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사용설명서
구혜영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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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금리는 경제와 시장의 심장박동 같으며 모든 자산에 파장을 전달하는 리듬이다. 금리가 오르고 내릴 때, 경제활동은 사계절처럼 확장과 둔화, 침체와 회복의 단계를 거친다. 이 계절의 변화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의 가치를 흔들며 투자환경을 재구성한다. 금리는 투자자에게 시장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며 시장의 변화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P 214 – [7 증시의 사계절과 포트폴리오 전략]

위의 글은 7장의 시작인 [금리를 알면 돈이 보인다] 편에서 저자가 간명하게 정리한 금리에 대한 정의이다. 본서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한 문장이기도 하다. 본서는 많고 많은 금리 관련서들이 경제학적인 금리를 소개하고 전하는 것과는 다르게 실용적인 측면에서 실제 적용을 고려한 설명이 남다르지 않나 싶다.

본서는 각 장별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경제학적 정의에만 그치는 책이 아니라 그러니 실제 투자나 예금 같은 금융 자산 운용을 개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장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Ⅰ 금리로 시장의 방향을 읽는다

금리의 역사와 작동 원리를 이해해 경제흐름을 읽고 위험과 기회를 예측하는 실질적 통찰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도해 집필했다고 하는 장이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투자전략과 자산관리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저자는 자신하고 있다. 기준 금리, 국채금리, 회사채 금리, 실질금리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로 경기에 영향을 주는 방향성을 연방준비제도, 중국인민은행,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 한국 은행 등의 개별 사례와 각국 현실에 따른 적용을 요지와 사례를 두루 전하고 있다.

Ⅱ 금리로 투자의 심리를 이해한다

저자는 금융시장의 등락은 투자자의 심리변화에서 비롯된다며 이 심리를 가장 강하게 흔드는 변수가 바로 금리라고 말하고 있다. 금리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과 금리 변동으로 인한 패닉과 시장사이클의 전환을 통해 금리 변화가 투자자의 위험 신호도와 경기예측, 소비심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애된 장이다.

Ⅲ 금리로 시장을 이긴다

경기순환적 문제와 구조적 문제의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문제를 진단하고 투자전략을 세우기 위한 실질적 접근법을 알게 해주는 장이다. 투자 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나침반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장이다.

Ⅳ 금리로 미래를 예측한다

경제지표로 금리의 흐름을 읽으며 경기예측을 할 수 있을지, 미래예측과 투자전략을 제고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겠다는 의지가 담긴 장이다.

본서는 전체 4부와 8개의 장으로 금리를 개인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이해에 있어 개인차는 당연히 있을 것이고 이해의 깊이에 따란 유익하기도 암담한 심정을 안겨주기도 할 책이다.

분명한 건 [모두의 금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 책들이 부담스럽고 지루한 난이도로 원론부터 깊이 들어서며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을 때, 본서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집필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금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자본의 흐름과 시장의 패턴을 숨기고 있는 암호 그 자체”라고 언급했는데, 그녀 나름으로 이 암호를 푸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다수에게 암호 해독 기술을 전하려 하는 것이다. 경제에 대한 친화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에 실용적인 정수라 해도 거리감이 있는 이들이라면 쉽게 다가서지 못할 수 있다. 리뷰어 본인도 경제 도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향이 깊기 때문이다.

본서의 경우, 서술과 필수 요지에 대한 요약, 표로 간략히 분류하는 방식 등 다채로운 서술로 이해도를 높이며 독서의 단조로움으로 인한 난독 상황을 타개하려 해주고 있다. 다만 경제 전문서이기도 하다 보니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은 어쩔 수 없을 것도 같다.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수위로 있는 독자층, 목적이 명확한 투자자 독자층, 그리고 금리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싶은 경제학을 애정하는 이거나 예비 경제경영학도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책이지 않을까 싶다.

17년을 금융업계에 종사한 저자도 초입시절에는 금리의 중요성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금리를 깊이 파고들며 금리가 경제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저자와 출판사측은 “이 책은 단순한 금리 해설서가 아니다. 금리를 이해함으로써 돈의 흐름을 읽고,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일려주는 가이드다.”라고 단언하고 있기도 한다. 경제에 관한 전문적 내용이 부담이라면 다소 느린 독서로 느긋하게 다가서면서라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지 않은가 싶다.

#금리사용설명서 #구혜영 #빈티지하우스 #서평단 #도서협찬 @chae_seongmo @vintagehouse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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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모든 것
도브 왁스만 지음, 장정문 옮김 / 소우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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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대전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 전쟁 지역 중 하나인 이곳의 문제들을 종교적 차원의 접근보다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식할 기회가 될 것 같아 선택한 책이다.

 

저자 도브 왁스만은 국제정치나 중동 문제에 대한 전공자는 아니지만, ‘이스라엘 연구협회,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전략 국제문제연구소에서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는 저자 소개가 있으리만치 이 사안에 대한 전문가라고 보인다.

 

본서는 분쟁의 주체를 묻는 질문부터 이스라엘인은 누구이며 이스라엘인과 아랍인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묻는 과정부터 시작하며 분쟁의 시작과 아랍-이스라엘 전쟁, 그리고 평화를 위해 이 지역 주체와 국제 사회의 노력을 보여주는 평화 프로세스, 그리고 현 상황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서의 대치 상황, 해법이라고 주목하고 제안되던 안들까지를 두루 서술하고 있다.

 

다만 본서에서 이야기하듯 이 상황이 종교 문제와는 별개로 보이는 면은 얼마 전 가자지구 거주자들을 철수시키는 과정에, 특권층 이스라엘인들이 해안가에서 와인 파티를 열며 이곳이 완전히 비워지면 오션 뷰 주택들을 건설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관광 특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투브에 전파되기도 했다. 분명 종교 문제만이 아닌 정치 경제적인 상황이 어우러진 복합 사안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종교 문제라는 관점을 배제할 수도 없는 것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대교 랍비가 이제 때가 이르러오니 메시아가 등장하도록 자네가 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조언을 하는 영상도 함께 전파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교 전승에서의 메시아는 종말의 때, 전환의 시기에 여러 명이 출현하는 데 그 중 하나가 전쟁을 일으켜 이스라엘 영토를 확장하는 메시아이고 다른 하나는 혼란을 잠재우고 3년 간의 평화를 가져오는 메시아가 있다고 한다. 유대교에서는 이외에도 여러 메시아가 동반 출현하는 것으로 전승하고 있는데 유대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아는 전쟁을 열어 영토를 확장하는 자와 한시적 평화를 가져오는 두 명의 메시아인 모양이다. 이 중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메시아 역할을 해주기를 유대교 랍비들은 요구하는 것이고 네타냐후 총리의 역사로 보아 이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3년의 평화를 가져오는 메시아는 유대교와 미국 기독교 일부의 반응으로 보아 도널드 트럼프에게 바라고 있다고 보인다. 더 깊은 이야기는 본서의 리뷰에서는 생략하겠다.

 

어쨌건 이 지역에서의 문제는 정치적, 경제적, 민족적, 종교적, 군사적 갈등의 총체로 보이며 다수가 정치 경제의 면만 부각하려 한다 해도 그 지역의 대중들은 민족적 종교적 갈등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국제적 흐름을 주도하고 만들어 가는 소수는, 대중의 이런 믿음 차원의 반응을 유도해내고 자극해 가면서 다수의 대중이 원형적 차원의 문제라고 믿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안을 신속하게 만들어 가는데 대하여 안일하고 나태해져 지지부진하게 대응하기를 바라고, 그리 제어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본서에서 언급한 두 국가 해법, 한 국가 해법, 연합 국가 해법 가운데 어느 하나 대안이 아니라고 보이는 이유는 이미 이스라엘 군대의 견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듯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광범위한 영토로 확장하기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 군대의 견장에는 이스라엘인들 다수도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문양이 있는데 사진을 올릴 수 없어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견장에서는 아랍국가 대다수와 홍해의 중반까지도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드러내고 있다. 이건 이 넓은 지역이 하나님이 이스라엘인들에게 약속한 영토라는 그들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미친 정치가가 등장한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영토를 확장하려 들 텐데, 이미 그런 미친 정치가가 등장했고 유대교 랍비들이 그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현재의 상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만이 아니고 이스라엘과 그들의 우방 그리고 아랍권 국가와 그들의 우방이 대치할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종교적 신앙에서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미친 인간들의 난투전이 되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 답이 나오기 어려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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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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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이기적 유전자] 외에는 경험이 없다. 하지만 본서는 제목에서 죽음과 영원이 동시에 읽어지고 죽음과 동시에 유전자가 계승됨으로써 불멸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읽혀져 죽음과 영원 그리고 필멸하면서도 불멸을 논하는 인간의 사고의 다채로움에서 갖게 되는 감상이 깊어 선뜻 선택하고 싶던 책이다.

 

본서의 원제는 [The genetic book of the dead]로 마치 티벳의 [사자의 서]와 이집트의 [사자의 서]가 동시에 연상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한국어 제목도 원제를 약간 변형해 [유전적 사자의 서]라고 했다면 명상가들과 영성서 애독자들의 유입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유전자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과거나 현재의 시신들 그러니까 개체의 고고학적 화석 같은 것을 통해서 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의 역사와 가능성이 모두 담겨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려 한 책이라는 감상이다.

 

나는 ‘100% 진화론을 신봉하지 않는다. 진화론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진화만으로 현재의 생명체들과 인류가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 진화에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개입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프의 법칙이라는 어휘 사용빈도수가 인간의 유전자 체계에서 발견되는 것이고 트랜스 상태가 되면 채널링도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성경과 불경 같은 종교서들과 남미 유적이나 이집트 유적에서 발견되는 그리고 해저 유적에서 발견되는 초고대의 발전된 문명의 흔적이 가능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 진화도 있다고 믿는다. 고작 몇 세대만으로도 지능이 유전되고 한쪽 팔이 더 두껍다던가 하는 신체적 특징이 유전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자녀가 대개 다른 종목에서도 운동신경이 탁월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르게 하고 말이다. 고작 두어 세대의 유전자 계승만으로도 이런데 긴 역사 동안 유전적 변화가 지속된다면 당연히 진화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창조론을 믿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신이 창조 후에는 진화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는 단정을 섣불리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본서에서 저자는 진화의 흔적들을 환경에 적응하거나 자신이 살아갈 환경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변화해온 고생물들부터 현재 존재하는 생물들까지를 비교하며 전달한다. 출판사 리뷰처럼 [이기적 유전자][확장된 표현형] 등 저자의 전작들의 내용들이 총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는데 [확장된 표현형]은 읽어보지 못해서 검색해 가며 읽기도 했다. 개체가 환경에 의해 변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개체가 주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성인들의 주목을 끄는 아기의 울음소리나 다른 개체를 밀어내 죽여버리고 먹이를 독식하는 뻐꾸기의 사례나 달팽이의 껍질이 강화된 경우 더 나아가 세균이 곤충을 감염시켜 새에게 더 잘 먹힐 곳으로 이동해 새의 먹이가 되도록 곤충을 유도해 새를 감염시키는 경우를 저자는 전작에서 예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동충하초를 연상하니 더욱 잘 이해되었다. 개미나 여타 곤충을 감염시켜 다른 무리에서 이탈해 홀로 외진 곳에서 죽어가게 만들면서 세균은 해당 곤충의 몸을 뚫고 나오며 동충하초라는 식물로 변화한다. 타자를 완전히 통제하고 그를 먹이로 이용하며 자신이 탈바꿈하는 것이다. 일부 인간들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이면서 납득이 되었다. 유전자는 이와 같이 개체 자신의 변화와 외부에 영향을 주는 변화를 다채롭게 가져오며 계승되고 필요하면 더욱 발전하며 진화한다.

 

학습 지능이나 학습된 양식의 경우도 유전적으로 계승된다고는 하지만 이성이 우월하다고만 보기에는 몸에 새겨진 유전적 체계가 더욱 빠른 학습이 가능한 대상을 한정 짓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결국 우리가 계승해온 역사이며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현재이며 가능성이 펼쳐질 미래라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저작이었다.

 

본서에서는 이런 통찰을 전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해온 다수의 동식물과 균류까지 다채로운 생물군을 사례로 들고 있으며 특정 왕조의 유전병 사례까지 피부에 와닿는 사례들을 제시해 서술하기도 한다. 이미 저자의 전작들을 두루 읽어온 독자에게는 사고를 정리할 기회를 또 리처드 도킨스의 저작을 처음 읽어보는 독자들에게는 저자의 메시지들의 핵심 주제를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리의 필멸성이 우리가 존재해온 역사를 우리라는 한 개체에서 중단시키지 않으며 우리의 존재 양상과 역사가 불멸하는 유전자 체계 속에서 계승되어 가는 것이라는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한순간만 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깊은 감상을 갖게 하는 책이다. 이런 감상을 보다 피부에 와닿게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불멸의유전자 #리처드도킨스 #을유문화사 #이기적유전자 #확장적표현형 #리처드도킨스의메시지종합 #서평단 #도서협찬 @eul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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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6-04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기적 유전자, 가 아니라 신간이 나온 건가요?

이하라 2025-06-04 15:19   좋아요 1 | URL
네. 리처드 도킨스의 전작들에 메시지를 총합한 책이라는 게 출판사 소개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IFS가 전하는 행복한 커플의 심리학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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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리처드 C. 슈워츠 / 싸이칼러지 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2024) 4월경 내면가족체계(IFS) 치료법에 관한 소개서 [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를 읽었는데 IFS의 시스템이 워낙에 원형적이면서도 받아들이기 쉬운 체계라 오래도록 각인이 되었다. 전작은 IFS의 기본적 체계와 적용 방법 그리고 효과가 소개되어있는 소개서였다면 본서는 이 시스템이 커플 사이의 갈등에 적용되면서 개인적 성장과 치유에 이르는 여정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추방자, 매니저, 소방관과 참나의 네 가지 원형의 다양한 인격으로 개인의 인격이 나뉘어 있다고 보고 상처받고 박탈당한 추방자와 그 추방자를 관리하는 매니저, 그 내면의 갈등과 분노를 제어하는 소방관이 추방자를 보호하거나 제어하고 있고 그런 자기를 이루는 다양한 인격들을 이끌어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온전한 나인 참나가 있다는 독특한 체계로 심리 치료를 가져오는 것이 내면가족체계(IFS)이다. 독특하다고 한 건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일 인격 신화가 아직까지는 지배적이기에 다중인격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인격이 기본적인 것이라고 보는 이 체계는 생소하기보다는 독특한 시선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심리학의 선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부터가 이드(원초아), 에고(자아), 수퍼에고(초자아)의 셋으로 인간의 자아를 분열시켰고 더나아가 무의식까지 찾아내면서 단일 인격도 결코 단일함에 갇히지 않는다는 포문을 열지 않았나 싶다. 카를 융 또한 그가 한 인간의 일생을 영웅신화에 대입해 니체가 인격 발달의 여정을 구분한 것과 유사한 여정으로 구분한 것을 한 인격이 지금이라는 순간에도 발달 부분과 미발달 부분이 있을 시 동시에 영웅신화에서 영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격들이 개인의 인격 속에서 다양히 나타날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도 있다. 융이 연금술과 인격 발달 여정을 비교한 바도 발전이 선형적으로만 이뤄진다는 가정을 제쳐버리면 다양하고 다층적인 인격을 모두 지닌 것이 개인의 인격이라는 가정도 할 수 있다. 어쩌면 본서의 저자 말처럼 단일 인격은 신화 그 이상은 아니지 않나 싶다.

 

어쨌든 본서는 IFS 치료를 부부와 연인의 갈등에 적용하는 책이라는 것이 전제이다. 하지만 존 볼비가 제기하고 메리 에인워스가 발전시킨 애착 이론을 추방자의 이미지에 대입하여 추방자의 신념체계를 가져온 것을 애착 상처라 정의하며, 연인이나 배우자가 원래 보호자의 행동을 답습하면 이때 애착 재상처라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에 붕괴되거나 연인을 자신에게 맞게 변화시키려 하거나 자신을 연인에 맞춰 변화시키려 하거나 헤어짐을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경로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토멘토라고 하여 이를 연인이 자신에게 치유의 기회를 다시 가져다준 것으로 인식을 전환하며, 참나의 리더쉽을 통해 성장하고 치유할 기회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여정은 연극치료와도 비슷하고 최면 치료와도 유사하기도 한데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도 어우러진 것 같아 보인다. 게다가 커플 치료라는 점에서 상호 간의 성장과 치유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서에서는 커플 사이의 문제가 성 역할과 인식의 변화로 서로에게 요구되는 바가 다채로워진 시대적 변화로 인해 더욱 가중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개인의 충족이 우선되는 시대이기도 해서 나를 위해 상대를 바꾸려한다거나 상대를 위해 나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택에 단순과 속도를 요구하거나 일시적인 흥미를 충족시키는 게 우선하는 시대라 헤어짐이 쉽게 선택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장 그것도 함께 나아가는 성장 그리고 우리가 치유되는 것을 기본으로 보는 본서의 취지는 자신의 선택과 약속에 무게를 두는 좀 더 인간적인 방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양육자(라고 하면 좀 그렇기도 한데 본서에서는 내면의 여러 인격을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보기에 적절한 표현이기도 하다)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데 자신의 참나를 자신의 파트들(앞서 말한 여러 인격들)의 주양육자로 보고 연인이나 배우자는 보조 양육자가 되는 것이 저자의 치료방식이다. 서로 각자의 참나가 주체이며 서로의 참나가 협조하고 보조하기에 치유와 성장에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는 것이다.

 

본서에서는 치료를 자기만 또는 커플 간에만 하기보다 중재자랄까가 있어야 효과적이라 말하는데 상담가 내지는 치료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각하지 않은 갈등이라면 본서를 읽어보며 서로 노력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각한 갈등 상황이라면 IFS의 치료과정을 본서를 통해 엿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성장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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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글방 서포터즈 3기로서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코틀랜드 계몽사상가인 데이비드 흄은 ‘자아를 그저 환상’이라고 했다. 미국 철학자 대니얼 데닛 역시 ‘자아를 허구’라고 했다. 뇌과학서인 본서에서는 유독 두드러진 비판인데 대니얼 데닛은 “뇌에서 자아를 찾겠다는 것은 범주 오류이다”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의 자아 곧 정체성은 과연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본서는 뇌의 각 기능이 정지될 때 인간이 겪는 오류를 실제 사례로 예시하며 인간의 자아, 다시 말해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저작이다.


자아에 대한 본서의 의문은 결국 뇌의 국소병변이 자아의 완전한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깨우침도 남기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헤아려 보게 한다. 저자는 정체성을 개인 정체성과 사회 정체성으로 나누어 말하는데, 개인 정체성이 자아(나)와 다른 자아들(타인들)과 구분하는 방식이라면 사회 정체성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개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저자가 저작으로 완성하기까지 정체성의 문제를 심각히 여긴 것은 그의 출신과 경력이 작용했다고 보인다. 저자는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으로 영국에 이민하여 정착하는 과정에서 외모와 언어 등에서 차이를 처음 자각했고 그 차이를 줄이고자 개인적인 노력을 이어온 사람이다. 게다가 저자가 전공한 신경과는 영국 전체 200명 정도의 소수 백인들이 장악했던 영역으로 이에 변수처럼 침투하게 된 저자가 인정받는 의사가 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이런 저자의 전적이 정체성이라는 문제, 개인 정체성과 사회 정체성에 대한 천착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고 저자 역시 이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데이비드’라는 바닥핵 뇌졸중으로 병적인 무관심 상태가 되어 자신의 생계와 주위와의 소통에 전혀 개의치 않게 된 인물과, ‘마이클’이라는 관자엽(측두엽)이 쪼그라들어 단어를 잊어버리고 인식하지 못하는 의미지식 결핍자가 등장하며, ‘트리시’라는 해마와 마루엽(두정엽) 그리고 신경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겨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 ‘와히드’라는 뒤통수엽(후두엽)에서 마루엽과 관자엽으로 전달되는 뇌 신경 체계의 교란으로 환영을 보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윈스턴’이라는 오른쪽 마루엽에 뇌졸중이 생겨 왼쪽 무시라는 왼쪽에 있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수’라는 이마관자엽 치매에 걸려 자제력을 잃고 막무가내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애나’라는 왼쪽 마루엽 바깥에 거미막낭이 자라 오른쪽을 인식도 못하고 오른쪽 반신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사람도 등장한다. 대부분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지만 이들 가운데는 치료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짧게 인용한 예들에서도 상당한 문제라고 인식하겠지만 본서에서 읽고 보면 문제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고 실제 임상의 입장에서도 그랬겠지만 당사자들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증상들로 개인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정체성이 함몰되면 사회적인 사망 다시 말해 인간관계와 사회 조직에서의 사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이 예시 이외에도 사회에서 넘치고 있을 것이다. 개인의 선택으로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삶을 선택하는 경우, 사회적인 사망이라기보다는 사회로부터의 탈출이랄 수 있겠으나 자기 의지와는 반대로 강제적으로 이런 사회적 사망을 겪는 이들 그리고 이제까지의 자신과 다른 자신을 감당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괴로움을 돌아볼 때 우리에게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자아란 무엇인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도 한다.


뇌에서 자아를 찾을 수 없다는 선언과는 다르게 뇌의 기능장애가 인지와 행동에 장애를 준다면 우리는 어느 선까지의 장애에서 자신을 기존의 자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행동하고 판단하고 느끼는 바가 모두 달라진다면 그때도 ‘바라보는 내가 진짜 나’라며 ‘나는 변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다’라고 쉽사리 말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처럼, ‘지각, 주의, 일화기억과 의미기억, 동기 부여, 행동 제어와 신체 도식 같은 기본적인 인지 기능들도 모두 우리 정체성에 기여하며’ ‘성격 형질과 감정 반응도 자아 정의에 중요’하지만 앞서 예를 든 인물들의 사례와 같이 ‘아주 기본적인 인지 기능들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본서는 우리가 순간순간 느끼고 인식하며 살아가듯 우리의 자아를 정의하는 요소들은 결코 형이상학적인 세계에서만 찾을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본서는 나란 누구인가,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를 돌아본 적 있는 분들이라면 상당한 끌림과 깨우침을 안겨줄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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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제본으로 읽었는데 리뷰를 올리려니 아직 책이 출간 전이네요. 우선 페이퍼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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