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 실내에서만 생활한 고양이는 집안을 자신의 영역이라 여기기 때문에 대부분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외출을 경험하면 자주 나가고 싶어 하며 탈출할 기회를 엿볼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p259)
지난 1일. 이사하면서 고양이 귀요미가 집을 빠져나갔다. 때마침 내린 비로 어두워진 상황에서 혼자 있던 방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서 쏜살같이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단지에 실종 안내문을 붙이고, 여러 차례 이전 집을 방문 했지만 흔적을 찾기 힘들다. 주말 사이 밤에는 ‘고양이 탐정‘을 고용해서 아파트 단지 곳곳과 앞쪽 주택단지를 찾아 보았고, 낮에는 뒷산을 올랐으나 흔적을 찾기 어렵다.
고양이 탐정들 말로는 실종 고양이는 겁이 많아 지쳐 탈진하기 전까지 숨어있는 경우가 많고, 10일 이후 모습을 보인다하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기다려야 한단다. 이삿날 다른 곳에 두지 않은 실책과 슬퍼하는 딸아이 모습을 보면 하루라도 빨리 찾고 싶지만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될일이다.
귀요미를 잃어버리고 찾으며 기약없는 기다림을 하는 상황이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생각해보면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90년대 중반 대침투작전으로 기약없이 수색/매복을 했던 적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연락오기를 막연하게 기다렸던 순간을 지금은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훗날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미래는 모를 일이기에 현재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운명인 듯하다. 우리 모두는 결말을 알 수 없는 운명이라는 작품을 쓰는 작가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