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니,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대학 때 알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십년 넘게 못보고 지내다가 갑자기 연락해서 보자고 하면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친했던 사람이라면 그래 한번 보지 뭐 하는 마음이 되고 만다.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데... 헉. 회의가 아직 안 끝났다고 연락이... 뭐냐. 나 조금 있다가 약속 있어 가야 한다고..ㅜ

 

여하둥둥... 나이가 들면 옛사람이 그리운 건가. 사회생활에서 만난 사람들보다는 그래도 이십대 십대를 함께 한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건가. 사실 나는 나이들어 만난 사람들보다 초등학교 때 동창들이 가끔 궁금하기는 하다. 물론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말이다. 나는, 과거의 일들을 잘 돌아보지 않는 편이라, 애인도 헤어지면 다신 만나지 않고 소식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존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라서, 그 때 만났던 나와 지금 이 시점의 나는 별개다.. 그러니 그립고 보고 싶다고 해도 굳이 만나서 얼굴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냥 소식이나 들으면 아 그 사람은 그렇게 살았구나 여기고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라는. 조금 냉정한 구석이 없진 않지만, 그게 편하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일시하면, 문제가, 그 때 나보다 못했던 사람이 지금 나보다 잘 되었을 경우 화가 날 수 있다. 수십년 전의 내가 그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 앞질렀다고 해서 지금까지 그 격차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거기에서 상당히 비교를 하고 화를 낸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과거와 지금의 내가 다른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땐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고. 그동안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달랐고, 무엇보다 인생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된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나이를 먹긴 먹었는 지, 그 때 그 사람이 지금 뭐하고 사는 지는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용감하게 연락하고 보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냥 풍문으로만 들으면 그만인지라. 아... 오늘 보기로 한 선배는 안 될 것 같네...  한 시간 거리에 있는데 지금 온다고 하면 내가 저녁 약속에 못 가게 되니. 쩝. 다음 기회에.

 

 

 

이 책 다 봤다. 하권도 얼른 나오렴.

아주아주 재밌지는 않았지만, 좀 신기방기한 책이긴 해서 하권도 궁금해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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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조직개편이라고 났는데... 이거 좀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바깥은 시베리아 칼바람이 부는데 그만 두고 나가서 다시 구직이 안되면 손가락 빨고 살 수 있으려나. 진심 고민된다.

 

회사는 무엇인지. 경제적 수단. 그렇게만 생각하고 버티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하루의 8시간 이상을 '존재'하는 곳에서는 인간관계도 맺어야 하고 일에서도 아주 작은 보람이라도 찾아야 하고 뭔가 성취감도 있어야 한다.. 가 나의 생각이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닛? 그냥 돈 받고 일하는 데서는 꾹 참고 아무 일이나 하는 거야 라고 한다면...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 왜냐하면 난 어른이니까. 그것도 경력이... 손을 들고 하나 둘... 열...으윽. 한참인 어른이니까. 사회생활이 녹록하지 않다는 거 잘 아니까. 이런 얘기 징징거림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잘 아니까... 그래서 참는다.

 

이렇게 징징한 마음으로 다니면서 세상을 사는 게 맞는 건지. 열심히 고민하기는 한데 사실 잘 모르겠다. 다들 그렇게 살쟎아.. 라는 대답이 내 속에서 나올 때도 있고 야 그래도 한번 사는 건데 인간답게 살아봐야지 라는 대답이 속에 불쑥 튀어나올 때도 있다. 어느 말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어쩄든, 지금 내가 매우 힘들다는 건 사실이다. 이 난관을 버티면서 극복..까지는 아니라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고 그냥 넘길 것이냐, 분연히 밖으로 나가 칼바람 맞으며 다른 일을 구해볼 것이냐. 를 고민하고 있다. 돈을 벌어야 책도 사는데. 돈을 벌어야 술도 먹고 밥도 먹는데. 돈을 벌어야 관리비도 내는데... 라는 구질한 생각들도 함께 뿅뿅 떠오르고 있다. 인간... 참 구차한 존재이면서 뭔가 반짝이는 이상을 좇는 기기묘묘한 생물이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좋을까나. 연말에 이 왠 상념이고 고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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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2-12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인간이 고통 없이 산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연 2018-12-12 21:47   좋아요 0 | URL
고통의 끝이 보여야 할텐데 항상 제자리를 맴맴 도는 것 같아 더 힘든 듯 싶어요...

2018-12-13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3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8-12-13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생에서 직장이 전쟁터라면 직장밖은 지옥이라는 대사를 들은 기억이 나더군요.개인적으론 힘드시더라도 굳세게 회사에 남아있으시는게 좋을듯 싶어요.

비연 2018-12-13 22:51   좋아요 0 | URL
그쵸... 참 어려워요 ㅠㅠ

2018-12-1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어락> 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 나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은 잘 알려져 있다.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공효진).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경민은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보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삐-삐-삐-삐- 잘못 누르셨습니다'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 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한 경민은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되는데..!
 
열려 있는 도어락 덮개, 지문으로 뒤덮인 키패드, 현관 앞 담배꽁초
혼자 사는 원룸, 이곳에 누군가 숨어있다!

 

그러니까 여자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 누군가가 침입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요즘, 혼자 사는 여자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에 대해 여러 지면을 통해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정말 섬찟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택배기사만 와도, 집에 남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남자 신발을 가져다 놓고 남자 속옷을 널어놓는다는 웃지못할 일들도 이야기된다. 택배기사가 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종종 일어나는 사고로 인한 공포감이 있는 것이고 그 아래에는 혼자 사는 여자들이 무방비 상태에 놓였을 때 겪을 수 있는 여러 두려운 일들에 대한 기본적인 무서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일에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여성이 많고 그 중에서도 침입이 쉬운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이 타겟이 되곤 한다.

 

어제의 일이다. 일찌감치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페미사이드>를 보고 있었다. 읽을수록 관점을 달리 할 때 얼마나 무서운 일들이 많은가에 대해서 치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벨이 울렸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었고 조용한 가운데 벨이 울려서 화들짝 놀랐다. 조심스럽게 마루로 나가서 인터폰을 보니 화면에 경비아저씨로 보이는 남자 둘과 짐을 든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이 시간에 왜 벨을 누르지? 난 택배 시킨 것도 없고 책 주문한 건 내일 온다고 했고 심지어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했는데? 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빠르게 지나갔다. 가만히 있었더니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계속 벨을 누른다. 갑자기 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 아저씨들이 문을 쾅쾅 치기 시작한다. 내 가슴까지 쿵쾅쿵쾅. 대답이 없자 뭐라뭐라 말하더니 윗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서도 같은 행위... (윗층에 사람이 나오긴 했는데 뭐라 하는 지는 안 들렸다)

 

그렇게 한동안 어수선하더니 10분 쯤 있다가 잠잠해졌다.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페미사이드>를 읽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너무 무서운 거다. 우리집은 아파트이고, 온 사람은 아마도 경비아저씨인 것 같았지만, 야밤 - 사실, 8시 넘어서 남의 집 문을 쾅쾅 두드린다는 건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가. 벨에 응답이 없으면 그냥 가면 되는 것이다 - 에 남자 셋이 내 집 문앞에 모여 있던 광경도 무서웠고 (자꾸 생각났다) 벨소리도 무서웠고 쾅쾅 두드리는 소리도 무서웠다. 읽고 있는 책이 하필이면 <페미사이드>라 더 그랬는 지도 모른다. 도대체 그들이 왜 그 시간에 문을 두드리고 뭐라뭐라 했을까를 생각하니 상상이 막 커지면서 소름이... 그렇게 두려운 마음에 잤더니만 2시간마다 한번씩 깨면서 누가 없는 지 수없이 확인하게 되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계속 있어서인지 꿈자리도 뒤숭숭했고.

 

아침에 무거운 머리로 일어나 출근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사는 게 이래서 무서운 것이구나. 정말 무서워서가 아니라 알 수 없는 위협과 공포를 상상이나 현실에서 마주해야 한다는 자체가 무서운 거로구나 싶기도 하고. 이런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는 일에도, 나처럼 나이도 많이 든 여자가 잠을 설치며 무서울 수 있다면 더 어리고 더 연약하고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얼마나 괴롭고 무서운 일들이 많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여성들이 세상사는 게 참 힘든 거구나.. 라는 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페미사이드> 라는 책이 더욱 절렬하게 다가온다, 요즘.

 

<도어락>이라는 영화도 보러 가야겠다.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하다. 보고 나면 더 무서워서 잠을 못 자면 어쩌지... 그 전에 <보헤미안 랩소디>도 보러가야 하는데. 송년회가 넘쳐 나서 시간이 안 나네... 이런 잡다한 생각으로 하루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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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8-12-11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문 단속은 도시나 시골이나 여성이 겪는 일상 공포이더군요.

비연 2018-12-11 08:49   좋아요 0 | URL
파란여우님. ‘일상공포‘라는 게 너무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집에 들어가면 사실,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락은 제대로 걸었는지 몇 번 확인하게 되고 저녁에 문앞에서 소리라도 나면 가슴이 철렁할 때가 대부분이거든요. 정말, 이런 공포를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게.. 때로.. 억울합니다...

다락방 2018-12-11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어락은 비연님, 보시고나면 더 무섭지 않을까요? ㅠㅠ
아 너무 짜증나요, 진짜.
혼자사는 게 잘못된 게 아닌데, 왜 혼자 사는 여자는 이렇게 여러가지 두려움을 갖고 살아야 하는걸까요?

비연 2018-12-11 11:08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더 무섭겠죠? ㅜㅜㅜㅜㅜ 영화도 제대로 못 보는 세상이라니.
여자로 산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요즘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저도 이런데,, 원룸이나 이런 데 살면 정말 매일이 공포일 듯...

예전에 선배언니가 지하 원룸에 살았는데 자다가 이상해서 깨보니
지하로 통하는 창문으로 어떤 남자가 쳐다보며 웃고 있더라고.. 그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으윽.
 

 

올해는 책을 많이 안 샀고 조금 내다 팔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책을 정리해서 중고로 내놓을 것들을 따로 두려고 박스들을 모아두고 있다. 그 빈 칸을 채우기 위해 책을 사야겠지.. (이건 뭔 논리인지 ㅜ) 책이 미어터지긴 하지만... 그래도 12월인데, 책을 한번 더 사기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왜냐고? 책이 계속 나오쟎아..ㅜㅜㅜ 새로 나온 책들이 뭐가 있나.. 뒤적뒤적.

 

.....

 

 

늘어나는 고전에 대한 관심. 최근에 나온 책보다 고전이 더 좋아지는 건 왜인지. 이 책은 사실, 책으로는 읽은 적이 없고 영화로 두 번 정도 본 것 같다. 기억나는 건, 끝없이 펼쳐지던 설원. 그리고 닥터 지바고의 사랑. 마지막 장면. 끝내 함께 하지 못했던 연인. 이런 것들인데, 소설은 그런 차원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는 것이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1905년 혁명 전야부터 1914년 1차세계대전과 이어지는 내전, 1922년 러시아에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정권이 수립되기까지 대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유리 지바고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품이다. 시인이자 소설가 파스테르나크의 삶이 투영되어 있으며, 자유롭지 않은 세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 책소개 中

 

예를 들면 뭐 이런 것. 혁명의 시기에... 개인으로서의 삶. 그것을 통해 전해지는 인간 본연에 대한 물음. 위대한 소설이라면 늘 갖추어야 하는 요소이지만, 위대한 소설이기에 제대로 묘사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무조건 산다. 라고 생각한 건 신형철 평론가의 아래 글 때문이다.

 

“죽는 순간에 나는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일본 전후 학생운동 세대의 질문이 사십 년의 세월을 건너 스무 살의 내게 도착했고 삶에 대해 질문하는 방법과 언어를 건네주었다. 이 도구들을 나는 아직도 사용한다. 물론 오래된 소설이다. 낡았다는 것은 아니다. 낡았다는 것은 극복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한 남자를 죽게 하고 한 여자를 다시 태어나게 한 저 치명적인 질문을, 오만한 바보가 아니라면 누가 극복할 수 있는가.
전후 일본의 가치관과 부딪히며 각자의 자리에서 고투하는 인물들의 내면이 섬세하게 재현돼 있다. 200쪽이 채 안 되는 소설 속에, 누구의 진실도 자신의 언어를 갖지 못하는 법 없이. 소설이란 바로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십 년 전의 나는 감격스러워했다. 지금 다시 읽으며 깨닫는다. 나는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알고 있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 책소개 中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라 해도 내 인생의 소설일 수 있는 작품. 안 보면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절로 일으킨다.

 

 

김승섭 교수의 책이 다시 나왔다. 대단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류의 책들을 나도 써보고 싶었는데, 참 부지런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논문을 천여 편 읽어서 자신의 의문에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은 사람의 책이라니, 읽어봐야겠다. 무엇보다 글솜씨가 정갈해서 읽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터라 더욱 읽을 만하다 싶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 10년간 김승섭 교수가 언론 매체를 통해 소통한 글들을 엮은 것이라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지난 20년 동안 의학과 보건학을 통해 공부해온 몸과 질병에 관한 주제들을 ‘지식’에 방점을 찍고 새로 집필한 책이다. 집필 기간은 1년이었지만 20년간의 고민과 공부가 담겼다. 방대한 자료를 검토했고, 그것들을 저자 특유의 정갈한 언어로 담아냈다. 과학과 역사의 사례, 현대의 여러 연구를 망라하며, 사회역학자의 글답게 데이터를 근거 삼아 이야기한다.

- 책소개 中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리커버판으로 다시 나왔다. 파울로 코엘료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는 이견을 품을 수 있을지라도 이 작품 <연금술사> 만큼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지금도 마음에 담아둔 책이리라 장담할 수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아.. 이런 책이 있구나 라는 감동으로 이후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나오는 족족 다 사보았다는 기억이 있고. (어느 순간부터 실망이 깃들기 시작하여 관두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파울로 코엘료의 인생을 보면서, 언젠가 산티아고 길을 걸어야겠다 했었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요즘은 산티아고 길을 걷는 예능도 생기고 (god?) 다 걷지 않고 일부만 걷는 패키지나 차로 이동하는 프로그램도 생겨서 누구나 다 접근이 가능해 보이지만, 그래서 어글리 코리안들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준다며 기사도 한번 탔던 곳이지만 사실 이 길은 그렇게 걸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에 씁쓸하다.

 

이 길은 여행의 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순레의 길이고 두 달 남짓 자신의 발로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성찰하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이 길은 나를 만나는 길이 아닌가 라는 게 내 생각이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잘 알지 못하는 존재 중의 하나인 나를 찾기 위해 이 길을 걷고 싶다... 라고 여겨왔는데..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간다고 마음 먹기가 두려워질 정도이다... 아뭏든, 파울로 코엘료는 이 길을 걸으면서 깨닫게 된 것들을 토대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고 이 책만큼은 그 깨달음의 소산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의 새 책이 나왔다. <싸울 기회>라는 책이 준 감동이 컸는데 이번에는 자본주의 투쟁사이다.

 

미국의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이 실천해온 ‘책임 있는 자본주의’의 투쟁사다. 그와 동시에 반트럼프 선언이며, 미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담아낸 인터뷰이기도 하다. 하버드 법대 교수 출신인 워런은 2020년 차기 민주당 대권 후보로 점쳐지고 있고,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민주적 날개’로서 힐러리의 ‘외부적 양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책임 있는 자본주의법’을 발의해 불평등 이슈에 새로운 관점을 더하고 있다.
- 책소개 中

 

트럼프의 공화당에 맞서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애쓰는 그녀의 투쟁의지는 평소에 뉴스에도 간혹 나오지만,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신념을 끊임없이 큰 소리로 외치며 함께 하자는 에너지를 표출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분의 행보는 늘 나의 관심이기도 하다. 항상 중산층을 대변하고 사회적 약자의 소외에 관심있어 하는 그녀의 책을 다시한번 접해보아야겠다.

 

 

 

이런 책이 전집으로 나오면 너무 난감하다. 사고 싶은데 전집이라니.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철푸닥. 특히 에드거 앨런 포의 전집 중 이것, <모르그가의 살인>은 고전 중의 고전이고, 내가 좋아라 하는 책이고, 그래서 이것만큼은 사야지 라고 결심하게 되고, 그런데 나머지 것들도 좋아보이고...  어쩌란 말이냐

 

하나씩 차근차근 구매할 도리 밖에.. (ㅜ)

 

영국의 소설가 아서 코넌 도일이 포를 동경하여 '셜록 홈스'를 탄생시켰고, 프랑스 SF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이 포의 작품에 대한 후속편을 썼으며,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에도가와 란포가 자신의 필명을 '에드거 앨런 포'에서 따왔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음악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록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앨범까지, 포에게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은 현대 문화 전반에 걸쳐 있다. 매년 미국에서 뛰어난 추리소설에 주어지는 '에드거 상' 역시 '미국 문학의 아버지' 에드거 앨런 포를 기리는 상임은 말할 것도 없다.

- 책소개 中

 

 

.....

 

사고 싶은 책은 끝도 없다... Endless... 페미니즘 책들도 한번 정리해서 읽어야 하는데. 요즘 부쩍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 읽고 싶은데 읽어야 할 다른 책들도 많아서 병행하다 보니 진도가 떨어지고... 게다가 페미니즘 책들은 다 두꺼워... 할 얘기가 이리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절망스럽기까지 하고. 이건 소설보다 더한, 공포소설보다 더한, 두려움이 가득한 책들이라 읽으면서 늘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겨울에 송년회가 가득이라 참 곤란스럽긴 하지만, 좀더 힘을 내어 읽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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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0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0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8-12-10 13:19   좋아요 0 | URL
아. 이게 피아노 연주곡 제목이기도 하군요!
이 책은 홀로코스트 얘기인데 (아직 못 읽었지만) 이 음악이랑 무슨 연관일까.. 급궁금..

stella.K 2018-12-10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가급적이면 책을 안 사려고 하는데
하필 <닥터 지바고>가 눈에 띄여 괜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고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들었다는 걸 반증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책 좀 읽어 봤더니 고전만한 것이 없다거나,
시력 생각하면 앞으로 다른 잡다한 거에 눈을 빼앗길 수 없다는 뭐 이 셋 중 하나는
아닐까 싶네요. 아님 다 일수도 있고.ㅋ

비연 2018-12-10 14:23   좋아요 0 | URL
저는 다.. 인 듯.. ;;;; 나이도 들었고 많이는 아니라도 읽어봤더니 다 고전으로 돌아가더라 싶기도 하고..
시력이.. 시력이... 으흐흑... 이게 큰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생각하니.. 막... 막.. 세계문학전집 이런 거에 눈길이 가고... 자꾸 사면 안되는데.. 이러면서.
이렇게 악순환 중입니다 ㅋㅋㅋㅋ ;;;

다락방 2018-12-10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워런, 닥터 지바고. 으악. 또 담아갑니다. 이러면 안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ㅠㅠ

비연 2018-12-10 14:56   좋아요 0 | URL
전 이미 구매까지........ 인생, 뭘까요 ㅜ
 

 

언제부터인가 결혼식은 가지 않게 되었다. 내가 안 했으니 남의 결혼식 계속 가는 것도 번거로왔고, 사실 나이가 드니 이제는 까마득한 후배들이 결혼을 하니까 내가 꼭 가야할 필요성도 못 느끼게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식이라는 행사가 축의금 내고 얼굴 도장 찍고 얼른 식당으로 달아나 밥먹고 오는 것이 되어 버려서 뭐랄까. 시간낭비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런 내가, 지난 주말 이틀 연속으로 결혼식을 다녀왔다. 아이고 피곤해. 지금 회사에 있으나 몸은 침대에 들어가서 있는 느낌이다. 두 결혼식 다 지인이었고 특히나 토요일의 결혼식은 전라도 광주에서 있었다. 광주의 결혼식은, 그 모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못 간다고 알려와서 내가 대표격으로 간 것이었는데, 전날 저녁까지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광주에 무슨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찾아보니 그다지 가볼만한 곳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결혼식 하나 달랑 참석하려고 거기까지 가야 하나.. 라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결혼하는 신부가 오랫동안 알아온 지인이라 축의금만 보내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될 것 같아서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준비를 했다. 금요일에 모임이 있어서 새벽에 들어온 탓에 오고가는 기차 안에서는 거의 기절. 의자 밖으로 머리가 여러번 돌출되는 지경까지.. 책은 왜 가져갔니... 무겁게시리... (=.=;)

 

진심 기대하지 않고 내려갔는데, 광주의 결혼식은 상당히 신선했다. 일단 주례가 없었다. 이런 예는 요즘 많지. 부모님이 권해주는 알지도 못하는 명망있는 사람이 서서 주례를 할 경우, (쓸데없는) 잔소리를 하거나 신랑신부의 학력 경력 줄줄 읊어대거나 하는 경우도 흔치 않아서 민망한 경우가 많다. 예전에 내가 참석했던 결혼식에서는 신부측 아버님이 하자 해서 세운 주례가 자기의 (개똥) 철학을 줄줄 읊더니 급기야는 자신이 쓴 붓글씩 액자를 펼쳐들며 한 자 한 자 설명하기까지 했었다. 내가 신부였으면 아버지랑 한동안 말을 안했을만한 사고(!)에 속했다.

 

아뭏든 광주의 결혼식은 주례가 없는 것도 좋았지만, 신랑측 조카가 뮤지컬을 하는 지 친구 셋과 나와서 공연을 한 게 독특했다. 처음에는, 결혼식장에서 이런 것도 해주나 했는데 사회자가 소개를 하는 걸 들어보니 조카였다. 어쩐지 결혼식장에서 그냥 무료로 해주는 것치고는 매우 정성이 깃들였다 싶었다. 멋진 노래와 율동을 선사하며 거기에 신랑이 한번씩 추임새를 넣고. 그리고는 하객들이 미리 받은 장미꽃 한송이씩을 들고 한줄로 쭈욱 들어가 신랑에게 전달하고 나서는, 한다발이 된 장미꽃을 신랑이 신부에게 무릎을 꿇고 선사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멋졌다. 결혼식을 축제처럼 만들어서 많이들 흥겨워했고. 이제는 차츰, 지인들만 부르거나 결혼식을 신랑신부의 축제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구나 싶어서 괜히 흐뭇하기도 했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주말에 결혼식 다니느라 힘들었다고 징징거리려고 했는데 한 결혼식 정도는 그래도 간 보람이 있었다 뭐 이 정도. 일요일의 결혼식은 정말 평범했다. 부모님들의 위세가 있는 지 화환과 하객들이 꽉 들어찼었고 신랑은 인사하느라 정신이 빠진 상태였고... 나는 축의금 내고 인사하고 바로 식당 가서 밥만 먹고 왔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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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8-12-10 20: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갈수록 장례식 갈 일이 더 많아지고... 멀어도 꼭 가야하는 때가 대부분이구요... 결혼식은 안 가도 그만일 때가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