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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95년 이미 71세에 이른 칸트가 영원한 평화의 실현을 바라며 쓴 저작. 칸트에 의하면 국가 간에는 법적 질서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 쉽고, 일어난 경우에는 서로 자기의 정의를 주장하여 언제까지나 전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 쉽고, 일어난 경우에는 서로 자기의 정의를 주장하여 언제까지나 전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섬멸전으로 되기 쉽다. 그러므로 우선 전쟁을 방지하고 영원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지반을 구축해야 한다. 칸트는 이를 위한 구체적 조건으로서 제 1장에서 여섯 가지 예비조항을 제시한다... 이어서 칸트는 제2장에서 이와 같이 하여 준비된 지반 위에서 영원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 확정 조항을 제시한다... 칸트의 평화론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영원한 평화가 이성에 기초한 "도덕적 목적"이며 그 실현이 아무리 곤란하더라도 모든 노력을 기울여 그에 접근해야만 한다는 것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자각을 접근해야만 한다는 것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자각을 촉구한 데 놓여 있다.(p278) <칸트 사전> 中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 ~ 1804)는 그의 저서 <영구 평화론 Zum  ewigen Frieden. Ein philosophischer Entwurf>를 통해서 국가 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조항들을 제시하고 있다. 칸트는 영원한 평화를 위해 6개의 예비 조항과 3개의 확정 조항을 제시하는데, 이들 조항은 도덕과 정치간의 관계에서 기초한다.

 

 도덕은 우리가 그것에 따라야만 하는 무조건적인 명령적 법칙의 총체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의미에서 그 자체로 이미 실천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의무의 개념에 권위를 부여하고 난 후, 우리가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핑계를 대는 것은 명백하게 불합리하다.(p63) <영구 평화에 관한 도덕과 정치간의 대립에 관하여> 中


 칸트는 정언명령(定言命令, Categorical Imperative)에 기반하여 도덕이 정치보다 우선했을 때 영원한 평화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덕적인 정치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도덕가는 생각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을 통해서 우리는 칸트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정치적 도덕가는 도덕적 정치가가 당연하게 중단한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하며, 이로 인해 원칙을 목적에 종속시키기 때문에 정치를 도덕과 일치시키려는 그 자신의 의도가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데서, 모든 악이 생겨나는 것이다... "네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되게 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고 하는 원리에서 출발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p73) <영구 평화에 관한 도덕과 정치간의 대립에 관하여> 中


 인간의 권리는, 비록 그것이 지배 세력에게 아무리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할지라도 신성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들은 여기에 타협해서 실용적으로 제약된 법이라는 중간 노선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는 도덕 앞에 무릎을 꿇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정치는 비록 완만하기는 해도 영원히 빛나게 될 단계에 도달할 것을 희망할 수 있다.(p79) <영구 평화에 관한 도덕과 정치간의 대립에 관하여> 中  


 이러한 칸트의 사상은 루소의 사상과 더불어 유럽 정치사에서 이상주의의 뿌리가 되었다. 이상주의에서는 특히 '여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이상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근거하여 '이익의 조화'라는 명제를 도출하였으며, 이는 경제학에 있어서 '자유무역'과도 통하는 주장이었다.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12 ~ 1778)와 칸트 모두 전쟁이란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국민들의 이익은 돌보지 않는 군주들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공화정(共和政)에서는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들은 여론이 제 효과를 발휘하면 그것으로도 전쟁을 막기에 충분하다고 믿었다.(p48) <20년의 위기> 中 


 4년 후 윌슨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이었던 브라이언(William Bryan, 1860 ~ 1925)이 새로운 조약안을 제안했다. 이 조약안은 사람들이 흥분한 상태에서는 이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일단 냉각기를 거치면 이성이 국제여론이란 모습으로 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었다.(p56) <20년의 위기> 中


 18, 19세기의 이상주의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이상과 같은 불만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최대 다수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합리적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상충되는 두 입장을 이처럼 종합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에게 최고의 이익과 사회의 최고 이익은 자연 발생적으로 같다는 주장에 의해서 가능해졌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이익의 조화 (harmony of interest)]라는 명제이다.(p69)...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무의식적으로 전체 사회의 이익을 이루듯이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개별 국가들도 인류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고 믿었다. 세계자유무역론의 근거는 바로 개별 국가의 경제적 이익이 극대화될 때 전체 세계의 경제이익도 극대화된다는 믿음에 있었다.(p72) <20년의 위기> 中 


 20세기 초반 세계 정치외교을 중심에 있었던 이상주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1929년 세계경제대공황으로부터 고전학파 경제학이 붕괴하고 케인즈 경제학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는 '이익의 조화'에 대한 이상주의 사상 역시 도전을 받게 되었다.


 1930년대의 붕괴는 특정 개인의 작위나 부작위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압도적이고 엄청난 사건이다. 그것의 붕괴는 그것이 기반한 모든 명제의 파산을 의미한다. 19세기 신념의 기반이 의심받고 있다. 사람들이 어리석거나 사악하여 옳은 원칙을 따르지 못하거나 안 한 때문이 아니라 원칙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이 국제정치에 대해 올바르게 사고한다고 올바르게 행동한다는 보장이 없다. 사람들이 자신의 혹은 자국의 이익을 올바르게 추론한다고 해서 그것이 세계의 낙원을 보장하지 못한다.(p65) <20년의 위기> 中


 경제적으로 자국의 산업이 상대국에 대해 절대 또는 비교우위에 있을 때 이들은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이들은 정치적으로 이상주의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상대국에 비해 절대 또는 비교우위에 놓여 있는 이들은 보호무역주의 또는 산업보호주의를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헤겔로부터 출발하는 현실주의 사상을 주장하였다.


 이성이 신의 소명을 대체함에 따라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 1831)은 합리적인 역사과정의 인식에 기반한 철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질서정연하게 반복되는 과정을 전제한 헤겔은 역사를 이끌어 가는 힘을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형이상학적 존재로 추상화하는 정도에 만족했다. 그러나 일단 현실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자리를 잡은 이상 추상적인 시대정신을 모종의 물리적 힘으로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p96) <20년의 위기> 中 


 철두철미한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치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또 가장 이상한 교훈이다. 철저한 현실주의는 모든 정치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네 가지 요소를 배제한다. : (1) 확고한 목표, (2) 정서적 호소, (3) 도덕적 판단, 그리고 (4) 행동의 기준이 그것이다.(p123) <20년의 위기> 中


 정치, 경제적으로 이처럼 대립되는 듯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는 각각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한계는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이상과 현실을 동시에 고려하기 위해서는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극단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인 E.H 카(Edward Hallett Ted Carr,1892 ~ 1982)의 주장이다. 


 우리는 모든 건전한 정치사상은 이상과 현실 모두에 기반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상주의가 공허하고 특권층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참을 수 없는 겉치레가 되면 현실주의는 그 가면을 벗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순수한 현실주의는 적나라한 권력투쟁 외에는 대안적인 모습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란 불가능해진다.(p128)... 정치란 결코 서로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판에 떨어져 존재하는 이상과 현실이라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목표와 제도, 즉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치적 사고에 장애가 되는 것은 없다.(p129) <20년의 위기> 中


 세계질서를 논의하면서 국력의 요소를 무시하는 것이 이상론이라면 도덕의 요소를 무시하는 것은 현실주의의 현실주의답지 않은 비현실적 성격이다... 국제질서도 권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 국제질서도 상당한 정도의 일반적 동의를 필요로 한다. 도덕과 권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숙명적 이중성이다.(p295)... 국제적 조정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길은 경제회복의 길에 있는 것 같다... 미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윤의 창출이라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위해 커다란 자본투자가 있었다.(p297) <20년의 위기> 中


 칸트에 따르면, 영원한 국제 평화는 도덕이 정치에 우선한다는 사상적 기반에서 여러 국가들이 조약을 맺어 유지할 수 있다. 반면, E.H.카에 따르면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도덕과 권력을 모두 고려해서 정치를 해야 하며, 국제 정치의 방향은 고용을 통한 사회 전체의 번영을 향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이 국제관계를 전적으로 지배하는 한 다른 모든 이들을 군사적 필요에 종속시키는 것은 위기를 악화시키고 전쟁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강화시킬 것이다. 반면 일단 권력문제가 해결되면 도덕이 그 역할을 재개하여 상황은 절망적이지만은 않게 될 것이다. 경제적 이익이 사회적 목적에 종속된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좋은 것이 항상 도덕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이제 국내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적용되어야 한다.(p298) <20년의 위기> 中


 정언명령에 근거한 칸트의 평화사상은 냉정한 국제 정치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말한 E.H.카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칸트의 이상주의가 없었다면, E.H카의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균형 주장 역시 없었을 것이다. 칸트 사상의 의의는 세계 평화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않던 시절 처음으로 인류평화를 주장한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며, E.H.카의 주장은 이러한 평화주의 사상과 경제적 현실을 고려한 구체적인 국제 평화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인가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이 동북아 지역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영구 평화론> 과 <20년의 위기>는 우리가 가야할 평화의 방향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주는 고전(古典)들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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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8 0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5-30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성과 감정은 칼로 자르듯 나뉘지 않죠. 직관과 합리가 종합적 사고로 작용하듯이. 수많은 사람들의 판단이 작용하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뫼비우스의 띠같기도 하고요. 그의 주저 진행을 보면 칸트도 이 딜레마를 모르진 않았다고 봅니다.
근친상간만 해도 진화적 문제(유전적 변형)에서 발생한 터부에서 사회 구조로 섞여 들면서 도덕 관념으로 굳건해져 있죠. 몰랐는데 피터 싱어 <더 나은 세상> 보니 한국에서는 친족이더라도 성인 간 합의에 의한 성 관계는 죄가 아니더라는? 그렇더라도 사회적 혐오를 피할 수 있을까요. 동성동본 결혼도 최근까지 그러했는데. 이런 복잡한 이해 관계에 따른 도덕, 윤리의 혼란을 생각할 때 칸트가 제시한 초국가적 보편 도덕 성립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한 공리이긴 합니다. 늘 그렇듯이 인간의 문제는 공통의 합의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 삐끗하면 전체주의가 될 수도 있고.
환경 보존, 고기를 먹지 말고 모두가 채식으로 바꾸자 등등의 뛰어난 문제 해결을 제시해도 자국의 이익,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인권 내세우면 또 공염불... 국제합의기구의 이해타산적 모습과 결과를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세상 참 지지고 볶고죠ㅡㅜ

겨울호랑이 2018-05-30 20:37   좋아요 1 | URL
칸트가 <영구 평화론>에서 말한 평화를 이루어 내는 힘의 기원은 <실천이성비판>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인간 진보의 역사를 만들어 내는 합리적 이성을 칸트는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부과한 도덕 법칙의 요구라는 측면에서 칸트는 평화를 바라봤기에,칸트에게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는 장애는 아니었을까 여겨지네요. 이성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칸트였기에 감정은 고려허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만,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 조금 더 공부를 해서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제국
스티븐 하우 지음, 강유원.한동희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 "제국", "제국주의"라는 말은 가장 일반적으로 힘있는 국가나 사회와 그렇지 않은 국가나 사회 사이의 일정한 (그리고 모든) 형태의 관계를 언급하는데 사용되어왔다.(p38)... 여기에는 두 가지 더 깊은 뜻이 들어 있다. 하나는 어떤 경쟁권력도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주권"이다... 다른 하나는 그 용어를 아주 드러내놓고 종교적으로 사용하는 데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보편성에 대한 갈망"이다. 제국 바깥의 모든 이들은 야만인이며 미개인이었다.'(p39)


[사진] 만리장성 ( 출처 : http://blog.donga.com/kyujanghan/archives/10300)


 <제국 Empire>는 스티븐 하우 (Stephen Howe, 1958 ~ )가 저술한 제국주의에 대한 입문서(入門書)다. <제국>은 쉽고 간결하게 제국과 제국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되는 '명료한 개념정리'를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본다.


1. 제국 帝國 Empire


 제국(帝國)과 거대 왕국(王國)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자는 제국은 '핵심부-주변부'의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고 해석한다. 제국의 질서가 '수직적 관계'라면, 연방(聯邦)의 질서는 '수평적 관계'가 될 것이다. 


 '제국은 분명 거대한 것이어야 하고, 이전의 별개 단위들에서 형성된 복합된 실체여야 한다. 인종, 민족, 문화, 종교의 다양성은 제국의 본질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 다양성은 대등한 것들이 나란히 공존하는 형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핵심부"와 "주변부" 사이에 지배관계가 없다면, 그 체제를 제국이 아니라 "연방"으로 불러야 할 것이다.'(p41)


저자는 책 전반에서 '제국'이라는 개념을 경제 / 정치(經濟 / 政治)적인 면으로 한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문화제국주의' 등 여러 면으로 제국주의의 개념이 확대적용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오늘날 식민주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때로 경제적/정치적 힘들에 대한 상대적인 경시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많은 면에서 제국은 아주 특별하게도 정치적인 현상, 국가의 문제였다. 내가 앞서 제안했듯이 제국에 대한 정의의 핵심은 식민화하는 국가가 자신이 합병했던 영토에서 정부의 권력을 완전히 가져갔다는 점이다.'(p211)


 본문에서  경제 / 정치의'핵심부-주변부'라는 관계틀에서 저자는 제국, 제국주의, 식민주의, 식민화, 신식민주의 등 제국과 관련된 용어를 본문에서 정리하고 있는데, 해당 정의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제국이란 광대하고 복합적이며, 하나 이상의 인종 또는 민족을 내포하는 정치단위로, 주로 정복에 의해 창출되고, 지배하는 중심과 예속되는 (때떄로 지리상으로 멀리 떨어진) 주변부들로 나뉜다... 제국주의는 그런 거대한 정치단위들을 만들어내고 뒷받침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가리키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한 민족이나 국가가 다른 민족이나 국가를 간접적으로 통제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p65)


 '식민주의는 더 한정된 개념이고, 엄격하게 말하면 정치적인 것이다. 그것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통치하는 체제이며, 그 체제에서 전자는 후자에 대해 배타적인 통치권을 행사할 권리와 그 운명을 좌우할 권리(보통은 정복에 의해 세워지는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식민화는 이주민들이 자신이나 조상들의 국가와 강한 연결고리들을 유지하고, 그러한 연결고리들을 통해 그 영토의 다른 거주민들에 대한 상당한 특권을 얻게되는 대규모의 인구 이동과 관계가 있다.'(p67)


 '신식민주의는 냉전 논쟁에서 여기저기 함부로 쓰이면서 사람들의 호감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아직도 외부 세력(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로 이전의 식민 통치자)이 예전에 사용했던 공개적인 지배방식과 매우 흡사한 방식으로, 여전히 커다란 영향력(물론 반쯤은 이것을 숨기겠지만)을 탈식민주의의 상황들에 꽤 유용할 수도 있겠다.'(p68)


2. 근대를 읽는 4개의 키워드 : 제국(帝國), 자본(資本), 과학(科學), 기독교(基督敎)


 <제국>에서 저자가 말한 내용을 현대 정치세계에 적용한다면, 미국의 각 주(州)의 관계는 동등하기에 이들은 연방을 이루어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제국의 핵심부를 이루고, 한국 / 영국 / 일본/ 호주 등 우호국들은 미(美)제국의 주변부를 구성한다는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는 영토를 병합해서 제국의 범위를 명확하게 확정시킬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영토의 개념에서 벗어난 '현대 제국주의'를 정의한다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과거 중국에서 장성 밖을 '오랑캐 땅'이라 불렀다면, 현대 미국에게 '오랑캐'는 누구일까. NATO나 NAFTA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모든 국가들일까. 제국의 질서 밖에 있는 이들 오랑캐들을 제국의 질서에 편입시키는 것이 현대 미국의 정책방향일까. 아니면, 되도록 많은 것에서 손을 떼고, 정치/경제적 이득만 추구하는 것이 미국제국주의의 방향일까. 현대의 제국과 관련한 많은 질문들이 두서없이 떠오르지만, 이 부분은 좀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기에 다음 과제로 미뤄두도록 하자.



[사진] NATO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가 '근대화(近代化)'를 '제국', '자본', '과학', '기독교'라는 4개의 키워드로 크게 정리한다면, 현대 정치 사상에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국'에 대한 공부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제국>은 간결한 설명과 명확한 용어 설명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근대화의 4개 키워드 중 하나인 '제국주의'를 잘 소개한 좋은 입문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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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어? 문제는 선거제도야>는 비례 민주주의 연대에서 발행한 소책자이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고 있다. 이 책자의 핵심 내용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국회의석비율을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p11)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다수결 투표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책에서 소개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이외에 추가적으로 적용되었으면 하는 제도 개선안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1. 연동형 비례 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국회의 총의석이 100석, 지역구가 50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A정당은 "정당 투표"로 얻은 득표율이 30%, 지역구 20명 당선이라면, A정당은 일단 총의석 100개의 3%인 30석을 확보한다. 그 중 20석은 지역구 의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10석은 A정당의 비례대표후보들이 채우게 된다.'(p16)


[그림] 연동형 비례 대표제


소책자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장점은 '공정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 '정책의 질(質)이 좋아진다', '지역구도가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등을 제시한다. 책에서 제안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이외에 추가적인 제도 개선안을 살펴보자. 


2. 다수결 투표의 대안 : 승인 투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현재 투표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승인 투표'제다. 승인 투표제는 일종의 누적투표법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자신의 선호에 대해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다. (관련 내용 : http://blog.aladin.co.kr/702641187/9281752)


'예를 들어, "승인투표(approval voting)"는 각 투표자가 후보마다 하나의 표를 던지는 제도이다. "투표자 한 사람이 한 표"에서 "한 후보에 한 투표"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한 명의 투표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자에게 모두 "승인하는" 표를 던질 수 있다.... 파울루스가 훨씬 좋아하는 제도는 누적투표법(accumulative voting)이다. 이 제도에서 투표자는 자신이 강렬한 지지를 보내는 후보자(또는 쟁점)에게 여러 표를 누적해서 던질 수 있다. 이 제도 에서는 투표자가 가장 중요한 논점에 초점을 두는 것이 가능하다.'<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 (p131)


 아직 일반선거에는 승인 투표가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상법(商法)에는 이미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집중투표제도를 상법 제382조의 내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회사 정관에서 이를 배제하는 경우에는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시행하고 회사 수는 매우 적다. 향후 경제 민주화가 진행된다면,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 확대시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집중투표제가 보다 널리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선거권의 변화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집중투표제도(集中投票制, cumulative voting)는 이사를 선임함에 있어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는 1주 1의결권의 원칙에 대한 예외이며 소수파 주주도 자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이사로서 선임하여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2명 이상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는 1주마다 선임예정 이사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의결권=보유주식 수×이사후보수) 이 의결권을 후보자 한 사람 또는 몇 명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하여 득표 수에 따라 차례로 이사를 선임하게 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대한민국 상법 제382조의2(집중투표) ① 2인 이상의 이사의 선임을 목적으로 하는 총회의 소집이 있는 때에는 의결권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하여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③제1항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이사의 선임결의에 관하여 각 주주는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 그 의결권은 이사 후보자 1인 또는 수인에게 집중하여 투표하는 방법으로 행사할 수 있다.

④제3항의 규정에 의한 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에는 투표의 최다수를 얻은 자부터 순차적으로 이사에 선임되는 것으로 한다.'



3. 전체 국민에게 1표를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전체 선거인구 중 노령인구의 비중이 늘어가면서 일부에서 노인 선거권 제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권리를 자격증 연령 제한처럼 임의적으로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바꿔서 노인 선거권제한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1표씩 행사하도록 하도록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이 생각의 기원은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  대표없이 과세도 없다."이다.


'국민 스스로 선출한 국회의원의 승인없이 정부가 국민에게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념 자체는 13세기에 제정된 <마그나 카르타 Magna Carta〉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이후 영국법에서 오랫동안 인민의 권리 하나로 보장해 오고 있었다.' (출처 : 위키피디아)


 현재 선거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18세 이하의 국민들은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경제적 의무(세금)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비록 출산장려등으로 일시적으로 기저귀 등 일부 품목에 대한 부가세가 면세(2016년 현재)되고 있으나, 대부분 이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품목에는 부가세의 형태로 과세된다. 그 결과 미성년자들과 보호자들은 직/간접형태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반면, 정치적 견해에 대한 반영은 '1인 1표'라는 원칙에 따라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국가의 여러 정책들은 현재 선거권을 가진 노령인구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입안(入案)되고 있고, 이렇게 결정된 정책의 부담은 미래세대의 몫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소외된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현재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 중 하나로 '양육권자에게 자녀 수만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18세 연령자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는 논의와는 별도로 선거권을 부여받지 못한 국민들은 양육권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경우 유권자 지도는 어떻게 바뀔까? 다음은 국가통계포털의 '2015년 인구총조사' 자료 중 일부다. 그 중 전체 49,705,663명(내국인) 인구 중 19세 이하 인구는 10,077,252명으로  전체의 20.3%에 이른다. 이 중에서 19세는 선거권이 있으니, 선거권이 없는 미성년 인구를 대략 900만명으로 가정하면, 약 900만명의 유권자가 새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201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6,569,082명으로 13.2%다. 현재 노령층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생겨난다면, 정치권은 이들을 도외시한 정책을 수립하지 못할 것이다. 


[표] 2015년 인구총조사 자료 가공( by 겨울호랑이) , [출처 : 통계청,국가통계포털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IN1503&conn_path=I3]


 이 경우 양육권자에게 투표권을 줄 경우, 부부(夫婦)가 자녀를 양육할 때 투표권의 귀속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한국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맞벌이 가정의 경우 어머니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의 교육 문제 등에 대해 대체적으로 어머니들이 아버지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어머니들이 자녀의 권리를 더 합리적으로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게 된 시초는 '유치원 공약'문제였다. 대부분 아버지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어머니들은 '단설'과 '병설'의 차이와 영향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했고, 이를 비판했다. 그리고, 이후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내리막을 달리게 되었다. 어머니들이 아버지들에 비해 자녀의 교육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 결과 정치적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것이 '유치원 공약 문제'라 생각된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어머니들의 자녀 투표권 행사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략 900만명의 표가 새로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 표가 대부분 여성 유권자의 증가로 이어진다면 우리 사회 소외받은 계층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실제적 권리 개선 이후 우리 사회의 인식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비록, 짧은 개인의 생각이고 실제 적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많은 산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선거 제도의 문제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1999~2009년 10년 사이 남성의 가사노동과 자녀돌봄 시간은 각각 하루 7분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204분으로 남성의 7.8배에 달했다.' (한국일보 2015년 3월16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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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5-14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가지 다 마음에 드는데요. 그중에서도 연동형이 실현가능성이 높고 또한 비용 면에서도 깔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동형비례가 되어야 사표 심리 발생하지 않아서 좋고 선거권자도 마음 정한 후보 있는데 그놈의 사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서 찜찜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고 말입니다. 그리고 선거할 수 있는 나이도 대폭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 한 16세로 내렸으면.. 사실 현대 사회가 청소년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배제하는 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6세가 되어야 비로소 정치인들도 한 표를 위해 그들을 위한 정책을 쏟아낼 것 아닙니까..왜 식당 같은 데 가면 12세 미만은 금지.. 이런 식당들 있잖아요. 이것 사실은 굉장히 차별이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05-14 13:00   좋아요 2 | URL
^^: 네 곰곰발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현재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도가 큰 무리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도라 생각됩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한 걸음씩 차분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 더 멀리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 또한 듭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실제로 16세부터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곰곰발님 의견 또한 전례가 없지 않다고 여겨지네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비해 여성 참정권 행사가 그리 늦은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더라도 청소년 정치 참여 역시 선진국 수준으로 보장하더라도 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17-05-14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더 플랜 The Plan (2017)]의 인터넷 공개 파일이 최근 조회수 100만이 되었다고 하니, 대선 국면에서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라 생각된다. 조회수가 많지만, 아직 안 보신 분들도 계시고 이제 막 개봉이 된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더 플랜'의 인터넷 선공개의 의미가 '19대 대선에서 개표부정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고 했을 때 개표부정에 대한 짧은 생각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더 플랜'에서는 선거와 관련한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해킹 프로그램에 의해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작위적으로 결과가 집계될 수 있다는 문제다. 영화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유권자들의 시민감시단으로의 적극 참여와 수검표 후전자검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아마도 제작진은 이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어 사전공개를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대선이 불과 2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검표로의 방법 개편은 인력 편성 등의 문제로 어려워 보인다.  프로세스 개선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으로 전자검표 문제를 확인할 수 없을까? 짧은 생각이지만, '투표소에서 전자 개표 직전 시험 테스트'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한 경우(가령 홍길동 80 / 심청이 20)의 투표용지들를 100매 정도 전자 개표기에서 확인해서 기기의 정상여부를 확인하면 어떨까. 선거감시인단과 각 당의 관계자 눈 앞에서 제대로 인식하는가를 확인 후 개표에 들어간다면 '더 플랜'에서 제기한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 개표 전 3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전체를 수검표하는 인력, 시간에 비한다면 적은 비용이라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고, 투표 과정에서 예상되는 많은 문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세련된 생각도 아니고, 채택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1명의 유권자로서 유권자들의 수많은 의견 중 하나의 방안으로 제안해 본다. 반드시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선관위에서 개표관련한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있는 방안을 투표전까지 만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다른 한 편으로 '더 플랜'이 가져온 사회적 충격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본다.

'더 플랜'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만큼 사회적으로 준 충격도 크다고 생각되고, 충격은 제작진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모두 미치고 있는 것 같다. 긍정적인 측면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표를 지켜야한다는 의식을 일깨웠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반면, 최근 말해지고 있는 '투표 무용(無用)론'은 영화가 가져온 부정적 효과라 여겨진다. 어렵게 투표해봤자 결국 결과는 왜곡된다고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에서 나오는 투표 무용론은 분명 경계해야할 대상이라 여겨진다.


 지난 11월부터 최근까지 우리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 쏟았던 노력을 생각한다면, 5월 4~5일 사전투표일과 5월 9일 투표일에 신분증을 가지고 가서 투표하는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벚꽃 대선'이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일이었음에도 최근에는 대선 후보자들간 네거티브 공방과 검증되지 않은 공약등이 난무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많은 실망감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결과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선(最善)의 방안이 없으면 차선(次善)의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더이상 투표 포기가 또 하나의 선택이 될 수는 없다. 투표 포기는 미래의 잘못된 결과에 대한 면피(免避)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 포기일것이다.


 201년 11월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물려주자고 촛불을 들었고, 우리는 가정의 달인 5월 선거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전투표일인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9일 시간이 안 되는 유권자들은그날 장난감 가게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멋진 장난감을 사줄 것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사전투표를 통해 멋진 나라를 물려줄 것을 고민해야 겠다. 그리고, 본투표일에는 5월 8일 어버이 날에 카네이션 달아드리면서, 부모님들께서 더이상 노후걱정하지 않고 안락한 삶을 드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9일에 투표하는 것이 진정한 어버이날의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망에 행동을 포기하기보다, 주어진 선택지 내에서 선택이 우리가 가야할 길일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제나 이상과 현실은 큰 차이가 있는 법이고 그것을 좁혀가는 것이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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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0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0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4-20 1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투표를 독려하는 인증 사진보다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소신 있게 설명한 이런 글이 더 좋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20 13:40   좋아요 2 | URL
^^: cyrus님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이들이 투표에 참여한다면, 비록 제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기쁠 것 같습니다.

목나무 2017-04-20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플랜> 보고서는 화가 나기보다는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다음날 SBS에서 중앙선관위에서 작정하고 내보낸듯한 공정한 선거와 개표에 대한 광고 목적의 방송을 보고있자니 열불이 나서.......
이번 황금연휴에는 가족들이 다 같이 진지하게 정치에 대해 논해보는 시간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20 14:59   좋아요 1 | URL
오늘 오전에 보니 중앙선관위에서 <더 플랜>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았다는 기사가 검색되네요. 원한다면 18대 대선 결과 용지를 확인하겠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은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선관위의 혁신적인 방안을 기대해 보면서, 우리는 후보들이 현실적인 공약을 제시하는가를 검토해야겠지요^^: 설해목님 감사합니다.
 


[그림]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2호 (출처 : https://brunch.co.kr/@brunchbbak/1)


 박근혜 전(前) 대통령이 탄핵되었습니다. 당연히 탄핵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전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저만이었을까요..


 그동안 촛불집회에 함께 하신 이웃분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태양계 탐사를 마치고 광활한 우주로 들어선 보이저2호 처럼 이제 우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생각합니다. 졸업과 동시에 입학을 하는 것처럼 이제 우리 두 손에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박근혜 탄핵에는 동의하셨던 많은 분들의 '대선'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갈등이 너무나 심각해서 힘들다 느껴질 때는 '촛불집회' 때 하나되어 냈던 지난 순간을 어쩌면 우리는 그리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힘들었던 고3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처럼요.





'어느 길이 그대의 길이 될지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니, 그대 자신이 마음속으로 잘 생각하도록 하세요.(55)...친구들이여! 우리는 재앙에 관한한 결코 무식한 편이 아니오... 그곳에서도 우리는 내 용기와 내 조언과 내 지혜에 의해 벗어났거늘, 생각건대 이번 일도 언젠가는 우리에게 추억이 될 것이오.'(오뒷세이아 제12권 208~212)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지금까지 잘 이겨왔던 우리의 용기와 지혜를 생각하며 앞으로 함께 가자구요!^^: 


이웃분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PS : 박근혜 전 대통형 탄핵 인용 이후 이를 보도한 CNN Main 화면. 미국 언론도 촛불 언론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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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3-10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나라 국민들 정말 대단합니다.
열정적이고 용감하고 정의롭고 게다가..
부지런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0 12:1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해냈습니다. 그 속 안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마립간 2017-03-10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마무리는 또 다른 시작이죠.

직장에서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전대통령을 기득권의 ‘죽은 카드‘로 여기는 분이 계셨지만, 저는 ‘버린 카드‘로 판단했습니다.

제 판단이 맞다면 앞으로 길은 훨씬 더 지난할 것입니다. 어째든 저도 오늘 하루는 편히 보내고 싶군요.^^

겨울호랑이 2017-03-10 12:36   좋아요 2 | URL
^^: 마립간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제는 아마도 ‘탄핵 역풍‘이 불겠지요..마림간님 말씀처럼 쉽지 않은 길이 펼쳐질 것입니다.. 조만간 마음을 다잡아야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시험 결과가 나온 날인만큼, 우리 스스로를 위해 쉬는 하루를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립간님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

AgalmA 2017-03-10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탄핵 인용 90%까진 확신했고 10% 정도 설마...했는데 다행스레 결론났네요^^ 탄핵 인용은 당연하다 싶어 대선을 더 걱정스레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진보주의자들의 의견 차가 더 좁히기 어려운 법이라ㅎ;
보수와 중도 표를 많이 모을 수 있는 안희정 지사 전국적 지지율이 문재인 전 대표와 막상막하라 이거참...그렇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0 13:06   좋아요 1 | URL
^^: 지금 탄핵이후니까 말씀드리지만, 탄핵이 기각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햇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적 분노(탄핵 기각 역풍)로 인해 정권교체 표가 확실하게 결집해서 12월 대선은 ‘정권 교체‘를 확신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그랬다면 몸도 마음도 조금 많이 피곤했겠지요..^^:

2017-03-10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3-10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촛불 집회에 참석하셨던 분들, 이번 주말에는 편안히 쉴 수 있겠어요. 태극기 드는 사람들은 내일 ‘분노의 집회’를 한다던데, 괜히 쓸데없이 모여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곱게 늙지 못한 그들이 딱해 보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0 16:21   좋아요 0 | URL
cyrus님께서도 고생하셨습니다^^: 편한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7-03-10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월 9일에 선거가 예정이라니, 앞으로도 여러가지 일이 많이 남았겠네요. 겨울호랑이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3-10 19:46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많은 일이 짧은 시간 내에 일어날 것 같네요.. 우리를 믿고 나가야겠지요.. 밤이 되니 날이 추워졌어요.. 서니데이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오거서 2017-03-10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이 상기시켜주시는군요. 우주의 기운 운운하던 대통령의 탄핵 역시 우주의 질서 속에 있음을 알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10 20:09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께서도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특히 100만 촛불 전야에 들려주신 레미제라블 ost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오거서님 행복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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