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江東

 

 

1

 

일단 강동구입니다.

 

안녕하세요, 강동구민 여러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

 

스웨덴 한림원은 도박 사이트 놀리는 게 설립취지인 것 같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전혀 뜻밖. 페터 한트케라니, 만세.

 

사이러스님과 카페에서 모 도박 사이트가 발표한 배당률 리스트를 보며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앤 카슨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그 리스트에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마지막 줄에 있는 야 후아던가 야후 아던가 하는 분은 누구신지 정말…… 검색해도 야후 아르헨티나막 튀어나오고…….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상을 받은 해는, 발표 다음 날 아침, 도서관이 문을 열자마자 쳐들어가서 국내 번역된 이시구로의 모든 책을 싸그리 낚아채 왔더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일은 강동구에 가야해서 도서관 털이는 애초에 물 건너 간 셈이다.

 

페터 한트케에 대해 말하자면,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런 걸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고 하나, 하여간 막 천지분간 없이 휘젓고 다니면서 아무래도 쓸데없어 보이는 것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거나, 맥락도 없이 대뜸 진지한 자기고백을 하며 한 페이지를 뚝딱 해먹는 등장인물들이 잔뜩 등장한다. 그런 경우 대체로 안 읽어지게 마련이다.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라든지, 가즈오 이시구로의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이랄지 그런, 독해는 되는데 해독이 안 되는 희한한 작품들과 맥이 닿아있는데, 놀랍게도 한트케의 작품들만큼은 그 와중에도 끝까지 읽어진다! 그건 어쩌면 소설가와 독자의 주파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올가 토카르추크라는 분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3

 

다시 각 잡고 책 이야기를 좀 써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맘이 찌뿌둥하다. 어떻게든 해내던 월말 결산, 주말 결산 같은 것들도 한 번 손을 놓았더니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역시 인생은 기세.

 

알라딘이 자꾸 작년 재작년 이맘때 syo가 찌끄려 놓은 글들을 갖다 대는데, 당시에는 정말 후지다 생각했던 것들이 오늘 다시 보니 와 저게 어디야 싶다. 역시 인생은 쇠락.

 

일단 서울이나 다녀와서 생각할까. 역시 인생은 내일…….

 

 

 

--- 읽은 ---

+ 읽거나 말거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279 ~ 456

+ 30분 회계학 / 가네코 도모아키 : 217 ~ 352

+ 자본론 공부 / 김수행 : 137 ~ 283

+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 프라모드 K. 네이어 : 193 ~ 301

 

 

--- 읽는 ---

= 딩씨 마을의 꿈 / 옌롄커 : 367 ~ 497

= 내가 화가다 / 정일영 : ~ 153

= 기초 확률과 통계 / 박대수 : ~ 102

=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 폴 로프 : ~ 140

= 나는 열정보다 센스로 일한다 / 최용진 : ~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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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0-1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이 뭐지요? 먹는 겁니까? 저희 집에 노벨상 킬러가 하나 있는데 귀신같이 책꽂이에서 빼서 던지고 찢기 직전까지 간 걸 빼앗아보면 어김없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찍혀 있습니다. 도리스 레싱 르 클레지오 오르한 파묵 뭐 이런 거...사 놓고도 안 읽는 엄마를 조롱하는 것 같습니다. 또르르...
그런 저와 달리 발표를 듣고 도서관으로 달려간다니 별세계 입니다. 내일은 일단은 서울로 잘 달려오시오소서.

syo 2019-10-11 08:49   좋아요 1 | URL
노벨상 킬러 귀엽다.
노벨상 예측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년에는 한번 시험해보세요 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19-10-11 10:30   좋아요 0 | URL
예측기로는 별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게 쿤데라 영감님 느림이랑 커튼이 단골 능욕? 메뉴거든요. (겉지를) 벗기고, 들여다보다, 내동댕이치고...(나쁜 남자네.) 그렇게 해서 영감님이 노벨상 탈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던지게 하고 싶지만. 그전에 돌아가실 듯...이번엔 또르르 안 해야지.

북다이제스터 2019-10-10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동구로 낙점 되신 건가요?ㅎㅎ
예전 강동구 길동에 살았던 주민으로서 환영합니다. 정말 좋은 동네입니다. ^^

syo 2019-10-11 08:49   좋아요 0 | URL
저도 강동구에 잠시잠깐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좋은 동네 맞아요 ㅎㅎㅎㅎ

scott 2019-10-1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생은 내일!내일 서울 날씨는 화창,한트게 작품은 전부 팔아버렸는데 올해 노벨상 수상을 ㅎㅎ

syo 2019-10-11 08:50   좋아요 0 | URL
노벨상 그게 뭔데? 컨셉으로 밀고나가실 수 있잖아요 ㅎㅎㅎㅎ
한트케? 그거 노벨상 타야 읽나? 그냥 다 읽는 거 아닌가? 이런 컨셉 ㅎㅎㅎ

잠자냥 2019-10-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림원은 도박사들 엿 먹일 수상자들만 콕 찝어내는 것 같다고요. 암튼 올해 민음사가 쏠쏠히 챙겨가겠군요.

syo 2019-10-11 08:51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가즈오 이시구로만큼 나가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이제는 노벨문학상이 불의의 일격을 가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로 매년 이맘때를 기다리게 되는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 2019-10-10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가 누님은 뉴페이스라 신선한데요 ^^
한트케 형님 책은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끝까지 읽어진다!는 이유는 얇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ㅎ

syo 2019-10-11 08:5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세상 작가 참 많다.......
두 명이라서 두 명분 읽으려면 혼줄 빠지겠네 싶었는데, 그래도 한트케는 좀 읽었으니, 결국 한 명분이네요.

2019-10-11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1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10-11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강동...

syo 2019-10-11 08:54   좋아요 0 | URL
헬로우 강동...

단발머리 2019-10-1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서울...

syo 2019-10-12 09:12   좋아요 0 | URL
하이 서울....

토큰 2019-10-1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서울..🙌🏻

syo 2019-10-12 09:13   좋아요 0 | URL
하이하이 서울...😼

수연 2019-10-1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무조건 웰컴_ 강동구 어디 있는지 서울 지도 검색중

2019-10-12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4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10-1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로! 전 강서!!
 

호반정경湖畔情景 7

 

 

1

 

인간의 몸이란.

 

수술이 끝나고 입원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엄마의 몸에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장착되었다.

[ 기침을 세게 한다 -> 세 번 연속 기침을 하였는가? y -> 토한다 ]

 

닷새 후,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독한 링거액을 뗐다. 거기서 닷새가 더 지나자 수술 부위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서는 통증이 일어나지 않는 단계까지 왔다. 그렇지만 엄마의 몸은 결코 저 알고리즘을 포기하지 않는다. 집에 와서도 기침이 이어지면 여지없이 구역질이다. 동생과 나는 의사도 뭣도 아니면서 저건 몸이 습관을 기능으로 만든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엄마에게, 기침은 기침이고 구역질은 구역질이라고 걔네 둘은 붙어 있는 애들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세뇌시켰다.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때가 되서 그런 건지, 어쨌든 구역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여지없이 구역질을, 그것도 반드시 구토가 뒤따르는 구역질을 하는 순간이 있다. 엄마는 지나치게 오래, 세게, 깊이, 혀를 닦는다. 병원에 가는 날이면 더욱 더 집요하게 혀를 닦는다. 엄마가 싱크대에 서서 혀를 닦는 동안, 양치질 전체가 아니라 오로지 혀를 닦는 동안, 나는 뜨거운 커피 반 잔을 천천히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변기 플러시를 내리는 데 엄마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었더니 거품이 잔뜩 묻은 입을 하고 달려 들어와 즉시 토한다. 나는 엄마의 등을 쓸어주며 말한다. 엄마, 제발, 혀 좀 미친 듯이 닦지 말라고. 어렵게 먹은 아침 약 다 토하잖아. 내가 몇 번을 이야기해, 지금.

 

네 번. 나는 세고 있다. 열 번이 되면 크게 한 번 따지기 위해서, 공짜 탕수육을 그리며 중국집 쿠폰 모으는 기분으로, 나는 세고 있다.

 

우리 엄마는 예상대로, 몸보다 고집의 회복이 빠른 사람이다.

 

우리는 집에 돌아왔다. 새로운 엄마와 새로운 아들이 되어서 돌아온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 보니 원래의 엄마와 원래의 아들이 몰래 같이 돌아왔다. 우리 집에는 지금, 두 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들, 두 명의 딸이 산다. 이 좁은 지붕 아래 복작이고 살 수 있는 티켓은 엄마, 아들, 딸에게 각각 한 장씩만 주어질 테니, 그 자리를 놓고 새로운 우리와 원래의 우리가 한동안 다투겠다. 오늘도 시끄러운 우리 집이다.

 

 

 

2

 

마음에 날개가 없는 줄 알면서 우주의 끝까지 가보자고 말했다. 날개가 없으면 뚜벅뚜벅 걸어서라도 가자고 부추겼다. 마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므로 마음만으로 해내라고 자꾸 등을 떠밀었다. 떠밀려서 당신은 왔다. 2만 광년을 왔다. 오면서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왔다. 오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다 당신의 몫이었다.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 넓고 어두운 우주에 숨어, 나는 당신을 향해 가늘고 흐릿한 한 줄기 빛을 끈질기게 쏘았다. 밝은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식물처럼, 당신은 그 어두운 빛을 움켜쥐고 어두운 쪽으로, 내 쪽으로 조금씩 그러나 똑바로 왔다. 고독했지만 돌아서지 않고, 무거웠지만 멈춰 서지 않고, 당신은 왔다. 2만 광년이 금방이었다. 별의 커튼을 걷고, 밤의 물살에 발을 적시며, 저기 빛으로 도착하는 당신이 보인다. 빛보다 먼저 보인다. 이제 당신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나는 발견될 것이다. 질량이 측정될 것이고, 그 질량에 맞는 중력을 던져 당신을 포획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궤도를 만들 수 있다. 과 망을 만들 수 있다. 밀물과 썰물이 있겠다. 파도가 칠 것이다. 등대가 설 것이다. 등대는 날개도 없는 당신이 약한 발로 걸어 온 그 길을 비출 것이다. 2만 광년이 선뜻 밝아질 것이다.

 

 

"나는 안 될까처음부터 자기소개를 제대로 했으면 좋았겠지만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더 나은 방법일 것 같았어그래도 나는 안 될까너를 직접 만나려고 2만 광년을 왔어내 별과 모두와 모든 것과 자유 여행권을 버리고그걸 너에게 이해해달라거나 보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아냐그냥 고려해달라는 거야너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그냥 내 바람을 말하는 거야필요한 만큼 생각해봐도 좋아기다릴게사실 지금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괜찮은 것 같아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이거면 됐어."

정세랑지구에서 한아뿐

 

삼촌은 시험 삼아 링링을 끌어안았다먼저 그녀의 손을 잡은 다음곧이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마치 반평생 찾아 헤매던 집 안의 새끼 양을 안듯이 꼭 끌어안았다그녀가 후회하면서 마음을 바꾸고 몸을 뺄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녀도 그가 자신을 안아주자 그의 품 안에 가만히 안겼다밤은 이미 끝나가고 있었다밤이 다하면 곧 날이 밝을 것이고날이 밝으면 다음날이 될 것이었다드넓은 평원한밤의 고요한 밤기운이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다밤기운은 음지에쌓여 있는 눈을 등진 채 죽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눈이 어는 소리는 셀 수 없이 무수한 얼음 알갱이들로 하늘을 떠다니다가 건물 다장에 부딪쳐 삼촌과 링링의 몸 위로 미세하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주변에 부딪쳐 휘리릭 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앉아 있다가 말없이 바닥에서 일어났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방이 있는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방 옆에 있는 방은 창고였다열병 환자들의 양식과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곳이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아주 따뜻했다방으로 들어서자 두 사람은 곧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따뜻해진 두 사람은 삶의 의미를 움켜쥐기 시작했다.

옌롄커딩씨 마을의 꿈

 

우리는 여기서 위대한 사랑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냉정한 관찰자들은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그녀)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하지만 이런 질문은 접어두자위대한 사랑이란 본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는 법이니까그것은 마치 극한의 오지에서 불가사의하게 자라는 한 그루 나무와도 같다그 뿌리는 어디에 박혀 있는지수액은 어디서 공급받는지대체 무슨 기적이 일어났기에 푸른 잎사귀들이 돋아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그 자리에 존재하고녹음을 드리운다그건 아마도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뭔가를 찾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읽거나 말거나

 

 

 

--- 읽은 ---

+ 도남의 날개 / 오노 후유미 : 218 ~ 414

+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 이지원 : 82 ~ 164

+ 마르크스 / 피터 싱어 : 106 ~ 213

+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 티모시 레벨 : 120 ~ 271

+ 알레프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153 ~ 234

 

 

--- 읽는 ---

= 딩씨 마을의 꿈 / 옌롄커 : 154 ~ 367

= 30분 회계학 / 가네코 도모아키 : ~ 217

=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 / E. K. 헌트 : 76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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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1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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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1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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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18: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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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2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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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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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2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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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0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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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昌寧 3

 

 

1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아이의 키를 넘을 만큼 웃자란 풀잎이 풀벌레 소리에 닿아 하늘거리고 있었다. 멀리 노을이 내려앉는 곳으로부터 붉고 따스한 냄새가 실려 왔다. 드디어는 밝음과 어두움이 몸을 섞는 시간, 별빛이 물 위로 총총 찍어놓은 발자국을 아이가 세는 동안 잠자리도 긴 꼬리를 흔들어 별자리를 깁는다. 행님아 피리 불 수 있나? 아이가 물었다. 옆에 붙어 앉아 있던 청년은 말없이 목장갑을 벗고 풀잎을 잡는다. 시간이 묻기 시작해 코밑이 거뭇거뭇하다. 길이를 가늠하여 똑, 끊어낸 얇은 악기는 노을이 버무려진 초록빛. 초록색 소리가 날 거야, 아이는 기다린다.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면 색깔도 냄새도 윤곽조차 기억하지 못할 그 소리를 아이는 기다렸다. 흐릿한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두고 싶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두고 싶다. 내 중심에 조그만 자리를 내어, 안쪽으로 한 뼘 더 끌어당기고 싶다. 아이는 꿈을 먹고 자란다고 했다. 얼마쯤 먹고 또 얼마쯤 뱉어가며 자랐더니 겨우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었더니 이제 기억을 먹고 자란다.

 

기억을 먹고 자라 한다.

 


한아는 이후 채 겪어보지 않은 광막함에 대해 계속 떠올렸고우주가 언제나 광막한 곳이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음속에도 그것이 일부 녹아들지 않았을까 여기게 되었다누군가는 어렴풋하게누군가는 살을 찔러오는 강렬함으로 안쪽의 춥고 비어 있는 공간을 더듬는 것이다.

정세랑지구에서 한아뿐


아무리 길고 복잡한 운명이라고 할지라도모든 삶은 실질적으로 '단 하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진다그것은 인간이 자기가 누구인지 영원히 알게 되는 순간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1829~1874)의 전기


아는 이야기를 다 쓰면 그다음엔 어떤 글을 지어야 하나 근심한 적이 있다바보같이 몸도 글도 한결같을 거라 생각하던 때의 일이다단어 하나가 몸을 완전히 통과한 후에는 그 전과 전혀 다른 뜻이 된다는 걸 몰랐다안다고 믿었던 말쉽게 끄덕인 말남몰래 버린 말……스러진 푯말을 따라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갈 때면 이따금 몹시 늙은 얼굴을 한 서사들이 멀찍이서 손짓하며 서 있기도 했다.

김애란잊기 좋은 이름

 

 

 

2


 

마르크스는 과격한 동시에 단순한 명제가 뿜어내는 치명적인 매혹을 놓치지 않을 만큼 명민했다. 스스로도 그걸 알았다. 그는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썼다. 마침내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명제는 단순하고 과격할 수밖에 없음을 세상에 증명했거나, 혹은 그렇다고 믿게끔 세상을 속이는 데 충분할 만큼은 치명적인 글을 써낼 수 있었다.

 

 

 

3


읽거나 말거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최성은 옮김 / 봄날의책 / 2018

 

이 책에서 쉼보르스카가 서평한 책들 중 95%는 지금도 만날 수 없고, 앞으로도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그녀가 읽은 책을 우리가 읽을 수 없기에 우리는 그녀의 서평이 얼마나 빼어난 것인지를 그저 어림어림 해볼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딱 한 편, 노벨상으로 수제비를 끓인 시인은 서평으로 칼국수를 끓여도 핵존맛임을 너끈히 짐작해 볼 한 편이 있어 그대로 옮긴다. 이렇게 한 꼭지를 통으로 따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 이 짓을 할 때면 늘 고민하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

 

동아시아에서는 용꿈을 꾸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다그리고 실제로 기생 출신의 한 여인이 꿈에서 복숭앗빛 호수를 향해 뛰어드는 초록빛 용을 본 후그녀의 딸은 열여섯 살의 나이에 젊고 부유한 양반 자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젊은 청년이 그녀를 보고도 첫눈에 반하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어린 춘향은 립스틱조차 바르지 않아도 "온 나라를 뒤흔들 만큼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기에게다가 그녀는 우아한 몸가짐과 예의범절을 갖추고 있었고시를 짓는 데도 탁월한 재주가 있었다하지만 출신계급이 미천했기 때문에 그녀가 오를 수 있는 위치는 양반의 비공식적인 아내 자리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도령은 멀리 떨어진 한양에 가서 "검푸른 구름 위로 높이 오르기 위해", 좀 더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관직을 얻고 출세를 하기 위해 춘향을 떠나게 되었다가여운 춘향의 눈물도 애원도 소용없었다. "만 개의 버드나무 가지가 떠나는 바람을 잡을 수 있겠는가?" 결국 춘향은 홀로 남겨졌고언젠가는 연인이 돌아오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에 의지한 채무슨 일이 있어도 절개를 지키겠노라 굳게 결심했다그래서 탐욕스러운 늙은 관리가 그녀를 첩으로 삼으려 하자 차라리 목에 형틀을 쓴 채 옥에 갇히는 쪽을 선택했고몽둥이로 무자비하게 매질을 당했다쇠가 박힌 대나무 몽둥이가 그녀의 작고 여린 발바닥을 부서트렸다하지만 초록빛 용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복숭앗빛 호수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마침내 젊은 도령이 돌아왔고검푸른 구름 위 매우 높은 곳까지 오른 덕분에 추악한 관리를 벌하고춘향을 자신의 공식적인 부인으로 삼을 수 있었다.

  열녀 중의 열녀 춘향에 관한 이야기는 구전되어오다가 18세기 말, 19세기 초에 글로 기록되었고당연히 한국 고전문학의 정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어떤 이들은 생생하고 정교한 묘사를 높이 평가하고다른 이들은 생동감 넘치는 러브신을 극찬하기도 한다또 어떤 이들은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있는 수준 높은 감성에 찬사를 보내고사회비판적인 요소와 여성의 힘겨운 운명에 대한 공감의 메시지에 매료된 이들도 있다그밖에도 판타지적 요소가 없다는 점을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덕목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이러한 찬사의 밑바탕에는리얼리즘이야말로 문학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성취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이런 확신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동화나 민담은 리얼리즘과 판타지가 혼합되어 있으므로 미성숙한 하위 문학이자 아직 나비로 성장하지 못한 애벌레와 같은 것으로 치부된다그러므로 이들에게는 동화나 민담을 읽는다는 것이 상당히 힘겨운 일일 것이다모든 종류의 기적이나 환상은 미학적으로 불오나전한 일종의 죄악으로 치부되고개연성에 위배되는 요소들은 전부 유치하기 짝이 없게 여겨질 테니 말이다그런 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이 춘향에 관한 이야기조차도 그런 사람들에겐 이따금 안면근육의 경련을 일으키게 만들 것이다매우 강렬한 해피엔딩을 맞고 있지만사실 거기에 춘향의 으깨어진 두 발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으니 말이다과연 춘향의 발꿈치뼈는 아무런 흉터도 남기지 않고 잘 붙었을까안심해도 좋다완벽하게 잘 아물었을 것이다틀림없이 춘향은 잘생긴 배우자 옆에서 절뚝거리며 걷지도 않았을 테고첫날밤에 원앙이 수놓인 이불을 덮어 자신의 뒤틀린 두 발을 애써 가리지도 않았을 것이다동화는 결코 현실의 삶에 완전히 항복하는 법이 없으니까아니오히려 그 반대이다틈만 나면 훨씬 나은 자신만의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현실을 난처하게 만든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읽거나 말거나, 86-88

 

서평을 저렇게 써낼 수 있다면, , 사는 게 얼마나 더 재미있어질까!

 

 

 

--- 읽은 ---

+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 ~ 224

+ 지금 당장 경영학 공부하라 / 김태경 : 272 ~ 383

+ 현대철학 아는 척하기 / 이병창 : 331 ~ 522

+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 장옥관 : ~ 119

 

 

--- 읽는 ---

=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 제이컵 솔 : 69 ~ 168

=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 티모시 레벨 : ~ 120

= 도남의 날개 / 오노 후유미 : ~ 218

= 딩씨 마을의 꿈 / 옌롄커 : ~ 154

=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 / E. K. 헌트 : ~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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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0-06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서평 정말 잘 읽었습니다, 쇼님. 정말요.

syo 2019-10-06 22:58   좋아요 0 | URL
서평 정말 잘 쓰죠?? 춘향전이 저렇게 되는군요....

토큰 2019-10-06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폴란드의 시인이 지구 반대편의 작은 나라의 책까지 읽고 서평을 남겼다는 것 자체로 놀랐답니다.

syo 2019-10-06 22:59   좋아요 1 | URL
저도 읭? 춘향전이 왜 거기서 나와?? 이렇게 되었습니다 ㅎㅎㅎㅎ 게다가 너무 잘 썼어...

반유행열반인 2019-10-0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풀피리, 마르크스, 춘향전,
서평 잘쓰는 만큼 재미난 인생이면 syo님 이미 사는 게 충분히 즐겁지 않나요?
저도 지구에서 한아뿐 빌려만 놓고 아직 손 못댔어요. 난 맨날 늦어.
다음 한 주도 신나게 읽고 재밌게 쓰시길 비옵니다.

syo 2019-10-06 23:01   좋아요 1 | URL
<지구에서 한아뿐> 좋아요. 달달해서. 정세랑 작가 책 처음 읽었거나 다른 작가들 단편이랑 엮은 책에서 지나치듯 봤거나 뭐 그랬을 텐데, 이 책은 너무 좋았네요.....
 

 

헤헤헤헤후후후후하하하하하

 

 

1

 

syo는 시력이 더럽게 나쁘다. 그 덕에 안경을 쓰면 가뜩이나 앙증맞은 눈 면적이 0.666배로 축소된다. 그에 따라 호구지수는 30배 증가한다.

 

그렇지만 안경을 벗으면 세상 뵈는 게 없다. 웃어른을 봐도 인사할 줄도 모르는 예끼-이놈이 된다. 사실 봐도 안 한 게 아니라 안 봬서 못한 것인데요…….

 

오늘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눈알이라고 딱 두개 달고 있는 이놈들이 그간 더 열심히 탈선의 길을 걸은 듯했다. 집 나간 초점 찾아요. 흐린 윤곽 속의 그대 찾습니다.

 

무심결에 와, 내 눈알 정말 노답이다- 라고 말했는데, 이 안경사 양반이 가타부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물건 파는 이의 침묵은 세상에서 가장 힘 있는 긍정인 법, 전문가 시점에서도 내 눈알은 난해한 문제였던 듯하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많은 세상에 내가 하나 더 보태는구나…….

 

안경테가 아무리 비싸고 아무리 트렌디하면 뭐하겠노, 눈알이 소실점이 되는 마당에…….

 

 

 

 

2

 


사르트르는 1933년에 후설에 대해 알게 된다고등사범학교 때의 친구인 레이몽 아롱이 1년 동안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 사르트르에게 후설에 대해 이야기해 준 것이다그들은 몽파르나스 가에 있는 한 바에서 만났는데아롱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보게친구자네가 현상학자라면 이 칵테일에 대해서 말할 수 있네그리고 그것이 철학이라네!” 그 자리에 있었던 보부아르는 사르트르가 이 말을 듣고 흥분하여 창백해졌다고 술회한다자리가 파하고 사르트르는 곧장 서점으로 가서 레비나스가 쓴 후설에 대한 책을 구입했고곧 베를린 프랑스 연구소에 가서 1년 동안 후설에 관한 연구에 전념했다.

강미라사르트르 vs 메를로퐁티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의 탁월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기쁜 마음이다. 이 훌륭한 책은 저것과 같은 대목을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이 부분은 또한 현상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선명하고도 훌륭한 스케치를 제공하고 있고, 동시에 현상학이 실존주의 철학의 한 근원이 되는 이유에 붙인 납득할 만한 설명이기도 하므로, 좀 길지만 긴 대로 옮기기로 한다. 현상학을 전혀 모르는 서친님들, 몇 년 전의 syo처럼 후설(Husserl)이 한자(이를테면 後說 뭐 이런 거)가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테이블에 동석한 세 번째 남자가 전하는 소식에 흥미를 느낀다이 세련된 남자는 사르트르의 오랜 친구인 레몽 아롱으로 고등사범학교의 동창이다다른 두 사람과 마찬기지로 아롱은 겨울 휴가차 파리에 와 있다하지만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프랑스의 지방 도시에서-사르트르는 르아브르에서보부아르는 루앙에서-교편을 잡고 있던 반면아롱은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있었다아롱은 지금 친구들에게 거기서 접한 현상학phenomenology이라는 리듬감 있는 이름을 가진 새로운 철학에 관해 말하는 참이다이 단어는 영어로든 프랑스어로든 긴 단어지만 우아하게 균형이 잡혀 그 자체로 약강 3보격의 운율(pheno·meno·logy)을 이룬다.

  아롱이 전하는 말은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전통적인 철학자들이 흔히 추상적 공리나 이론부터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독일의 현상학자들은 매 순간 스스로 자신이 경험한 삶에 직접 접근하려 한다그들은 플라톤 이후 철학을 유지해온 퍼즐들즉 어떤 것이 실재하는 건지 아니면 환상의 편린들일 뿐인지혹은 타인들도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혹은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등의 물음들은 무시한다대신에현상학자는 이런 질문을 하는 모든 철학자가 이미 대상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 던져졌거나최소한 대상들의 외연 혹은 '현상phenomena'('현시되는 사물'이라는 의미의 희랍어에서 유래)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그러니 현상을 마주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 밖의 것은 제쳐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예전의 퍼즐들을 영원히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이를 그대로 괄호 안에 묶어둔다면 철학자들은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상학자들의 선도 사상가인 에드문트 후설이 외친 구호는 "사물 그 자체로!"였다사물을 휘감고 있는 해석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고 특히 대상이 실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의미다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에게 보이는 대로 그것을 바라보고 최대한 정확히 그것을 설명하라는 뜻이다또 다른 현상학자인 마르틴 하이데거는 여기에 자신의 해석을 더했다그는 역사를 통틀어 철학자들이 부차적인 질문에 시간을 낭비하느라 가장 중요한 질문을 잊고 있었다고 말한다그것은 바로 존재에 관한 물음이다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당신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만일 먼저 이런 물음이 없다면 어떤 것도 소용없는 짓이라고 그는 주장한다다시 한 번 그는 현상학적인 방법론을 권한다지성으로 쌓은 잡동사니들은 무시하고 사물에 집중해 그것들이 스스로 당신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하라.

  "그러니까 작은 친구야", 아롱은 사르트르를 학창 시절부터의 애칭으로 부르며 말했다. "만일 자네가 현상학자라면 이 칵테일에 대해 말하는 순간 거기서 철학이 만들어진다는 뜻이지!“

사라 베이크웰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12-14

 

핵심이 되는 두 문장만 비교해 보자.

 

- 레이몽 아롱(Raymond Aron) : 이보게, 친구. 자네가 현상학자라면 이 칵테일에 대해서 말할 수 있네. 그리고 그것이 철학이라네!

- 레몽 아롱(Raymond Aron) : "그러니까 작은 친구야, 만일 자네가 현상학자라면 이 칵테일에 대해 말하는 순간 거기서 철학이 만들어진다는 뜻이지!“

 

음, 내가 사르트르라면 레이몽보다는 레몽하고 더 친하게 지냈을 것 같다. 작은데 작다고 해서 빡치긴 해도. syo르트르를 베를린으로 보내려면 말발이 레몽 정도는 되야지, 레이몽 가지고는 좀 힘들겠다.

 

 

 

3

 

실존주의 철학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이번만큼은 3H를 피할 수 없겠다고 느꼈다. 널리(?) 언급되는 3H란 다음과 같은 세 선생님을 말한다.

 

1H : 헤헤헤헤헤헤헤헤겔

2H : 후후후후후후후후설

3H : 하하하하하하이데거

 

정말 이름부터가 얄미운 선생님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1H 선생님이 제일 얄밉게 웃는다. 쪼매 읽어본 바, 이 선생님들에 대해서라면, 준비운동으로 각기 다음과 같은 책들을 권할 수 있겠다.

 

 

헤쌤


헤겔 / 피터 싱어 지음 / 노승영 옮김 /교유서가 / 2019


저자 스스로 이 책으로 부족하다고 시인하고 있다


다시, 헤겔을 읽다 / 이광모 지음 / 곰출판 / 2019


그나마 쉽기로 따지면 요 책도 썩 괜찮지만


헤겔 정신현상학의 이해 / 한자경 지음 / 서광사 / 2009


헤쌤의 주저라 할 수 있는 <정신현상학>을 읽기 위해선 요 책이 좋을 수 있다. 한자경 선생님은 뭐랄까, 쪽집게 입시 강사 스타일의 도식을 이용한 핵심정리에 매우 강하다. 칸트 읽을 때 한자경 쌤 덕을 많이 보았다.

 


정신현상학 강독 1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전대호 지음 / 전대호 옮김 / 글항아리 / 2019 


실은 얘한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전 5권 예정이라고 한다.




후쌤


에드문트 후설, 엄밀한 학문성에 의한 철학의 개혁 / 박인철 지음 / 살림 / 2013


이게 얇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그나마 알아먹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현상학에 대해 좀 아는 듯 보이는 어느 독자의 혹평도 달려 있다


후설의 현상학 / 단 자하비 지음 / 박지영 옮김 / 한길사 / 2017


그래서 안정적으로 이 책을 추가로 권한다. 그렇지만 갑자기 난이도가 훅 뛰는 느낌은 있다. 고 한전숙 선생님의 현상학 책이 입문서로 최고라는 전설 같은 썰이 돌지만, 구할 길이 없다.

 

 

하쌤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7


일단 읽힌다는 이유에서 이 책을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 / 박찬국 지음 / 그린비 / 2013


그러나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저 책의 상위호환 같은 요 책을.

 

 

 

 

 

--- 읽은 ---

+ 히쇼의 새 / 오노 후유미 : 187 ~ 379

+ 드로잉 피직스 / 돈 레몬스 : 201 ~ 351

+ 시몬 드 보부아르, 익숙한 타자 / 우르술라 티드 : 102 ~ 265

 

 

 

--- 읽는 ---

=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 제이컵 솔 : ~ 69

= 지금 당장 경영학 공부하라 / 김태경 : 138 ~ 272

= 읽거나 말거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125 ~ 279

= 자본론 공부 / 김수행 : ~ 137

=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 프라모드 K. 네이어 : 101 ~ 193

= 사르트르 vs 메를로퐁티 / 강미라 : ~ 75

= 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1/617 ~ 1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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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9-10-0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시력이 더럽게 나쁜 이가 시력이 더럽게 나쁘다는 사람의 글을 눈을 찡그려 가며 읽었습니다.
- 한때 열심히 생각하고 했던 실존주의라는 단어가 반가웠지만, 그 오랜 세월의 거리만큼이나 멀게 느꼈습니다.
- 3H 선생님들에 대한 책 추천은 무척 고맙습니다. 하나 하나 일단은 보관함에 담아봅니다.
- 언젠가 다시 실존주의에 빠질 날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 글을 읽은 이후로 다시 실존주의 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음을 깨닫습니다.
- 레이몽과 레몽에 대한 평은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늘 고맙습니다!

syo 2019-10-04 22:52   좋아요 0 | URL
3H가 실은 Hard, very Hard, ultimately Hard의 약자가 아닐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범인의 머리로 따라가기 너무 어렵네요 ㅎㅎㅎㅎ
제가 늘 고맙스니다, 감은빛님^-^

페넬로페 2019-10-04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설이 철학자의 이름이었어요?
저는 무슨 무슨 주의자들이 이름붙인 개념인줄 알았어요**
북플에서 계속 후설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한번 검색해봐야지 했는데
아직 못했거든요 ㅎㅎ
아무튼 철학자, 후설!
배우고 갑니다**

syo 2019-10-04 22:53   좋아요 1 | URL
저도 실은 국어 시간에 배운 전설모음이니 후설모음이니 하는 것들이 생각났었답니다.
책 검색해보면, 뜻밖에 중요한 책들이 거진 다 번역되어 들어와 있습니다.
저도 놀랐네요 ㅎㅎㅎ

다락방 2019-10-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다시 읽고 있어요?? 😱

syo 2019-10-04 22:53   좋아요 0 | URL
네 ㅎㅎㅎㅎㅎ
심심할 때 한 편씩 한 편씩 읽고 있어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전작할까 싶어서요.

그냥 2019-10-04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발 눈을 아끼세요,ㅠㅠ
이럼써 나도 뭔가를 읽고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라 (누군가는 눈을 학대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눈에 문제가 발생해서 수술을 하고 나니 이게 아닌데 하면서 님의 글을 또 읽고있네요.
보르헤스를 닮으면 안됩니다.ㅠㅠ

반유행열반인 2019-10-05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작은 눈을 더 작게 만드는 안경...벗고 렌즈 끼면 얼굴이 더 못 되게 보이는 거 보니 안경은 나름 고마운 액세서리였어요.
대학원 입시 면접 때 교수들이 학문/이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물어서 저는 안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면서 비유와 썰을 풀기 시작하자마자 뭐래 바보가 하는 표정으로 안 듣고 딴청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미 입학은 하되 졸업은 못할 바보의 운명이 정해졌겠지요...온갖 철학자들이 날아다니는 syo님 글 보면 왜 그때 그 교수님들 표정이 생각나죠...뭐야 이 바보...하는... 저는 잘 못 알아듣겠는 분야를 끈질기게 파는 syo님의 독서 여정 존경합니다. (그와중에 고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철학과나 사학과를 지망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어 STAY!!!를 외치는 미래의 저입니다...정말 다행이죠...)

syo 2019-10-05 13:41   좋아요 1 | URL
어릴 적부터 안경이 되게 싫었어요. 못생겨지는 거야 뭐 애초부터 지킬 만한 미모가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게 없는데, 하필 그 못생김이 호구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 굉장히 유감이었던 것이죠.....

저도 그 학교 대학원 면접 봤었는데요. process bottleneck 현상과 그 해결책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그러더라구요. ENGLISH로요. 광탈했습죠. 졸업과 무관, 합격하신 반님이 난님인 겁니다.

저는 철학자나 철학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 쉬운 책과 어려운 책, 더 어려운 책을 식별할 만한 ‘여유시간‘이 있는 것이 경쟁력이었던 것인데, 이제 곧 그조차 난망해지겠군요......

반유행열반인 2019-10-05 16:13   좋아요 0 | URL
병목현상 영어로 묻는 전공은 대체 뭔지 궁금하네요. syo님 대체 손 안 대 본 게 뭐에요ㅋㅋㅋ

syo 2019-10-06 21:02   좋아요 1 | URL
네... 저 과목은 다름아닌 <운영체제론>으로서..... 슬픔이 덮쳐와 길게 말하고 싶지가 않아지네요, 하아....

반유행열반인 2019-10-06 21:43   좋아요 0 | URL
미, 미안해요 또르르르르르......
 

증명한다는 사진

 

 

1

 

곧 서른여섯이다. 사회적·경제적 평면에서 관측하면 열여섯만도 못한 서른여섯이지만, 얼굴만은 그렇지 않다. 어느 나이가 되면,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을 비춘다고 한다. 그 말을 믿을 만하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서른다섯 해 동안 내가 고른 선택지들,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들, 웃었던 횟수, 인상을 찡그리며 내뱉은 욕지거리, 분노, 질투,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의 길항, 포기한 꿈, 포기한 믿음, 포기한 사람, 언젠가 다녀왔던 그 평화로운 바다를 떠올릴 때마다 옅게 풀어지는 마음의 꾸러미, 비 내리는 날이면 부르고 싶은 이름과 이름과 이름들……

 

이제는 결정된 저 얼굴을, 남은 삶을 나는 잘 짊어질 수 있을까.

 

 

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요청춘은 반복돼요왜냐하면 누구에게나 한 번뿐이고 지나고 나면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사람이 나아지는 건 너무나 어렵다는 것예전에는 많이 배우면 나아지는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에요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진보하진 않아요시간이 지난다고 세상이 진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김연수청춘의 문장들+ 

 

 


2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힘이 부족하여 상상력이라는 보행기를 타고 겨우 한 발씩 앞으로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픔을 과장하고, 슬픔을 창조하면서. 내가 아는 나는 내가 만든 나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어떤 나들이 잔뜩 있는지도 모른다. 그 나들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고서 내가 글을 써나갈 수 있을까. 내가 내 얼굴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때 달 하나 마치 나를 그릴 것처럼 저 혼자 내 속에서 돋아나더니 내 속을 빠져나가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둠에 감추어져 있던 나는 그렇게 빛 아래 서게 되었는데 (어쩌다가 내 속은 달을 돋아나게 했을까일테면 파충의 기억을 내 속은 가지고 있었던가후두둑 까마귀가 날아가는 소리 컹컹 늑대 우는 소리 저 먼 산이 나무들을 제 품속에서 끄집어내어 올빼미를 깃들게 하고 (그때 또 달 하나 저 혼자 내 속에서 돋아나더니 내 속을 빠져나가먼저 걸어나간 달이 새로 걸어오는 달을 성큼 집어먹자 산은 깃든 올빼미를 얼른 품으로 끌어안아 들였습니다 (그때 또 달 하나 저 혼자 내 속에서 돋아나서는 내 속을 끌고 허공으로 걸어갔습니다달을 집어먹은 달은 새로 걸어오는 달과 내 속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빛 속에 서 있던 나는 내 속을 성큼 집어먹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바라보았습니다 내 속에서 돋아든 달과 내 속을 집어먹은 나는 그렇게 서로 바라보았습니다

허수경그때 달은」 전문 

 

 

3



1920년대에는 이후 보부아르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과 카를 마르크스의 사상이 아직 소르본의 교육 과정에 포함되지 않을 때였다이는 당시 소르본의 철학 교육 과정이 편협했기 때문이었지만, ()

우르술라 티드시몬 드 보부아르익숙한 타자, 22


헤 선생님 또 나왔다. 소오오오름. 정말 도망을 칠 수가 없는 인간이다.

 

그나저나 보부아르처럼 뛰어난 인재가 왜 굳이 저렇게 철학 교육 과정이 편협한 학교에서 철학을 공부를 하였는고하니,

 

보부아르는 파리대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명문 고등사범학교인 소르본에서 철학 교수 교육을 받았다그러나 미래의 배우자인 사르트르와 동시대의 남성들 대부분은 유명한 에콜 노르말 슈페리에르에서 수학하였다파리 센 강의 남쪽 중심부에 있었던 이곳은 프랑스 엘리트 지식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중고등사범학교였다. 1925년에 여성들은 그곳에 들어갈 수 없었다대신 파리 남서부 교외에 위치한 세브르의 에콜 노르말 슈페리에르 소속 여성 분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그러나 그곳에는 철학 과목이 없었기 때문에 철학을 공부하려면 소르본에 가야 했다.

같은 책, 21-22


이런 사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4




어지저찌 만난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그들은 지금 롱디 연애 중인데, 정말 오랜만에 만나 너른 초원의 풀밭에 함께 누워 하늘을 보며 다정한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중이다.

 

다정한 사랑의 밀어 (괄호는 syo)

 

- : 그럼 당신은 후설의 어떤 점에 가장 끌린 거야? (후설이라고? 얘들아, 너네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 건데, 보통 사람들은 이 타이밍에 후설이 아니라 후식 이야기를 꺼내)

- :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 의지가 흥미로워. (그걸 또 받냐?) 그건 어떤 면에서는 물리학자에게 원자와 같은 의미라 할 수 있지. 난 의식이 떠돌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 실재와 무의식 같은 것 사이를 떠다닌다고 말이야! (느낌표 날리지 마, 그런 대화 할 분위기 아니라고 지금)

- : 그래서 당신 생각은 결국 뭐지, 사르트르? 그 안에 무엇을 끌어들이고 싶은 거야? 주체로서의 ’? (…… 정말 첩첩산중이군)

- : 확실하지는 않아! (그래, 확실해질 때까지 이 이야기는 여기서 접……)

- : 그렇다 해도 는 내재성, 그 겹겹의 깊이의 생산자야. ‘가 있어야만 자의식의 문제를 풀 수 있어. (그 문제는 집에 가서 조용히 혼자 풀어도 되잖아. 꼭 여기서 이래야 돼?)

- : 아냐, 카스토르. 나는 의식이란지향성에 의해 정의된다고 생각해! (그래, 생각해. 생각하고 그 입은 좀 다물어 이제.)

- : 그렇다면의식이욕망하는모든 대상은(그렇지, 그렇지, 분위기 깔아! ‘을 막 남발하란 말야!)

- 둘은 마주보고 씨익 웃는다 (지금이다!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을 해! 롱디 커플이 간절히 원하는 뭔가를 시작하라고. 내가 눈을 가리고 있을 테니까(거짓말)……)

- : 의식은 대상을 겨냥해. 미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일종의 초월이거든. 당신은 언제나 나를 믿어도 돼. 알겠지? (, 임마, 제발 그 혀를 말하는 데 쓰지 마라……)

- : 하하! 그러니까 방금 한 이야기에 비춰 보자면, 여자는 더 연약하니까 욕망과 관련해서 남자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의식으로서 자신을 정의하자면 그래야 한다는 거군! 그건 남성우월적 생각이잖아! (갑자기? 그게 왜 또 갑자기 그렇게 돼? ……혹시 니들 지금 니들이 무슨 말을 주고받는지 잘 모르면서 모르는 거 들키면 쪽팔릴까봐 그냥 아무 말이나 막 던지는 중인 건 아닌지 난 참 의심이 되고 그렇다?)

- : 하하하! 또 말하고 싶었던 건 내가 베를린에 가면 당신은 나를 몹시 그리워할 거라는 거야. (, 그걸 아는 새끼가 이래?)

 

나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애정과 치정이 난무하는 파격적인 계약연애를 했다는 사실보다, 저러고 연애했다는 것이 더 놀랍고 충격적이다. 보부아르가 아니라 그 누구하고라도, 저런 연애는 딱히 하고 싶지가 않다…….

 

 

 

--- 읽은 ---

+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 김진영 : 184 ~ 303

+ 겨울 숲으로 몇 발자국 더 / 이경임 : ~ 155

+ 장폴 사르트르 / 마틸드 라다미에, 아나이스 드포미에 : ~ 165

 

 

--- 읽는 ---

= 현대 철학 아는 척하기 / 이병창 : 178 ~ 331

= 알레프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90 ~ 156

= 히쇼의 새 / 오노 후유미 : ~ 187

= 시몬 드 보부아르 익숙한 타자 / 우르술라 티드 : ~ 102

= 지금 당장 경영학 공부하라 / 김태경 : ~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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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0-0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건 깔만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네. 평소에 저런 대화 하면서 살았던 거야, 저들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syo 2019-10-02 14:14   좋아요 0 | URL
전 무서울 지경이에요..... 저러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존경하지만 두렵다....

다락방 2019-10-02 14:17   좋아요 0 | URL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 의지가 흥미로워˝ 라는 문장을 제가 살면서 친구나 애인으로부터 들어볼 수 있을까요?????????????????????????????????????????????????????

syo 2019-10-02 14:19   좋아요 0 | URL
유행어로 만들까요? ㅋㅋㅋㅋㅋㅋ
아무데나 막 쓰는 거지.

음....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다보니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 의지가 흥미롭네요?

다락방 2019-10-02 14:2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겁나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태같다)


stella.K 2019-10-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치 않아도 오늘 영화<젊은 날의 초상>을 봤는데
대사가 약간 현학적이어서 좀 오글거렸는데 저 보사 커플은 한참 더하네요.ㅎㅎㅎ
그 영화 보면서 이문열의 원작을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 나는 건 하나도 없고
원작도 저런가 싶더군요. 영화는 1991년도 작이고 80년대 청춘의 고뇌를 담았는데
80년대 청춘들의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 의지가 뭐였을까요??
이렇게 물으니까 되게 웃기네.ㅋㅋㅋㅋ

참고로 그저껜가? 라디오 들으니까 소르본느 대학이 지금은 파리 4 대학으로 불린다는군요.
4 대학은 철학 같은 인문학부라는.
그래도 소르본느의 명성은 아직도 유효하다네요.ㅋ

syo 2019-10-02 22:54   좋아요 1 | URL
보부아르와 사르트르가 정말 저런 데서 저렇게 했는지는 확실치 않은 것 같아요.
만화 그린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성한 장면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너무 비현실적이고, 재미가 없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 의지˝라는 말이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군요ㅋㅋㅋㅋ
후설이 알면 슬퍼하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19-10-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 깊어지는 게 싫어( 더불어 자기혐오는 내면에 대한 것만으로도 충분해서) 거울은 거의 안 보고 삽니다. syo님 저런 글을 쓰는 걸 보면 막 막 거울공주(학교 때 선생님들이 자기가 들어와도 거울 앞을 못 떠나는 애 한 명 골라 저런 별명을 붙였습니다. 고3 때 이례적으로 남자애 하나가 획득한 별명...)그런 느낌인데요.
궁극의 변태 타이틀이 있다면 보사커플에게 헌정하고 싶습니다. 저런 사랑 저런 희열에 존경과 경의가 가미된 타이틀입니다...

syo 2019-10-02 22:57   좋아요 1 | URL
하자는 많지만 저는 제가 생긴 모습을 썩 마음에 들어하는 편입니다. 좀 호구로운 것이 슬픈 지점입니다만....
보통의 인간으로 태어나 보통의 연애를 하면서 행복한 사람으로써, 저런 최초의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는 사랑은 멋지지만 남의 사랑으로 거리를 두고 보고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