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를 알 수 있을까? 이 모든 은하, 태양계, 수많은 세계, 위성, 혜성, 존재, 그들의 꿈 등등.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것과 존재할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칼 세이건은 <브로카의 뇌>에서 우리가 소금 한 알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위대한 탐사를 이제 막 시작했다. 생물학자들이 인간 유전체를 지도화하는데 성공한 것처럼, 신경 과학자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개인마다 고유한 무언가를 지도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의 모든 기억, 생각, 두려움, 꿈으로 이뤄진 고유한 배선도인 커넥톰(connectome)이다. 만약 우리가 그 복잡한 것을 이해 낸다면, 그후에는 서로를 어떻게 대하게 될까?... 생각과 꿈의 커넥톰으로 하나로 연결된 코스모스. 그것이 창발성의 궁극적인 실현일까? _ 앤 드루얀,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 p205


 앤 드루얀(Ann Druyan, 1949 ~ )의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 COSMOS: Possible Worlds>과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 ~ 1996)의 <코스모스 Cosmos>와 차이점과 공통점을 갖는다면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전작 <코스모스>에서는 칼 세이건이 자신의 전공인 천문학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관심을 점차 지구로 옮겨오면서 우리의 삶을 살펴본다면,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의 저자 앤 드루얀은 일반적인 삶의 모습으로부터 우주, 우리의 미래로 시선을 옮겨간다는 점을 짚고 십다. 

 

 매크로 코스모스(Macro Cosmos)와 마이크로 코스모스(Micro Cosmos). 두 작품의 출발점은 각각 다르지만, 두 책 모두 결국은 핵전쟁을 우려하고, 인류에 의한 환경 파괴를 걱정하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 인류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조언을 건넌다는 점에서 두 책의 주제는 같다고 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두 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물론, 작가는 그런 생각이 없었겠지만)고 생각되는 한 그림을 떠올리게 된다.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da Urbino, 1483 ~ 1520)가 <아테네 학당>에서 손의 위치를 통해 서로 다른 지향점을 표현한 플라톤(Platon, BC 428 ~ BC 348)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 ~ 322). 이들의 관심과 방식은 차이가 있었지만, 결국 지혜(sophia)를 향한 지향점은 같았다는 점을 이에 비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어렵지 않게 우주와 우리 삶을 연결해 주는 두 작품은 좋은 대중 교양서라 생각된다. 


[그림]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da Urbino, 1483 ~ 1520)의 <The School of Athens>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The_School_of_Ath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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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1-01-22 09: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두 책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었는데 덕분에 명료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21-01-22 10:01   좋아요 2 | URL
김민우님께 도움이 되어 저 역시 좋네요. 즐거운 독서 되세요!^^:)

초딩 2021-01-22 0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두 코스모스를 아테네학당의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으로 비유하신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
요즘은 과학책을 보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의심했는데
영자의 세계를 다루는 이론 물리학을 보면 또 회귀하는 것 같아요. 철학으로 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1-22 10:0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말씀처럼 각론이 아닌 거대 담론에서 고전이 미치는 영향력은 현재에도 유효함을 느낍니다.^^:)

페넬로페 2021-01-22 09: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두 코스모스를 명료하게 설명해주셔서 잘 이해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1-22 10:0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되세요!^^:)

잘잘라 2021-01-22 09: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런 설명 들으니까 관심이 가요. (표지만 다른, 같은 책인 줄 알았던 1인..😂)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겨울호랑이 2021-01-22 10:13   좋아요 2 | URL
잘잘라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 감사합니다^^:)

scott 2021-01-22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크로 코스모스(Macro Cosmos)와 마이크로 코스모스(Micro Cosmos)차이점을 겨울 호랑이님 페이퍼를 통해 알게 된 1人어렵지 않게 우주와 서재 이웃님들과 연결시켜 주시는 겨울호랑이님 짱!

겨울호랑이 2021-01-22 10:29   좋아요 3 | URL
에고 아닙니다... 크게 봐서 두 책이 주로 향하는 시선이 그렇게 느껴졌다는 제 주관적인 생각이라 자칫 오해를 가져다 드린 것은 아닌가 싶네요... ㅜㅜ 이웃분들께서 그저 책에 흥미를 가져주시고, ‘겨울호랑이처럼 생각하는 녀석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적당한 것 같아요. scott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