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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의 두건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3권 <수도사의
두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게.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작년에 10권까지 나오고 잠잠해서 아빠가 걱정을 좀 했었는데, 최근에 21권까지 모두 출간되었더구나. 이제는 끊길 걱정하지 말고 고고해야겠구나. 캐드펠 수사 시리즈 3권 <수도사의
두건> 역시 책표지에 커다란 두 눈이 등장한단다. 두
눈만 크게 클로즈업해서 섬뜩한 기운도 드는데, 각 권마다 그 눈모양이 다르단다. 각 권마다 책표지의 눈모양이 다른데 그것이 무언인가 의미를 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단다. 책표지 디자인은 ‘워크룸’이란 곳에서 했다고 하는데, 어떤 취지를 가지고 디자인했는지 궁금하구나.
그건 그렇고 곧바로 <수도사의 두건>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책 제목 <수도사의 두건>은
수도사의 두건을 닮았다고 하여 별명이 붙여진 독성 강한 약초를 뜻한단다. 근육통이나 관절에 좋은 것으로
피부에 발라서 치료하는 것인데, 잘못하여 먹는다면 죽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독초가 될 수 있어. 이번 <수도사의 두건>의
사건은 어떤 식으로 벌어질 지, 제목을 통해서 대충 예상할 수 있겠구나.
1.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잉글랜드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했잖아. 이번 3권에서도 마찬가지란다. 1138년 12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는 여전히 내전 중인데, 캐드펠 수사 시리즈 2권에서는 캐드펠 수사가 머무르고 있는 베네딕토회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 근처에 전선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3권에서는 그 전선이 물러나면서
수도원은 조금은 일상을 되찾았단다. 수도원장 헤리버트는 교황청으로부터 재신임을 받기 위해 런던으로 떠나고, 부수도원장 로버트가 대리 업무를 맡고 있었어. 헤리버트 수도원장이
나이도 있고 해서 로버트는 내심 이번에는 자신이 수도원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어. 캐드펠
수사는 그런 권력에는 큰 관심 없이 수도원의 농장에서 일했단다. 캐드펠 수사는 농사뿐만 아니라 약초도
키우고 약초에 대한 지식도 해박했어. 수도원이나 인근 마을의 아픈 사람들이 오면 약초를 처방해주기도
했어.
…
수도원 근처에 말릴리 장원의
영주 거베이스 보넬이라는 사람이 머무르고 있었는데, 말릴리 영주는 자신 소유의 장원을 수도원에 기부하고
싶다고 해서 그 기부 건에 대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단다. 어느날 부수도원장 로버트는 흔치 않은 메추리
요리를 먹게 되었는데, 흔치 않은 요리라서 그 요리를 거베이스 보넬에게도 나누어주었단다. 장원을 기부해주어 고맙다는 마음으로… 그런데 거베이스 보넬이 그
음식을 먹고 위중한 상태로 빠지게 되었어. 말릴리 장원의 농노인 앨프릭이 캐드펠을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어. 캐드펠이 뛰어 가서 응급 조치를 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단다.
손쓰지도 못하고 거베이스 보넬은 죽고 말었어. 보넬 씨의 증상을 보니 누군가 ‘수도사의 두건’이라는 부르는 독성 강한 약초를 음식에 탄 것으로 보였어. 캐드펠이 그렇게 잘 아는 이유는 그 약초를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같은
메추리 요리를 먹은 부수도원장은 멀쩡한 것으로 보아, 수도원에서 요리를 받아서 보넬 씨의 집의 식당, 거실로 오는 동안에 누군가 독초를 요리에 넣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단다.
여기서 잠깐 거베이스 보넬의
가계도를 좀 살펴봐야겠구나. 거베이스의 아내는 리힐르스인데 3년
전에 재혼한 사이였단다. 리힐리스에는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 시빌과 늦둥이 아들 에드윈이 있었단다. 에드윈은 이제 고작 열네 살이었어. 딸은 마틴 벨코트라는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아들 에드위가 있었단다. 에드윈이 늦둥이다 보니, 조카
에드위와 나이가 동갑이어서 둘은 친구처럼 지냈단다. 보넬 씨는 예전에 하녀와 정을 통해 아들을 낳았는데, 그 하녀는 죽고 사생아 메이리그는 이미 성인이 되었지.
그렇다면 거베이스 보넬이 죽으면
누가 가장 이득이 될까. 당시 잉글랜드는 사생아에게 상속권이 없었기 때문에, 상속권은 친자는 아니지만 법적 아들인 에드윈이 갖게 된단다. 그렇다
보니, 이 사건을 조사하기 나온 행정관은 에드윈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었단다. 더욱이 사고 당일 에드윈은 보넬 씨의 집에 찾아와서 말다툼까지 한 것을 가족들과 하인들이 모두 보았어. 말릴리 장원이 아직 수도원으로 기부한다는 최종 계약이 안 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장원의 권리는 에드윈이 갖고
있었단다. 그리고 보넬 씨와 말다툼을 한 에드윈은 그 집에서 뛰쳐나가 행적이 묘연해졌단다. 현실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추리 소설에서는 가장 범인 같지 않은
사람이 범인이니까 아빠도 에드윈은 무조건 진범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가끔 그 허를 찌르는 작가도 있지만
말이야.
2.
그 시각 에드윈은 조카이자 친구인
에드위와 함께 숨어 있다가 밤이 되자 캐드펠 수사를 찾아왔단다. 에드윈와 에드위는 삼촌과 조카 사이라고
하지만, 쌍둥이처럼 비슷하게 생겼어. 캐드펠은 그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에드윈이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했어. 에드윈이 그날 보넬 씨를 찾아온 이유는 그 동안
사이가 좋지 않아서, 엄마의 조언대로 화해하려고 왔던 거야. 선물까지
준비해서 왔는데, 처음부터 대화가 틀어져서 선물도 주지 못하고 말다툼만 하고 뛰쳐나왔다는 거야.
캐드펠은 에드윈을 수사들이 잘
오지 않는 마구간 창고에 숨겨두었고,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어.
조수인 마크 수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2권에서도 등장했던 휴 베링어도 캐드펠 수사를 도와주었단다. 그런데 있잖니… 캐드펠이 보넬 씨를 구하려 갔던 날, 또 다른 일로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단다. 보넬 씨가 3년 전에 재혼한 아내이자 에드윈의 엄마 리힐거스가 알고 보니 멀고 먼 시절 캐드펠의 첫사랑이었던 거야. 수십 년이 지나 자신의 첫사랑을 알아보고 깜짝 놀랐단다. 수도원에
제롬 수사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캐드펠과 리힐거스의 그런 관계를 알아내고, 캐드펠도 용의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단다. 리힐거스와 다시 관계를
맺으려고 보넬 씨를 죽였다는 거지. 그 독초도 캐드펠이 만든 것이니 말이야. 제롬 수사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부수도원장은 판단하여 캐드펠에게 금족령이 내려졌단다.
그렇게 외출을 할 수 없는데, 에드윈이 숨어 있는 마구간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어쩔 수 없이 에드윈은 말을 타고 도망을 갔고, 사람들은 에드윈을 쫓아가 결국 잡아 왔단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들이
잡은 사람은 에드윈이 아닌, 에드윈의 조카 에드위였어. 중간에
둘은 옷을 갈아 입고 에드위가 에드윈인 척 한 거야.
…
금족령은 풀려났지만, 캐드펠은 이 사건으로 격리를 시키려는 부수도원장의 의도에 따라 멀리 양목장 관리로 파견을 가게 되었어. 양목장은 원래 두 명의 수사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 수사가
병에 걸렸기 때문에, 그 수사를 치료도 할 겸 양목장도 관리하라고 캐드펠 수사를 그곳에 보냈단다. 그런데 우연찮게 근처에 말릴리 장원이 있었단다. 캐드펠 수사는 오히려
그 말릴리 장원을 살펴 볼 수 있었단다. 그런데 말릴리 장원은 잉글랜드와 웨일즈 땅에 걸쳐서 넓게 펼쳐져
있었어. 심지어 웨일즈 쪽에 훨씬 많은 땅이 있었단다. 그래서
말릴리 장원에 관련된 재판은 웨일즈 재판장에서 받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웨일즈에서는 사생아와 무관하게
친자에게 상속권의 우선권이 있었어. 오호,, 그렇다면 강력한
용의자가 한 명 등장하는구나. 바로 보넬 씨의 사생아 메이리그…
…
캐드펠은 말릴리 장원을 조사해보려고
갔는데, 그곳에 숨어 있던 에드윈을 만났단다. 에드윈이 거기에
숨을 수 있던 것은 메이리그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야. 메이리그는 에드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동생으로
여겼어. 하지만 얼마 후 이 사건을 조사하는 행정관이 말릴리 장원에 찾아와 에드윈을 체포해서 에드윈은
감방에 갇히게 되었어.
…
캐드펠은 웨일즈의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러 갔다가 그곳에 증인들을 데리고 나타난 메이리그를 보았단다. 메이리그는 말릴리 장원의
상속권을 주장했어. 메이리그는 방청객에 캐드펠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메이리그가 상속권을 주장한 후, 캐드펠은 메이리그가 보넬 씨를 죽였다는
근거를 하나하나 이야기했단다. 메이리그가 가지고 있던 약병에 여전히 독초의 향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였단다. 그러자 메이리그는 재판장에서 뛰쳐나가 도망쳤단다.
그날 밤, 메이리그는 캐드펠을 찾아와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고 지금은 깊이 반성하고 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어. 메이리그의
진심을 알게 된 캐드펠은 그를 사죄하고 앞으로 반성하며 살아가라면서 그를 도망가게 했단다.
캐드펠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굳이 감옥에 가두지 않고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그 죄를 덮어주었단다. 2권에서도 그랬잖니… 일종의 고해성사로 생각한 것 같아.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면 하느님과
화해를 했다고 보는 거지… 메이리그가 진심으로 후회한 것이 맞기를… 캐드펠은
수도원으로 돌아와서 에드윈이 무죄라는 것을 입증했어. 그래서 에드윈도 풀려나게 되었단다.
….
재신임을 받으러 갔던 헤리버트
수도원장이 돌아와서, 자신은 이제 평수사로 봉사한다고 했어. 부수도원장
로버트는 자신이 수도원이 되는 줄 알고 좋아했지만 그것은 순간이었단다. 헤리버트는 새로운 수도원장이
될 라둘푸스와 함께 왔던 거야. 로버트는 좋다 말았네… 지은이
엘리스 피터스의 유머 코드인 듯… 소설은 그렇게 끝났단다. 이번
소설도 재미있었어. 너희들도 시간만 있다면 읽어보면 좋을 텐데…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 더욱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은데..
…
이 소설은 책 뒤쪽에 주석 설명이
따로 모여 있단다. 그런데 책에는 27번까지 주석 번호가
있는데, 책 뒤쪽의 주석 설명은 25번까지만 있더구나., 마지막 2개가 빠졌어. 출판사의
실수.
오늘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1138년 12월
초순, 캐드펠 수사는 평온한 마음으로 수도회 평의회에 참석했다.
책의 끝 문장: 결국 이것이 모든 이를 위한 최선의 길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