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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개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그레고리 월튼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7월
평점 :
더퀘스트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이며 마인드셋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캐럴 드웩 박사와 함께 드웩-월튼 랩의 공동 책임자인 인물로, 저자의 연구는 사회 심리적 과정이 동기부여, 학업 성취도, 집단 간 성취 격차에 주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본서는 그의 연구와 강의를 정리한 책으로 내가 파악한 주요 키워드는 하강 소용돌이, 상승 소용돌이, 티프빗, 표면화 등으로 이들이 그의 이론에 주요한 개념이다. ‘하강 소용돌이’는 사람들의 부정적 기대와 두려움이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 바를 이야기하는데 사소한 불화나 자신의 약점에 주목하게 되는 사소하고 평범한 경험이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이어져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이야기한다. ‘상승 소용돌이’는 긍정적 생각과 행동이 결국 더 나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을 이야기한다. ‘티프빗’은 일상의 사소한 사건에 큰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사소한 것이 결국 그 사람에게 깊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것이 그 사람이 직면한 질문에 대한 부정적 답으로 작용하는 것을 이른다. ‘표면화’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며 그것이 유발하는 질문을 명확히 하는 것을 말하는데 자신에게 언제 어떻게 불편한 질문이 작용하는지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현명한 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가르침 중 하나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의 연구는 현명한 개입으로 개인이 티프빗에 빠져 하강 소용돌이를 일으키지 않으며 상승 소용돌이가 작용할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 과정에 표면화가 역할을 하며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애정 어린 관심을 바탕으로 한 사소한 개입, 바로 ‘현명한 개입’의 작용이다. 저자가 든 심리 연구의 사례를 하나 들자면 아동들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너 참 똑똑하구나’라고 반응한다면 그 아동은 다시 다른 문제와 마주했을 때 자신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면 자긍심이 강화되지만 대부분 자신이 쉽게 해결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문제는 회피하고 자신이 기존에 잘하는 것만 대하려 하는 부정적 반응을 하게 된다고 한다. 반면에 문제 해결에서 아동에게 ‘너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라고 반응하면 아이는 다시 더 어려운 문제와 마주쳤을 때도 그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하고 해결하려 시간을 들이며 노력한다고 한다. 사소한 반응의 차이가 아동의 성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는 일상에서 흔한데 흑인 학생과 백인 학생에게 게이트볼 같은 단순 스포츠를 시키면서도 이것이 스포츠 지능을 고려한 게임이라고 설명하면 백인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그저 운동 능력을 본다고만 했을 때는 흑인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인다고 한다. 남녀 학생의 경우 단순 시험문제를 출제하면서 남성이 많은 시험에서는 여성의 성적이 떨어지는데, 동일한 성비와 동일한 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며 이 시험은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려된 문제라고 말하고 나서 시험을 보게 하면 여성 학생들의 성적이 월등히 상승한다고 한다. 인종 간의 고정관념, 성별 간의 고정관념이 실제로 학생들의 성취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사소한 한 마디의 개입만으로도 이런 상황을 전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자 사실들이 아닌가 싶다.
이와 같은 개입이 실효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몇 가지를 본서에서 예로 들자면 첫째로 새로운 환경에서 소속감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가진 대학 신입생들에게 소속감에 대한 걱정이 보편적인 것임을 알리는 1시간 세션만 해도 이런 세션을 받지 않은 학생과 대비해 10년 후까지도 당시 학생들의 삶이 개선되었다는 사례가 있다. 이들은 학업 성취뿐 아니라 직업 성공과 삶의 만족도의 지수에서 대조군보다 상당한 우위를 보였다고 한다. 둘째로는 소년원에서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들에게 1페이지짜리 격려 편지를 보내는 것만으로 학교에서의 재범률이 40% 감소했다는 연구가 있다. 셋째로는 자살 우려자들에게 지속적인 소통과 연결을 위한 엽서를 보내기만 해도 자살률이 상당히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다. 넷째로는 갈등이 있고 상담이 필요한 부부에게 갈등 대화 전 7분간의 성찰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1년 후까지 부부 친밀감이 증진되었다는 사례도 있다.
이런 성과는 비슷한 류의 넛지에서의 사례와는 달리 애정 어린 관심으로 상대와 상황에 대한 충분한 통찰을 전제한 사려 깊은 개입으로 가능한 것이다. 이런 개입은 사소하게 이뤄지지만 현명해야 하는 것으로, 그러게 현명한 개입이라는 이름이고 이름값을 넘치게 하는 개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사소한 부정적 시선만으로 무너지는 누군가를 대하게 될 때 우리는 안타까움과 자신의 도움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는 애석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공감과 연민이 남다른 분들이나 자신의 자녀에게 또는 친지들에게 생각 없는 반응이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 보셔야만 할 책이 아닐까 싶다. 분량은 있지만 숙고하고 몰입해 읽고 나면 충분하고 넘치는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함께였으면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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