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메이킹북 - 현대적 걸작의 탄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다 영화 오디세이를 책으로 만나다
제임스 모트램 지음, 한창욱 옮김 / 더모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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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마법의 시대가 있었다

신은 항상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말을 걸어와

가장 원하는 것은 가장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가장 가질 수 없는 것은 이미 가졌다가 잃어버린 것이다

당신은 운명을 스스로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지. 하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어. 그냥 폭풍 속으로 들어가. 포세이돈 앞에 엎드려서 순순히 벌을 받으라고. 제우스가 목숨은 지켜줄 거야. 대결하려 하지 말고, 통제하려고도 하지 마. 그저 살아남아. 이번만큼은 믿음을 갖고 자신을 던져보라고, 오디세우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참된 귀향이란 단지 고향 땅을 다시 밟는 것이 아니라, 광기 속에 짓밟았던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반성과 부끄러운 역사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성찰을 통해 비로소 잃어버렸던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고통스러운 여정이라는 점이다. 끝내 반성하지 않는 이 땅의 가해자들을 향해, 영화는 묵직하고 서늘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아득한 여정에서 오디세우스와 선원들이 맞닥뜨리는 기이한 시련들은 전쟁의 광기가 낳은 업보이자 심리적 흉터다. 무참히 스러져간 이들의 비명과 불타오른 도시의 잔상은 환영처럼 그들을 짓누르며, 귀향길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맞닥뜨리는 절망의 터널로 변모한다

3000년 전 이야기가 오늘에도 살아 있는 까닭은 이 질문들이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은가. 정의와 욕망이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인간에게 진정한 ‘귀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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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6-08-26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걸 다 만들었다는 데 박수! 저 거대한 목마와 외눈 거인...퍼펫이라죠? 다른 거인족은 또 키 2미터 넘는 사람들이 연기하고 상대역들은 키 150이 안되는 여자 배우들이 메인 캐릭터를 대역했대요. 진짜 놀라운 기획!

나와같다면 2026-08-26 04:03   좋아요 0 | URL
AI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배우의 키차이와 원근법을 활용하여 찰영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고양이라디오 2026-08-26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같다면님 글 너무 좋네요. 살짝 전율이 왔어요.

너무 재밌게 본 영화인데 심도 있는 해석 감사합니다^^

2026-08-26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8-26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8-26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8-26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9-09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욥은 잿더미 위에 앉아 있었다. 자식도, 재산도, 건강도 다 잃었다. 세 친구가 찾아와 그를 위로했다. 고통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네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답이었다. 그러나 욥은 그 답을 팽개치고 신을 향해 묻는다. 왜 의로운 자가 고통받느냐고. 어떻게 악한 자들이 번영하느냐고. 사람은 왜 한 번 죽으면 다시 살아오지 않느냐고. 이 무모한 질문에 신은 정답을 말한 세 친구가 아니라 욥의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폭풍 속에서 더 큰 질문으로 대답한다

욥의 질문은 고통의 의미를 새로 쓰게 했다
인류의 사유가 매번 한 걸음씩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 것은 확률이 가르키는 답이 아니라, 그 답 너머를 향한 질문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질문들의 기록이 바로 책이다

지금, 당신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 2026 서울국제도서전 초대의 글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가까이 뵈었다
더할 나위 없었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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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6-06-25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국제도서전 다녀오셨군요. 저도 가보고 싶은데 부럽습니다ㅎ

사람이 많다는 리뷰가 많던데 괜찮으셨는지요^^?

나와같다면 2026-06-25 17:17   좋아요 1 | URL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성인 10명 중 4명만이 책을 읽고, 그마저도 1년에 채 3권을 읽지 않는 현실과 좀 괴리감을 느끼긴 했지만, 이 열정이 텍스트 자체로의 책에도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힘들긴 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가까이 뵌것으로 모든게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나는 천 갈래 바람이 되어 불고/ 눈송이 되어 보석처럼 반짝이고/ 햇빛이 되어 익어가는 곡식 위를 비추고/ 잔잔한 가을비 되어 대지를 적셔요/ 당신이 아침의 고요 속에서 깨어날 때/ 원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조용한 새의/ 날개 속에도 내가 있고/ 밤하늘에 빛나는 부드러운 별에도 있어요/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난 그곳에 없어요 난 죽지 않았어요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그냥 살아지는가? 아니면 다른 무엇으로 변하는가? 좀 더 낙관적으로 말하면 애초에 사람은 정말로 죽는 것인가? 이 시는 마지막 생각을 지지한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장례식에서 많이 낭송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었다

시인이 상상한 영혼의 다양한 형태는 모두 위안이 된다. 날리는 바람, 눈 위에서 반짝이는 빛, 익어 가는 곡식, 잔잔하게 내리는 비, 아침의 고요, 원을 그리며 나는 새들, 부드럽게 빛나는 별들. 시인은 고인을 대신해 이런 모든 것을 세상 떠난 사람과 연결해 기억해 달라고 사람들에게 청한다

많은 추모시는 산 자가 떠난 이를 기린다
반면 이 시는 떠난 이가 살아남은 이를 위로한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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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6-03 2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 눈송이, 햇빛, 가을비, 새의 날개, 부드러운 별....다 자유로운 것으로 태어났네요.

나와같다면 2026-06-05 16:48   좋아요 0 | URL
87년 유재하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중파 방송 출연에서 부른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들으며.. 아 이 사람은 백년이 지나도 죽지 않고 마음속에 살아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형태가 바뀌어서 자유로운 것으로 남아있는거겠죠
 

숙부님, 강녕하신지요. 한 달 전 보내주신 서찰을 읽고 저는 사실 두렵기만 했습니다. 사찰에서 말씀하셨지요. 설령 거사가 성공하지 못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하여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우리가 저항했다는 기록을 후대에 남겨야 한다구요

숙부님, 저는 이제 더 이상 나약한 유배자가 아닌 역사의 증언자로서 숙부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성공한 역모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면 앞으로의 조선은 창칼을 앞세운 피비린내 나는 난이 수십 년 수백 년 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거사가 실패한다 하더라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 했던 우리가 목숨을 걸고 저항하려 했다는 기록이 후대에 전해질 것입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위가 실패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이 시도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역사 의식이라는 거예요. 그런 방식으로 역사에 접근하고 공부하면, 행위에 대한 결과보다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요. 내가 하는 행위가 역사의 발전에 부합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인식하고, 만약 부합한다면 그 행동의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나의 이 행동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나아가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역사를 통해서 미리 학습하는 거죠. 그런 사례가 없으면 힘이 빠지잖아요. ‘실패할 게 뻔한데,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을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훌륭한 성공 사례들을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금 나도 역사의 진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위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무장하고 힘을 비축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서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는 거죠 - 최태성

부당한 승리자의 기록보다 정의로운 패배자의 기억이 더 위대하다

분명한 것은 역사적 평가는 냉정하고 지속된다는 것이다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역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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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5-14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태성 교사가 적은 글과 정반대의 의미지만 통치자들이 역사를 지배하려고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신 것 같네요.

나와같다면 2026-05-14 20:40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를 보면서 ˝설령 거사가 성공하지 못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하여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우리가 저항했다는 기록을 후대에 남겨야 한다˝ 는 대사를 들으며 머리를 크게 치는 느낌을 받았어요

왜 성공한다는 확신도 없이 독립운동을 모든걸 걸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결말을 미리 안다는 것이 뭐 이리 마음 아픈 일인지. 어린 단종을 지키지 못한 슬픔이 가득하다

천만 감독 거장 장항준

나는 맺힌데가 없이 가벼운 장항준 감독이 좋다. 어쩌면 천만 관객은 좋은 사람이 잘 되는 사회였으면 하는 우리의 바램이 모인 결과 일지도



제작자는 이 작품의 존재 이유를 “사회적 참사에 대한 애도”라고 말했다. “사회 구성원들이 기억해야 하는 비극이 존재할 때 영화는 그 기억의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겪은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가 되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고 감독님도 같은 마음으로 완성해나가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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