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을 잘 제어하여 다루지 못한다. 그 일엔 나 자신보다 우연이 더 많은 권리를 갖고 있다. 주변 상황, 동반자, 하다못해 내 목소리의 떨림까지도 내가 나만을 위해 캐내어 사용하려 할 때 얻어 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내 정신에서 이끌어 낸다.

과감하고 의연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불행이나 난관으로부터 힘 닿는 한 스스로를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까지 의미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불시에 그런 일들이 덮쳐 올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를 불행으로부터 지켜 줄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은 모두 허용될 뿐 아니라 칭찬받을 만한 것이다. 그리고 의연함의 능력이란 주로 대책 없는 난관을 끈기 있게 감당하는 것에서 발휘된다.

불행이 우리 안에 들어오는 것이 오직 우리의 판단 때문이라면, 그것을 무시하거나 좋은 일로 만드는 것도 우리 능력에 달린 것으로 여겨지니 말이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면 왜 우리가 주인으로서 그것들을 다스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에게 유익하도록 조절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불행 또는 고통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자체로서 불행이나 고통이 아니고, 단지 우리 생각이 그 사물에 그런 성질을 부여한 것이라면 그것을 바꾸는 것도 우리에게 달려 있다.

고통을 겪을 때 우리가 그토록 안달하게 되는 것은 가장 큰 만족을 마음에서 찾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요, 마음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마음만이 우리의 조건과 태도를 관장할 수 있는 지상권자인데 말이다. 육체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 가지 행보, 한 가지 자세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 돈 많은 사람은 모두 인색하다. 플라톤은 육체적 또는 인간적 자산을 이렇게 정렬했다. 건강, 아름다움, 힘, 부. 그리고 그는 말했다. 지혜의 조명을 받기만 하면, 부란 눈먼 것이 아니라 아주 통찰력 있는 것이라고.

여유와 궁핍은 각자의 견해에 달렸다. 부도 영광도 건강도 그 소유자가 그것들에 부여한만큼만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다. 각자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행복하거나 불행한 것이다. 행복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바로 그럴 때에만 믿음이 알맹이를 갖게 되고 현실이 된다. 운수는 우리에게 이롭지도 해롭지도 않다.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 재료와 씨앗을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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