 따라 삶은 생존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 자연도태의 패러다임으로 이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 이래 사상사의가장 큰 비극들 중 하나는 자연과학에서 성립하는 패러다임을 인간/사회에덮어씌워온 것이었다. - P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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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큰 사건을 일으킨 아들의 부모로서 세상 사람들한테 사죄할 입장에 있는 거 아닌가요?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 사람들한테 사죄하기 위해서도 취재에 응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그렇게 엄하게 꾸짖자 마음 약한 도시코는 이제 더 이상거부할 수가 없었다.
"일단 호적도 조사했으니까요"라고 했을 때 도시코는
"어머"라고 놀라는 소리를 입 밖에 낸 채 그다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온몸에 오한이 엄습했다. 아닙니다, 그건 아니에요, 마사시가 내 친아들이 아닌 것과 범행을 저지른 것을결부시킬 생각이라면 그건 어처구니없는 오해예요 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도시코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수화기를 들고 숨을 삼키고 있었다. - P48

《하라하라 시계》의 기술에는 종래의 좌익 또는 신좌익의 이론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우선 글 어디에도 마르크스, 레닌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일본의 노동자 계급 자체도 제국주의 본국인으로서 부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늑대‘가 유일하게 연대를 표명하는 노동자는 산(山) 등 인력 시장의 유동적 노동자(그들은《하라하라 시계》에서 사용한 유민=날품팔이 노동자를 나중에 이런 표현으로 바꿨다)뿐이다. 나아가 자주 나오는 것은 아이누이고 오키나와 인민이며 조선 인민이다. 이것들이 《하라하라 시계》를 아우르는 키워드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 P58

"‘그들은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나도 한 구절, 한 마디 변하지 않는 수업. 희망도 없고 분노도 불안도 없는 곰팡이 핀 사무로서의 - P125

교육. 그들의 교육은 체제가 정성껏 다듬어 준, 자신의 복사판을 만드는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놀람이 공포로 바뀐 것은 그때다. 우리가 추구한 인간상은 지금 칠판 앞에서 마른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그런 사람의 축소판이 아니다. 그런 자(또는 물건?)가 되기 위해 우리는 대학에 온 것이 아닐 뿐 아니라 대학도 그런 곳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도쿄대 투쟁에 전력을 기울인 것은 바로 진실의 추구, 성실을 가슴에 새기는 일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노래하면 그저 달콤한 말의 낡아빠진 어수룩한콧노래 따위를 노래하고 있던 우리들 어린 양은 묘지 위에서 미친듯이 타오르는 파란 도깨비불을 보고 난생처음 활시위를 잔뜩 잡아당겼던 것이다. - P126

하지만 이제 세상의 격렬한 움직임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격렬한 삶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나처럼 살아온사람은 거세당한 자이고 겁쟁이이며 무사안일한 가족중심주의자로서 규탄당하는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역시 지금까지의 생활 방식밖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솔직한 고백은 그것뿐이다.
경멸당해도 내게 침을 뱉어도 나는 조용히 살아가고 싶다. 설령 주의(義) 달성을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나는 남에게 돌을 던지고 각목을 휘두를 수는 없다. 자신은 부상을 당해도 남에게 한 방울의 피도 흘리게 할 수 없다. 이는 겁쟁이인 내가 절대 굽힐 수 없는 신조다. 나의 반전 사상의 뿌리다.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겁이 많고 나약한 사람이라서 남을 다치게 하는 일은 결코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이 세상에 단 한 번밖에 태어나지 않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 P138

‘인민‘이나 ‘대중‘이라고 해버릴 때 개별 생활자의 특수성 같은 것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운동의 역학이라는 것으로 말하자면, 선거 같은 것에서 무장투쟁까지 집단(mass)으로서의 ‘대중‘이든 ‘인민‘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알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 그 ‘대중‘이든 ‘인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은 완전히 인간성을 결여한 것이 됩니다. - P140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호칭은 일찌감치 정해져있었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이름은 전쟁 전부터의 제국주의적 체질을 그대로 질질 끌며 지금도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들에 경제 침략을 계속하는 일본을, 침략당한측의 인민과 연대하여 이 나라 내부에서 타도해 가자고 결의한 그들의 사상과 의지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 호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 P177

늑대라는 호칭에서는 아직 누구의 손때도 묻지 않은 고고한 울림이 느껴졌다. 타협도 공모도 세차게 거절하고 싸우는 짐승이 늑대다. 인간에게 막다른 곳으로 몰려 사라진일본 늑대를 떠올려 보면, 늑대를 부대의 이름으로 함으로써 자신들 역시 억압받은 사람 쪽에 있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다. - P178

1974년 8월 10일, 미쓰비시 폭파=다이아몬드 작전을 결행한 것은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늑대‘다. 미쓰비시는 구식민주의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일제의 중추로서 기능하며 장사라는 가면 뒤에서 송장을 뜯어 먹는일제의 기둥이다. 이번 다이아몬드 작전은 미쓰비시를 보스로 하는 일제의 침략 기업 식민자에 대한 공격이다. ‘늑대‘의 - P212

폭탄으로 폭사하거나 부상당한 사람은 ‘같은 노동자‘도, ‘무관한 일반 시민‘도 아니다. 그들은 일제 중추에 기생하여 식민주의에 참여하고 식민지 인민의 피로 살찌는 식민자다.
‘늑대‘는 일제 중추 지역을 끊임없는 전장으로 만들 것이다.
전사(戰死)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제의 기생충 이외에는 신속하게 그 지역에서 철수하라. - P213

새로운 뉴스가 들어올 때마다 상상을 뛰어넘은 참상이 전개되고 있었다. 자신들이 설치한 폭탄에 의한 것임은 이제 틀림이 없었다. 이미 사망자는 여섯명이라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고 가타오카는 마음속으로 되풀이했다. 그렇게 계속 말하면 사태가 달라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같은 중얼거림을 되풀이했다. 이대로 차를 무언가에 부딪쳐 죽고 싶은 절망적인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도 그는 멍한 상태로 기계적으로 운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오후 2시가 되기 전에 미나미센주에 있는 마사시의 주차장에 차를 돌려놓았다. 그의 임무는 예정했던 대로 끝났으나 불안은 한층 심해졌다. - P205

청산가리를 가지는 것은, ‘늑대‘들 사이에서 미쓰비시중공업 빌딩 폭파 직후부터 이미 여러 번 의논한 일이었다. 미쓰비시중공업 이후사망자의 존재는 마사시 등을 무겁게 덮쳐 누르고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이 엄연한 사실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죽은 자에 대한 속죄 같은 것을 할 수 없는 이상, 적어도 자신들도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면서부터 그들은 청산가리를 지니기로했다. 경찰에게 체포당했을 때는 결코 입을 열지 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휴대해야 했다. - P227

7월 말에는 무지개 작전의 최종 계획을 확정했다. 그 계획에 따르면 기폭 조작을 하는 장소는 아라카와 철교에서약 700미터 하류에 있는 자동차도로인 신아라카와대교의첫 번째 교각 아래였다. 마사시가 망을 보고 가타오카가 기폭 장치의 스위치를 누른다. 아마 폭발로 선로는 휙 날아가고 열차는 탈선하여 강물로 떨어질 것이다. 현장에서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도주하기로 했다. 아카바네역에 방치된 자전거 두 대를 훔쳐 자전거 보관소에 맡겨둔다. 한편 양동작전으로 현장 근처의 이와부치 파출소 뒤의 풀숲에 소화기 폭탄을 설치한다. 이는 시한장치로 황족 전용 특별열차를 폭파한 후인 11시 5분에 폭발하도록 설정해 둔다. 사사키는 경찰에 얼굴이 드러났을 염려가 있기에 이날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이와부치 파출소 앞의 주유소에 예고 - P270

전화를 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야코도 당일에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그날 아침 일찍 구로이소역으로 가서황족 전용 특별열차의 출발 시각을 확인하고 전화로 마사시에게 알려주는 역할이다. 마사시와 가타오카는 이 전화를 받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네 사람에게 무지개 작전은 완벽한 계획으로 보였다. - P271

왜 이 나라에서는 반권력 투쟁이 지속하지 못하는지 논의했습니다. 확실히 소수의 투쟁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적 - P281

으로 지속하지는 못합니다. 그것은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압도적으로 젖어 있기 때문이고 또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가운데 싸울 상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렇기에 천황을 공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 P282

늑대들의 범죄 - 그 미워해야 할 소행은 오로지 시민을살상했다는 것에 있는 듯하다. 귀신의 목을 따는 것처럼 우선 그것으로 그들은 귀축(鬼畜)처럼 비난당하고 그것으로모든 행위는 덮이고 말았다.
그들은 폭파로 시민을 휘말리게 했지만, 그들이 한 것은반일 투쟁- 기업에 대한 공격, 일제와의 싸움이었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 초기, 예컨대 사이공의 레스토랑이시한폭탄으로 파괴되어 다수의 시민이 휘말려 죽은 사건과성격이 다르지 않다. 우리 대부분은 늑대들이 시민 사망자 - P289

를 낳은 것만을 끄집어내 탄핵하지만 해방전선 게릴라의 그것은 사이공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으로 지지하고 쾌재를 부르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그런 수단을 본인은 취하지 않는다, 취할 수 없다 해도 늑대들의 ‘국가 기업과 직접적으로 싸운다‘는 자세는 많은사람이 베트남 해방군을 지지하고, 게다가 끝내 승리한 것을 기뻐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지지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 P290

"언제부터 그 한 발짝을 내디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항소심이 시작될 무렵부터일 거예요. 집회 같은 데 참가 - P371

해서 모두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나서지요.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마음의 고통은 결코 사라지는 게 아니고 또 지워도안 되지만 거기에 계속 머문다고 뭐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들이 하려고 했던 것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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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오픈티켓‘이란 채집인이 원래 지불받는 가격보다같은 날 밤에 거래된 최고 가격이 더 높을 경우, 그 차액을 나중에구매인에게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구매인은 구매하는 버섯의 무게당 수수료를 받으므로, 채집인이 버섯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초저녁에 팔도록 유도하기 위해 오픈티켓을 제시한다. 오픈티켓은 구매 조건을 협상할 때 채집인이 무언의 권력을가진다는 증거다. 또한 그것은 계속해서 버섯 비즈니스에서 서로를몰아내려고 시도하는 구매인들의 전략을 보여준다. 오픈티켓은 채집인과 구매인 모두의 자유 만들기와 자유 확인하기의 실천이다. - P143

오픈티켓에서의 채집과구매 행위는 자본주의인가? 문제는 자본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돈이 오가지만 그 돈은 사라지고 절대로 투자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축적이 일어나는 곳은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가 송이버섯 무역을이용해 자신들의 기업을 키우는 밴쿠버, 도쿄, 고베로, 즉 상품사슬의 하류다. 오픈티켓의 버섯은 자본의 흐름에는 동참하지만, 자본주의적 형성물로 보이는 것에 조달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는 명백하게 ‘시장의 작동 원리‘가 존재한다. 아니, 정말 존재할까? 경제학자들에 의하면, 시장 경쟁의 핵심은 좀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상품을 조달하도록 공급자를 강제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오픈티켓에서 일어나는 구매 경쟁에서 노골적으로 추구되는 목표는 가격을 높이는 것이다. 채집인, 구 - P156

매인, 대규모 구매업자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 가격을 가지고 노는행위의 목적은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지, 그래서 오픈티켓의 모든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보려는 것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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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자본주의적 농장은 부를 모으기 위해 생태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살아 있는 존재들을 끌어들인다. 나는 이를 ‘구제salvage‘라고 부르는데, 자본주의적 통제를 받지 않고 생산된 가치를 써먹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에 사용되는 많은 원료는 자본주의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석탄과 석유를 생각해보라). 또한 자본가들은 ‘노동‘의 전제 조건인 인간 생명을 생산할 수 없다. ‘구제 축적‘은 선두 기업이 상품 생산 조건을 통제하지 않고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구제는 통상적인 자본주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수적인 장식이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의 한 가지 특징이다. - P120

구제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자본주의의 내부인 동시에 외부다.
나는 그 장소들을 ‘주변자본주의적pericapitalist‘이라고 부른다.‘ 주변자본주의적 활동에 의해 생산되는,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모든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는 자본주의적 축적을 위해 구제된다. 만약소농민 가족이 자본주의적 식품사슬에 속하는 곡물을 생산한다면, 소농민 농업에서 발생한 가치를 구제함으로써 자본 축적이 가능하다. 글로벌 공급사슬이 세계의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과정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공급사슬‘이란 가치가 선두 기업을 위한 이익으로 번역되는 상품사슬이다. 비자본주의 가치체계와 자본주의 가치 체계 사이의 번역은 이 공급사슬을 통해이루어진다. - P121

여성은 성장하면서 집에서 바느질을 배운다. 구제 축적은 그러한 기술을 공장주가 이윤을낼 목적으로 공장에 끌어오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대안뿐 아니라)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자본주의자들의 논리 안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축적이 가능한 경제적 다양성을보는 민족지적 눈이 필요하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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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6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진도 쭉쭉 나가시네요 거리의화가 님. 저는 지금 다른책 진도가 안나가서 버섯을 못 들고 있는데 말입니다. 곧 따라가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10-16 08:43   좋아요 0 | URL
저도 동시다발적으로 책을 읽고 있어서 진도는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앞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읽어야지 싶어 조금씩 전진중이에요. 다락방 님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