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부터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책읽기 모임을 시작한다. 매달 함께 읽는 책 모임인데 이 테마로 몇 달간 지속될 예정. 이 기회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침 펀딩으로 절판된 소설이 다시 나오는 모양이라 신청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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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 아래서
가산 카나파니 지음, 윤희환 옮김 / 열림원 / 2026년 7월
18,800원 → 16,920원(10%할인) / 마일리지 940원(5% 적립)
2026년 07월 03일에 저장
미출간
팔레스타인의 파괴는 지구의 파괴다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추선영 옮김 / 두번째테제 / 2025년 7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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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피해자-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존재
모함메드 엘쿠르드 지음, 박종주 옮김 / 마티 / 2026년 4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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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정착민 식민주의와 저항의 역사, 1917-2017
라시드 할리디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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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6-07-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모임 테마 좋네요!

거리의화가 2026-07-03 16:4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렇게 한 번에 읽으면 정리하기 더 좋겠다 싶어요. 무엇보다 현재진행형 이야기이니 국제 뉴스를 볼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중국, 한국 신화 이야기 (추후 업데이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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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괴물사- 첫 번째 괴물유산 답사기
코몬 상상화샘 지음 / 세모네모동그라미 / 2022년 10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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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산해경- 중국 최고(最古)의 지리.의학.역술.보물.신화의 판타지
전발평.예태일 지음, 서경호.김영지 옮김 / 안티쿠스 / 2008년 4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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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신들- 페미니즘의 신화적 근원
김화경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21년 8월
30,000원 → 28,500원(5%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2026년 07월 02일에 저장
품절
제3의 신화학- 제국의 시각을 넘어 동아시아 신화학으로
정재서 지음 / 창비 / 2026년 2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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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6년도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이다. 매달 읽은 책을 정리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아니지만 간만에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쓴다. 읽은 책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고 그래도 매달 5권 정도는 읽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제는 읽는데 연연해하지 말고 양보다 질이기에 어떤 책을 읽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상반기에 읽은 책들 중 6개의 책을 골랐다. 고른 책이 한 권 빼고는 역시나 한 분야로 몰렸다. 하반기에는 한 두권이라도 다른 분야의 책을 선정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재미로만 따지면 '중드보다 중국사'가 TOP이다. 중국의 역사를 중드와 결합시킨 아이디어가 좋았다. 시대별 중드를 소개하고 배경과 인물, 사건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스레 관련 역사를 다루는 형식이다. 책에 소개된 중드를 보지 않았다 해도, 설사 중드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보고 싶은 중드 한 편쯤은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행여 그게 아니더라도 가볍게 역사를 훓어볼 수 있으니 역사 공부에 골머리 쌓는 일반 독자 입장으로서는 꽤나 좋은 선택이라 여겨진다.


왕겅우 회고록 시리즈는 상반기 막바지에 읽게 되었는데 '유레카'를 외칠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1권인 <집 아닌 곳에서>는 식민지 시기의 말라야 연방이 말라야 연맹기를 지날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왕겅우의 부모가 중국을 떠나 말라야에 정착하게 된 사연을 확인할 수 있었다. 2권은 아내인 마거릿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세계를 경험하고 삶을 이해해나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여러 번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자신의 미래를 유동적으로 바꾸어가며 살았던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으로 태어났으나 디아스포라로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간 학자의 꿈과 가족, 주변 사람의 이야기다. 


명상록은 기존에 인용 발췌로 몇 차례 경험한 적이 있었으나 완전하게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좋은 메시지가 많아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한 번에 다 읽지 않아도 되고 몇 개의 글만 읽어도 되니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독자마다 취향껏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될 것 같다. 자기계발서로 읽을 수도 있고 철학서로 읽을 수도 있고 딱히 장르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내 경우에는 책을 읽으며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머리가 혼란할 때 한 번씩 읽게 될 것 같다.


천국의 가을은 태평천국운동의 과정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게 된 책이라 기억에 남는다. 전쟁의 과정과 결과가 대외적인 영향으로만 그려진다거나 대내적인 문제로만 그려지지 않고 전반적으로 균형 있는 관점이었던 것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미처 집중하지 못했던 홍인간과 이수성이란 인물에 대해 좀 더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서술 방식의 일반 역사 기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빈 곳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논픽션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 책이라 독자가 읽기에 덜 딱딱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러시아의 역사는 상반기에 집중했던 러시아의 역사 책 중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현재 나온 러시아 통사 번역서 중 가장 나은 선택인 듯이라 보여지는데 쇄를 거듭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찾는 독자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 특히 러시아의 근현대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읽는다면 더욱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다. 나도 러시아의 현재를 이해하고 러시아 문학과 좀 더 친숙해지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특히 나는 러시아 차르 체제와 농노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러시아 혁명의 배경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정작 러시아 문학은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이는 하반기로 결국 밀리게 되었다. 


역사 속 시리즈는 좋은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역사학계에서 일하는 여성학자들이 사료 속 여성의 목소리의 부재에 대해 오랫동안 해왔던 고민을 공감하고 의기 투합하여 기획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권까지 나온 상태인데 한 권만 빼놓고는 다 읽었다. 타인에 의해 삶이 기록된 조씨 부인과 기생의 이야기, 다양한 욕망에 대한 이야기, 먹고 살기 위해 생존 전쟁을 치르는 여성들인 행랑어멈과 식모, 현재의 커리어 우먼에 대한 이야기까지 역사 속 여성의 사례가 담겨 있다. 얇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시리즈에서 다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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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6-30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 속 시리즈 읽어보고 싶어요~ 화가님 하반기에도 즐건 독서하시길 바랍니다 ☺️

거리의화가 2026-07-01 12:53   좋아요 1 | URL
역사 속 시리즈 얇아서 분량은 적으면서 읽고 나면 생각거리도 많은 책이에요. 괭 님도 잘 읽으실 겁니다. 날이 더운데 건강 유의하시고 하반기에 일상도, 독서 생활도 잘 이어가시길 바라요^^
 
여자, 기어이 욕망하다 : 고려 안정궁주*인조 후궁 조 귀인*열녀들 역사 속 여자, ㅇㅇ하다 2
황향주.이민정.장지연 지음 / 푸른역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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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역사 속 여성 중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신체적 욕망인 간통, 타인을 저주하는 욕망이 있었던 가 하면 수절에 대한 욕망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12세기 고려 안정궁주가 주인공이다. 그는 의종의 둘째딸로 당시는 무신정변이 일어나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때였다. 이로 인해 의종은 폐위되고 안정궁주의 남동생이 명종으로 즉위하였다. 그녀의 남편인 왕박은 왕씨 성을 가졌으므로 태어날 때부터 국왕의 예비 사위 자격이 있었던 사람이다. 왕박은 형과 동생이 있었는데 삼형제 모두 혼인 관계를 맺으며 고려 왕실의 일원이 되었다. 형은 인종의 셋째 딸 창락궁주와, 동생은 의종의 첫째 딸이자 안정궁주의 언니인 경덕궁주와 혼인을 것. 이처럼 과거 왕실의 근친혼은 흔했다. 가까운 중국도 그렇고 유럽의 합스부르크 왕실도 근친혼이 당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자식은 부계로 계승된다는 원칙 하에 다른 가문으로 시집간 딸의 자식들은 다른 부계 가문 소속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고려는 중국과 달리 딸은 출가외인이 아니었기에 딸뿐만 아니라 외손과 사위 또한 가문의 구성원으로 간주되었던 점이 서로 다르다. 그리하여 동생은 제후가 된 반면 왕박은 그 하위인 제왕에 머물렀다. 왕박은 경덕궁주의 상대가 되기에는 나이차가 커서 후보군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의종이 인종의 맏아들로 동생들과 나이 차가 커 자식들도 사촌 그룹에서 연장자에 속했기 때문이다(당시 의종의 남자 조카들은 10대 초반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언니의 남편감으로 거론되었다 탈락한 인물을 배우자로 맞게 된 안정궁주는 입장이 곤란하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난한 결혼 생활을 하는듯 보였던 안정궁주는 어느 날 악공 가영의 연주를 듣고 반한다. 악공은 서인과 천인의 경계에 있던 신분층이었다. 고려 왕녀에게 부인으로서의 도리는 당연한 의무가 아니었다. 왕실의 체면을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안정궁주는 무엇이든 시도하고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왕실에서 악공과의 간통을 용납할 수는 없었다. 만약 안정궁주가 사대부 집의 엇비슷한 나이대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들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17세기 인조의 후궁이었던 조 귀인이다. 그녀는 1630년 궁녀로 입궁하여 인조의 총애 속에 1649년이 되면 종1품 귀인에 봉해지며 궁궐의 실세가 되었다. 조 귀인은 인조의 정비인 장렬왕후에 이어 인조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신의 아들을 왕에 올리고 며느리를 저주하고자 했다. 장렬왕후를 질투한 마음은 짐작할 수 있으나 시기가 인조 사후였다는 것이 이상하다. 또한 며느리를 저주한 점도 이상하다. 장렬왕후는 일찍 사망한 인열왕후 대신 계비로 간택되 들어와 중전이 되었으나 인조의 마음은 이미 조 귀인에게 가 있었다. 인조는 반정으로 즉위하여 정통성이 부족했기에 항상 주변을 경계하였고 병자호란이라는 큰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이괄의 난을 비롯하여 자신을 겨냥한 궁중 저주 사건이 4차례나 발생하는 건 물론 그때마다 병고를 치렀다. 조선이 아무리 유학 이념을 기반으로 한 국가였다 하더라도 과거에는 병이 저주 때문이라는 믿음이 일반적이었다. 사람이 자꾸 아프면 기력이 떨어지는 만큼 평상시의 컨디션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인조도 그리하여 무속신앙의 힘에 기댔던 것으로 보인다. 조 귀인을 건드릴 사람은 궁중 내 없었으나 그녀는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았다. 인조의 또 다른 후궁인 이씨가 조 귀인을 음해하려 했다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인조는 결과적으로 조 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처럼 공식 기록에서 확인되는 ‘악녀 조귀인‘은 유학 이념에 충실한 남성과 무속신앙에 기대는 여성이라는 조선의 젠더화된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이며 욕망에 사로잡힌 비도덕적인 여성이 선택하는 저주라는 수단은 조선의 상층 남성들이 좀처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조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사실 그들도 현실에서는 무속신앙의 힘을 인정했다. 다만 그것을 공식적으로 표하지 않을 뿐이었다(P124).

세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이 여럿으로 조선후기의 열녀 현상을 다룬다.
행실이 나쁜 부녀 및 재가한 여성의 소생은 동서반의 관직에 서용하지 않는다-경국대전 이전 경관직. 이는 조선후기 사대부가 여성들의 재혼을 막는 가장 강력한 금령이 됐다.
조선초기만 해도 여성들의 재혼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세종 때 시작된 유학 기반의 사회 체계는 성종 때 강화되고 완성되었다. 조선후기 사가의 여인은 과부가 되어도 수절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미덕인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함양 박씨는 혼인하자마자 남편이 사망하고 과부가 되었다. 그녀는 남편과 같은 묫자리에 묻히길 원한다는 유서를 쓰고 남편의 대상 날 제수를 장만하여 제를 지낸다. 그리고 상에 온 삼촌에게 자신이 죽을 것을 알린 뒤 준비된 시각에 독을 먹고 자결했다.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었다. 이것이 세종 때 만들어진 삼강행실도의 영향인가 싶으면서도 심정적으로 온전히 이해는 가지 않았다. 18세기 초 가난한 평민이었던 향랑은 혼인 후 남편의 손찌검이 계속되자 도망쳤지만 어디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자 물에 빠져 자살했다. 당시 하층 여성들의 자살은 성폭력이 만연하던 환경 하에서 이루어졌다 한다. 일부 열녀라는 호칭을 부여받는 경우에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사대부 남성의 시선은 그녀들을 주체성이 있는 사람으로 봤을 리 만무하다. 하층 여성들의 열녀 현상은 성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지, 자신들의 주체성을 천명하고자 한 의지의 표출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여성의 정절을 추앙하는 문화 속에서 자신의 행위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자, 이들은 더욱 과감히 이를 결행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조선이라는 국가권력이 부여한 규범에 에속되는 과정이었으나, 동시에 그러한 종속을 통해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했다(P169).

특히 마지막에 본 과부살이와 열녀 현상을 욕망으로 본 시선이 새로웠다. 나도 사대부 남성의 열녀 담론의 답습론자가 아닌가 싶어 부끄러웠다. 조 귀인의 이야기도 그렇다. 무속 신앙을 믿는 것을 터부시한 사대부 남성과 임금이었지만 그들도 그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았던 것 같다. 고려 시대 황실에서의 연분 맺기 문제도 그렇다. 왕씨만을 고집한 것은 역설적으로 딸이든 아들이든 그 일가는 모두 황실의 일원이었기에 더 압박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흥미롭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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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155호 - 2026.여름
역사문제연구소 지음 / 역사비평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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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집호의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이는 우경화 흐름에 따른 나라별 역사 인식의 우경화를 다루었다. 독일과 프랑스, 미국, 중국을 다루었는데 과거 극우 나치에 몸살을 앓았던 독일이 뉴라이트 계인 아르민 몰러 이후 역사수정주의로 나아가는 현상을 짚었다.
몰러에게 과거청산은 독일 민주주의의 윤리적 토대가 아니라 독일인의 불안을 재생산하고 정치적 자기주장을 제약하는 권력 기제였다(P28). 나치 범죄를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기억이 현재 독일인의 자기이해를 규율하는 방식을 공격하는 것. 독일사의 긍정적 연속성을 회복하려 하면서도, 그를 위해 과거청산의 도덕적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 희생자의 기억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 기억이 독일인의 정치적 자기주장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것(P40~41).
2차 세계대전 친나치 정권이 세워진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홀로코스트 부정 논리를 만드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홀로코스트 부정 담론의 출발점에는 니체가 제기하는 모든 가치의 전도가 있었다. 전후 극우 지식인들은 불공정한 관점이 전쟁범죄에 대한 공인된 진실을 만들었다고 간주하고, 이 가치 체계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명분을 통해 홀로코스트 부정 담론을 구성하고, 네오-파시즘의 논리를 확대해갈 수 있었다(P70~71).
미국의 자유지상주의에 중심에 서 있는 미제스연구소는 링컨 부정론으로 역사서사를 정치화시켜 대안 흐름을 만들어나간다. 냉전 이후 자본주의의 승리 이후에도 여전히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해체하며 주 중심의 정치 경제를 주장하며 국가 없는 자유시장 경제를 도출해내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중국은 과거를 이용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경우다. 이는 고대 ‘천하‘주의, 중국적 세계질서의 역할을 선택적으로 취하여 평화적 세계라는 허구적 신화를 그리는 방향이다.

특집 코너에 이어 기획 코너는 혐오의 역사와 극우정치로 절묘하게 흐름을 이어간다. 우선 증오와 혐오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한국에서 북한을 증오와 혐오 대상으로 선동하는 방식을, 중국의 시진핑이 과거의 유교 천하체계를 이용해 국가주의적 방식으로 이용하는 방식을 각각 설명한다. 두 글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극우는 시대에 따라 정동의 지배적 형식을 변형시켜왔지만, 북한을 자기 이해 관철의 수단으로 삼아왔다는 점에서는 일관되었다(P151).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중국을 무조건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초기의 과도한 기대도, 최근의 과도한 혐오도 모두 중국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P190).

역비논단 코너 중에서는 한국 역사학의 현재성에 대해 짚는 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는 비단 한국 역사에만 그치는 문제는 아닌 것 같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역사가 현재적 시의에 물러나 뒷짐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에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글이라 생각된다.
현실과 괴리되거나 대중들과 호흡하지 못하는 역사학은 앞으로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시각에서는 역사학이 더욱더 현실에 집중하도록 추동한다. 그럼에도 역사학은 현실의 문제를 연구의 소재로 끌어들일 뿐 현실 비평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P293).
근대와 서구중심적 발전사관이 퇴조하는 대신 그 자리는 단순한 실증으로 채워지거나 안정 혹은 장기지속을 강조하는 논리로 대체되기 쉽다. … 이러한 관점은 한국의 뉴라이트 역사관과 일부 접점을 이룬다. 서구 학계가 조선 사회의 특성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발전에 대한 부정과 노예제사회라는 성격 규정은 근대 이전의 조선을 암울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하려는 이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적 관점의 이러한 오용은 극우 매체나 흥미를 좇는 상업 매체에 의해 젊은 층을 포함한 대중들의 편견을 확산시키고 있다. 조선시대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줄어드는 대신 대중들의 편견은 늘어날 우려마저 있다(P294, 295).
그리고 여운형의 친일행각을 조사한 글도 흥미로웠다. 년초에 여운형을 두고 또 친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알았는데 그에 대하여 연구자는 조목조목 반박 논리를 편다.
찰스 오리오던(이 하지에게 보낸 최종 결과 보고서:1947.1.11)의 설명은 여운형에 대한 미군정의 편견과 예단, 마타도어에 근거한 공작적 접근이 이를 뒷받침할 일본 정부의 문서 확보, 고관들의 증언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반대의 진실과 대면하게 되었다. 여운형은 친일협력자가 아니라 한국의 절대독립론자이며, 총독을 비롯한 일본 고관들이 모두 인격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한국의 애국자이자 민족주의자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P334).

특집이나 기획 원고도 좋지만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서평란이다. 신간을 거의 다루지만 계간지인 만큼 책을 읽고 서평을 쓰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서평을 읽을 때쯤 간혹 이미 읽어본 경우가 있다. 그럼 이 책을 연구자는 어떻게 읽었을지 확인해볼 수 있어 좋다. 안 읽어본 책이라면 일단 서평을 읽고 관심이 가는 책인 경우 보관함에 담아두거나 바로 읽고 싶은 책은 주문을 해서 읽어본다. 이번 호의 서평들 중 ‘자카르타가 온다‘는 얼마 전 읽었던 책이라 반가웠고 ‘중국 시민의 한국전쟁‘은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이었으나 요즘 너무 묵직한 책들을 많이 읽은 것 같아 빼두었었는데 서평을 읽으니 궁금해져 다시 들어간 책이다.
‘심문실의 한국전쟁‘을 보니 앞선 ‘중국 시민의 한국전쟁‘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궁금하다. 미국의 한국 전쟁에 대한 포로 송환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에 상당 부분 다뤄진 적이 있으나 재미사학자의 입장에서 그 기원을 추적하여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료적으로 한국 역사학계의 입장이 반영이 덜 되었다는 것이 아쉽지만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정리해보려 한다. 이외에도 현대중국에 대한 역사 인식을 담은 책과 이주사에 대한 책이 담겨 있어서 읽을 거리가 또 넘쳐나게 생겼으니 과연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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