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베르펜에서 이 모든 요소들이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을 잉태했다. 예술, 보험, 투자, 천재성, 권력의 거창한 허세, 세상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 등등... 그러나 이들이 비롯된 그 빛을 우리는 함부로 ˝암흑기(dark age)˝라고 불렀다. 이들이 비롯된 핵심 요소를 우리는 ˝세상 끝 변두리(The edge of the world)˝라고 불렀다... 이제 마땅히 그들의 몫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p256)

「북유럽 세계사」1, 2권은 북유럽 역사에게 생소한 우리에게 바이킹, 한자동맹, 도시 등의 단편 주제를 통해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대 생활의 많은 제도가 북유럽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 부분이 이 책의 한계라 여겨진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독일 북부에서 개발된 은광으로 인해 도시가 발달했으며, 도시를 기반으로 한자동맹을 비롯한 상인세력이 성장하고, 주식회사 제도가 만들어졌음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북유럽 외부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인 반면, 북유럽이 주변에 끼친 영향은 과장된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북유럽에서 은광이 개발된 것은 가진 것이 없던 이들이 외부와 교역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사실, 이들이 자본을 축적한 것은 우수한 문화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대구나 청어 등의 수산물 수출을 통해서였다는 사실, 무엇보다 이들이 대항해시대를 통해 정착된 주식회사 제도가 사실은 동방무역이 이슬람에 의해 막히게 되어 선택한 고육지책의 결과였음을 이 책에서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유럽이외 지역이 유럽에 미친 영향은 의도적으로 무시된다. 남유럽을 제외한 몽골인들은 주정뱅이 야만인으로 그려지고 있으며(제2권), 이슬람과 아프리카는 언급되지도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세계가 북유럽에 의해 혜택받았다는 내용으로 전개된 이 책은 비유럽인들이 내용적으로 공감하고 읽기 어렵다. 마치 지난 해 개봉했던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를 보는 느낌이랄까.

다만, 읽는 이가 이러한 세계사를 보는 관점의 한계를 인식하고, 북유럽의 역사가 세계와 어떤 면에서 관계를 맺어왔는가를 가벼운 마음으로 확인하는 목적의 교양역사서로는 시간이 될 때 읽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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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17: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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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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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8-03-11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만적인 주정뱅이 혼자서 세계를 쥐락펴락 할수는 없었을텐데...
본인이 뛰어나거나, 참모진이 뛰어나고, 수많은 병사들이 우수했기에 가능한 역사일텐데 편협한 작가네요. 아니면, 진짜 세계사 공부를 다시 해야 될 저자네요.
성공하지 못한 십자군 원정에 약올라 유럽이외 세계사는 그냥 무시하는 걸까요?

겨울호랑이 님 말씀대로 ‘비유럽인‘ 1인으로써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게 낫겠어요.

겨울호랑이 2018-03-11 19:01   좋아요 3 | URL
책에서 몽골인들의 장점으로 뛰어난 참모제도, 기마 능력, 신무기 등을 간략하게 언급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야만인‘수준입니다. 영화 「300」에서 페르시아왕 크세르크세스를 그린 정도의 왜곡을 하고 있어서, 서구인들의 역사인식 수준을 알게 됩니다...

2018-03-11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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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06: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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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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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2: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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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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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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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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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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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iKim 2018-04-04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네요. 서평보니 읽어보고 싶네요.

겨울호랑이 2018-04-04 10:48   좋아요 0 | URL
^^:) 북유럽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amGiKim님께서 쉽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로봇공학 3원칙

1. 로봇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2. 로봇은 위의 1원칙에 위배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 로봇은 위의 1과 2원칙에 위배하지 않는 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아이로봇」은 아이작 아지모프의 로봇 3원칙에 기반한 2035년의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배경으로 한다.

아지모프의 대부분이 작품이 이러한 3가지 원칙에 기반한 SF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인공지능(AI)이 이전 어느 시기보다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왔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각 가정마다 가사도우미가 도입될 정도로 로봇이 보급되는 미래. 그 미래에 로봇은 대용량 중앙통제 컴퓨터 VIKI에 의해 통제된다. 작품에서는 VIKI의 로봇1원칙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문제가 된다.

인간들끼리 모였을 때 갈등하고 싸우고 심지어는 죽이게 된다. 그리고 이는 인류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적극적인 행위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로봇)에 의한 인간 통제다. 비록 인간들은 다소 불편함은 느끼겠지만, 생명을 보호할 수 있으니 논리적으로 로봇에 의한 지배가 합리적인 방편이다.

영화는 이러한 갈등 구도를 해결하는 방식이 전통적인 헐리우드 액션 스타일로 그려지고, 2004년도 CG로 처리되다보니 지금 보면 부족함이 느껴지는 한계가 느껴진다. 그렇지만, 과거보다 시간이 흐른만큼 더 강렬하게 메세지가 전해진다.

자율주행차 운행과 인공지능에 대한 이슈가 화제가 된 것도 이미 몇 년이 흘렀다. 가까운 미래 자율주행자동차가 보편화된다면 여러 가지 문제(제도 운영, 사고 시 책임문제 등)등을 생각해 봤을 때 중앙통제 운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경우 여러 상황이 발생하는 도로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통제가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학습하는 AI에 의해서 발생한다면. 또는 하루에도 수백조위 돈이 오가는 금융시장에서 투자 AI가 학습을 통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가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이런 디스토피아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자살한 박사가 주인공 형사에게 전한 홀로그램 속 대사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로 느껴졌다.

‘그것이 올바른 질문이야.‘

홀로그램 속에서 박사는 답을 말해주지 않지만, 질문 속에 핵심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혼란스러운 미래. 이 미래를 카오스(chaos)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코스모스(cosmos)로 만들 것인지는 올바른 우리의 질문에 달려 있을 것이다.

발전하는 과학 기술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아이로봇」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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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0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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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0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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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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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2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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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문학의 기적적인 것은 완전히 기이한 것과 모험적인 것으로 해체되고 그 개별적 내용들로 인해 종종 완전히 부조리로 빠져든다. 하지만 동화문학이 현실적으로 작가가 의도한 내용을 갖고 있는 한, 그 기적적 요소도 우리가 앞에서 부정확함에 대해 다루었을 때 돌려주어야 했던 그런 상징적 진실성은 갖는다. 이런 상징성은, 즉 어린이의 부드러운 환상을 통한 이념의 반영은 진정한 동화와 자연스럽고 윤리적인 삶의 커다란 힘들을 본능적으로 조화시킨다.(p316) <추의 미학 醜의 美學> 카를 로젠크란츠(Johann Karl Friedrich Rosenkranz, 1805 ~ 1879)


 <추의 미학>에서 저자 카를 로젠크란츠는 동화의 환상적인(fantastic) 요소를 부조리하다고 비판을 한다. 또한, 동화는 상징성을 가지고 어린이들에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은 원래 아이에게 들려줄 생각으로 구입했지만, 이 책을 읽고난 후 생각을 접게 되었다. 그것은  동화 속에서 아름다움이 내 기대와는 달랐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유럽 전래 동화와 민담으로 구성된 이야기 속에서 행복한 결말은 대부분 악인들의 비참한 최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말하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악인들은 그야말로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들은 마녀를 말의 꼬리에 매달아 들판으로 끌고 다녔다. 마녀는 이곳에서는 팔이 부러지고 저곳에서는 다리가 부러졌다. 저곳엔 도랑이, 이곳엔 바위가 도사리고 있었다. 마녀는 덤불과 나무에 부딪혀 머리는 박살이 났다. 새들은 날아와 마녀의 살점을 쪼아 먹었고, 바람은 일어 마녀의 뼈를 흩날렸다. 결국 마녀에 대한 어떤 기억이나 흔적은 한 자락도 남지 않았다.(p365) - 하얀 오리 中-


 거인과 마법사는 절망감에 빠져 손을 비비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약했던 그들의 지배 기간이 끝났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잭은 단칼에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 순간 마법사는 하늘로 올라가 회오리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드디어 마법이 풀렸고, 그토록 오랫동안 새나 야수의 모습으로 변해 있던 모든 기사들과 처녀들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성은 연기구름 속에 사라졌다.(p269) - 거인을 죽인 잭 中 -


 셋은 모두 만족했다. 왜냐하면 사냥꾼은 늑대의 가죽을 벗겨 그것을 갖고 집으로 갈 수 있었고, 할머니는 빨강모자가 가지고 온 케이크와 포도주를 드시고 다시 기운을 차렸으며, 빨강모자는 다음과 같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 해. 앞으로 다시는 길에서 벗어나 혼자서 숲으로 들어 가지 않을 거야.'(p337) - 빨강 모자 中 -


 <세계의 동화> 속의 많은 이야기에는 마녀, 거인, 난쟁이, 마법사들이 악인(惡人)으로 나온다. 대부분이야기들의 결말은 주인공들은 행복해지는 반면, 악인들은 사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된다.(성냥팔이 소녀 제외) 이른바 해피 엔딩(Happy Ending)의 구조 속에서 마녀, 거인, 난쟁이, 마법사들은 진실하지 않고, 사악(邪惡)하며, 추(醜)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진선미(眞善美)의 삼위일체가 최고 덕목이라면, 이들은 정확히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들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이야기가 전해오는 것처럼 사악한 존재였을까? 작품 속에서 이들이 사악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개연성(蓋然性)있는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마법사', '마녀', '거인'으로 불리는 순간 사악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공식처럼 이들은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악마적인 존재들은 주문을 외고 마법의 약을 만들고, 그 밖에도 태곳적부터 존재해 왔던 여러 가지 마법을 부리는 능력이 있다.... 흑마술은 남자(마법사)와 여자(마녀) 모두가 부린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음에도, 뿌리 깊은 여성 혐오증은 처음부터 사악한 존재들을 여성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녀들은 주문을 외는 것은 물론이고, 본격적인 주연에 탐닉하며 육욕의 상징으로서 염소의 형상을 한 악마와 성관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결국 빗자루에 올라탄 마녀의 이미지는 확실히 남근 숭배와 관련이 있다. 전설은 아무런 근거 없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른바 마녀들이라고 불리던 여자들은 약초와 미약들을 꿰고 있다고 주장했던 나이 많은 <현명한 노파들>이었다... 임상적인 사례들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마녀들은 대중적 하위문화의 한 형태를 대표했다.(p203) <추의 역사 Storia della Bruttezza>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 ~ 2016) 

[그림] <마녀들의 집회 Witchers' Sabbath> 프랜시스 고야(출처 : 위키피디아)


  마법사, 마녀로 대표되는 이들은 이유없이 그렇게 불리우는 순간부터 없애야 할 대상이되고, 주인공들의 잔혹한 행동 역시 아름다움(美)과 영웅적 행동으로 승화된다. <헨델과 그레텔>에서 이들 남매가 마녀를 죽이는 행위가 단지 마녀가 사악하다는 이유로 합리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전래동화 속 악인이 억울할 수 있겠다는 측면을 제시해준 의미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결국 <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속의 아름다움은 보편적으로 우리에게 받아들여지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반추(反醜)에서 나오는 '상대적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누군가는 추한 존재로 되어야만 하는 동화를 지속적으로 들려주면서 사회화(社會化)시키는 과정 속에서 인류 역사가 지속되어 왔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대립과 갈등하는 이유가 옛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런지. 그런 면에서 아이들에게 <세계의 동화>를 들려주는 것은 주저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가치가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세계의 동화>에 담겨있는 동화와 민담 속에는 역사 속의 여러 모습이 담겨있다. 다른 민족, 마법사, 마녀, 거인, 난쟁이 등으로 표현되는 추(醜)와 악(惡)을 통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내려져 있는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계의 동화>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자성(自省)의 계기로 삼을 때 이 책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세계의 동화>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읽혀주기보다 어른이 되었을 때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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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15: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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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15: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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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08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대 이전의 아동은 ‘작고 미숙한 어른’으로 취급받았어요. ‘작고 미숙한 어른들’이 즐겨 읽었던 전래동화는 ‘어른을 위한 동화’나 다름없죠. 이때 동화는 어린이 동화에서 볼 수 있는 권선징악 결말이 없었을 거예요. ‘아동’의 개념이 확립되면서 동화의 형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면 흥미로울 것입니다. 고야의 퍼스트 네임은 ‘프란시스코’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8-03-08 16:49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동화‘와 ‘아동‘의 변천사도 함께 고려해서 보면 cyrus님 말씀처럼 재밌을 것 같네요. 좋은 관점 제시 감사합니다.^^:)

AgalmA 2018-03-11 0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성 경우 차를 여성 이미지로 취급하잖아요. 뭘 타기만 하면 반대의 성을 끌어오는 거 보면 인간 사고방식의 패턴 같기도 해요^^; 성행위와 유사성으로 보는 거니까.

프로이트 경우도 신경증이나 꿈 이미지를 성의 유사성으로 많이 해석했잖습니까.

겨울호랑이 2018-03-11 09:12   좋아요 2 | URL
AgalmA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은 사람은 해석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한다는 일종의 ‘은유‘에 해당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동화 역시 당대 세계관의 은유적 표현의 결과라 여겨지네요. 그렇다면, 동화에 대한 수동적 해석이 아닌 현대 관점에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2018-03-12 1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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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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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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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1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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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1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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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2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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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문고판 책은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고전에 대한 해제가 잘 정리된 책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본격적인 독서 전에 많이 활용하는 편이었고 내용 정리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르봉의 <군중심리학>의 해제는 예외가 될 듯하다.

장치사회학 책이니만큼 현재 상황과 저술 시점과의 비교, 대조가 필수적이기는 하겠지만, 해제에 담긴 저자의 현실 인식을 보면 공감하기 힘들다.

「100년도 훨씬 지난 프랑스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형성된 르봉의 이론은 한국 사회의 현실과 얼핏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정권 때 FTA 개정을 통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때문에 일어난 ‘광우병 소고기 반대 집회‘로 서울의 중심이 4개월이나 무정부 상태에 빠지고, 올해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로 6개월 가까이 모든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을 보면, 르봉의 이론만큼 한국 사회를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성찰하기에 알맞은 이론도 보기 드물다.(p269)」

「우리는 세월호 침몰 사고 같은 국가적 주목을 받는 상징적 사건을 계기로, 군중심리 기제를 이용해 다양한 정치적 목적을 이루고자 본질을 호도하거나 조작하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위정자에게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Il Principe>에서 강조한 것처럼 현실 정치에 능란하면서도. 프랑스 제5공화국 당시의 드골 대통령처럼 군중심리를 오히려 지혜롭게 이용하여 혼란을 잠재우고 정치, 사회, 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르봉이 심혈을 기울여 <군중심리학>을 저술한 목적이다.(p270)」

현대 사회 군중 심리를 <군주론>이 쓰여진 16세기 민중 심리와 큰 차이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독재 리더십으로 끌고 나가야하는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역자의 현실인식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기 어렵다. 물론, 역자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책의 내용은 별개가 되어야겠지만, 책의 내용에 정치적 입장이 표기된다면, 독자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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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8-03-04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읽은 어느 책(제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에서 드골을 대단한 영웅으로 묘사한 역자였던 것은 기억납니다. 이분이 지금 서강대에 재직중인 것으로 아는데 지금도 학생들에게 어떤 강의를 할지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3-04 16:25   좋아요 1 | URL
네... 파란여우님 말씀처럼 해제 전반에 걸쳐 드골 찬양 일색이네요... 지금도 책의 내용과 같은 강의를 한다면 촛불을 체험한 학생들이 과연 얼마만큼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3-04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제 아닌 원본은 다른 느낌이실 수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8-03-04 22:06   좋아요 1 | URL
^^: 네 저도 그래서 문예출판사 이재형 역의 「군중심리」로 원본을 제대로 읽어 보려 합니다^^:)

2018-03-07 0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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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0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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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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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5: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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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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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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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8-03-13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저는 이재형 역 책 가지고 있네요. 겨울호랑이님 덕에 이 역자의 책은 거를 수 있겠네요^^

겨울호랑이 2018-03-13 07:19   좋아요 0 | URL
^^:) 네 저도 말씀하신 역자의 판본으로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정보는 이웃들끼리 공유해야겠지요^^:)
 

'어떤 생산요소의 한계투입이라는 개념은 투입증가에 따른 수익체감경향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임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특정 수단의 과도한 투입은 실제로 모든 사업부문에서 수익체감을 낳을 것이 확실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용도를 위한 재료 선택에 과도한 배려와 자금을 투입한다면, 그러한 지출은 급격한 수익체감을 낳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이다.(p108)... 수익체감의 법칙은 농장주들이 일반적으로 각종 작물에 대한 상대적 수요를 고려해서 토지 및 기타 자원에 가장 적합한 작물들을 경작하고, 자원을 각종 경작하는 데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p109)'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레드 마셜(Alfred Marshall, 1842 ~ 1924)은 그의 대표작 <경제학 원리 Principles of Economics>에서 위와 같이 한계수익 체감, 한계비용 체증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marginal productivity)으로도 설명되는 위의 내용은 고전경제학(古典經濟學)의 중요한 기초 가정이기도 하다. 다른 생산요소가 고정되었을 때 한 단위 생산요소의 투입비용이 증가한다는 한계비용 체증의 법칙이 더이상 성립하지 않는 사회. 그러한 사회를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 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를 통해 설명한다. 


 리프킨이 주장하고 있는 한계비용 제로(0) 사회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경제학에서는 크게 생산비용을 고정비용(FC : Fixed Cost)과 변동비용(VC : Variable Cost)으로 구분한다. 고정비용은 생산량이 변화하여도 단기간 변동이 없는 비용이며, 여기에는 기업의 임차료, 지불이자, 자본재의 감가상각비 등이 있다. 이에 반해 가변비용은 생산량의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비용을 의미하며 크게 노동자의 임금(賃金)이 여기에 속한다. 


 '종반적에 이르면 치열한 경쟁으로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그에 따라 생산성이 최고점에 달해 판매를 위해 생산하는 각각의 추가 단위가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생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뜻하는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기본적으로 제로 수준이 되어 상품의 가격을 거의 공짜로 만드는 상황이 발생한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자본주의의 생명소라 할 수 있는 있는 "이윤(profit)"이 고갈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p12)'


 기술이 발전하고 투입되는 자본재가 최대인 상태. 그 상태를 저자는 한계비용 제로인 상태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 지점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의 경제 법칙이 더이상 적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과거 산업시대에 적용되었던 '규모의 경제(規模의 經濟, economies of scale)'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투입되는 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LAC)이 줄어들게 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규모의 경제'의 원리는 대규모 자본의 집중을 설명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어 왔다. 그렇지만, 더 이상 한계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자본의 집중은 더 이상 설 땅을 잃게 된다. 마치 6,600만년전 백악기 말엽에 이루어진 대멸종의 시대에 공룡이 자취를 감추고 포유류가 점차 그 자리를 대신한 것과 같이, 대자본은 한계비용제로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프로슈머와 사회적 기업이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저자가 바라보고 있는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의 시작점이 된다. 


  '한계비용 제로 혁명은 재생에너지와 3D 프린팅 제조, 온라인 고등교육 등을 포함하는 여타의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에 달하는 "프로슈머(prosumer)", 즉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이 쓸 녹색 전기를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계비용 제로 혁명을 주도하는 참여자 다수는 앞으로 무료에 가까운 재화와 서비스가 훨씬 더 우세해지겠지만 한편으로는 성장을 유지하고 심지어 자본주의 시스템을 번성케 하기 위해 여타의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충분한 마진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p13)'


 '우리는 프로슈머가 빠르게 늘어나고 또래 생산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하면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마케팅, 배달 비용을 줄일 때 공유사회의 사회적 경제가 얼마나 더 극적으로 진화하는 속도를 올리는지 확인했다. 그로 인해 기존의 2차 산업혁명 기업들의 이윤 폭은 더 줄어들고 있으며, 그들 중 다수가 곧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p480)'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작가의 전작 <노동의 종말>과 <소유의 종말>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1996년 쓰여진 <노동의 종말> 속에서 리프킨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여 쉬지 않고 일하는 자본의 위협을 지적하고 있다. 이어서 2001년에는 <소유의 종말>을 통해 소유 대신 체험을 강조하는 인간 가치관의 변화를 지적하면서, '접속'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사실, <소유의 종말>의 원제는 <The age of Acess>다.) 그리고,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이러한 종말의 시대가 가져온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 책들이 나온 시기는 벌써 20여년이전이기에 지금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크게 새롭지는 않지만, 현실을 잘 설명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동의 종말>에서 말하는 산업 사회에서 자본에 의한 노동의 대체는 사회 구조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소유의 종말>에서 말하는 접속에 의해서 생존 패러다임이 변화하게 되었다. 여기에 기반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는 과거보다 풍요로운 인류에 대한 희망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포스트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유토피아'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 기술 발전이 이처럼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리프킨이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고 말한 기술이 발달한 어느 지점을,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특이점이 온다 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특이점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특이점을 개념적으로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특이점"은 놀랄만한 결과를 가져오는 특이한 사건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수학에서는 유한한 한계를 한없이 초월하는 큰 값을 의미하는데, 가령 상수를 0에 한없이 가까워지는 수로 나눈 결과처럼 무한히 커지는 값을 지칭한다. y=1/x라는 간단한 함수를 생각해 보자. x값이 0에 가까워질수록 함수값(y)은 점점 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p43)'


[그림] 수학에서의 특이점 (출처 : http://hkpark.netholdings.co.kr/web/manual/default/manual_view.asp?menu_id=107589&id=2853)


 <특이점이 온다>에서 특이점은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계비용 제로 사회와는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2016년 인공지능(AI)알파고가 인간 이세돌을 이겼을 때, 많은 이들이 '특이점'을 연상했다는 점과 알파고가 수많은 커퓨터가 연결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으로 구현된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리프킨이 말한 수많은 사람들의 '접속'에 의해 유지되는 한계비용 제로 사회와 아예 연관없다고 볼 수 없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특이점이 온다>와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특이점 이후의 시대가 유토피아(Utopia)가 될 것인가, 아니면 디스토피아(Dystopia)인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은 별도의 페이퍼에서 살펴보도록 하며, 다소 길었던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PS. <특이점이 온다>는 기술변화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Homo Deus>와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어, 이 두 책을 비교해서 보는 것 역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특이점이 온다>에서 미래에 일어날 세 가지 혁명으로 유전학, 나노기술, 로봇 공학(AI)을 들고 있는데,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를 통해 유전학과 인공지능으로 신(神)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을 그리고 있으니 이 역시 의미있는 비교가 될 듯 하다. 그리고, 그 비교는 말을 꺼낸 사람이 해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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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3-04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걸 경제 수치적인 걸로 환산하는 풍조가 정말 우려됩니다. 좋아요 갯수, 팔로워 수 등등등 까지 해서 말이죠. 오늘 내가 먹은 거, 내가 산 책, 내가 찍은 사진, 내가 그린 그림 인증 등 온 사방이 수치화-_-;(네, 인간 실험체 A씨, 제 얘깁니다) 이런 수치 환산적인 환경 속에 프로슈머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사물인터넷으로 이 모든 것에 모두가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기계와 우리의 합체는 당연한 수순인 듯...

겨울호랑이 2018-03-04 08:52   좋아요 1 | URL
모든 것을 수로 환원하고 평가하는 상황이 비인간적이라 여겨지기에, AglamA님 말씀처럼 모두의 참여로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나가는 가능성이 높아가는 것은 이에 대한 일종의 ‘반‘이라 여겨집니다. 과학기술이 보다 적절하고 긍정적으로 활용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리프킨은 말하는 것 같아요^^:)

2018-03-05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5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