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플라워레시피 - 앙금플라워 기초교과서
조영화 지음 / 종이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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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시간이 많아져서 전에는 단한번도 만들어본적이 없는것들 머핀 롤케이크 호두식빵 포카치오 등등을 만들어보다가 이제는 쌀가루와 앙금으로 먹을수 있는것들을 이책을 통해 용기를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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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 가문 마쓰가에가의 서생  이누마(6년정도일한)는 탁자위에 어질러 놓은 오늘밤의 정찬 차림표를 집어 드는데 


1913년 4월 6일 벚꽃 관람회 만찬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 닭고기 수프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 

- 양송이를 곁들인 소 등신 찜

- 양송이를 채운 메추라기 찜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 등심

-푸아그라 젤리와 파인애플 소르베

-소금물로 적신 종이에 쪄낸 양송이를 채운 타이 닭찜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낭콩

-바비루아

-아이스크림 두 종

-프티 푸르 

기요아키에 친구 이누에는 앞으로 십여년을 더 산다해도 이런 음식은 어디에서도 맛볼수 없는 음식이라며 놀란다.

그러니까 당시 1913년에도 이런 종류에 음식은 어디 고급 식당에서도 판매 하지 않았고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들인 것이다. 귀족들은 자신들만에 네트워크로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 먹었던것이다.

어쨌든 이름도 낯선 이음식들을 1913년 일본 귀족들은 만찬회에서 차려먹었다하니 궁금해서 찾아 보았다.

우선,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Nourishing Softshell Turtles Hot Pot Recipe | My Chinese Recipes

찾아보니 중국에서 보양음식 처럼 먹었다고 한다. 잘게 다지다니 잔인해!

steak with thyme white wine reduction and truffled mashed - glebe kitchen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는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알자스 지방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때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Mushroom-Stuffed Quail Recipe | Emeril Lagasse | Food Network

양송이를 채워넣은 메추라기찜 독일 지역에서 사냥시즌에 즐겨먹던 음식,역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 몸보신으로 먹었다.

slowly braised lamb ragu sauce with gnocchi - Plays Well With Butter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등심, 이요리는 폴란드 귀족들이 특별한 날에 먹은 요리로 서민들은 비싼 양 대신 훈제소시지로 해먹었다고 한다.

Foie Gras with Pineapple and Pistachios Recipe | Saveur

푸아그라젤리 파인애플 소르베는 프랑스 디저트로 계절에 따라 배, 딸기 등을 넣었다.


Chicken Breasts with Mushroom-Pancetta Stuffing & Verjus Sauce - Recipe -  FineCooking

태국 스타일 닭요리 소금물에 적신 종이에 찐 양송이를 치킨살속에 넣고 쪄낸 요리라는데 손이 많이 가는 것이 황실 스타일인것 같다.

Cheesy Roasted Green Beans - Cafe Delites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남콩 1913년대 일본에서 귀족들은 치즈를 야채와 구워먹었나보다 유럽스타일로


Vanilla & coffee bavarois with mocha sauce

바비루아 라는 디저트로 독일의 바이에른 지방에서 설탕·계란 노른자위·젤라틴에 뜨거운 우유를 넣고 식힌 다음, 거품을 낸 계란 흰자위와 생크림을 넣고 틀에 넣어 다시 식혀서 굳힌다 일본인들은 이 디저트를 양과자라고 부를정도로 아주 아주 사랑(물론 귀족과 상류층들 사이에서)했는데 다양한 재료를 토핑으로 올려 먹을수 있다.

LE PETIT FOUR, Seoul - Mapo-gu - Restaurant Reviews, Photos & Phone Number  - Tripadvisor

프티푸르 라는 디저트는  Le petit four'작은 오븐'이라는 뜻에 프랑스 스타일 디저트로 식사후에 커피와 함께 냠냠하는거다.


1910년대 일본 최고위 계급들은 스시,뎀뿌라,오뎅 같은 길거리 음식은 먹어본적이 없었을것 같다. 저택 지하에 와인 창고가 있어서 포도주 품목을 고르며 오늘 만찬회에 어떤 요리에 어떤 술이 어울릴지 기쁘게 골랐다. 당시 태국왕족들이 일본으로 유학올정도였다고 하니...

 바다 건너 조선에 양반들은 12첩 을 상위에 늘어놓고 먹었을까???



언제까지고 메뉴를 읽고 있는 이누마를 응시하는 기요아키의 눈에는 멸시가 담기는가 싶다가도 애운이 어리는 통에 잠잠해질 새가 없었다. 

이누마에게 기요아키의 존재 그자체가, 한시도 빠짐없이 눈앞에 어른대는 아름다운 실패의 흔적이었다.

이누마는 어린 주인의 존재 그 자체가 끝없이 지어보이는 비웃음을 감지 했다.

마쓰가에가에 있는 많은 고용인 중에서 무례하고 노골적인 기갈을 이토록 한가득 눈에 담은 자는 이누마 하나뿐이었다.



'후작은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후로 서양식이 돼서 처첩 동거를 그만두고 첩을 문밖 셋집으로 옮긴 모양인 정문까지 거리가 900미터라니 900미터 짜리 서양식인 셈이지.'

'새로운 사상을 가지려면 철저히 새사상을 따라야지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집처럼 유럽식 관습에 따라서 초대를 받든 자깐 저녁외출을 하든 반드시 부부가 같이 다녀야지요.'

신카와 남작은 이처럼 일부 이처제가 가제하는 대단히 세련된 고문을 다른이들 보다 백년은 앞선 사상에 수반하는 수난이라 여기며 기꺼이 감내했다.

 신카와 남작은 아야쿠라 백작과 드문드문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다 옆에서 게이샤가 시중을 들고 있는데도 게이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양 행동했다. 

남작은 쇠망해버린 이 고결한 피에 질투를 느꼈다. 또한 미소를 머금은 더할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백작의 느긋함과 자신의 영국식 느긋함 사이에서 다른 이들과는 나눌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어떤 문장도 건너뛰고 읽기 아까울정도로 풍경과 주변 묘사 미묘하게 움직이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앞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넘겨 읽게 만들정도로 인물들의 생김새 성품 생각 대화들이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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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9-21 0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 사진까지 정성스레 찾아올리셨네요ㅎㅎ 저는 그냥 그런 음식이 있구나 하면서 후루룩 읽고 건너 뛰었을 것 같은데...일본소설 독서는 제가 매우 부족한 편이라 scott님 페이퍼가 늘 참고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scott 2020-09-21 19:33   좋아요 1 | URL
100년전 일본은 무진장 서구 문화를 추종하고 숭배하고 살았다는걸 새삼 이책을 통해 깨달았네요. 사진들은 궁금해서 구글링해봤는데 1910년대에 향신료 식재료 식기류 전부 수입해서 썼고 요리사들은 일본에 귀화한 외국 출신요리사들이 차린 학교에서 요리를 배운 이들을 고용했더군요.
1913년은 일본이 한국 점령했을시기이고 순종은 일본황실이 재밌는 시간 보내라고 설치해준 당구에 미쳐 있었다네요

페크(pek0501) 2020-09-21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폰으로 어제 보고 군침 흘렸어요.

scott 2020-09-21 19:25   좋아요 0 | URL
이딴거 안먹고 페크님이 만들어주시는닭꼬치 떡볶이 먹으려고요. ^.~
 
봄눈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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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 한장 읽다가 탐복하며 끄적이게 만드는 ‘봄눈‘

‘너는 뭐라도 운동을 시작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책을 그다지 많이 읽는 것도 아닌데 책 만권은 읽고 지친듯한 얼굴이네.‘ 혼다는 거침 없이 말했다.기요아키는 말없이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면 책은 읽지 않는다. 그러나 꿈은 빈번히 꾼다. 밤마다 꾸는 꿈의 엄청난 가짓수란 만권의 책을 능가할정도여서 사실 그는 읽다 지쳐 버린것이다.

앞장서 오솔길을 걷던 사토코는 아직 피어 있는 용담을 재빠르게 발견해 땄다. 기요아키의 눈에는 말라붙기 시작한 들국화 밖에 비치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허리를 굽혀 꽃을 꺾자 사토코의 물빛 기모노 자락이 부풀어 가녀린 몸에 어울리지 않게 허리가 풍만해보였다. 물을 휘저으면 물밑 모래가 일어 오르듯이 자신의 투명하고 고독한 머리가 탁해지는 것을 기요아키는 불쾌 하게 느꼈다.

달은 부박할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는 사토코가 입고 있던 기모노 그 차가운 비단의 광택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달에서 너무나 가까이서 본 사토코의 크고 아름다운 눈을 여실히 보았다. 바람은 이미 멎은 후였다.마침 달이 깊이 들이 비치는 왼쪽 옆구리 부근은 가슴의 고동을 전하는 살의 은미한 움직임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살결이 두드러졌다. 그곳에 눈에 잘띄지 않는 작은 점이 있다. 지극히 작은 점 세걔가 흡사 오리온자리 중앙의 삼형제 별처럼 달에 씻겨 형체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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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가 작가 인생 전체를 걸고 집대성한 연작소설 '풍요의 바다' 1권 '봄눈'이  한국어판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문예지 '신초'에 1965년 9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해서 1971년 1월 완결까지 5년동안 4부작 연작 소설 '봄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 까지 총네권 짜리 대작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풍요의 바다'를 마지막으로 탈고 한날 할복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우익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졌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전체주의를 반대했고 징병제, 일본의 핵무장도 반대 했다.

의회민주주의 제도에 전적으로 동의 하지 않았다 문화의 전체성 다양성을 말살하기 때문에 그는 언론에 자유를 보장하는데는 민주주의 이상의 제도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나는 일본의 장래에 대해 더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다. 날이 갈수록  이대로라면 '일본'은 없어지지 않을까 일본은 없어지고 그대신 무기질적이고 텅빈,어쩡쩡한 중간색의 부유하고 흠결없는 한 경제대국이 극동의 한구석에 남게 될것이다.'

그렇다 2020년에 일본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는 코로나로 올림픽도 연기 되었고 아베는 뒤로 물러나 스가라는 총리 시대가 시작되었다.

미시마 유키오에 말처럼 현재 일본은 무기질적이고 텅빈 어쩡쩡한 중간색의 부유하고 흠결없어보일려고 한 세계경제 대국 3위에 국가다.

한국에는 이제서야 미시마 유키오에 연작 소설이 번역되었지만 1990년대 하루키가 영어로 번역되기전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일본작가는 미시마 유키오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이세명에 일본 작가들은 2차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에 문학속에 편입되어  전통적인 미의식,불교적 세계관에서 물신숭배하는 자연 묘사와 서정적인 감정에 집착하는 모습 병적으로 집착하고 숭배 하는 에로티시즘을 품고 있는 일본 문학은 서구세계에서 동양의 미학으로 새롭게 조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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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미부키 사토시와 다케우치 유코를 주인공으로 영화로도 제작된 '봄눈'

일본 명문 마츠가에 가문의 후계자 기요아키와 아야쿠라 가문의 외동딸 사토코는 어릴 적부터 집안까리 알고 지내던 친구 사이다.

기요아키는 사토코를 사랑하면서도 그 감정을 깨닫지 못하고   먼저 마음을 먼저 드러낸 사토코를 매몰차게 대하며  소식까지 끓어버린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토코의 부모는 황실과의 결혼을 추진하고 이 소식은 기요아키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뒤늦게 사토코를 향한 감정이 사랑이였음을 깨닫고  격렬하게 사토코를 갈구한다. 사랑을 접으려고 결심했지만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마는 사토코.

가문과 아버지에게 짓눌려 지내던 기요아키의 반항이 한 여자에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다 

  기요아키는 두 갈래 길이 난 숲 속에서 덜 밟은 길을 택하는데  그길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버리고 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늘 곁에 있었을 것 같았던 둘의 사랑. 그러나 남 몰래 소리 없이 인생은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놓는다.  

영화는 인간관계에  순환고리, 인연, 윤회와 사랑의 영원성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다가 두남녀의 미묘한 심리 상태는 듬성듬성 엮어버렸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사랑한 여인을 향한 기요아키의 모습을 증발 시켜버렸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메이지 시대에 풍경과 화려한 장신구,의상만 눈에 아른거릴뿐이다.


학교에서 러일 전쟁 이야기가 나왔을때 마쓰가에 기요아키는 가장 친한 친구 혼다 시게쿠니에게 그때가 잘 기억나느냐고 물어봤지만, 시게쿠니의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제등 행렬을 보러 문 앞까지 따라 나간 일을 어렴풋이 기억할 따름이었다. 그 전쟁이 끝나던 해 둘다 열한 살 이었으니 좀 더 선명히 기억할 법도 하다고 기요아키는 생각했다. 의기양양하게 그때를 떠벌리는 급우는 아마도 어른들에게 얻어들은 것을 고스란히 받아 옮겨서는 저에게는 있는둥 마는둥 한 기억을 꾸며 내고 있을 뿐이었다.

 

메이지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이쇼 시대가 시작된 1912년,부터1975년여름까지  주인공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환생해 다른 시대를  살아간다. 후작가문의 후계자, 정치에 빠져든 열혈 청년, 타이의 공주, 사악한 고아라는 네명의 모습으로  환생한 자아 

시대와 가문의 혈통을 초월하며 영원성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군상들이 지구상 어떤 생명체도 벗어날수 없는 시간의 침식,쇠퇴,죽음을 영원히 피해갈수 없다것을.....

2020년 9월 16일 부터 읽는 '봄눈' 총4부작이 완결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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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6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미시마 유키오라는 인물은 복잡하군요. 문득 관심이 가네요

scott 2020-09-16 23:46   좋아요 1 | URL
정치적으로 천황의 복권(일본 문화를 통치 재배하는) 헌법개정을 주장하며 광적으로 정치 선동을 했던 인물인데 현재 일본 극우파가 추구하는것과는 다른 우익으로 전체주의 를 배격하면서 왕정복고를 외치고 의회민주주의를 긍정하는 이완되면서도 모순적인 정치를 주장했는데 미시마의 사상적행동과 언행 기행과 달리 그에 문학적 재능은 거의 결벽에 가까울정도로 독보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라는걸,,,
세계가 먼저 인정해주었네요

blanca 2020-09-17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네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도 생각났어요. 좀 성향은 다르지만요.

scott 2020-09-17 19:37   좋아요 0 | URL
일본 탐미주의 작품세대중 마지막이 미시마 유키오인데 일본 근대시기에 귀족들의 생활 풍습과 문화를 세심하게 묘사했더군요. 세설이 4자매 중심이라면 이작품은 1970년대 까지 이어질정도로 시공간 세대를 관통하는데 치밀한 묘사와 문장이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네요.
봄눈을 시작으로 완역되기를 바랄뿐입니다. ^.^
 
여름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백수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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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버지는 그것을 교외선 기차에 주워오곤 했다. 쓰레기통 옆에, 마치 누군가 죽거나 이사해 사람들이 놓고 간 것 같은 책들을 주워올 때도 있었다.

 

한남자가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 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에 대단히 매료된 그는 ‘ㅇㅇ의 인생’ 이란 제목의 책들을 찾아 보았지만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만큼 흥미로운 인생은 아니였다.

 그의 부인은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 속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


이책을 읽기전 그와 아내는 자신들의 생애가 얼마나 다른 이들의 생애와 닮았는지를 알지 못했다.

 

‘모든 인생은 다 비슷비슷했어.’

‘아이들만 빼고, 아이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몰랐어.’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은 삶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 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조르주 퐁피두에 인생에 매료된 이 두 남녀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두 사람은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자리 잡은 ‘비트리’에 이방인들이었다.

비트리에서 만나 이곳에서 결혼해서 체류증을 발급 받고 갱신해가며 한시적인 신분으로 비트리에 살았다. 처음 이곳에 도착 했을때부터 두사람은 ‘실업자’였다.

아무것도 아는게 없었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두사람을 어느 누구도 고용하지 않았다.

시에서 주는 실업 급여, 생계보조금을 지원 받으며 이곳에서 매해 아이들을 낳았다.

철거가 중단된 곳에서 살면서 기차나 서점에 중고 서적 선반 쓰레기통옆에서 주워온 책들을 읽으며 아이들을 키웠다. 

다자녀 정책으로 제공되는 무료 승차권으로 파리를 수시로 오고 가며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을 읽었다.

이 남자는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에서 자신을 발견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에르네스토라는 아이가 있다.


열두살 사이에서 스무 살 사이라고 스스로 짐작 할정도로 부모도 자신도 확실한 나이를 알지 못한다.

글도 읽을 줄 몰랐다. 오직 자신의 이름만 읽고 쓸 줄 알았다.

어느 날 불탄 책을 발견한 에르네스토는 몇 날 며칠 불탄 책을  가지고 창고에 틀어박혀 여러해가 지난 후 에르네스토는 책이 품고 있는 고독과 고통 불탄 책 속에 갇혀 있는 나무를 떠올렸다.

여동생 잔에게 운명이 어떻게 서로 맞닿게 하고 녹아들게 하고 정신과 육체에 섞여 들게 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토가 생각하는 인생이란 끝을 보기 전까지 전체를 가늠 할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트리에 한 교사를 찾아간 에르네스토는 부모를 떠나 학교에 가는 것이 자신의 길,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사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은 엄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1년내내 감자만 깎고 있다. 

줄줄이 태어난 아이들에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 부양 가족 수당과 실업 수당을 받은 아버지는 무료 승차권으로 파리를 오고 가며 조르주 퐁피두의 인생을 닿도록 읽고 보졸레나 칼바도스를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신다.

어린 동생들은 에르네스토와 잔이 자신들에 곁을 떠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

언젠가 부모님들은 자신들을 ‘빈민 구제 아동 보호소’로 데려가 아이를 파는 서류에 사인을 할지 모른다.

학교로 떠난 아들 에르네스토, 어린 시절부터 ‘타오르는 불’을 사랑했던 딸 잔느

어머니는 자신이 낳은 이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아버지는 종종 창고 같은 집안으로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다른 집에 아이들은 아버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창고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아버지에 아이들은 고통을 느끼며 아버지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버지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다. 오로지 아이들과 강한 유대감을 만들려고 무시무시한 사랑을 주고 있었다.

오빠를 사랑하는 여동생 잔, 아버지는 알고 있었다.

오빠와 함께 있는 순간이 미칠 듯이 행복하다고 울부 짖는 딸에 말에 겁에 질려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

 두남매가 사랑과 행복을 공유하면서 이들 가족은 더 이상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너희가 고속도로를 건너면 그게 딱 한번이더라도 엄마는 나를 죽이고 말거야.’


실제로 동생들은 단 한번도 고속도로를 건너지 않았다.


그해 여름 어느 날부터 인가 유년 시절의 커다란 텅 빈 구멍 검은 시멘트 벌판을 비트리의 아이들은 떠나버렸다. 아니, 비트리의 모든 아이들을 전부 찾아 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들러 붙어있던 내팽개쳐졌던 아이들 그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며 놀고 있는지 누구와 웃고 있을까?


에르네스토아 잔은 더 이상 동생도 부모님도 만나러 가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그 무엇에 대해서도 그곳에 대해서도 생각 하지 않는다.

서로에 침묵 속에서 그들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언젠가 다가올 그 무엇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것, 함께 공유 할 수 없는 그 무엇. 생의 끝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유년 시절을 에르네스토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 그녀에 대한 사랑을

잔과 에르네스토는 눈을 감는다.


생의 끝까지 그녀에 대한 사랑이  폭풍우 치는 하늘에서 내렸던 여름의 비 였다.

비트리에 첫 여름비가  내린다.

비는 시내 전역에 강과 파괴된 고속도로에 나무, 오솔길,아이들이 지나던 비탈길에 세상의  끝까지 떠돌아다닐 창고 옆의 서글픈 의자들 위에도 오열 하는 파도처럼  세차게, 격정적으로 쏟아져 내렸다.


어쩌면 에르네스토는 죽지 않았을지 모른다. 뛰어난 교수가 되었거나 미국에서 임명한 학자가 되었을지 모른다.

잔은 에르네스토가 떠난 그해 떠났을지 모른다.


언젠가는 에르네스토 없이 지내야 할 그 언젠가는 모두 서로와 영원히 헤어질것이다.


하나씩 이별이 생겨나고 머지않아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이들이 자기 차례가 되는것그것이 인생이라는것을…..

여름은 순식간에 난폭하게 들이 닥친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여름은 그곳에 움직임 없이 슬픔에 잠긴 채  숨 쉬는 공기를 가득 채운 뜨거운 열기, 유년 시절에 여름은 가난과 고통, 사랑,슬픔까지 집어 삼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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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16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라스의 <연인>을 읽었는데 명성에 비해 다소 실망했었어요. 너무 기대가 컸었나 봐요.
이 작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개인 취향이 각기 달라서 말이죠.

저도 인생은 거기서 거기, 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표면적으론 다르게 보이지만 속은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scott 2020-09-16 19:34   좋아요 1 | URL
뒤라스에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의식의 흐름처럼 서술하면서 문단 사이사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고 꿈과 현실이 뒤섞여서 실화인지 허구인지 모호하게 뒤섞어놓거든요 초기작품 몇개를 제외하고 알콜중독으로 심신이 극도로 불안정할때 작품을 써서 인물들에 독백이 중얼거리게 적어놓기도 하는 작가이고 다양한 방언들 당시 전쟁후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방인들 식민지 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내뱉는 프랑스어를 그대로 적어서 번역자들에게 뒤라스는 가장 난해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작품은 오래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작품속에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가 시나리오를 옮겨놓은것처럼 삽입되어 있답니다. 읽다보면 우화 같기도 하고 작가 자신에 이야기인것 같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로 유명한 연인보다는 이번 작품이 더 좋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