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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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발견! 밤새워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네요. 이 책 안 읽은 사람 없게 해주세요🙏 우리가 가진 각종 미망을 깨면서도 그 필요성도 꼭꼭 짚으며, 인류의 절망스러운 종말보다 행복한 불멸을 생각하는 저자의 자세가 존경스럽습니다. 자유의지를 확률 문제로 짚어주는 대목이 가장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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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1-03-0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책 굉장히 고민하고 있었는데 ㅋㅋㅋㅋ (좋아보이는데 요즘 뭔가를 쓰고 있어서) 이러시면 저는 주문합니당! 어쩌면 저는 이런 한 방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 아갈마님께서 올해의 책이다? 이거는 고민하지 않는 거죠 모 🙄

파이버 2021-03-01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께서 올해의 발견이라고 하신다면 보관함에 넣을 수 밖에… 자유의지를 확률문제로 생각한다는게 궁금하네요!
 

역시 스케일이 다른 브라이언 그린!
인간의 시작과 끝을 종합하는 구성이다 보니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과 피할 수 없이 비교하게 되네요ㅎ;; 이 책 다 읽고 채사장 그 책 다시 읽어봐야ㅎㅎ
인간의 유한성을 깊이 새기고 시작하는 건 학식 뛰어난 사람의 기본 자세인 듯.

아, 자유의지를 양자역학의 ‘확률‘로 생각하면 명확해지는군!










우리는 창조 과정을 제어하고 유한한 모든 것을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그림과 조각, 음악 등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다. 헤라클레스와 거웨인, 그리고 헤르미오네가 지금도 영웅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물론 전해 오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들이 죽음을 ‘정복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과학을 통해 현실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과거에 선조들이 신의 영역으로 치부했던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인간 특유의 창조력을 십분 발휘하여 태생적인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인간의 삶이 "두 어둠 사이에 빛이 새어 들어오는 작은 틈"이라고 했는데, 이 표현은 생명 자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과학자들은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수학 법칙이 우리의 행동 규범이나 아름다움의 기준, 인간관계, 그리고 이해와 목적을 추구하는 노력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했지만, 언어와 이야기, 예술과 신화, 종교와 과학은 냉정하고 엄격한 우주의 역학 법칙을 이용하여 일관성과 가치, 그리고 의미를 찾아왔다. 물론 이런 과정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모든 생명은 일시적이며, 우리가 애써 이해한 내용도 언젠가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절대적인 것도 없다. 그러므로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과 해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태양의 가호 아래 잠시 동안 존재하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임무다.

이 대담에서 러셀이 펼쳤던 주장은 우리의 여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적 증거에 비춰 볼 때 지구는 비참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우주 전체도 결국은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다. 이것이 존재의 목적이라면 나는 그 목적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신을 믿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학과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지금 당장은 러셀이 말한 ‘우주적 죽음’에 초점을 맞춰 보자. 그가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은 19세기에 발견된 어떤 물리 법칙 때문이었다.
1800년대 중반에 발명된 증기 기관
steam engine
은 유럽의 산업 혁명을 주도하면서 주 동력원으로 떠올랐고, 그 덕분에 대부분의 수공업이 기계공업으로 대치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증기 기관의 열효율(소비된 연료와 유용한 일의 비율)이 심하게 낮다는 점이었다. 나무와 석탄을 태워서 얻은 열의 95%가 폐기물로 방출되어 환경을 오염시켰으니, 제아무리 편리한 기계라 해도 대책 없이 남용했다간 지구 전체가 폐기물로 덮일 판이었다. 그리하여 일부 과학자들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증기 기관의 물리적 원리를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수십 년이 지난 후에 그 유명한 ‘열역학 제2법칙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이 탄생했다.
이 법칙을 일상적인 용어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제아무리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도 폐기물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열역학 제2법칙(이하 제2법칙)이 중요하게 취급되는 이유는 증기 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만물에 적용되는 범우주적 법칙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있건 없건,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건 간에,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무조건 제2법칙을 따른다. 이 법칙에 의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소모되고, 퇴화하고,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 놓고 보니, 러셀이 그토록 부정적인 주장을 펼친 이유가 피부에 와닿는 것 같다. 생산적인 에너지가 무용한 열로 전환되면서 미래는 끊임없이 악화된다. 현실을 유지하는 배터리가 꾸준히 소모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과학을 좀 더 깊이 이해하면 지금까지 말한 내용이 다소 모호해진다. 우주는 빅뱅 후 지금까지 제2법칙에 순응해 오면서도 아름다움과 질서를 창출했고, 질서의 최상급인 생명체까지 탄생시켰다. 그러므로 제2법칙을 잘 활용하면 러셀이 말했던 암울한 미래를 피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고, 그 옆에 적당한 크기의 바위가 놓여 있다. 둘 다 자기 일 외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때마침 내가 그 앞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커다란 나뭇가지가 부러지더니 나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당신은 용수철처럼 벤치에서 일어나 강한 힘으로 나를 떠밀었고, 덕분에 나는 사고를 모면할 수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생명의 은인에게 입이 마르고 닳도록 감사 인사를 한 후 어떻게든 보답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의 일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방금 전의 상황을 찬찬히 되짚어 보자.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입자는 옆에 있던 바위의 구성 입자와 동일한 법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당신이나 바위나 자유의지를 발휘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당신은 나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고, 바위는 내가 다치건 말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당신의 몸에 있는 입자들은 아주 특별하고 정교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사람을 구하는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 있지만, 바위의 입자는 배열 상태가 이 정도로 정교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영웅이 될 수 없다.
당신은 내가 벤치 앞을 지나갈 때 손을 흔들거나 말로 인사를 건넬 수도 있고, 끈이론의 방정식이 드디어 풀렸다는 희소식을 전해 줄 수도 있으며, PT체조를 하거나 날쌔게 몸을 날려 나를 구하는 등, 수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내 얼굴에서 반사되어 당신의 눈에 도달한 광자와 부러지는 나무에서 생성되어 당신의 귀에 도달한 음파, 그리고 당신의 피부를 스치는 바람 등 안과 밖에서 생성된 다양한 자극에 영향을 받아 당신의 몸 안에 있는 입자들이 폭포처럼 흐르면 생각과 느낌, 행동이 유발된다. 물론 이들 자체도 또 다른 입자의 흐름이다. 다행히도 부러진 나뭇가지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 입자의 특별한 흐름이 당신으로 하여금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자극에 대한 바위의 반응은 별로 극적이지 않다. 광자와 음파, 그리고 압력이 와닿아도 바위의 입자는 약간 흔들리거나 온도가 조금 올라가고, 강풍이 불면 위치가 조금 달라진다. 이것이 전부다. 바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주 단순하다. 당신이 특별한 이유는 내부의 복잡한 배열이 다양한 행동을 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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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게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41
에밀리 브론테 지음, 허현숙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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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 『상상력에게』는 『워더링 하이츠(폭풍의 언덕)』의 시집 버전이다. 자연을 집요하게 좇는 시선, 자신의 영혼 속 절망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얽혀 있다. 불우한 가정사와 어릴 때부터 겪어야 했던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이 작가에게 입힌 내상이 컸으리라. 기형도의 시에서 ‘진눈깨비‘나 ‘안개‘가 그러했던 것처럼 에밀리 브론테의 시에서는 ‘폭풍우‘가 시집 전체의 정조를 대표한다. 아프고 괴롭더라도 ‘희망‘이라는 시어 또한 놓지 못했다는 것도 그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사실 우리의 언어, 행간에는 언제나 ‘희망‘이 숨쉬고 있다. 인간이라면 어느 누가 ‘희망‘을 버릴 것인가. 절망을 ‘다정한 희망‘이라고 말할 지라도. 내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생도 그렇지만 시는 지우기 위해 온몸으로 그리는 만다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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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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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커 책이 왜 벽돌책인지 이젠 확실히 알게 됐다. 사례와 비교를 계속 첨부하다 보니 중복되는 것도 많고 산만해진다. 인간 본성과 심리를 다루는 책들이 대부분 이렇지만^^; 여러 학자들과 핑커가 강조하듯이 ˝윤리의 범위를 계속 팽창시키는 추진력은 부드러운 감정 이입이 아니라 단단한 이성˝이고, 그것이 폭력을 감소하는 원동력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게 되는 책. 즉, 인간 본성의 선한 천사는 ‘선의‘가 아니라 ‘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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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공정하다는 착각 -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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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을 사회학적으로 확장해 논의를 펼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노동자들이 교육을 통해(학력주의) 계층 상승을 하는 경쟁을 하라는 것(능력주의)은 어불성설이고, 운과 부모 찬스를 간과하는 능력주의 엘리트들이 겸손을 배우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분배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노동 계급의 모멸감과 분노는 트럼프 같은 선동가들을 더 뽑게 될 거다? 라는 결론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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