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15주년 특별기념판) - 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 기술 56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을만들지않는대화법 #TongueFu #샘혼 #갈매나무 #사람을얻는대화의기술56 #화법화술

@book_withppt @galmaenamu.pub

 

북피티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원제는 [Tongue Fu! : How to Deflect, Disarm, and Defuse Any Verbal Conflict ]이다. 한국어 제목과 비교하니 저자의 집필 의도를 잘 수렴해서 한국어 제목도 정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한국어 제목의 부제는 [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 기술 56]이기도 하다. 원제도 한국어 제목과 부제도 모두 상대를 이기는데 주안점을 둔 대화 기술이 아니라 포용하고 함께 하는 대화법을 다룬 책이란 걸 주지시키고 있다.

 

본서는 2008년 출간된 책으로 무려 17년을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저서이기도 하다. 일을 진행하고 언쟁에서 이기고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에는 대화의 기본으로서 사람을 존중하는 것에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샘 혼의 이 저작 이후로 논쟁에서 이기거나 타인을 설득하는 경우의 저작에서까지 타인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식을 헤아리는 저작들이 더러 있지 않은가? 화법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쇼펜하우어 시대의 타인에게 모욕적인 대응을 해서라도 언쟁에서 이기는 기술 등은 이 시절에는 거의 폐기되는 지경이다. 대화에서의 기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우러짐으로 여기며 반드시 이긴다보다 함께 한다에 주목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본서의 영어 제목이 [Tongue Fu!]인 건 저자가 강연을 이어가다 어느 참가자 분이 이건 동양 무술들처럼 언어와 마음의 소양이 담긴 것 같다고 한 발언 때문에 이런 제목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쿵후와 같은 텅후라고 말이다. 본서에서 저자는 텅후의 기법이라며 종종 언급하는데 기억에 남는 두 가지는 텅후는 싸움이 아닌 조절의 기법이다. 우리 목표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지, 상대의 부정적 전술을 낱낱이 밝혀내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과 텅후의 핵심은 당신 자신의 권리와 상대방의 권리를 동시에 지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이 두 문장은 본서의 빛깔을 그대로 담고 있기도 하다. 상대를 나의 이익에 맞게 유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말만을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권리와 이익을 조율하고 균형을 찾는 대화의 기법이 바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보였다. 리뷰를 쓰는 본인도 내향적이고 타인과 언쟁을 꺼리는 편인데도 다소 대화에 서툴러서 타인이 오해할만한 화법을 구사할 때가 종종 있있던 것 같다. 그러나 본서를 통해 나의 입장만이 아니라 타인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의도가 무언지를 생각하는 데 주의하게 되었다.

 

왜냐는 물음에는 설명이든 해명이든 이어가게 되고 상대의 말과 나의 의지가 충돌할 때는 반박을 하는 게 당연했지만, 이제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며 상대가 반발하지 않는 화술은 무언지를 알게 되었다. 이건 기술이라기보다는 포용과 헤아림과 어우러짐을 바탕으로 사고하는 법을 헤아려보도록 저자가 안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분명히 느껴진 건 텅후는 기교가 아니라 태도라는 것이었다. 관계에 대한 태도, 사람에 대한 태도, 그리고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항상 헤아려보는 태도. 이러한 태도가 자리잡으면 텅후는 고수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흔히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자기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고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과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이 사회 속에서는 각기 기준과 욕망과 의도가 다른 많은 바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바람들에는 나름의 타당성이 대개는 다 존재한다. 그런데도 당신 한 사람만의 기준과 욕망과 의도만이 관철되어야 한다고 믿는가? 그건 옳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독단과 독선의 원칙이라는 말이다. 타자의 바람에는 타자의 정당성이 있다. 그렇기에 나만의 바람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통해야 할 것이 통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 것이리라. 이러한 시각에는 나만이 옳고 나만이 정의이고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의식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 이런 깊이와 본서의 저자의 눈높이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보다 나은 현실을 끌어당기지만 순리에 맞는 대화의 기법, 텅후가 바로 그것이다.

 

아프리카어 [우분투]처럼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의식을 일깨우기도 하는 것이 본서였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화합하고, 함께이면서 일을 진행하고, 나의 의사를 무리하지 않고 전달하며 나아가는 법을 다룬 책이 본서이다. ‘만큼 서로의 중요성을 문득문득 깨닫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할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통의 도약 - 트라우마 후 성장을 위한 감정, 관계, 삶의 회복
이재희 지음 / 시공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외상 후 성장에 대한 많은 책들이 있다. 그 틈을 비집으며 출간된 본서에는 어떠한 차별점이 있을까?’라는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외상 후 성장이나 회복탄력성에 대한 여러 저작은 대부분 트라우마 전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외상 후 성장과 회복탄력성의 특징과 영향에 대한 설명에 치중한다. 그런데 본서는 트라우마에 대한 정의와 트라우마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트라우마 그리고 트라우마 후 성장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트라우마 후 성장에 대해 연구, 교육, 상담을 주로 하는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 교수라고 한다. 책에 언뜻 언급되는 저자의 과거 이야기로는 정신과 심리 문제에 대해 처음 공부하던 시기부터 저자는 외상 후 성장에 대해 천착하기 시작했고 제삼자가 보기에는 그저 사람으로의 일상이겠지만 저자에게는 트라우마였던 문제들로 트라우마와 트라우마 후 성장에 대해 깊은 사유와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책에 보면 상처받은 치유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든 상처받은 이들이 다 타인을 치유하게 되지는 않지만 자신이 상처받아본 이가 타자의 치유에 재능을 드러낼 때는 상처받은 경험이 없는 이들과는 다른 경계에 이르기도 하는 것 같다. 저자처럼 자신 스스로가 트라우마에 어떠한 영향을 받아본 이들이라면 상식적으로도 타인의 상처에 대한 반응과 대응이 남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본서는 [1장 트라우마 이해]에서 트라우마는 개인의 세계관, 인생관, 자아관까지 흔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2장 트라우마 후 스트레스]에서는 이후 장들에서도 거듭 등장하는 자가 진단 설문이 등장하고 나서 플래시백(거듭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가 그 순간의 모든 감각과 감정의 격동을 재경험하게 되는 것), 되풀이 되는 기억(문제 순간의 기억이 일상에 안정을 해칠 정도로 계속 회상되는 것), 악몽(자는 순간마저 쉼일 수 없도록 꿈까지 트라우마가 장악한 상태), 트리거(트라우마 상태로 몰아가는 방아쇠), 신체적 반응(정신적 문제가 육체적 문제로 드러나는 신체 언어의 문제)에 대해 설명하며 1장과 2장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한다.

 

[3장 트라우마 후 성장]은 외상 후 성장을 가져오는 5가지 요소들을 이야기하지만 이후 장들에서도 언급하듯 외상 후 성장은 강제나 억지로 불러올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적인 사유와 경험으로는 나으려고 노력은 할 수 있지만 이 트라우마를 발판으로 성장해야지라고 결심하는 건 무리이고 억지라고 판단된다. 나으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성장이 뒤따라온다면 수용하고 좋게 해석할 수 있는 문제지만 이제 막 팔이 잘리거나 다리가 잘린 사람에게 옆 동네 누구는 너 같은 상황에서 장애인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살더라고 강요한다는 건 또 다른 트라우마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굴과 신체가 훼손당하면서 강간당해 당장 병원에 실려 간 딸에게 보자마자 어서 이겨내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해 살아가라고 강요하는 부모가 있을 일은 없겠지만 이런 식의 강요는 23차의 트라우마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시간이 성장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시간의 역할 역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4장 트라우마 후 첫걸음][5장 트라우마 너머]에서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과정과 외상 후 성장의 여정에서 요구될 수 있는 사안들을 돌아보는데 방향성과 외향성을 중시하는 저자의 말 중에서 외향성은 사회와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더 나은 사회적 삶을 재구성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지만, 사회나 관계라는 것도 분명 선택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연인을 이야기하는 우리나라 tv프로그램도 있고 한시적인 일탈이지만 [월든]이라는 책에서 보는 고독이 있으며 불교에서는 두타행이라고도 하는 인도 수행자 전반이 보여주는 자발적인 고립 상황에서 유지하는 수행의 삶도 있다. 사회적 삶이나 관계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삶에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지만, 사회나 관계라는 것이 굳이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판단과 선택에 맡길 문제이고 개인적인 성장의 방향에 사회와 관계가 있다면 자연스럽겠지만 무조건 사람들 속으로 가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외재화와 자신의 감정과 사유를 통해 관점들을 재정립하는 창조적 활동이 외상 후 성장에 극적으로 좋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세계관, 인생관, 자아관이 재정립되며 다시 살 수 있다면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의의가 될 수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노력으로 가능하다면 노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저 이겨나가려는 노력이 성장으로 가닿을 수 있다는 정도에서 외상 후 성장을 보아야지 노력으로 쟁취하고 완수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는 건 트라우마 상태의 사람에게 무리한 요구가 될 수도 있다. 성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낫기 위해서 본서가 많은 분들에게 유익한 역할을 해주리라 판단되는 책이기도 했다. 나아가는 여정에서 지도로 본서를 이용하시기보다 그 길에 쉬어가는 의미로 보아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무리가 아니라 쉼이 필요하고 그 쉼이 결국에는 성장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쉬어 가는 순간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고통의도약 #이재희 #트라우마 #외상후성장 #트라우마후성장 #스트레스 #사유 #관점재정립 #창조적활동 #서평단 #시공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의 기원 - 우주와 인간 그리고 세상 모든 탄생의 역사
김서형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빅히스토리 도서가 유행하던 시기가 기억납니다.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의 [빅 히스토리]라는 저작의 등장과 함께 같은 분야에 대한 저작들이 속속 출간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빅히스토리라는 장르만에는 흥미를 크게 느끼지 않아 이번 [존재의 기원]이란 저작 이전에는 관련 분야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총 균 쇠]와 [사피엔스], [인류의 여정]이란 책들도 빅 히스토리로 분류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특정 주제를 인류의 역사로 풀어간다거나 인류 발전의 특징을 짚어보는 주제의 책이 아니라면, 게다가 우주의 시작부터 인류사까지 모두 돌아보는 저작은 본서가 처음이었습니다.

본서의 감상은 몇 가지 맥락을 꿰뚫는 키워드로 10개의 장과 하나의 의문을 던지는 장을 유려하게 서술해내었다고 생각됐습니다. 본서는 우주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빅 히스토리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을 뼈대로 삼는다며 [들어가는 말]에서 서술의 축을 짚어줍니다. 에너지로 작용하는 원재료이자 새로운 복잡성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을 말하는 ‘구성 요소’, 새로운 것이 탄생하거나 복잡성이 진화하기 위한 ‘딱 알맞은 조건이나 환경’을 의미하는 ‘골디락스 조건’, 이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새로운 복잡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구성 요소’와 ‘골디락스 조건’이 맞아 ‘새로운 복잡성’이 출현하면 이것이 다양한 도약과 전환점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진화해서 ‘임계국면’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서술이 ‘원인’과 ‘조건’이 만나 ‘업’이 형성되면 업장의 ‘생’과 ‘세계’가 형성된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받아들여졌습니다.

본서는 이와 같은 서술의 축으로 10개의 임계국면으로 우주의 탄생부터 생물의 출현 거기서 다시 인류사의 흐름까지를 짚고 있습니다. 저는 빅히스토리라는 것이 가상의 현실을 진행함으로써 서술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주 탄생이나 물질 생성, 생물 출현, 인류로의 진화, 그리고 인류사라는 것이 가정하고 가공하지 않으면 이야기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상의 이야기가 흐를 것으로 단정했습니다.

하지만 김서형 저자는 가정하거나 이야기로 창조해내기 보다는 신화와 전설, 고고학, 역사와 인물의 일화를 오가며 실제 인류 역사 속 인물들이 가설을 짓고 파헤쳐온 여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 가공의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게 무리한 스토리텔링보다 더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각 장의 소장들 마다 신화와 전설로 운을 떼고 그것을 역사와 고고학에서 다시 과학으로 씨실과 날실 삼아 이야기를 주조해 갑니다. 그것도 아주 유려하게 말입니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학문 간의 [통섭]이라는 것이 이렇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구나 싶다는 짐작을 하게도 됩니다. 책의 표지에 저자를 빅히스토리 아시아 최고 권위자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의 서술의 수준 또한 아시아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공의 이야기로 구성하지 않고는 시작하기도 이 막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유려히 서술할 수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기만 했습니다.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상식을 깨면서 더 깊이 기억에 담기는 독특함이 있는 책입니다.

임계국면이라는 이해를 위한 축이 되는 키워드와 임계국면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떠한 구성요소들이 골디락스 조건과 맞이해 새로운 복잡성을 나타냈는지를 생각하며 독서하는 것도 이해의 깊이를 남기기에 좋을 겁니다. 하지만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며 신화에서 역사와 고고학으로 거기서 다시 과학으로 진행되어 나가는 여정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빅히스토리의 맥락이 뇌리에 남는 저작이 본서라는 감상을 가지게 되실 겁니다.

본서는 10개의 임계국면으로 우주 탄생, 물질 생성, 생물 출현, 인류로의 진화, 인류의 역사 발전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11장은 인류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과 의문이 담겨 있습니다. 대량살상무기, 환경문제, 기술발전 등으로 실존과 공존의 문제가 팽창하고 있는 지금 인류세는 과연 또 다른 도약을 할 것인지 이것이 인류세의 끝인 건지 의문을 가져 보셨던 분들이 많을 시절이라 본서의 마지막 장도 의미롭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저로서는 다른 빅히스토리 저작을 읽어보지 못해 비교 대상이 없지만 저의 첫 빅히스토리 저작과의 만남이 본서라는 것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스토리텔링이 과도한 저작들과 만났다면 독서를 중도 포기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저와 감상이 비슷하실 분들이 많이많이 본서와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존재의기원 #김서형 #빅히스토리 #우주탄생 #물질생성 #생물출현 #진화 #인류사 #신화 #전설 #역사 #고고학 #과학 #생물학 #인물 #서평단 #클랩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월드 - 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
수전 케이시 지음, 홍주연 옮김 / 까치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치글방으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달의 모든 분화구에 이름이 붙고 화성의 3차원 대화형 지도를 아이폰으로 볼 수 있게 된 지금도, 해저의 80퍼센트는 상세한 지도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수심 200미터 아래의 바다라고 정의되는 심해는 지표면의 65퍼센트, 생물이 사는 공간의 95퍼센트를 차지한다. 심해는 단지 우리가 사는 지구의 한 부분이 아니라 지구 그 자체이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고자 시원하고 멋진 모험의 세계를 책으로 떠나보고자 하는 분들이 선택할 것만 같은 이 책에서 바다! 저자가 이르는 바다의 깊은 곳인 심해의 중요성을 환기하게 하고자 저자는 위와 같이 말한다. 심해가 지구 자체라고? 그다지 이런 표현만으로는 깊이 다가오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마리아노 해구였던가? 특정 해구를 지칭하며 저자가 한 말에서는 느낌이 다르다. ‘마리아노 해구를 경험한 사람보다 달을 탐사한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다. 바다는 우리가 언제든 돌아볼 수 있는 우리 근처에 있지만 이곳을 탐사하는 것도 달처럼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과연 피서지란 목적 외에 바다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르네상스에서 근세의 사이 어느 녁에 망누스라는 사람이 [카르나 마리나]라는 지도를 완성했다. 9개의 목판으로 가로 1.7미터, 세로 1.2미터로 인쇄된 초대형 지도에는 당시의 대륙에 대한 상식과 해양에 대한 상식으로 이곳에서는 조심하고 경계하라는 뜻으로 바다 이곳저곳에 바다 괴물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1823년 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조차 “적절한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특정 수심 아래 바다는 측량이 불가능하다”고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다 19세기 중반 해저에 전신 케이블을 깔기 위해 해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해양에 대한 탐사와 지구 과학은 그제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즈음부터 시작된 바다에 대한 연구와 해양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들은 20세기가 되어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이 동원되어 함선과 선박들이 침몰한 바다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본서에서는 전쟁 관련 잠수함의 일화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순수한 탐사 목적의 잠수정들과 해양 탐험가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바다를 육지보다 더 끔찍이 사랑하는 탐험가들의 일화, 초심해 해저 1만1000미터에서 잠수정의 엔진이 고장 나는 이야기, 심해에서 발견되는 [카르나 마리나]에서나 등장할 법한 심해 생명체들 이야기, 심해에서 마주친 검은 주머니 같은 것을 찌르자 화염처럼 회오리치며 퍼져나가는 심해 세균들에 대한 일화, 공공의 보물인 이 바다를 사고팔아 심해에서 채굴하는 이들에 대한 고발 같은 이야기, 난파선에서의 발굴과 인양에 대한 모험, 초심해 1만1000미터에서 떠다니는 ‘친’히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슬로건과도 다를 바 없는 친환경 비닐봉지 이야기가 모험과 신비에, 기업과 일부 인간들의 만행과 환경문제까지를 아우르고 있기도 하다.

이 저작에서는 심해의 각층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과 모험이 바다를 비롯한 지구는 결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며, 단연 인간만이 주연이고 지구도 바다도 다른 생물들도 조연에 불과하다는 자만이 얼마나 실소가 이는 단언인지 돌아보게도 한다.

본서를 통해 시원한 바다와 그 속에 암연 같은 바닷속을 채운 숱한 생명체와 남다른 모험들을 통해 잠시 일상의 갑갑함을 잊을 수도 있고 그 모험들을 통해 인류의 방향성과 환경 문제를 아울러 돌아볼 수도 있다. 이 심해의 모험담으로 인해 ‘지구에서의 모험이 결코 우주 탐사만 못 할 것이 없구나’ 하는 감상도 일게 된다. 이 책과 함께 바다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이들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라 단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별들이 1000년에 한 번씩만 나타난다면, 인간이 어떻게 그 존재를 믿고 숭배하겠으며 눈앞에 나타난 신의 도시에 대한 기억을 대대로 보존하겠는가!”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닿을 수 없기 때문에 틀림없는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본서에서 랠프 월도 에머슨의 별과 하늘을 경외하는 듯한 위의 발언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덧붙여도 될 것 같은 말이 있다면 “저 깊은 대양의 아래인 심해도 우리에게는 또 다른 우주가 아니겠나?” 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우주, 우리 가까이 있는 이 우주가 궁금하신 이들이라면 이 책과 꼭 한 번은 만나보셔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언더월드 #수전케이시 #심해 #바다 #바다생물 #바다이야기 #과학책 #과학책추천 #모험 #탐사 #발굴 #환경 #서포터즈3기 #까치글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성형 AI 활용 백과사전 -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
타구치 카즈히로 외 지음, 서수환 옮김 / 길벗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제는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이다. 저서 자체가 [생성형 AI 활용 100과사전]을 이야기하고 있듯 6챕터이나 100개의 소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반 3개의 소장이 생성형 AI에 대한 통론과 이 책이 다루는 AI에 대한 소개일 뿐 나머지 97개는 제목마따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활용 예제는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도 아주 많다고 생각되었다. 카피라이팅, 아이디어 구상, 보도자료 작성, 기사 소재 만들기, 회의에 필요한 의제 정리, 백지상태에서 약관이나 계약서 초안 작성, 회의록으로 작업 목록 만들기, 생성형 AI와 구글 문서 및 구글 드라이브와 연동하기, 자사 제품 FAQ 하는 봇 만들기 등 카피라이터와 기자에게 필요한 정보 외에도 일반 사무에 유효한 활용법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물론 전체 활용 예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사무원인 독서가들이 주 독자층인 일본에서 출간된 책의 번역서이다 보니 사무에서의 실용성이 남달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업무 외에도 학습, 일상, 취미와 여러 분야 창작을 위한 예제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더 크다. 이미지 생성, 음악 창작, 동영상 제작을 위한 활용법으로 다각도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영어 학습을 위해 최적화된 활용법이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일상을 위해서는 책 한 권 요약 받기와 유투브 내용 번역과 요약, 조건에 맞는 유투브 추천받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로 인터넷 검색 이용하기, 이메일 대신 쓰기, 이메일 정리 요약,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내려받기 등등의 소소한 활용법도 기술되어 있다.

 

본서의 예제는 97가지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응용법도 다채로워질 수 있고 앞으로 새로운 기능을 갖춘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 당연하니 이 책은 기본소양으로 좋을 듯하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리뷰나 창작 집필을 비롯한 다양한 글쓰기에도 AI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래서 어쩌면 온라인 서점들에서 개인 리뷰가 사라지진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고객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고객들의 유입이 개인 리뷰 작성을 없앰으로써 차단되는 경우를 굳이 온라인 서점 측에서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리뷰 쓰는 자체를 즐기는 독서가들이 많기 때문에 AI가 리뷰쓰기에 활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 나도 창작과 리뷰쓰기에는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구식 글쓰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런 방식이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쓰는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아마도 누구도 자신이 즐거운 일을 기계나 인공지능에게 대신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서는 일본에서 출간한 책을 번역 출판한 책으로 원서가 20241월 판이라 길벗 출판사 측에서 20252월 기준으로 업데이트하였다고 한다. 향후로도 아마 해마다 업데이트된 개정판이 재출간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 AI의 기능과 양식이 몇 개월 단위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 원작의 저자들은 프리랜서이자 IT기술 컨슈머 전용 집필가작가, 편집자, 편집 프로덕션을 거친 연구원웹 서비스, 인터넷 마케팅, 디지털카메라, 가젯 등을 경험하고 리뷰하는 블로거로 본서의 집필에 최적화되어 있는 분야의 사람들이다. 본서는 노년층 분들께서 AI 활용법을 처음 접하시기에도 좋고, 직장인들이 좀 더 업무에 AI를 다각도로 활용하기 위한 선택으로 좋으며, AI를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로도 본서를 읽다 보면 AI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도 일부 AI에 대한 한정적 정의를 하는 저서들로 인해 AI의 기능은 제한적이고 짜깁기 편집과도 다를 바 없다는 견해를 답습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지에 대한 분석과 생성만 해도 한국적 표현으로는 그림에 대한 이해, 달리 말해 고도의 추론능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는 AI의 성능이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과 비등하거나 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바이기도 하다. 음악 생성 역시 수학적인 추론 없이는 불가능하고 말이다. AI를 문서 작성에만 이용하며 AI는 짜깁기만 한다는 견해를 아직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 절실할 책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AI활용100과사전 #다쿠치카즈히로 #모리시마료코 #이시타니마사키 #길벗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