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그러다 어느 날 우리는 어느 페이지의 낱말을 알아보고 큰소리로 읽는다. 그 순간 신()의 일부가 사라져가고 낙원에 첫 균열이 간다. 그렇게 또 다른 낱말이 이어진다. 온전했던 운주는 이제 이어지는 문장들에 불과하고 백지 속 유실된 땅들에 지나지 않게 된다. 아이는 학교에 가고, 학생의 신분이 된다. 그런데 이 유실에는 실제로 엄청난 행복이 존재한다. 글을 읽는 첫 경험. 책의 한 페이지를 해독하고 어렴풋한 형체들을 감지할 수 있게 된 첫 경험. 그것은 행복을 넘어서는, 정확히 말해 기쁨이라고 할 만한 무엇이다. 기쁨과 공포라 할 만한 무엇. 기쁨을 어김없이 공포를 수반하고 책들은 언제나 애도를 수반하기 마련이니까.


(14-15)

그런데 때론 어떤 사람들에게, 더 적은 수의,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름 아닌 독자들이다. 가던 길을 남들이 포기하는 여덟 살 혹은 아홉 살 무렵에 이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독서의 길로 뛰어드는 그들은 언제까지나 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그 길이 끝이 없음을 알고 기뻐한다. 기쁨과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그들은 출발점에, 첫경험에 집착한다.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경험이다. 그들은 언제나 그 지점에 머무르며 삶이 다해가는 순간까지 책을 읽는다. 고독을 발견했던, 그러니까 언어들의 고도고가 영혼들의 고독을 발견했던 첫 경험의 언저리에 머문다. 그들은 황홀감에 취해 세상에서 물러나 이 고독을 향해 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고독의 골은 깊어진다. 더 많이 많을수록 아는 건 점점 더 적어진다. 이 사람들이 작가와 서점, 출판사, 인쇄소를 먹여 살린다.


(26-27)

그렇다. 눈이다. 당신의 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그 두 눈은 이제 우는 일 말고는 쓸모가 없다. 울지 않을 때는 책을 읽는다. 어느 날 당신은 릴케의 한 페이지를 읽는다. 다른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그러다 잉크의 새장을 여는 순간 영혼의 새들이 우르르 당신에게 돌아온다. 실패한 자살이 모두 그렇듯 당신의 자살도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신이 잃은 건 생명보다 더한 것이었다. , 투명한 말의 맛, 참된 말에 대한 사랑, 그 모두를 잃은 것이다. 말 앞에서 당신은 먹을 것을 앞에 둔 아픈 아이 같았었다. 그런데 릴케가 당신에게 먹을 것을 다시 준다. 한 편의 시, 이어지는 또 한 편의 시, 한 편의 이미지, 또 한 편의 이미지. 헐벗은 말과 함께 온전한 사실이 돌아온다. 진실과 함께 온전한 영혼이 돌아온다.


(35-36)

발작 상태는 세상의 본성이다. 전쟁이 잇따르고 발명도 이어진다. 총매상고가 집계되면 자살률도 집계되며, 기아의 저편에는 달콤한 환락이 자리한다. 세상은 그것들 모두의 잡탕이다. 그것들이 모두 함께한다. 사랑만 예외이다. 사랑은 그 무엇과도 함께하지 않는다. 사랑은 아무 데도 없다. 전시(戰時)에 부족한 식량처럼, 죽어가는 사람의 짧은 호흡처럼, 사랑도 모자란다. 놀이에 몰두해 있는 아이에게 시간이 모자라듯 사랑도 그렇게 부족하다. 사랑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정말로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우리 안에 자리한 사랑의 욕구를 채워주기엔 시간은 늘 역부족이다. 우리 안에 자리한 목소리와 피의 요구, 창공 같은 그 목소리에 흐르는 우윳빛 피의 요구를 채워주기에는 말이다. 혜성 같은 사랑은 영원히 단 한 번 우리의 심장을 스친다. 밤낮없이 지켜야 그걸 목격할 수 있다. 오랫동안,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사랑의 본성이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이 사실 이야말로 사랑이 갖춘 위엄이자, 사랑의 놀라운 특성이다. 소음과 부산함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 온갖 발작으로부터도 훌쩍 떨어져,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사랑은, 그리고 사랑의 가볍고 경쾌한 자각이자 더없이 겸허한 형상이며 각성한 얼굴인 시(), 심오한 기다림이고 달콤한 기다림이다. 부드럽고도 오묘하게 반짝이는 희망이다.


(38-39)

피로에 절은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그들은 무언가를 쉴 새 없이 하는 사람들이다. 휴식과 침묵. 사랑이 내면으로 파고들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다. 피로에 절은 사람들은 장사를 하고, 집을 짓고, 경력을 쌓는다. 피로를 피하기 위해 그런 일들을 하지만 그러면서 오히려 피로에 빠진다. 그들의 시간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일을 더 많이 할수록 점점 더 적게 하는 꼴이 된다. 그들의 삶에는 삶이 부족하다. 자신과 자신 사이에 유리벽이 존재한다. 그들은 멈추기 않고 유리벽을 따라 걷는다. 피로는 그들의 용모와 손과 말에서 드러나 보인다. 그들에게 피로는 일종의 향수이며 불가능한 욕망과도 같다. 그들은 페르스발처럼, 어머니를 떠난 이 젊은 남자처럼, 들판과 강을, 강과 숲을, 산과 들판을 오간다.


(47)

위대한 책은 그 책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된다. 어떤 책이 위대하다는 건, 그 책에서 점차 드러나 보이는 절망의 위대함을 의미한다. 책 위에 무겁게 드리워져 책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한참을 가로막는 그 모든 어둠을 의미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 책이 있기 전, 글이 써지기도 전에 모든 것이 시작된다. 즉 아버지의 떠도는 그림자가 있고, 번잡한 날들 속에서 첫 시구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라신과 그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담갈색 밤이 있다. 사방에서 꿈은 짓밟히고, 자신과 지나치게 밀착되어 글쓰기는 불가능해진다. 불만에 찬 왕,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갈가리 찢긴 유년기에 너무 밀착된 상태로는 글쓰기가 불가능하다.


(54-55)

당신은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제 이 두 사람에 대해서도 라신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 당신은 제3의 문제에 골몰한다. 부부란 대체 뭘까. 열정은 뭐고 사랑은 뭘까. 당신은 머릿속으로 게임을 벌이며 하나의 규정을 마련한다. 집에 다다르기 전, 그러니까 5분 안에 해답을 찾아낼 것. 결국 게임 종료 직전에 당신은 답을 발견한다. 부부란 김빠진 삶의 장이고, 열정은 분열된 삶의 장이다. 그런데 사랑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이제 당신은 당신의 집 문 앞에 선 채로 웃음을 터뜨린다. 이 참담한 발견에, 이 모든 한심한 정의에 경의를 표한다. 당신은 17세기와 20세기를 싸잡아 비웃고, 사랑과 세상을 함께 품을 수 없는 이 영원한 무능을 비웃는다. 망가지가 쉬운 천사들과 튼튼한 개들을 두고 너무 한탄하지 않으려고 웃는다.


(108-109)

우리는 사랑을 하듯 책을 읽는다. 사랑에 빠지듯 책 속으로 들어간다. 희망을 품고, 조바심을 낸다. 단 하나의 몸 안에서 수면을 찾고, 단 하나의 문장 속에서 침묵에 가닿겠다는, 그런 욕구의 부추김을 받으며, 그런 욕구의 물리칠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다. 조바심을 내며, 희망을 품는다. 그러다 때로 무슨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이 목소리처럼, 일체의 조바심을 몰아내고 일체의 희망에 딴죽을 거는 무언가다. 그것은 위로하며 하지 않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유혹하지 않고 황홀감을 준다. 자체 안에 자신의 종말과 죽음의 슬픔, 어둠을 품고 있는 무언가다. 스스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것에 귀 기울이는 자는 이제 자신이 피신할 데도, 의지할 데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자신에게서 해방되어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목소리가 어두워질수록 우린 더 분명히 보게 된다. 목소리가 격해질수록 숨쉬기가 한결 쉬어진다. 우린 일체의 문학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온전히 성스러움에 바싹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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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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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Jiny가 학교 과제로 <오셀로>를 영어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해서, 아빠는 영어로는 읽지 못하겠고, 한글로 된 <오셀로>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오늘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이야기할게.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은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이렇게 네 개 인데 이제 리어왕만 읽으면 되겠구나. 사실 중학교 시절 친구 집에 갔다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 있길래 빌려서 읽었는데 당시 아빠가 책도 거의 읽지 않던 시절이고, 배경 지식도 없이 읽다 보니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도 않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맞다.

어른이 되고 나서 책읽기에 재미를 붙인 이후에 고전도 하나 둘 찾아 읽으면서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읽곤 했는데, 이번에 <오셀로>를 읽었으니 이제 <리어왕>만 남았구나. <리어왕>도 조만간 읽을 계획이고 오늘은 <오셀로> 이야기를 해줄게. 희곡이라서 소설처럼 읽기 편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연극무대를 상상하면서 무대 위 연극배우를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구나. 여건만 된다면 일부분은 소리 내어 연기하듯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구나.

 

1.

이 작품의 배경은 베네치아로도 부르는 이탈리아 베니스가 배경이란다. 주인공 오셀로는 배니스에 고용된 무어인 출신 장군이란다. 무어인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어서 보통 흑인이란다. 그래서 오셀로를 영화로 만든 것들을 보면 오셀로는 흑인 배우가 연기한단다. 오셀로의 아내는 데스데모나라는 사람으로, 베니스 원로원인 브라반시오의 딸이기도 해. 그리고 카시오는 카시오 오셀로의 부관, 이야고는 오셀로의 기수란다. 이렇게 네 명이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야고라는 인물이 악인으로 나오는데, 오셀로는 그의 정체를 모르고 그를 신뢰하고 있단다. 이야고는 브라반시오를 만나서 이야기하기를,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몰래 약물을 먹이고 마법을 써서 결혼하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브라반시오는 베니스 공작에게 가서 오셀로가 범죄자라고 고발을 했단다. 오셀로는 무죄를 주장하며, 베니스 공작에게 자신과 아내가 만나 결혼 이야기를 했고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가 와서 자신은 진정으로 오셀로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일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지나갔단다.

키프로스 섬에 터키군이 침략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오셀로는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키프로스 섬에 가게 되었어. 이때 아내 데스데모나도 동행하였고 기수 이야고에게 데스데모나를 호위하라고 했단다. 그렇다면 왜 이야고는 오셀로를 그렇게 미워할까? 이야고가 오셀로를 증오하는 이유는 오셀로가 자신의 아내 에밀리아와 동침했다고 의심하고, 무어인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이란다. 이야고는 오셀로의 주변 사람들을 이간질하려고 했어. 이야고는 오셀로의 부관 카시오를 부추겨서 술을 먹게 하고 몬타나와 싸움을 하게 만들었어. 이 일을 알게 된 오셀로는 화가 나서 카시오를 해임하겠다고 했단다.

이야고는 카시오에게 이야기하기를 오샐로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 데스모나와 카시오가 은밀한 사이처럼 보이게 하려는 계략이었단다. 카시오는 이야고의 조언대로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서 오셀로에게 자신을 다시 부관으로 써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했단다. 데스데모나도 카시오가 한번 실수한 것을 알고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단다. 그런데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둘이 이야기하는 것을 오셀로가 봤어. 이것도 이야고가 유도한 것이란다.

이야고는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사이가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단다. 참 교활한 사람이구나. 오셀로는 지금까지 한번도 아내를 의심한 적 없이 사랑해왔는데 이야고가 한 이야기를 듣고 데시데모나와 카시오가 함께 있는 것을 보자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어. 더욱이 데스데모나가 카시오를 용서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니 의심의 수치는 더 올라갔어.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는 우연히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줍게 되었는데 그 손수건을 이야고에게 주었어. 그 손수건은 오셀로가 사랑의 징표로 데스데모나에게 준 선물이었단다. 이야고는 그 손수건을 몰래 카시오의 집에 두었단다. 이야고의 농간은 점점 심해졌어. 오셀로에게 이야기하기를, 카시오와 데스데모나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거짓말 했어. 그러면서 증거로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어.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오셀로는 간질 발작까지 일으켰어. 이제 아내의 부정은 거의 확실하다고 믿었단다.

 

2.

오셀로는 아내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죽음으로 복수하겠다고 마음먹었어. 오셀로는 이야고와 함께 아내와 카시오를 죽이려고 했단다. 오셀로는 이제부터 이성을 잃은 듯했어. 아내를 때리기도 하고, 아내를 다그치면서 창녀라고 소리치기도 했어. 다정했던 남편이 돌변한 것을 보고 데스데모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단다. 데스데모나는 슬픔에 빠지게 되었지.

이야고는 베니스 신사 로데리고라는 사람을 설득하여 함께 카시오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어. 로데리고라는 사람은 예전에 데스데모나에게 구애했다가 거절 당한 사람인데,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하자 카시오를 죽이자는 계획에 동참했단다. 로데리고가 카시오를 급습해서 찔렀지만 카시오의 갑옷이 두꺼워 실패하고 오히려 카시오의 반격으로 칼에 찔리고 말았어. 이때 이야고가 카시오의 뒤에서 나타나 카시오의 허벅지를 찌르고 도망갔단다. 카시오는 누가 자신을 찌른 지 보지는 못했어.

카시오는 도와달라고 소리쳐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그 중에는 이야고도 있었단다. 이야고는 작전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로데리고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였단다. 그리고 카시오를 구해주려는 스탠스를 취했어. 카시오는 그런 이야고가 자신을 찔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

그 시간에 오셀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내의 배신을 복수한다면서 침실에서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였단다. 뒤늦게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오셀로를 찾아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단다. 에밀리아도 자신이 주웠던 손수건이 이 비극의 원인 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단다. 에밀리아는 오셀로에게 손수건에 관한 이야기부터 자신의 남편이 벌인 짓을 이야기했어. 그리고 그때 이야고, 카시오, 데스데모나의 삼촌인 그라시아노가 왔어. 에밀리아는 남편 이야고가 지금까지 벌인 속임수를 다 이야기했어. 화가 난 이야고는 아내 에밀리아를 칼로 찔러 죽인단다. 그리고는 도망가지만 잡히고 처형당하게 된단다. 한편, 오셀로는 사기꾼에 속아서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에 괴로워했어. 자신이 한일을 후회를 해도 죽은 데스데모나는 돌아올 수 없단다. 결국 자책감에 오셀로는 자살로 자신의 죗값을 치르면서 끝이 난단다.

….

완벽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쉽지 않지만, 모든 일에는 의심을 하고 두 번 세 번 팩트 체크를 해야겠구나. 더욱이 그렇게 진정으로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 의심 가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확인을 해볼 것. 오셀로는 저 세상에서 데스데모나를 다시 만났다면 아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 말도 안 돼.

책의 끝 문장: 저는 곧장 매에 올라 이 무거운 행위를 무거운 마음으로 정부에 고하리다.

 


제 심장을 손안에 쥐었대도 못하시고
제가 그걸 보관하고 있는 한 안 됩니다.
오, 질투심을 조심해요.
그것은 희생물을 비웃으며 잡아먹는
푸른 눈의 괴물이랍니다. 오쟁이 진 자가
운명임을 확신하고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는 더없이 행복 속에 산답니다.
오 그러나, 푹 빠졌지만 의심하고
수상히 여기지만 강렬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저주받은 시간을 헤아리겠습니까!
- P109

이 손수건을 카시오의 숙소에 떨구고
그가 발견토록 해야지. 질투하는 사람에겐
공기처럼 가볍고 하찮은 물건도
성경 말씀처럼 강력한 확증이야.
이게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
무어인은 벌써 내가 준 독약 먹고 변했어.
위험한 상상은 그 본질이 독약인데
맛이 고약한 줄 처음엔 거의 모르다가
약간씩 핏속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유황불처럼 타는 거야. 그렇다고 했잖아.
- P118

저 하늘이 뜻하여
고난으로 날 시험하려고 낸 맨머리 위에다
갖가지 아픔과 치욕을 쏟아 붓고
이 몸을 가난에 뼛속까지 빠뜨리며
나와 내 희망을 포로로 넘겨줬다 하더라도
난 내 영혼 어디선가 한 줌의 인내심을
찾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나더러
경멸하는 시간의 느린 부동의 손가락질
시계판 숫자처럼 받으라고 하는 건…… 아, 아,
하지만 난 그것도 잘, 아주 잘 견딜 거다.
그러나 내 심장을 갈무리해 둔 곳
내가 살거나 아니면 삶을 유지 못하는 곳
내 생명수가 흐르거나 말라붙은 샘
바로 그곳에서 버림을 당하거나
또는 더러운 두꺼비 쌍쌍이 뒤엉키어
알 까는 웅덩이로 그곳을 지키게 된다면!
그럴 경우 얼굴빛을 바꾸어라
그대 장밋빛 입술의 어린 천사 인내심아,
맞아, 지옥처럼 험악하게 보이거라!
- P156

있어요, 수십 명이. 게다가 그들이 놀고 얻은
이 세상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이요.
하지만 전 아내들이 타락하게 되는 건
남편들 잘못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면
그들이 밤일을 소홀히 하면서
우리의 보물을 딴 여자 허벅지에 싼다든지
아니면 유치한 질투심을 터뜨리고
우릴 구속하거나 또는 우릴 때린다든지
약심 품고 용돈을 줄이면, 원 참,
우리도 성깔이 있잖아요. 남편들은 아내들도
자기들과 꼭 같은 감각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고요. 보고, 냄새 맡고
단 것과 신 것을 둘 다 맛보는
혓바닥을 가진 건 남편들과 같다고요.
남편들이 우리를 단 여자와 바꿀 때
하는 짓이 무엇이죠? 재미 보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해요. 그게 정으로 시작되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약하니까 실수해요?
그도 맞죠. 그럼 우린 정 없어요?
놀고픈 욕망도 약함도 남자처럼 없냐구요?
그러니까 그들은 우리한테 잘해야죠.
안 그러면 그들이 잘못으로 가르쳤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함을 알려주고 싶어요.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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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완전한 진실에 접하게 되는 것은 인간에게 드문, 아주 드문 일이다. 뭔가 약간의 위장이나 약간의 오해가 개입되지 않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행동에 대해서 오해했을지언정 감정에 대해서는 오해하지 않은 그런 경우라면, 오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이틀리 씨가 아무리 에마가 가슴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여긴들, 또 그의 마음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여긴들 에마의 실제 마음보다 더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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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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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가끔씩 이야기해주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어느덧 10권이란다. 9권의 이야기는 1141 2월의 이야기였는데, 10권의 이야기는 1141 5 25일에 시작한단다. 약 세 달이 지난 시점이구나. 이제는 슈롭셔 주 행정장관이 된 휴 베링어와 캐드펠 수사는 당시 국내 정세에 대해 이야기했어.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부터 이어진 내전은 여전했어. 스티븐 왕이 모드 황후 진영에 포로 잡혀 스티브 왕 진영은 난리가 났단다. 그 와중에 스티븐 왕의 아내 마틸다 왕비가 군대를 소집하여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단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단다.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는 성 위니프리드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어. 성 위니프리드 수녀에 관한 이야기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에서 이야기를 했었단다. 사람들은 웨일즈 지역에 가서 성 위니프리드의 수녀의 관을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모셔왔다고들 생각하고 있단다. 그런데 사실은 성 위니프리드 수녀는 원래 모셨던 웨일즈 지역에 있고,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가지고 온 관에는 사실 살인자의 관이었단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에서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할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캐드펠 수사는 약간의 죄책감도 있었지만 그것을 수도원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단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성 위니프리드 수녀님의 영혼도 알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어.

….

소설이 시작하는 시점으로부터 8주 전인 1141 4 9. 윈체스터에서는 성직자가 살해되는 살인 사건이 있었어. 당시 그 성직자는 모드 황후에게 붙잡혀 있는 왕을 풀어달라는 탄원서를 냈는데, 괴한들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모드 황후의 가신이었던 라이날드 보사르라는 기사는 괴한의 공격을 당한 성직자를 도와주다가 그도 괴한에게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단다. 라이날드 보사르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에서 잠깐 등장했던 로랑스 당제를 섬기던 기사였단다. 8주 전에 죽은 성직자와 라이날드 보사르에 대한 추도 미사가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단다.

 

1.

성 위니프리드 축제는 6 22일에 열릴 예정으로 축제에 참석할 순례자들이 하나 둘 수도원에 도착했어. 그 중에는 웨일스 키아란과 매슈라는 젊은이들이 있었어. 키아란은 3주 동안 맨발로 걸어와서 발에 많은 상처가 나서 캐드펠 수사에게 치료를 받으러 왔단다. 키아란은 내면의 병이 더 고통스럽다면서, 자신은 죽을 병에 걸려서 이번 순례가 죽음의 순례길이라고 했어. 캐드펠 수사는 키아란에게 신발을 신어도 신의 특권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단다. 매슈는 순례길 동안 키아란을 옆에서 함께 하면서 보호해 주었단다.

순례자들 중에 위버 부인과 조카들인 멜랑에흘과 흐륀 남매가 있었어. 멜랑에흘은 오는 길에 매슈를 알게 되었는데 둘은 사랑에 빠졌단다. 흐륀은 다리 뼈 통증을 앓고 있어서 목발을 쥐고 절룩거리며 걸었는데 신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수도원에 온 것이란다. 축제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범죄 패거리들도 모여들었단다. 그 중에 시미언 포어라는 자가 있었어. 상인이라고 속이고 수도원에 왔지만, 그는 범죄자였어.

그런데 키아란은 주교로부터 받은 반지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어. 이 반지는 키아란에게는 통행 허가증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 반지가 없으면 순례를 할 수 없었단다. 키아란은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을 거쳐 웨일즈까지 순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단다. 수도원장은 키아란의 반지를 훔친 범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수도원 문을 닫고 수도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소지품 검사를 했지만 반지를 찾지는 못했단다. 흐륀은 뼈 통증 증상으로 캐드펠 수사로부터 치료를 받았는데, 전날 시미언 포어가 키아란의 반지를 훔치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단도를 가지고 있는 걸 봤다고 했어. 하지만 소지품 검사를 할 때는 그런 단도는 나오지 않았단다.  하기야 반지든 단도든 수도원 어딘가에 숨겨 놓으면 될 테니휴 베링어가 사기꾼들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넓히자 시미언 포어는 도망가버렸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키아란이 잃어버렸던 반지를 가지고 있었어. 그에게 물어보니 시미언 포어에게 돈 주고 샀다고 했어. 키아란의 반지는 역시나 시미언 포어의 짓이였나 보구나.

황후의 사절 올리비에라는 사람이 도착했어. 올리비에도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에서 나왔던 사람으로 알고 보니 캐드펠의 숨겨진 아들이었지만 캐드펠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던 내용도 6권에 나온단다. 6권에서 이야기했듯이 올리비에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캐드펠도 최근에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아들에게는 여전히 비밀로 하고 있었단다. 그런 올리비에가 모드 황후의 사절이 되어 수도원에 다시 왔단다. 올리비에가 수도원에 온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살해당한 라이날드 보사르의 수하이자 법적 상속인 뤼크 메버렐이라는 사람을 찾으러 온 거야. 라이날드가 죽고 나서 뤼크 메버렐이 사라졌다고 했어. 그의 평상시 하던 행동으로 봐서는 라이날드의 죽음과 연관은 없어 보이지만 갑자기 사라져서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어.

 

2.

6 22일 성 위니프리드 축제일이 되었어. 기념 미사를 드리는 도중 흐륀이 목발을 짚고 성 위니프리드 관에서 기도를 드렸어. 그런데 그 기도를 마치자 흐륀은 목발 없이 꼿꼿하게 걸은 거야.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면서 눈물을 흘렸단다. 흐륀의 다리를 치료했던 캐드펠 수사도 놀랐단다. 누군가는 캐드펠 수사의 치료 때문에 다리가 나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었지만, 직접 치료를 했던 캐드펠 수사는 자신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수준이었다면서 목발 없이 걸을 수 있게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단다.

한편, 키아란은 우연히 멜랑에흘을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이 반지를 찾은 사실에 대해서 매슈에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그리고 자신의 발이 어느 정도 나으면 혼자 길을 떠나겠다고 했어. 매슈가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아도 되고 매슈와 멜랑에흘 두 사람의 행복을 빈다고도 했단다. 자신이 한 이야기도 매슈에게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단다. 직접 이야기도 될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매슈는 축제 내내 보이지 않는 키아란을 찾았단다. 멜랑에흘은 그제서야 키아란이 혼자 떠난 사실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러자 예상밖에 매슈가 크게 화를 내며 자신에게 왜 이제서야 이야기를 했다면서 멜랑에흘을 때리기까지 했단다. 그리고는 키아란을 쫓아 길을 떠났단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8주 전 죽은 성직자와 기사와 관련이 있어 보였단다.

올리비에는 수도원장을 만나서 자신이 수도원에 온 목적을 이야기했단다. 그러면서 뤼크 메버렐을 찾는 것에 협조를 요청했단다. 그리고 올리비에는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캐드펠을 만나러 왔어. 올리비에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캐드펠은 살짝 놀라기도 했단다. 갑자기 멀리 있는 줄 알았던 아들이 불쑥 들어왔으니올리비에는 자신이 수도원에 온 이유를 캐드펠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뤼크의 외양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나이대로 보아 키아란과 매슈 중 한 명이 뤼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올리비에와  캐드펠이 키아란과 매슈를 찾아보았는데 그들은 이미 수도원을 떠난 뒤였단다.

캐드펠은 키아란과 매슈가 남기고 간 소지품을 확인해 보니 뤼크의 것이 있었어. 이로써 키아란과 매슈, 둘 중에 한 명이 뤼크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어. 너희들은 누가 뤼크일 것 같니? 그래서 올리비에와 캐드펠은 그들을 쫓아 길을 나섰단다. 휴 베링어도 나중에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섰단다. 매슈는 키아란을 쫓고, 올리비에와 캐드펠 수사는 매슈를 쫓고, 휴 베링어는 캐드펠 수사를 쫓고 있구나.

가장 앞서 떠났던 키아란은 혼자 길을 가다가 시미언 포어 일당에게 잡히고 말았단다. 키아린은 시미언 포어 일당에게 목걸이도 빼앗겼어. 그때 매슈가 나타나서 시미언 포어 일당과 싸웠단다. 이어서 캐드펠, 올리베에까지 와서 싸움에 합류하고 휴 베링어 일행이 오는 소리를 듣자 시미언 포어 일당은 도망쳤단다. 키아란의 목걸이는 결국 시미언에게 빼앗기고 말았어. 올리비에는 매슈가 그가 찾고 있는 뤼크라는 것을 알아 보았단다.

그렇다면 키아란은 누구인가. 키아란은 자신이 이제 목걸이를 하지 않고 있으니 매슈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이야기했단다. 이건 무슨 소리? 캐드펠, 올리비에, 휴 베링어는 키아란이 한 말에 대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어. 그제서야 키아란과 매슈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단다. 키아란은 헨리 주교를 모시던 사람인데 어떤 성직자가 헨리 주교를 모욕해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때 라이날드 보사르가 말렸고 그러다가 라이날드는 카아란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어. 뤼크는 자신이 모시는 기사 라이날드가 죽자 그를 죽인 키아란을 추격하였고 키아란은 헨리 주교를 찾아가 자신이 한 일에 이실직고를 했어. 헨리 주교는 자신이 아끼던 키아란이 그런 중죄를 저질렀지만 상대 진영에 넘기는 것은 탐탁지 않게 생각했어.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었지. 그래서 헨리 주교는 키아란에게 자신이 직접 죄를 주었단다. 무거운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맨발로 순례길을 떠나라고 한 거야. 신발을 신거나 무거운 목걸이를 빼면 누구든 너를 죽여도 좋다는 이야기도 했어. 그 이야기를 매슈, 아니 뤼크가 우연히 들은 거야. 그는 원수를 갚고 싶지만 헨리 주교의 말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키아란에 옆에 붙어 다니면서 그가 신발을 신거나 목걸이를 빼면 죽이려고 한 거야. 키아란이 신발을 신거나 목걸이를 뺐을 때 누구든 죽여도 좋다고 헨리 주교가 이야기했으니 말이야.

키아란은 헨리 주교의 죄값을 받기 위해 발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신을 신지 않았고, 살갗이 벗겨져도 무거운 목걸이를 하고 다녔단다. 그리고 뤼크가 자신의 옆에 붙어 다니는 이유도 알고 있었어. 그리고 자신이 목걸이를 빼앗기게 되자, 이제는 자신의 목숨을 보호할 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에 뤼크에게 죽이라고 했던 거야. 한참을 생각하던 뤼크는 키아란을 용서하기로 했단다. 이미 키아란은 고행의 순례를 통해 자신의 죄값을 치렀다고 생각했어. 키아란도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고 다시 맨발로 고행의 순례길을 떠났단다. 뤼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멜랑어흘을 다시 만나 사과하고 멜랑어흘은 그를 용서해 주었단다. 둘은 다시 사랑의 결실을 맺어 결혼했단다. 역시,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사랑이 빠지면 안 되지.

올리비에는 다시 돌아가기 전에 캐드펠을 찾아와 인사를 했어. 올리비에가 잠시 머물다가 돌아갔는데, 휴 베링어는 올리비에가 캐드펠을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캐드펠이 이야기하기를 엄마를 더 닮았다고 이야기했단다. 캐드펠은 휴 베링어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올리비에는 자신의 아들이라고...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다 보면 늘 그렇듯이 10권 역시 중세시대 영국을 여행하면서 캐드펠과 함께 범인을 찾아보는 그런 기분을 느껴볼 수 있었단다. 그나저나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내전은 언제 끝나려나?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끝날 때 같이 끝나려나? 부지런히 독서 편지를 써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권 이야기도 얼른 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141 5 25일 오후, 캐드펠 수사와 슈롭서 행정 장관 휴 베링어는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 허브밭의 오두막에서 만났다.

책의 끝 문장: 저 친구는 내 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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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우리는 산신령과 죽어버린 동무에게 술 대신 한잔씩의 물을 바쳐 죽은 짐승의 넋이 편히 쉬기를 빌고, 해질 무렵에 시체를 묻었다. 호박 크기만한 무덤이 다 만들어졌을 때, 나는 무척 슬픔을 느꼈다. 거북은 오랜 생명을 가지며 수천 년이나 산다고 한다. 그러나 희귀한 동물이 우리 집에서 죽었을 때에는 아마 좋은 것을 뜻하지는 않으리라.

 

(82)

그렇지, 원님께서 몸소 나와서 그렇게 무기도 없이 적에게 대했더라면 그야 옳았을 것이야말고. 아마 다른 원님 같았더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원님은 무척 겁쟁이였거든. 유감스럽게도 그건 원님이 아니라 그 손자였더란 말이야. 바로 김삿갓이란 거야. 그렇고말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지만 참으로 원님의 손자였다는 거야. ‘적군을 물리치자!’고 그는 조부에게 요구했으나 조부는 들은 체도 않고 적군에게 항복해버렸지 그만...... 그러므로 적군은 계속해서 딴 고을을 무찔렀고 김삿갓은 임금에게 충성하였으므로 조부와 적대하여 도모하지 않고 그만 걸인과 방랑의 시인이 되어버렸지.”

 

(89)

언제든 하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 조심스럽게 들어라. 그것은 아주 높은 학문이다.”

제가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영혼은 언제나 맑아야 한다.”

 

(178)

과거를 너무 생각지 마라.”

끝으로 어머니는 말하였다.

네가 자주 말한 것처럼 시대가 변하였다. 과거는 새 문화에 앞서 갔다. 새 문화는 자주 분수를 모른다. 그러나 네가 그것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든지 그것이 생소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야 하며, 또 언제나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95)

그런 고귀한 한방 의원은 병자의 신체를 거의 만지지조차 않았다. 그들은 등을 두드리지도 않았고, 내부 기관을 청진하지도 않았다. 다만 병자의 얼굴을 보았고 병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레 듣고는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처방을 썼고 처방에 따라 조수가 약을 곧 준비하였다. 조제실에는 모든 필요한 약초며 뿌리며 구근이 보관되어 있었고, 거기에서 환약이며 고약이며 즙을 의원의 감시 아래 만들 수 있게 해 두었다. 병자에게는 그 외 아무 일도 없었다. X-레이는 물론, 수술, 주사도 한방 의원은 몰랐다. 다만 특정한 병에만 여러 곳에 침을 놓았다. 이런 곳은 생명선 위에 있어야 했고 그 방해가 병이 된다고 했다.

 

(210-211)

어머지는 오랫동안 잠자코 걷다가 말하였다.

너는 자주 낙심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충실히 너의 길을 걸어갔다. 나는 너를 무척 믿고 있단다. 용기를 내라! 너는 쉽사리 국경을 넘을 것이고, 또 결국에는 유럽에 갈 것이다. 이 에미 걱정은 말아라.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디라겠다. 세월은 그처럼 빨리 가니, 비록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 마라. 너는 나의 생활에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249)

너는 너무 말이 없고 너무 많이 생각한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침묵은 오래된 동방에서는 아직도 미덕으로 인정되나, 서방에서는 그렇지가 않아. 여기선 그게 비사교성의 표시로, 심지어는 거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언제나 이야기하는 데에 섞여 같이 대화를 나누어라. 무엇에 관한 이야기든 간에. 날씨나 기후나 또는 음식이나 옷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과 사교하는 동안에는, 땅에서 살고 있는 이상엔 언제나 철학적인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단다. 유럽 사람도 땅위에서 살고 있으며 즐겨 세상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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