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 틱낫한 스님의 생애와 가장 심오하고 본질적인 삶의 가르침
틱낫한 지음, 이현주 옮김 / 불광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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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왜 발명되었을까. 사람들은 왜 종교가 필요했을까. 

신이 있다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이렇게까지 믿는다면 있는 거지,라고 대답한다. 믿음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존재로의 신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붓다가 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나에게 적당하게 온다. 불교와 유교를 배경으로 가지는 동아시아의 믿음에 공감한다. 책 한 권이 하나의 주제로 달려드는 책들을 보던 때가 있었다. 그럴 듯하게 현학적인 글들에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읽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는 때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은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이 주의를 기울이면 그게 보일 것이다. - 8%(34p)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다른 누구와 나눌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것을 내 가슴에 그냥 담아 두고 싶었다. - 13%(54p)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르는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그 때 우리 사이에 하모니가 이루어질 수 있다. - 16%(70p)


알아차림의 햇빛 안에서 하는 모든 생각, 모든 행동이 신성하다. 이 빛 안에서는 성 聖과 속 俗 사이에 경계가 없다. 설거지를 그렇게 하면 많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나는 매 순간을 충실히 살고 그래서 행복하다. -19%(83p)


누구를 사랑할 때 당신은 그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가 행복하지 않으면 당신은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참 사랑은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사랑은 이해의 다른 이름이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 이해 없는 사랑은 다른 사람을 괴롭힐 따름이다. - 21%(89p)


젊은이라면 조국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많은 청년 수도승들이 마르크시즘에 매료당하여 절 밖으로 나가서 그들의 운동에 가담하고 싶은 유혹을 받았다. 

불의에 저항하는 행위,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우리는 행동이 마음챙김을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깨어서 알아차리지 않으면 행위가 더 많은 고통을 초래할 따름이다. 우리는 마음 챙겨 행동하기 위해서는 명상과 행동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 21%(90p)


절로 돌아오면서 나는 울었다. 나중에 나는 스님들 가운데 한 분이 큰 쌀독 하나를 마당 구석에 몰래 묻어 두었다는 걸 알았다. - 23%(98p)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침묵이라 불리는 기적의 바다, 강력한 치유 능력이 있는 바다에 자기를 열어 놓는 순간이었다. - 26%(432p)


"친구들, 모든 것이 무상 無常 하다고 붓다께서 말씀하셨소. 언제고 전쟁은 끝나게 돼 있어요." 

문제는 그 무상함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현재 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행동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 23%(126p)


일단 해야 할 일이 보이면 행동을 취해야 한다. 보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함께 간다. 그러지 않으면 본다는 게 무슨 소용인가? - 30%(129p)


위험은 자주 안에서 온다. 미리 막을 수 없는 돌발 사태가 벌어져도 침착하게 깨어 있으면 잠재된 위험이나 치명적인 사태를 조용히 가라앉힐 수 있다.  - 31%(133p)


"네가 평화를 원하는 즉시 너에게 평화가 있다"는 뜻이다. 몇 년 세월이 흐른 1976년 싱가포르에서 그 말을 실천에 옮길 기회가 있었다. - 32%(139p)


이런 일을 하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이 너무 심해서 우리는 일을 계속할 수 없을 만큼 영적으로 기운이 소진되었다. 그래서 앉기 명상과 걷기 명상을 끊임없이 실천했고 식사시간이면 몸과 마음을 집중하여 말없이 밥을 먹었다. 이런 수련을 병행하지 않으면 지금 하는 일이 실패할 것임을 우리는 알았다. 숱한 사람들 목숨이 우리의 마음챙김에 달려 있었다. - 33%(143p)


곤경에 처하여 평화롭지 못하면 진정한 평화를 끝내 모를 것이다. - 34%(145p)


마음챙김 수련은 한 척의 보트와 같다. 마음챙김 수련을 하는 것은 당신에게 보트를 주는 것이다. 수련을 계속하면, 보트에 타고 있으면, 당신은 고통의 강물에 가라앉거나 빠져 죽지 않을 것이다. 

그 퇴역군인은 이 말을 천천히 받아들였다. 결국 아이들 돕는 일에 자기 삶을 바쳤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치유되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를 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깊이 들어감으로써 당신은 과거를 치유할 수 있다. 다른 무엇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 45%(200p)


모든 것이 엉망일 때 당신이 닫아야 하는 여섯 문이 있다. 눈, 귀, 코, 혀, 몸 그리고 마음이다. 우리의 여섯 감각은 마음으로 통하는 문이다. 거센 바람이 들어와서 당신 방을 어지르지 못하도록 그것들을 모두 닫아라. - 40%(211p)


잠시 명상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우리도 맑아진다. 그 맑음이 우리를 신선하게 해 주고 힘과 명징明澄함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 55%(239p)


그들에게는 부모 말고도 몸을 숨겨 줄 사람들이 많았다. 

부모와 소수 자녀들로 이루어진 핵가족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발명품이다. 그 작은 가정에서 숨 쉴 곳이 없을 때가 있다. 부모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온 가족이 피해를 입는다. 집 안 공기가 무거워지고 어디 도망갈 곳이 없다. - 90%(432p)


밑줄을 치다가, 어디부터 칠 지 고민하게 만드는 쪽글들이다. 쪽글 하나하나가 밑줄 친 말의 상황들을 전한다. 베트남에서 태어나서 승려가 되고, 전쟁을 반대하면서 망명-엄밀히 말하자면 귀국할 수 없게 되었다-해서 살게 된 스님이 불교의 가르침을 전 세계인에게 전하는 글들이다. 프랑스와의 전쟁과 베트남전을 연달아 겪으면서 이념이 물결치는 시대를 가로지르면서도 불교의 가르침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는 이야기들이다. 사람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병사가 겪는 어떤 침묵의 순간, 비행장에서 만난 군인과의 짧은 순간, 절망이 가득 차오르는 순간 자신을 달래는 말들. 각각의 이야기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품고 있고, 모든 가르침은 그 시대에 맞도록 다시 전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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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업고 튀어,가 종영하고도 유튜브로 영상을 보고 있다. 

대만 팬미팅에 선재 등신대를 업고 온 팬에게 웃으며 손하트를 만드는 변우석 영상도 보고, 팬미팅 사진이라는 사진들도 좀 본다. 김혜윤이 나온 틈만나면,도 본다. 

왁자지껄한 팬미팅과 선재에 대한 열광을 보면서 애초에 내가 드라마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생각했다. 

1,2회차 선재가 자살,했다고 생각한 나는 사랑에 대해 쓰려고 했었다. 오래 사랑한 사람이 나를 아예 기억하지 못할 때의 절망에 대해서 쓰려고 했었다. 심지어 팬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때의 절망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안전하게 짝사랑만 하려는 세태에 대해서 쓰려고 했었다. 

수십, 수백, 수천, 수만, 수십만의 열광적이랄 수 있는 사랑을 받는 류선재는 단 한 사람 임솔의 팬심에 절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이란 참으로 이상하고 잔인한 감정이라서. 

류선재의 죄책감과 뒤엉킨 애달픈 짝사랑은 임솔의 뒤늦은 팬심이 오히려 슬프다. 

열아홉 솔이는 선재의 마음을 알 수 없고 알아도 받을 리 없고, 지금 선재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감정은 나란히 서서 마주 볼 수도 있는 독점적인 관계의 마음이 아니라, 먼발치에서 보내는 누군가와 나눠 가지는 팬의 마음이다.  

드라마의 도입에서 나는, 그 마음의 불균형이 가져오는 파국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태성을 따라다니느라 선재를 보지도 못하는 열아홉 솔이처럼, 자기 주변의 꽤나 멋질 수도 있는 누군가를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팬심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 늦게 내가 처음 매혹당한 어떤 이야기의 의도가 떠오른 것은, 지금 세계를 열광시킨다는 선재에 대한 이슈 때문이다. 

이야기가 하고자 하는 어떤 주제는 이야기가 보여주는 이미지 가운데 퇴색하고, 오히려 반대 쪽으로 현상을 강화시킨다. 

등신대를 업고 온 팬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이웃집 총각의 애달픈 사랑을 모르는 채로, 류선재의 팬미팅에 가 있을 수도 있는 게 아니겠는가. 사람들이 두렵고 위험한 미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사랑 대신, 안전하고 무해한 가짜 사랑으로 도피한다. 독점적이고 밀도높은 지속적인 관계를 찾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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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같이 보고 나와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있으니, 아이들이 재밌다고 했다. 


나는 심심하고, 별 재미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반응이 신기했다. 

요즘 좀 진지한 문화비평을 읽고 있나 싶은 중딩 아들은 '어려운 질문을 쉽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감상을 남기고, 초딩 딸은 '재밌었다'는 짧은 감상이었지만 재밌었던 거 같다. 

폭력이 난무하는 오락영화들을 주로 같이 봐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 못한 나의 감상은 역시 범죄도시인가, 싶었는데 말이지. 이야기가 여러 갈래고, 복잡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단순한 이야기가 좋은데,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감상은 나중에 남편이랑 둘이서만 차에서 했다. 나는 개의 설계사,를 읽은 데다가, 지금 어떤 관계들은 물성이 없어서-전화통화로만 이루어진 관계들이 있다, ㅋ- 저런 이별을 상상하는 것, AI로 죽은 사람의 가상 시뮬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AI가 스스로를 엄마로 상상하면서 폭주하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려주지 않은 정보를 알은 채 하는 게 가능한가, 같은 생각을 했다. 플래너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남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을 했지. 나는 그 서비스가 보여주는 어떤 형태가 진실이 아니라, 내가 제공한 정보로 만든 허상이라고 생각하니까, 영화가 아닌 채 해도 그런 거니까 말이지. 남편은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에 불만이 있는 거 같았다. 원더랜드라는 가상공간에 자신의 삶이 있는 AI라는 설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거 같다. 

찾아 본 어떤 감상은 죽음을 슬퍼하지 않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거였다. 

그렇지, 죽음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지, 라고 새삼 자각했다. 

어려운 질문을 쉬운 그림으로 보여주는 영화였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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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까지 걸어가는 길이다. 

초5 딸래미가 물었다.

"딸만 셋이면 제사를 못 지내?" 

"왜? 지낼 수 있지. 먼 소리냐?"

"썰에서 봤는데, 어떤 여자가 딸만 셋인 집에서 아들만 셋인 집에 시집가서 시어머니랑 이야기한 게 나왔는데, 시어머니가 딸만 셋인 엄마 불쌍하다고 했다고."

"뭐라고 해야 하나. 제사야 지내도 되는데, 규칙은 남자들보고 지내라고 하기는 하지. 제사를 지내겠다고 싸우기도 하고 안 지내겠다고 싸우기도 하니까, 규칙을 만든 거지. 봐, 성씨를 아빠 성씨 따르게 규칙을 만든 것처럼 제사는 아들이 지내게 하자, 이렇게 규칙을 만든 거야. 규칙이야 그렇지만 딸도 지내도 되. 딸이 지내면 절대 안 된다, 그런 규칙은 아니니까."

"그럼 아들 없으면 제사 못 받아서 불쌍한 건가?"

"뭐, 엄마도 안 죽어봐서 모른다. 죽은 다음에 제삿밥 먹을 수 있는지, 없으면 불쌍할지 안 불쌍할지."

...

"근데, 제사는 산 사람들이 기억하느라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 사람이 죽고 나면 점점 잊히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고맙고 그립고 그런 사람들이 일년에 한 번 그 사람 생각을 하려고 모이는 거지. 그런 게 제사라고 생각해. 그리고, 조상을 기억한다는 거, 나를 있게 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는 건 좋은 일이니까. 예전에 부자나 높은 사람들이 더 윗대까지 제사지내고 그랬던 거지. 다른 사람들은 멋지고 높은 사람들이 하는 걸 따라하고 싶어하니까. 살만해지면 제사를 더 지내고 싶어하고. 그런 거지. 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면서 살아간다. 

가끔 이야기가 의미를 가리고, 부여한 의미가 본질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실상은 아무 것도 모른다. 나에게 그럴 듯한 의미들을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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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개의 설계사
단요 지음 / 아작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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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배운다. 

AI, 대형언어모델, 퍼지이론이니 소설과 소설 말미에 붙어있는 네 개의 에세이.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소설의 이야기가 뒤에 붙어있는 실제 과학적 성취에 대한 이야기들과 겹쳐서 불안이나 걱정은 조금 더 커진다. 

전기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나는, 챗지피티에 질문 하나를 던질 때마다 500미리 물 한병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서 한 번도 질문한 적이 없다. 대신 이렇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 소설을 쓴 소설가의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아는 척, 기술이란 참으로 무섭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통해 배우는 AI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도 못하고, 도덕적 감각도 없이, 잘 꾸며진 맥락 가운데, 사람처럼 섞인다. 사실,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는데, 그럴 듯하게 맥락을 파악하지만, 무언가 비어버린 대화란 사람 사이에도 벌어지는 일이니, 많은 만남이 채팅과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어떤 세상에서 상대가 사람인지 아닌지 알 게 뭔가 싶기도 하다. 

점점 더 많이 요구되는 건 가치관에 대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압도적인 힘이 무언가를 대신 결정해주는 상황은... 아주 매력적이거든요.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결괏값은 무작위일지라도 경로 비용은 0으로 고정된 선택지라고 할 수 있겠죠." - 17%


다들 불합리한 균형 맞추기 게임에 중독된 상태로 태어난다. 밀어내는 사람에게 이끌리고, 너무 쉽게 풀리는 관계는 시시하고, 상대를 어떻게 해보려다가도 정신을 차려보면 즐겁게 내 갈비뼈를 빼내어 바치는 중이고.... - 25% 


게다가 설정값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피차일반이다. 가치관이 합의된 허상에 불과할지라도, 모두의 꿈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갖가지 허상 중 하나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 30%


그래도 어쨌든, 면허가 박탈당하더라도 수많은 사람 앞에서 떠드는 값으로는 충분하다고 봐요. - 37%


하지만 아무리 곱씹어도 슬픔이건 죄의식이건 다가오지 않았으므로 나는 느끼지 않았다. 애당초 내가 그 뉴스를 본 건 가을에 접어들고서도 한참이 흐른 뒤였다. 정리된 의혹을 찾아 읽기는 편해도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늦은 시점이었다. - 56%


자신 바깥의 것들에 바쳐지는 맹목성이란 고결한 만큼 자기 본위다. 스스로의 몫이 아닌 것을 감히 자신의 일부로 여기기 때문에, 그 오만한 착각 때문에 몰락마저 기쁘게 봉헌하는 것이다. - 58%


"현존하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우선합니다."

박사는 그렇게만 답했다. 감정형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주입하는 대원칙이었다. -64%


기호들의 관계로만 환원되는 이해도 여전히 이해입니다. - 76%


더 많이 학습했는데도 더 모르는 역설적인 상황을 빚어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여전히 가설이라는 점을 다시 언급해둡니다). -82%


유연성을 발휘하는 친구와 악질적인 선동가를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 87% 


결국 인식을 약간만 왜곡시킨 다음 자기 본위로 끌어 오기만 하면 윤리학의 도구들을 사용해 묘한 일들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됩니다. - 90%


그런 이유들은 곧잘 타인의 이유와 경합하므로, 인간이 맺는 상호관계란 '상대에게 자신의 이유들을 정당화하거나 상대의 정당화를 받아들이는 절차'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수용과 거부가 행위의 도덕적 성격을 결정하고요. - 91% 


헌신과 애정과 자아도취를 혼동하고 그것을 믿어버리는 태도는 몹시도 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 94%


참, 소설의 이야기는 이북으로 67%에서 마친다. 뒤에 붙은 건 소설에 덧붙이는 말, 아마도 작가가 소설을 쓰면서 여러가지 생각했을 기술적 발달의 현재 상황인데, 읽어볼 만 하다. 


뇌, 인공 뇌, 뇌에 생긴 병, 같은 것에 나는 저항하는 마음이 있다. 이야기가 그럴 듯함에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이야기에 끌려들어가지 못한 건, 설계사의 성정이나 상황이었다. 아마도 사이코패쓰일 수 있는 약으로 다스리는 중인 설계사의 어떤 상황이 설계사를 가장 비중있는 화자, 내가 이입해야 하는 책의 화자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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