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BBC 라디오 드라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의 대본을 쓰면서 처음부터 세상이 멸망하는 결말을 구상했다. 애덤스가 생각한 드라마 제목은 세상의 종말(The Ends of the Earth)’이었다. 그때 당시 세상에 좀 불만이 있었던 애덤스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이 끝장 나는, 끝내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현대문학, 2024)


* [절판]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홍시, 2014)


* [절판]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홍시, 2010)




하지만 애덤스는 냉소주의자가 아니었고, 비관론자도 아니었다. 그는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애덤스는 과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도킨스는 애덤스에게 과학의 어떤 점이 당신의 피를 끓게 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애덤스는 대단히 복잡하고 풍요롭고 이상한 세상을 과학의 관점으로 알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근사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삶이 70년이나 80년까지 지속된다면 자신에게는 보람된 시간이라고 했다안타깝게도 애덤스의 시계에 보람된 시간은 오지 않았다. 애덤스는 운동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졌고,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50세를 넘기지 못한 이른 죽음이었다.


애덤스와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이 함께 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게정판의 서문은 리처드 도킨스가 썼다. 도킨스는 다큐멘터리 촬영 때 애덤스와 주고받은 대화를 회상하면서, 그의 답변은 액자에 담아 전국의 모든 과학 교실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만들어진 신: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김영사, 2007)

 

*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 만들어진 위험: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김영사, 2021)


*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김영사, 2021)


*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김영사, 2016)


*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김영사, 2016)




두 사람은 과학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무신론자라서 대화가 잘 통했다애덤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종교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 연설에서 애덤스는 종교의 무오류성을 신성하게 여기는 경향이 특권화되면 종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에 도전하는 도킨스를 지지했다. 도킨스는 애덤스의 연설문(지면에 발표된 연설문의 제목은 인위적인 신은 있는가?) 일부를 자신의 책 만들어진 신에 인용했다.

















[대구 책방 독서 모임 우주지감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2018년 10월 도서(67번째 지정 도서)]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이상임 함께 옮김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2018)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장대익 · 권오현 함께 옮김 확장된 표현형(을유문화사, 2022)

 

* 리처드 도킨스, 이용철 옮김 눈먼 시계공: 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내는가(사이언스북스, 2004)




애덤스는 처음에는 불가지론자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대 초반의 애덤스는 우연히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눈먼 시계공을 읽은 이후로, 무신론자로 전향했다. 애덤스는 불가지론자로 오해받기 싫어서 스스로 급진적 무신론자라고 강조했다그래도 애덤스는 도킨스처럼 전투적인 무신론자, 반종교주의자는 아니었다. 애덤스의 종교관을 정리한 위키피디아(Wikipedia) 영문판에 따르면 그가 교회 예배당 성가대 성인 회원으로 활동했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즐겨 불렀다고 한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18번째 책]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 2005, 합본)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책세상, 2004)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책세상, 2004)




도킨스는 자서전에 애덤스를 처음 만난 날, 애덤스에게 직접 팬레터를 보낸 일, 애덤스의 42번째 생일(42히치하이커에서 언급된 중요한 숫자다)에 있었던 특별한 추억을 언급했다.

 

도킨스는 히치하이커2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어두운 유머와 심오한 철학이 담긴 글이라고 했다. 1991년에 도킨스는 BBC에서 방영된 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강연(Royal Institution Christmas Lectures)의 강연자로 초빙되었다. 강연 중에 그는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의 문장을 읽어줄 어린 청중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여러 명의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낭독을 원하는 어린이 청중 사이에 키가 2미터 넘는 성인 남성도 있었다. 도킨스는 그 남성을 지목했고, 이름을 물었다. 본인이 어린이라고 생각한 남성의 이름은 더글러스 애덤스’였. 도킨스는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 놀라워했고, 도킨스와 어린 청중들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을 재미있게 연기하면서 낭독하는 원작자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 P. G. 우드하우스, 김승욱 옮김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편집자는 후회한다 외 38(현대문학, 2018)




도킨스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에 애덤스의 익살스러운 문장을 인용하면서 ‘P. G. 우드하우스(P. G. Wodehouse) 이후로 맛깔스러운 유머 감각을 발휘한 작가는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주] 우드하우스는 영국식 유머의 대가, 그의 대표작 지브스(Jeeves) 시리즈BBC TV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도킨스가 애덤스를 알기 전부터 엄청 좋아한 작가가 우드하우스다. 도킨스는 우드하우스의 유머 감각을 흉내 낸 글을 썼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자서전 1권에 우드하우스의 이야기를 즐겨 읽었던 유년 시절이 나온다. 도킨스가 가장 좋아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은 지브스 시리즈에 속한 설교 핸디캡 소동(The Great Sermon Handicap)이다. 이 단편 소설은 1,000쪽이 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 선집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에 수록되었고, 번역된 제목은 설교 대회.

















* [절판]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악마의 사도도킨스가 들려주는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 이야기(바다출판사, 2015)




도킨스는 애덤스의 이른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던 과학자. 그는 자신의 칼럼과 강연문을 모아 놓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을 포함하면서 애덤스를 다시 한번 추모했다도킨스는 애덤스가 세상을 떠난 날에 조문(弔文)을 썼고,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도 실렸다이 글은 더글러스 애덤스를 추억하며(Lament for Douglas Adams)라는 제목으로 악마의 사도에 수록되었다.


대부분 독자는 애덤스를 코믹 SF를 쓴 작가로 기억한다. 하지만 애덤스의 참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도킨스는 그런 평범한 문장 한 줄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도킨스가 만난 애덤스는 매력이 풍성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과학을 과학자보다 재미있게 표현하는 작가,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과학에 해박한 작가, 진화론을 잘 아는 작가, 생물다양성을 강조한 동물권 운동가, 우주로 간 우드하우스, 어린이의 호기심을 가진 어른.









[]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홍시라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것을 다시 출간한 책이다. 그래서 두 출판사 번역본의 역자가 같은데, 역자는 ‘P. G. 오드하우스로 표기했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의 출판사는 현대문학이다. 전자의 책은 2024년에, 국내 유일의 우드하우스 단편 선집은 2018년에 출간되었다. 현대문학 출판사 소속 편집자는 ‘P. G. 오드하우스를 ‘P. G. 우드하우스’로 고치지 않았을까? 


편집자가 역자의 표기를 존중한 것일까, 아니면 재출간하면서 교정을 안 한 것일까? 


아무튼 오드하우스표기가 너무나 신경이 쓰여서(bother) 애덤스, 도킨스, 우드하우스, 이 BBC 3S의 연결 고리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후즈음 2026-07-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히치하이커 사 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올해 도전해봐야겠네요.
 




인간의 학명(學名)슬기로운 사람(Homo sapiens)’이다이 학명은 인간만 쓸 수 있는 별명이 되었다호기로운 인간은 동물들 앞에서 꺼드럭거린다. 넌 동물이고, 난 인간이야.” 우리는 지구상 유일한 이성적 존재이며 언어를 쓰고 있어서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학명이 어울리지 않는 헛똑똑이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려서 화를 자초한다. 가짜 정보에 잘 속는다. 우리는 항상 착각하면서 살아간다슬기로운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는 착각. 이런 착각을 학술 용어로 종차(種差)’라고 한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외계 생명체를 외계인으로 가정한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 외계인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며 우리처럼 비슷하게 생활한다.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똑똑한 외계인을 우러러본다. 그래서 아득한 옛날에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 고대 사람들에게 현대 문명에 걸맞은 엄청난 기술을 전수했다고 주장한다. 초고대 문명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땅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들)가 외계인과 고대 사람들의 합작품으로 보인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18번째 책]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 2005, 합본)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책세상, 2004)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책세상, 2004)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거만하게 굴면서 외계인을 우주의 슬기로운 사람으로 추앙하는 인간의 착오를 풍자한다애덤스의 대표작인 코믹 SF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 1권의 23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우화(寓話).


지구에 사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돌고래보다 지능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돌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높다. 돌고래들은 지구가 보곤(Vogon)’이라는 외계 종족에 의해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착한 돌고래들은 인간들에게 경고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언어가 없는 돌고래의 의사소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돌고래들은 지구인들에게 경고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남긴다돌고래들은 뒤로 두 번 공중제비를 돌면서 고리를 통과하고, 행진곡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 and Stripes Forever)>를 휘파람으로 분다. 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를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면 이렇다.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는 히치하이커4권의 부제가 된다.


히치하이커라디오 드라마로 처음으로 공개된 1970년대 중후반에 살았던 사람들은 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렇지만 고래를 오랫동안 관찰한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 린다 살츠먼 세이건 외, 김명남 옮김 지구의 속삭임(사이언스북스, 2016)




라디오 드라마 버전 히치하이커가 방송되기 일 년 전인 1977에 고래의 뛰어난 지능이 처음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해에 미국은 우주 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를 발사했다. 두 대의 탐사선에 지구의 소리(The sounds of earth)’라는 이름이 붙여진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가 실려 있었다.







골든 레코드는 우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지구인들의 마지막 메시지. 골든 레코드에 지구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한국어 안녕하세요를 포함한 55가지 언어의 인사말, 지구에 살면 들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리, 지능이 높은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녹음되었다.




























* 칼 세이건, 홍승수 옮김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06)

 

* 앤 드루얀, 김명남 옮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사이언스북스, 2020)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이상헌 옮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사이언스북스, 2022)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김혜원 옮김 혜성(사이언스북스, 2016)




골든 레코드 개발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기술 감독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외계 문명)의 수를 계산한 드레이크 방정식을 제안한 프랭크 도널드 드레이크(Frank Donald Drake). 창작 감독은 세이건과 함께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Cosmos)를 제작한 앤 드루얀(Ann Druyan), 레코드에 실릴 인사말을 구성하는 작업은 린다 살츠먼 세이건(Linda Salzman Sagan)이 맡았다







1981년에 세이건과 린다는 이혼했고, 세이건은 이미 오래된 연인앤 드루얀과 재혼했다드루얀과 세이건은 혜성(Comet, 1985),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Shadows of Forgotten Ancestors, 1992, 국역본: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8),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Haunted World, 1995)을 함께 썼다2014, 드루얀은 다큐멘터리의 후속작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Cosmos: Possibl Worlds)을 만들었다. 진행자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다.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노승영 옮김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경이로운 소리들, 진화의 창조성, 감각의 멸종 위기(에이도스, 2023)




고래의 소리를 레코드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사람은 드루얀이다. 그녀는 고래를 동물이 아닌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지적인 이웃들이라고 생각했다. 드루얀은 고래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고래의 인사말을 정치가들과 외교관들의 인사말 사이에 끼워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루얀의 생각에 공감한 해양생물학자 로저 페인(Roger Payne)은 자신이 버뮤다 앞바다에서 녹음한 혹등고래의 소리가 아름답다면서 추천했다








로저 페인은 아내 캐서린 페인(Katharine ‘Katy’ Payne)과 함께 버뮤다에서 혹등고래의 소리를 녹음했다. 부부는 혹등고래의 소리에 인간의 소리처럼 반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혹등고래의 소리를 노래라고 주장했다로저 페인은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혹등고래의 소리를 모아서 편집한 음반을 발표했다. 음반 제목은 <혹등고래의 노래>(Songs of the Humpback Whale).







세이건도 드류얀의 생각에 동의했다. 골든 레코드에 실린 혹등고래의 노래는 UN 대표들의 인사말 다음에 나온다. 세이건의 표현대로 혹등고래는 지구에서 우주로 인사말을 보낸 지적인 종이 되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107번째 책]

* 허먼 멜빌, 김석희 옮김 모비 딕(작가정신, 2024)


* 허먼 멜빌, 강수정 옮김 모비 딕(열린책들, 2013)




애덤스는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다음으로 고래에 관심이 많은 작가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흰고래 모비 딕은 실제로 포경선을 침몰시킨 모카 딕(Mocha Dick)’이라는 향유고래를 모티프로 했다. 히치하이커118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향유고래가 등장한다히치하이커의 향유고래는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서 신체 부위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인다(‘이걸 내 배라고 부르자’, ‘이건 꼬리라고 부르자.’). 향유고래가 생각하면서 하는 말은 모비 딕의 유명한 첫 문장이자 작중 화자 이스마엘의 대사 첫 마디(‘Call me Ishmael.’)를 패러디한 것이다.

















*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현대문학, 2024)




애덤스는 멸종위기 동물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환경 운동가였다. 그는 고래 도감을 만든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나는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사람의 여행기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라는 제목의 책이 되었다. 이 책에 중국에 간 애덤스와 카워다인이 양쯔강돌고래의 소리를 녹음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을 처음 방문한 애덤스는 온갖 소음에 엄청나게 괴로워하는데, 그는 청각이 유독 발달한 양쯔강돌고래도 중국인들이 만든 소음에 괴로워할까 봐 우려한다.


















* 톰 머스틸, 박래선 옮김 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과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방법(에이도스, 2023)

 


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고래가 소리를 내면서 주변에 있는 동족들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고래는 청각이 유독 뛰어나서 메아리 형태로 나타나는 바닷속의 소리를 감지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인간은 모든 고래의 소리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귀는 고래 소리의 높낮이를 느끼지 못한다. 고래 소리의 높낮이는 사투리와 비슷하다. 고래 박사들은 소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고래소리 종족(vocal clan)’이라고 부른다. 바다 위를 지나가는 배와 바닷속을 돌아다니는 잠수함에서 나는 소리는 고래들의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이다. 청각이 예민한 고래는 배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소리를 동족이 내는 소리로 착각한다. 고래는 대화를 시도하려고 배에 접근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우리는 고래가 배만 보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난폭하고 무식한 동물이라고 오해한다.







고래도 인간처럼 말한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볼 정도로 똑똑하다. 고래는 지구에 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보다 영리한 지구의 동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부 속으로 -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
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서제인 옮김 / 에트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소한 것들은 가볍다

보잘것없는 것들은 가엽다

이 자그마한 것들은 잊히면 시나브로 사라진다.


무미건조한 것들은 무용하다.

무무(貿貿)한 것들은 무시당한다.

이 하찮은 것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시나브로 사라진다.


점점 잊히는 것들에 대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진지한 관찰자’는 세심한 관심을 드러낸다. 









세상을 진지하게 관찰하는 사람은 호기심이 많다. 그들은 자그맣고 하찮은 것들을 열심히 주우러 다닌다영국의 문학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것들세부 사항(detail)’이라고 했다.


세부 사항은 관찰자를 만나고 싶다. 세부 사항은 원래 조용한 편이지만, 자신을 알아준 관찰자를 만나면 수다스러워진다관찰자의 눈빛을 느낀 세부 사항이 말을 건넨다. 



날 만져 주세요.” 



우드는 세부 사항을 우리에게 만져달라고 애원하는 삶의 조각으로 비유한다. 호기심이 많은 관찰자는 삶의 조각들을 모은다.












호기심이 솟아나면 세부 사항을 궁금해한다. 진지한 관찰자는 쓸모없는 세부 사항이 궁금해서공부한다. 미국의 철학자 제나 히츠(Zena Hitz)는 호기심을 죽이면서 실용성만 챙기는 공부를 비판한다. 그녀는 쓸모없는 것(지식)을 공부하는 관찰자 자유롭게 배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격찬했다. 궁금증이 많은 관찰자는 삶의 조각들을 사랑한다. 이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진지한 관찰자가 글을 쓰면 무색한 세부 사항에 선명한 빛깔이 생긴다미국의 작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는 자신의 글쓰기를 잡초가 무성한 곳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위로 비유한다‘into the weeds(잡초 속으로).’ 이 관용구는 더 자세하게 들어가다라는 뜻도 있다잡초는 성가신(bother) 존재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잡초를 관찰하는 사람은 잡초의 매력을 알려고 노력한다. 진지한 관찰자는 성가신 것에 궁금증을 느끼면 그것에 신경을 쓴다(bother)진지한 관찰자는 보기 좋고, 쓸모 있는 것들만 찾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데이비스는 신경 쓰이는삶의 조각들을 주워서 노트에 담는 작가다. 그녀는 자신의 눈앞에 아른거리는 삶의 조각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글을 쓴다고 밝힌다. 



날 쓰다듬어주세요.”



삶의 조각을 여러 번 쓰()다듬으면 멋진 글이 된다글의 소재가 될 만한 삶의 조각은 작가가 직접 찾을 수 있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게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그리고 자주 봐서 흔한 사물도 자신에게는 특별한 삶의 조각이 된다전업 작가가 아니어도 삶의 조각을 찾아서 글을 쓸 수 있다


데이비스는 무용한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기 위해 조지 스터트(George Sturt)의 책 <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The Wheelwright’s Shop)을 재조명한다스터트는 수레바퀴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썼다그는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이야기, 즉 수레바퀴를 만드는 과정과 그 밖의 공예 기술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은 스터트의 소설들보다 더 유명해진 회고록이다. 이 책은 작가가 살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 1837~1901)의 공예 기술을 알려주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스터트는 보잘것없는 세부 사항을 관찰한작가.


똑똑하고, 표현의 기교가 뛰어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을 애지중지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진지한 관찰자,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알라딘 램프에 갇혀 16년째 무용한 글쓰기를 한

cyrus가 만든 주석





* 32




 

 ‘나는 내 어떤 책들을 어떻게 썼는가[주1]는 언제나 내 머릿속에 맴도는 책 제목이다. (중략) 이 제목은 프랑스 작가 레몽 루셀 에세이집 제목이면서 표제작 제목이기도 하다. 방금 그것을 찾아본 나는 존 애시베리가 루셀을 경유해 그 에세이집에 다시금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다.







[1] 레몽 루셀(Raymond Roussel)독특한 방식으로 글을 쓴 프랑스의 작가다. 그의 실험적인 글쓰기는 당대의 독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루셀은 자신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정리한 <나는 내 어떤 책들을 어떻게 썼는가>라는 글을 썼고, 자신이 죽은 후에 출간할 것을 요청했다







루셀의 대표작은 아프리카의 인상(송진석 옮김, 문학동네, 2019)로쿠스 솔루스(송진석 옮김, 문학동네, 2020). 국역본 아프리카의 인상에 부록으로 <나는 내 책 몇 권을 어떻게 썼는가>가 실려 있다. 루셀의 작품을 진지하게 분석한 학자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루셀에 심취한 푸코는 1963년에 <레몽 루셀>을 출간했다. 이 책의 영문판 제목은 <죽음과 미로>(Death and the Labyrinth: the World of Raymond Roussel)미국의 시인 존 애시베리(John Ashbery)는 루셀의 열렬한 독자이자 루셀의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자로, <죽음과 미로> 서문을 썼다.







푸코의 <레몽 루셀>은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루셀이 언급된 또 다른 철학서질 들뢰즈(Gilles Deleuze)차이와 반복(김상환 옮김, 민음사, 2004)이다. 들뢰즈는 푸코의 <레몽 루셀>을 참조했다. 










[2] 제임스 우드의 비평 에세이집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에 실린 두 번째 글은 진지한 관찰이다. 이 글에 리디아 데이비스의 단편소설 <문법 질문>(Grammar Questions)이 언급된다(177쪽). <문법 질문>작품집 불안의 변이》(강경이 옮김, 봄날의책, 2023년)에 수록되어 있다(제목은 문법 질문들이다). 불안의 변이<푸코와 연필>(Foucault and Pencil)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26-07-0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우드 책 읽었는데 리디아 데이비스 언급된 것도 잊고 있었네요. 연결 지점 배워갑니다. 전 무엇보다 저 <수레바퀴제작인의 작업실> 읽어보고 싶어요.

cyrus 2026-07-13 06:55   좋아요 0 | URL
저는 존 애시베리의 시집이 출간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생소한 이름이라서 알아봤는데, 노벨 문학상 빼고 퓰리처상, 전미도서상을 받은 시인이라고 하더군요.
 




2년 만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방문객도 많은 서울국제도서전(약칭 국도’)에 갔다. 이 글은 출판사 부스가 있는 곳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렸을 때 썼다.















* 이창현 · 유희(그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사계절, 2018)

 

* 이창현 · 유희(그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사계절, 2023)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책보다 굿즈를 판매하는 출판사들이 많아진 국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누군가는 국도에 간 사람들을 진정한 독서인이 아니라고 했다. 어떤 기자는 국도를 겨냥해서 돈맛에 매몰된 도서전이라고 표현했다.


국도의 운영 방식을 살펴보면 출판인과 독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도에 참여한 출판인을 돈맛에 빠진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는 비난은 틀렸다. 도서전 예매에 성공한 사람들을 굿즈 마니아라고 비아냥거리는 시선 또한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국도에 책(의) 맛을 보러 오는 독자들이 찾아온다. ‘책 맛을 아는 독자는 자기가 특별히 관심 있는 출판사가 만든 책들을 구매하거나 읽는다이런 독자들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나 전집을 사서 모은다.


올해 국도에 참가한 출판사 중에 내가 주목한 출판사는 까치(까치글방)’워크룸프레스. 까치는 1977년에 설립된 인문 ·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다. 철학, 과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만들었고, 지금도 팔리는 스테디셀러도 여러 권이다. 올해 49세인 까치가 국도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까치 출판사의 책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과거의 책들은 까치글방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까치 출판사의 책들은 주로 서평을 쓰기 위한 참고 자료가 되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만 읽은 책들이 많다.















* [결정판] 스티븐 호킹, 김동광 옮김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까치, 2021)

 

* [개정판]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까치, 2026)

 

[4] 토머스 새뮤얼 쿤, 김명자 · 홍성욱 옮김 과학혁명의 구조(까치, 2021)




까치 출판사는 스테디셀러가 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빌 브라이슨(Bill Bryson)거의 모든 것의 역사, 토머스 S. 쿤(Thomas S. Kuhn)과학혁명의 구조 등을 펴냈다.















* 브라이언 클레그, 제효영 옮김 책을 쓰는 과학자들: 위대한 과학책의 역사(을유문화사, 2025년)




과학자들이 쓴 과학 도서들의 역사를 정리한 브라이언 클레그(Brian Clegg)책을 쓰는 과학자들까치 출판사가 자랑하는 스테디셀러 과학 도서 3이 언급된다.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는 물리학 개념의 배경 설명이 부족하고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닌데도 가장 많이 팔린 대중 과학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을 깬 과학책이 2003년에 나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까치는 과학 도서를 꾸준히, 잘 만드는 출판사. 과학 주제가 다양하다. 물리학(아인슈타인, 양자역학), 화학(로얼드 호프만), 수학, 우주론(킵 손), 생물학(닉 레인), 동물학(데이비드 애튼버러, 데즈먼드 모리스), 의학(싯다르타 무케르지) 분야의 책들을 펴냈다
















* 아닐 아난타스와미, 노승영 옮김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AI를 움직이는 우아한 수학(까치, 2025)

 

* 댄 레빗, 이덕환 옮김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까치, 2024)

 

* 데이비드 애튼버러, 이한음 옮김 경이로운 지구의 생명들(까치, 2023)
















* 빌 브라이슨, 이한음 옮김 바디: 우리 몸 안내서(까치, 2020)

 

* [개역판] 로얼드 호프만, 이덕환 옮김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까치, 2018)

 

* [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 옌 웡 함께 썼음, 이한음 옮김 조상 이야기: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까치, 2018)

 















* [절판] 데이비드 보더니스, 이덕환 옮김 아인슈타인의 일생 최대 실수(까치, 2017)

 

* 케네스 W. 포드, 이덕환 옮김 양자: 101가지 질문과 답변(까치, 2015)

 

* 킵 손, 전대호 옮김 인더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

 













* [절판] 데이비드 애튼버러 · 에롤 풀러 함께 썼음, 이한음 옮김 낙원의 새를 그리다: 극락조의 발견, 예술, 자연사(까치, 2013)

 

* [절판] 빌 브라이슨 엮음, 이덕환 옮김 거인들의 생각과 힘: 과학과 왕립 학회 이야기 (까치, 2010)

 

* [절판] 리처드 포티, 박중서 옮김 런던 자연사 박물관(까치, 2009)



김동광, 김명남, 노승영, 이덕환, 이한음, 전대호, 홍성욱과 같은 번역 경험이 많은 번역자들이 까치 출판사의 과학책들을 만들었다. 물론, 번역자들도 사람인지라 오역하거나 오탈자를 못 고칠 때가 있다.















* 그레이엄 핸콕, 이경덕 옮김 신의 지문: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까치, 2017)

 

* 그레이엄 핸콕, 이종인 옮김 신의 사람들: 사라진 문명의 전달자들, “신의 지문의 속편(까치, 2016)




그런데 까치 출판사는 외계인이 고대 문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그레이엄 핸콕(Graham Hancock)의 책들도 펴냈다. 현재 판매 중인 핸콕의 책은 그의 대표작 신의 지문속편 신의 사람들이다. 나머지 책들은 절판되었다. 신의 사람들의 번역자는 이종인이다. 핸콕의 초고대 문명설은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하고, 근거가 빈약하다. 핸콕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SF 소설로 인식하면서 읽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핸콕의 견해를 너무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은 과학적 사실과 역사를 모조리 부정한다국도 부스에 있는 까치 출판사 관계자를 만난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핸콕의 책이 지금도 잘 팔리냐고.







워크룸프레스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편집자가 함께 만든 출판사. 그래서 전시 포스터와 다른 출판사의 책 표지를 만드는 일에 참여한다. 이 출판사가 기획한 제안들잘 알려지지 않은 비주류 문학 작품들을 모아 놓은 세계 문학 총서.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워크룸프레스, 2014, 사드 전집 1)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50번째 책]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워크룸프레스, 2018, 사드 전집 2)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 소설(워크룸프레스, 2025, 사드 전집 3)




워크룸프레스는 국내 유일의 사드(Sade) 전집을 출간하고 있다인류애를 망가뜨리는 극단적인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사드의 문학 작품은 여전히 금서로 취급된다. ‘괴도 아르센 뤼뺑(Arsene Lupin) 시리즈번역으로 유명한 번역자 성귀수가 혼자서 사드 전집 번역을 하고 있다








출판사가 계획한 사드 전집은 총 1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3권이 번역되었다사드 사후 200주년이었던 2014에 처음 1권이 출간되었는데, 출간 속도가 더딘 편이다.







※ TMI: 성귀수 번역의 아르센 뤼뺑 시리즈를 처음 만든 출판사가 까치. 까치 출판사 부스 바로 옆에 워크룸프레스 출판사 부스가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26-06-2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크룸프레스 책 디자인 너무 좋아하는데 그래픽디자이너가 함께 책을 만들고 있었군요. 과학 쪽 책에 관심이 많아 번역자 관심 있게 보는데 까치 출판사도 과학 쪽 서적에 특화되어 있었다는 것 알아갑니다. 도서전 다녀오셨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엄두가 안 나던데 거기에서 사고 싶은 책들이 있어 부러워만 합니다.

cyrus 2026-07-05 22:15   좋아요 0 | URL
도서전에 처음 공개된 책들은 도서전이 끝나면 알라딘에 판매돼서 나중에 사도 되는데, 도서전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책들은 특별 한정판이라서 저는 이런 책들만 삽니다. 이번 도서전에는 딱 다섯 권만 샀어요. 이 정도면 적게 산 편입니다. ^^;;
 








 의심할 수 있는 자유는 과학에서 중요한 문제이며,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다고 나는 믿는다. 이 자유는 오랜 투쟁의 결과로 얻게 된 것이다. 의심할 수 있도록, 확신하지 않도록 허락받은 것 자체가 투쟁이었다. (중략)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유의 가치를 알리고, 의심이 결코 공포의 대상이 아니며, 인류의 새로운 잠재 능력을 가능케 하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음 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할 책임을 느낀다. 무엇이든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개선의 여지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 나는 미래 세대들에게 바로 이 자유를 요구하고 싶다.

 


(리처드 파인만, 과학이란 무엇인가중에서, 44~45)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불완전한 텍스트를 대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텍스트는 불완전하다. 항상 어딘가 빠진 부분이 있다. 빈 부분에 대해서는 해석이 필요하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중에서, 203쪽) 



김 교수가 말한 불완전한 텍스트는 해석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경전을 뜻한다. 예를 들면 성경, 유대인 경전 <탈무드>, 유교 경전이다.
















* 김상욱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변화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동아시아, 2026)




학술 논문뿐만 아니라 과학 도서, 과학을 주제로 한 칼럼도 불완전한 텍스트과학자들은 과학적 견해가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검증한다과학자들도 가끔 틀리기도 하고,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 텍스트가 불완전하다고 해서 과학이 부실한 학문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다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은 표현을 빌리자면, 과학은 의심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스스로 교정하는 학문이다.

 







김 교수는 자신을 소개할 때 모든 것에 의심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이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과학적 태도를 널리 알린다고 했다. 이 과학적 태도가 바로 회의주의(skeptic).
















* 마이클 셔머, 류운 옮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바다출판사, 2007)


* [절판]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한국 스켑틱 1호(바다출판사, 2015)


*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마이클 셔머, 제임스 랜디 외 여러 명의 필자 참여), 김보은 · 류운 · 하인해 외 옮김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 스켑틱 10주년 베스트 에세이(바다출판사, 2025)




회의주의자는 모든 견해를 불신하거나 특정 신념에만 마음의 문을 닫는 사람이 아니다.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는 국내에서 발행된 지 11년이 된 잡지 <Skeptic>(스켑틱 코리아) 편집장이다그가 쓴 회의주의 선언」(A Skeptical Manifesto) 회의주의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글이다.[주1] 셔머는 이 글에서 올바른 회의주의자 특정 지식에 관한 주장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회의주의는 교조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한다
















* 리처드 파인만, 정재승 · 정무광 함께 옮김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승산, 2008)




올바른 회의주의자는 정직하다. 자신의 오류와 무지한 점을 인정한다. 파인만은 정직해지려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과학적 사고라고 말했다파인만이 말한 정직함은 단순히 정확한 사실만 전달하는 태도를 뜻하지 않는다. 확실한 정직함은 다른 사람들이 과학적 사고를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 이음 편집부 과학 잡지 에피 Epi 36: 펙트체커(이음, 2026)




회의주의자는 팩트체커(fact-checker)’. 팩트체커는 AI가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정보를 의심해야 한다.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는 과학자가 팩트체크에 동참하려면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주2] 학술논문의 결론을 의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정 전체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다. 과학의 팩트체크는 오류를 확인하고, 이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과학 도서를 읽을 때도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김 교수의 글에 회의주의적 관점으로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 있다.



 지구상의 많은 동물이 양성생식으로 번식한다. 암수가 만나 둘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여 자식을 만든다는 뜻이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혼과 사랑의 불안한 동맹」, 103쪽)



생물의 생식 방식은 크게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있다. 무성생식은 암수 교배를 하지 않고, 자가 분열을 해서 새로운 개체를 생산한다. 그래서 무성생식을 한 생물종의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유전자는 동일하다















* 데이비드 베이커, 김숲 옮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섹스의 역사: 20억 년간 작동해온 생존과 욕망의 진화(RHK, 2026)




암수 교배, 즉 유성생식으로 태어난 생물종은 암수 유전자 절반씩 물려받는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유전자가 섞이면 생물종이 다양해지며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한다섹스(sex, 성행위)는 단순히 성적 쾌락을 느끼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란하고 불결한 행위인 것도 아니다섹스를 즐기는 우리는 섹스의 진화적 이점을 잘 모른다섹스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김 교수가 표현한 양성생식은 유성생식과 동일한 의미. 유성생식과 양성생식이 익숙한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생물학적 성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정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생물의 번식 방식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생물학자들은 성적 이분법(gender binary)을 반박한다.
















* 강병철, 백조원, 이주원, 오승재, 효록 함께 썼음 성소수자_LGBT(Q)(알마, 2018)




이성애주의(heterosexism)남성과 여성이 사랑하는 것을 정상으로 규정한다. 이성애주의는 성적 이분법을 강화한다. 성적 이분법의 기준에 벗어난 동성애와 젠더퀴어(genderqueer)비정상이 된다. 앤 파우스토-스털링(Anne Fausto-Sterling)이성애주의를 옹호하는 생물학을 비판한 페미니스트 생물학자다.[주2] 파우스토스털링은 성적 이분법의 한계를 넘어선 다섯 개의 성을 제안했다. 다섯 개의 성 중에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성은 간성(intersex)’이다. 간성은 여성과 남성의 몸을 모두 가진, 성별 구분이 모호한 사람이다과거에 간성을 남녀한몸증또는 자웅동체라고 불렀지만, 차별적인 의미가 반영되어 있어서 쓰지 않는다(성소수자_LGBT(Q)》 용어집 참조).















   


* 앤 파우스토-스털링, 홍승효 옮김 섹싱 더 바디: 젠더 정치와 섹슈얼리티의 구성(후마니타스, 2026)

 

*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노승영 옮김 자연은 퀴어하다: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에이도스, 2026)

 

* 모로하시 겐이치로, 김종현 옮김 자연은 성을 둘로 나누지 않는다(바다출판사, 2026)




자연은 매일 퀴어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자연스러운 퀴어 퍼레이드는 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었다초기 캄브리아기에 살았던 원시 물고기는 턱이 없는 무악류인데, 이들은 정자와 난자를 모두 지닌 간성이었다. 대부분의 원시 척추동물 종은 양성애적 짝짓기를 했다.[주3]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물고기인 흰동가리는 무리 내 암컷이 죽으면 수컷은 암컷이 되어 알을 낳는다. 점박이하이에나는 암수 성기를 모두 가지고 있다. 홍학과 까마귀는 같은 성별의 새에게 구애하고, 함께 살아간다.


모든 생물이 자손을 최대한 많이 낳기 위해 유성생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동물 개체군에 ()번식성 이성애를 하는 개체가 존재한다. 이들은 생물학자들이 관찰하면서 증명된 번식 주기를 따르지 않으며 새끼를 낳지 않는다하지만 여전히 몇몇 생물학자와 동물학자는 동물의 번식 욕구를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여기며, 동성애와 비번식 개체를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퀴어한 생물을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암묵적으로 은폐한다.


그래서 파우스토-스털링과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Patricia Ononiwu Kaishian)과 같은 페미니스트 생물학자와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생물학자들은 퀴어의 삶과 존재 방식을 잘 이해하기 위한 퀴어 생물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브루스 배게밀, 이성민 옮김 《생물학적 풍요: 성적 다양성과 섹슈얼리티의 과학(히포크라테스, 2023)

 

* 조안 러프가든, 노태복 옮김 변이의 축제: 다양성이 이끌어온 우리의 무지갯빛 진화에 관하여(갈라파고스, 2021)

 

* 티에리 오케, 변진경 옮김 셀 수 없는 성: ‘두 개의 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오월의봄, 2021)


* [절판] 이음 편집부 과학 잡지 에피 Epi 9: 두 개로 나뉘지 않고 무한히 펼쳐지는, ‘젠더 스펙트럼(이음, 2019)




퀴어 생물학의 고전을 꼽으라면 나는 이 세 권을 소개할 것이다. 파우스토-스털링의 섹싱 더 바디(Sexing the Body, 2000), 브루스 배게밀(Bruce Bagemihl)생물학적 풍요(Biological Exuberance, 1999), 조앤 러프가든(Joan Roughgarden)변이의 축제(Evolution’s Rainbow, 2004)다.


생물학적 풍요1,000쪽이 넘는 벽돌 책이지만, 지금까지 관찰된 퀴어한 도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았다. 그리고 동물 동성애 연구의 역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동물학 연구 과정에 개입된 동성애 혐오를 지적한다조앤 러프가든은 트랜스젠더 생물학자다. 변이의 축제2010년에 원서 제목을 그대로 이어받아 진화의 무지개(노태복 옮김, 뿌리와이파리)로 출간된 적이 있다러프가든은 퀴어한 동물들을 설명할 때 배게밀의 책을 참고했다성적 이분법을 과학적으로 비판한 세 권의 퀴어 생물학 고전은 완독하기가 부담스러운 분량이다. 발췌 독서를 한다면 세 권의 책이 한 번 이상 인용되었거나 참고한 책들(자연은 퀴어하다, 셀 수 없는 성, 과학 잡지 에피 9)을 읽으면 된다.


김상욱 교수는 변하지 않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변하지 않는 것을 제대로 알면 불확실한 변화의 방향이 대충 어디로 갈지 알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10년 후에도 배울 수 있다. 김 교수는 역사, 철학,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서 맨 먼저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회의주의를 변하지 않는 것의 목록에 추가하고 싶다편견과 교조주의, 그리고 나쁜 일에 쓰이는 AI에 속지 않으려면 회의주의의 기본 원칙을 배워야 한다. 회의주의의 기본 원칙은 금방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나도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 내 생각과 완전 정반대인 견해가 낯설고 불편해도 친절한 호기심을 발동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세상이 회의주의자를 속여도

그들은 계속 질문하고 항상 배운다.







 회의주의적 독자 cyrus의 주석

 







[주1] 회의주의 선언은 셔머의 저서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11장 전체 내용이다. 2015한국판 <스켑틱> 창간호 특집 연재 회의주의란 무엇인가의 첫 번째 글로 게재되었다. <스켑틱>에 수록된 17편의 글을 선별한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서문으로 수록되었다. 셔머의 글이 있는 세 권의 책 모두 바다출판사가 펴냈다. 



[주2] 권석준, AI 과학자 시대, 팩트체크의 재정의, 과학 잡지 에피 Epi 36: 펙트체커, 이음, 2026, 36.


















* 폴라 보글, 이지훈 옮김 운전 배우기(지만지드라마, 2019)

 

* 질 돌런, 최석훈 옮김 연극 그리고 섹슈얼리티(교유서가, 2025)



[주3] 파우스토-스털링은 레즈비언이다. 그녀의 연인은 극작가 폴라 보글(Paula Vogel)이다. 보글의 희곡 운전 배우기는 작품성이 뛰어난 퀴어 연극으로 평가받았고, 1998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 수상작이다





[주4] 데이비드 베이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섹스의 역사, RHK, 2026, 52~57.





*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68




   

 1863년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드 마네가 <올랭피아>에서 특정 매춘부[주5]의 누드화를 그렸을 때, 그는 예술로서의 누드화 규칙을 깬 것이었다.



[주5] 마네(Édouard Manet)의 대표작 <올랭피아>(Olympia)매춘부의 누드를 그린 그림이 아니다


























<참고 문헌> 


* 스테파노 추피, 최병진 옮김 마네: 전통에 반기를 든 근대의 화가(마로니에북스, 2009)

 

* 자비에르 질 네레, 엄미정 옮김 에두아르 마네(마로니에북스, 2006)

 

* [개정판] 이주헌 그리다, 너를: 화가가 사랑한 모델(아트북스, 2015)

 

* [구판, 절판] 이주헌 화가와 모델: 화가의 붓끝에서 영원을 얻은 모델 이야기(예담, 2003)



마네는 매춘부를 연상시키는 여성의 누드를 그렸고, 당시 보수적인 비평가와 관람객들은 <올랭피아>를 매춘부를 그린 그림이라고 비난했다. 그림의 모델은 마네를 비롯한 여러 화가의 작업을 위해 모델이 된 빅토린 뫼랑(Victorine-Louise Meurent)이다. 뫼랑은 모델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화가였다. 1876년에 뫼랑의 작품이 살롱에 전시되었고(마네는 이 해에 열린 살롱에 낙선되었다), 그 후로도 뫼랑은 여러 번의 전시회에 작품들을 선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