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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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살고 있는가?’라는 레빈의 물음은 안나의 절규이기도 하다. 삶의 여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은 막다른 골목에 선 인간의 숙명이다. 거기에 행복과 불행은 없으며 그저 각자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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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왜 바다에 있지
브리기테 슈바이거 지음, 박광자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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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제목이 흥미로웠다. ‘소금이 왜 바다에 있지라는, 너무 당연해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던 문장에 소설의 내용도 특별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본문에서 어린 화자가 바다에 왜 소금이 있는지 물었을 때, 그녀의 아버지가 사람들이 소금을 싣고 와서 바다에 뿌렸다고 얘기해주고 어머니는 그 말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이 문장은 상징하는 것이 많고 소설 전체의 주제를 압축해 보여준다. 바닷물에 소금이 들어있어 짜다는 과학적 사실마저 가부장적인 남자의, 말도 안 되는 농담 섞인 한 마디로 무시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명제를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는, 태생적으로 우울하고 창작물이 없는 예술가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과 고통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소설의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 또는 양 대전 후의 오스트리아 린츠 부근과 빈이다. 지방 소도시에서 존경받고 꼭 필요한 존재인 의사의 딸로 태어난 화자(끝까지 이름을 알 수 없다)는 할머니와 어머니가 살아 온 삶을 똑같이 되풀이만 하면 중산층의 기득권과 소속감이 있는 낙원의 안정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아버지의 말과 표정으로 행과 불행을 오가는 어머니, 끊임없는 핀잔을 들으며 얌전과 순종을 강요당하는 화자는 강한 가부장제의 그늘아래에 있다.

 

나치를 아무 저항 없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그 당시 중산층을 대표하는 아버지는 너무 전형적이다. 화자가 어릴 때 만나 결혼하게 된 남편 롤프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싫으면 싫다고 해도 되고, 싫은 것은 안 해도 된다(p.23)’라는 사고방식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된다.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그것을 당연히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지 않기 위해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가식적이다.

 

롤프와 오랫동안 연애를 했지만, 결혼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화자는 떠밀려,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결혼하게 된다. 대학 졸업을 하지 못하고 비서로 일하며 타자만 칠 수 있는 화자는 잘 난 남편을 모시며 전업주부의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자신이 칠칠치 못하고 부당하고 고마워할 줄 모르고 쓸모없고 비현실적이며 우울하고 불만투성이에 게으르고 뻔뻔하다고(p.42)' 생각하는 화자는, 남들처럼 살 수 없는 여자다.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전개하는 삶의 진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 예민하며 겉으로 보이는 내가 자신이 아닌 것 같고,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기고, 창작물이 없지만 예술가 기질을 가진 그녀는 가부장적인 남자가 원하는 내조를 할 수 없다.

 

그런 화자의 결혼 생활은 당연히 불행했고, 그녀는 의사인 친구 알베르트와 외도를 한다. 롤프와 화자는 알베르트와 힐데 부부와 친구 사이이다. 하지만 알베르트 역시 롤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화자를 섹스파트너로 여기며 그의 아이를 임신한 화자에게 피임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바로 중절 수술을 해준다. 힐데는 두 사람의 외도를 알지만 아이 때문에, 관습으로 그냥 알베르트와 살아간다. 알베르트와의 관계를 롤프에게 고백하고 그들은 이혼하고 갈 곳 없는 화자는 다시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간다.

 

작가 브리기테 슈바이거의 자전적 내용이 담겨있는 이 소설은 따옴표를 쓰지 않고 대화체를 서술형 문장 사이에 넣어 형식을 파괴했지만 앉은 자리에서 다 읽힐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화자를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수많은 소설에서, 특히 여성 작가가 쓴 소설에서 많이 본 한 여자와 그 가족에 얽힌 이야기지만, 이런 에피소드는 읽을 때마다 새롭다. 작가가 발표할 당시 페미니즘 소설로 엄청 관심을 모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언제 적 얘기를 되풀이 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과연 이러한 내용이 지나간 구닥다리에 불과한 것일까?

 

대학 동기인 A, B1년에 서너 번 만난다. 서로 하는 일이 비슷해 대화가 잘 통하지만 한 가지만은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싱글인 B의 전업주부론이다. 나와 A는 결혼했지만 전업주부는 아니라 B가 우리들에게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B의 말을 들으면 거북하고 기분이 나쁘다. B는 전업주부인데 남편에게 그 역할을 다하지 않는 여자를 싫어한다. 밖에서 돈 벌기 힘든데, 집에 있는 여자가 당연히 가사일과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특히 퇴직한 남편을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전업주부도 비난한다. 평생 돈 버느라 힘든 남편이 이제 집에서 좀 쉬어야 하는데 구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B의 말이 전부 틀린 건 아니지만 들을 때마다 반감이 생긴다. B의 생각에는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경제적 환산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단지 경제적인 것이 권력과 권위가 되는 것의 무시도 말이 되지 않는다.

 

물론 지금의 MZ세대는 B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젊은 남성들은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심지어 극우화 되다시피 하는 젊은 남성들이 걱정된다. 그들에게 서로 같이 간다는 의지가 존재하는지.....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준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처럼 화자에게 남겨진 삶 역시 녹록치 않아 보인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계속 정신과를 전전할 화자가 말한 누구나 스스로 돌보아야 한다(p.156)'는 의지가 실천되지 못한 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일요일에 점심을 먹으며, 저녁은 뭐 먹지라는 생각을 하는 나 자신도 화자와 닮아 있다. 마음이 무겁고 우울해진다.

 

[내가 필요한 것을 인정하면서 당신은 왜 날 떠나려는 거야, 라고 롤프가 묻는다. 그래야 하니까내가. 그리고 카를도 그렇게 말했다카를이 당신을 돌봐 준대? 아니, 카를이 누구나 스스로 돌봐야 한다고 했어. 길에 관해, 여행에 관해 글을 쓰면서 카를이 그랬어.

 

사람은 길을 가는 중이다. 어딘가로 여행 중이다, 라는 말을 하려고 내가 롤프를 깨운다. 도로 표시가 되어 있고 아스팔트 깔린 길을 가는 사람들이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어. 나는 목적지 이름도 몰라. 아는 것이라고는 나 외에 아무도 거기서 날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거야. 카를이 그러는데, 나는 예술가 타입이래. 창작도 안하는데? 일생 동안 창작하지 못하는 예술가 기질의 사람이 있다고 카를이 말했어. 정말이지 카를이 진실을 말한 것 같아. 당신도 카를처럼 되고 싶은 거야? 자유롭고 별나게 살다가 카를이 어떻게 됐는지 봤잖아. 카를이 그러는데....이제 그만 자. 롤프가 말한다.

-p.15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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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쟁 - 근대 유럽의 탄생, 개정판 KODEF 세계 전쟁사 4
그레고리 프리몬 반즈.토드 피셔 지음, 박근형 옮김, 한국국방안보포럼 감수 / 플래닛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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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기 위해서는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배경지식이 필수적이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그 흐름을 거의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폴레옹과 여러 인물들, 역사적 사건, 연대기적 전쟁의 전개뿐만 아니라, 다른 흥미롭고도 풍부한 내용을 그림과 지도를 통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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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5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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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부터 평화와 전쟁을 오가며, 실제와 가상의 인물이 섞인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톨스토이는 담백한 문장으로 그 시대 러시아 상황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 사랑, 사상을 담아낸다. 또한 정치, 사교계, 개인에게까지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보나파르트는 1812년을 향한 비장한 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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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항재 옮김,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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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러시아에서 시민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외투‘는, 물질을 넘어 수 만 가지의 상징과 욕망으로 변해간다. 생명력 넘치게 솟구치는 외투 속에 갇힌 듯한 “작은 인간”은 초라함과 패배자의 모습뿐만 아니라, 전진하지 않고 안주하는 아카키도 보여준다. 그렇지만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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