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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물리학이라는 단어는 양자 역학의 출현 이전의 물리학을 일컫는다. 고전 물리학은 양자 역학적인 불확정성이 중요하지 않은 모든 현상을 지배하는 일련의 원리들과 규칙들이다. 그러한 일반 규칙들을 고전 역학이라 부른다. 고전 역학이 하는 일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p17)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와 조지 라보프스키(George Hrabovsky)는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The Theoretical Minimum: What You Need to Know to Start Doing Physics>에서 고전 물리학의 계에서부터 출발하여 해밀토니언과 라그랑지언 방정식에 이르는 개념을 설명한다. 수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본문에서는 극한, 미적분 등 수학의 기초개념부터 설명하고 있지만, 많은 수학식은 독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페이퍼에서는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1 The Princeton Companion to Applied Mathematics 1>의 내용과 함께 곁들여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안 방정식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1>의 설명에 따르면, 뉴턴 역학에는 두 가지 재수식화가 있는데, 이들이 바로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라그랑주와 해밀토니안 방정식이다. 이들 방정식은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되는데, 이를 보기 전 에너지 보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종종 많은 형태의 에너지가 있으며 그 모든 에너지의 총합은 보존된다고들 배운다. 하지만 그 모두를 입자의 운동으로 환원하면 고전물리학에는 오직 두 형태의 에너지, 즉 운동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만 존재한다. 에너지 보존을 유도하는 최성의 방법은 형식적인 수학 원리로 바로 뛰어드는 것이다.(p149)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입자의 위치에 의해 결정되는 함수인,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힘 F=F(r)을 먼저 살펴보자. 그중에는 보존력이라고 하는 특별한 종류의 힘이 있다. 보존력의 중요성은 에너지 E라고 하는 보존되는 양의 존재에 있다. E(에너지)= T(운동에너지)+V(퍼텐셜에너지)로 구성된다... 보존력의 가장 간단한 예로는 용수철에 매달린 입자를 나타내는 조화 진동자가 있다. 조화 진동자는 모든 이론 물리학에서 단연코 가장 중요한 체계이다. 퍼텐셜 에너지 V에 의해 서술되는 어떠한 체계에서도, V는 안정된 평형인 점들에서 극소이다.(p60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정리하면,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조화 진동자는 에너지 보존을 잘 나타내는 개념이며 우리는 조화 진동자를 통해 퍼텐셜 에너지는 안정된 평형의 점들에서 극소이며, 입자는 그 평형인 점에 계속 머무른다는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나아가, 뇌터 정리에 의해 대칭성과 보존법칙은 연결되면서, 에너지 보존은 전하량 보존으로까지 확대된다.


 회전에 대한 불변을 의미하는 공간의 등방성이 각운동량의 보존을 준다는 것도 보일 수 있다. 사실 적절하게 일반화하면, 자연계의 모든 보존법칙은 뇌터 정리(Noether's theorem)를 통하여 대칭성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전하량의 보존과 양성자나 중성자 같은 입자의 보존을 포함한다.(p615)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재수식화 중 첫 번째 방법인 라그랑지언 수식화는 벡터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뉴턴의 접근법보다 강력하다. 시간과 공간의 좌표 상에서 두 점의 궤적을 최적의 궤적을 찾는 방법. 그 방법이 오일러 - 라그랑주 운동방정식이다. 최소 작용 원리에 의해 도출된 라그랑지언 방정식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만약, 라그랑지언 방정식에서 시간의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우리는 해밀토니안 방정식을 통해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 


 최소 작용의 원리는 각각의 순간에서 바로 다음 순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미분 방정식이 될 뿐이다.(p174)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공간과 시간 속에 주어진 임의의 두 점에 대해 이 둘을 잇는 많은 궤적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직 하나만이 입자가 취하는 진짜 궤적이다. 진짜 궤적은 작용을 최소화하는, 또는 작용을 정적으로 만드는 궤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정적인 작용의 풀이를 찾을 때까지 두 점을 잇는 모든 궤적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 원리로부터 우리는 오일러 - 라그랑주 운동 방정식을 유도했다.(p293)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여러분은 무한소의 각도 a만큼 회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결국에는 어떤 유한한 회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환을 연속적이라고 부른다. 이는 연속적인 변수(회전각)에 의존하며, 게다가 그 변수를 무한히 작게 만들 수 있다.(p201)...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퍼텐셜 에너지가 원점으로부터의 거리의 함수가 아니라면 라그랑지안은 무한소 회전에 대해 불변이 아니다.(p202)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시간 이동 대칭성, 또는 그의 부재가 어떻게 역학의 라그랑지안 공식에 반영되어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런 대칭성이 있는 경우들에는 라그랑지안이 명시적으로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다. 라그랑지안의 값은 시간에 따라 변할수도 있지만, 오직 좌표와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그렇다.(p216)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해밀토니안이 라그랑지언과 구별되는 지점은 위상공간이다. 위상공간에서는 시간의 변화가 고려되기 때문에, 무한소 회전에 대해 불변이 아닌 라그랑지언의 약점을 보완하여 궤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상공간의 한 점은 그 계의 미래 진행을 결정하는 데 충분하기 때문에, 위상공간의 곡선은 결코 교차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간에 따른 변화가 위상공간 안에서 흐름에 의해서 제어된다는 것이다.(p615)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구성 공간과 운동량 공간의 합은 위상 공간과 같다.(p142)... 모든 점에는 전체 운동량의 집합이 명시되어 있어서 위상 공간 속의 모든 점은 총 운동량의 값으로 특정된다. 우리는 위상 공간 속으로 들어가 각 점에 총 운동량의 딱지를 붙일 수 있다.(p146)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H라는 양을 해밀토니안(Hamiltonian)이라 부르며, 계의 에너지이다.(p220)... 해밀토니안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해밀토니안은 고전 역학을 완전히 개조하기 위한 기초이며 양자 역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역학에 대한 라그랑지안 공식에서는 2차 미분 방적식이며 초기 좌표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초기 속도 또한 알아야만 한다. 해밀토리안 공식에서는 위상 공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위상공간의 차원은 구성 공간 차원의 2배인 점을 명심해라. 차원의 수를 2배로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인가? 답은 운동 방정식이 1차 미분 방정식이 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단지 위상 공간의 초기 점들만 안다면 미래가 펼쳐져 있을 것이란 뜻이다.(p224)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에서는 다음과 같이 라그랑지언과 해밀턴의 관계를 설명한다. 경계치 문제에서는 라그랑지언 방정식이 보다 효과적이며, 초기기 문제에서는 해밀턴 방정식이 효과적이라는 내용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 이 두 방정식에 대한 설명이다.


  라그랑지언이 시간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밀턴 방정식이 된다. 즉, n개의 2계 미분방정식이 2n개의 1계 미분방정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재구성함으로써 해밀턴의 방정식들은 경계치 문제보다 초기치 문제를 다루는 데 매우 적합하게 된다. 반면에 경계치 문제에서는 라그랑지언 수식화가 더 자연스럽다.(p61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해밀토니언의 진정한 가치는 고전역학의 구조에 관해서 그 수식화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에 있다. 그 핵심은 고전역학의 기하학적 수식이고, 사교기하학의 언어를 빌리면 더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밀토니언 체계는 혼돈이론과 적분 가능이론을 포함한 이후의 발전에 발판을 제공하였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해밀토니언이 물리학의 더 근본적인 이론들, 특히 약자역학과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p61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자면, 뉴턴 역학의 두 개의 재수식화된 방정식이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는데,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방정식은 각각 구성 공간과 위상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해밀토니언 방정식은 그 구조 안에 시간에 대한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그랑지안과 차이가 있다. 한편, 라그랑지언 방정식의 재수식화는 최소 작용 원리에 의해 도출되고, 이들 모두는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가정 하에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 잠시 라그랑지언 방정식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뜻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이는 고전역학의 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서 도출된 라그랑지언 방정식에 최소 작용 원리가 사용된다는 것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 ~ 1988)의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에서는 직진하는 빛의 경로를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개념이 최소 경로 이론임을 생각해본다면, 최소 작용 원리와 최소 경로 이론의 이론적 유사성을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틀릴 수도 있다.


 빛이 직진하는 이유 역시 양자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경로를 다 고려했을 때, 구불구불한 경로와 그 주변의 경로를 비교해보면 소요시간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경로 D와 같이 직선에 가까운 경로들은 그 주변의 경로와 차이가 거의 없으므로 이 근처에서 화살표는 거의 같은 방향을 갖는다. 따라서 최종 화살표의 길이는 주된 경로 D 근방의 화살표들에 의해 좌우되며, 그 결과 빛은 직진하는 듯이 보이게 된다.(p92)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강의> 中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은 수식이 많이 나와 수학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쉽게 읽히지 않는다. 또한, 수식 하나하나를 따라가다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어 물리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수식 역시 하나의 언어(言語)이며, 물리학 수식은 자연과학의 언어임을 생각한다면 단어 하나에 매이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겨진다. 그런 면에서 사전식으로 개념을 설명한 다른 책(여기서는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과 함께 큰 줄기를 잡고 수식을 눈에 익힌다면, 물리학과 수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번 페이퍼를 마무리 한다.


PS. 개인적으로는 물리학과 수학이 어렵지 않음을 느끼고 싶지만, 아쉽게도 그런 경험은 없다... 이 책의 후속편 <물리의 정석 : 양자역학편> 을 잠시 훑어보니, 삼각함수와 미적분은 보이지 않는 대신 확률이 눈에 많이 띈다. 이번에는 <수학의 독본>시리즈를 곁에 두고 함께 볼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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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9-30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어려워요. ㅠㅠ

겨울호랑이 2019-09-30 21:24   좋아요 0 | URL
네... 필자들이 일반 대중의 수학 실력을 너무 과대 평가해서인지 아주 깊게 들어갔네요. 귀여운 표지와 두께에 속아서는 안 될 책입니다..ㅠㅠ

갱지 2019-10-01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동감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10-01 12: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갱지님 쾌청한 가을 오후 되세요!^^:)

syo 2019-10-01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호랑이님은 그냥 리스펙할래요..... 고개가 절로 숙여져서 페이퍼를 다 읽기가 난망할 지경이네요. 알라딘에서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언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될 줄이야..... 최고시다.

겨울호랑이 2019-10-01 19:4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아니에요. 저도 잘 모르는 걸요. 많은 부분 놏치고 겨우 뼈대만 잡아보았습니다. 여기에 살을 붙여 나가야겠지요... syo님 칭찬에 많이 쑥스럽습니다.^^:)

짜라투스트라 2019-10-01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경이롭네요 ㅋㅋㅋ

겨울호랑이 2019-10-01 21:03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더 잘 알았다면 더 깔끔하게 정리했을텐데,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좀 더 많이 접하다보면 수식도 점차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1850년대에서 1890년대 사이에 잉글랜드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여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2일에서 19일로 줄었다. 증기선은 훨씬 빠를 뿐 아니라 외양도 커졌다. 그래서 같은 기간에 평균 총 용적 톤수는 대략 두 배가 되었다. 1870년대에 이르면 인도에서 오는 전보가 몇 시간 안에 이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여왕은 전보를 주의 깊게 읽었다. 이것은 빅토리아 여왕 치세 동안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세계는 축소되었다... 1840년대 말에 이르자 전보가 육상 통신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고, 1850년대에 이르면 인도의 건설 공사는 전신이 폭동을 진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정도로 충분히 발전했다. 전신 케이블과 증기선 노선은 세계를 일제히 단축시키고 통제를 더 쉽게 만든 세 개의 금속 네트워크들 가운데 두 가지였다. 세번째는 철도였다.(p242) <제국 Empire> 中


[그림] 빅토리아 여왕 시기 영국제국(출처 : http://www.victorianschool.co.uk/empire.html)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 1964 ~ )은 <제국 Empire>에서 영제국(British Empire)의 전성기인 19세기 말 제국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서술한다. 저자는 증기선, 전보 그리고 철도의 도입을 통해 유럽 제국주의가 이전 제국과는 달리 오랜 기간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책을 통해 강조하는데, 우리는 이를 통해 과학과 제국주의의 결합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그렇지만, 과학이 가져온 변화는 기술적인 면에 그치지 않는다.


 1850년대에 시작된 과학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는 처음에는 인프라 확충의 모습으로 나타났으나, 시스템이 구비된 19세기 말에는 시스템의 통합이 요청되었고, 이를 위한 새로운 이론(理論)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요청에 대해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 시간의 제국들 Einstein’s Clocks, Poincare’s Maps: Empires of Time>은 물리학이 상대성 이론을 통해 어떻게 응답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1860년대와 1870년대에 좌표화된 시간은 도시와 철도 시스템에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동기화된 시계는 언론의 환대를 받고 길거리에 등장하고 천문대와 실험실에서 연구 대상이 되면서 이제 더 이상 이색적인 과학이 아니었다. 동기화된 시계는 기차역과 동네와 교회로 거미줄처럼 뻗어나가, 과거에 전력과 하수시설과 가스가 그러했듯이 대중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근대의 도시적인 삶을 순환하는 물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p140)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독일인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적인 프랑스인들도 1870년에서 1871년에 있었던 보불전쟁이 끝나고 나서, 폰 몰트케가 시간이 정확하게 맞추어져 있는 철도를 제대로 활용한 것이 프랑스 제2제정(1852 ~ 1870)을 무너뜨렸고 유럽 권력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던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p206)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양(量)적인 팽창이 완료된 후 이의 효율적인 활용이 국력(國力)임을 절감한 유럽 정치인들은 시간의 통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식민지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제국 내 시간이 통합될 필요가 있었고, 1905년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 ~ 1955)의 상대성 이론은 이들 정치인들에게 통합의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거대 정치 조직은 행정 효율성과 관련된 공간의 문제, 연속성과 관련된 시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축하고 있다. 구조의 유연성은 인재 발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지식 독점에 대한 공격과 관련이 있다. 또한 안전성은 통치의 발전 가능성뿐 아니라 통치 기관의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p285) <제국과 커뮤니케이션> 中


 파바르제는 파리에 토대를 둔 국제 도량형국이 두 가지 근본적인 양인 공간과 질량을 정복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첨단 분야인 시간이 아직 개척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을 정복하는 방법은 점점 확장되는 전기 네트워크를 창조하는 것으로, 이 전기 네트워크를 천문 관측소와 연결된 모시계에 덧붙여서 계전기들이 그 신호를 증폭시켜 보니면, 대륙 전체에 있는 호텔과 저잣거리와 교회의 뾰족탑의 시계를 자동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p294)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시간에 대해, 그리고 원거리 동시성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시계를 동기화 同期化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일 두 개의 시계를 동기화하려면, 하나의 시계에서 다른 시계를 향해 신호를 쏘아 보낸 후에 그 시계에 도착한 신호의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이보다 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가? 시간에 대한 이 절차상의 정의 덕분에 상대성 이론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고, 그 이후 물리학은 완전히 새롭게 변화한다.(p20)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에서는 물리학에 의한 시간 통합의 과정이 잘 서술되어 있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 ~ 1650)에 의해 직교좌표계가 도입되었고, 칸트(mmanuel Kant, 1724 ~ 1804)에 의해 직교좌표계에 시간과 공간이 개별 변수로 할당된 근대 이후 시간과 공간의 기준점이 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치열해졌다. 


 [사진] Space and Time(출처 : https://www.archive.scienceandnonduality.com/lost-in-space-and-time/)


 결국 공간은 프랑스의 미터(meter)법에 의해, 시간은 영국 그리니치(Greenwich) 천문대 기준으로 본초자오선이 설정되면서 세계의 시간과 공간의 기준점은 영국과 프랑스로 분할되었고, 이를 기준으로 세계는 통합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20세기로 접어들 무렵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좌표화된 십자선들로 구획이 나뉘었다. 열차 선로, 전신선, 기상 관측 네트워크, 경도 측량, 이 모든 것들이 관찰 가능하고 점차 보편화되어가던 시계 시스템 아래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푸앵카레와 아인슈타인이 도입한 시계 좌표화 시스템은 세계의 기계였다. 처음에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동기화된 시계들의 방대한 네트워크가 구현되었고, 21세기로 넘어갈 무렵에는 범선이 끌어주는 해저케이블 네트워크가 되었고 위성을 수신하는 극초단파 방송망이 되었다.(p370)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시간이 시간 기록과 완전히 일치되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지구 전역에 절차나 거리상의 동시성을 기술정치적으로 확립해주는 통일 시간이 있었던 적도 전혀 없었다. 이전의 평범했던 시스템들과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의 시계 동기화 시스템은 시간을 절차적인 동기화 문제로 한정시켜 전자기장 신호로 시계들을 연결했다. 사실상 시계 단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계획은 여기서 더 나아가 도시, 국가, 제국, 대륙, 세계를 넘어 마침내는 현재 전체적으로 유사 데카르트적인 우주라고 일컫는 무한대까지 확장하는 것이었다.(p373)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시간과 공간의 통합이 가져온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제국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었던 열강들은 자신들의 힘을 과신하고 충돌한 결과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대신한 새로운 제국인 미국은 과거의 제국과는 문화(culture)를 통해 자신의 지배력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의 출발에는 세계의 시간과 공간의 통합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중심에서 방출된 전자기 신호가 바로 옆방이든 아니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든 떨어져 있는 지점들에 다다르는 것, 이것을 동시라고 정의한 사람이 비단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만은 아니다... 전기 신호의 교환을 바탕으로, 철도 계획자들은 열차 시간표를 짜고, 제독들은 군대를 소집하고, 전신 교환원들은 사업 거래를 타전하고, 측지학자들은 지도를 그린다.(p349)... 무선 기술은 파리와 파리 근료의 모든 지역에 시간을 분배해줄 것이고, 낡은 증기 시스템뿐 아니라 전신을 전달하는 전기 시간에 사용되는 불편한 지상의 전신선들을 몰아낼 것이었다.(p350)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中


 미국에서는, 신문이 공간을 지배한다는 점 때문에 커뮤티케이션 독점을 크게 발달시켰으며 이는 시간 문제의 경시를 의미했다... 공간을 강조하는 종이 편향과 지식 독점은 새로운 매체인 라디오의 발달로 견제를 받았다. 그 결과는 시간 문제에 대한 관심 증대, 계획 성장과 사회주의 국가 등장으로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편향을 막을 수 있는 정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공간 및 시간의 의미에 대한 평가는 제국의 문제, 서구 세계의 문제 과제로 남겨 놓을 수 있다.(p286) <제국과 커뮤니케이션> 中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는 이처럼 상대성 이론이 가져온 인식의 변화가 20세기 초 세계를 어떻게 바꾸었나를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에서 시작된 변화는 인터넷(Internet)을 통해 세계가 통합된 오늘날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물리학의 상대성 이론과 생물학의 진화론을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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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1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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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든북스 Wooden Books는 자연의 질서와 패턴에 관해 서술한 작은 책 10권으로 구성된 전집이다. 작지만 알찬 내용이 담긴 이 전집에서 필립 볼 박사의 형태학 3부작과 관련된 내용이 이번 페이퍼의 주제다. 우든 북스 전체 10권 중 직간접적으로 3부작과 연관된 내용은 <대칭성, 질서의 원리 Symmetry : The Ordering Principle>, <황금분할 The Golden Section>,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 Li : Dynacmic Form in nature>, <하모노그래프 Harmonograph>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대칭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대칭성은 항상 분류, 범주화 그리고 관찰되는 규칙성과 관련이 있다. 대칭성은 제약이다. 그러나 대칭성 자체는 제약되어 있지 않다. 즉 대칭성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게다가 대칭성 원리는 평온, 즉 시끌벅적한 세상을 초월한 고요함의 특성이 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항상 변화, 소란, 운동과 관련되어 있다.(p7)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대칭성, 질서의 원리>에서는 대칭성을 설명할 때, 회전과 반사를 통한 합동성과 주기성의 개념으로 이를 설명한다. 360도의 각도 내에서 몇 번의 회전을 통해 동일한 모양이 나타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패턴이 나타나는데 일정한 규칙성이 존재하는가가 대칭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대칭성을 보이는 수많은 다양한 대상들이 가진 공통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합동성과 주기성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칭적 대상은 어떤 형태로든 이런 성질이 있으며 이런 성질이 빠지면 대칭성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p8)... 대칭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두 가지 기본적인 방식이 있다. 회전과 반사가 그것이다. 이런 대칭성의 방식들은 합동이라는 개념을 이용한다.(p10)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사진] 대칭성(출처 :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규칙성을 것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힘(강한 핵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중력) 중에서 가장 약한 힘인 중력(gravity)이다. 비록 약한 힘이지만, 중력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에 적용되는 법칙은 엔트로피(entropie) 최소화 법칙이고, 이로 인해 생명체는 생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생명체들을 모두 가이아(Gaia)에게 빚을 지고 있는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대칭적인 규칙성은 한 가지 주된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 즉 표면장력에 의해 만들어진 물방울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모두 중력(중력 역시 구형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에 의해 모양이 만들어졌다.... 실질적으로 구(球)는 주어진 부피당 표면적이 가장 작으며, 이 때문에 많은 과일들이 구형을 하고 있다. 또 구는 어느 쪽에서 봐도 동일한 모양이기 때문에 포식자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가장 자연스런 형태이다.(p18)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구형 물체를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들을 삼각형 또는 사각형으로 배열하는 것이다. 이런 배치는 분명 공간을 규칙적으로 분할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과일을 이 가운데 어떤 패턴으로 배열하든지 두 번째 층을 첫 번째 층에 생긴 틈 이외의 곳에 쌓기는 쉽지 않다. 글자 그대로 최소 에너지를 가진 패턴만이 남게 된다.(p22)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그렇다면, 삼각형 또는 사각형으로 배열된 물체들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칭성은 제약이 없다'는 말처럼 이들이 서로간 관계를 맺는 구조 자체는 차라리 무질서에 가깝지만, 이러한 '무질서'가 반복되면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 진다. 프랙털(fractal)이라 부르는 기하학 구조에서 우리는 부분과 전체 사이의 '자기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자연적인 형성물들은 이들이 고도로 복잡하고 불규칙하게 보일지라도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통계적인 자기유사성을 지고 있다. 이것은 광범위한 스케일에 걸쳐,또는 프랙털의 정도를 정확히 측정했을 때 이들이 같게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에서 많은 종류의 프랙털들은 크기에 제약을 받지 않으며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크기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특히 환경 적응이 목적인 생물들에 있어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p40)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사진] 매력적인 프랙털(출처: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모든 종류의 형태는 구성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이루어지며, 이것들이 해체되면 궁극적으로 형태는 스러진다.(p10)... 관련 없는 형태들 사이의 유사성은 거시에서 미시에 이르는 모든 크기 규모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유사성이라는 특성이 자연이 가진 근본적 속성이라는 사실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가 된다.(p12)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 中


 이러한 프랙털 구조를 우리는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구조를 동양(東洋)에서는 '이 理'라 부른다. 반(反) 엔트로피의 결과로 나타난 '이'는 '자연 自然 스스로 그러하다'으로 해석되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 理'는 지형을 창조하는 힘처럼, 창조와 파괴의 과정에 깊이 연루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 창조적이거나 파괴적이지는 않다. 다만 그러한 뿐이다.(p24)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 中


[사진] 잔금(출처 :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 中)


 동양에서는 오랫동안 도자기 표면에 생긴 잔금에 미적 가치를 두었으나 서구에서는 그것을 잘못된 결함, 즉 문제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두 세계의 가치관이 얼마나 다른지 말해준다... 모든 잔금은 축적되어 있던 스트레스가 분출되어 나가는 통로, 곧 힘이 가는 선이라 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인식하는 동양문화에서 잔금을 매력적으로 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p26)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 中 


 또한, <도덕경 道德經>40장 에서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만물은 유에서 살고 유는 무에서 산다)는 구절을 연상시키는 다음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질서와 무질서가 만들어내는 균형을 '경계'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무질서라는 질서' 또는 '질서 라는 무질서'가 만들어 내는 세계는 일정 비율로 반복되기에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이른바 황금 비율이라 불리는 미(美)의 공식을 통해 예술가들은 아름다움을 표현해 왔다.

 

 자연은 증가하고 감퇴하는 주기와 리듬에 따라 고동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상승하는 길과 하강하는 길은 같다"고 말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별은 내파할 때가 많고, 생명의 질서정연한 조직이 만들어 내는 음의 엔트로피는 무질서와 죽음이 만들어내는 양의 엔트로피로 상쇄된다. 카오스(Chaos 혼돈) 이론에서는 황금분할이 카오스 경계를 설정한다고 한다. 질서가 무질서로 옮아가고, 무질서에서 질서가 나오는 경계이다.(p28) <황금분할> 中


 전체와 부분의 결합은 비례적 대칭을 통해 우아하게 결합된다. 특히 황금분할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이 단순한 분할은 자연을 움직이는 추동력인 듯하다. 자연으로 하여금 프랙털화를 통해 자기 닮음성을 지닌 부분들을 만들어내고 황금각과 피보나치 수로 이뤄진 나선을 그리며 성장하게 한다.(p32) <황금분할> 中


[사진] 황금대칭(출처 : <황금분할> 中)


 형태학 3부작에서는 대칭과 패턴 그리고 이들이 빚어낸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공간 space'으로 한정되지만, 우든 북스에서는 한걸음 더 들어간다. 우든 북스 중의 <하모노그래프>에서는 음악(music)의 화음(和音)-불협화음(不協和音)의 관계 안에서 시간(time) 속에서의 엔트로피 법칙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더 깊은 이야기를 넓은 범위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음계는 어떻게 구성될까? 현을 튕길 때 나는 소리를 잘 들어보면 으뜸음뿐만 아니라 여러 음이 복합된 배음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가들은 한 옥타브 안에서 조화음을 만들기 위해 배음보다 조금 가까이 있는 음정들이 필요하다. 알렉산더 포프는 "이해할 수 없는 온갖 불협화음"이라고 했다.... 불협화음이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줄어든다.(p14) <하모노그래프> 中


 영국의 과학자인 아서 에딩턴(1882 ~ 1944)은 변할 수 없는 변화의 방향을 시간의 비대칭성(과거-현재-미래)과 연계하여 '시간의 화살'이라는 그림으로 생생하게 나타냈다... 변하지 않는 물리법칙과 시간의 화살이 연계되면 세상은 놀랍도록 복잡하고, 다양하고, 아름답게 변한다.... '고립계'인 우주는 최대의 비평형상태로부터 빅뱅을 통해 어둡고 차가운 평형상태를 향해 나가고 있다. 시작과 끝 사이에서는 구조를 만들어낵 사건을 유발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환되는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난다.(p27) <하모노그래프> 中


[사진] 시간의 화살(출처 : <하모노그래프>中)


 시간(Time) 예술인 음악 속에서 대칭성을 찾으면서 우리는 최종적으로 시공간(時空間 space-time) 속에서 대칭성을 논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우든북스에서 다루는 내용이 짧지만, 대칭성의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더 깊게 들어간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로부터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 역시 크게는 대칭성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대칭성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의 중심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4가지 힘을 하나로 설명하기 위한 통일장이론((grand unified theory)을 도출하기 위해 그처럼 애쓰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물리법칙들은 정상적인 공간의 모든 부분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평행이동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 또 평행이동 대칭성은 근원적으로 운동량보존법칙의 결과로 나타난다. 또한 물리법칙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다. 이것은 시간의 평행이동에 대해 대칭적임을 의미한다. 이 경우 또 다른 보존법칙인 에너지 보존법칙을 얻을 수 있다.(p50) <대칭성, 질서의 원리> 中


 우든북스 각 권의 책들은 매우 얇고 절반이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보이지만, 이처럼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각각 별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듯한 각 권들을 형태학 3부작의 내용과 연계시켰을 때 보다 선명하게 주제가 들어옴을 느꼈는데, 아마도 이런 경우를 두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전체와 공명할 방법을 제공하고, 자기 청제성을 차근차근 더 넓게 펼쳐나가서 마침내 '하나'로 귀환하는 길을 밟게 해준다. 이 심오한 자연의 암호와 우리 자신을 연결하여 공명하는 것, 그리하여 세상을, 그리고 균형 잡힌 형상과 최고의 황금 표준들과 우리의 관계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인류의 의무다.(p56) <황금분할> 中


 조금 뜬금없지만, 개인적으로 위의 구절을 읽으며 스피노자(Benedictus de Spinoza, 1632 ~ 1677)의 범신론(凡神論)과 영원의 상하 sub specie aeternitatis가 연상되었는데, 아마도, 어제 <스피노자 선집>을 읽어서 그런 것만 같지는 않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에 대해서는 <스피노자 선집>리뷰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고 읽기 지루한 이 페이퍼는 이만 줄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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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7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9-01-27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재미있는데요. 이 책에는 이런 사진들이 나오는 거군요.
잘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1-27 22:53   좋아요 1 | URL
우든북스 책이 시각적인 내용이 많아 굳이 글을 읽지 않더라도 시각적으로도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1-28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공 냄새가 풀풀 납니당~~

겨울호랑이 2019-01-28 13:23   좋아요 1 | URL
전공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 희은수네 2019-03-27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구입 전 리뷰를 보는 편인데 독서력이나 필력이 부럽습니다.전 자꾸 잊어버리고 글쓰기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듯.잘 읽었어요^^

겨울호랑이 2019-03-27 10:31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 희은수네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필립 볼(Philip Ball)박사의 형태학 3부작은 각각 <모양 Shapes> <흐름 Flow> <가지 Branches>를 주제로 구성된 책이다. 이들은 각각의 다른 주제로 각권을 시작하지만, 독자들은 이들이 서로 긴밀한 관계로 묶여있음을 곧 확인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들은 <스스로 짜이는 융단 : 자연의 패턴 형성(The self Made Tapestry : Pattern Formation in Nature>라는 한 권의 책을 세 권으로 분권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각 권은 내용상 다소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각 권들이 가지는 긴밀한 유대감으로 형태학이 생소한 독자들도 앞의 내용을 상기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여겨진다. 책에 대한 전체적인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각각의 리뷰에 담으려고 한다. 다만, 그 전에 <모양> <흐름> <가지>라는 각각의 책들을 리뷰하기에 앞서, 페이퍼를 통해 개략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있으며 어떤 내용으로 전개할 지 간략하게 그려보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페이퍼는 일종의 프롤로그(prologue)라 하겠다. 크로키(croquis)를 그리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 본다. 형태학 3부작의 리뷰는 전체적으로는 필립 볼의 형태 3부작을 기본으로 하되, 보다 읽기 쉽고 친근한 우든 북스 책들을 묶는 형태로 리뷰를 작성하는 형태를 따른다. 우든 북스의 책이 핵심을 간결하게 설명하면서도 시각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얼마나 리뷰에 묻어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 이렇게 했을 때 형태학 3부작과 우든 북스 세트의 책들 중 어떤 책들이 파트너로 묶이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동일 요소가 반복되는 기하학적 질서, 즉 규칙성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런 패턴은 하나의 격자이며, 자연의 패턴 형성 방법은 훨씬 더 복잡한 형태의 동식물이 어떻게 간단한 물리적인 힘만으로 조정되는 점진적인 공간의 분할과 재분할로 구성되는지 알려 준다.(p5) <모양> 中


 위의 내용처럼 <모양>에서는 개체에 표현되는 패턴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설명하는 법칙으로 '엔트로피 Entropie'가 소개되고 있다. 또한, <모양>에서는 엔트로피의 결과로 자연의 대칭성을 보여주고 있기에 우든 북스 중 <대칭성, 질서의 원리>와 <황금분할>이 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이들이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움직임은 패턴과 형태를 만든다... 알갱이들에게 이웃에 반응할 능력을 주면, 끝도 없는 패턴이 거기서 생성될 것이다. 이들은 저마다 그 어느 누구도 예정하거나 계획한 적 없는 눈부신 조화를 이룬다.(p5) <흐름> 中


 <흐름>에서는 자연의 불안전성과 불규칙성이 만들어 낸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의 주제를 잘 표현하는 내용은  '난류 亂流'로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잘 들어맞는 우든 북스의 책은 <이 理, 자연의 역동적 형태>로 생각되어 이들을 하나의 묶음으로 올려 놓는다.


강물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모습에서, 자연 철학자들은 정맥과 동맥을 떠올렸다. 정맥과 동맥은 또한 나뭇가지를 떠올리게 한다... 가지를 친 분지 형태들은 무질서와 결정론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다. 이것은 새롭고 특이한 기하학을 알리는 현상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 속에서 질서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p5) <가지> 中


 형태학 3부작의 마지막은 <가지>이며, 이 책의 핵심어는 프랙탈(fractal)이다. 그리고 우리는 책 안에서 각각의 형태들이 다른 형태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우든 북스에서 <대칭성, 질서의 원리>가 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그 외에도 <신성한 기하학>의 내용을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외에도 다음의 책들도 연관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단 페이퍼에 이름을 올려 본다.


그렇지만, 필립 볼 형태학 3부작을 이처럼 과학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우리는 미처 보지 못한 달의 뒷면을 남겨두는 모습이 되고 만다. 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찾으려는 저자의 노력을 생각한다면 여기에 예술적인 부분도 추가적으로 곁들여 주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어떤 예술이 형태학 3부작에서 소개되고 있을까. 저자는 <모양>에서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을 소개하고 있으며, <형태>에서는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 ~ 1890)의 그림을 통해 자연의 모습을 설명한다.  <가지>에서는 직적적으로 미술작품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초현실주의 작품(아마도 마그리트 René François Ghislain Magritte가 여기에 해당될 듯하다) 이 프랙탈과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되어 이들을 묶어볼 계획이다. 간략한 프롤로그를 작성할 계획으로 시작한 페이퍼였는데, 막상 쓰고 나니 거창한 공약이 되버린 듯하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의 리뷰가 될 듯하여 심히 걱정되는 마음을 안고 이번 페이퍼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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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2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2 08: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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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2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2 0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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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모든 것의 역사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은 천체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 등에 관해 빌 브라이슨(Bill Bryson, 1952 ~ )이 쓴 짧은 과학 역사 이야기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정말 매우 넓은 반면, 그 깊이는 매우 얇다. 때문에, 해당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는 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면, 해당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사람 이름만 기억에 남지 않을까 여겨진다. 아마도 다음의 노래를 듣고, 한국사에 대해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그런면에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입문서(入門書)보다는 고시생들이 시험 10분전 전체 목차(index) 를 떠올릴 때 활용하는 책 수준이라 여겨진다.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 여겨져, 이번 페이퍼에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가장 눈이 갔던 주제를 골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 1548 ~ 1600)는 그의 저서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Dell'infinito, universo e mondi De la causa, principio e uno>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펴고, 결국 화형(火刑)으로 삶을 마치게 되었다. 

 

 우주는 무한한 전체로서 중심과 주변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 안에 있는 것은 단지 모든 개별적 천체에 대한 관계들입니다. 이 관계들은 내가 반복해서 여러 번 설명한 것처럼 특히 일정한 중심점들, 말하자면 태양들, 중심불들이 존재한다고 우리가 제시한 그곳에 있습니다. 마치 우리들이 우리에게 인접한 태양 주위를 일곱 개의 유성이 회전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태양들과 중심불들의 둘레를 그것들의 모든 유성들, 지구들, 그리고 물로 된 천체들이 회전합니다.(p185)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외>中


 브루노는 비록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지만,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외> 곳곳에는 기존 정상과학(normal science)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제시된 마지막 문장의 '지구들', '물로 된 천체들'이라고 설명된 부분에서 우리는 고체상태의 지구형 행성(地球型行星, terrestrial planet)과 액체상태의 목성형 행성(木星型行星)을 연상할 수도 있다. 조금 엇나갔지만, 2003년에 쓰여진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는 과거 행성이었던 명왕성(冥王星, Pluto), 지금은 왜소행성 134340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어느 곳인가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우리 은하계에 몇 개의 별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000억에서 4,000억 개에 이를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의 은하는 1,400억 개의 정도일 것으로 짐작되는 은하들 중의 하나이고, 그중에는 우리 은하보다 더 큰 것도 많이 있다... 우리는 그 수백만의 문명들 중의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p41)...  1999년 2월에 국제천문연합이 명왕성이 행성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것은 좋은 소식이다. 우주는 크고 외로운 곳이다. 가능하면 많은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p42) <거의 모든 것의 역사> 中


 <거의 모든 것의 미래>에서는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이라고 받아지는 학설에 대해 위와 같이 '다다익선(多多益善, the more is the better)'의 개념으로 동의를 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명왕성은 이후 2006년 행성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는데,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12243.html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명왕성이 행성에서 강등된 이후인 2008년에 쓰여졌기 때문에 왜소행성 134340에 대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속에서 명왕성의 왜행성 강등에 대해 개인적인 아쉬움을 확인할 수 있다.


 명왕성이 실제로 행성인지, 아니면 은하의 잔해들이 남아 있는 카이퍼 띠(Kuiper Belt)라고 알려진 곳에 있는 비교적 큰 덩어리인지에 대해서 많은 천문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명왕성은 2006년에 투표를 통해서 행성 연맹에서 쫓겨났다. 명왕성은 여러 가지 이유로 '행성'의 이름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명왕성은 '외행성'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70년 이상이나 행성으로 여겨졌고, NASA가 보낸 우주선이 2015년 7월 근처를 지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명왕성이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정이 다시 달라질 수도 있다.(p17)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中


 명왕성은 1930년대 미국의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2000년대 중반 카이퍼 벨트에서 많은 왜소행성의 확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결국, 2006년 태양계 행성에서 탈락하게 되지만, 이 시기 미국은 명왕성 탐사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련의 행보는 '명왕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각별한 애정 때문이라 여겨진다.

 

 2006년 1월에 나사의 뉴허라이즌스호는 케이프커내버럴에서 이륙해 명왕성과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갔다. 그 당시에는 명왕성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아무도 몰랐다. 그것은 카이퍼 대의 안쪽 테두리에 있는 작고 먼 천체였다... 명왕성 근접 탐사 계획은 2000년까지 보류된 상태로 있었는데, 스턴은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1930년에 발결한 가장 작고 가장 큰 행성인 명왕성에 탐사선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3년에 앨런 스턴(Allan Stern)의 뉴허라이즌스 계획은 승인을 받았고, 2006년에 발사된 우주선은 명왕성을 향해 9년간의 비행을 시작했다.(p315) <천문학의 책> 中


[사진] 뉴허라이즌스 호 경로(https://www.sciencenews.org/article/rendezvous-pluto)


 '치와와가 개이듯 얼음 왜행성들도 행성체다.' 앨런 스턴이 남긴 말 속에서 우리는 명왕성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행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국 과학계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토머스 S. 쿤(Thomas Samuel Kuhn, 1922 ~ 1996)은 그의 주저 <과학 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nce Revolution>에서 패러다임(paradigm)과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를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이미 경쟁하는 패러다임의 추종자들이 어째서 상대방의 관점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가에 대한 몇 가지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그 이유들은 총괄적으로 혁명 이전과 이후의 정상과학 전통에서의 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이라고 표현되었으며, 우리는 여기서 그것들을 간단히 요약하기만 하면 된다.(p258)... 서로 다른 세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두 그룹의 과학자들은 같은 방향과 같은 관점에서 보면서도 서로 다른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어느 것을 본다는 뜻은 아니다. 양쪽이 모두 세계를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영역에서는 그들은 서로 다른 것들을 보며, 대상들이 서로 맺는 다른 관계 속에서 그것들을 본다.(p261)... 그들 사이에서 충분히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려면, 한 그룹 또는 다른 그룹이 우리가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불러온 개종(conversion)을 거쳐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경쟁적인 패러다임 사이의 이행은 공약불가능한 것들 사이의 이행이기 때문에, 논리가 가치중립적 경험에 의해서 추동되어서 한 번에 한 걸음씩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p262) <과학 혁명의 구조> 中


 같은 대상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인식틀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아마도 이들은 다른 세계를 사는 것이라는 쿤의 주장속에서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학'이라는 말은 '객관적', '합리적', '논리적' 이라는 말과 동의어다. '과학'이라는 단어를 포장하는 긍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과학'을 비판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천문학의 책> 안에서 우리는 '명왕성은 왜행성이다'라는 패러다임을 거부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학(科學, science) 역시 인간 인식 틀의 하나이며, 끊임없이 변화가 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과학의 상대성을 새삼 확인하면서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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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9-16 2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은 정말 알라딘의 호랑이세요.... 장르도 뭣도 가리지 않고 다 씹어드신다.

겨울호랑이 2018-09-16 21:44   좋아요 1 | URL
에고, 호랑이가 되고 싶은 고양이입니다. ^^:) syo님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18-09-16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길그레이트 책은 제가 소장하는 최애템인데도 이 책은 생소한 걸로 보아~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맞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9-16 22:34   좋아요 1 | URL
^^:) 한길 그레이트북은 종류가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제 독서가 워낙 구석을 찌르는 경향이 있어 북프리쿠키님께서 미처 확인하지 못하신 책이라 생각됩니다...ㅋ 감사합니다.

베텔게우스 2018-09-16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대해서 글 첫머리에 언급하신 부분에 대하여 격하게 공감합니다. 2주간 겨우 절반을 읽었는데, 나머지 절반을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특히 물리학에 관한 부분은 당최 무슨 말인지... 아무튼 저도 명왕성 부분을 읽으며 오래된 책이라는 느낌과 더불어 글쓴이의 다다익선식의 견해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글을 통해서 그 내용을 패러다임 전환의 측면에서까지 바라보게 되었네요~ 겨울호랑이님, 글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9-17 07:20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과학사에 대해 잘 정리된 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읽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책이 주는 ‘과학인물사‘ 느낌과 과거 국사 교과서를 읽는 느낌 때문이 아닌가 여겨지네요. 그런 면에서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베텔게우스님 역시 명왕성을 인상 깊게 읽으셨다는 것을 보면, 분량은 많아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부분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베텔게우스님 감사합니다.^^:)

2018-09-17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17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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