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第四次 産業革命, 영어: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낸 혁명 시대를 말한다. 18세기 초기 산업 혁명 이후 네 번째로 중요한 산업 시대이다. 이 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무인 운송 수단(무인 항공기, 무인 자동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과 같은 6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다.


 세계 경제 포럼 창립자 겸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의 저서 《제4차 산업 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이 네 번째 혁명이 기술 발전에 의해 특징 지어 졌던 이전의 세 가지 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웹에 연결하고 비즈니스 및 조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며 더 나은 자산 관리를 통해 자연 환경을 재생산 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출처 : 위키백과]

  

<4차 산업 혁명의 충격>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4차 산업혁명의 파급 효과,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 변화 등에 대한 내용을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새로운 기술(디제털 제도, 사물인터넷, 모바일 금융 혁명, 합성생물학, 로봇) 등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발전 전망과 필요한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의 충격>의 서문에서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 이전 산업혁명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속도, 범위,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이 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그것과 구별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고 보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그 속도와 범위 그리고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이다. 현재와 같은 비약적인 발전 속도는 전례가 없다. 이전의 산업혁명들과 비교하면, 4차 산업혁명은 산술급수적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모든 나라에서, 거의 모든 산업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혁명에 따른 변화의 폭과 깊이는 생산, 관리, 통제 전반에 걸쳐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예고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연결된 수십억 인구는 전례 없이 빠른 처리 속도와 엄청난 저장 용량 그리고 편리한 정보 접근성을 갖춤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 무한해질 것이다.'(p18)

 

[사진]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아이폰(iPhone) (출처 : ttps://estimastory.com/2013/10/05/therebeaniphone/)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후 1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스마트폰으로부터 파생된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 사실이지만, 한가지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과연 스마트폰이 인류 역사에 가져온 변화는 전례없이 혁명(革命)적인 것인가? 4차 산업에 대한 수많은 낙관적인 전망과 예찬으로 가득한 <4차 산업혁명의 충격>속에서  '기술낙관론에 대한 반박(마틴 울프)' 장(章)에서 이에 대한 답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과거의 혁신은 오늘날 상대적으로 사소한 혁신보다 훨씬 더 큰, 정량화되지 않은 가치를 창출했다. 전화가 없던 세상에서 있는 세상으로의 변화나 석유 램프를 사용하던 세상에서 전등을 사용하는 세상으로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된다. 깨끗한 물과 수세식 화장실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누가 정말 인터넷에 관심을 두겠는가?... 우리가 상대적으로 사소한 우리 시대의 혁신에 감동하는 이유는 과거의 혁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p166)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요즘이다. 2016년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래 이 용어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2016년 말로 기억된다. 2016년 12월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클라우드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을 읽는다는 기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고, 제19대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이와 관련한 공약을 제시하면서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져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전반 모든 분야와 관계를 맺고 있는 듯하다.  마치 4차 산업혁명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  곧 도태(淘汰)될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경제학자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년)의 일화를 떠올리게 된다.


 '1929년 10월 14일 월요일 저녁, 어빙 피셔는 뉴욕의 파크 애비뉴 2번지 건축가 교류 클럽에 도착했다. 그는 예일 대학 경제학 교수이며 동시대 가장 저명한 경제학자로 구매관리자협회의 월례 미팅에서 연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피셔는 인사말이 끝난 후 안타깝게도 주식 시장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장을 언급했다.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는 고원의 경지에 이르렀다(Stock prices have reached what looks like a permanently high plateau.)"

 

피셔의 연설이 끝난 2주 후인 10월 29일 주식은 폭락했다. 그가 말한 ‘고원의 경지’는 ‘끝없는 심연’으로 바뀌었다. 그 후 3년간은 주식 시장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약세장이었다.. '


   많은 이들이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끊임없이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제시하는 이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기업규모에서 2005년 '블루오션 Blue ocean', '6시그마 Sigma' 등의 신경영기법이 제시되었고, 국가 차원에서는 2008년 '녹색성장', 2013년 '창조 경제'라는 구호가 등장했었다. 세계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 세계적인  IT 혁명이 그러한 패러다임의 예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념들이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말하는 여러 현상들이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같은 시대의 우리가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18세기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 ~ 1819)가 증기 기관을 개량하면서, "자, 이제 산업혁명시대다!"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200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림] 제임스 와트와 증기기관( 출처 : http://unibranding.tistory.com/272)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차원으로 가볍게 읽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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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9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7-05-19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레미 시겔 교수의 저 책을 구판(『제레미 시겔의 주식투자 바이블』)으로 읽었는데, 어빙 피셔의 호언장담은 지금 다시 들어도 여전히 배우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존 템플턴 경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네 단어‘라고 말했던 ˝This time it‘s different˝ 라는 문장도 다시금 생각나고요. 그런 착각들이 ‘튤립 파동‘과도 같은 엄청난 버블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되겠지요. 그래도 여전히 지구는 돌고, 4차 산업혁명은 거센 물결로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으니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인 듯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19 14:20   좋아요 0 | URL
^^; 네 oren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oren님 말씀처럼 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발이 딛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항상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겠지요. 다만, 이러한 흐름을 잘 타지 못하고 휩쓸려가는 것은 우리가 경계해야할 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oren 2017-05-19 14:25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 댓글을 보니 갑자기 셰익스피어의 대사 한토막이 떠오릅니다.^^
* * *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소;
놓치게 되면 앞으로 헤쳐가야 할 운명은
얕은 여울에 처박혀 비극으로 점철될 것이오.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가려면,
지금 밀려들어오는 만조를 붙잡아야만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모험은 실패할 것이오.
- 『줄리어스 시저』, <4막 3장> 중에서

겨울호랑이 2017-05-19 15:01   좋아요 2 | URL
^^: orens님 좋은 구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oren님께서 알려주신 글 뒤에 이 구절을 추가해 봅니다.

그러니 이제 정신을 차리고 불행과 공포를 잊어버리시오.
아마 이 고생도 그대들에게 언젠가는 즐거운 추억거리가 될 것이오.
온갖 파란을 겪고, 그토록 많은 위험을 뚫고 우리는 라티움으로 향하니, 그곳에서 운명은 우리에게 안식처를 줄 것이오. - <아이네이스 제1권 202 ~ 205 -

oren님께서 말씀하신 구절은 아마도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기 전에 한 말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줄리어스 시저>를 읽지 않아 조심스럽습니다만, 불확실성한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oren 2017-05-19 17:51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께서 인용해 주신 『아이네이스』의 싯구도 정말 좋군요. 그런데 제가 인용한 셰익스피어의 문장은 안타깝게도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이 아니랍니다. 그는 <3막 1장>에서 죽으니까요. ˝브루투스, 너 마저?˝ 라는 명대사와 함께요. 4막 3장은 <줄리어스 시저>의 ‘진짜 주인공‘인 브루투스가 카시우스(카이사르 암살의 주모자)와 함께 ‘최후의 일전‘을 벌이기 위해 ‘필리피 평원‘으로 군대를 이동시키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브루투스의 대사‘랍니다. 필리피 전투에서 브루투스는 끝내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우스의 군대에 패배한 끝에 장렬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지요.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의 ‘최후‘를 ‘그림‘으로 구경하시고 싶으시면 ☞ http://blog.aladin.co.kr/oren/6884723

겨울호랑이 2017-05-19 18:09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나중에 <줄리어스 시저>를 읽을 때 해당 구절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줄리어스 시저>에서 필리피 평원에서 부르투스의 죽음을 다뤘다면, 또다른 작품인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악티움 해전으로 인한 이들의 죽음이 다루어졌는지도 궁금해집니다.^^: oren님 덕분에 세익스피어의 작품세계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oren 2017-05-19 18:48   좋아요 1 | URL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무대 장면‘이 무려 42번이나 바뀌는(全 42장) 연극으로도 유명하더군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그만큼 ‘전세계를 누비며‘ 연애를 했기 때문인데, 그 가운데 ‘악티움 해전‘을 빼놓을 수는 없죠. ‘막강한 육군 병력‘을 갖춘 안토니우스가 어리석게도 좁은 항구를 가진 ‘악티움‘에서 해전으로 맞붙은 것부터가 잘못이었고, 거기다 한술 더 떠서 그 전쟁에 클레오파트라를 끌어들였다는 점이 더욱 문제였죠. 그리고 그녀가 겁을 먹고 이집트로 달아나니까 ‘자기가 총사령관인 줄도 잊어버리고‘ 그녀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간 것도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고요. 플루타르코스는 그 대목을 가지고 안토니우스를 엄청나게 질타했는데, 셰익스피어는 도리어 ‘세계의 절반 혹은 전부가 걸린 싸움‘도 포기하고 자신의 연인을 먼저 챙기는, ‘세계 최고의 훈남‘으로 잔뜩 미화해 놓았더군요. 하여튼 ‘안토니우스‘는 두 희극에서 한 번은 주연으로, 한 번은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그 남자를 보면 매번 ‘두 가지 생각‘이 겹쳐 떠오릅니다. 진짜 찌질남 같기도 하고 엄청난 훈남 같기도 해서 말이지요.

겨울호랑이 2017-05-19 18:48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한 작가의 작품에서 같은 인물이 그렇게 다르게도 그려지는군요. 안토니우스와 같이 여인으로 인해 평가가 달라지는 ‘당 현종과 양귀비‘를 작품화한다면 참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사 2 - 아리랑 김산에서 월남 김상사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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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史 02>는 2003년 한겨레 신문에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기사를 편집한 책으로 1권에 이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짚어내고 있다. 2권에서는 외국인 차별과 베트남 파병 문제, 독재정권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 독립 투사와 김일 성 문제, 군대와 병역 기피 역사, 학원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파병, 군 비리, 사학 문제 등을 이번 리뷰에서 살펴보자.


1. 반(反) 중국인 폭동과 베트남 파병


 우리는 과거 1923년 발생한 간토대지진(關東大地震) 당시 일본인에 의해 약 6,000명의 조선인이 학살당했음을 '관동대학살'의 이름으로 배웠다. 그렇지만, 우리 역사책은 우리가 저지른  1931년 7월 발생한 만보산(萬寶山) 사건과 이로 인해 발생한 반(反)중국인 폭동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다.


 '왜 전국적으로 발생한 반(反)중국인 폭동이 유독 평양에서만 집중적인 살상극으로 발전했을까? 전국에서 희생자가 고루 발생하였다면 모르지만, 평양에서만 집중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평양의 폭동에 "검은 손"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컸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즉 일본, 특히 만주의 관동군과 연결된 조선 주둔 일본군이 만주침략을 앞두고 조선인과 중국인을 이간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다.'(p23)


  이 폭동의 결과 국제 연맹에 제출된 보고서에 의하면 사망 127명, 부상 393명, 재산피해 250만원이었고, 1930년 말 6만 9천명의 화교인구는 1933년말 3만 7천명으로 급감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우리나라에 화상(華商)의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국세의 90%와 국민소득(NI)의 60%를 화교사업가가 장악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출처 : KOTRA)처럼 국가 경제가 화교 손에 넘어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공정한 시장 경쟁이 아닌 잘못된 민족주의의 결과로 '화교의 이탈'이 발생했다면, 그리고 그 결과 화교의 세력이 약해졌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반성(反省)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또 자주 분노한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분노하고, "일본군 성노예(정신대)"만행에 분노하고, 또 재일동포들에 대개 가해지는 차별에 분노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가해자가 되었던 사건들은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p27)


 지금도 우리는 일제(日帝) 하 위안부 문제와  졸속으로 합의된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로 반성없는 일본을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과거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寬大)한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우리의 잘못을 '베트남 파병'과 당시 한국군에 의해 일어났던 '베트남 민간인 학살 문제'를 통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베트남 학살 문제에 대해 개인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구조적인 접근과 사회적인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에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의 원인을 병사들의 심리상태 등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등한시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한국군의 작전은 1930년대 만주에서 일본군이 조선과 중국의 항일유격대를 대상으로 엄청난 폭력을 수반한 채 진행한 집단부락 건설 중심의 비민(匪民) 분리 전략을 그대로 빼어 닮았다. 한국군의 수뇌부는 일본군, 만주군 출신으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조선인으로 구성된 일제의 유격대 토벌부대인 간도특설대 출신들은 한국군의 수뇌부에 대거 포진했으며, 한국 전쟁 중의 "공비토벌 작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p31)


   베트남 민간인 학살 문제가 제기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문제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비록 아픈 역사지만,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냉철한 반성이 필요하다. 반성없는 우리를 세계는 어떻게 바라볼까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세계는 우리를 이스라엘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스라엘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Holocaust)을 비난하지만, 정작 이스라엘 내의 팔레스타인 人에게 이루어진 무자비한 탄압은 유대인들의 아픈 역사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픈 역사의 청산을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반성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사진] 팔레스타인 분쟁(출처 : http://www.eatoncatholic.org/CatholicNews/view.asp?b_id=3599&offset=0)


2. 국민방위군과 통영함 


  1950년 12월 15일 '국민방위군 설치 법안'에 따라 약 50만명의 장정이 소집되지만, 이들은 군번도 무기도 군복도 지급받지 못한채 100여일 사이에 5만명이 죽고, 수십만명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었다. 


 '각 교육대 간부들은 국민방위군을 며칠씩 수용한 것으로 서류를 꾸며 예산과 식량을 빼돌렸다. 이런식으로 빼돌린 예산이 수사당국의 발표로는 24억원, 국회조사단의 주장으로는 50억원 내지 60억원에 달했다... 부사령관 윤익헌이 100여일 동안에 기밀비 명목으로 쓴 돈이 3억원. 국가기관인 감찰위원회(지금의 감사원)의 1년 예산이 3천만 원가량할 때였다.... <중앙일보> 간행의 "민족의 증언"에는 50만명의 대원 중 2할 가량이 병사나 아사했다고 되어 있고, <부산일보> 간행의 "임시수도 천일"에는 사망자가 5만명으로 되어 있다.'(p180) 


  '국민방위군 사건'은 당시 만연한 군(軍)비리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6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우리는 과연 과거의 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발생한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의 어군탐지기 문제는 지금도 군 비리 문제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일깨워 준다. 


 '국민방위군 사건은 국가권력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또 다른 학살이었다. 이 사건은 다른 학살 사건처럼 방위군 병사들을 총을 들고 죽인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보급품과 식량을 지급하지 않고 횡령해 수만 명을 굶어죽고, 얼어죽고, 영양실조로 병들어 죽게 한 사실상의 학살 사건이다... 자신들의 동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한 태도가 이런 지경이었으니 잠재적인 적이나 통비분자(通匪分者)들로 분류될 수 있는 민간인 집단에 대해 적극적인 학살이 일어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p185)


[사진] 통영함과 어군탐지기(출처 : http://m.blog.naver.com/thaitour/220185952493) 


3. 사학 재단 


 '신흥무관학교(新興武官學校)는 1911년 이상룡을 주축으로 윤기섭, 이시영, 이회영 형제와 김형선, 이장녕, 이장직, 이동녕 등 군인 출신이 중심이 되어 서간도(길림성 류하현)에서 개교한 독립군 양성 기관으로 현 경희대학교(慶熙大學校)의 전신이다. 신흥무관학교의 졸업생들은 서로군정서 의용대, 조선혁명군, 대한독립군,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등에 참여해 무장 독립운동의 한 축을 차지하며 민족 해방에 크게 기여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사진] 신흥무관학교(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ohyh45&logNo=20123575985&parentCategoryNo=23&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우리나라에서 근대 사립학교는 국권 수호와 민중 계몽교육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 많은 사학들이 기득권들의 부(富) 세습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학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5년 사립학교법을 통과시켰으나,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로 재개정된다. 


  '2005년 사학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한 사립학교 법이 통과되었다.  학교법인 이사 중 3분의 1과 감사 2인 중 1인을 교수회,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 등이 참여하는 사학구성원 단체가 추천하여 선임하는 개방형 이사제 및 공익 감사제, 학교 법인 이사 정부를 7인 이상에서 9인 이상으로 확대, 학교법인 임원간 친인척 비율을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은 2007년 재개정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출처 : 위키피디아) 


[사진] 한나라당의 사학법 반대(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2892&table=byple_news)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사학재단의 문제는 타인이 설립한 학교를 불법으로 갈취하고 이를 불법승계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면에서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사학 비리의 모습을 전 대통령 박근혜의 정수장학회(正修?學會)에서 발견하게 된다. 


 '현재(2003년) 사립학교의 학교 운영비를 보면 중/고등학교의 경우 재단 부담금이 2%에 불과하고, 사립대학은 6%에 머물고 있다. 사립학교의 운영비가 실질적으로 등록금이나 시민들의 혈세에 의해 조달되고 있다는 사실은 사립학교들이 개인의 소유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의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에서 잘 드러나듯이 사학재단 관계자들과 수구세력은 언필칭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른 소유권의 절대성을 들먹인다. 그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사학재단의 경영권을 빼앗는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홍위병에 의한 문화혁명" 또는 "인민 위원회의 사학 접수"라는 터무니없는 언사를 써가며 반발하고 있다.'(p224)


 '설립자가 학교를 세우는 순간 학교는 설립자의 재산이라기보다 공익적인 학교법인의 재산이 된다. 민법 규정에 따르더라도 사학 이사진은 사학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일 뿐이다. 백 보를 양보해서 사학재단을 사유재산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특히 분규가 발생한 사학의 경우 현재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설립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거액의 사유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를 설립한 사람들인가 하는 점이다.'(p224)

 

<대한민국 史 02>는 2003년에 씌여진 교양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지적한 문제들이 약 1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문제로 계속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역사는 발전하고 있는가?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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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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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7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7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7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뉴라이트의 실체를 알아보려고 《대한민국사》를 참고한 적이 있어요. 어두운 실체가 치밀하게 활동하고 있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9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겨울호랑이 2017-05-17 14:53   좋아요 3 | URL
<대한민국사>를 뒤늦게 읽고 있는데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에 대한 정리가 쉽게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cyrus님 말씀처럼 우리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혼란스럽기만 했던 어두운 실체들의 정체를 미리 알았더라면, 잃어버린 9년의 시기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드네요.

닷슈 2017-05-17 14: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출간즘에 한권한권 기다리며 보던기억이 나네요 바뀐게없고 악화될거라곤 당시엔상상도못했죠

겨울호랑이 2017-05-17 15:03   좋아요 4 | URL
네 불과 일주일전까지 더 나빠질까 걱정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네요. 다행히 일단 더 뒤로 가는 것은 멈췄지만, 갈 길이 아직도 멉니다..

닷슈 2017-05-17 15:04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시이소오 2017-05-17 2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정말 쓰고싶었던 독후감 인데 겨울호랑이님이 먼저 쓰셨네요.
왠지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5-17 20:57   좋아요 1 | URL
휴, 먼저 쓰길 잘 했습니다. 시이소오님께서 지난 여름 작성하신 <한국현대사산책>처럼 리뷰를 작성하셨다면, 저는 리뷰 대신 아마 100자평으로 정리해야 했을 것 같아요. 시이소오님께서 후에 여유있으실 때 <한현산> 후반부 리뷰를 작성해 주시길 고대하는 1인입니다. 감사합니다.^^:

. 2017-05-26 23:46   좋아요 1 | URL
추억의 리뷰네요..ㅎㅎ 시이소오님의 한현산 리뷰..ㅎㅎ 재미있게 읽었었죠..ㅎㅎ 겨울호랑이님의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리뷰도 재미있었습니다..ㅎㅎ 그러고보니 요새 역사 책 리뷰 쓰시는 분이 없더라는..ㅎㅎ

. 2017-05-26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 책 중에서 가장 쉽게 쓰여진 책이더군요. 너무 글이 잘 읽혀서 한 번에 다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을 읽고 한홍구 선생님의 필력(강의)에 감탄했습니다
. 강의내용을 옮겨 적은 책도 있는데 그 책도 좋더군요.

겨울호랑이 2017-05-26 23:46   좋아요 1 | URL
^^: 네 김영성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핵심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무엇보다도 쉽게 정리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벌써 10년도 전에 쓰여진 책인데 지금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2017-05-26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말입니다.. 국민방위군 사건은.. 현재진행형이죠.. 방산비리 및 군대 고위 간부들의 비리로 말이죠.. 과거에 국민방위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접하고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아마 군대에서 느꼈던 그런 불편함이 역사 속에서도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군요..ㄷㄷ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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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일단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1929년 빛을 보게 되었으며, 거기에는 "양자전기역학"이라는 끔찍한 이름이 붙여졌다.'(p27)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는 제목 그대로 양자전기역학(QED ; Quantum Electrodynamics)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파인만(Richard P. Feynman, 1918 ~ 1988) 은 어려운 수학 대신 이 책에서는 기초적인 확률법칙과 '화살표'를 이용하여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개념은 무엇일까? 전체 4강(講)으로 구성된 본문에서 이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폴 디랙 Paul Dirac은 그의 이론을 통하여 전자가 자기능률 magnetic moment(작은 자석에 의한 힘과 비슷한 개념)을 갖고 있으며 그 세기는 특정한 단위를 썼을 때 정확하게 1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줄리안 슈위거 Julian.S. Schwinger는 "야바위 놀음 shell-game"을 사용하여 처음으로 올바른 자기능률값을 계산해냈다. 그 결과는 1.0116이었는데 이것은 실험치와 매우 비슷한 값이었으므로 우리의 계산법이 옳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었다. 내가 여러분에게 앞으로 설명하게 될 이론이 바로 이것이다.'(p29)


1. 빛은 입자다 


 파인만이 설명하는 '빛 Light'은 눈에 보이는 빛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빛이 파동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파인만은 요청한다.


'내가 말하는 빛이란, 적색에서 파란색에 걸쳐 있는 가시광선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가시광선은 빛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자외선, 적오선, TV파, 라디오파등으로 옮겨간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빛"이다...눈에 보이는 것만이 실재라면 물리학은 당장 와해된다.'(p39)


'나는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점을 여러분에게 강조하는 바이다. 이것을 머리속에 새겨두기 바란다. 특히 학교에서 "빛은 파동처럼 행동한다."고 배웠던 사람들에게 강조한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빛은 정말로 입자처럼 행동하고 있다.'(p41)


2. 빛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가?


[그림2] p43


전등에서 나온 빛이 유리판에서 반사되어 일부가 감지기에 도달하는 실험을 통해 파인만은 부분반사의 개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이러한 부분 반사 현상은 유리판 양면(윗면과 아랫면)에서 이러한 현상을 관찰했을 때 더 극명하게 발견하게 된다.


 가. 부분반사


'실험 결과, 광원에서 곧장 90도 아래 유리판으로 향한 100개의 광자 중에서 평균적으로 4개가 A에 도달하고 96개는 유리표면을 통과하여 B에 도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즉, 이경우에 4%의 광자만이 반사되고 나머지 96%는 유리를 투과한다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 입사된 빛의 일부만이 반사된다는 말인가? 개개의 광자는 A로 갈 수도 있고 B로 갈 수도 있다. 광자는 자신의 갈 길을 어떻게 결정하는가?'(p44)


[그림4] p47


빛의 부분반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인만은 '화살표'를 활용한다. 본문에서 화살표의 길이와 방향은 확률의 크기와 빛의 방향성을 의미한다. 


[그림6] 유리판의 양면에서 일어나는 부분반사현상을 설명하려면,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확률만을 알아내는데 만족해야 한다. 그리고 이 확률은 양자전기역학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화살표 하나를 그려서,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정사각형의 면적이 곧 확률이 된다.(p53)


'어떤 특정한 사건이 일어날 확률과 화살표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화살표의 길이의 제곱과 같다.'(p52)


화살표의 합성 법칙은 다음과 같이 '기본법칙'과 '일반법칙'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기본법칙 :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확률진폭 Probability amplitude"이라 불리는 화살표의 길이의 제곱과 같다. 예를 들어 길이가 0.4인 화살표는 0.16 또는 16%의 확률을 나타낸다.


2) 일반법칙 :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을 때에는 각각에 대해 화살표를 그린 후 화살표의 머리를 다른 화살표의 꼬리에 갖다 붙임으로써 이들을 합성(덧셈)하여 최종 화살표(첫번째 화살표 꼬리에서 마지막 화살표 머리를 이어준 화살표)를 그린다.(갖다 붙이는 순서에는 무관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종 화살표의 길이를 제곱한 값이 곧 사건이 일어날 전체 확률을 나타낸다.'(p71)


'어느 특정한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합성된 최종 화살표 길이의 제곱과 같다. 그리고 최종 화살표는 그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우의 화살표들을 합성하여(또는 더하여) 얻어진다.'(p74)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내용은 [그림24]로 생각된다. 이 내용을 기초로 하여 파인만은 빛의 이중성, 빛의 산란, 빛의 투과 현상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내용은 다음 그림에서 대부분 설명된다.


[그림24] 빛이 거울에서 반사되어 감지기에 도달하는 모든 가능한 경로들이 그림의 상단부에표시되어 있다. 중앙부의 그림은 각 경로에 소요되는 시간을 세로축에 표시한 그래프이다. 그래프 아래에 그려진 화살표는 각 경로에 해당되는 화살표의 방향을 나타내며, 가장 하단에는 이 모든 화살표들을 합성한 최종 화살표가 굵은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최종 화살표의 길이는 주로 E에서 I 사이의 화살표에 의해 생긴다. 왜냐하면 그 사이에 있는 경로들은 길이가 서로 비슷하여 화살표의 방향도 서로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지점은 소요시간이 가장 적은 편에 속하는 경로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므로, 빛이 최단 시간 경로를 따라서 진행한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p78)


 [그림24]를 통해서 파인만은 빛이 입자처럼 운동하고 있으며, 빛은 무한히 많은 경로를 통해 운동하고 있으나. 확률에 따라 실제 우리에게 관측되는 빛의 운동은 최단경로를 따라 진행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에서 파인만은 '빛이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가는데 직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길을 동시에 지나간다'는 사실을 기초로 하여 '전자 자체는 희미하게 퍼져 있는 안개같은 존재이나 빛으로 관측할 때는 뚜렷한 점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다.  


 본 리뷰에서 직접 다루지 않았지만, 간섭현상등을 설명하는 3장, 4장에서는 확률의 덧셈법칙과 곱셈법칙을 이용하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활용되는 확률의 두 법칙은 아래와 같다. 


[확률의 두 가지 합성법칙 rule of composition]


'1) 덧셈법칙 : 한 사건이 여러 가지의 독립적 경로를 통하여 발생 가능한 경우에는 각 경로를 지나갈 확률을 모두 더한다.


2) 곱셈법칙 : 한 사건이 순차적인 여러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 경우에는 각 단계의 확률을 모두 곱한다.'(p128)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강의>는 최소한의 수학(확률의 법칙)과 화살표를 활용하여 양자전기역학(QED)의 핵심(核心)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자물리학의 세계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위해 노력하기보다 양자물리학의 세계가 확정성의 세계가 아닌 '불확정성의 세계'라는 것을 이해하고, '열린 가능성'을 우리가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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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5-15 2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 아니었던가요?
제가 또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ㅎㅎ
아무튼, 빛은 최단 거리가 아닌 최단 시간의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는 이론은 생각할수록 넘 신기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5-15 21:18   좋아요 2 | URL
사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파인만은 이 책에서 그렇게 주장하고 있네요.^^: 빛이 파동이라는 내용이 파인만 사후 70년대에 밝혀진 것인지 아니면 지금도 논쟁중인 부분인지는 추가적으로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5-15 21:26   좋아요 3 | URL
아, 갑자기 깨달았습니다.ㅎ
빛의 속도가 상수일 경우 시간과 거리(공간)가 대칭으로 같은 거죠? 결국 최단 시간과 최단 거리가 다른 표현, 같은 의미이네요. ㅎㅎ

겨울호랑이 2017-05-16 11:47   좋아요 2 | URL
제가 잘못 이해했을수도 있다는 말씀을 먼저드리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인만의 책을 읽다보니 빛이 한 점에서 다른 점에서 이동하는 경로는 확률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든 경우의 수의 합‘이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관측하는 빛의 경로는 이러한 과정의 결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제가 아직 많이 몰라서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을 참고해서 더 공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AgalmA 2017-05-17 16:51   좋아요 2 | URL
현재 정리된 바로는 입자이자 파동인 게 맞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인지하느냐의 문제인 듯하더군요. 상황에 따라 입자로 혹은 파동으로 보이고 해석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때문에 한참 생각해본˝빛의 최단경로 진행설˝은 제게 여전히 결과론적 판단 같거든요. 반사, 산란되는 빛의 성질은 잉여같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말이죠. 빛은 왜 그렇게 많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또 무엇 때문에 최단거리로 가는가 하는 why?가 다시 의문으로 돌아옵니다.

겨울호랑이 2017-05-17 18:24   좋아요 1 | URL
저는 ‘빛은 최단 거리를 포함한 모든 경로로 움직인다.. 다만, 최단 경로와 그 인근에서 운동할 가능성이 다른 경로보다 높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최단 경로 운동이 우리에게 포착된다..‘는 내용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마치 표준정규분포곡선에서 최단경로가 중앙치이고, 중앙치에 많은 사례 수가 모여있는 것처럼 빛 경로의 확률도 분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좀더 상세한 내용은 물론 공부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ㅋ
 

 


<몰랐어? 문제는 선거제도야>는 비례 민주주의 연대에서 발행한 소책자이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고 있다. 이 책자의 핵심 내용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국회의석비율을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p11)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다수결 투표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책에서 소개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이외에 추가적으로 적용되었으면 하는 제도 개선안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1. 연동형 비례 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국회의 총의석이 100석, 지역구가 50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A정당은 "정당 투표"로 얻은 득표율이 30%, 지역구 20명 당선이라면, A정당은 일단 총의석 100개의 3%인 30석을 확보한다. 그 중 20석은 지역구 의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10석은 A정당의 비례대표후보들이 채우게 된다.'(p16)


[그림] 연동형 비례 대표제


소책자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장점은 '공정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 '정책의 질(質)이 좋아진다', '지역구도가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등을 제시한다. 책에서 제안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이외에 추가적인 제도 개선안을 살펴보자. 


2. 다수결 투표의 대안 : 승인 투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현재 투표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승인 투표'제다. 승인 투표제는 일종의 누적투표법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자신의 선호에 대해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다. (관련 내용 : http://blog.aladin.co.kr/702641187/9281752)


'예를 들어, "승인투표(approval voting)"는 각 투표자가 후보마다 하나의 표를 던지는 제도이다. "투표자 한 사람이 한 표"에서 "한 후보에 한 투표"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한 명의 투표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자에게 모두 "승인하는" 표를 던질 수 있다.... 파울루스가 훨씬 좋아하는 제도는 누적투표법(accumulative voting)이다. 이 제도에서 투표자는 자신이 강렬한 지지를 보내는 후보자(또는 쟁점)에게 여러 표를 누적해서 던질 수 있다. 이 제도 에서는 투표자가 가장 중요한 논점에 초점을 두는 것이 가능하다.'<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 (p131)


 아직 일반선거에는 승인 투표가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상법(商法)에는 이미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집중투표제도를 상법 제382조의 내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회사 정관에서 이를 배제하는 경우에는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시행하고 회사 수는 매우 적다. 향후 경제 민주화가 진행된다면,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 확대시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집중투표제가 보다 널리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선거권의 변화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집중투표제도(集中投票制, cumulative voting)는 이사를 선임함에 있어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는 1주 1의결권의 원칙에 대한 예외이며 소수파 주주도 자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이사로서 선임하여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2명 이상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는 1주마다 선임예정 이사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의결권=보유주식 수×이사후보수) 이 의결권을 후보자 한 사람 또는 몇 명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하여 득표 수에 따라 차례로 이사를 선임하게 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대한민국 상법 제382조의2(집중투표) ① 2인 이상의 이사의 선임을 목적으로 하는 총회의 소집이 있는 때에는 의결권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하여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③제1항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이사의 선임결의에 관하여 각 주주는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 그 의결권은 이사 후보자 1인 또는 수인에게 집중하여 투표하는 방법으로 행사할 수 있다.

④제3항의 규정에 의한 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에는 투표의 최다수를 얻은 자부터 순차적으로 이사에 선임되는 것으로 한다.'



3. 전체 국민에게 1표를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전체 선거인구 중 노령인구의 비중이 늘어가면서 일부에서 노인 선거권 제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권리를 자격증 연령 제한처럼 임의적으로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바꿔서 노인 선거권제한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1표씩 행사하도록 하도록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이 생각의 기원은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  대표없이 과세도 없다."이다.


'국민 스스로 선출한 국회의원의 승인없이 정부가 국민에게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념 자체는 13세기에 제정된 <마그나 카르타 Magna Carta〉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이후 영국법에서 오랫동안 인민의 권리 하나로 보장해 오고 있었다.' (출처 : 위키피디아)


 현재 선거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18세 이하의 국민들은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경제적 의무(세금)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비록 출산장려등으로 일시적으로 기저귀 등 일부 품목에 대한 부가세가 면세(2016년 현재)되고 있으나, 대부분 이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품목에는 부가세의 형태로 과세된다. 그 결과 미성년자들과 보호자들은 직/간접형태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반면, 정치적 견해에 대한 반영은 '1인 1표'라는 원칙에 따라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국가의 여러 정책들은 현재 선거권을 가진 노령인구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입안(入案)되고 있고, 이렇게 결정된 정책의 부담은 미래세대의 몫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소외된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현재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 중 하나로 '양육권자에게 자녀 수만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18세 연령자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는 논의와는 별도로 선거권을 부여받지 못한 국민들은 양육권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경우 유권자 지도는 어떻게 바뀔까? 다음은 국가통계포털의 '2015년 인구총조사' 자료 중 일부다. 그 중 전체 49,705,663명(내국인) 인구 중 19세 이하 인구는 10,077,252명으로  전체의 20.3%에 이른다. 이 중에서 19세는 선거권이 있으니, 선거권이 없는 미성년 인구를 대략 900만명으로 가정하면, 약 900만명의 유권자가 새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201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6,569,082명으로 13.2%다. 현재 노령층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생겨난다면, 정치권은 이들을 도외시한 정책을 수립하지 못할 것이다. 


[표] 2015년 인구총조사 자료 가공( by 겨울호랑이) , [출처 : 통계청,국가통계포털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IN1503&conn_path=I3]


 이 경우 양육권자에게 투표권을 줄 경우, 부부(夫婦)가 자녀를 양육할 때 투표권의 귀속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한국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맞벌이 가정의 경우 어머니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의 교육 문제 등에 대해 대체적으로 어머니들이 아버지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어머니들이 자녀의 권리를 더 합리적으로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게 된 시초는 '유치원 공약'문제였다. 대부분 아버지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어머니들은 '단설'과 '병설'의 차이와 영향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했고, 이를 비판했다. 그리고, 이후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내리막을 달리게 되었다. 어머니들이 아버지들에 비해 자녀의 교육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 결과 정치적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것이 '유치원 공약 문제'라 생각된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어머니들의 자녀 투표권 행사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략 900만명의 표가 새로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 표가 대부분 여성 유권자의 증가로 이어진다면 우리 사회 소외받은 계층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실제적 권리 개선 이후 우리 사회의 인식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비록, 짧은 개인의 생각이고 실제 적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많은 산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선거 제도의 문제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1999~2009년 10년 사이 남성의 가사노동과 자녀돌봄 시간은 각각 하루 7분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204분으로 남성의 7.8배에 달했다.' (한국일보 2015년 3월16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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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5-14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가지 다 마음에 드는데요. 그중에서도 연동형이 실현가능성이 높고 또한 비용 면에서도 깔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동형비례가 되어야 사표 심리 발생하지 않아서 좋고 선거권자도 마음 정한 후보 있는데 그놈의 사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서 찜찜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고 말입니다. 그리고 선거할 수 있는 나이도 대폭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 한 16세로 내렸으면.. 사실 현대 사회가 청소년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배제하는 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6세가 되어야 비로소 정치인들도 한 표를 위해 그들을 위한 정책을 쏟아낼 것 아닙니까..왜 식당 같은 데 가면 12세 미만은 금지.. 이런 식당들 있잖아요. 이것 사실은 굉장히 차별이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05-14 13:00   좋아요 2 | URL
^^: 네 곰곰발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현재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도가 큰 무리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도라 생각됩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한 걸음씩 차분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 더 멀리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 또한 듭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실제로 16세부터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곰곰발님 의견 또한 전례가 없지 않다고 여겨지네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비해 여성 참정권 행사가 그리 늦은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더라도 청소년 정치 참여 역시 선진국 수준으로 보장하더라도 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17-05-14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4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떤 현(絃)이든 전체를 개방하고 퉁기면 으뜸음이 울린다. 길이를 3/4로 줄여 퉁기면 으뜸음에서 네번째 높은 "파"소리가 난다. 이 줄인 길이를 다시 2/3로 줄여 퉁기면 이번에는 "파"에서 다섯번째 높은 음이 난다. 이 과정에서 현의 길이는 정확히 원래 길이의 1/2로 줄고, 소리는 처음의 으뜸음보다 정확히 한 옥타브 높은 음이 난다. - 피타고라스(Pythagoras , BC 582 ~ BC 497)- <서양의 지혜>(p33)


1. 바이올린 Violin


'바이올린은 피아노처럼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현한 악기가 아니라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낸 악기죠. 이 비견할 데 없는 악기는 모든 악기를 통틀어 1730년 이후로 제조 방식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유일한 악기입니다. 1730년은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 ~ 1737)가 바이올린을 완벽의 경지로 끌어올린 해죠. '(p63)


'콘체르티노 Concertino는 솔리스트를 모아놓은 소악기군이죠. 바이올린은 코렐리를 통하여 오케스트라의 제1소프라노라는 위엄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르의 가장 위대한 대가는 베네치아의 사제이자 천재적인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 1678 ~ 1741)죠. 



예를 들어 비발디의 대표작인 "네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봅시다. 우리는 여기서 알레그로, 라르고, 다시 피날레에서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양상을 볼 수 있죠...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 ~ 1750)의 "네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은 비발디의 "네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형제처럼 닮았죠.'(p65)



'바흐의 "네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은 비발디에 대한 오마주로군요... 하지만 바흐의 아다지오는 그 잔잔한 위용이라든가, 거장중의 거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심오한 성찰의 서정성이라는 면에서 비발디를 훌쩍 넘어서 있지요.'(p65)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1782 ~ 1840)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의 테크닉을 환상적으로 도약시킨 건 사실이에요. 테크닉을 완전히 변화시켰죠. 완전무결한 비르투오소의 자질들을 집약해놓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파가니니는 네번째 현을 특히 기막히게 구사하는 연주자였죠.'(p69)



2. 첼로 Cello


'성악의 테크닉으로 말하면 첼로는 베이스, 상당히 높이 올라가는 베이스죠. 첼로야말로 가장 사람의 목소리와 비숫한 악기라면서요. 나는 무엇보다도 첼로의 피치카토 Pizzicato 주법이 흥미로운 소리를 낸다고 생각해요... 레오 들리브(Clément Philibert Léo Delibes, 1836 ~ 1891)의 발레 모음곡 <실비아>에서의 피치카토 생각 안 나요? 피치카토란 현악기를 활로 켜지 않고 손가락으로 현을 뜯는 주법이죠.



3. 콘트라베이스 Contrabass


'콘트라베이스의 쓰임새는 보통 첼로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으로 베이스를 강화해주는 데 있죠. 하지만 베르디와 그 이전 혹은 이후의 여러 작곡가들은 콘트라베이스 솔로도 썼습니다. 게다가 콘트라베이스의 비르투오소들도 따로 있었죠...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지휘자 세르게이 쿠세비츠키(Sergey Koussevitzky, 1874 ~ 1951)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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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14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오거서님의 음악 마니아적인) 영향이 곳곳에 미치는가봐요..저도 물론입니다...음악을 모르면 인생의 큰 낙 하나 모르고 가는 셈입니다.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5-14 12:38   좋아요 2 | URL
^^: 저는 워낙 모르기에 아직도 숙제하듯이 페이퍼라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라 마니아라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몇 단어라도 들어보게 되니 조금은 친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음악(音樂)에서 음(音)만 듣고 있지만, 언젠가는 오거서님과 유레카님처럼 ‘낙(樂)‘을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