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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지능 - 당신 안에 있는 위대한 지성을 깨워라
앵거스 플레처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0월
평점 :
#고유지능 #앵거스플레쳐 #인플루엔셜 @influential_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세계 최고 스토리 연구 싱크탱크인 프로젝트 내러티브 소속 교수라고 한다. 전공은 신경과학이었고 문학 박사 학위자인 사람으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셰익스피어를 가르치며 신경과학과 문학을 융합한 독창적인 연구로 주목받았다고 한다. 인간의 사고, 감정, 창의성에 스토리가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선구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의 독창적 사고방식을 고유지능으로 명명했고 미 육군사령부는 이를 주목하여 그에게 고유지능 개발 연구를 의뢰했으며 병사들의 적응과 실적용에서의 성과를 인정하게 되어 2023년 미 육군은 그에게 표창 훈장까지 수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유지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일반적으로 데이터와 논리, 규칙을 바탕으로 패턴인식에 의존한 사고를 하는 지능을 정형화된 지능으로 보고 이런 기존 패턴이 작동하지 않을 때 가동하는 생존형 지능을 고유지능이라 명명했다. 이를 통해 무관한 정보를 연결하고 새로운 맥락을 형성하여 통찰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뇌를 논리, 분석, 계획 등에 집중하는 집중 모드와 정보를 연결하고 통찰하고 직관하며 창의적 발상을 하는 확산 모드의 두 가지 상태로 보았는데, 고유지능은 이 확산 모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두 가지 뇌 상태를 넘나들며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연결, 해체와 재구성, 낯설게 보기를 통한 사고를 권하는데 이를 인간 고유의 4가지 힘으로 설명하며 직관, 상상력, 감정, 상식을 통해 사고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을 통한 전략이 전장과 무대와 회의실에서 적용될 수 있다며 6가지로 분류해 설명해 주기도 하는데 혁신, 회복탄력성, 의사결정, 소통, 코칭, 리더십 등으로 일상과 군사와 업무, 정치와 우주비행사의 사례 등 적용 가능한 다채로운 경우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고유지능의 정점을 스토리씽킹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상고시대나 선사시대의 스토리텔링이 생존과 결속에 미쳤을 영향을 짐작하게도 된다. 이 스토리텔링이 결국 문명과 인류사회를 건설하고 지속하며 번영하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룩된 인간사회는 인간이 결국 스토리씽킹에 익숙한 뇌를 갖게 되었을 것이며 스토리씽킹의 원리를 이해하면 인식과 적응과 판단에 유리한 지점에 설 수 있을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낯설게 보고 해체하고 연결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은 이야기를 창조하는 과정과 같고 이런 창조는 유연한 사고와 관점에서 나올 수 있으며 이런 유연함은 직관과 상상력, 감정과 상식에서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고 역으로 그에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된다. 맥락을 짓기도 맥락을 읽어내기도 하는, 이야기를 창조하고 이야기를 읽어내는 힘, 그것이 고유지능이 아닌가 싶다.
고유지능에 관한 연구는 미 육군이 표창할 정도의 군사적 효과를 입증했고 기업의 리더들과 교사와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NASA 우주비행사, 전투기 조종사, 외과의사에게 까지 성과를 입증받은 연구이다.
AI는 등장했고 이는 벌써부터 인류의 쓸모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 그치지 않고 인간사회 전체를 운용할 AGI(범용인공지능)로의 발전이 곧 이어지리라 예측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인류 전체 지능의 총합으로도 넘지 못할 ASI(초인공지능)으로의 발전으로 가닿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쓸모가 다한 그날 인류의 존재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건 아마도 인공지능과 인류의 차이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아직은 직관이라던가 창의적 발상에서 인류의 정체성을 찾고 있기도 하지만, AI 개발자들도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도록 프로그램만 했을 뿐이라 AI가 어떠한 과정으로 사고하는지를 모르고 있다고 한다. AI가 사고의 과정에서 퀀텀 점프적인 직관을 할 수 없으리라 장담하지 못하고 트리즈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 사고를 숙련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창의적 발상을 인간만 하리라는 것도 인간의 오만이자 착각일 수도 있는 일이다.
아마 인간다운 것은 감정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다운 삶은 느끼고 사랑하고 만끽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 느끼고 사랑하고 만끽하는 삶의 모든 방향을 AI, AGI, ASI에게만 위탁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한 자기만의 사고법에도 익숙해져 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더욱 인간만의 사고와 인간만의 지능을 알아가는 데 힘써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럼 [고유지능]이란 이 책은 이 시절의 우리에게 딱 필요한 순간에 나타난 정말 필요한 책인 건 아닐까?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읽어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