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이라는 위로 - 방항하는 존재를 위한 암흑 속 길을 찾는 가장 찬란한 우주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42
황호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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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천문학이라는위로 #황호성 #천문학자 #과학책추천 #우주 #암흑물질 @jiinpill21 @book_twentyone

 

#21세기북스 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부족하나마 작성한 리뷰 입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천문학이란 하늘 천, 글월 문, 배울 학이란 글자가 모인 것으로 결국 하늘을글처럼 읽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다른 학문들도 당연히 문해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만 천문학에서 필요한 진정한 문해력이란 결국 하늘이란 문장을 읽는 법이라는 말이지 않은가?

 

이런 문해력을 갖추려면 믿을 만한 사람의, 믿을 만한 강의를 엿듣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저자는 구성성단부터 우주론까지 천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이자 2019년 한국천문학회 젊은 천문학자상을 수상하고 2016년 포항공대 선정 한국을 빛낼 젊은 과학자 30이며 2025년 한국천문학회 학술상을 수상한 학계의 주목을 받는 인물로 믿을 만한 인물임이 당연하다. 또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라는 서가명강을 통해 바로 이런 황호성 교수로부터 듣는 비전공자들을 배려한 강의 아닌 강의라니 여러모로 미더울 만한 책이지 않은가 싶다.

 

본서는 우주를 사랑하는 분들이 더욱 좋아할 만한 책이다. 주제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무게를 두고 있긴 하지만 1부에서 4부로 이르는 내용은 서울대 천문학과 상공으로 올라가며 시작해 지구와 태양계와 우리은하, 국부은하군, 국부은하단을 거치며 우주 전체를 조망하고 있다. 천문관측소와 전파망원경이 세계적으로 조성되고 하나의 망원경처럼 작용하는 구성을 이룬 내용과 블랙홀의 이야기부터 우주에 대한 해석으로 충돌하는 과학자들의 논쟁 같은 과학사까지 아우르며 우주 이야기에 점차 빠져들게 한다.

 

인간이 현재 이해하고 있는 우주의 힘과 에너지 전체를 100%라고 할 때 우리에게 알려진 우주는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의 우주는 암흑이 차지한다. 암흑이란 그 실체를 인간이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그 힘으로서야 겨우 존재를 짐작하게 하는 영역을 암흑이란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암흑물질은 인력으로 작용하는 힘을 통해 아마도 물질로서 존재하는 데 인간이 파악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을 정의한 것으로 이것이 우주 전체의 질량 또는 에너지에서 25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나머지 70퍼센트는 척력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인해 짐작하는 암흑에너지이다. 리사 랜들 같은 여성 학자는 암흑물질이 공룡멸종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본서는 천문학과 점성술은 astro로 시작하는 같은 어원의 단어이고 개념이지만 기복이며 점술인 점성술과는 달리 천문학은 하늘과 별을 읽어 우주를 이해하는 학문임을 차분히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우주를 사랑하는 저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우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당신 역시 우주를 사랑할 수 없겠느냐며 나직이 이야기해주는 그런 책이라는 감상이 들었다.

 

천문학 지식이 전혀 없는 나에게보다는 천문학을 사랑하고 천문학을 통해, 하늘과 별과 바람을 통해 우주와 세상과 너와 나에게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해 줄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강의를 천문학도를 꿈꾸는 어린이들, 소년소녀들은 놓치지 말고 듣길 바란다. 하늘과 별을 사랑하는 어른이들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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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인터뷰
로렌스 R. 스펜서 엮음, 유리타 옮김 / 아이커넥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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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1947년 로스웰 비행접시 추락 사건 당시 탑승하고 있던 외계인이 미국 정부에 비밀리에 압송되어 있었고 당시 간호장교였던 기록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었다는 것이 기반이 된 내용이다. 이 기록을 정부의 조처와는 달리 비밀리에 당시 간호장교였던 개인도 소유하다가 2007년 사망이 가까워오자 작가에게 보내 작가가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본서를 읽은 대중이 주목할 것은 이 기록이 사실이냐 아니냐일 텐데 그에 대해서는 사실이기보다는 날조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까닭은 첫째로 기록의 원소유자인 당시 간호장교이던 마틸다 맥엘로이 여사라는 여성이 실존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가도 전화 통화로만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다가 서신과 동봉된 자료를 건네 받았다고 하고 이제는 사망했다고 하니 누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할 수 있겠나? 둘째로는 작가가 원본을 모두 소각했다고 주장하는 데 있다. 원본 자료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안다면 자신을 살해하려 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모두 소각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는 힘든 일이다. 셋째로는 1947년 당시 외계인과 맥엘로이 간호장교가 로스웰 공군 기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걸 입증해 줄 정부가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결코 증언해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모든 기록 내용의 허술함은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 넘어간다 해도 오리너구리와 같은 생물의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해내는 데 수조 년의 역사와 기술력을 주장하는 외계인들이 몇 년은 걸린다고 말한 대목이 의혹이 들었다. 현대의 지구의 기술력으로도 정교한 3D 프린터만 제작할 수 있다면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는데 잠시면 될 일을 몇 년은 걸릴 거라고 하니 수긍이 되지 않았다.

 

본서의 내용은 추락한 외계인과 대화를 시도하자 외계인은 텔레파시로 이 간호장교하고만 소통하려 했으나 언어의 차이 때문에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외계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려 하자 외계인이 짧은 시간만에 언어를 터득하고 방대한 지구의 도서들을 읽어내고는 간호장교에게 텔레파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메시지 전체가 일방적인 강의 방식이기도 해서 고대사 수업, 근대사 수업, 사건 연대기, 과학 수업, 불멸성, 미래 수업이라는 식으로 강의록과 같은 제목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용 전반은 온 우주의 생명체들의 존재는 외계인의 설계와 생산으로 가능했고 진화란 허위이고 우주에서 그들은 도메인측과 구제국측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고 있으며 그들 자신도 지구인의 실체도 이즈비(IS-BE)라는 영적 존재이고 이 이즈비는 불멸하는 신적 존재라는 것이다. 지구는 일종의 감옥으로 구제국이 이제까지 관할해 왔고 포로가 된 도메인 이즈비들과 소득세 재산세를 탈세한 구제국 이즈비들 그리고 강력 범죄자 이즈비들을 수용하는 지구 감옥이 지구의 실체라는 것이다. 소소한 다른 내용들 보다 이즈비의 존재 자체와 이즈비의 불멸성과 수조 년을 존재하며 이어진 능력 그리고 지구인들도 이즈비라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기성의 종교를 부정하고 폄하하는 면이 강하고 인간 사회의 역사와 존재를 부정하는 측면도 강한데 이제까지 인간이 만든 사회, 인간이 만든 종교, 인간의 도덕성과 인간성에 상당한 실망을 느낀 사람들이라면 이 서술에서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실화라기보다는 픽션이라고 다가오지만 픽션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인간과 인간 사회의 것들에서 실망과 상처가 큰 사람들에게 주는 정서적인 치유 효과가 상당하다. 사실이라 믿고 읽으시기보다는 재미로 다가서면서 이 상상이 주는 힐링 효과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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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에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 - 잘 끊고, 잘 잊고, 다시 시작하는 법
게리 매클레인 지음, 신동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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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에서툰당신을위한심리학 #게리매클레인 #종결심리학 @wisdomhouse_official

#위즈덤하우스 정기 서평단 위뷰1기로써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삶의 많은 여정에서 미결의 사건들을 만들고는 한다. 우리가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이런 미완결된 스토리들은 우리 삶의 곳곳에 쌓여간다. 가족, 친구, 지인, 학교, 회사, 취미를 위한 동아리, 온라인 관계 등 인간과 인간, 인간과 조직 사이 어느 틈에서건 완료되지 않는 문제들은 만들어진다. 이 책은 그러한 끝맺음을 맺지 못한 사안들이 심리적으로 주는 위기를 조망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몬클레어 주립대학의 겸임 교수이자 뉴욕에서 심리 상담 센터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미국상담협회 산하 성인 발달 및 노화 협회 회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저자는 20여 년간 수만 건의 상담으로 인간의 ‘종결 욕구’가 심리적 회복을 어떻게 방해하는지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종결 심리학’이라고도 불리는 저자의 연구 관점을 가져온 것 같다.

저자는 본서에서 종결의 의미와 정의를 돌아보는 1부와 인간이 종결을 왜 원하는지를 풀어간 2부, 끝맺음을 위한 단계적 훈련을 이야기하는 3부, 원하는 종결과는 거리가 있을 때의 태도와 관점을 논하는 4부로 구성해 서술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미완의 과거나 해소되지 못한 문제에 맺힘을 갖고 어떻게든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심정을 저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의 고유한 특성’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종결짓기를 바라는 마음이 상황을 해결하고 성장하는 계기도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하며 ‘이러한 고통까지도 개인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모른다’고 한다.

대부분 종결을 원하는 사안에 대하여 ‘이해해주기’를 바라거나 ‘용서받기’를 바라거나 ‘복수하기’를 바라는 등에 있어 상황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보며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해야 한다거나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자체가 일종의 이삼심리적 기대라고 읽히는 서술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보다는 수용과 의도가 중요하다고 주목케 한다. 의도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과, 같은 실패나 같은 문제를 인간이 거듭 짓는 까닭은 이상심리가 아니라 동일한 사건에서도 다른 스토리를 만들거나 읽고 싶어서라는 식의 서술을 했는데 이 대목과, 저자가 의도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대목이 연결되어 읽혔다. 그래서 ‘의도적 스토리 쓰기’라는 개념이나 표현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사건 자체보다 의도가 더욱더 중요하며 수용하고 상황을 재해석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이라는 저자의 마무리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사건에 대한 스토리를 다시 써나가는 것이 사건의 끝맺음을 억지스레 자신에게 강요하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본서에서는 저자의 상담 사례와 일화 등 많은 예들이 등장하며 이 사안에 대한 인식과 태도와 과정에서의 행위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양식들이 서술되어 있다. ‘의도 파악’ 등 자기 자신의 변화만이 아니라 ‘대화’나 자신과 관계 또 상황의 ‘점검’ 등 마음과 상황, 관계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다루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전제는 끝맺자는 억지스런 추구보다 받아들이는 것과 재해석에 있다고 보인다.

본서에서의 일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연인의 외도를 의심해 헤어지는 과정과 그 이후 다시 만나 상대에게 ‘니가 잘못했다’ ‘너는 내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종결지으려던 남자의 사례와 저자와 그 친구가 후원하던 외국인 한 사람이 후원받은 돈을 밝혀오던 바와 다르게 사용해 그를 불신하게 되어 관계를 끊으려다가 다시 만난 자리에서도 그가 말하는 일상이 현실과 달라보여 관계가 단절되었는데 그로부터 가까운 시기 그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그의 가족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으니 저자와 친구 또 그가 문제가 있던 날들에도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는 걸 듣고 저자가 평생 끝맺어지지 않는 문제로 품게 되었다는 일화다.

모두 종결에 대한 그릇된 집착과 추구가 상황이나 상대에 대해 오판하게 만든 경우인데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 오판을 지나칠 정도로 자주 하지 않나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본서가 갖는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이 어쩌면 이런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오판들을 자제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누구나 삶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있고 그 때문에 가슴이 저릴 때도 있다. 그러한 순간 답이 주어지기만 바라기보다 본서와 같은 책으로 다른 관점과 태도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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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뇌과학 -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설명하는 뇌의 숨겨진 작동 원리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박문호 감수 / 다산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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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뇌과학 #엘리에저스턴버그 #다산초당 #뇌과학 #무의식 #서평단

다산초당 @dasanbooks 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서 무의식이 언급되어 인문학을 좋아하는 분들과 심리학을 애호하는 분들에게 남다른 기대를 품게 하는 저작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제가 [NEUROLOGIC]이니만큼 신경과학 즉 뇌를 벗어난 무의식의 경계는 다루지 않는다.

저자는 예일대 뉴헤이븐 병원의 신경의학자이자 신경과학자라고 하며 ‘뇌 연구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인간의 인지과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신경과학과 철학을 동시에 전공한 사람으로 저술 전반에서 전문 분야라고 해서 건조하거나 무거운 필치만으로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이 분야에 대해 처음 독서하는 분들께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새로운 독자를 유입하기에도 충분한 필력이라고 생각되었다.

신경과학을 다룬 책이다 보니 여러 행마다 뇌의 해당 부위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본문이 시작되기 이전에 4페이지에 걸쳐 뇌 지도가 제시되고 있어 서술된 기능을 하는 뇌 부위가 어디인지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본서의 주제는 무의식이라기보다는 ‘자아의식’이라고 저자 자신이 정의하고 있다. 본서는 그를 돌아보는데 ‘뇌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작동방식을 모두 추적하여 두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동시에 작용하는지,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자아의식을 유지시키는지를 살펴보는’ 저작이다.

본서의 첫 장은 의식의 빈틈을 메우는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는데 시각장애, 청각장애, 꿈, 찰스보닛증후군, 이상한 나라 앨리스 증후군, 대뇌다리 환각증 등의 장애나 이색적인 뇌 신경 이상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 비어버린 자리를 어떻게 무의식이 대리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이 상호작용을 통해 여백이 생겨버린 의식의 간극을 무의식이 메우면서 자아의식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돌아보는 것이다.

습관, 상상훈련, 기억의 편집, 외계인 납치와 임사체험, 조현병의 환청, 최면 등을 코타르 증후군, 카프그라증후군, 외계인 팔 증후군, 한국에서는 가위눌림이라고 불리는 수면마비, 서브리미널 등을 통해 (전체 8장까지 중 1~7장에 걸쳐 저자의 연구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습관의 형성을 차단하거나 고치는 법, 멀티태스킹을 쉽게 하는 법(본서를 읽기 전에는 멀티태스킹은 인간에게 부적합하고 불가능한 것이라 믿었었다), 운동 기법들을 빨리 익히는 법 등을 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적용한다면 익힐 수도 있으며 공감을 더 잘하는 법과 운동과 학습 그리고 일상에서의 기억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를 이해함으로써 기억하는 법을 구체화할 수도 있다.

본서는 무의식계가 의식계에 빈틈이 생기면 작용하기 시작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하고 배우 비논리적인 상황을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설명하려 작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서술함으로써 우리를 이루는 것은 의식만이 아니라는 것을 무의식의 기능을 통해 설명해내고 있는 책이다. 이러한 이해 자체 보다 이러한 이해에 가닿은 연구에서의 성과가, 우리의 자아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더 풍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수용되는 바였다.

자아니 의식과 무의식이니 하는 거창한 표현이나 용어라는 것 자체가 결국 인간, 나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지 않은가? 인간에 대한 이해, 나에 대한 이해는 학문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본질과 현상이랄까를 모두 아우르는 총체여야 할 수 있으니 이성에만 영향을 주는 이해일 수 없고 우리의 일상 자체에도 강력한 영향을 주게 된다고 생각한다.

본서에 대한 이해는 머리로 하겠지만 본서의 연구가 주는 이점은 개인이 적용하기에 따라 일상 전반으로 확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과 이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자체가 우리를 좀 더 심리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일상적으로도 트이게 만들 것이다. 본서의 서술은 이상 현상을 다루기도 일상의 습관과 기억과 꿈과 행동을 다루기도 하며 우리의 자아의식을 조망하게 하는데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연구의 대상에 면면이 앞서 말한 대로 일상이자 이상이고 이성이며 심리이지 않은가? 그러한 이해들이 결국 우리를 더 우리다운 길로 인도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자 바라는 분들의 선택일 본서를 통해 적지 않은 깨우침과 일상의 팁들이 주어질 거라 장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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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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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간심리학 #문주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인문 #예술 #심리학 #서평단 @onobooks


원앤원북스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보면 잘 그렸다고 말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피카소 마저 "알타미라 이후의 미술은 이제까지 퇴보해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 그려진 들소가 피카소 자신에게 준 충격을 과장하고 미술은 역사 저너머에서도 인간의 창조성을 증거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서도 사냥 대상에게 가졌던 인상, 경이와 두려움 그리고 바람을 모두 엿볼 수 있다. 선사시대의 인류와 현대인 사이의 교감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미술은 한 개인의 창조에서 시작되지만 그것은 그 인간 안의 무엇과 집단 안의 무엇 그러니까 인류 전체의 무의식과 창작자의 압도된 감정과 생각을 통해 예술가와 감상가를 아우르며 하나의 우주 속에서 교감하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찰과 통찰 그리고 경이를 동시에 미술 작품을 통해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술 작품을 보며 선과 도형, 초점과 거리, 비율, 색깔과 명암 등을 통해 보는 '기술적 그림 읽기'나 은유된 것이 무엇인지 해석해내는 '상징적 그림 읽기' 그리고 창작자 개인의 서사를 통해 감상하려는 '화가 개인 서사적 그림 읽기' 또 미술사에서의 기법과 분류를 통해 보는 '미술사적 그림 읽기'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이쯤에서 '심리학적 그림 읽기'가 감상의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는 것도 같다. (여기서의 분류는 리뷰어 개인의 정의이고 표현이다.)

본서는 예술과 광기를 동시에 품은 화가들이 적지 않았음을 주지시키며 시작되는 데 예술의 장르와 국가에 구분없이 이중섭, 천상병,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버지니아 울프가 정신과적 이상을 보였으며 또 학문의 영역에서도 니체와 같은 심각한 광기나 쇼펜하우어 같은 준광기를 보이는 광기의 학자들이 있어왔음을 알기에 충분히 수용이 되는 접근이었다. 본서에서 화가들의 자화상들을 통해 그들의 내적 자기 정의와 내적 두려움과 불안을 파헤치기도 하는 데 이건 비단 그림 감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화가의 내면을 그려보는 방식을 자신에게 적용하며 자기를 좀 더 풍부히 이해하는 방향에서 적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후 화가들의 내면을 엿보게 해주는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장 역시 그랬고 색채를 통해 화가의 내면을 해석해 보는 장과 그들의 자아가 표현된 상징들을 해체해 보는 장도 그랬다.

미술 전공자인 저자가 경력 단절을 겪었다가 미술로 다시 회귀하는 과정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미술치료 상담사로 활동하며 만난 내담자들의 그림을 긴 설명없이, 화가들의 그림들을 소개 하는 마지막 마다 드물게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 자체가 이 책을 통해 화가의 내면을 이해하여 그림에 표현된 그들의 의식과 무의식을 이해함으로써 좀 더 풍부한 감상을 하는 데만 이 책의 집필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는 짐작을 하게 했다. 자기를 표현하는 양식들을 이해하고 독자들도 자기를 표현해낼 기회를 가져보며 좀 더 자기 이해와 자기 수용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는 감상이 들기도 했다.

창조적 활동은 결국에는 자기 이해이자 자기 수용이며 자기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고 감상함으로써 감상자가 가질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에서 에디스 시로는 타인의 트라우마를 목격하는 것만으로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그에 더해 타인이 그가 처한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목격함으로 인해서도, 목격자 역시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에 대한 언급을 한 바있다. 미술이라는 것이 집단 무의식만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거나 개인의 정신 그 자체라고 한다면, 화가가 놓인 문제를 이해하고 화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 그를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 괴로움을 승화하고 있는지를 목격하는 감상자 누구나도 정신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저자가 자신의 내담자들의 그림을 보여준 의도처럼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창작 활동을 통해 치유로 다가선다면 그 역시 더없이 좋을 것이다. 물론 창작이란 미술에 한정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본서에서도 정신과에 입원한 상태로 그림과 저술을 함께한 예술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더 나은 감상만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살아갈 일이 아닌가? 그런 각도에서 참 유익함을 주는 책이 본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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