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위대한 영웅의 여정에서 내 인생의 길을 찾다
김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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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 많은 사람과 여러 매체에서 오뒷세이아얘기를 하고 있다. 웬만큼 이름 있는 유튜버들은 각자의 채널에서 한번쯤은 영화와 호메로스 서사시를 다룰 정도다. 다들 자신이 남들과 차별되고 특별한 것 같이 말하지만 들어보면 거의 내용의 흐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영화와 유튜브만으로 오뒷세이아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호메로스의 원작은 내용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다만 여기에 나오는 그리스 신들과 고대 희랍 용어, 그 당시 생활 방식이 익숙지 않아 주석을 의지해 읽어야만 한다. 당연히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지쳐버려 중간에 포기하기 쉽다. 완독하더라도 3000년 전 고대 희랍의 생소한 이야기에서 어떤 것을 가져와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오뒷세이아의 범위는 거대하고 여기에 들어있는 의미는 다양해 사실 이 책은 여러 번 읽으면 좋겠지만 그 또한 쉽지 않으므로 번역자나 연구자의 해제나 해석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본 개념을 먼저 알아야 자기 주도 학습이나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천병희, 이준석, 김헌의 개성 있는 해석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김태진의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원전의 구성과 달리 시간 순으로 10개의 중요한 에피소드를 선택해 설명한 책이다. 제목과는 달리 어떻게 읽을 것인가보다는 주로 내용을 서술했다. 거기에 저자의 느낌을 표현했는데 사실 깊이는 별로 없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오뒷세이아 미술관이란 제목으로 내용에 맞는 그림을 소개했는데 이 부분이 좋았다.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가 서양 예술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 그림들의 다양함으로 새삼스레 보여 진다. 또한 오뒷세우스의 서재라는 제목으로 각 에피소드에서 가져올 수 있는 의미를 다른 책으로 확대해 서술해 놓았다. 책의 첫 부분에 주요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짧게 설명한다.

 

저자는 오뒷세우스의 이야기가 무수한 시간을 지나 생생하게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로 재미와 감동, 인간적인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라고 말한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말을 인용하며 오뒷세우스의 여정은 결국 떠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모든 여정을 통과한 끝에 비로소 만나게 되는 나(p.10)’라는 것이다. 이 말이 오뒷세이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것은 확실하다.

 

오뒷세이아는 워낙 방대해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에도 사실 일부분만 담겨 있을 뿐이다. 보통 오뒷세이아를 설명하는 기본 키워드는 김태진 저자가 언급한 부름, 의무, 망각, 우티스(nobody), 의심, 기억, 정체성, 갱생, 귀환 등이다. 여기에서 읽는 자가 지금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어쩌면 어떻게 읽을 것인가보다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이든, 그 어떤 것을 가져오든 이 이야기로 지금의 나와 우리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이 서사시의 위대함이 있을 것이다.

 

[블리스(Bliss)는 온전히 살아 있는 느낌을 의미한다.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에 몰두하는 그런 순간의 희열이다......당신의 이타케는 어디인가? 그것은 남이 그려준 지도에는 없다. 처음부터 당신의 마음속에 있었다. 무엇을 할 때 당신은 온전히 살아 있는 느낌을 받는가? 언제 현실의 시간이 사라지고 피곤함도 달아나고 평소와 다른 당신이 활짝 깨어나는가? 진정한 당신이 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에 몰두하는 그런 순간, 감당할 수 없는 희열을 안겨주는 건 무엇인가? 그런 블리스의 순간이 있다면 그 순간을 믿어라. 그 길이 향하는 곳, 그곳이 바로 당신의 이타케다.

-p. 365, 368]


-오뒷세우스


-페넬로페와 오뒷세우스, 구혼자들


-키르케


-칼륍소

 

**본문의 그림을 편집했으며 페이지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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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9-03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30들은 만화로보는 그리스로마신화 덕분에 오디세이를 잘 안다는 착각에 빠지는것 같아요.하지만 그 덕분에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 오디세이가 스파4를 제치고 1위를 하는 이유기도 하지요.

페넬로페 2026-09-03 20:23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의 딸아이도 만화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들 이름을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ㅎㅎ
스파이더맨은 시리즈물이라 전 편을 다 보지 못해 영화 보러 가기가 조금 주저 되더라고요.

그렇게혜윰 2026-09-03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닉네임도 이 이야기에서 기원하신 걸까요?^&

페넬로페 2026-09-03 20:25   좋아요 1 | URL
사실 아니예요
다른 소설의 주인공이 너무 맘에 들어 그 이름을 닉네임으로 정했는데~~
이제 그냥 여기의 페넬로페로 살짝 묻어 가려고 합니다.
앤 해서웨이 근처에도 못 가지만요.

잉크냄새 2026-09-03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뒤에 뒤따르는 오뒷세우스 열풍을 보며 ‘오뒷세우스 이야기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페넬로페 2026-09-03 21:28   좋아요 0 | URL
오뒷세우스라는 이름은 알고 있어도 원작을 읽은 독자는 많이 없을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원작 읽기 도전을 많이 하더라고요.
 
연애 시대의 종말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 엘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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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비비언 고닉이 쓴 글이라도 나는 이런 책을 읽으면 언제나 곤란해진다. 여러 문학 작품과 인물을 짧게 흘리며, 빠른 호흡으로 써진 글을 따라가기 힘들어서이다. 사랑, 여성, 관계, 선택에 대한 주제로 작가의 지성을 최대한 동원시켰지만, ‘그래서 내가 여기서 얻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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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6-09-02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책 오늘 첫 장 읽었는데 안 읽은 책이 많아 ‘과연 나에게 이 책이 지금 적당한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 ㅎㅎ 비비언 고닉의 책이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은 컸는데 말이죠~그래도 매일 한 챕터씩 읽어 볼까 해요.

페넬로페 2026-09-02 08:31   좋아요 1 | URL
저도 안 읽은 책이 많은데 그것보다 맥락의 흐름과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모르겠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6-09-02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 읽은 책들이 너무 많아 한 반쯤 읽다가 멈춤 상태이긴 합니다. 나 진짜 외국소설 좀 많이 읽어야 겠구나! 깨달은 책이에요.ㅋㅋㅋ 이 책에서의 고닉은 사랑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게 없는 듯 하게 넘 냉철하여(읽은지 좀 되다보니 기억이 가물합니다만.) 좀 회초리로 얻어 맞는 듯 하게 얼얼했던 기억이 드네요. 완독해야 하는데…안 읽은 책들의 리뷰라 공감이 잘 안 되어 진도가 잘 안 나갑니다.ㅜ.ㅜ

페넬로페 2026-09-02 15:32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안 읽은 책이 많고 제 독서의 사고가 깊지 않아 그런 것 같아요.
저자의 생각이 어쩌면 너무 미국식이라 잘 따라가지 못한 것도 같고요. 그래서 별점을 생각보다 후하게 주었어요.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 - 김익한 교수의 읽고 쓰는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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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권의 책을 바탕으로 ‘자유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탐구한 책. 자유란 결국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워 매번 좌절한다. 저자는 꾸준한 ‘기록‘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돌보라고 한다. 다만 소개된 책의 내용과 저자의 말의 구분이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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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3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7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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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디노 회전(會戰)을 통해 톨스토이는 전쟁을 정의한다. 전쟁은 복잡하고 다양한 무수한 원인으로 시작되고, 나중엔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이 저절로 진행되며 쓸모도 없는 연속적 살상만 이어지는 것이라고…‘이성과 양심은 흐려지고 진실, 선, 인간적인 것‘은 포기되는 이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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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온 신사
안드레 애치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비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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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기도, 우습기도 하지만 질문이란 카테고리 속에서 우리가 자주 인용하고 떠올리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당신은 전생을 믿으십니까?’이다. ‘평행이론이란 그럴싸한 이름을 가진 전생의 존재와 생의 반복 현상에는 그것을 믿기도, 믿지 않기도 힘든 뭔가 찝찝함이 있다. 그렇다고 지금 살아가고 있는 나와 우리들을 단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복제하여 전달하기 위한 생물학적 도구라고 단정하기도 억울하다.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는 꿈속에서 집으로 오는 도중에 똑같은 장소로 길을 잘못 든다. 그곳은 내가 전혀 모르는 곳이기에 길을 잘 몰라 계속 헤매고 다닌다. 잠에서 깨기 전까지 나는 집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워한다. 이제는 아예 그 꿈이 몸속에 체득되어 꿈을 꾸면서도 내가 꿈속에 들어와 있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한다. 이런 혼란과 기시감이 들때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와 연결된 모든 것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이 소설에서 60대 초반의 남자, 라울은 이런 현상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지속적인 존재인 또 다른 자아(p.48)’가 있어서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다른 자아가 있고 그것은 다양하게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생이나 과거의 인연뿐만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거나 만나지 않은 자아들 역시 수없이 나를 찾아오고 끌어당긴다고 한다. 그런 그림자 자아들을 접촉하고 연결시키는 것이 삶과 사랑의 정의라는 것이다.

 

안드레 애치먼의 페루에서 온 신사는 주술, 전생, 과거, 환생을 믿어야만 온전히 읽힐 수 있는 소설이다. 여기에 개연성이나 논리를 들이밀면 곤란하다. 위험하지만 작가가 이런 시도를 한 것은 어떤 사람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그것에 대한 슬픔이 얼마나 크고 아픈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인 것 같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한 번이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 있을 것이다. 설사 그것이 이해되지 못한 방식일지라도 믿어보며 접촉하고 싶은 소망이 생기지 않을까.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를 떠나 고대도시 쿠마에 도착한다. 거기에 하데스로 가는 입구인 아베르누스가 있고 애도의 땅 루겐테스 캄피가 있다. 여기는 비극적 사랑을 했던 영혼이 머무는 곳이고 아이네이아스도 디도를 만난다. 라울은 루겐테스 캄피를 인용하며 마고를 통해 자신의 비극적 사랑을 다시 만나 완성하려 한다. 혼란스럽지만 마고 역시 기시감으로 자신의 전생을 믿게 되어 라울의 부탁을 들어준다. 라울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페루에서 온 신사는 앉은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정도로 잘 읽힌다. 다만 소설을 읽는 내내 다른 소설과 드라마에서 수없이 많이 본 클리셰 천국이어서 당황할 정도였다. 소설과 드라마에서 이렇게나 자주 같은 소재가 반복되는 것은 그만큼 사람에게 사랑이 중요해서인가 보다. 또한 언제나 죽음을 앞둔 인간에게 미련과 불화가 없는 평화를 주기 위한 선물일 수도 있겠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나중에 자기 방으로 돌아갔을 때 라울의 머릿속에서는 이상한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뻤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만나고 난 지금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었다. 이 순간을 그토록 오래 기다렸는데, 그 순간이 왔다가 이제 지나갔다. 왔다가 갔다. 라울은 혼잣말로 되뇌었다. 왔다가 갔다- 라울은 잠시 후 양치질을 하면서 혼잣말로 속삭이고, 왔다가 갔다-잠들기 전에 잠시 책을 읽으면서 중얼거리고, 왔다가 갔다-마침내 침대 옆 등을 끄고 자려 할 때 생각했다. 육십 년 전에 왔고, 곧 사라질 자기 삶을 생각했다. 안 될 게 뭔가, 라울은 생각했다. 그런 거지.

-p.141]

 

우연히 이 소설을 읽을 때 넷플릭스로 이번 생도 잘 부탁해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둘 다 내용을 잘 모른 상태로 선택했는데 소재가 너무 비슷해 신기했다.

평행이론은 정말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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