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백승영 지음 / 책세상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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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는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주체로 위버멘쉬를, 위버멘쉬라는 존재 양태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영원회귀 사유를 제시한다. 이렇듯 디오니소스적 긍정은 오로지 영원회귀 사유에 의한 인간의 위버멘쉬적 존재로의 변화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된다. 위버멘쉬적 존재로의 변화는 곧 인간의 자기 긍정의 표현이며, 인간의 운명에 대한 사랑이다. 니체가 운명애 Amor fati를 디오니소스적 긍정에 대한 최고의 표현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111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을 통해 힘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의 주요 개념을 바탕으로 형이상학, 윤리학, 예술생리학, 인식론 등 여러 부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외부에서 우리를 억압하는 낡은 가치, 도덕 등의 힘에 저항하여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힘에의 의지를 갖고, 영원 대신 순간을 살아가는 위버멘쉬(초인). 과거를 극복하는 순간 바로 다음에 주어지는 가치의 도전을 웃으며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나선형 상승의 궤적을 그리며 나아가는 방향성.


 인간이 스스로를 가치의 설정자이며 창조자로, 해석 주체로 긍정하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관점적 인식 상황이 단순한 허무적 위험으로서의 데카당스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적극적 기회의 역할을 하는지가 결정된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213


 알 수 없는 이데아를 향한 막연한 기대를 품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부딪히고 현실에서 이상향을 만들려는 처절한 삶의 투쟁. 그 과정에서 주어지는 운명적 패배마저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초인의 모습. 그의 발 아래 서양 전통의 진(眞), 선(善), 미(美)는 파괴된다. 마치 눈 먼 삼손이 건물 기둥을 무너뜨리며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듯, 니체 또한 그의 철학을 통해 서양 철학의 토대를 무너뜨리며 그의 죽음과 함께 20세기를 연 것은 아니었을까. 


 여기에 더해 니체 초기 <비극의 탄생>에서 보였던 예술적 구원에 대한 갈망이 힘에의 의지를 통해 스스로의 구원이 되었는가를 담아둔다. 이를 바탕으로 니체의 저작들을 차례로 읽어보자. 낡은 관습이 누르는 중력을 거부하고, 자신 스스로의 의지를 갖고 순간을 살아가는 위버멘쉬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수로 존재하고 관계적으로 존재하는 힘에의 의지를 니체는 생기Geschehen라고 부른다. 더불어 이런 힘에의 의지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생기라는 이름을 부여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내재하는 "내적 생기 innerliches Geschehen"이기도 하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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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도덕의 계보』 입문
다니엘 콘웨이 지음, 임건태 옮김 / 서광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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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의 계보> 첫 번째 에세이는 니체의 유명한 구분, 즉 '좋음과 나쁨'의 차이에 기반한 귀족 도덕과 '선과 악'의 대립을 이용하는 노예 도덕 사이의 구분을 도입한다.(p30)... 이 야심적인 에세이에서 니체는 책임 개념의 기원과 발전에 대해 대안적 설명을 제시한다. 죄와 부채를 뜻하는 독일어 간의 유사성에 주목함으로써 니체는 현재의 도덕적 책임개념의 기원을 원시적이고, 전(前) 도덕적인 부채 개념으로 추적해 들어간다.(p33)... 마지막 에세이에서 니체는 금욕적 이상이 서구 문명의 발전에 그토록 강력한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한다... 도덕적 시기의 인간 발전 내내 금욕적 이상의 우세는 고통을 겪는 인간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누렸던 독점 탓이었다.  _ <니체의 <도덕의 계보> 입문>, p38


 <니체의 <도덕의 계보> 입문>은 제목 그대로 입문서다. <도덕의 계보>를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에서 볼 수 있는 틀과 핵심 사항을 잘 정리해 독자들이 어려움을 덜고 독서여정을 더 쉽게 나갈 수 있도록 한다. 


 모두 세 개의 에세이로 구성된 니체의 <도덕의 계보>. 니체는 첫 번째 에세이를 통해 '선과 악', '좋음과 나쁨' 사이에 자리한 체계들 간의 오랜 지속적인 투쟁의 역사를 보여준다. 두 번째 에세이에서는 '죄', '양심의 가책'와 관련한 '책임' 문제가 주제다. 채권-채무 관계에서 발생한 신체적 형벌과 잔혹한 각인의 기억은 국가와 종교를 거치며 내면화되어 '양심의 가책'이라는 심리적 '죄'의 문제로 변형된다. 마지막 세 번째 에세이의 주제는 '금욕적 이상'이다. 금욕적 사제들에 의한 자기파괴적 처방이 가져온 폐해를 격정적으로 토로하면서 니체의 그리스도교 도덕에 대한 비판은 금욕적 이상이 보호한 '무에의 의지'를 폭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절정에 달한다. 


 첫 번째 에세이의 결말은 '로마'와 '유대' 사이에 오랫동안 계속된 투쟁에 관한 '새로운 진리'를 전해준다. 이 부분은 니체와 독자들이 '로마'에 대한 그들의 충성을 역동적이고, 도덕과 무관한 역사 발전 모델에 대한 지지와 화해시켜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p33)... 두 번째 에세이 결말은 양심의 가책의 미래에 관한 '새로운 진리'를 전해준다. 양심의 가책이 지닌 힘을 자신에게 돌리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반(反)정서적 사육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는 일이 가능해도, 우리는 이런 임무의 책임을 떠맡을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p37)... 세 번째 에세이에서 니체는 목표 청중들에게 '새로운 진리'를 전해준다. 금욕적 이상에 결코 반대하지 않은 채, 이 '인식하는 자들'은 남아있는 금욕적 이상의 최후 지지자들에 속해 있다. 니체는 그들이 그리스도교 도덕의 자기 파괴에서 최후의 장면을 주도하는 데 그와 함께 하도록 유도한다. _ <니체의 <도덕의 계보> 입문>, p41


 체계들 간의 오랜 투쟁의 역사와 금욕적 사제들에 의해 뒤틀려진 책임-죄의 문제에 대한 칼끝은 최종적으로 그리스도교의 도덕을 겨눈다. 일찍이 <도덕의 계보> 이전 <비극의 탄생>에서 '아폴론'의 '디오니소스'에 대한 승리를 비판했던 니체는, 첫 번째 에세이를 통해 그리스 문명의 계승자 '로마'와 '유대' 사이의 투쟁이라는, 확장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투쟁을 거쳐, 헤브라이즘의 계승자인 그리스도교 비판으로 마지막 세 번째 에세이를 마무리한다. 결국, 니체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유럽 문명의 양대 축 모두에 대해 비판을 전후기 사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의 끝이 '신은 죽었다'는 선언을 통과해, 외부의 도덕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가치 입법자'로서의 인간으로 향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론이 아닐까. 이 정도로 <도덕의 계보> 독서의 큰 틀을 잡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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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하이데거 How To Read 시리즈
마크 A. 래톨 지음, 권순홍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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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자의 존재는 존재자가 바로 그 존재자로 존재할 수 있게끔 하는 그것이다.(p25)...  유의미한 사물들은 다른 유의미한 사물들과의 연관성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러한 사물들의 존재 방식을 이룬다. _ <How To Read 하이데거>, p26


 존재자(Seiendes), 존재(Sein), 현존재(Dasein)... 


 <How To Read 하이데거>는 용어부터 낯선 하이데거 철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 입문서다. '있는 것' 자체로서 존재자, 존재자가 존재하는 근거, '있음'으로서 존재, 존재자 중 유일하게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현존재. 현존재는 자신을 '실존(Existenz)'이라는 방식을 통해 이해한다. 현존재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세계-내-존재(In-der-Welt-Sein)'. 세계 내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현존재이기에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변화하는 양상 속에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에서 그는 언제나 실존의 본질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현존재의 유동적인 질문과 답은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야 비로소 고정된다. 이것이 바로 죽음에 이르러서야 깨닫는 본질이다.


 현존재는 본래적인 결단(Entschlossenheit)을 통해 죽음을 선취(Vorlaufen)함으로써, 죽음 이전에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삶의 매 순간, 위기의 순간 찾아오는 불안감(Angst)이 찾아올 때, 현존재는 이를 뿌리치고  본래적인 자기로의 결단(Entschlossenheit)을 통해 자신의 전체(Ganzheit)를 인식하고, 비본래적인 타자(Das Man)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하이데거는 특히 '미래를 향한 기투(Entwurf)'를 강조한다. 현존재인 우리가 아무 근거 없이 허공에 던져진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한계(피투성)를 딛고 자신의 가능성을 향해 스스로를 내던지는(기투) 행위를 통해 본래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How To Read 하이데거>는 난해한 하이데거 철학의 얼개를 차분히 설명하며, 독자들이 하이데거 철학에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입문서다.



현존재(Dasein)는 그의 존재(Sein)에서 이해하면서 이 존재와 스스로 관계하는(verhalt) 존재자(Seiendes)다. 이것으로써 실존의 형식적인 개념이 제시되었다. 현존재는 실존한다. 게다가 현존재는 그때마다 나 자신인 존재자다. 실존하는 현존재에게는 각자성(各自性, Jemeingkeit)이 본래성(Eigentlichkeit)과 비본래성(Uneigentlichkeit)의 가능성의 조건으로 속해 있다. - P17

세계-내-존재는 우리가 늘 특정한 방식으로 세계에 처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우리는 ‘거기에‘를, 즉 의미 있게 구조화된 상황을 갖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 행동하고 실존하게 마련이다. 현존재의 한 가지 존재 구성 틀은 세계가 언제나 우리로서는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특정한 방식으로 짜여 있거나 기분에 물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구성 틀은 우리 자신이 언제나 특정한 바익으로 사물들과 관련해서 기분에 젖어 있고 또 그 사물들이 언제나 어떻게 해서든 간에 우리를 습격한다는 사실이다. 사물들이 습격하는 방식은 우리의 기분에서 분명히 드러나는데, 어쨌든 기분은 세계 내부적인 사물들과 관련해서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우리를 기분에 젖어들게 함으로써 우리의 태도를 이끌고 구조화한다. 이렇게 보자면, 유정성은 일종의 ‘조율‘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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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니체 How To Read 시리즈
키스 안셀 피어슨 지음, 서정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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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이라는 동물의 복잡한 성격 분석과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풍요롭게 하려는 그의 시도들은 니체 사유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후기 저작들에서 나타나는 인간과 지구의 변환을 위한 그의 고귀한 '이상들'은 기괴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냉소적인 순진함만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적인 측면에 있어 니체는 이상주의자이자 도덕주의자로 남게 되며 니체의 사유 역시 바로 그 한계 안에서만 우리를 인도할 수 있게 되었다. _ <How To Read 니체>, p182


 저자는 니체의 사유에서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 디오니소스적 긍정, 영원회귀 (Ewige Wiederkunft)에 대해서는 긍정하면서도, 초인(Ubermensch), 도덕적 이상주의로의 회귀 등 후기 철학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는 니체가 기존의 '선과 악'의 개념인 '좋음-나쁨' 대신 '강함-약함'으로 대치한 것처럼, 플라톤/기독교의 형이상학을 부정한 '부정의 형이상학'을 제시했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명제는 모순이다.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이 명제의 변화 지향점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니체는 디오니소스를 긍정한다. 그렇지만, 디오니소스의 많은 내용을 차용한 기독교에 대해서는 날을 세운다. 각론에서는 찬성하지만, 총론에서는 반대하는 모습. 이것이 니체 비판의 한계가 아닐까? 이 한계 내에서 니체는 읽혀야 할 것이다. 니체가 그렇게 싫어했던 칸트가 '이성의 한계 내에서 종교'를 살피려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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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대우고전총서 2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아카넷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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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의 언어로 디오니소스의 미학을 찬양하는 모순. 이러한 모순이 니체를 정신붕괴로 몰아붙인 출발점은 아니었을까. 이런 면에서 <비극의 탄생>에서의 비극은 그리스 비극과 니체의 삶 둘 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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