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가요에 대한 자료를 끌어 모으고 있다. 우연히 시작된 호기심을 많은 부분에서 멈추지 못하게 한다. 최근 들어 책을 거의 사지 않는데 유일하게 지난달과 이번 달, 대중 가요 관련 책만 10권 넘게 구입했다. 대부분 출간되지 오래거나 오래된 이야기를 다룬다.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2000년대 이후 대중 음악을 논하기는 시기적으로 너무나 짧고 객관화 시키기에는 너무 가깝다. 대체로 대중가요는 1990년을 마지막으로 한다. 물론 이후도 있지만 대체로 최근에 가까울수록 비평도 조심스럽고, 대략적인 것 만을 다룬다.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어느 세 명의 여인이 여인숙에서 만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신세 타령을 한다.
첫 번째 사람은 고향이 전라도요 나이는 열 여덟 인데 고향을 떠난 지 벌써 다섯 해가 지났다. 타국을 떠돌며 참빗 장사를 한다. 그럼 고작 열세 살 즈음에 조실부모하고 고아가 되어 세상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녀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기도 힘들다.
두 번째 사람은 신약 장사다. 고향은 황해도이며 고향을 떠난 지 벌써 일곱 해다. 아들이 돈을 벌어 온다며 집을 떠났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아 살았나 죽었나 찾아 이곳에 온 것이다.
세 번째 사람은 물감 장사다. 고향은 함경도. 그녀도 고향을 떠난 지 벌써 열덟 해가 지났다. 시잡을 갔지만 바로 그날 남편은 여인을 두고 떠나 버렸다. 어디로 간걸까?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서로의 사연을 듣고는 우습다 우습다 세상 우습다 한다. 울어도 인생, 웃어도 인생이다. 이 노래는 1938년 콜럼비아레코드에서 발매한 <타국의 여인숙>이란 노래다.
남일연, 박향림, 신회춘이 돌아가며 노래 한다. 1938년은 일제강점기 시절이다. 일본이 한 해 전에 중국과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한 시기이다. 고국을 잃은 사람들은 세상을 떠돌며 살아갈 궁리를 하지만 고향이 그립기만 하다. 고향에 돌아가요 더 이상 고향이 아니다.
그럼도 웃자 말한다. 그 웃은 어떤 의미일까? 소리가 크다 하여 행복한 웃음 아닐 것이데 체념에 가깝니다. 하지만 웃음은 웃음이다. 이렇 살아도 한 평생, 저렇게 할아도 한 평생 꿈도 명예도 다 싫다던 윤심의 노랫말이 생각이 난다.
아직도 살 책이 많다. 흠... 이러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