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7월의 한국 문학







위수정, 김혜진, 성혜령,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

눈과 돌멩이:

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다산책방

2026




2026년 724일 금요일

저녁 8~10

장소: 인더가든










[북 큐레이터]

정현정(7월 도서 추천)




[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

최해성



[사진]

천성은




[곁두리(간식과 음료)]

인더가든

(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 김성현



[금요일 밤에 머무른 독자]

정현정, 조약돌, 김성현, 천성은, 최해성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


찰나에 흩어져서 사라지는

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대본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세속(세계 문학 속으로)을 만드는 독자들은 저보다 한국 문학 작품을 즐겨 읽습니다.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6년 8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김훈 남한산성(학고재, 2017)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6년 7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김훈 칼의 노래(문학동네, 2014)



팔공산이 누워있는 칠곡에 그라디언트(gradient)’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성은 님은 독서 모임을 여러 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이 작가의 책>이라는 이름의 독서 모임은 매달 첫 번째 목요일에 작가의 대표작들을 한 권씩 읽는 모임입니다. 지난달부터 김훈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작품은 칼의 노래였습니다


<이 작가의 책>대구 동네 책방 읽다 익다 지금은 사라진 동네 책방 서재를 탐하다(서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216, 서탐에서 진행된 <이 작가의 책>의 마지막 지정 도서가 칼의 노래였습니다.







이번 달에 읽은 김훈의 두 번째 소설은 남한산성이었습니다. 다음 달은 김훈 읽기 마지막 모임입니다. 종착지는 하얼빈(문학동네, 2022)입니다.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6년 5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한강 (문학동네, 2025)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6년 4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한강 채식주의자(창비, 2022)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5년 3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한강 희랍어 시간(창비, 2011)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5년 2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한강 소년이 온다(창비, 2014)

 


[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 2025년 1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021)



작년 <이 작가의 책>은 한강의 책들을 읽었습니다. 1작별하지 않는다로 시작해서 11검은 사슴(문학동네, 2017)까지 열한 권의 책들을 만났습니다2024년에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로 한강 독서 모임이 많이 생겼어요. 그라디언트 <이 작가의 책> 한강 읽기도 엄청난 독서 열풍이 불고 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책> 한강 읽기 모임은 20174월부터 8월까지 서탐읽다 익다에서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그라디언트에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읽는 모임도 합니다. 세속 독자 중에 토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고, 다른 토지독서 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토지를 애정하는 독자 한 분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향기 님입니다.

















* 백온유, 성혜령 외 2025 16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 2025)

 


* 김기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문학동네, 2024)

 


[대구 독서 모임 <우주지감>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95번째 지정 도서 (2021년 8월), 추천 독자: cyrus]

*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도 갈 수 없다면(허블, 2019)




성현 님과 현정 님이 속한 <고라니 울고>는 국내외 작가가 쓴 책들을 정해서 읽는 독서 모임입니다<고라니 울고>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만났습니다. 이상과 이태준의 단편 소설들, 윤동주의 시집, 어느덧 중견 작가가 된 김영하(《작별 인사》, 복복서가, 2025년), MZ 독자들이 즐겨 읽은 젊은 작가 천선란(《천 개의 파랑》, 허블, 2020년), 김초엽(우리가 빛의 속도도 갈 수 없다면》), 김기태의 소설(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읽었습니다<고라니 울고>한강의 소설 세 권(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을 읽었습니다.


국내 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만난 덕분에 <세속>외국 작가의 문학 작품을 읽는 모임이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이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선정하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 한 편 읽는다고 해서 세계 문학이라는 모임 고유의 색깔이 변질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읽는 모임이 확정되면 그날만 모임의 색깔을 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모임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으면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언급하면 됩니다.[주1]
















* 최인훈 광장 / 구운몽(문학과지성사, 2008)



[대구 독서 모임 <우주지감> ‘이 작가의 책’ 2021년 5월의 책, 모임장 &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 최인훈 광장 / 구운몽(문학과지성사, 2014)



현정 님은 우리나라 문학도 세계 문학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도 읽자고 여러 번 제안했습니다제 기억이 맞다면 세속 모임이 시작된 지 일 년도 안 된 시기에 현정 님은 최인훈의 광장을 같이 읽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 정도로 현정 님은 세속 모임에 국내 문학 작품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분입니다올해 세속 모임에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현정 님은 눈과 돌멩이를 추천했고7월 모임 도서는 현정 님이 추천한 눈과 돌멩이로 선정되었습니다.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500]

* 이미륵, 안삼환 옮김 압록강은 흐른다(민음사, 2026)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400]

* 김수영, 이영준 엮음 시여, 침을 뱉어라(민음사, 2022)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300]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 소설 전집(민음사, 2012)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200]

* 허균, 김탁환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홍길동전(민음사, 2009)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100]

* 송성욱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춘향전(민음사, 2004)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출간 목록을 보면 현정 님의 견해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100번 책춘향전입니다. 200번 책허균의 홍길동전입니다. 300번 책이상 소설 전집입니다. 400번 책김수영의 시론(詩論)들과 기타 산문을 선별한 시여, 침을 뱉어라입니다. 최근에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500번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독일에서 활동한 이미륵의 자전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입니다.


















* [품절]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읽거나 말거나(봄날의책, 2018)


* 김은국, 도정일 옮김 순교자(문학동네, 2010년)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는 문예지에 칼럼 형식의 서평을 기고했습니다. 칼럼 제목은 비 필독 도서 칼럼입니다. 시인이 쓴 서평들을 모은 책이 국내에 번역되었는데, 제목은 읽거나 말거나입니다. 이 서평 모음집에 시인의 춘향전서평이 실려 있습니다.


문학동네 세계 문학 전집에도 국내 작가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미작가 김은국(리처드 김, Richard Eunkook Kim)순교자입니다.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종교인의 고뇌를 그린 이 소설은 미국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썼던 세속 독서 모임 후기에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간간이 언급했어요. 제가 읽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속 독자들이 읽은 것들입니다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들을 많이 언급된 독서 모임 후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7월 독서 모임의 주인공 책은 아예 언급하지 못했네요.


원래 독서 모임 후기는 모임 지정 도서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서론입니다. 후기의 본론은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의 견해입니다.

 

하지만 저는 서론을 책 소개가 아닌 세속 독자들이 다른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쓰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제가 봐도 잘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다른 독서 모임의 책들을 하나하나 소개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할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독서 모임 도서에 대한 감상보다 독서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이 읽은 다른 책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들이 읽은 책은 내가 예전에 읽은 것일 수 있고, 제가 읽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책이라면 언젠가는 읽을 수 있습니다. 가 한 번도 참석해본 적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참석하지 못한 다른 독서 모임 지정 도서를 얘기해도 좋습니다그 책이 어떤 주제이든 상관없습니다.[주2]


독서 모임에 참석하는 독자들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이 된 독자는 자신의 독서 취향과 자신이 읽은 책들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독자들에게 책을 추천합니다. 보통의 독자들도 북 큐레이팅할 수 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책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북 큐레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독서 모임 날에 활동하는 북 큐레이터들을 만나면 저의 독서 취향은 풍성해집니다.


세속 독자들은 북 큐레이팅을 잘하는 독자입니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독서 모임을 능숙하게 진행합니다.






[1] 





[<읽어서 세계 문학 + 향기의 미스터리 속으로> 

2025년 8월의 한국 문학]

추천 독자: 향기

* 정해연 홍학의 자리(엘릭시르, 2021)



좋으면서 나쁜 작가들

https://blog.aladin.co.kr/haesung/16701761






[2]

 




[<읽어서 세계 문학> 2025년 4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정현정

*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



빛이 성장할수록 문학은 성숙해지고

https://blog.aladin.co.kr/haesung/16411304

 






[<읽어서 세계 문학> 2025년 2월의 세계 문학]

* 차학경, 김경년 옮김 딕테(현대문학, 2024)

 


자신을 감추지 말라, 자신을 드러내라

https://blog.aladin.co.kr/haesung/16270364







* 박보나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바다출판사, 2019)


[주3] 글 제목은 책 제목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패러디했다.





<내가 읽은 국내 작가의 소설 서평/감상문>



* 못생긴 사람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21920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2958546

 

 

* 불완전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고뇌

(남한산성, 20171112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9706720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흰색

(, 2016627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8587991

 

 

* 한강의 모험

(희랍어 시간, 2016623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8580027

 

 

* 벌거벗은 나무, 벌거벗은 고기

(채식주의자, 201644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8397514

 

 

* 명복을 빌지 마라

(소년이 온다, 201525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7366752

 

 

* 누가 이명준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광장 / 구운몽, 201293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5832848

 

 

* 인생의 길목을 돌아가는 방법

(맨발로 글목을 들다: 2011년 제35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1130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4483240

 

 

* 진짜 순교자는 없었다

(순교자, 201083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40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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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6-08-1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 안본지가 15년이 넘어가네요...그와중에 작가들 이름이 낯설어집니다. 이민진 작가 하나 알겠네요.. 사이러스님은 한국문학 열독하시는가 봅니다. 응원합니다!

cyrus 2026-08-12 22:31   좋아요 0 | URL
공지영이 대상을 받았던 2011년이 제가 처음으로 읽은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이었어요. 영영 안 읽을 줄 알았는데, 15년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네요. 국내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지 않아서 정이현을 제외한 다른 작가들의 이름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ㅎㅎㅎ 독서 모임 독자들을 만난 덕분에 국내의 젊은 작가들을 새로이 알게 됐어요. ^^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 - 혹은 나는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하도록 배웠는가
권무순 지음 / 오월의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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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집에 매일 놀러 오는 고양이가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왔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주1] 











이름 없는 고양이는 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주2] 한참 서성거리다가 문 앞에서 눕는다. 어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면 밥을 달라고 야옹야옹 운다







반년 동안 밥을 얻어먹었는데도 고양이는 어머니의 손길을 무서워한다.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고양이를 한 번도 쓰다듬지 못했다. 그런데 고양이가 착하다. 어머니가 자신을 만지려고 하면 발톱을 내밀지 않고, 하악질도 하지 않는다. 뒷걸음치면서 피하기만 한다어머니가 밥을 주면 가까이 다가와서 받아먹는다고양이는 어머니를 알아본다. 길을 가다가 어머니를 만나면 졸졸 따라다닌다정말 이상한 고양이다.[주3] 보면 볼수록 정말로 기묘(奇妙/奇猫)해.







이름 없는 고양이도 가족이 있다. 어떤 날은 거의 다 자란 새끼 고양이와 같이 밥 먹으러 온다. 맛있는 음식을 새끼에게 주고 먹지 못하니 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부모님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작정인가 보다.[주4] 


무사태평해 보이는 저 고양이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에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주5] 인간과 함께 사는 집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유로운 길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인간에게 애교를 부리는 반려묘도, 인간을 극도로 경계하는 야생 고양이도 아니다. 나는 이 기묘한 친구를 어떻게 봐야 할까?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고양이를 동물이 아닌 행위를 하는 주체로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을 연구했다. 과학기술학은 과학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자연과 문화, 기술과 인간 등의 이분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두 가지 개념의 얽힌 관계와 연결망에 주목하는 학문이다행위를 하는 주체는 단독으로 행위를 하는 독립된 실체를 뜻하지 않는다. 또 다른 주체가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영향을 주는 능동적 존재이다. 비인간도 행위를 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과거의 이분법은 인간과 비인간을 철저히 구분하는 인간중심주의를 답습했고, 과거의 사회학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만 분석했다. 과학기술학은 이 두 가지 한계를 비판하여 비인간의 행위성(agency)에 주목한다. 비인간의 행위성은 다른 인간과 비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킨다







과학기술학을 정립한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 행위자(actor)’로 인식했고, 이 세계가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들이 얽힌 연결망(network)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연결망을 행위자 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이라고 한다.


ANT에 따르면 길고양이도 비인간 행위자. 길고양이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인간에게 접근해서 먹이를 구한다. 나의 어머니는 길 위에 떠도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서 함께 살았고,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 시골에 정착하면 반려견을 키울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고양이 집사가 되었다. 이름 없는 고양이가 어머니의 인생 목표(행위 목표)를 수정하게 했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거나 고양이를 길러본 적이 없는 인간이 주기적으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면 그 사람은 길고양이를 만나서 행위자가 된 것이다부모님의 집은 이름 없는 고양이의 맛집이자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다인간 행위자인 어머니와 비인간 행위자인 길고양이는 한집에서 살고 있다.







저자는 길고양이가 비인간 행위자라면, 그들을 우리와 협상하는 대상으로 인정해야 하며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길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한다. 인간은 길고양이의 행위성을 바라보면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길고양이들과 함께 정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길고양이를 정치적 주제로 보는 저자의 견해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하는 독자들이 있다. 과학기술학이 낯선 독자들은 정치하는 길고양이가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저자는 인간과 비인간이 포함된 공동체를 뜻하는 사물의 의회(parliament of things)’를 언급만 했는데, 이 생소한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야 했다. ‘사물의 의회는 라투르가 자신의 책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We have never been modern, 홍철기 옮김, 갈무리, 2009)에 제시한 용어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집 밖에서 생활하는 반려종(companion species) 또는 반려(하는 행위)이다. ‘companion’빵을 함께 먹는다라는 뜻을 품은 라틴어 쿰 파니스(cum pains)’에서 생긴 단어다.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동료로서 빵을 나누는 존재를 반려 종이라 했다. 반려종은 단순히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료가 아니다. 서로 돌보고,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면서 관계를 맺는 동반자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다. 기묘한 친척(odd kin)이다. 해러웨이가 강조한 친척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없는 존재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두 발로 걷는 친척에 관심이 많다. 인간 친척과 함께 사는 법을 잘 아는 묘수(妙手/猫手).








8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이름 없는 고양이를 위해 글을 쓴

cyrus의 주석








[1]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첫 문장을 패러디했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송태욱 옮김, 16)









[2, 3]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고양이1연과 마지막 연의 구절을 인용했다. 오늘 88일은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을 번역한 황현산 선생의 8주기.

 

 

내 머릿속을, 강하고, 부드럽고, 매혹적인,

아름다운 고양이 한 마리가.

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

녀석이 야옹거려도 그 소리 겨우 들리고.

 

[중략]

 

너의 목소리밖에는, 신비로운 고양이.

세라핀 같은 고양이, 이상한 고양이.

내 안에서는, 한 천사 안에서처럼

모든 것이 미묘하고 조화롭구나!

 

(황현산 옮김, 102~103)






[주4, 5]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온 문장들을 패러디했다.



* 36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니 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절름발이도 되지 않고 그럭저럭 건강하게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다. [중략]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평생 이 선생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생각이다.

 

 

* 612


 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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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
제프 도이치 지음, 장혜인 옮김 / 니라이카나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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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480이 만나서 모이면 1(ream)이다림은 종이를 셀 때 쓰는 단위서점에 있는 모든 책의 종이를 세면 몇 림일까? 종이를 일일이 세는 것은 엄청 힘들다종일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종이의 원료는 나무의 섬유질을 추출해서 만든 목재 펄프(wood pulp). 펄프가 된 나무들을 모으면(wood)을 만들 수 있다. 서점의 책들은 숲의 흔적이다. 종이책이 된 (書林)의 자취가 있 서점은 서림(書林)이다.


서점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주렁주렁 달린 숲이다. 서점을 찾는 애서가는 책 숲을 마음껏 둘러본다(browse)종이책이 그득한 서점은 서림이다애서가들의 발길이 잦은 서점은 좋은 서림이다. 서림에 매료된 애서가는 서가를 둘러보면서 책을 훑어본다(browse).







미국의 비영리 서점 세미너리 코옵(Seminary Co-op)책을 훑어보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서림이다. 세미너리 코옵을 운영한 제프 도이치(Jeff Deutsch)의 서점 예찬점점 더 귀해지는 좋은 서점의 특징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는 좋은 서점에 가면 책을 훑어보려는 충동이 생긴다고 말한다훑어보기(browsing)책을 곱씹거나 되새김질하는 일이다. 책을 훑어보는 독자는 책을 파고들면서(digging) 먹는 책벌레와 같다. 책벌레는 서림을 갉아먹는 해충이 아니다책벌레는 서림을 맛있게 먹을 줄 안다.







* 리디아 데이비스, 서제인 옮김 세부 속으로: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에트르, 2026)

 

* 제임스 우드, 노지양 옮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삶과 문학, 읽고 쓰기에 관한 네 번의 강의(아를, 2025)

 

* 제나 히츠, 박다솜 옮김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에트르, 2025)




똑똑한 지성인(知性人)이 좋은 책벌레가 되는 건 아니다. 좋은 책벌레는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찾는 일을 성실히 하는 지성인(至誠人)이다. 바지런한 책벌레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책을 발굴한다(dig)독자들의 눈빛을 받아본 적이 없는 평범한 책은 서림에 어울리지 않는 잡초(雜草)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책벌레는 잡초 속으로(Into the Weeds) 스며든다


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는 에세이  《세부 속으로(원제: Into the Weeds)에서 어떤 것에 신경 쓰이면(bother), 그것을 글감으로 삼아 글을 쓴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책벌레는 신경 쓰이는 주제를 만나면 그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모아서 탐독한다독자들이 신경 쓰지 않는 책도 책벌레는 꼼꼼하게 관찰하듯이 읽는다외골수 책벌레는 책에 적힌 사소한 단어를 대충 보지 않는다. 단어를 자세하게 파고들어(Into the Weeds) 자신만의 생각을 펼친다


문학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는 독자를 침묵의 비평가라고 했다. 책벌레는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아는 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136쪽)를 가진 침묵의 비평가다침묵의 비평가는 자신만의 잡초(雜抄)를 직접 써서 펼친다. 잡초(雜抄)가 무성한 좋은 서림은 독자들의 잡다한 생각과 취향이 가지가지 피어 있다


평범한 서점의 주인은 소매업자처럼 일한다. 그들은 책을 판매하는 일에 능숙하다.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일만 한다책을 사는 손님들을 끌어모으려고 서점에 잘 팔리는 책을 갖춘다. 상품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낮은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잘 팔리지 않는 책을 찾는 독자를 하대한다.


좋은 서림의 주인은 애서가, 애독자이자 책벌레 애호가이기도 하다. 애서가는 잘 팔리지 않는 책의 매력을 눈여겨본다. 책을 못 팔아도 크게 아쉬워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은은한 매력이 있는 책을 알아보는 책벌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책벌레 애호가인 서림의 주인은 쓸모없는 지식이나 주제에 파고든 책벌레를 쫓아내지 않는다. 책벌레의 무용한 공부와 독서를 북돋아 준다공부하는 책벌레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고, 배움을 사랑하는 독자다(제나 히츠,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226쪽)


서림은 더 많이 배우려고 하는 학생과 같은 독자들을 양성하는 곳(seminary)이다세미너리 코옵은 상품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서점이 아니다. 무용한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서점이다제프 도이치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서점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 그는 오히려 책벌레를 좋아하는 서점과 배움을 좋아하는 독자가 지닌 비효율성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세미너리 코옵처럼 현명한 비효율성을 추구하는 서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서림의 주인은 책의 판매 부수가 저조해도 책을 훑어보는 책벌레들이 많이 와주길 바란다. 서점 주인은 책을 사지 않는 책벌레가 달갑지 않다. 심지어 책벌레의 관심사와 취향을 무시한다. 하지만 서림의 주인은 책벌레를 서림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다책벌레의 독서 취향이 생소하고, 책벌레의 공부 방식이 서툴러도 지속적으로 격려한다서림은 비효율적으로 살아가는 책벌레를 위한 안식처다.









19281121일 조선일보에 연재된 

벽초 홍명희의 장편소설 임꺽정1




서림(徐林)은 임꺽정의 책사(策士). 관군에게 사로잡힌 서림은 임꺽정을 배신했다. 책사(冊肆)는 잘 팔리는 책들만 진열한() 서점이다. 책사(策士)처럼 행동하는 서점 주인은 만듦새가 부족한 책들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서림(徐林)이 책사(冊肆)를 운영했으면 독자를 기만하면서 책을 팔았을 것이다.


서림(書林)은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서림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단 한 명의 독자가 알았으면 하는, 은은한 매력을 지닌 책들의 목록을 만든다. 좋은 서림은 유명한 지식인, 출판인, 북튜버들이 추천한 책들만 진열하지 않는다. 서림을 드나드는 침묵의 비평가인 무명의 독자들이 추천한 책을 읽고, 큐레이팅한다. 서림에 정직하게 책을 소개하는 주인과 정독하는 독자들이 살고 있다.








서점 예찬에 나오는 책을 가지고 있는 

cyrus가 만든 주석




[출판사에 관한 주석]


니라이카나이2020년에 등록되어 서점 예찬을 포함한 총 5권의 책을 만든 출판사. 니라이카나이(ニライカナイ)오키나와섬이 있는 류큐 열도(난세이 제도)의 토착 민족 류큐인(琉球人)의 전통 설화에 묘사된 낙원이다. 이 낙원은 바다 저 멀리 동쪽에, 혹은 바다 밑바닥에 있다고 여겨진다. 오키나와현에 낙원의 이름에서 따온 다리가 있다.





 


니라이카나이 출판사 대표는 오키나와에서 2년간 생활했는데, 우리나라로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니라이카나이 다리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책과 사람을 잇는 다리와 같은 출판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담아 출판사 이름을 니라이카나이로 정했다고 한다.



(출처: 니라이카나이 출판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iraikanai_books/)






책 마지막에 이 책에 나오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참고문헌 목록이 있다. 서점을 운영한 저자의 추천 도서 목록으로도 볼 수 있는데, 애서가가 흥미를 느낄만한 책들이 포함돼 있다. 목록에 국역본 제목이 없는 책, 저자 이름과 번역자 이름이 빠진 책, 출판사 이름이 잘못 적힌 책이 있다.





* 272





아리스토텔레스 선집, 조너선 번즈 [주1]


도서관(Library: An Unquiet History), 매슈 배틀스 [주2]






[주1] 아리스토텔레스, 김재홍 · 김헌 · 유재민 · 임성진 · 조대호 함께 옮김 아리스토텔레스 선집(도서출판 길, 2023년, 품절


국역본은 테런스 어윈(Terence Irwin)과 게일 파인(Gail Fine)이 편집한 아리스토텔레스 선집(1995)을 참고한 책이다. 그리스 고전학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은 독일의 문헌학자 아우구스트 이마누엘 베커(August Immanuel Bekker)가 편집한 판본(Corpus Aristotelicum,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 1830~1870)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선집베커의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에 실린 주요 저서들의 일부를 발췌해서 번역한 것이다.




[주2] 매튜 베틀스, 강미경 옮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지식의 생성과 소멸의 은밀한 기록(지식의숲, 2016년, 절판)






* 273





영웅(On Heroes), 토머스 칼라일 [주3]


[주3] 토머스 칼라일, 박상익 옮김 영웅 숭배론(한길사, 2023)






* 273





연설(Orations), 키케로 [주4]


[주4] 키케로, 전영우 옮김 연설가에 대하여: 로마의 실천 변론법(민지사, 2013년, 절판)






[곧 나올 책] 키케로, 이선주 옮김, 연설가론(아카넷)






* 274





쓸모없는 지식의 효용,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주5]





[주5]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함께 지음, 김아림 옮김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책세상, 2020년, 절판)


에이브러햄 플렉스너(Abraham Flexner)프린스턴고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IAS)의 설립자이자 초대 소장이다. 학자들이 무용한 지식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순수학문 연구소. 서점 예찬의 역자는 ISA 고급 학문연구소로 번역했다.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Robbert Dijkgraaf)는 네덜란드의 이론물리학자로, 9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2012~2022)으로 재직했다. 여담으로, 3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은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

 

번역본 제목으로 정해진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플렉스너가 쓴 에세이의 제목이다. 이 글은 무용한 연구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번역본에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의 에세이 내일의 세계도 수록되었다.






* 275





시간 맥동의 비밀(The Secret Pulse of Time), 스테판 클라인(Stefan Klein) [주6]


[주6] 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 심리학과 뇌과학이 파헤친 시간의 비밀(뜨인돌, 2017년, 절판)


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시간의 놀라운 발견: 시간의 미스터리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시간 사용 설명서(웅진지식하우스, 2007년, 절판)






* 275





철학자들의 생애,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주7]






[주7]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함께 옮김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나남출판, 2021년, 전 2권)






* 276





황금 노트북, 도리스 레싱 [주8]


[주8] 도리스 레싱, 권영희 옮김 금색 공책(창비, 2019년, 전 2권)


도리스 레싱, 안재연 · 이은정 함께 옮김 황금 노트북(, 2007년, 전 3권, 절판)






* 277





백과전서, 드니 디드로, 장 르롱 달랑베르 [주9]





[주9] 드니 디드로, 이충훈 옮김 백과사전(도서출판b, 2014)


정은주 옮김 《백과전서 도판집(프로파간다, 2017년, 전 5권)



35권으로 구성된 <백과전서>(Encyclopédie) 디드로(Denis Diderot)달랑베르(Jean-Baptiste Le Rond d’Alembert)가 편집자로 참여했고, 여러 명의 계몽사상가가 7만 개 넘는 항목을 작성했다. 1751년에 1권이 출간되었고, 35권은 1772년에 출간되었다. <백과전서> 서문은 달랑베르가 썼다.

 

백과전서 도판집원전 <백과전서> 17권과 과학, 인문, 기술에 관한 도판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도판집 11권을 번역한 책이다백과사전》은 원전 <백과전서> 5권에 실린 디드로의 백과사전항목 전문을 번역한 책이다.

 






* 278





참깨와 백합 그리고 독서에 관하여, 유정화 옮김, 민음사, 2018 [주10]


[주10] 저자 이름이 빠졌다<참깨와 백합>존 러스킨(John Ruskin)의 강연문이며 유정화가 번역했다. <독서에 관하여><참깨와 백합>을 번역한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쓴 서문이다. <독서에 관하여>는 불문학자 이봉지가 번역했다.






* 278






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 수전 손택, 김선형 옮김, 고양, 2018 [주11]





[주11] 출판사 이름이 ‘고양이 아니라 이후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다시 태어나다》(김선형 옮김, 이후, 2013년)수전 손택(Susan Sontag)1947년부터 1980년까지 썼던 일기와 노트에 기록된 잡문을 엮은 책이다. 두 권 모두 절판되었다.

 






* 279





흑인 소년, 리처드 라이트 [주12]












[주12] 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흑인 문학전집 1(휘문출판사, 1965년, 절판), 수록된 작품명은 블랙 보이』다. 


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블랙 보이(미문출판사, 1968년, 절판)


리처드 라이트, 이충률 옮김, 깜둥이 소년(푸른미디어, 1998년, 절판)






* 272





그웬돌린 브룩스(Gwendolyn Brooks) [주13] 









[주13] 그웬돌린 브룩스(1917~2000)는 미국의 시인이다. 1950년에 퓰리처상 시 부문(Pulitzer Prize for Poetry)을 받았다. 퓰리처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흑인 문인들의 시와 에세이, 희곡을 모은 흑인문학전집 5브룩스의 시 3(모성애, 앞뜰의 노래, 그대가 일요일을 잊었다면)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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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BBC 라디오 드라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의 대본을 쓰면서 처음부터 세상이 멸망하는 결말을 구상했다. 애덤스가 생각한 드라마 제목은 세상의 종말(The Ends of the Earth)’이었다. 그때 당시 세상에 좀 불만이 있었던 애덤스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이 끝장 나는, 끝내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현대문학, 2024)


* [절판]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홍시, 2014)


* [절판]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홍시, 2010)




하지만 애덤스는 냉소주의자가 아니었고, 비관론자도 아니었다. 그는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애덤스는 과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도킨스는 애덤스에게 과학의 어떤 점이 당신의 피를 끓게 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애덤스는 대단히 복잡하고 풍요롭고 이상한 세상을 과학의 관점으로 알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근사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삶이 70년이나 80년까지 지속된다면 자신에게는 보람된 시간이라고 했다안타깝게도 애덤스의 시계에 보람된 시간은 오지 않았다. 애덤스는 운동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졌고,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50세를 넘기지 못한 이른 죽음이었다.


애덤스와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이 함께 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게정판의 서문은 리처드 도킨스가 썼다. 도킨스는 다큐멘터리 촬영 때 애덤스와 주고받은 대화를 회상하면서, 그의 답변은 액자에 담아 전국의 모든 과학 교실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만들어진 신: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김영사, 2007)

 

*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 만들어진 위험: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김영사, 2021)


*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김영사, 2021)


*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김영사, 2016)


*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김영사, 2016)




두 사람은 과학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무신론자라서 대화가 잘 통했다애덤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종교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 연설에서 애덤스는 종교의 무오류성을 신성하게 여기는 경향이 특권화되면 종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에 도전하는 도킨스를 지지했다. 도킨스는 애덤스의 연설문(지면에 발표된 연설문의 제목은 인위적인 신은 있는가?) 일부를 자신의 책 만들어진 신에 인용했다.

















[대구 책방 독서 모임 우주지감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2018년 10월 도서(67번째 지정 도서)]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이상임 함께 옮김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2018)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장대익 · 권오현 함께 옮김 확장된 표현형(을유문화사, 2022)

 

* 리처드 도킨스, 이용철 옮김 눈먼 시계공: 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내는가(사이언스북스, 2004)




애덤스는 처음에는 불가지론자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대 초반의 애덤스는 우연히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눈먼 시계공을 읽은 이후로, 무신론자로 전향했다. 애덤스는 불가지론자로 오해받기 싫어서 스스로 급진적 무신론자라고 강조했다그래도 애덤스는 도킨스처럼 전투적인 무신론자, 반종교주의자는 아니었다. 애덤스의 종교관을 정리한 위키피디아(Wikipedia) 영문판에 따르면 그가 교회 예배당 성가대 성인 회원으로 활동했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즐겨 불렀다고 한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18번째 책]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 2005, 합본)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책세상, 2004)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책세상, 2004)




도킨스는 자서전에 애덤스를 처음 만난 날, 애덤스에게 직접 팬레터를 보낸 일, 애덤스의 42번째 생일(42히치하이커에서 언급된 중요한 숫자다)에 있었던 특별한 추억을 언급했다.

 

도킨스는 히치하이커2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어두운 유머와 심오한 철학이 담긴 글이라고 했다. 1991년에 도킨스는 BBC에서 방영된 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강연(Royal Institution Christmas Lectures)의 강연자로 초빙되었다. 강연 중에 그는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의 문장을 읽어줄 어린 청중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여러 명의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낭독을 원하는 어린이 청중 사이에 키가 2미터 넘는 성인 남성도 있었다. 도킨스는 그 남성을 지목했고, 이름을 물었다. 본인이 어린이라고 생각한 남성의 이름은 더글러스 애덤스’였. 도킨스는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 놀라워했고, 도킨스와 어린 청중들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을 재미있게 연기하면서 낭독하는 원작자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 P. G. 우드하우스, 김승욱 옮김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편집자는 후회한다 외 38(현대문학, 2018)




도킨스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에 애덤스의 익살스러운 문장을 인용하면서 ‘P. G. 우드하우스(P. G. Wodehouse) 이후로 맛깔스러운 유머 감각을 발휘한 작가는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주] 우드하우스는 영국식 유머의 대가, 그의 대표작 지브스(Jeeves) 시리즈BBC TV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도킨스가 애덤스를 알기 전부터 엄청 좋아한 작가가 우드하우스다. 도킨스는 우드하우스의 유머 감각을 흉내 낸 글을 썼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자서전 1권에 우드하우스의 이야기를 즐겨 읽었던 유년 시절이 나온다. 도킨스가 가장 좋아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은 지브스 시리즈에 속한 설교 핸디캡 소동(The Great Sermon Handicap)이다. 이 단편 소설은 1,000쪽이 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 선집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에 수록되었고, 번역된 제목은 설교 대회.

















* [절판]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악마의 사도도킨스가 들려주는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 이야기(바다출판사, 2015)




도킨스는 애덤스의 이른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던 과학자. 그는 자신의 칼럼과 강연문을 모아 놓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을 포함하면서 애덤스를 다시 한번 추모했다도킨스는 애덤스가 세상을 떠난 날에 조문(弔文)을 썼고,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도 실렸다이 글은 더글러스 애덤스를 추억하며(Lament for Douglas Adams)라는 제목으로 악마의 사도에 수록되었다.


대부분 독자는 애덤스를 코믹 SF를 쓴 작가로 기억한다. 하지만 애덤스의 참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도킨스는 그런 평범한 문장 한 줄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도킨스가 만난 애덤스는 매력이 풍성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과학을 과학자보다 재미있게 표현하는 작가,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과학에 해박한 작가, 진화론을 잘 아는 작가, 생물다양성을 강조한 동물권 운동가, 우주로 간 우드하우스, 어린이의 호기심을 가진 어른.









[]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홍시라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것을 다시 출간한 책이다. 그래서 두 출판사 번역본의 역자가 같은데, 역자는 ‘P. G. 오드하우스로 표기했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의 출판사는 현대문학이다. 전자의 책은 2024년에, 국내 유일의 우드하우스 단편 선집은 2018년에 출간되었다. 현대문학 출판사 소속 편집자는 ‘P. G. 오드하우스를 ‘P. G. 우드하우스’로 고치지 않았을까? 


편집자가 역자의 표기를 존중한 것일까, 아니면 재출간하면서 교정을 안 한 것일까? 


아무튼 오드하우스표기가 너무나 신경이 쓰여서(bother) 애덤스, 도킨스, 우드하우스, 이 BBC 3S의 연결 고리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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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즈음 2026-07-15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히치하이커 사 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올해 도전해봐야겠네요.

cyrus 2026-08-03 06:56   좋아요 1 | URL
읽다가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속독했어요. 책을 여러 번 봐도 더글러스 애덤스의 유머를 이해하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네요. ^^;;
 




인간의 학명(學名)슬기로운 사람(Homo sapiens)’이다이 학명은 인간만 쓸 수 있는 별명이 되었다호기로운 인간은 동물들 앞에서 꺼드럭거린다. 넌 동물이고, 난 인간이야.” 우리는 지구상 유일한 이성적 존재이며 언어를 쓰고 있어서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학명이 어울리지 않는 헛똑똑이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려서 화를 자초한다. 가짜 정보에 잘 속는다. 우리는 항상 착각하면서 살아간다슬기로운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는 착각. 이런 착각을 학술 용어로 종차(種差)’라고 한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외계 생명체를 외계인으로 가정한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 외계인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며 우리처럼 비슷하게 생활한다.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똑똑한 외계인을 우러러본다. 그래서 아득한 옛날에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 고대 사람들에게 현대 문명에 걸맞은 엄청난 기술을 전수했다고 주장한다. 초고대 문명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땅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들)가 외계인과 고대 사람들의 합작품으로 보인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18번째 책]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 2005, 합본)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책세상, 2004)


*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책세상, 2004)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거만하게 굴면서 외계인을 우주의 슬기로운 사람으로 추앙하는 인간의 착오를 풍자한다애덤스의 대표작인 코믹 SF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 1권의 23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우화(寓話).


지구에 사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돌고래보다 지능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돌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높다. 돌고래들은 지구가 보곤(Vogon)’이라는 외계 종족에 의해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착한 돌고래들은 인간들에게 경고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언어가 없는 돌고래의 의사소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돌고래들은 지구인들에게 경고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남긴다돌고래들은 뒤로 두 번 공중제비를 돌면서 고리를 통과하고, 행진곡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 and Stripes Forever)>를 휘파람으로 분다. 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를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면 이렇다.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는 히치하이커4권의 부제가 된다.


히치하이커라디오 드라마로 처음으로 공개된 1970년대 중후반에 살았던 사람들은 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렇지만 고래를 오랫동안 관찰한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 린다 살츠먼 세이건 외, 김명남 옮김 지구의 속삭임(사이언스북스, 2016)




라디오 드라마 버전 히치하이커가 방송되기 일 년 전인 1977에 고래의 뛰어난 지능이 처음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해에 미국은 우주 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를 발사했다. 두 대의 탐사선에 지구의 소리(The sounds of earth)’라는 이름이 붙여진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가 실려 있었다.







골든 레코드는 우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지구인들의 마지막 메시지. 골든 레코드에 지구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한국어 안녕하세요를 포함한 55가지 언어의 인사말, 지구에 살면 들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리, 지능이 높은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녹음되었다.




























* 칼 세이건, 홍승수 옮김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06)

 

* 앤 드루얀, 김명남 옮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사이언스북스, 2020)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이상헌 옮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사이언스북스, 2022)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김혜원 옮김 혜성(사이언스북스, 2016)




골든 레코드 개발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기술 감독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외계 문명)의 수를 계산한 드레이크 방정식을 제안한 프랭크 도널드 드레이크(Frank Donald Drake). 창작 감독은 세이건과 함께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Cosmos)를 제작한 앤 드루얀(Ann Druyan), 레코드에 실릴 인사말을 구성하는 작업은 린다 살츠먼 세이건(Linda Salzman Sagan)이 맡았다







1981년에 세이건과 린다는 이혼했고, 세이건은 이미 오래된 연인앤 드루얀과 재혼했다드루얀과 세이건은 혜성(Comet, 1985),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Shadows of Forgotten Ancestors, 1992, 국역본: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8),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Haunted World, 1995)을 함께 썼다2014, 드루얀은 다큐멘터리의 후속작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Cosmos: Possibl Worlds)을 만들었다. 진행자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다.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노승영 옮김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경이로운 소리들, 진화의 창조성, 감각의 멸종 위기(에이도스, 2023)




고래의 소리를 레코드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사람은 드루얀이다. 그녀는 고래를 동물이 아닌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지적인 이웃들이라고 생각했다. 드루얀은 고래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고래의 인사말을 정치가들과 외교관들의 인사말 사이에 끼워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루얀의 생각에 공감한 해양생물학자 로저 페인(Roger Payne)은 자신이 버뮤다 앞바다에서 녹음한 혹등고래의 소리가 아름답다면서 추천했다








로저 페인은 아내 캐서린 페인(Katharine ‘Katy’ Payne)과 함께 버뮤다에서 혹등고래의 소리를 녹음했다. 부부는 혹등고래의 소리에 인간의 소리처럼 반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혹등고래의 소리를 노래라고 주장했다로저 페인은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혹등고래의 소리를 모아서 편집한 음반을 발표했다. 음반 제목은 <혹등고래의 노래>(Songs of the Humpback Whale).







세이건도 드류얀의 생각에 동의했다. 골든 레코드에 실린 혹등고래의 노래는 UN 대표들의 인사말 다음에 나온다. 세이건의 표현대로 혹등고래는 지구에서 우주로 인사말을 보낸 지적인 종이 되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107번째 책]

* 허먼 멜빌, 김석희 옮김 모비 딕(작가정신, 2024)


* 허먼 멜빌, 강수정 옮김 모비 딕(열린책들, 2013)




애덤스는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다음으로 고래에 관심이 많은 작가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흰고래 모비 딕은 실제로 포경선을 침몰시킨 모카 딕(Mocha Dick)’이라는 향유고래를 모티프로 했다. 히치하이커118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향유고래가 등장한다히치하이커의 향유고래는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서 신체 부위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인다(‘이걸 내 배라고 부르자’, ‘이건 꼬리라고 부르자.’). 향유고래가 생각하면서 하는 말은 모비 딕의 유명한 첫 문장이자 작중 화자 이스마엘의 대사 첫 마디(‘Call me Ishmael.’)를 패러디한 것이다.

















*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현대문학, 2024)




애덤스는 멸종위기 동물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환경 운동가였다. 그는 고래 도감을 만든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나는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사람의 여행기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라는 제목의 책이 되었다. 이 책에 중국에 간 애덤스와 카워다인이 양쯔강돌고래의 소리를 녹음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을 처음 방문한 애덤스는 온갖 소음에 엄청나게 괴로워하는데, 그는 청각이 유독 발달한 양쯔강돌고래도 중국인들이 만든 소음에 괴로워할까 봐 우려한다.


















* 톰 머스틸, 박래선 옮김 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과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방법(에이도스, 2023)

 


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고래가 소리를 내면서 주변에 있는 동족들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고래는 청각이 유독 뛰어나서 메아리 형태로 나타나는 바닷속의 소리를 감지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인간은 모든 고래의 소리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귀는 고래 소리의 높낮이를 느끼지 못한다. 고래 소리의 높낮이는 사투리와 비슷하다. 고래 박사들은 소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고래소리 종족(vocal clan)’이라고 부른다. 바다 위를 지나가는 배와 바닷속을 돌아다니는 잠수함에서 나는 소리는 고래들의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이다. 청각이 예민한 고래는 배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소리를 동족이 내는 소리로 착각한다. 고래는 대화를 시도하려고 배에 접근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우리는 고래가 배만 보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난폭하고 무식한 동물이라고 오해한다.







고래도 인간처럼 말한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볼 정도로 똑똑하다. 고래는 지구에 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보다 영리한 지구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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