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의 미래 - 인문학자가 직접 탐사한 대한민국 임장 보고서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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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김시덕님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처음에 본 것은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였다. 그래서 일본에 저명한 학자라 생각했다. 책 내용이 깊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가 나오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서울에 관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 발로 뛰며 서울의 이모저모와 발전상, 과거의 남아있음과 단절, 경기도와의 관련성을 다룬 '서울 선언' 이었다. 그리고 '갈등 도시',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에 이어 '한국 도시의 미래'가 나왔다.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며 느낀 통찰력을 담은 책들이 나오다보니 이게 자연스레 부동산투자와 연결된 듯 하다. 그래서 저자 자신은 그럼 낌새가 없음에도 투자 관련 유튜브에서 스타가 된 느낌이다. 저자의 책이 많이 팔릴 것이고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에 다행이단 느낌이다. 

 책은 핵심부터 제시한다. 13가지 인데 다음과 같다.

1. 인구감소, 지역소멸은 최근의 일이 아닌 역사적 되풀이 현상으로 인위적 공공기관 및 기업의 배치, 지방 정부로의 권한 이행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2. 인구감소는 반드시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생활이 쾌적해질 수 있고 인구 감소는 그 수혜를 보는 정치가와 행정가에게 문제가 된다. 주로 이들이 인구감소의 문제를 과장하고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한다.

3.기존 방식의 외곽 신도시 개발 대신 기존 도심을 압축개발해야 한다.

4.지역별 도, 시, 군단위 대신 메가 시티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5.도시민과 농산어촌 주민은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래서 도농연합 메가시티는 불가능하며 행정구역의 통합도 어렵다.

6. 한국의 인구는 3개의 메가시티와 소권역에 집중할 것이다.

7. 여러 지자체는 자기 지역이 지역소멸의 최대피해자이며 자기 지역의 혜택을 주는 것이 지역소멸의 해결책이라 주장한다.

8. 현대 한국의 문제는 시민 복지가 아니라 북한에 맞서 국가가 생존하는 것이다.

9.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역설적으로 한강 이북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사이익을 얻어온 동남권 콤비나트는 축소 가능성이 있다.

10. 미중대립, 러시아 우크라니아 전쟁은 신 냉전의 시대를 의미한다.

11. 신냉전으로 남북 통일과 화해는 단기, 중기적으로 어려워졌다.

12. 마구잡이 개발보다 압축 개발을 해야한다. 뚜렷한 전망없는 SOC사업은 수십년내 각 지자체에 큰 재정부담을 지울 것이다.

13. 행정과 정치의 난맥상만 줄여도 한국 도시의 미래는 밝아진다. 


 저자는 현재의 정세가 신냉전시대라고 파악한다. 신냉전은 동구권 붕괴이후 미국 중심의 질서 속에서 안미경중 입장을 취하던 한국에 중국 특수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남북간 평화체제도 상당기간 어려우며 서해안 시대 역시 중장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은 대만과 더불어 21세기의 석유인 반도체를 서방에 공급하는 기지다. 하지만 권위주의 진영과의 최전방에 있다. 삼성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존재는 서방이 현재 한국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조건을 만든다. 그래서 대만과 한국은 실리콘 방패를 가진 셈이 된다. 한국은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 수원, 용인, 이천, 화성, 평택, 충남 아산과 천안에 이를 정도로 구축하고 있다. 이는 대서울권의 확장이자, 강남의 확장이다.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일본의 대외 정책 수단이 아닌 자국의 군사력의 확장 차원에서 바라본다. 한국은 일본에 대한 과거 식민지 경험으로 이를 군국주의의 발로로 우려하나 미국이 이런 차원을 허용하지 않는다. 

 저자가 생각하는 미래 한국의 3대 메가시티와 소권역은 다음과 같다. 

 -3대 메가시티

1. 서울시를 중심으로 강원도와 충남일부 도시부, 공업지를 포괄하는 대서울권

2. 북한의 공격에서 안전한 콤비나트로 구상된 포항, 울산, 부산, 창원, 거제, 사천, 진주, 하동, 여수, 순천, 광양에 이르는 동남권

3. 북의 재래식 공격에서 안전하고 남한 중심에 자리한 대전, 세종, 청주, 계룡, 논산에 국가기관을 집중한 중부권

 -소권역

1. 독립적 산업벨트를 구성한 구미, 대구, 김천 소권

2. 철도로 이어진 중부내륙 소권

3. 전주, 군산, 익산 등을 아우르며 중부권과 일부 겹치는 전북서부 소권

4. 광주, 목포를 아우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전남서부 소권

5. 고성, 포항을 아우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동해안 소권

6. 제주 소권


 대서울권 메가시티는 강남과 사대문 안팎, 영등포에서 뻗어나간 교통망이다. 여기에 인천, 시흥, 안산, 화성, 평택, 아산, 서산, 당진이 포함된다. 1970년대 강남에서 아파트와 바둑판식 도로, 외부와 구분된 단지, 단지내 공공편의시설, 대형 쇼핑센터라는 삶의 양식이 탄생한다. 이것이 서울 원도심과 영등포, 압구정, 반포로 확장되었다. 송파구의 잠실주공 아파트와 석촌호수, 백화점의 겷바이 결정적이었는데 이 양식이 이후 전국으로 뻗어나간다. 호수가 없다면 일산처럼 호수를 조성하기도 하며, 송도신도시나 한강신도시도 수로를 확보한다.강남에서 시작한 새로운 삶의 양식은 1기 신도시에 이어 2시 신도시로 확장한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포항에서 순천 광양까지이다. 북에서 가장 먹고, 미국 일본과 인접한다.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안보, 교통의 독립성이 있어 방위산업과 한국의 기간 산업에 형성된다. 

 중부권 메가시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대전과 세종의 행정, 논산과 계룡의 군사, 청주는 경제가 특화한다. 하지만 서로 협력보다는 경쟁하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중부권 메가시티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 감정과 경쟁의식을 넘어야 한다. 중부권은 인구는 다른 메가시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국가라는 산업을 가진 곳이다. 여기가 성공해야 한국의 지역균형발전과 인구감소를 지연할 수 있다. 

 인구감소의 원인은 여러 가지고 성장시대에도 있어 왔다. 우선 전쟁이다. 분단으로 휴전선 인근 도시들은 철저히 파괴되어 인구가 소멸했다. 다음은 국가정책이다. 국가는 댐건설이나 화전민등의 이주로 지역을 소멸시킨다. 그리고 광산촌 소멸, 행정구역 개편이 있다. 실제 이리와 익산이 통합하고 순천과 승주가 통합되며 익산과 승주가 행정중심지가 사라지며 쇠락했다. 마지막은 군부대의 해체다. 강원 양구나 인제, 화천, 양양 등은 군부대에 경제와 인구를 크게 의지하고 있으며 50명짜리 관사의 위치를 갖고 아웅다웅할 정도로 중시한다. 

 이런 전국적 인구 감소 속에서 각 지자체는 속속 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과거 신도시는 인구를 성장시켜 새로운 중심지를 형성하는 순작용도 있었지만 지금은 도시 외곽에 건설하는 경우 도심과 주변의 농어촌 인구만 흡수하며 구도심과의 연담화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대개의 신도시는 인프라가 열악하다. 지역 행정가들은 인구감소가 구도심의 쇠락 원인이라 하나 사실 진정한 원인은 그들이 건설한 신도시에 있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인구를 늘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는 것, 여성이 살기 좋게 하는 것, 비건과 할랄 등 외국인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 이민 사회로의 전환이다. 실제 한국은 이미 250만 외국인이 체류해 인구의 5%이상이 외국인인 다문화국가다. 이민자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한국 시민이 되어 한국 사회에 문화적 다양성과 충격을 주어 한국이 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 성격의 국가로 발전할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다시 메가시티와 소권역으로 돌아간다.

 대서울권의 중심지인 강남의 중요사업을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서울리니어파크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은 강남구의 코엑스에서 송파구의 잠실 종합 운동장에 이르는 지역을 마이스 산업 중심으로 재개발하는 것이다. 강남과 송파를 하나로 묶어서 개발 구상 중이다.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은 지하 5층가지의 통합철도역사와 버스환승장의 구축이다. GTX-A와 C가 교차하고 완성되면 교통중심지가 기존 강남역에서 봉은사, 삼성역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서울 리니어 파크는 경부고속도로 강남구간을 지하화한 후 그 위에 구축하는 것이 계획이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남해안을 따라 서진 중이다. 고흥에 나로 우주센터가 있고 창원-사천-진주-순천-고흥으로 이어지는 우주산업벨트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동남권은 안보문제로 형성되었으나 한국의 대표적 연약지반으로 지반 침하 문제가 있다. 그리고 대기오염도 심각하다. 포항은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석유가 들어오는 군사거점이었다. 포스코의 탄생지지만 시설이 노후화해 포항시는 포스코의 거점이 서울이나 광양으로 이전할까 우려한다. 광양은 아산을 제치고 제철소가 되었다. 여기엔 아산이 북과 가깝다는 안보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광양만은 부산처럼 기능하기 위해 만든 제 2항이며 그래서 미군은 군사작전에서 두 항을 모두 사용한다. 포스코는 2차전지에 관심이 많고 광양만 여수공항의 인프로라 인해 광양항에 이차전지, 수소전지 기업들이 관심이 많다. 창원은 방위산업도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키프코전자항공, 일신하이테크, 엘케이텍들의 방위산업체가 있다. 동남권에는 김해진영, 양산불금, 울산을 잇는 동남권 순환 광역 철도가 구상중이다. 이들이 완성되면 인근의 교통 개선이 예상된다. 김해는 부산에서 빠져나간 시민과 산업체가 많아 매일 김해-부산 교통체증이 심하다. 

 중부권 메가시티는 방해요인이 많다. 서울과의 교통이 개선되어 서울의 최전방으로 성격이 변질되었고, 세종남부 시내동과 북부의 조치원권이 융합해야하는데 세종 내부의 도농격차가 매우 크다. 또한 중부권 도시간 경쟁으로 사이가 좋지 못하다. 대전은 서남부 스포츠타운 예정지인 유성구 학하동주변에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이 확정되었다. 세종은 향후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의 건설이 중요 관건이다. 청주는 시내 북부에서 청주 테크노폴리스가 개발되었다. 율량, 사천동 지역에서 신흥 주거가 생겼고 현재 인구 85만으로 100만 돌파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청주는 도심 지하철을 추진중이다. 

 소권중에는 새만금이 관심이 간다. 새만금은 그 기원이 일제시대 아베후사지로가 주도한 김제군 광활면 간척이다. 그러다 1960년대 계화도 간척을 이어받아 확장하여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새만금은 공단으로의 추진이 좌절된 역사다. 새만금은 매우 광활해 서울의 2/3크기인 4만 100헥타르에 이른다. 새만금의 북에는 군산공단이 있어 북으로 확장하는 추세였지만 최근 남으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2023년 7월 정부는 새만금 산단을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로 지정했다. 하지만 새만금은 개발 속도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잼버리가 처절한 실패로 끝났고 신냉전의 중심에 서있다. 

 제주는 철도 부설이 중요한 문제다. 제주 철도 역시 기원은 식민지시대로 올라간다. 그러다 1977년 수인선을 없애면서 그 남은 재료로 철도를 놓으려는 시도가 있었고 1980년 서울올림픽과 맞춰 관광지로 모노레일을 부설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제주는 섬전체 순환 철도를 계획하고 있다. 버스 교통이 좋지 못해 인구가 많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 택시, 렌터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통체증, 사고, 대기오염 문제가 있다. 

 제주는 인구감소보다 증가를 걱정하는 지역이다. 다만 인구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 기본적인 상수공급, 하수처리, 쓰레기의 처리가 필요하다. 제주는 현무암 섬이기에 기본적으로 물이 부족해 논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수리사업으로 지금처럼 발달한다. 최근 도시화로 물이 부족해지며 지하수 고갈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는 일자리 부족, 인프라 부족, 물가와 집값의 상승으로 청년층의 이탈이 심해지고 있다. 제주는 북과 남의 격차와 격리가 심한데 이는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완공에도 불구하고 상존한다. 제주는 제2공항을 남부 서귀포 지역에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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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5 -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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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년정도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보곤 한다. 매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기는 좀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다. 매년 일정 시기에 발간하기에 이것이 나오면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옴을 자연히 느끼게 된다. 이젠 제법 자리를 잡아 트렌드 코리아 연속편의 기획은 벌써 10년이 넘은 것 같다. 처음 접한게 분명 2010년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사이 사회는 많이 변했다. 현재의 기조는 고착한 저성장과 빈부격차, 최근의 인플레이션이다. 이번 시리즈도 이 세 가지 핵심어의 변주로 보인다.


1. 2024년 고찰

 책은 항상 전년을 살피는 것으로 30% 정도를 할애하고 나머지를 내년의 예측으로 이어간다. 작년 한국 경제는 높은 환율로 판매 가격이 낮아져 수출이 호조였다. 하지만 고금리와 물가상승으로 내수는 죽은 한해였다. 작년 폐업한 자영업자의 수는 거의 100만에 달한다. 

 사람들은 가성비와 가심비에 시성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성비란 시간에 주목해 들이는 시간에 비한 효용이 된다. 그래서 2024년 상반기엔 콘텐츠 요약에 대한 언급이 증가했다. 릴리스AI는 유튜브 영상을 요약해준다. 그리고 비슷한 것으로 네이버의 스노우, 딥클릭 등이 있다. 다소 긴 영상은 그래도 줄일만 한데, 요즘은 3-4분에 불과한 노래도 1.5-2배로 감상하는 것이 유행이다. 영화도 숏폼이 유행이라 13분짜리 영화 밤낚시가 제법 인기를 끌었다. 

 기업은 이제 최저가보단 다양한 가격과 소비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조건, 시간, 대상에 따라 바꾸는 버라이이터 가격전략, 판매 단위를 쪼개거나 상품 용량을 변경해 소비자가 지불하는 기준 가격을 바꾸는 가격프레이밍 전략으로 나타난다. GS25는 마감할인 전략을 폈다. 이는 자사 전용앱에서 소비기한 임박 제품을 최대 45% 할인해주는 형식이다. 이로 인해 판매량은 무려 4개월만에 67%가 증가했다. 

 기업들은 스핀오프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분유는 저출산으로 판매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인용 단백질 브랜드나 골다공증용 분유를 개발 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저귀도 성인용으로 전환중이다. 성인용 기저귀 시장은 이미 유아용을 넘어섰다. 학습지도 고령층을 공략한다. 인지강화용으로다. 유산균 음료 윌은 반려견을 공략해 왈을 출시했다. 기가 막힌 이름 붙이기다.

 저성장 시대다 보니 사람들은 자극을 추구한다. 하지만 지나친 자극추구에 대한 반작용으로 평온과 안정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완벽한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 육각형의 완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라탕이나 탕후루 같은 매운 맛과 단맛의 극단이 인기를 끌었다. 중동 초콜릿의 인기도 궤를 같이 한다. 유튜브에서는 자극적인 영상이 인기를 끌며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SNS피로증후군이 회자될 만큼 이는 피로도 준다. 그래서 최근 기초기능만 있는 덤폰이 유럽의 선진국에선 인기다. 사람들은 육각형 인간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눈동자 색을 바꾸거나 턱선 살리기 껍씹기 등 비교적 할만한 것들이 인기다.

 사람들은 불경기로 인해 확실한 시그니처 소비를 한다. 디토소비가 유행이다. 이는 상품, 정보, 선택지의 과잉 속에서 소비자들이 정보탐색, 대안평가 등 제대로 된 구매 의사 결정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그져 특정 대리체가 제안하는 선택을 따르는 것이다. 이들은 인플루언서, 유명인, 유튜버들이다. 한편 시그니처 소비도 유행이다. 지역특색 시그니처가 인기인데 성심당, 양평 산나물 축제, 구미 라면 축제, 시몬스 테라스 등이 그것이다. 

 반려개념도 확대중이다. 반려 동물에서 반려 가전과 로봇이 등장했다. 돌봄 개념도 변화중이다. 더 이상 가족만의 책임은 아니다. 그래서 돌봄 시장이 확대중이다. 한국인의 1/4는 반려동물과 같이 산다. 2023년 반려견 용품의 쇼핑거래는 2조 5329억이었다. 팻푸드 시장도 1조 9814억이다. 영양제는 최근 3년 간 두 자릿수 성장세다. 반려동물 동반 숙박시설, 카페, 레스토랑은 증가중이며 같이 탑승가능한 비행기도 등장했다. 

 돌봄 기업은 큰 성장세다. 주간 보호센터수가 2017년 2500개에서 5000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비용이 무겁다. 월 평균 간병비용은 370만원인데 이는 65세 이상 고령가구의 중위소득인 224만원을 한참 초과한다. 그래서 가족이 돌보는데 가족돌봄으로 인한 GDP손실은 2022년 0.5%에서 2042년 3.6%로 폭증예정이다. 

 그래서 돌봄 가전이나 로봇 등 기술적 해결책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해결책은 효율성은 극도로 높이지만 사회적 고립과 양극화, 기술의존이라는 부작용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엔 C커머스가 유행했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의미하며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쉬인등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4년 3월 2700억을 투입해 5만 4천평의 물류센터까지 한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하지만 품질과 제품 안정성, 부족한 소비자 보호 인프라,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는 해결과제다. 

 2024년엔 스포츠 관람도 인기였다. 양적으로 성장했는데 이는 두 가지 이유로 여성관객의 큰폭 증가와 가성비다. 2023년 축구국가대표 A매치에서 튀니지전은 59%, 싱가폴전은 65%가 여성 관객이었다. 스포츠 경기는 재미도 재미지만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다. 프로야구는 거의 3시간을 즐길 수 있는데 가격이 고작 1-2만원대다. 같은 시간 영화나 식당, 테마파트는 수배의 돈이 들어간다. 


2. 2025년은?

 옴니보어는 잡식성을 뜻한다. 책에선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특정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진 자를 지칭한다. 여성의 경우, 스포츠관람에 적극 나서고, 클라이밍, 크로스핏처럼 근육량을 증가하는 거친 운동을 즐기는 것이다. 패션에서는 젠더플루, 젠더리스패션이 유행이다. 이는 남녀구분이 적은 형태로 그래서 매장도 같고, 그저 사이즈로만 구분한다. 최근 음주율도 남자는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증가중이다. 이처럼 음식, 운동, 패션, 전 분야에서 탈젠더 현상이 일어나는 중이다. 

 옴니보어 시대의 장재 고객은 인구학적 분류로 정의가 되지 않는다. 삶의 형식, 가치, 취향, 기분,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LG전자는 올레드 스마트 tv가 고가라 판촉에 고민이 많았는데 화면의 고품질을 중시하는 게이머 층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었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 아보행은 아주 보통의 행복이다. 이는 뭔가를 이루려는게 아니고 남에게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그져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등산이나 달리기 같은 별건 없어도 나만을 위한 운동, 도서의 필사, 나만의 위한 비싼 치약의 구매등이 이런 것이다. 이는 저성장의 고착화와 양극화, 빈부격차가 원인이다.

 인간은 우연히 일어나는 좋은 일에서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운세, 점 관련 앱의 설치가 증가하고 있으며 네잎 클로버를 띄운 라떼가 인기다. 몽쉘통통은 일부 제품에 웃는 얼굴을 그려넣었는데 행복한 몽쉘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토핑경제는 다양한 토핑 생태계를 구축해서 소비자가 상품을 재해석하고 참여할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3가지로 다양한 토핑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 최고보다는 최적을 찾는 것, 완성보다 변형을 추구하는 모듈이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꾸미기 용 액세서리 전문 판매가 인기다. 그리고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오 유행이며 SNS에서 스토리를 꾸미는 것도 인기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아다닌다. 스미스앤래더는 수많은 컬러 중 좋아하는 색의 가죽을 조합해 나만의 자동차 키커버나 폰케이스를 구성할 수 있게 하여 인기다. 모듈러 시장도 인기다. 천편일률적 아파트에서 최근 사용자가 공간을 변형할 수 있게 설계하는 아파트가 인기다. 

 소비는 소속과 차별에서의 줄다리기에 가깝다. 이를 통해 소속 욕구와 차별 요구가 모두 실현되지만 둘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Z세대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기에 마라탕, 버블티, 요아징을 좋아하지만 이들은 소비자 개인이 나만의 구성을 할 수 있기에 인기가 좋았던 것이기도 하다. 이런 식의 토핑 소비가 패션, 뷰티, 인테리어, 건설, 금융 전반에 확대중이다. 

 하지만 토핑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스타벅스는 커스톰 음료를 제공하는데 판매량의 76%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는 사원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긴다. 그래서 업체는 이를 자동화 중이다. 또한 토핑엔 기본이 중요하다. 아무리 토핑이 우수해도 그것의 기본은 케이스나, 도우가 부실하다면 토핑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OECD는 인구의 5%가 외국인이면 다문화국가로 분류한다. 한국은 합법체류외국인만 250만 이상으로 이미 그 비율에 도달했다. 충북음성은 인구의 16%가 외국인이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는 이주배경학생이 97.4%에 달한다. 이주배경학생의 비율이 30% 이상인 학교가 전국에 무려 350곳이다. 최근 채용시장에선 국적보다 능력과 적합성이 중시된다. 그래서 외국인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기업들은 이미 대비중이다. 삼성은 구내식당에서 한식, 중식, 일식과 함께 인도음식을 제공한다. 그리고 식자재의 구매부터 할랄인증 고기를 사용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수도 늘어나지만 소비력도 매년 급증중이다. 과거 외국인들은 적은 급여로 최소한의 생활을 하며 남은 돈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하지만 외국인도 Z세대다. 이들은 가족보단 자신을 우선시하여 송금도 자신의 계좌로 하는 편이다. 그리고 외국인의 소비는 과거 기초 의식주에서 교육, 건강, 의료로 확대중이다. 

 인간은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물건을 좋아한다. 그래서 콘텐츠에 물성을 부여해 소비자가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성화의 종류는 콘텐츠의 물성화, 브랜드의 물성화 ,기술의 물성화, 조직문화의 물성화가 있다. 케이팝 버추얼 아이들 플레이브는 미니 2집 앨범만 57만 장이 나갈만큼 인기다. 하지만 이들은 가상인간들인데 물성화로 홀로그램 사인부스를 마련해 같이 사진촬영이 가능하자 큰 인기를 끌었다. 

 2023년 겨울 선양 소주에 빠진 고래를 만나는 여정이란 행사가 있었다. 이는 실내에 물을 채우고 실제 배를 타고 여행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관람과 간단한 게임의 결과에 따라 선양 소주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이는 브랜드의 물성화다. 

 기술의 물성화는 LG가 충북 진천에 지은 스마트 코티지다. 이 집은 작은 모듈러 주택으로 복층이다. 첨단 기술이 적용되 사용자는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조직문화의 물성화로 최근 기업들의 사옥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기업의 철학을 반영해 사옥을 디자인하고 구축한다. 

 트렌드 코리아도 기후위기에 주목한다.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와 능력을 기후 민감성이라고 한다. 기후플레이션이란 말도 있는게 기후 변화로 인해 작물의 수확량이 줄어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다. 기후위기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벌레가 들끓어 봄에는 가정용 포충기와 벌레퇴치제 판매가 늘고, 집중호우에 대비해 차량용 탈출 망치가 인기이며, 뜨거운 아스팔트를 걷는 반려동물을 위한 신발도 인기다. 

 국내에선 이미 열대과일이 재배중이고 날씨 변덕이 심해 언제든 대응이 가능한 레이니 룩이 인기다. 기후 변화로 더위를 피해 떠나는 쿨케이션도 유행이다. 장소는 일본 삿포로와 북유럽이다. 기후비즈니스로 고단열 창호, 창문의 개폐없이 환기창 프로, 미국의 재난대비 돔주택이 있다. 볼보자동차는 열사병과 저체온증 대비 사용자의 실내데이터 시스템을 출시했고, 현대차의 나노쿨링필름은 기온을 여름에 10도나 내려준다. 

 기후복지도 각광이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의 폭염기준은 대기온도에서 체감온도로 바꾸었다. ILO는 향후 70%의 노동자가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경고한다. 취약계층은 폭염과 혹한, 침수, 곰팡이에 더 취약하다. 그래서 경기도는 도민 전체 대상 기후 보험도 추진 중이다. 

 한편 대규모 기후재난에서 살아남고자 미리 대비하는 프레퍼족도 증가중이다. 이들은 동결건조식품, 통조림, 비상약품을 준비하고, 생존배낭도 갖고 있다. 코스트코는 소비연한이 무려 25년인 비상식량키트픞 판매했다. 150인분으로 물만 부으면 완성인데 가격이 11만원인데도 인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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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본 책은 십대들의 중독이라는 책이다.나의 어린시절을 상기해도 그렇듯 그 때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쉽게 몰입하며 잘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것은 십대들의 뇌가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책 '10대의 뇌'는 십대들의 뇌의 상황과 발달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쉽게 말해 호르몬의 홍수상태이며 각축장이지만, 그것을 통제할 만한 수단은 매우 미약한 것이 십대의 뇌 상태다. 그래서 십대는 쉽게 극단으로 가기도 하고 마라탕 같이 강한 자극을 추구하며, 뭔가에 쉽게 빠져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과도하게 자기 자신과 타인을 의식하기도 한다. 

 인간의 뇌는 후두엽-두정엽-전두엽의 순으로 발달하는데 후두엽은 시각, 두정엽은 몸에 전해지는 여러 감각의 처리, 전두엽은 자기인식과 미래기억, 통제를 담당한다. 이런 순으로 발달하기에 인간의 전두엽은 개인차는 있지만 20대 초중반에 완성되고 그래서 그제서야 철들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한국의 경우 군대를 다녀와야 철들었다는 비과학적 소리를 하게 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십대의 뇌가 이렇게 진화한 이유는 인간의 지능과 그 산물인 문화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앞세대가 구축해 놓은 것들을 학습해야 하는 나이이기에 그것에 몰두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성인이 되기 앞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구축과 자신에 대한 완성이 이뤄져야 하기에 뇌가 그렇게 발달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기엔 빠른 학습과 처리를 위해 뇌의 가지치기가 이뤄지고 수초화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현대는 과거와 다르게 긍정적 학습 요소보다는 보다 자극적으로 십대의 뇌를 중독시킬만한 것이 넘쳐난다. 책' 포노 사피엔스'는 어느 덧 인간의 학명에 붙일만큼 우리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인간의 이야기다. 물론 이 책은 스마트폰에 대해 경고하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우리 교육현장은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이를 미리 실행한 유럽의 선진국들은 전면금지로 향하고 있어 어색하다. 사회적 숙고와 합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속도전 양상이다. 

 책' 도둑맞은 집중력'은 디지털 도구가 빼앗아간 집중력에 대한 문제를 고찰한 책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돈을 벌기위해 사람들이 자신들이 구축한 플랫폼이나 앱, 게임 등에 가능한한 오래 머무르게 하려고 한다. 즉, 중독을 시켜야 이득이 되는 구조다. 실제 게임이나 플랫폼, 앱 개발자들이 고려하는 요소는 그것의 재미,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최대한 많은 사용자의 유입, 그리고 이탈의 방지, 지속적 환기 등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게임이나 앱은 이렇게 작동한다. 사용해보면 재밌고, 여러 사람과 자꾸 나를 연관시키려하고 그 자체가 사용자가 많아 의존할수 밖에 없게 만들며, 지속적으로 구독이나 좋아요, 알림을 보낸다. 

 책 '중독의 시대'는 놀랍게도 인간 중독의 문명사를 관장한 책이다. 아주 오랜 중독거리인 술, 담배, 설탕 등의 향신료부터, 최근의 마약, 디지털 도구, 자극적 음식, 도박 등을 모두 고찰한다. 과거 중독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았고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놀랍게도 산업과 상업의 전면에 중독이 앞장선다. 

 인간의 3대 본능이 식욕, 수면욕, 성욕인 만큼 인간은 당연히 성에도 중독된다. 하지만 섹스 자체에는 잘 중독되지 않는다. 섹스를 허용해주는 짝을 마련하는게 당연히 어렵고, 성행위 자체도 시간과 체력을 요하는 것이라 지속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를 향한 욕구만큼은 중독될 수 있고 무한대다. 이는 도파민과도 관련한다. 도파민은 모든 중독의 필수물질인데 목표 자체보다는 목표를 향한 갈망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성행위 자체보다는 그것을 갈망하게 하는 포르노에 중독된다. 

 책 '포르노 랜드'는 불법적이고 파괴적이며, 착취적이고 중독적인 포르노에 대한 것이다. 그것에 대한 모든 부작용이 다뤄지며 당연히 중독에 대해서도 다룬다. 포르노는 누구나 인터넷 연결만 되어 있으며 쉽게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현실세계에서 마주하기 힘든 이상적 파트너와 실제 성행위에서 있기 어려운 강한 자극을 제공한다. 때문에 섹스 그 자체보다 훨씬 중독되기 쉽다. 

 십대들의 뇌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의 중독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 중독으로 학습을 지속할 수 없기에 자신의 현재와 미래가 망가지고, 신체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흡연의 경우 십대부터 하는 경우 성인이 뒤어 흡연하는 경우 보다 암발병률이 4배나 높다. 특히, 흡연과 직결되는 폐암은 무려 18배에 달한다. 

 중독은 십대의 뇌 자체를 망가뜨린다. 어느 것이든 중독에 빠지면 뇌의 구조가 자극에만 반응하는 구조라 바뀌는데 이를 팝콘 브레인이라 한다. 자극에 익숙해진 나머지 곧바로 튀어 오르는 것들에만 반응하기에 이런 비유적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뇌가 이렇게 되면 일상에는 무관심해져 타인의 감정이나 진짜 현실에 무감각해진다. 

 사회 뿐만 아니라 청소년은 정말 중독의 홍수속에 무방비로 살아간다. 자극적인 영상과 볼거리가 넘쳐나 이전 긴것을 전혀 참지 못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5'를 보면 최근 영상을 1분으로 요약해주는 숏폼, 그리고 3-4분 정도의 가요도 줄여서듣는 숏폼이 유행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긴 호흡으로 무언가의 변화를 분석 관찰하고, 책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싶다. 결국 중독은 올바른 판단과 행위를 할 수 있는 시민의 부재로 이어질게 확실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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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 -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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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죽음을 인식하는 인지능력을 갖고 있기에 그것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한다. 하지만 의외로 담담히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스티븐 케이브란 사람은 이런 죽음을 피하려는 불멸성의 추구야말로 인간문명의 원동력이라 칭한 바 있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전략은 크게 4가지라 볼 수 있다. 최대한 오래 살려고 하기(진시황이 한 짓이다, 물론 오히려 빨리 죽었지만), 죽은 뒤 육체의 부활(예수나 미이라 등이다.), 영혼으로 이어지기(대개의 종교가 근거 없는 내세를 약속하고 현실에서 물질, 정신적 행위를 요구한다), 작품, 기념품, 생물학적 자손들로 유산 남기기다.(가장 현실적인 행위다)

 지난 150년 간 인간의 수명은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렇다고 늙은 노인이 200세까지 사는 것은 전혀 아니다. 과거 평균수명은 30세 정도로 극히 낮았는데 이는 사람이 30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유아 사망률과 질병등으로 요절하는 사람이 수치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운 좋게 넘긴 사람은 지금 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오래 살았다. 때문에 평균수명의 연장은 요절하는 사람의 수를 크게 줄인 것에 기인하지 인간 자체의 수명을 늘린 것은 아니다. 

 인간이 죽는 이유는 생명체를 유지하는 기제에 문제가 생겨 결국 총체적인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 DNA에는 발달과 성장, 생명유지를 위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설계도가 있다. 이는 매우 정교한 복제능력을 갖고 있지만 실수라는 것을 하며 이것을 수정하는 기제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나이가 들수록 점차 붕괴한다. 이렇게 연령이 높아지며 점차 망가져가는것을 노화이론이라 한다. 이 이론은 몸은 나이들어 죽기 전 유전자를 전달할 수단일 뿐이기에 몸이 유전자 입장에선 일회용이니 임무를 마치면 점차 노화하여 폐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세대를 거듭하면 생식세포는 기존 부모가 갖고 있던 노화의 표지나 후성적 표지를 모두 초기화해 젊고 건강한 세대를 다시 만들어 내어 진화한다. 그리고 이런 기제는 부모 자식이 뚜렵이 구별가능한 생물일 수록 잘 나타난다. 그리고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서도 잘 드러난다. 성이 진화한 이유는 각 부모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유전적 변이를 이뜰어내고 이를 통해 환경변화 적용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결국 성별을 분리한 대가는 죽음일지도 모른다. 무성생식 생물은 죽음이 유성생식 종만큼 뚜렷하진 않기 때문이다.(스스로가 복제되거나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복제의 회수에 한계는 있다.)

 동물의 수명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대사율과 관련하는데 동물의 대사율은 뭄무게의 (3/4)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래서 동물은 클수록 대사율이 낮다. 포유동물의 심박수는 평생 15억회 정도다. 대사율이 느리면 심박은 낮고 그래서 오래 산다. 이런 모든 관계는 마치 생명의 자연적 한계가 설정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큰 동물의 대사가 느린 이유는 신체가 크기에 표면적이 적어 체온 유지에 유리해 대사를 낮게 유지할 수 있고, 포식당할 확률이 적어 오래 살며 새끼를 키우는 것이 더 적응적이기 때문이다. 작은 생물은 정확히 반대로 표면적이 넓어 체온 유지가 어려워 대사가 빨라야 하고 잡아먹힐 확률이 높아 긴 수명을 설계하는 것이 비적응적이다. 

 이런 이유로 수명지수란 것이 있다. 신체크기와 평균수명간의 비례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대부분의 동물은 1이다. 인간은 이것이 무려 5로 이는 인간이 신체크기에 비해 5배나 긴 수명을 보인다는 의미다. 인간은 의례적인 경우로 인간보다 높은 수명지수를 보이는 생물은 포유동물 중 19개 종 뿐이다. 그 유명한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있고, 나머지 18종은 모두 박쥐다. 박쥐는 포식확률이 낮은 조류이고(그래서 조류들은 대개 몸집에 비해 수명이 길다), 여기에 포식자가 침입하기 어려운 동굴에 거주하며 그나마도 거꾸로 매달려 있어 잡아먹힐 확률이 극히 낮다. 여기에 동면까지 취하기에 이들의 대사속도는 더욱 느리다. 이런 박쥐의 수명지수는 무려 10에 달한다. 이제 책에서 제기하는 노화의 원인을 살펴보자.


1.DNA의 문제

 유전자에 기록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다. 신체를 조립하는 조직이니 이것을 만드는 방법은 신체를 구성하는 것이 된다. DNA는 디옥시리보스라는 당과 인산염이 번갈아가면서 늘어서 골격 가닥을 이룬다. 그리고 각각의 당분자는 네 가지 염기인 A, G, T, C와 결합해 정보를 부호화한다. 이 분자들이 특정한 순서로 늘어놓여 의미와 정보를 전달한다. 그리고 A-T, C-G만 결합한다. 그래서 한 쪽만 알면 반대를 알 수 있고 이 때문에 한 가닥만 분리하여 복제가 가능하다. 

 DNA에서 유전자를 부호화한 부분이 북제되어 RNA를 생성한다. RNA는 한 가닥이고 리보스라는 당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T대신 V염기를 쓰는게 차이점이다. 일부 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기계의 부푼 역할을 한다. 유전자의 활성을 켜고 끄기도 한다. 구분은 위해 유전자 복사와 관련한 RNA를 mRNA라 한다. 

 단백질의 원료인 아미노산의 생성엔 문제가 있다. 그것은 20개인 반면 설계도인 유전 염기는 4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염기를 세 개씩 한 단위인 코돈으로 묶어 스며 한 코돈이 한 개의 아미노산에 대응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엔 세포내 조직인 리보솜에서 일어난다. 

 아미노산 서열 속에는 그 단백질 자체가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특정한 형태로 접히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있다. 단백질 사슬을 스스로 접히는 능력 갖추고 있기에 유전자 속의 일차적 정보가 삼차원으로 구성된다. 유전자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는 인체를 단순히 구성하는 것 외에 중단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단기, 장기간 만드는 정보도 있다. 이 신호들은 주변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나 다른 유전자에 의해 활성화, 비활성화한다. 

 DNA 복제는 성장하는 것 이외에도 세포를 평생 무수히 복제하므로 계속 일어난다. 이는 매우 정교하나 꾸준히 오류가 일어난다. 이런 돌연변이는 있어도 다른 유전자가 이 기능을 대체 하는 경우가 많아 괜찮다. 그리고 생식세포의 돌변변이는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적응적 변이를 일으켜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체세포는 다르다. 여기서의 돌연변이는 생명과정 자체의 붕괴를 일이킬 수 있다. 

 인간의 유전자 설계도는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등 환경인자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자외선은 두 개의 인접한 티민을 서로 연결하여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자외선 노출은 매우 흔한 일이기에 티민이량체가 생기는 것은 흔하며 이는 하나처럼 움직인다. 티민이량체가 있으면 DNA복제가 차단되어 새로운 DNA생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자외선에 지속 노출되면 놀랍게도 티민이량체가 사라지고 다시 채워진다. 이는 DNA가 티민이량체를 인식하고 복구하는 기전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손상이 너무 크거나 복구기전자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이 생겨나게 된다. 

  DNA손상대응의 핵심은 p53단백질이다. 이는 TP53이라는 종양억제 유전자의 산물이다. 모든 암의 거의 50%에서 p53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정상적인 경우 p53은 동반자 단백질이 결합해 비활성화 상태다. 하지만 DNA 손상을 감지하면 p53이 세포에 축적된다. p53은 세포내에서 항상 생성되어 빨리 교체된다. p53은 많은 유전자를 활성화 시켜 DNA복구 유전자 활성화 그리고 손상이 심한 세포의 자멸사 유전자를 켜기도 한다. 인간은 부모에게서 각각 한 개씩 p53 유전자 물려 받는다. 그런데 이는 적은 숫자다. 우리 보다 세포가 훨씬 많은 코끼리는 p53 유전자가 20개나 된다. 그래서 암에 좀처럼 걸리지 않는다. 이는 큰 몸의 유지를 위해 진화한 기제로 보인다. 

 실제로 강력한 DNA 복구 기제는 수명과 강한 상관관계가 당연히 있다. 


2. 텔로미어

 온전한 염색체의 말단은 끊어져도 바로 연결되지 않고 분리 상태를 유지한다. 이를 텔로미어라 한다. 인간은 46개의 염색체 당 두 개씩 텔로미어 92개를 갖는다. 텔로미어의 염기서열은 반복적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텔로미어 반복서열은 TTAGGG식이다. 어느 정도 반복되며 염기는 점차 사라지는데 그래서 반복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결국 모두 닳아서 사라지면 문제가 생긴다. 

 텔로미어의 반복서열을 연장하는 효소가 있는데 텔로머라아제다. 대부분 세포는 텔로머라아제를 생성하지 않는다. 생식세포와 일부 특수세포 그리고 암세포가 불행히도 예외다. 암세포는 흔히 세포의 분열한계를 일컫는 헤이플릭한계조차 없다. 그래서 인간이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텔로미어의 구조는 특별하다. DNA가닥 중 하나가 다른 가닥보다 곧게 뻗어 있다. 이 긴 가닥이 고리처럼 되돌아오면서 특수한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특이한 구조를 이룬다. 이를 셸터린이라 한다. DNA말단을 보호하고 끊어졌다고 인식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텔로머라아제에 결함이 있거나 양이 적으면 이른 나이에 노화 관련 질병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노화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되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텔로머라아제 활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텔로미어가 이렇게 수명가 관련하기에 길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닳는 속도가 중요하다. 실제 생쥐의 텔로미어는 인간보다 길다. 다만 빠르게 닳아버리기에 소용이 없다. 


3. 후성유전

 전사인자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켜고 끌지를 결정한다. 줄기세포에는 그래서 활성전사인자가 많다. 일본의 야마나카는 4가지 전사인자를 활성화 시키면 성체세포도 만능성 줄기세포로 바꿀수 있음을 밝혔고 이를 유도만능줄기세포라 한다. 모든 세포에는 항상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를 살림 유전자라 한다. 

 하지만 많은 유전자들이 전사인자에 의해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한다. 대장균은 평소 유당을 접할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유당을 접하면 이를 소화하는 유전자가 활성화하고 사라지면 다시 꺼진다. 염기인 ATCG에는 화학적 작용기가 붙어있다. -CH3메틸기가 추가되면 스위치가 꺼지는 식이다. 세포는 분열하면서 모세포의 메틸화패턴을 그래도 보전한다. 그래야 적응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DNA에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이 둘러쌓여 있다. 히스톤은 양전하를 띠고 있어 DNA의 인산염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DNA를 고도로 당기는 힘으로 압축한다. 8개의 히스톤이 모여 공모양을 만들고 그것을 DNA가 감싼 형태가 뉴클레오솜이다. 이것이 가지런히 정렬해 실모양을 이룬 후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촘촘하게 엮여서 세포의 핵이라는 비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크로마틴이 압축된 상태에서는 그때그때 필요한 DNA상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크로마틴은 압축 저장하고 항상 필요한 부분은 쉽게 접근하는 구조를 갖는다. 

 DNA가 메틸화하면 비활성화하고 히스톤 아세틸화는 활성화를 한다. 이런 DNA메틸화는 연령과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건강수명, 암, 치매 발생위험을 가능하게 하는 메틸화 부위가 무려 513개나 된다. 메틸화 패턴은 그래서 생물학적 시계나 다름이 없다. 이처럼 후성적 유전적 표식은 염증 경로의 증가와 RNA 및 단백질 합성 경로의 감소는 물론 DNA복구와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결국 노화가 일어난다. 후성유전 변화 역시 일정표를 따르는 것 같다. 


4. 단백질

 단백질은 올바로 생성되어도 잘못 접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샤프롱이다. 아미노산이 접히는 이유는 일부 아미노산이 소수성을 띠기 때문이다. 소수성은 물 노출을 싫어하는 성질이다. 친수성은 반대로 물 노출을 즐긴다. 그래서 소수성을 띠는 것이 물을 피하기 위해 안으로 오그라들어 숨고 친수성이 드러나며 단백질은 접히게 된다. 이들은 분포에 따라 접힘은 상당히 다양해진다. 

 다만 단백질은 굳건하진 않기에 시간이 지나면 사슬이 엉켜 기능을 잃게 된다. 많은 단백질은 생성 후 특정 부위에 당분자가 추가된다. 이를 당화라고 하며 작동에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노화하면 당분자가 무작위로 단백질에 추가된다. 이를 무효성 당화라 하며 백내장, 황변병성 같은 병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신체에는 이런 잘못된 단백질을 고치는 기제가 있다. 유비퀘틴이라는 표지가 잘못된 단백질에 붙고 이것을 프로테이솜이라는 것이 부숴셔 재활용한다. 다만 이 기제 역시 노화하면 잘 잘동하지 않게된다. 오류 단백질이 규모가 커지면 이를 리보솜에서 처리한다. 이를 자가포식이라 한다. 자가포식은 결함있는 단백질 이외에도 노화한 세포구조물, 세균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비정상단백질이 과다하게 되면 이 재활용기전에 과부하게 걸려 리보솜에서 단백질 생산을 중단한다. 이를 통합스트레스반응이라한다. 


5. 열량제한

 TOR은 영양소가 충분할 때 세포 속에서 일련의 단백질 합성을 활성화해 세포 증식을 조절한다. TOR이 영양소를 감지해 세포를 능동적으로 자극해야 증식이 일어난다. 홀과 소넨비는 TOR에 그 과정을 능동적으로 허용해주지 않으면 세포가 mRNA를 번역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시작할 수 없고 따라서 증식이 멈춤을 밝혀냈다. TOR은 활성효소의 하나이며 다른 활성효소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이런 네트워크 효과로 TOR은 광범위한 역할을 한다. TOR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자가 포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열량제한을 하면 TOR이 비활성화한다. 그리고 이는 자가포식을 증가시키기에 단백질의 잘못 접힌 부분을 적극 개선한다. 놀랍게도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도 열량제한처럼 TOR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IGF-1이 결합하면 daf-2 수용체가 활성한다. daf-2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daf-16 단백질을 인산화한다. 그런데 이 인산화한 daf-16은 핵속에 침투를 못한다 돌연변이가 생겨나야 하고 그래야 핵속에 들어가 수많은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daf-16은 굶주림, 온도상승 등의 스트레스 대처한는 유전자와 당백질이 문제를 일으키기전 미리 손을 쓰는 샤프롱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유전자도 활성화 한다.  

 

6. 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는 오래전 큰 세균이 하나의 작은 세균을 삼키고 이것이 소화되지 않고 우연히 공존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 기관으로 자리 잡아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고등생물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체가 흡수한 에너지를 ATP로 전환한다. ATP는 아데닌 염기에 리보스 당과 세 개의 인산염이 연결된 것으로 결합자체에 고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 결합이 끊어지면 역시 고에너지를 방출한다. 즉, ATP는 인체 전체를 돌아다니며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결합을 끊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종의 화학적 고성능 배터리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생성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미토콘드리아는 두 개의 막으로 이뤄진다. 내막 안쪽에는 크고 복잡한 단백질 분자들이 호흡을 통해 생성도니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이온을 내막 밖으로 내보내어 양성자 농도차를 만든다. 하지만 양성자는 생체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미토콘드리아의 막 부분에 있는 ATP 합성효소라는 특수한 분자만이 통과경로가 되는데 여기엔 터빈 같은 것이 있고 여기를 지나가며 터빈이 돌아가 ATP가 생성되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매일 거의 자신의 몸무게와 비슷한 ATP를 생성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대부분의 유전자를 버렸다. 99%이상이 핵속 염색체 유전자로 생성되며 자신이 나머지 일부만을 갖는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정자가 관여하지 않아 오로지 모계계승이 이뤄진다. 간혹 사람중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세 부모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엄마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경우 부부의 수정란을 정상적인 여성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발생을 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이면 부부의 유전자를 그대로 계승되면서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수 있고 영국에선 합법이다. 

 이런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미토콘드리아도 나이가 들면 결합이 생긴다. 이것은 원래 길쭉한 타원이나 노쇠할 수록 원형에 가까워진다. 정상적인 대사의 부산물로 화학적 활성이 높은 분자가 생성된다. 이중 일부를 유리기라 한다. 이것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세포를 손상시켜 노화를 가속화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당분자를 산화해 연소시키는데 이대 산소를 물로 환원시킨다. 하지만 일부가 환원되지 않고 활성산소를 형성한다. 이것이 단백질과 유전자, 세포의 다른 구성요소를 손상시킨다. 즉,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상실은 더 많은 활성산소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인체 손상을 가속화해 노화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노쇠한 미토콘드리아는 파열하고 그 안의 물질이 세포질로 나오게 된다. 문제는 미토콘드리아는 별도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에 세포가 이를 외부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느 것이다. 때문에 노쇠한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지면 광범위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7.줄기세포

세포는 유전자 손상을 감지하면 3가지 기전을 작동시킨다. 손상이 가벼우면 복구기전을 작동하고, 심각하면 세포사멸화 유전자를 켠다. 마지막은 손상으로 인해 더 이상의 세포분열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모두 암을 예방하는 조처다. 

 세포가 노쇠하면 염증을 일이크고 주변 조직의 기능을 방해하는 사이토카인 등의 물질을 분비한다. 노쇠세포는 보통 처리되나 노화하면 그 기능도 떨어져 문제를 일으키는 세포들이 신체내에 많아지게 된다. 

 세포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꾸준히 보충된다. 물론 심장과 뇌는 예외다. 심근 세포는 평생에 걸쳐 겨우 40%만이 보충되며 뇌세포는 연간 1.75%만이 재생된다. 이 두 기관의 손상이 치명적인 이유다. 

 조직의 재생에는 줄기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노화로 줄기세포는  더 많은 줄기세포를 만드는 임무와 재생을 해야하는 임무 사이에서 균형을 상실하게 된다. 줄기세포는 노화의 위험성이 커지면 수선보다는 사멸한다. 왜냐하면 암으로 발생할 경우 위험부담이 일반세포에 비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화하면 전신의 줄기세포는 빠르게 고갈되어 신체 전체의 재생능력이 크게 저하하게 된다. 특히, 조혈세포 부분의 줄기세포가 고갈되면 면역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노화로 인한 전 분야의 줄기세포 고갈은 외모의 노쇠화, 전체적인 신체기능의 저하, 면역 기능의 저하의 주원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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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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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년 여름 기온은 최고 기온을 갱신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올 여름이 앞으로의 일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거론한다. 온난화의 영향은 실로 광범위하다. 교육, 생산성, 의료, 수명, 농업, 범죄, 복지, 군사, 치수, 총체적 경제성장 등 거의 사실상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인류의 안녕에 탄소의 감축은 매우 중대하게 관여한다. 하지만 인간은 문명 발달 과정에서 특히,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상당히 화석 연료에 의존해왔고 이는 언급한 전 분야에 깊숙이 새겨져 있기에 탈탄소는 매우 어려운 실현 과제다. 

 책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는 인간 문명의 발달사의 여러 부분을 살핀다.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지 그리하여 탈탄소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고찰하고 소위 일부 선진국들이 제기하는 탈탄소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적은지를 짚는다. 이처럼 문명사를 통해 인간의 탄소 의존도를 잘 드러낸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함이다.


1. 에너지

 책은 먼저 에너지를 살피다. 우주엔 열역학 법칙이 있다. 1법칙은 우주의 에너지나 물질은 전환될 뿐 절대 사라지지 않고 보존된다는 것이며 2법칙은 그 에너지의 유용성이 점차 사라지는 방향으로 무질서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다. 이런 우주에서 물질과 에너지가 무질서하게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중력장의 뭉침으로 물질과 에너지가 모여 항성계와 은하,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명은 에너지를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전환하는 장치다. 

 그리고 이 생명 중 하나인 인간이 만들어낸 경제 체제는 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추출해 가공하고 상품과 서비스로 구현되는 에너지로 바꿔가는 체제다. 그래서 인간의 경제 체제엔 에너지가 중요 요소가 되며 인류가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나서야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1600년경 인간은 작물 이외의 석탄에서 열을 얻기 시작한다. 1850년이 되어서도 총 연료 에너지의 7%만 석탄이었고 축력이 50%, 인력이 43%였다. 1950년에 이르러 화석연료가 일차 에너지의 75%를 차지하게 된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근대에 폭발하는데 19세기 60배가 늘어나고 20세기엔 16배가 늘어 산업화 이후 지난 22년간 총 1500배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인간이 사용하는 유효에너지의 공급 총량도 크게 증대한다. 1800년 일 인당 0.05기가 줄, 1900년 2.7, 2000년 28, 2020년 34기가줄에 이른다. 34기가 줄은 상당히 큰 에너지다. 800kg의 원유 또는 1.5톤의 역청탄, 60명의 성인이 밤낮없이 일년 내내 일해야 만들어내는 에너지다. 

 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데 이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는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2020년의 경우 구름이 많이 끼자 태양광이 11%만 작동하여 화석연료로 전기의 48%를 충당해야 했다. 덴마크 같은 소국은 평소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다가도 기상이 안좋은 경우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근 국가들과 전기를 교류할 수 있으나 독일처럼 큰 경제는 이것이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 중 풍력도 쉽지 않다. 풍력은 태양광보다 위치가 더 한정되는데 그러다보니 소비지와 멀리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장거리 직류송전과 고전압 송전장치가 필요하며 이는 상당한 낭비를 낳게 된다.  


2. 식량 

 20세기의 녹색혁명으로 세계의 영양은 크게 개선되었다. 영양부족은 1950년 65% 1970년 25% 2000년 15% 2019년 8.9%로 크게 줄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기간 인구는 두 배 넘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구가 늘면서 영양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식량생산이 엄청난 증대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식량증대에도 화석연료가 깊이 관여한다. 농업에는 농기계와 강철, 운성을 위한 철도와 선박, 그리고 무기비료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이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19세기만 해도 씨를 뿌린 경작지 1ha당 연간 27시간의 인력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수확의 전 과정까지는 연간 최소 120시간의 인력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농업 전과정에서의 화석연료의 투입으로 같은 면적당 인력은 겨우 2시간 이하가 필요하다.

 질소는 모든 생물의 생육에 필요하다. 질소는 대기에 충분하나 문제는 이것이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개 비활성화 상태이나 매우 소수의 자연과정에서만 활성화한다. 바로 번개가 치는 것인데 그러면 번개에 닿은 공기부분에서 질소산화물이 생성되고 이것이 빗물에 녹아 땅에 흡수되어 질산염이 형성된다. 다만 번개가 자주 치는게 아닌 만큼 자연적으로는 이것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질소를 땅에 공급하는 다른 방법은 콩과 식물의 뿌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질소를 쪼개 암모니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질산염이 된다. 그리고 효율이 낮은 다른 인위적 방법은 인간이나 가축의 배설물을 땅에 뿌리는 것이다. 다만 배설물의 질소함량이 매우 낮아 대량살포가 필요하다. 헥타르당 10톤이 기본이다. 

 이런 상태에서 1909년 프리츠 하비가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한다. 그 덕에 녹색혁명이 일어났고 지금의 과도한 인구 부양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우주의 모든 것은 결국 전환인만큼 엄청난 양의 식량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밀가루 생산을 위해서는 낱알을 걷어내는 도정을 하고 이 과정에서 질량이 25%감소한다. 80g의 통밀에서 밀가루 58g이 나오는 셈인데 여기에 디젤유가 80ml정도 필요하다. 이 밀가루가 빵으로 구워지고 그 과정에서 원재료와 완성재료가 이동, 포장, 유통되는 전과정을 감안하면 빵 1kg에는 무려 210ml의 디젤유가 투입된다. 

 그리고 축산도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지난 50년간 소나 돼지보다는 닭의 가축사료 효율이 크게 개선되었다. 1950년 3:1이었지만 지금은 1.82:1이다. 이는 매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나 닭의 품종을 개량해 식량이 될 몸만 커지고 걷지 조차 못하는 기형적 닭은 양산한 결과다. 그 결과 닭이 겪는 고통은 상당하다. 하지만 이 닭고기도 먹을 수 있는 부분만으로 계산하면 사료와 :1수준으로 떨어지고 사료, 운송, 도축, 가공, 조리의 모든 과정을 생각하면 1kg의 닭고기에 원유 300-350가 필요하다. 빵보다는 높지만 고기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소와 돼지고기는 여전히 닭에 비해서는 크게 전환효율이 떨어진다. 

 사실 놀라운 것은 채소다. 채소는 고기보다 훨씬 나쁜 전환효율을 보인다. 토마토 재배에는 묘목, 비료와 농약, 물과 난방, 노동력, 시설이 필요하다. 이건 생산이고 역시 수확, 유통, 가공, 조리의 전과정을 생각하면 토마토는 1kg당 650ml의 원유를 쓴다. 때문에 온난화를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는 야채, 과일보다는 곡물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 토마토는 단위 면적당 비료도 옥수수의 10배나 요구한다. 

 어류도 효율성이 낮다. 새우나 랍스터는 놀랍게도 1kg당 10리터의 원유를 필요로 한다. 최악인 셈이다. 정어리나 고등어 같은 표영성 어류는 1kg당100ml의 원유가 필요하고, 초식어류는 300정도이지만 참치, 농어, 연어같은 인기 육식어류는 무려 2리터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부 국가의 열악한 상황은 낭비를 더 부추긴다. 저소득 국가는 식물 저장방법이 낙후하고 냉장시설이 부족해 상당한 식품이 시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폐기딘다. 전 세계의 식물 폐기량은 엄청난데 뿌리작물, 열매, 채소의 50%, 어류는 1/3, 곡류는 30%, 식용육, 유제품의 20%가 폐기된다. 이 중 가정에서 버리는게 30%d이고 나머지는 생산, 유통, 가공과정에서 버려진다. 


3. 시멘트, 강철, 플라스틱, 암모니아

 위 네 물질은 현대 사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하나라도 없다면 문명은 상당한 곤란을 겪는다. 문제는 이 네가지 필수품이 생산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깨지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과 열가소성으로 인해 널리 쓰인다. 그 생산량은 1925년 2만톤이었으나 지금은 4억톤이 넘는다. 거의 모든 가전제품, 자동차, 항공기에 대량 사용한다.

 강철은 탄소함량이 많이 연성이 낮고 인장강도가 약하다. 하지만 강철빔은 화강암 기둥보다 15-30배의 무게를 지탱하고 인장강도는 알루미늄의 7배, 구리의 4배다. 내열성도 훨씬 강하다. 여기에 철은 지각에 풍부하나 무려 5%나 된다. 강철은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데 1톤당 50kg의 탄소를 배출한다. 세계적으로 연간 900만 메가톤의 강철이 생산되는데 여기서 배출하는 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7-9%에 달한다.

 시멘트는 커다란 가마에 분말 석히석과 점토나 혈암, 폐기물을 넣고 1450도 이상에서 가열해 생산한다. 이를 소결하면 용해된 석회석과 알류미노 규산염이 클링커에 남고 이를 곱게 빻으면 시멘트가 된다. 시멘트와 물, 골재를 섞은 것이 콘크리트인데 이는 압축에는 잘 견디나 장력에 약해 툭하면 금이 간다. 장력을 위해 철근으로 보강하는데 건설현장에서 그렇다. 

 

4. 세계화

 인간은 고대부터 꾸준히 교역을 해왔다. 하지만 전지구를 연결하는 세계화는 4가지의 근본기술로 가능해졌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디젤엔진, 제트여객기 추진에 사용하는 가스터빈, 대형벌크선과 컨테이너 수송, 컴퓨터의 활용과 정보처리의 비약적 발전이다. 

 초기 증기기관 수송선은 효율이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 무겁고 부피가 큰 석탄을 선적해야 했기에 화물을 실을 칸이 부족했다. 그러다 증기선의 외차를 대신한 스크루 장치의 도입으로 증기선이 강신이 범선에 우위를 차지한게 1897년이다. 디젤엔진이 개발되지 이 증기선보다 연료를 적게 실고 효율은 2배에 달해 재급유가 필요없이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살아있는 가축 및 냉장육류도 교역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가스터빈은 연료를 압축공기의 흐름속에 분무하여 고속으로 기계 내에 확산한 뒤 나가며 고온가스를 만들어 낸다. 보잉747에 이것에 설치되었는데 더 큰 추진력과 적은 소음을 내었다. 기존 가스터빈 이전의 비행기들은 규모가 커졌지만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고도가 낮아 난기류에 시달렸다. 747은 1548기 생산되어 50년간 전 세계로 50억명을 수송한다. 

 1973년에서 2019년 세계 해상무역은 3배 증가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초기 컨테이너선은 겨우 1968개를 적재하나 지금은 2만 3756개를 적재한다. 컨테이너는 배에 물건을 실고 내리는 것을 매우 규격화하여 항만의 작업을 매우 효율화하였다. 그리고 이는 세계 교역의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그리고 이런 세계화 과정 모두 많은 탄소의 사용을 전제로 한다.


저자는 인간이 여러 위기를 과소 평가하고 일부는 과대 평가함을 다른 장에서 드러내기도 하며 인간이 탄소배출의 축소에 얼마나 어리석고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설명한다. 문명이 탄소에 깊게 얽혀 있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 물론 원전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위험의 무시는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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