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급 인사가 면전에서 반박하고,
국가 정보기관이 ‘지시‘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에 불과한 쿠팡의 이같은 ‘미움받을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이 정도 소란을 벌이더라도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하천에서 건진 에코백‘을 대중이 믿든 안 믿든, 이용자들이 쿠팡 서비스를 벗어날 수 없다면 지금의 위기는 돌파가 가능한 소나기에 그친다.  - P10

타이완 노동부는 쿠팡의 타이완 현지 운영 구조를 콕 집으며 "현재 타이완 쿠팡의 상황과 관련해 노동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타이완 쿠팡은 화물운송 업무를 외부 운송회사에 위탁하는 동시에, 타이완 내에 자체 물류 배송팀을 구축하여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경우 배송 기사와 회사 간에는 고용관계가 성립하며, 도급이나 자영업자 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타이완 정부의 이런 기조는 쿠팡이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타이완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4

김동찬 위원장은 아직까지 이재명 정부의 언론관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윤석열 정부에서 기존 제도를 악용하는 행태가 나타났다면 이재명 정부는그 원인을 바로잡기보다 자신들이 ‘옳다‘
고 여기는 방향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 P17

"기판력 법리와 소멸시효 완성, 판례에 근거해 원고들의 청구 대부분을 기각했습니다.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해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같은 국가기관으로서 심심한 사과와 위로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재판장 이세라)가 김병진씨에게 남긴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위로는 기존법리와 판례를 바꾸는 일이 아닐까? - P25

농산물값을 둘러싼 이야기는 참으로 의아하다. 농민은 생산원가도 안 나와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치고, 소비자는 너무 비싸서 못 먹겠다고 손사래를 친다. 농산물값이 비싸지는 가장 큰 원인은 기후위기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있지만, 복잡한 유통단계와 유통비용 역시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 P32

백혜숙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겸임교수는 "경매제 일변도 구조에서는 가격이 왜곡되고 농가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농산물값 안정을 위해서는 계약재배, 산지소비지 직거래, 공공급식연계 공급 등 다양한 유통경로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전국에 퍼져 있는 농협 조직이 이런 구실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세한 국내 농가의 특성이 유통 비용 상승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농민들은 말을 아꼈다.  - P37

민사·공보 관련 임무로 참전했던 그는 전장에서 미국이 전파하려던 ‘민주주의‘라는 대의가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지는지 목도했다. 이라크전쟁은 그로 하여금 미군이 세계 경찰 역할을 수행하며 민주주의를 이식해야 한다는 네오콘식 개입주의 정책을 극도로 혐오하게 했다. 그에게 동맹이란 더 이상 가치를 나누는 친구가 아니라, 미국의 자원을 축내는 부담일 뿐이다.  - P49

그가 창업한 팔란티어 (Palantir)는 미국 국방부와 긴밀히 협업하며 전장의 복잡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실시간 타격 지점을 제시하는 등 무기 체계의 패러다임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또한 그는 다수제 민주주의가 자유와 혁신을 항상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해 왔고 국가를 스타트업처럼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49

21세기 AI 패권 전쟁에서 한국과 타이완의 반도체가 없다면 미국의 하이테크는 그저 ‘거대한 고철 덩어리‘로 전락한다. 1950년대의 한국은 군사 지정학적 방어선 밖에 있었을지 모르나, 2025년의 한국은 미국 안보의 생명줄인 ‘디지털 애치슨라인‘의 정중앙에 위치한다. 미군은 빼고 싶지만, 미군을 빼면 AI 패권까지 포기해야 한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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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라며 반발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 나라들의 기업은 애초부터 자사주를 경영권 보호에 활용하지 않는다. 문제가 없기에 규제도 없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의무화‘는, 자사주를 경영권 보호 수단으로사용해온 한국의 특수 상황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다. - P20

중국의 급속한 산업 발전은 강력한 산업정책인 ‘중국제조 2025‘ 그리고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적 산업 부문에 적자를 감수한 천문학적 투자 덕분이라고 평가된다. 한국 기업들이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려면 공격적 투자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자칫 투자에 쓸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데 그칠 수 있다. - P22

그들의 진짜 주장은 ‘남녀 상호 유불리론‘
이다.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라는 의견이 20대 남자에서 63%, 30대 남자에서 62%, 40세 이상 남자에서74%다.
우리는 이 결론, "남성 차별론에 공감하는 남자들 대부분은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중요한 발견으로 제시한다.  - P26

온라인 ‘영포티‘ 담론에서 눈에 띄는건 20대 남자와 40대 남자의 충돌이다. 이들은 정치 성향(20대 남자 보수와 40대 남자 진보), 젠더 문제에 대한 태도(20대 남자들의 남성 차별론과 40대 남자들의 ‘친 20대 여성‘ 성향) 등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 관계로 종종 묘사된다.  - P30

그러나 20세기 한국 정치사를 민주주의 쟁취의 승리 서사로(만) 쓸 때, 왜 시민들이 그토록 자주 거리에 나가야 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데 성공했다면, 굳이 생업을 제쳐두고또다시 거리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군부독재를 종식시켰다고 환호한 뒤에 군부 출신이 다시 집권하지 않았나. 촛불시위가 정권을 바꾸었다고 환호한 뒤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세력이 다시 집권하지 않았나. 그뿐이랴. 심지어 계엄이 수십 년 만에 다시 시도되지 않았나.  - P45

그러나 마침내 승리를 선언했을 때, 마침내 상황이 정상화되었다고 믿을 때,
우리는 악을 발견하기를 멈춘다. 그렇게 발견하기를 멈춘 눈 아래서 악은 자신을 숨기기 시작하고, 그만큼 악은 잠재적인 것이 된다. 사람들이 승리를 만끽하는 동안, 승리에 도취하는 바로 그때, 악은 비가시적이 되고, 그 비가시성은 악을 더욱 악화시킨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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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소통은 국정의 힘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포퓰리즘으로 흐르거나,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양산된다는 우려 또한 꾸준히 제기된다. 대통령이 엄중 조치를 지시한 산업재해 문제나 차별 및 혐오 표현 같은 경우, 단박에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 사회문제다. - P10

 "다시는 쿠데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나라, 누구도국민주권의 빛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입니다. 민주주의의 등불을 밝혀주신우리 위대한 대한국민과 함께 ‘빛의 혁명‘을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바람과 포부는 이뤄질까? 2025년이 2026년에게 숙제를 남겼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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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소년과 함께 자란 나무 이야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우정을 나누던 소년과 나무.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소년이 청년이 되고, 중년과 장년 그리고 노년을 보내며 그들의 관계는 바뀌게 된다. 


 함께 추억을 나누던 둘 사이를 가른 것은 시간이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소년은 시간이 흘러 점차 늙어갔으니. 이에 반해 나무의 시간은 아주 더디게 흘러가며 생긴 차이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공간 때문이었을까. 소년은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세상을 만났지만, 나무는 한 자리에서 소년만을 기다려야 했으니. 나무 곁을 떠나 세상을 만난 소년의 마음에서 나무의 자리는 점차 작아졌지만, 나무에게 소년은 한결같은 크기였을 것이다. 


 나무가 소년에게 자신을 내어 줄 때마다 반복되는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이 문장은 마지막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 준 뒤 다음 문장으로 바뀐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으나 ...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낌없이 내어 주는 나무에 반해, 소년의 모습은 매정하게 보여진다. 서로에 대한 우정과 사랑의 크기는 분명 달랐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준 나무에 비해 소년의 우정의 크기는 작지만, 소년은 나무에게 진실했다. 다만, 우정의 크기가 달랐을 뿐. 오랜 옛 친구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진정성이 있지 않을까? 다만, 이 지점에서 마지막에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행복하지 못한 나무에 대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떠올리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고 제비와 함께 불에 타며 최후를 맞이한 왕자의 마음과 친구에게 자신을 내주고 불행한 나무. 헌신적인 사랑의 다른 두 결말을 비교하면서, 어쩌면 행복한 왕자에게는 '제비'라는 또 다른 동료가 있었던 반면, 나무는 혼자였기에 사랑이 주는 울림이 달랐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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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12-27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유년기에 행복한 왕자를 싫어했어요. 어린 나이에 그 고독이 넘 싫었던듯요. 그런 류의 이야기를 다 싫어했었나봐요. 성냥팔이 소녀도 제가 싫어했던 이야기예요^^

겨울호랑이 2025-12-27 23:39   좋아요 1 | URL
저는 <행복한 왕자>를 참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아마도 결말이 슬프게 끝나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슬프면서도남을 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런 어른이 되지 못해서 이야기 뿐 아니라, 제 삶도 슬프게 진행되는 것 같네요... ㅜㅜ
 

은행이 유망한 산업과 기업을 발굴해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기술과 산업의 장기 전망과 추세를 알아채는 고도로 숙련된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반면 부동산 대출은 쉽고 빠르다. 담보만 잡으면즉각적으로 이자수익이 꽂히고, 당기순이익이 급증한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와 ‘부동산 도박‘
에 빠진 사이 그 비용은 고스란히 공동체의 몫으로 전가됐다. 청년들은 영혼까지 끌어모아도 집을 살 수 없게 되었고,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다. - P13

지금의 금융 시스템은 부동산, 특히 주택을 매개로 움직인다. 주택을 담보로 삼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은행의 가장 주요하고 든든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하면 그주택을 처분해 빌려준 돈을 회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주담대는 꾸준한 이자수익 보장뿐 아니라 회수 가능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우량 자산이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약 1927조원) 가운데 60% 정도인 1123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 P15

 ‘금융 배제‘는 ‘금융 독점‘과 동전의 양면이다. 경제학 교과서 관점에 따르면 여유자금을 가진 돈 많은 쪽이 자금을 빌려주고, 돈 없는 쪽은 빌린다.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주로 부동산을 보유한 부자들이 많이 빌리고 그 돈을 다시 부동산에 투자해서 가격을 더 올린다. 가진 자들이 돈도 많이 빌리는 현상을 ‘금융 독점‘이라고 부른다. 소득과 자산이 적은 대다수 청년들은 은행에 내밀 명함도 없다.
- P16

 당시 금융기관들은 외국계 컨설팅회사들에게 자문했는데, ‘한국 조선업엔 전망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포기 결정을내렸다. 결국 조선업은 붕괴 직전으로 치달았다. 현재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금융기관들은 매우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다.
금융기관들이 조선산업의 사업성을 평가할 만한 능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 컨설팅 회사들 역시 재무나 구조조정의 전문가일 뿐 산업은 몰랐다.
당시 20만여 명에 달하던 조선업 부문의인력이 이 사태 이후 2년 사이 8만명으로 줄었다. - P19

집단소송은 원칙적으로소송 참여자들뿐 아니라 같은 피해를 입은 모든 당사자에게 확정판결 효력이 미치지만, 공동 손해배상 소송은 소송 참여자에게만 효력이 미친다. 지금의 대규모공동소송에 쿠팡이 방관적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P25

하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역마다 의과대학을 세워달라는 목소리는엄청 높은데, 제가 진주 경상대병원부터 제주대병원까지 10여 년 지역 의료에 있어보니, 정작 지역의 거점 의료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그리 높지 않다. 같은실수를 해도 빅5 병원은 괜찮고, 지역 대학병원은 욕을 먹는다.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지역 병원을 지켜보고 이용해주셔야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믿고 갈 수 있는 병원을 곁에 둘 수 있다. - P35

윤석열 정부 시절의 방통위에 비해 의사결정의 효력은 좀 더 생기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합의제를 통해 의도했던 바가 이번에도 잘 실현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합의제는 그 합의를 수행할 주체 혹은 합의의 공간을 만드는주체로서의 정치, 그 합의의 장에 들어갈 자격과 수준을 지닌 전문가, 그리고 그곳에서 결의된 합의를 합의가 아닌 의사결정보다 더 나은 것으로 받아들여줄 문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작동하기 어렵다.  - P40

공적연금제도가 세계 최초로 시작된 건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 때인 1889년이다. 획기적 정책이었지만 이것이 노동자의 복리를 위한 정책으로 평가받지는않는다. 당시 독일의 평균수명이 50세가 채 되지 않았는데 연금 수급 연령은 70세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비스마르크의 연금제도는 체제에 위협이 되던 사회주의운동을 탄압하고 노동자를 포섭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노동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으로 진화했다. - P52

AI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공일반지능은 좁은 의미의 정보처리과정으로 쪼그라들거나 일반지능의 많은 요소가 생략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생략과 의도적 변형 덕분에 AI는 초지능에 가까운 지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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