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문명이라는 발상은 다른 문명에서 거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서구가 보편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비서구는 서구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서구가 미디어의 세계적 확산을 지구의 부드러운 통합이라고 선전할 때 비서구인은 거기서 사악한 서구 제국주의를 본다. 설령 비서구인이 세계를 하나로 바라본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위기감이 스며 있다.

사회적 다원주의는 정치 집단을 낳았고 귀족, 성직자, 상인 등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의회 같은 기구를 낳았다. 이 기구들이 제시한 대의 형태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근대 민주주의 제도로 발전했다.

비서구 사회가 서구 문화의 실질적 요소를 흡수하며 근대화를 향해 서서히 나아가는 초기 단계에서는 서구화와 근대화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그러나 근대화가 가속화되면서 서구화의 속도는 하락하고 고유문화가 소생한다.

결국 근대화는 반드시 서구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비서구 사회는 자기의 고유문화를 포기하지 않고도, 서구의 가치·제도·관습을 전폭적으로 수용하지 않고도 근대화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발전해왔다. 서구 문화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구화를 가로막는 비서구 사회의 문화 요소에 비하면, 근대화를 가로막는 비서구 사회의 요소는 극히 작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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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잘 제어하여 다루지 못한다. 그 일엔 나 자신보다 우연이 더 많은 권리를 갖고 있다. 주변 상황, 동반자, 하다못해 내 목소리의 떨림까지도 내가 나만을 위해 캐내어 사용하려 할 때 얻어 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내 정신에서 이끌어 낸다.

과감하고 의연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불행이나 난관으로부터 힘 닿는 한 스스로를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까지 의미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불시에 그런 일들이 덮쳐 올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를 불행으로부터 지켜 줄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은 모두 허용될 뿐 아니라 칭찬받을 만한 것이다. 그리고 의연함의 능력이란 주로 대책 없는 난관을 끈기 있게 감당하는 것에서 발휘된다.

불행이 우리 안에 들어오는 것이 오직 우리의 판단 때문이라면, 그것을 무시하거나 좋은 일로 만드는 것도 우리 능력에 달린 것으로 여겨지니 말이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면 왜 우리가 주인으로서 그것들을 다스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에게 유익하도록 조절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불행 또는 고통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자체로서 불행이나 고통이 아니고, 단지 우리 생각이 그 사물에 그런 성질을 부여한 것이라면 그것을 바꾸는 것도 우리에게 달려 있다.

고통을 겪을 때 우리가 그토록 안달하게 되는 것은 가장 큰 만족을 마음에서 찾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요, 마음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마음만이 우리의 조건과 태도를 관장할 수 있는 지상권자인데 말이다. 육체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 가지 행보, 한 가지 자세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 돈 많은 사람은 모두 인색하다. 플라톤은 육체적 또는 인간적 자산을 이렇게 정렬했다. 건강, 아름다움, 힘, 부. 그리고 그는 말했다. 지혜의 조명을 받기만 하면, 부란 눈먼 것이 아니라 아주 통찰력 있는 것이라고.

여유와 궁핍은 각자의 견해에 달렸다. 부도 영광도 건강도 그 소유자가 그것들에 부여한만큼만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다. 각자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행복하거나 불행한 것이다. 행복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바로 그럴 때에만 믿음이 알맹이를 갖게 되고 현실이 된다. 운수는 우리에게 이롭지도 해롭지도 않다.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 재료와 씨앗을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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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사의 서막 - 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1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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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전후관계를 새로 인식한 현대 역사가들은 문제를 다시 검토했다. 혁명가들이 앙시앵레짐이라고 부른 것은 무기력하고 타성에 젖었기 때문에 마땅히 사라져야 할 것인었던가? 그들은 이렇게 묻고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검토하면서 구체제, 앙시앵레짐이 역설적으로 죽어가면서 태어났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현대 역사가들은 혁명이 발명한 앙시앵레짐이 아니라 혁명을 낳은 앙시앵레짐, 혁명으로 연결되는 앙시앵레짐의 참모습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32/380

주명철 교수는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중 제1권 <대서사의 서막-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Liberte> 앙시앵레짐(Ancien Regime)과 혁명(Revolution)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앙시앵레짐이라는 구체제는 과연 혁명으로 사라져야할 적폐(積弊)인가, 아니면 혁명(革命)의 부모인가?

프랑스 혁명은 무엇보다도 경제문제 때문에 일어났다. 왕정이 빚을 많이 지고 더는 돈을 끌어올 곳을 찾지 못한 채 세제개혁을 하려 했지만 특권층의 반발로 실패하면서 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한편 그 사실 못지않게 왕정은 그 나름대로 국가를 '근대화'하려고 노력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42/380

이 이야기는 가난(미제르)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끝나는지 보여준다. '미제르'의 유일한 재산은 자연이 주는 선물인데 아무나 훔쳐가기 때문에 가난하며, '죽음'도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미제르, 즉 가난을 데려가지 못한다... 민중은 남에게 자기 물건을 도둑맞기 때문에 가난하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잠자리를 제공할 정도로 선량하다. 그러므로 민중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가난하게 살지 모른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민중을 보호해줄 공권력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직 가난이라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켜야 할 뿐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76/380

저자는 혁명의 근원을 경제적 원인으로부터 찾는다. 이와 함께 본문에 소개된 프랑스 혁명 직전시기 널리 유행한 민담(民譚)은 당시 민중의 어려운 처지를 하나의 예시로 보여주지만, 사실 이것만으로 혁명으로의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역사상 수많은 '민란(民亂)'이라 불리우는 사건의 가장 큰 이유가 어려운 경제여건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추가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이전 시기와는 다른 18세기 말 프랑스가 처한 다른 시대 상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루이 16세는 계몽사상가 튀르고를 중용했지만 치세 초부터 곡물 값을 안정시키지 못해 '밀가루 전쟁'을 맞아야 했고, 튀르고의 정책에 반대한 네케르를 중용했지만 이 사람이 추진하는 '영국식 군주정(입헌군주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궁정에서 그의 동생 프로방스 백작의 질투와 음모, 그의 사촌 오를레앙 가문의 야망, 왕비의 측근들을 경계하면서 다른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저 전통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했다. 루이 16세는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아메리카 독립전쟁에 참여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것이 절대주의 체졔를 더욱 거세게 뒤흔드는 위기의 시작이었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197/380

저자는 루이 14세기 절대왕정 시대와는 다른 시대 상황을 '앙시앵레짐의 변화'로 설명한다. 바로크(Baroque)의 장중함에서 로코코(Rococo)의 경박한 화려함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대중들은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를 체제의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던 이들은 이제 구조적 문제에 눈을 뜨면서 이전과는 다른 대처를 하게 되었다.

루이 15세 치세말의 이야기, 이를 테면 비천한 창녀 출신 뒤바리 백작부인이 루이 15세의 공식 애첩이 되고 이 여인을 중심으로 파벌이 생겨 국고를 탕진하고 음모를 꾸민 이야기와 함께, 루이 16세의 성적 무능 그리고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낭비와 자유로운 생활을 헐뜯는 중상비방문이 마구 쏟아져 나와 선왕시대부터 누적된 적자와 더불어 루이 16세 치세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았다.(p126)... 이것은 문화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대중은 절대왕정의 이상과 이념을 구현하는 왕의 몸이 신성하기는커녕 창녀에게 오염되었다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믿음은 앙시앵레짐 문화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절대주의의 절정기가 끝나고 그 표상마저 바뀌었음을 반영한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130/380

루이 16세 치하에서 14년 동안 모든 상황이 변했고 평생 정치와 직접 관련 없이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이 정치화하면서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앙시앵레짐의 문화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14/380

민중들에게 주어진 가난과 고통이 민중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특권층의 결정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했을 때, 그들은 더이상 자신들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큰 문제없이 사회를 작동시키던 구조가 민중들의 깨달음을 통해 문제점으로 인식되는 순간 '레짐'은 '앙시앵레짐'으로, 그리고 혁명의 대상으로 변화되었음을 본문에서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민중들은 아폴론의 손이 닿기전 월계수가 된 다프네처럼 정치적 인간으로 갑작스럽게 변화했다. 이제 대혁명은 예정된 사건이었고, 10부작의 서막은 이렇게 시작된다...

제3신분은 강건한 인간이지만 한 팔이 아직 사슬에 묶여 있는 사람이다. 만일 특권층을 제거한다면 국민은 전보다 못한 존재이기는커녕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전부다. 그러나 구속받고 압제에 시달리는 전부다. 만일 특권층이 없다면 그는 무엇이 될 것인가? 전부가 된다. 자유롭고 번성하는 전부가. 제3신분이 없이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존재들(제1신분, 제2신분, 특권층)이 없어도 무한히 발전할 것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82/380

앙시앵레짐과 혁명을 분리하는 문턱을 정확히 어느 시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국 신분회 대표를 뽑는 유세 기간에 프랑스인들이 갑자기 정치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왕국의 모든 곳에서 오랫동안 의식의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때로는 거의 무의식에 가까울 만큼 잊고 지냈던 불만을 구체적인 언어로 되살려내면서 프랑스인은 자유와 평등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희망했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9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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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07 18: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호흡이 긴 프랑스사네요
10부작!

겨울호랑이 2022-08-07 20:17   좋아요 2 | URL
아마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책들 중에서는 가장 장편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마치 중계방송을 하는 듯한 저자의 친절함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바람돌이 2022-08-07 2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또 이렇게 10권의 장대한 여정을 시작하셨군요. 저는 읽지는 못하고 겨울호랑이님 글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 하며 맛만 보는..... ^^;;

겨울호랑이 2022-08-07 21:35   좋아요 1 | URL
에고 아닙니다. 프랑스 혁명에 관한 10권의 책이긴 합니다만, 대중 교양서로 쉽게 읽히는 책이라 마치 트래킹 코스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시리즈입니다. 저도 말씀은 이렇게 드립니다만, 읽다가 중도에 딴 길로 새는 경우가 많아서 언제 끝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ㅜㅜ 이번에는 좀 집중해서 읽어야겠지요... 바람돌이님 하루 마무리 잘 지으세요!.^^:)

초란공 2022-08-07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공권력을 가진 권력이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일반 국민은 가난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요. 저자의 엄청난 공부와 고민 속에서 탄생한 작품 같아요.

겨울호랑이 2022-08-08 04:51   좋아요 2 | URL
초란공님 말씀처럼 생생하게 당대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독자들이 역사의 교훈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배려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깊은 내공없이는 불가능함을 느끼게 됩니다. 초란공님 감사합니다 ^^:)

기억의집 2022-08-08 1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읽고 작가분에게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니 책도 많이 내셨네요. 혁명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한 깊은 사고에서 내려진 것 같아 멋진 분이시네요.

겨울호랑이 2022-08-08 11:16   좋아요 1 | URL
주명철 교수의 사촌이 <바다 인류>,<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저자 주경철 교수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서양사학자 두 분이 가까운 관계이기에, 인간적으로 더 깊게 교류하면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억의집 2022-08-08 11:1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름이 비슷하긴 해도 사촌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요.

겨울호랑이 2022-08-08 12:56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건강한 오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산하 치안비서관을 없애는 대신, 행안부장관이 직접 경찰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경찰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까지만 해도 청와대가 음성적으로 경찰의 인사 등에 개입했고, 그 주된통로가 민정수석실이었다는 주장이다.
핵심은 인사권이다. 7월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직제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국은 경찰 관련 정책·법령 국무회의상정, 총경 이상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 제청, 자치경찰지원 등을 전담한다.  - P10

원·하청 구조는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중대한 과제다. 산업경쟁력의 핵심일숙련과 임금의 연결고리는 끊어진 지 오래다. 정규직은 속속 정년퇴직 중이고 신규 채용은 씨가 말랐다. 정규직과 하청의연대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지만 위태롭다.  - P17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코레일이 철도노조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을 두고, 한국 정부에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덧붙여 손해배상 소송이 노동조합의 존속 그 자체에 심각한 재정적 위협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갖는다는 노조의 지적에도 "우려를 표하고 유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회 비준 동의로 인해 국내법적 효력을 가진 ILO의 국제노동기준은, 파업 노조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는 권장되는 일이 아니며 오히려 신중하라고 요구한다.  - P20

북한 이슈는 우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기에 용이한 사안이다. 두 번째는 정보의 독점성이 있다. 정부·여당이 정보를독점하게 돼 있다. 세 번째로는 NLL 대화록 사건 등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윤석열정부의 기대에 못 미친 거 같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다수가 윤석열 정부의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고 있다. 과반이 공감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몰이로 전임 정부를 혼낼 수 있고 정치적으로 이득이 될 거로 생각하는데, 그건 선거 때나가능하다. 선거라는 특정 시기에 제한된정보를 가지고 정보 장난을 칠 때 재미를봤던 건데, 지금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게문제다. - P24

기후변화를 막고 곤충에 대한 인식을바꾸면 벌레 떼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다음 신종 벌레 떼‘가 몰려올 때 대처할 단기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박멸보다 관리‘가 낫다고 말한다. 도심에는 약을 뿌리되, 야산은 두고보자는것이다. 곤충에 대한 애정이나 생명존중때문이 아니다. 이유가 있는 전략적 접근이다.
DDT 부작용을 처음 맛본 뒤 30년, 미국 학계는 화학이 아닌 생물학적 방제를시작했다. 약을 뿌리는 대신 진드기를 잡아먹는 포식성 생물을 키웠다. 생물학적방제는 결과를 얻기까지 오래 걸린다. 살충제 살포와 병행하기도 까다롭다.  - P29

메타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의도치않게 SNS의 본질이 광고이고, 빅테크 기업의 수익원은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 P32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트릴레마(Trillemma)다. 어떤 스테이블 코인이든 ‘탈중앙화‘,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 세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여기서 안정성(stability)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얼마나 안정적이냐를 말한다. 특히 미국채등 담보자산과 연동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더욱 중요시된다. 효율성 (capital efficiency)은 코인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트릴레마에 따르면, 만약 어느 스테이블 코인이 적정한 수준의 자금을 투입해 높은효율성) 미국채와의 연동을 안정적으로유지할 수 있다면 (안정성이 높다), 그 코인은 탈중앙화된 코인일 수가 없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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