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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고전 소설 하나 이야기할게. 너무나 유명한 작가 찰스 디킨스의 너무나 유명한 작품 <위대한
유산>이라는 책이란다. 고전 소설들은 너무나 유명해서
작가와 제목들은 알고 있는데, 정작 읽어본 것은 많지 않는 것 같아.
아빠도 가끔씩 고전 소설을 읽고는 하지만 읽지 않은 책들이 훨씬 많단다. 예전에는 고전
소설이라고 하면 시대도 다르고 공간도 달라서 진입장벽이 높다고만 생각했거든. 그런데, 하나둘 찾아 읽다 보니 의외로 재미있는 고전 소설들이 많더구나. 하기야
지금은 고전 소설이지만 당대에는 베스트셀러였을 테니 재미없지 않고서야 베스트셀러가 되기 어려웠겠지. 그래서
예전보다는 고전소설에 대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 것 같다.
찰스 디킨스는 참 많은 소설들을
쓰고, 그의 소설들을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단다. 대표작이라고
손꼽을 만한 작품들이 많은데, 아빠는 이번에 <위대한
유산>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위대한 유산>아라고 하면 오랜 전에 기네스 펠트로우와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했는데, 아빠는 그 영화는 보지 못했단다. 그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줄거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읽기 시작해서 더 좋았단다. 그래서 반전을 즐길 수 있었지. <위대한 유산>은 유명한 작품답게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했단다. 아빠는 ‘열린책들’에서
두 권으로 출간한 책으로 읽었어. 오늘은 먼저 <위대한
유산> -상-권을 이야기해줄게.
1.
주인공인 필립 피립. 어렸을 때부터 핍이라고 불렀어. 핍은 어렸을 때 부모님과 다섯 형제를
잃고 20살 차이가 나는 누나와 매형 조 가저리가 키우다시피 했어. 누나는
부모님과 형제들을 일찍 잃고 어린 동생 핍을 키워서 그런지 생활력 좋은 여장부 스타일이었단다. 매형
조 가저리는 대장장이로 덩치는 엄청 크지만, 순박하고 착한 성품의 사람으로 핍을 친자식처럼 잘 대해주었단다. 어렸을 때 핍은 어느날 족쇄를 차고 감옥을 도망친 탈옥수를 만났는데, 그
탈옥수가 겁을 주면서 아무도 몰래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협박을 했단다. 어린 핍은 무서워서 아무도 몰래
먹을 것을 몰래 숨겨서 그 탈옥수를 가져다 주었어. 집안이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는데, 누나 몰래 먹을 것을 몰래 훔쳐서 탈옥수에 갖다 준 것에 대해 어린 핍은 죄책감을 갖고 누나한테 들통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지. 더욱이 그 음식들을 누나가 초대한 사람들의 오찬에 쓰일 음식이었거든..
그런데 군인들이 우르르 몰려왔어. 탈옥수들을 잡으러 가는데 수갑이 고장이 나서 수리를 요청했어. 대장장이
조 가저리가 그 수갑을 수리해 주었고, 사람들은 점심식사보다 탈옥수 잡는 것이 더 궁금해서 군인들을
쫓아갔단다. 다행히 핍이 음식을 빼간 것은 들통나지 않게 되었어… 군인들이
탈옥수들을 발견했을 때, 탈옥수 둘은 서로 싸우고 있었단다. 서로
자기를 죽이려고 했다가 싸우다가 쫓아온 군인들에게 잡히고 만 거야.. 덤 앰 더머 같기도 하구나.
…
1년이 지나고 조 가저리의 숙부 펌블추크의 소개로 핍은 미스
해비셤의 저택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 일이라고 하지만 미스 해비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그런 일이었단다. 미스 해비셤의 이야기를 좀 해야겠구나. 미스 해비셤이라고 하지만
나이는 지극한 노인이었고, 물려받은 저택에서 혼자 지냈어. 저택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지저분했어. 미스 해비셤은 오래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거실도 결혼식장처럼 꾸며져 있었는데 시간이 오래되어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어.
어떤 사연이 있던 것일까. 그건 좀 있다 이야기해줄게.
미스 해비셤의 저택 이름은 새티스
하우스였단다. 새티스 하우스에 도착하니 핍과 같은 또래의 에스텔라라는 소녀가 핍을 안내해 주었단다. 에스텔라는 핍을 무시하는 듯 했고 약간 쌀쌀하게 대했어. 미스 해비셤의
첫인상은 병색이 완연해 보였고 마치 시체 같은 모습이었어. 미스 해비셤은 핍에게 이야기하기를 자기가
보는 앞에서 놀라고 했는데, 혼자 할만한 것이 없다고 하니 에스텔라를 불러 함께 놀라고 했어. 그래서 핍과 에스텔라는 카드 놀이를 했단다. 에스텔라와 미스 해비셤은
무슨 사이인지 잘 몰랐단다. 핍은 6일 뒤에 또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집에 오자 펌블추크와 누나의 질문 공세를 했고 핍은 대부분 거짓으로 대답했단다. 나중에 조 가저리에게만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상세히 해주었어.
…
두 번째 방문… 세티스 하우스에는 낯선 손님들이 많았어. 핍은 미스 해비셤이 방안을
걷는 것을 도와주었어. 얼마 후 에스텔라는 손님들을 방으로 데리고 왔는데, 손님들은 모두 미스 해리셤의 친척들이었어. 그날은 미스 해비셤의
생일이었는데, 친척들은 생일 축하보다 미스 해비셤의 재산에 관심이 있어서 온 것이었어. 나중에 해비셤이 죽고 나면 그의 재산들을 상속받을 생각으로 왔던 거야. 친척들은
모두 가고, 저택을 둘러보면 핍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낯선 어린 신사를 만났어. 그런데 그 낯선 어린 신사가 핍에게 결투를 걸어와 싸웠는데, 핍이
이겼고, 어린 신사는 상처를 있었어. 소심했던 핍은 또 이것
때문에 한참을 걱정했단다. 핍에 대충 어떤 성격인지 알겠지?
…
세 번째 방문. 이번에는 어린 신사는 보이지 않았어.. 미스 해비셤은 조 가저리와
함께 오라고 했는데, 미스 해비셤은 그 동안 핍의 보수로 25달러를
주면서 이제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25달러는 가저리 부부에게는 엄청 큰 돈이었단다. 이후 핍은 조의 대장간에서 도제로 일하게 되었어. 그래도 핍은 가끔
미스 해비셤의 안부를 물으러 새티스 하우스에 갔는데, 아마 핍이 짝사랑하는 에스텔라를 보러 간 것 같았지. 그런데 어느날 에스텔라가 보이질 않았는데, 알아보니 에스텔라는 외국에
있는 숙녀학교에 갔고, 지금은 다른 친척인 세라 포켓이라는 사람이 미스 해비셤을 보살피고 있었단다.
2.
어느날 괴한의 공격으로 누나가
머리를 크게 다쳤어.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어. 비디라는 사람이 보살펴주게 되었어. 그래서 핍은 비디와 친구가 되었고, 자신의 비밀이었던 에스텔라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비디에게 이야기를 했어.
4년이 흘렀단다. 어느날
변호사 재거스 씨가 찾아왔어. 어떤 익명의 후원자가 핍에게 엄청난 유산을 남겨 주기로 했다면서 말이야. 그리고 유산뿐만 아니라 생활비나 신사 수업에 필요한 경비도 지원해 준다고 했어. 그런데 누가 주는지 물어보지도 말고 짐작 가는 사람이 있어도 겉으로 말하지 말고 신사 수업을 받으라고 했단다. 핍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변호가 재거스 씨가 후견인을 맡기로 했어. 익명이라고
했지만, 주변에 알고 있는 부자라고는 미스 해비셤뿐이고, 미스
해비셤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익명의 후원자는 당연히 미스 해비셤이라고 생각했어.
핍은 조의 도제 생활을 그만두고
신사수업을 위해서 런던으로 가게 되었단다. 핍은 런던으로 가기 전에 미스 해비셤을 찾아가 런던으로 떠난다고
인사를 했어. 그녀가 후원자이기 때문에 인사를 하러 갔던 것이지만 모른 척하라는 약속 때문에 미스 해비셤에게
인사만 하고 나왔단다. 런던에서 재거스 변호사를 만나서 런던의 임시 거처를 소개받았어. 그곳은 허버트 포켓이라는 미스 해비셤의 친적집이었는데, 알고 보니
허버트 포켓은 몇 년 전 새티스 하우스에서 자신과 결투를 했던 어린 신사였어. 둘은 그 결투를 잊은
듯 금방 친해졌단다. 그리고 허버트를 통해서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미스 해비셤의 아버지는 엄청
부자였는데 미스 해비셤은 무남독녀였단다. 미스 해비셤의 어버지가 바람 피워 낳은 혼외자가 있었는데, 말썽만 부리고 해서 그에게는 유산을 거의 주지 않고, 미스 해비셤이
재산 대부분을 상속 받은 거야. 미스 해비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결혼식 당일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단다. 사기꾼이었던 거야. 하지만 미스 해비셤은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그 결혼식날 장식했던 그대로 손대지 않고 두었고, 시계도 그날 멈춰진 채 오늘날까지 이어졌단다. 미스 해비셤도 그날
이후 외출도 안하고 집에서만 지냈던 거야. 그리고 에스텔라는 입양아로 들이게 된 거지.
…
핍은 해머스미스에 있는 미스
해비셤의 친척인 메슈 포켓의 집에서 머물면서 메슈 포켓에게 신사 수업을 받았단다. 이렇듯 런던에서 생활이나
신사 수업을 모두 미스 해비셤의 친척들과 연루되다 보니, 익명의 후원자는 미스 해비셤이 확실했다고 생각했지. 후견인인 재거스 씨의 사무실에 자주 들렀는데, 그곳 사무실 직원들과도
친하게 지냈고, 허버트 등 새로 사귄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단다. 어느날
조 가저리가 방문했는데, 핍의 마음 속에 어느덧 자신은 다른 신분의 사람이라는 생각의 뿌리가 내리고
있었어. 조의 방문을 그리 반기지 않았어. 조도 핍에게 거리를
두고 핍에게 ‘신사분’이라는 호칭을 쓰기도 했어. 그리고 에스텔라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전해주었어. 핍은 얼마 후 미스
해비셤의 새티스 하우스를 방문했단다. 안부 인사차 들렀다고 했지만, 사실은
에스텔라를 보러 온 것이었지. 에스텔라는 더 성숙해졌고, 더
예뻐졌단다. 하지만 에스텔라는 여전히 핍을 좀 차갑게 대했지.
…
여기까지가 <위대한 유산> -상-권의
대략적인 이야기란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고전이지만 술술
재미있게 잘 읽혔단다. –하-권에서는 핍에 과연 에스텔라와
잘 될지 궁금하고, 이 소설의 제목을 왜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으로 지었는지 단서가 나오는지 궁금해하면서 –상-권 책을 덮었단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내 아버지의 성은 피립이고 내 이름은 필립인데, 유아 시절 내 혀는 둘 다 핍이라고 발음했지 그보다 더 길거나 더 분명하게 발음할 수 없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러고 나서 우리는 서로 간에 속내를 터놓았다는 사실로
뜨거운 악수를 나누었으며, 촛불을 끄고 난롯불을 보충하고 문을 잠근 뒤 웝슬 씨와 덴마크를 찾아 길을
나섰다.
그날은 내게 기억할 만한 날이었다. 내게 큰 변화를 만들어 준 날이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그건 어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인생에서 하루를 선택하여 삭제한다고 상상해 보고, 그러고 난 후 그 인생항로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생각해 보라. 이 글을 읽는 독자여, 글 읽기를 멈추고 쇠로 만들어졌던 황금으로 만들어졌건 가시로 만들어졌건 꽃으로 만들어졌건 간에, 당신을 얽어매고 있는 긴 사슬이 만약 그 제일 첫 번째 연결 고리가 어떤 기억할 만한 날 맨 처음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결코 당신을 꽁꽁 얽어매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잠시 생각해 보라.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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