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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뇌과학 -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설명하는 뇌의 숨겨진 작동 원리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박문호 감수 / 다산초당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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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 @dasanbooks 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서 무의식이 언급되어 인문학을 좋아하는 분들과 심리학을 애호하는 분들에게 남다른 기대를 품게 하는 저작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제가 [NEUROLOGIC]이니만큼 신경과학 즉 뇌를 벗어난 무의식의 경계는 다루지 않는다.
저자는 예일대 뉴헤이븐 병원의 신경의학자이자 신경과학자라고 하며 ‘뇌 연구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인간의 인지과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신경과학과 철학을 동시에 전공한 사람으로 저술 전반에서 전문 분야라고 해서 건조하거나 무거운 필치만으로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이 분야에 대해 처음 독서하는 분들께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새로운 독자를 유입하기에도 충분한 필력이라고 생각되었다.
신경과학을 다룬 책이다 보니 여러 행마다 뇌의 해당 부위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본문이 시작되기 이전에 4페이지에 걸쳐 뇌 지도가 제시되고 있어 서술된 기능을 하는 뇌 부위가 어디인지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본서의 주제는 무의식이라기보다는 ‘자아의식’이라고 저자 자신이 정의하고 있다. 본서는 그를 돌아보는데 ‘뇌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작동방식을 모두 추적하여 두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동시에 작용하는지,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자아의식을 유지시키는지를 살펴보는’ 저작이다.
본서의 첫 장은 의식의 빈틈을 메우는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는데 시각장애, 청각장애, 꿈, 찰스보닛증후군, 이상한 나라 앨리스 증후군, 대뇌다리 환각증 등의 장애나 이색적인 뇌 신경 이상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 비어버린 자리를 어떻게 무의식이 대리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이 상호작용을 통해 여백이 생겨버린 의식의 간극을 무의식이 메우면서 자아의식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돌아보는 것이다.
습관, 상상훈련, 기억의 편집, 외계인 납치와 임사체험, 조현병의 환청, 최면 등을 코타르 증후군, 카프그라증후군, 외계인 팔 증후군, 한국에서는 가위눌림이라고 불리는 수면마비, 서브리미널 등을 통해 (전체 8장까지 중 1~7장에 걸쳐 저자의 연구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습관의 형성을 차단하거나 고치는 법, 멀티태스킹을 쉽게 하는 법(본서를 읽기 전에는 멀티태스킹은 인간에게 부적합하고 불가능한 것이라 믿었었다), 운동 기법들을 빨리 익히는 법 등을 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적용한다면 익힐 수도 있으며 공감을 더 잘하는 법과 운동과 학습 그리고 일상에서의 기억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를 이해함으로써 기억하는 법을 구체화할 수도 있다.
본서는 무의식계가 의식계에 빈틈이 생기면 작용하기 시작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하고 배우 비논리적인 상황을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설명하려 작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서술함으로써 우리를 이루는 것은 의식만이 아니라는 것을 무의식의 기능을 통해 설명해내고 있는 책이다. 이러한 이해 자체 보다 이러한 이해에 가닿은 연구에서의 성과가, 우리의 자아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더 풍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수용되는 바였다.
자아니 의식과 무의식이니 하는 거창한 표현이나 용어라는 것 자체가 결국 인간, 나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지 않은가? 인간에 대한 이해, 나에 대한 이해는 학문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본질과 현상이랄까를 모두 아우르는 총체여야 할 수 있으니 이성에만 영향을 주는 이해일 수 없고 우리의 일상 자체에도 강력한 영향을 주게 된다고 생각한다.
본서에 대한 이해는 머리로 하겠지만 본서의 연구가 주는 이점은 개인이 적용하기에 따라 일상 전반으로 확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과 이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자체가 우리를 좀 더 심리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일상적으로도 트이게 만들 것이다. 본서의 서술은 이상 현상을 다루기도 일상의 습관과 기억과 꿈과 행동을 다루기도 하며 우리의 자아의식을 조망하게 하는데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연구의 대상에 면면이 앞서 말한 대로 일상이자 이상이고 이성이며 심리이지 않은가? 그러한 이해들이 결국 우리를 더 우리다운 길로 인도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자 바라는 분들의 선택일 본서를 통해 적지 않은 깨우침과 일상의 팁들이 주어질 거라 장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