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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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으로 작가 중 그 누구보다 발자크에 대해 잘 알게 되어, 발자크의 작품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츠바이크의 명문장은 발자크를 향한 진전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평전에서 만큼은, 츠바이크는 자신이 서술한 작가를 뛰어 넘는다. 발자크의 중요 작품이 더 번역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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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리드 디자인 봉투 세트 (5매 1세트) - 빨강머리 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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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리드 디자인 봉투에 감사를 넣어 전하면, 받는 사람 모두 일단 봉투에 감탄한다. ˝이렇게 예쁜 봉투에~~˝, ˝아!, 이렇게 좋은 봉투에 정성스럽게시리~~˝ 나중에 봉투를 열었을 때, 약소해도 처음 받은 감동이 지속되기를....알라딘 굿즈 중, 드물게 마음에 드는 것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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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유] 쫀득이 - 헤이즐넛향 커피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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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좋지만, 단 두 줄만 들어 있어 양이 아쉽다. 쫀득이의 매력은 새우깡처럼 자꾸 손이 가게 하는 것인데, 어! 어느새! 하는 순간 쫀득이가 남아 있지 않다. 당신의 이빨을 보호하라는 알라딘의 배려로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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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열린책들 세계문학 155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권오숙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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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살이가 힘든 것은 뭔가 거저 얻어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는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이 없다. 순식간에 다가오는 기회를 잡기도 힘들고,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이미 카이로스는 저만치 가버려 우리에겐 뒤쪽의 민머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설사 기회를 잡았다고 해도 그것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수없이 많은 고전과 막장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인간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들이 행하는 똑같은 행동이다. 탐욕스러워지고 광폭해진 그들은 자기에게 방해되는 것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제거하며 목적을 위해 그냥 앞으로만 나아간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믿음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목적, 특히 자본과 권력은 끝이 없기에 사실 목적의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TV에서 보여 지는 정치인들의 인상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 것은 끝이 없는 목적을 향해 계속 가야하는 운명 때문일 것이다.

 

 

작가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 위계질서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맥베스에서 제임스 1세의 체제 옹호를 한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마녀가 뱅쿠오에게 그의 후손이 왕이 된다고 예언했지만, 극 중에서는 던컨(스코틀랜드의 왕)의 아들인 맬컴이 왕이 되는 모순도 있다. 결국 뱅쿠오의 후손은 제임스 1세를 가리킨다. ‘제임스 1세가 극 중 인물인 뱅쿠오를 전설적 조상으로 삼는 스코틀랜드 스튜어트가() 출신이기 때문이다.(p.148, 역자 해설)’

 

그럼에도 맥베스는 끊임없이 회자되고 활용된다. ‘목적에 눈이 먼 전형적 인간의 모습을 맥베스가 보여주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통한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을 마녀의 예언 한마디로 맥베스는 바로 실행하려고 한다. 어리석고 생뚱맞기조차 하다. 그때부터 맥베스의 생각은 작동을 멈추고 주위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맥베스가 그냥 그대로 자신의 목적을 향해 갔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크게 불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잘못 든 길이었다.

 

하지만 맥베스는 계속 남이 아닌 자기 자신과 싸운다. 지옥은 죽고 나서 우리가 가야할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살아생전에 자신에게 가하는 폭력이 바로 지옥이다. 끝없는 상상과 환영, 트라우마, 의심과 불신, 자기모순에 빠진 인간은 괴롭고 자폭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맥베스의 양심이라고 말해질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어쩌면 더 맞을 것이다.

 

[이 불가사의한 것들의 유혹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야.

만약 나쁜 것이라면, 내게 진실을 먼저 말함으로써

성공의 확신을 왜 주었겠는가?

그들의 말대로 난 코더 영주가 되었다.

또 만약 좋은 것이라면, 왜 그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이 떠올라 머리카락이 뒤엉키고

평온하던 가슴이 자연의 순리에 맞지 않게

갈빗대까지 방망이질한단 말인가?

무서운 상상에 비하면 눈앞의 공포는 아무것도 아닌 법.

시역(弑逆)은 아직 상상에 불과한데도

그 생각이 나의 미약함을 흔들어 대고

모든 기능이 추측 속에 질식해 헛것만 보이는구나.

-p.23~24]



황정민의 <맥베스>는 대사와 전개를 거의 원작을 기본으로 했지만, 맥베스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관객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인지, 나머지 것들엔 현대적인 장치를 한 연극이었다. 맥베스가 칼과 동시에 총을 사용했고, 왕과 영상통화를 했으며, 장면의 변화에 신디사이저 음악도 나왔다. 다른 관객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그런 장치가 나쁘지 않고 신선했다.

 

2층 가운데 끝줄에 앉아 관람한 탓인지 배우들의 얼굴은 전혀 알아볼 수 없었고, 그들의 움직임과 대사만 들을 수 있었다. 배우의 표정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좋은 것은 오롯이 배우의 목소리와 대사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이었다. 역시 황정민 이었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다른 배우에 비해 딕션이 월등히 좋았다. 대사 하나하나에 다른 감정과 강약이 있어 맥베스의 심리적 변화와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레이디 맥베스의 김소진 배우도 좋았다. 맥베스와의 어우러짐이 자연스러웠다. 맥베스5막의 첫 부분에 레이디 맥베스가 몽유병에 걸려 돌아다니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의 중간에 레이디 맥베스의 심리적 변화는 나타나 있지 않고 갑자기 5막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고전 비극의 그런 부분이 항상 아쉽다.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여성 등장인물을 갑작스럽게 죽음으로 끝을 맺어버린다.

 

악의 동조자역할을 맡은 레이디 맥베스 역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타인(비록 남편일지라도)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당사자보다 더 집요하고 거리낌이 없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그런 욕망의 분출을 보아왔고, 그 결과가 비극적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맥베스의 내용 전체에는 역설이 가득 차 있다.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

왕이 되지는 못하나 후손이 왕이 되리니.”,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야.”,

속임수는 쓰고 싶지 않아 하면서 속여서라도 얻고 싶어 하십니다.”,

안 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가지고 계십니다.”,

여자가 낳은 자 맥베스를 해하지 못하나니.”

 

역설의 어려움은 그것이 애매모호하고, 지극히 반대적인 것 같으면서도 종이 한 장처럼 미세한 차이만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이러한 선택적 상황에 놓여 있고 그것이 각자의 삶과 운명을 결정한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자 딜레마이다.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고전이 위대한 것은 이러한 것을 계속 우리에게 상기시켜주고 경각심을 준다는데 있다. 맥베스와 정반대의 삶을 산 고 김민기가 보여준 인생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그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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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7-25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보시고 연극도 보셨나 봅니다 연극이 시대가 지금과 같은 것 같기도 하네요 맥베스가 지금 사람이라면 하는 걸로 연출했나 봅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고전은 지금 봐도 괜찮은 거니...

사람은 자기 중심을 잡아야 할 텐데, 다른 사람이 한 말에 쉽게 흔들리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4-07-25 09:59   좋아요 1 | URL
이번에 연극을 보러 가기 전에 재독을 했어요. 맥베스의 시대는 그대로인데 그냥 현대적 장치를 했더라고요. 내용도 그대로이고요.
정말요.
자기 중심을 잡아야하는데
시대가 사람을 그렇게 두지 않잖아요!
그때도, 지금도 그런 것 같아요^^
 

이 벙어리 같은 웅얼거림과 눈먼 대화 속에, 공포와 희망과 고통으로 묶인 이들의 빽빽한 뒤섞임 속에, 같은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사이의 몰이해와 증오 속에, 20세기의 재앙들 중 하나가 비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 P37

밤이 지나갔다. 불타버린 잡초 위에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강물이 음울하게 숨 쉬며 제방에 부딪쳐왔다. 파헤쳐진 대지, 다 타버리고 남은 빈 건물 속 잔해를 보는 심장마다 온통 슬픔이 밀어닥쳤다.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지금, 전쟁은 이 하루를 검은 연기와 쇄석과 쇳조각으로, 피로 물든 붕대로 가득 채우고자 아낌없이 준비하고 있었다. 지나온 날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쇠붙이로 파헤쳐진 땅과 불로 가득 찬 하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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