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책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아무튼 독서 모임은 진행되고 있고, 안내해주시는 분이 <안티고네> 미리 읽어 두라 하셨는데. 반납일이 되어야만 책 찾아보는 나쁜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고. 반 정도 읽었던 <안티고네>를 아침에 마저 읽었다.

 


크레온       … 너는 그러지 말라는 포고령이 내려졌음을 알고 있었느냐?

안티고네   알고 있었어요. 공지 사항인데 어찌 모를 리 있겠어요?

크레온      그런데도 너는 감히 포고령을 어겼단 말이더냐?

안티고네   내게 그런 포고령을 내린 것은 제우스가 아니었으며, 하계의 신들과 함께 사는 정의의 여신께서도 사람들 사이                 에 그런 법을 세우시지 않았으니까요나 또한 한낱 인간에 불과한 그대의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들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그 불문율들은 어제 오늘에 생긴 게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고,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259)

 


<안티고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여기.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결. 크레온이 이긴 듯하지만, 결국 패배는 크레온의 몫이 되고 말았다. 이미 2,400년 전의 결론.

 


하이몬    저는 범법자들을 존중하라고 권하지는 않아요.

크레온    그녀가 범법자가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테바이 백성들이 하나같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요.

크레온    내가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지 백성들이 지시해야 하나?

하이몬    거 보세요. 이제는 아버지께서 애송이처럼 말씀하시네요.

크레온    이 나라를 내가 아닌 남의 뜻에 따라 다스려야 한다고?

하이몬    한 사람만의 국가는 국가가 아니지요.

크레온    국가를 통치하는 자가 곧 국가의 임자가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사막에서라면 멋있게 독재하실 수 있겠지요. (271)

 


잊힐만하면 간간이 찾아오는 여성 혐오 발언과 다이내믹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여주는 듯한 문장(271)도 보인다. 그래도 역시 제일 눈길을 끄는 곳은 여기.

 


크레온    우리는 곧 예언자보다 더 확실히 알게 될 것이오

             내 아들아, 너는 설마 네 약혼녀에 대한 결정을 듣고 이 아비에게 화가 나서 오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너는 내게 늘 호의적이겠지?

하이몬   아버지, 저는 아버지 자식이에요. 아버지께서 저를 위해 지혜롭게 규칙을 정해주시니 저는 거기에 따를 거예요.                저는 어떤 결혼도 아버지의 훌륭한 지도보다 제게 더 큰 이익이 되리라 생각지 않을 테니까요.

크레온   그래야지, 내 아들아. 너는 마음속에 명심해 두어라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이다. (267)


애들은 다 컸는데 아직도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나는, <안티고네>도 육아서로 읽는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보다 소중하지 않다. 친구, 동료, 지인, 그 누구도 ‘(그들이 내게) 어떻게 행동하든 (항상) 호의적으로 대할 수 없다.’ 물론이다. 배우자는 물론이거니와 자식도. 그리고 부모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모들은 자기들은 예외일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은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 당연하죠! 라고 답하지만, 자녀의 모든 순간에 개입하려 들고, 간섭하려 들고,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식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폭력적이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면 괜찮은 거라고. 겉으로는 말하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크레온이 말한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너는 내게 늘 호의적이겠지? 하이몬을 대신해 내가 말한다. 그렇게 못 해요. 적어도 얼만큼은, 아버지가 어떻게 행동하시는지에 달려있어요. (그런데 지금 아버지는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요. 그건 제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에요.) 크레온이 또 말한다. 마음 속에 명심해 두어라. 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이다. 하이몬을 대신해 내가 말한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지만, 따르려고 노력하겠지만. 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를 수는 없어요.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아요.

 


, 아버지가 매사에 제 뜻에 따라주신다면 모르겠지만요.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요한 페터 크라프트, 18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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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19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에 지문 저렇게 나오는 거 어찌된 일인지 나는 모릅니다. 컴퓨터 화면상으로는 제대로 나오는데 핸드폰에는 글자들이 제각각이고. 북플에서도 그렇구요. 어떤 연유인지 알 수가 없네요. 허허.

미미 2022-05-19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컴퓨터에서는 컬러도 예쁘고 깔끔하게 배열되어 있어요^^*
저는 다른 책으로 가지고 있는데
궁금하네요.

단발머리님 프랑스어 책읽기도 놀라운데 이 책으로 하시나봐요? 너무 멋집니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2-05-19 18:29   좋아요 2 | URL
오호, 다행이네요. 감사해요, 미미님^^

프랑스어 책읽기는 정말 부끄럽기는 한데 ㅠㅠㅠ 읽기가 부끄러운게 아니라 제가 부끄러워서요. 프랑스어 잘하는 친구가 웅숭 깊은 목소리로 읽어주는데 제가 뻑! 가버려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단어 문법 하나도 안 해서 아직도 왕기초입니다.
그래도 화이팅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5-19 1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인 것 같아요!
프랑스어 책읽기라니, 단발머리 님 진짜 너무 멋진거 아닙니까.
저는 아직 이 책 안샀고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만 한 상태에요. 아 빨리 사고 싶네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2-05-19 18:30   좋아요 2 | URL
저는 일단 소포클레스판 읽고 장 아누이 앞쪽 쪼금 읽었는데, 재미있는 거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사세요, 서둘러요!!

mini74 2022-05-19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크레온 같은 아빠들 좀 있지 않나요. 친구같은 아빠라고 하지만 ㅠㅠ 저는 자꾸 아이 또래 애들에게 말을 그렇게 걸어요. 한 번은 아이랑 가다가 아이 친구 만났는데 제가 막 더 반가워하면서 밥은 먹고 다니니? 하면서 주접을 ㅠㅠ 아이가 엄마 살인의 추억 찍냐고 ㅎㅎㅎ 단발머리님 프랑스어 읽기 우와!!! 저도 파이팅입니다 *^^*

단발머리 2022-05-19 18:31   좋아요 3 | URL
밥은 먹고 다니니? 에서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넘나 크게 웃었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아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말 걸 때 저희집 애들이 싫어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애들은 그런 거 싫어해~ 그러면서요. 미니님 파이팅도 잘 접수되었습니다. 아이고, 맨날 접수만 받고. 오늘은 프랑스어 단어 하나라도 외워야겠어요.

vita 2022-05-19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아요. 소리내어서 따라 읽기! 프랑스어 단어 외우시고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저도 따라 외울래요!!!

단발머리 2022-05-19 21:09   좋아요 2 | URL
오늘의 표현 : Ça va?
이거 쓰는데 세 번 고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라파엘 2022-05-19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주제의식을 가진 독서로서,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것도 정말 흥미로운 방법인 것 같아요!! 게다가 프랑스어 공부도 하신다니... 프랑스의 대표적인 육아서라면 뭐니뭐니해도 루소의 에밀 아닌가요? 😂

단발머리 2022-05-19 21:11   좋아요 2 | URL
전 그렇게 읽으려고 했다기 보다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읽었는데 이제 아가들은 다 컸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읽히네요 ㅎㅎㅎ 프랑스어 공부를 한다는 말을 하기조차 부끄럽지만 아무튼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루소의 에밀을 프랑스어로 만날 때까지 정진하는 걸로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5-20 0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으신다는 말씀 어떤 뜻인지 알듯 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5-20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육아서로 읽으신다는 말씀!!!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것 같거든요ㅋㅋㅋ
프랑스어를 웅숭깊은 소리로 읊조리시는 모습에 반하여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하였다는 그 말씀도 프랑스적이군요^^
멋져요~~무언가에 반하여 앞뒤 계산없이 내 열정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멋져요. 전 계산이 너무 앞서서 시도할 엄두를 못내고 그저 바라만 보다 시간을 허비한 경우가 많거든요.
프랑스어 공부 시작하신지 좀 되신 듯한데 그 끈기심도 높이 평가합니다.
파이팅입니다.^^
 



 














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구, 정확하게는 내게 가장 흥미로운 문구다.

 

해러웨이는 위계와 지배의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여러 영장류 중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동반한 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한다. 서구 유럽의 경험 속에 동양이 차지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에 기반하여 동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으로서의 오리엔탈리즘’(60)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서, 해러웨이는 그 시선이 누구의 것인가를 묻는다.

 


해러웨이가 보기에 그 시선은 백인, 서양 과학자의 시선이며, 원숭이와 유인원을 '거의 (남성)인간' 혹은 더 나아가 '기원적인’, '문화 이전의’, 혹은 '자연의’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조명한다. 다시 말하지만,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지식의 대상으로서 기입된다/만들어진다. 각 경우에 후자인 타자는, 자아이자 빛과 시각의 원천인 전자보다 열등하지는 않더라도 그것과 완전히 구별되며 부차적이라고 서술되지만, 두 쌍의 형상은 그와 연관된 이원론의 목록 전체와 마찬가지로 오직 상호의존적 위치로서만 의미를 만들거나 작동시킨다. 섹스/젠더, 자연/문화가 그런 이원론에 포함된다. 한쪽을 특정하거나 이해하는 일은 다른 쪽을 규정하는 매우 세부적인 사항과의 차이에 의존한다. 다른 것과 구별되며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위치 혹은 대상은 독특함과 우월성이라는 의미의 측면에서 부차적인것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보다 열등한 것, 즉 자원으로 낙인찍힌쪽 없이는, 보다 위대한 것, 문화의 비범한 특질인 쪽도 자신이 이야기하고 규정하는 것, 자신이 체현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없다.(『도나 해러웨이』, 61-2)

 


이성적이고 도덕적이며 문명을 이룩하는 주체(서구, 백인, 남성, 이성애자, 비장애인)에게는 감성적이고 비도덕적이며 자연과 어울리는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인데, 상대가 어떠함을 규정함으로써 자신을 새롭게 창조했다는 점에서, 이는 동양과 서양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페미니즘 모토 중에 가장 극단적인 주장으로 알려진, 내가 보기에 가장 소박한(?) 것이 여자도 사람이다라는 주장이다. 페미니즘에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아니, 그럼 여자도 사람이지! 언제 우리가 여자는 사람 아니라고 했어? 라고 반문할 것이다. 여자도 사람이다. 남자도 사람이고 여자도 사람이다. 남자처럼 여자도 사람이고, 여자처럼 남자도 사람이다. 하지만, 이 간단한 주장이 여자에게 적용될 때는 기이하게 변용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니, 그래도 여자가, 그렇게 밤늦게 돌아다녀도 돼? 아니 그래도, 얘는 엄마가 키워야지. 아니, 그래도 여자가, 몰골이 그게 뭐야? 남자에게는 가능하고 당연하고 평범한 일들이, 여자에게는 불가능하고, 어렵고, 비범한 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성 혐오 5천 년의 기나긴 역사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억압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여자는 인간이되, 아직도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 했다.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라는 부제가 붙은 진구섭의누가 백인인가?』의 2장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백인성, 백인됨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이민 시대 초기 백인은 오직 ‘앵글로’와 ‘색슨’만을 의미했다독일인에 대해 반감이 컸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일계조차도 순수한 백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아일랜드 이민자를 원숭이야수술주정뱅이로 묘사했고동남부 유럽 이민자들은 견습 백인(probationary white),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백인 검둥이(white nigger), 그리스 이민자들은 기니아, 즉 검둥이로 불렸다. 유대인들은 검은 동양인, 하얀 검둥이(whiteniggers)로 불렸다고 한다(『누가 백인인가?』, 47). , 앵글로 족과 색슨족만이, 영국 이주민만이 가지고 있던 우리’, ‘인간’, ‘백인의 개념이 점차 다른 이민자에게까지 확대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중간 단계라 여겨져 노예 산업의 근간이 되었던 흑인 남자는 노예 해방운동의 중요한 축이었던 백인 여자보다 먼저 시민권을 획득함으로써, 먼저 사람이 된 경우이다.

 


 














사이보그는 인공두뇌 유기체cybernetic organism,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이며, 허구fiction의 피조물이자 사회 현실 social reality의 피조물이다. 사회 현실은 삶에서 겪는 사회관계이자 가장 중요한 정치적 구성물이고 세상을 바꾸는 허구다.(『해러웨이 선언문』, 18)

 


다시 제자리로. 심오한 역사적 폭과 깊이를 지녔어도, 젠더는 보편적인 정체성이 아닐 수 있다(『해러웨이 선언문』, 84)는 해러웨이의 주장, 그리고 <반려종 선언>의 여러 주장을 고려해 볼 때, 그녀는 인간과 인간, 유기체와 기계, 인간과 동물간의 차이와 그 차이에 근거한 위계, 질서, 폭력이 온당하지 않으며, 그러한 그릇된 서열화는 인간이 지구에서 최고의 존재라는 잘못된 믿음, 더 구체적으로는 서구의 백인 남성이 이 지구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는 비과학적언설에 의해 지지받았다고 주장한다.

 


내가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존재로서의 개, 를 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이한 원자의 독특한 결합으로 알고리즘에 따라 운영되는 라는 존재 역시 유기체의 일종으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 것 아닌가, 추측해 본다.


 

너무나 세속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인간 중심적이며, 영장류에 속하나 호모 사피엔스임을 강조하며 살았던 한 명의 인간. 사이보그이며, 하이브리드, 모자이크, 그리고 키메라인 1인은 심히 괴롭다고 한다. 이제 팟캐스트 들으러 간다. 도움 받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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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3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3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15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단발머리 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제가 좋아하는 작가 ‘샤론 볼턴‘의 <희생양의 섬> 에서의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글쎄, 이곳에선 적응을 잘 못한 것 같고, 그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말이 맞아요. 이곳 섬들은 작지만 강력한 패거리가 다스리고 있거든요. 체격이 큰 금발의 남자들 말이죠.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은 스코틀랜드 대학을 다녔고, 노르웨이 부족의 침략이 있던 시절부터 가족끼리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 말이에요. 토라, 생각해봐요. 병원의 아는 의사들이나, 학교의 교장이나, 경찰이나 치안판사, 또 상공회의소, 지역 시의회까지, 그들이 전부 차지하고 있다고요.˝
그 점에 관해서는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꽤 많은 섬 주민들이 눈에 띄게 비슷한 외모를 지녔다는 사실을 나도 이미 여러차례 실감한 터였다. (p.249)

팟캐스트 듣고 도움은 좀 받으셨나요, 단발머리 님? 저는 아직 다 읽지 못한 걸 내일 월요일부터 계속 다시 읽을 생각입니다. 저는 주말에 심각한 독서를 못하겠어요. 흐음...

단발머리 2022-05-16 15:59   좋아요 1 | URL
우아, <희생양의 섬> 좋네요. 저도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참, 신기해요. 그 묘하게 싸한 느낌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작은 섬의 강력한 패거리가 모든 면을 장악하고 있다면, 그 패거리가 속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혜를 누릴테니까요. 서로 서로 친구고, 아는 사람, 아는 동생... 그런 거겠죠? 다락방님이 인용해주신 문단 읽다보니 샤론 볼턴 책 한 권 더 읽어보고 싶네요.

전 팟캐로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는데 ㅋㅋㅋ 우아, 사람들 목소리 왜케 좋아요. 그것땜에 일단 90점 드립니다. 저도 이번 주말에는 정말 푸욱 쉬었네요 ㅋㅋㅋ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면 이원론, 오리엔탈리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상황적 지식을 태그로 삼아야할 것 같다. 그리고 사이보그.


 














『도나 해러웨이』의 조지프 슈나이더는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를 이렇게 정리한다.

 


특히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를 통해 우리는 젠더가 없고, 그에 연결된 오이디푸스 가족 이야기의 끝없는 순환이 없는 세계를 희망할 수 있다. 그것은 기독교인이 아니고, 여성에게서 태어나지 않았으며, 에덴동산이 있다 해도 인식하지 않았을 것이고, 전지한 아버지가 조화롭게 마련한 이성애적 생식 결합을 통한 구원에 의존하지 않는다. 해러웨이는 페미니즘 과학소설이 이미 유망한 사이보그 서사를 몇 가지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다(Ibid.: 106, n.27). (113)

 


젠더의 각주를 찾아보면, 1991년의 인터뷰에서 해러웨이가 사이보그를 다염성polychromatic의 소녀, 나쁜 여자아이”(299)라고 말했음을 알게 된다.   

 
















『해러웨이 선언문』의 역자 황희선은오늘의 SF #1』 <도나 해러웨이 사이보그, 그리고 SF적 상상력의 유토피아적 모멘텀>에서 이렇게 썼다.

 


해러웨이가 볼 때 사이보그는 우선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출현하는 하이브리드를 뜻한다. 서구 근대의 이분법적 사고관에서는 본성상 이질적인 존재들, 비단 유기체와 기계만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이 뒤섞여 네트워크를 이룬 상태를 일컫는다. 더 중요한 점은 하이브리드는 정의상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순수한 것은 범주가 명확한 존재들이다. 예컨대 이성애주의적인 규범에 부합하는 여성과 남성, 영혼 있는 인간과 영혼 없는 기계라는 개념이 그렇다. 하지만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고 개인이 '생명의 암호’인 염기서열로 특정되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는 오늘날 그 모든 이분법은 흐트러진다. 출생 시 사회적으로 지정된 것과 다른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들도 남녀이분법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단일 설계와 의지에 따라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된 신의 피조물과 달리, 각각의 부분이 서로 원리상 이질적인 사이보그는 모순이 가득한 존재이다. (294-5)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리며 출현한 하이브리드가 바로 사이보그이며, 우리 자신을 그런 사이보그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이전에 각각을 구분하는 기준점이었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작게 느껴질 것이다. 여성 범주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여성이라고 부를만한, ‘여성이라고 칭할 만한 존재 자체가 부재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좀 묘한 느낌이 든다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에는 여성공통의 경험에 대한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던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피해자됨’, ‘피해자성에 대한 이야기, 정체성에 기반한 페미니즘의 한계를 지적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절판된 책이고, 중고로 구입하려면 120,000. 도서관을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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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2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조지프 슈나이더의 해러웨이도 읽고 계시는군요. 저는 해러웨이 선언문 다 읽고 읽어볼 참입니다. 저 도나 해러웨이 마스터 하고 싶은데 그 길은 너무 멀고도 험할것 같네요 ㅠㅠ 마스터가 다 뭐야 기초도 모르겠어요.

도나 해러웨이, 한나 아렌트. 제가 평생 파고들겠습니다. 흠흠.

단발머리 2022-05-12 12:15   좋아요 2 | URL
제가 웬만하면 번역 이야기 안 하고 싶은데 조지프 책은 책이 난해한 건지 번역 때문인지… 그 책도 어려워요. 전, 다락방님이 읽으셨던 이지언의 도나 해러웨이도 읽어볼까 싶어요. 근데 이쪽 저쪽 다 어려움 ㅠㅠㅠ

평생 파고들 주제가 넘 근사하네요. 해러웨이랑 아렌트라니!! 😍😍😍

거리의화가 2022-05-12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중고 12만원...ㄷㄷㄷ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없을 것 같아요. 도서관이 워낙 작은데여서-_-;
저도 읽기 시작했는데 개념 자체가 어렵긴 합니다만 번역도 어렵게 느껴져서ㅠㅠ 다행히 옆에 원어를 같이 넣어두었더라구요. 원어로 보면 좀 더 나은듯합니다. 어쨌든 진짜 집중해서 읽어야 겨우 넘어가는 수준인듯 해요ㅜ 조금씩이라도 밀리지 말고 읽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2 13:10   좋아요 1 | URL
12만원, 정말 후덜덜이죠 ㅠㅠㅠ 근처에 새로 생긴 도서관에는 그 책이 없더라구요. 저도 오래된 도서관에서 한 권 발견했어요. 목차 훑어보는데 괜찮아서 나도 사야겠다, 했는데 절판이라 안타깝더라구요. 연체 안 하고 읽는게 목표입니다.

개념도 어려운 이 책을, 이 책들을 알라딘 이웃님들과 같이 읽으니 그래도 나은 것 같아요. 전 <해러웨이 선언문>도 전에 도전했다가 두 번 다 실패했거든요. 어렵다는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ㅎㅎㅎㅎㅎ 서로를 의지하면서 읽어가니 그래도 요만큼 읽을 수 있네요^^

mini74 2022-05-1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정리글 보니 사이보그에 대한 이해가 조금 될 것도 같은 *^^* 중고가 120000원 우와 !!

단발머리 2022-05-12 19:11   좋아요 1 | URL
미니님도 이번달에 같이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아직도 사이보그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도나가 ‘우리는 사이보그다‘ 그랬단 말이지요. 근데 그걸 모르고 있네요. 하하하하하. 중고가 12만원이 의미없어지려면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개정판이 나와야 할텐데요. 그죠?

mini74 2022-05-12 19:14   좋아요 0 | URL
사이보그 선언까지 읽었어요 ㅎㅎ 그 다음은 ㅠㅠ 다락방님이 올려주신 팟캐 듣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2-05-12 19:18   좋아요 1 | URL
저는 <반려종 선언> 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조지프 책으로 넘어왔거든요. 도움 받으려고요 ㅋㅋㅋㅋ 전 아직 팟캐 아끼고 있어요. 혹 정답 나올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2-05-12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들을@_@;;; 뱅글뱅글@_@;;;; 존경합니다@_@;;;;

단발머리 2022-05-12 19:10   좋아요 1 | URL
뱅글뱅글@@ 어려운 책들을 읽겠다고, 읽어 보겠다고 일단 준비는 해두었습니다. 문나잇님, 감사합니다!!!!
 


















큰애 낳고 첫 번째 주일, 친정 식구들은 다 교회에 가고, 자다가 눈을 뜨니 옆에 아기가 누워있었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입체 초음파로 보았던 바로 그 콧대. 그 콧대의 주인공이 정말 그림처럼 누워 자고 있었다. 만난 지 삼일 만이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 나는 사랑이 느껴졌다. 모성이 부족한 사람인 내게조차 그 두근거림은 너무 선명해서, 자는 아이를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는 좀 다른 것 같고 혹은 더 큰 것 같은 사랑, 그런 마음이 존재한다는 걸 확신하게 된 순간이랄까. 마음을 주었어도 또 다른 마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마음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내 손으로 처음 뽑은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이지만, 그분은 워낙 산 같은 분이시라 그냥 존경하고 우러러볼 뿐이었고, 내 마음속 대통령이라면 언제나 노무현 대통령님이었다. 파란만장했던 경선 과정도 그랬고,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랬다. 선거 전날 멀리서 뵈었을 때의 기쁨, 그리고 당선의 환희가 전부일 줄 알았는데, 퇴임 후의 비극은 결국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내 마음속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런 마지막 대통령이 되실 줄 알았는데, 오늘 퇴임하시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뵈니 온갖 감회가 몰려와 감정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다. 웃으면서 조금 울었고, 울면서 또 웃었다.

 


대통령님, 지난 5년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이 우리나라 대통령이어서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어깨의 무거운 짐 이제 모두 내려놓으시고, 그토록 원하시던 일상으로 돌아가셔서

하고 싶은 거 다하세요.

우리 이니님,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하고 많은 날 중에 하필 오늘이 작은 아이 학교 재량휴업일이라 대통령님 퇴근길을 함께 하지 못했다. 꼭 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마중 나온 모습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내일부터 새 시대가 열린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우리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좀 슬프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던가.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몇몇 친구들에게 울적한 마음에 나 지금 울고 있다ㅠㅠ카톡을 보내고, 오늘 같이 갈 걸 그랬지? 대통령님의 퇴근길을 아쉬워하고, 조국 장관 따님의 일기장은 중학교 때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것이므로, 중학교 일기장을 압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비열하고 악랄한 한동훈이 욕을 나누고 있다. 결론은 한 방향으로 향한다. 이제 5년 동안 시사 방송 모두 끊고, 뉴스 끊고, 네이버 끊고, 어디 조용한데 칩거해서 연구에 매진하자.




 



























일단 도나 해러웨이. 신간이 오고 있다. 내가 함 읽어보겠다는 정신으로 읽어보겠다. 친구가 추진 중인 <서양 철학 제대로 파보기 전국 협의회> 선정 도서도 쓱 훑어본다. 고급스럽고 우아하지만 포스가 어마무시하다. 원서는 새로 사지 말고 집에 수납장 속에 대기 중인 것 중에 몇 권 골라보고, 무엇보다 엄중한 시절에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님 만나주셔야 한다. 1월에 구입한 세트 도서 3권 중에 다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읽어야겠다. 읽어보겠다. 읽는 수밖에. 허어, 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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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5-09 2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인 분이 현장을 담은 릴스
를 인☆에 올린 것을 보고는
기냥 울컥했습니다.

항상 소중한 것은 지나간 다
음에야 알게 되는 닝겡이의
깊은 회한이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미디어는 끊고 책이
나 더 읽어야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울컥하죠. 저도 그래서 어제 눈물바람.....
소중한 순간들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미디어 끊고 책 더 읽으신다는 말씀에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꼬마요정 2022-05-09 2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상만 봤는데 울컥 했네요.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젠 편하시면 좋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꼬마요정님!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제는 편안한 일상을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yche 2022-05-10 0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 뉴스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서 내 다시는 안 보리라 해놓고 또 보면서 화나고.... 앞으로 5년이 두려워요. ㅜㅜ

단발머리 2022-05-10 11:2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서 뉴스 끊고 있어요. 전 한참은 안 보려고 해요. 프시케님도 정신 건강을 위해 당분간은.... 뉴스를 끊으심이 어떨까요.

vita 2022-05-10 0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구들이랑 좋아하는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동영상 올려줘서 보았는데 뭉클했지요. 고생하셨으니 이제 평화로운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제 5년은 영불철의 나날들인 겁니다. 절망해서 바닥에 엎드리지 말고 두 주먹 불끈 👊

단발머리 2022-05-10 11:30   좋아요 1 | URL
새로운 5년을 새롭게 만들어갑시다, 비타님! 비타님의 커리큘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두 주먹 불끈!!!

거리의화가 2022-05-10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대통령님 마음으로 항상 응원하고 지지를 했던 사람으로서 어느덧 마지막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더라구요. 5년중 거의 3년간을 코로나로 더욱 힘드셨을 것 같은데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저 중에 ‘세계철학사‘만 갖고 있네요^^; 읽어야 하는데 소장만.. 아렌트 책도 찜해놓았다가 품절되서 재입고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간 도전을 해봐야겠어요~ㅎㅎ

단발머리 2022-05-10 11:33   좋아요 2 | URL
많은 분들이 그러셨을거 같아요.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가지셨던 분들이 많으시니까 당선 때보다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퇴임하시는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을 이렇게 접습니다.
저도 소장만 하고 있는 책들이 많아서요. 이제 때가 되었으니 소장만 했던 책들, 좀 자세히 살펴보려고요.
한나 아렌트가 시작입니다^^

mini74 2022-05-10 1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분. 꼭 지켜드려야 할 분 단발머리님 사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22-05-10 13:10   좋아요 2 | URL
고마운 분, 저희가 지켜드리지 않아도 되었으면, 그런 갈등 속으로 불려오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미니님 맘이 전해지네요....

얄라알라 2022-05-10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실수로라도 목소리 들을 까봐 뉴스 끊고 삽니다..
이렇게 단발머리님께서 글 올려주신 덕분에 북플 친구분들 따스한 감사 댓글 서로 읽고 지지하는 마음 나눌 수 있고, 좋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5-10 21:43   좋아요 2 | URL
뉴스 끊으신 분 많으시네요….
답답하고 걱정스러운 맘이지만 저처럼 속상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중에도 위로가 되네요. 감사해요, 얄라알라님!

라로 2022-05-10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뒷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떠나는 뒷모습이 평화롭고 아름다웠어요.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제 마음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시궁창으로 빠진 것 같은 국민들을 생각하면 그러기 힘드시겠지만..ㅠㅠ

단발머리 2022-05-10 21:4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아름다운 뒷모습이요. 이제 여사님과 반려견들과 이웃분들과 평화로운 농촌 생활 이어 가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5-15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짐정리 하면서 라이브로 뒤늦게 영상 보면서 ˝다시 출마할까요?˝의 한 마디에 울컥했다가, 또 한편으론 다음 날 사저에서의 모습 사진 몇 컷 보고, 갑자기 정겨워지는 거에요^^
대통령님댁에 놀러가고 싶더라는~ㅋㅋㅋ
고생하신만큼 동네 사람들이 잘 챙겨드렸음 좋겠는데, 어르신들이 보수텃밭이라 불안불안 합니다. 그래도 지지자들도 많으니까^^

단발머리 2022-05-16 16:0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우리 많이 울컥하네요 ㅠㅠㅠ 이제 맘껏 쉬시고 하고 싶은 일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여사님이랑 놀기, 강아지랑 놀기, 꽃 가꾸기 기타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 사람들은 괜찮은거 같은데 보수 쪽의 외부사람들이 확성기 틀어놓고 그러나 봐요. 경찰에 신고해도 안 된다 하니.. 참, 안타까워요.

책나무님, 정리 대충 하시고 짬짬이 쉬세요. 갑자기 정리하면 몸살나더라구요. 사이사이 알라딘 놀러오시구요^^

ÊTRE 2022-05-15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즘 폭풍책읽고있네요.콜린후버 필독서? 지르고있던중 우연히 발견하고 위로받는중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Être님! 전 일단 콜린 후버 한 권 샀어요. 장르만 알고 예전에 사뒀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네요 ㅎㅎㅎ 일단 한 권 읽어보고 또 사려고요^^

ÊTRE 2022-05-15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별한날 아니면 너무자주들 우르르가서 사진찍고 번거롭게는 안해드렸으면 하네요.우리야한번이고 기념이지만 얼마나 피곤하실까요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도 노대통령님 계실 때 못 가봐서 문대통령님께는 꼭 가보고 싶은데... 맞아요, 우리만 생각하면 안 되겠죠.
조용한 동네라서요...
 


















을 읽고 쓴다.

 



1. 사이보그

 

사이보그는 에테르이며 정수다(21). 포스트모던 집합체의 일종인 동시에 개인적 자아이다(49). 나는, 사이보그를 현대인으로 읽었다. 유기체와 기계의 결합. 가장 쉬운 예로서, 나처럼 안경 쓴 사람을 상상해 보았다. 이건 내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니고, 일전에 알쓸신잡에서 김상욱 교수가 말했던 것인데, 기계인 안경이 인간의 일부가 되어버린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우리 몸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곧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게 될 작은 컴퓨터는 우리의 확장된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이되 기계를 차용했던 존재에서 기계가 유기체의 구조 속으로들어가, 인간이며 기계로 새롭게 탄생하게 될 사이보그

 



2. 가사 경제

 


노동은 남성이 하든 여성이 하든, 말 그대로 여성적이며 여성화된 것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여성화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취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 해체되고 재조립되며 예비 노동력으로 착취될 수 있다는 것, 노동자보다는 서비스 제공자로 여겨진다는 것, 노동일 제한을 비웃기라도 하듯 급여가 지급되다 말았다 하는 노동 시간 배치에 종속되다는 것, 언제나 외설적이고 부적절한, 성으로 환원되는 실존의 경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54)


 

육아와 유아교육, 노인 케어 등의 돌봄 노동은 여성화된 노동으로 여겨져 가치가 폄하되고 저임금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노동의 여성화는 노동자의 불안한 위치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존재로서의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3. 이원론

 


요약하자면 서구 전통에서는 특정 이원론들이 유지되어왔다. 이 이원론 모두는 여성, 유색인, 자연, 노동자, 동물 간단히 말해 자아를 비추는 거울 노릇을 하라고 동원된 타자로 이루어진 모든 이들을 지배하는 논리 및 실천 체계를 제공해왔다. 이 골치 아픈 이원론에서는 자아/타자, 정신/육체, 문화/자연, 남성/여성, 문명/원시, 실재/외양, 전체/부분, 행위자/자원, 제작자/생산물, 능동/수동, 옳음/그름, 진실/환상, 총체/부분, /인간과 같은 것이 중요하다. 지배되지 않는 주체the One이며, 타자의 섬김에 의해 그 사실을 아는 것이 자아다. 미래를 쥐고 있으며 지배의 경험을 통해 자아의 자율성이 거짓임을 알려주는 이가 타자다. 주체가 된다는 것은 자율성을 확보하고 막강해지며 신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주체됨은 환상이며 그 때문에 타자와 함께 종말의 변증법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타자됨은 다양해지는 것, 분명한 경계가 없는 것, 너덜너덜해지는 것, 실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하나는 너무 적지만 둘은 너무 많다. (77)

 
















이원론의 한계를 넘어서 여성 범주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피해자됨(victimhood)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띈다. 심오한 역사적 폭과 깊이를 지녔어도, 결국에는 보편적인 정체성이 아닐 수 있다는 젠더’(84)에 대한 이해가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다. <피해자 정체성의 정치와 페미니즘>에서 정희진이 말했던 정체성을 피해자로 본질화할 때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고찰 역시 필요하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217) 가부장제가 원하는 피해자다움의 성 역할을 거부하고(224), ‘정체성의 신화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모색해야만 하는 페미니즘의 앞날(?)에 주목하게 된다. 변신하고 변이해야만 하는 페미니즘의 미래


 



4. 어린이날

 


북플에는 페이스북과 비슷하게 작년의 기록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데, 오늘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지난 어린이날의 기록이 보였다. 나는 지난 어린이날에 파주 지혜의 숲에 갔고, 아이들이 늦잠 잘 때 도서관에 연체한 책을 반납하러 갔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읽었더랜다. 오늘은 어린이들 없이 어버이날 행사 1건을 마쳤고, 집에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공짜 커피 쿠폰 쓴다는 핑계로 외출했다. 책 읽을 시간이 없을 게 뻔한데도 굳이 책을 챙겨가는 자세.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에 대한 진지한 마음. 어제 조나단 글에 대한 댓글에서, moonnight님이 조나단을 선물로 주셔서 더욱 뜻깊은 어린이날이 되었다. 5 5일에 올리고 싶어 급하게 썼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어린이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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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5-06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두번째 부분 보니 읽을 만 하겠다는 건방진 생각이..!! 그 부분 빼고 다 어려운 건 아니..겠죠? ㅎㅎ 어린이날이라고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었다는데 비교적 평온히 보내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푹 쉬세요^^

단발머리 2022-05-06 00:30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어린이날이라서 많이 고단하셨을텐데 아직도 안 주무시고 계시네요. 그 부분이 유독 평이합니다 ㅋㅋㅋㅋ 전 앞쪽이 특히 어려웠구요. 뒤쪽도 어렵 ㅠㅠㅠㅠ
얼른 쉬세요, 독서괭님! 남은 부분은 내일 읽기로 해요^^

바람돌이 2022-05-06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글을 읽으니 주장하는바가 뭔지 감은 잡히는데 이정도로 감을 잡기도 무지하게 어렵다는거겠지요? ㅠㅠ

단발머리 2022-05-09 12:19   좋아요 0 | URL
그나마 제일 쉬운 부분, 그래도 알만한 부분을 인용했구요. 더 어려운 부분도 많ㅠㅠㅠㅠ
<반려종 선언> 마치면 앞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싶습니다.

2022-05-06 0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9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06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이거 철학자들 그 팟캐스트 들으니까 앞부분이 더 어렵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 도나 해러웨이 두 권 샀어요. 에라이 모르겠다 다 사버림요 ㅋㅋㅋ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대한 진지한 마음 ♡

단발머리 2022-05-09 12:16   좋아요 0 | URL
전 제 힘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힘으로 파보겠다고 아직 팟캐스트 안 들었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밤에는 도나 신간 도착한다 해서요. 제가 벼르고 있습니다. 도나에게 전해 주세요. 제가 벼르고 있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2022-05-06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이렇게 많이 읽었어요?! 조금 읽은 줄 알았더니만!!!

단발머리 2022-05-09 12:15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반려종 선언>을 읽고 있지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