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우 사업(business)은 전쟁(戰爭)으로 표현된다. 이에 따라 많은 경제경영 관련서적들은 역사(歷史) 속에서 이상적인 CEO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리더십(Leadership)과 연계시키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우리 사회에 불었던 인문학 열풍 역시 이러한 기업의 풍토와 무관치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때 가장 넓은 영토를 점유했던 몽골제국의 창시자인 칭기즈칸(Genghis Khan, 1162 ~ 1227)과 그의 군대인 몽골군에 대한 연구가 경영계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몽골군의 전술에 대한 이야기와 이와 연관된 이야기를 살펴보자. 


1. 몽골군 전술


 몽골군의 전술은 크게 4가지 정도로 구분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카라콜 전술과 측면 공격 및 이중 포위 전술이 몽골군의 기동력을 잘 살린 전술이라 생각된다.

[그림] 몽골군 전술 [출처 : https://www.tes.com/lessons/DIVDAz5N3ZTBVA/mongols-great-unifiers-or-fiends-from-h]


가. 카라콜 전술 Caracole tactic


 몽골군은 백병전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활을 이용하여 적을 격멸하는 방식을 더 좋아했다. 사실 카라콜 전술을 활용한 것은 몽골군만은 아니었다. 거슬러 올라가 크랏수스(Marcus Licinius Crassus, BC 115 ~ BC 53)은 카르하이(Carrhae) 전투에서 파르티아 군에 의해 처참하게 패배당하는데, 이때 파르티아군이 사용했던 전술 역시 카라콜 전술이었다.(이 전투에 관해서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4>에서 상세하게 그려진다.)

 

 '첫 번째 열이 돌격하며 화살을 쏘다가 적군과의 거리가 40 ~ 50미터 지점에 이르면 선회한다. 이제 첫 번째 열은 파르티아 화살을 쏘는 동안 두 번째 열이 돌격한다. 돌격하는 열과 선회하는 열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각 열이 조화를 이루는 일이 중요했다.(p146)'

 

나. 측면 공격 및 이중 포위 전술 Open-the-End Tactics


 다른 한편으로 몽골군은 적을 멀리서 포위하면서 원거리에서 타격을 가하면서 적이 지치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포위망의 한 쪽을 열어주게 되면 화살 세례를 견디다 못한 상대가 그쪽으로 몰리게 되고, 몽골군은 기동력을 활용해서 이들을 추격해서 섬멸시키는 전술이다.


 '몽골군은 적의 전방을 공격하는 척하면서 후방에 맹공을 퍼부어 적을 혼동시키기도 하였다. 몽골군이 여러 방향에서 공격해 오면 적군은 포위되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적이 도망갈 수 있도록 포위망에 빈틈을 남겨 놓았지만, 이는 사실 함정이었다. 겁을 집어먹은 적군은 더 빨리 도망치기 위해 무기를 내팽개치고 군율도 무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면 몽골군은 적의 후방을 공격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는 헝가리군과 벌였던 모히(Mohi) 전투(1241)였다. 달란타이(Dalantai)는 이 전술을 "열어서 끝장내는 전술(Open-the-End Tactic)"로 불렀다.(p152)'


 이러한 전술 역시 몽골군 고유의 것은 아니다. 완벽한 포위보다 불완전한 포위가 보다 바람직한 전술임을 우리는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Flavius Vegetius Renatus, ? ~ ?)의 <군사학 논고 De Re Militari>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주하는 적을 위해서 절호의 교량을 제공하라는 스키피오의 금언은 자주 권장되어  왔다. 왜냐하면 적은 자유롭게 도망갈 여지가 생길 때는 도주하여 각자 살아날 방법만을 생각하게 되고, 그리하여 혼란이 확산되며 대병력이 산산조각 나기 때문이다. 패배자가 허겁지겁 무기를 내버리고 도주할 때 추격자에게는 어떤 위험도 있을 수 없다.... "패자에게 희망을 주어야만 정복자는 안전하다."(p168)


2. 조선수군과 한산대첩(1592)


 몽골군의 두 가지 성공적인 전술을 결합한 형태를 우리는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 ~ 1598)의 해전(海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한산대첩 등 전투에서는 대포를 활용하여 멀리서 적을 격멸하는 카라콜 전술이 활용되며, 적의 패잔병을 소탕할 때는 위장 퇴각 전술을 활용해 적을 넓은 바다로 끌어내어 섬멸시키는 충무공의 전술 속에서 우리는 몽골군의 전술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성공적인 전술은 시대와 장소를 떠나 공통분모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끊임없는 움직임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라 여겨진다.


 '일본군이 어느 결엔가 학익진(鶴翼陳) 안에 갇히게 되자, 거북선은 일본군 대열로 돌진해 쇠돌기와 대포로 대혼란을 야기하며 갈레아스 전함 역할을 수행했다...이순신의 위장된 퇴각 전술을 통해 또다시 일본군 잔존 함대가 보다 깊은 바다로 이끌려 나왔고, 조선 수군은 갑작스레 진로를 역전해 대포로 침략자들을 괴멸시켰다.(p136)... 육지에서처럼 일본군은 주력함에서 널빤지를 댄 현측의 총을 쏠 수 있는 총안(銃眼)에 진을 친 사수 대열이, 배에 쳐놓은 얇은 울타리 뒤에 있는 조선 수군을 도륙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일본 사수들은 자기네 총알이 조선 수군 뱃전의 두터운 울라리를 뚫을 수 없으며, 조선 대포가 자기네 화승총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다는 걸 발견했다.(p137)'


[그림] 학익진도(출처 : 아시아경제)


3. 변화(變化)와 불변(不變)


  몽골군의 전술이나 충무공의 전술 속에서 우리는 변화(變化)와 불변(不變)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기회를 포착하는 반면, 상대는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켜 큰 위험없이 반대편을 제압하는 것이 성공하는 전략전술의 기본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를 강조한 헤라클레이토스와 불변의 일자(一者)를 강조한 파르메니데스 중 보다 현실에 맞는 사상(思想)을 제시한 이는 누구인지 분명해 보인다.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가사적인 것을 고정된 상태에서 두 번 접촉할 수도 없다. 그것은 변화의 급격함과 빠름에 의해서 흩어졌다 또다시 모이고 합쳐졌다 떨어지며, 다가왔다 멀어진다.(p244)' <델포이의 E에 관하여> 392b > - 헤라클레이토스 Herakleitos(BC 6C 초 ? ~ ?)-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속박들의 한계들 안에서 부동(不動)이며 시작이 없으며 그침이 없는 것으로 있다. 왜냐하면 생성과 소멸이 아주 멀리 쫓겨나 떠돌아다니게 되었는데, 참된 확신이 그것들을 밀쳐냈기 때문이다. 같은 것 안에 같은 것으로 머물러 있음으로써, 그 자체만으로 놓여 있고 또 그 자체만으로 놓여 있고 또 그렇게 확고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p283)' <심플리키오스(DK28B8)> - 파르메니데스 Parmenides (BC 510 ~ BC 450)-


3. 기업의 혁신과 적응 : 기업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껍질을 벗어야 한다

 

다시 경영의 세계로 넘어오면 경영의 세계에서도 변화가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영의 책 The Business Book>에서는 기업의 혁신과 적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적응과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제품이 변화하지 않을 때조차 제품 생산과 유통,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절차 중 많은 부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오늘날에는 많은 업무가 자동화돼 컴퓨터와 로봇이 작업을 수행한다. 홍보 활동 역시 변화한 인구학적 통계자료 및 전 세계로 확대된 시장,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확실하게 기반을 다진 브랜드조차 혁신을 피하지 못한다.(p57)'


 그리고, 구체적인 혁신의 사례로 <경영의 책>에서는 '이건희와 삼성전자'의 사례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자신을 혁신하는 데 성공한 유명한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다. 1969년 설립된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자회사로, 이제 막 시작된 기술 산업 분야에서 쏟아지는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탄생됐다...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고위 경연진을 모아놓고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혁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아내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라는 유명한 말은 이건희 회장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보여준다.(p56)... 절차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시장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소비자에게 더욱 친화적인 브랜드로 거듭났다.(p57)'


[사진] 이건희 (출처 : <경영의 책>)


 <경영의 책>에서 말한 바와 90년대 초반 이후 삼성전자는 혁신을 통해 세계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기업의 위상에 맞는 처신을 현재의 삼성은 하고 있는가?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사회적 존재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생태계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볼 때 기업의 혁신은 기술혁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볼 때 <경영의 책>에서 말하는 다음의 구절은 우리가 아니라 삼성 관계자들이 명심해야 할 내용이 아닐까?


  '가장 성공한 기업은 혁신이 끊임없는 과정임을 잘 안다.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해야 하듯, 기업도 변화무쌍한 생태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훌륭한 리더는 적응 실패가 소멸로 이어짐을 안다.(p57)'


PS.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시리즈 中

 

  1. 무협지같은 재미를 원하시는 분에게는 <제4권과 제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2. 건축학도에게는 <제10권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를

  3. 기독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바라보는 로마제국의 기독교 공인 역사를 읽고 싶으신 분에게는 <제14권 : 그리스도의 승리>를

 4. 잠이 오지 않으시는 분들께는 <6권 : 팍스 로마나>를 추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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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0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1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2-11 12:18   좋아요 1 | URL
전쟁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선호에 관계없이 알아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혐의가 2심 재판 후 불거지고 있으니, ‘히드라‘가 생각나네요.. 덕분에 주가 부양은 잘 되겠어요^^:

야상곡(夜想曲) 2018-04-15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몽골군의 기동및 포위전술은 바로 몽골군들이 즐겨사용하는 품종의 군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전술 이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4-15 09:0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몽골산 말은 작지만, 먼 거리까지 쉬지 않고 갈 수 있는 품종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상곡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니, 외모와 달리 내실있는 말과 이를 잘 활용한 지혜가 몽골의 세계 제패의 한 원인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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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 ~ 1980)은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통해 현대인들이 짊어지고 있는 '무기력'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자유, 평등, 인간 본성, 사랑 등의 개념을 통해 무력감의 원인을 밝히고 있는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의 본문 내용을 따라가면서 우리의 무기력을 떨쳐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평등(平等, Equality)


 오늘날 '평등'의 개념은 과거와는 달라졌다. 과거 평등의 의미가 '인간은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뜻을 가지는데 반해, 오늘날의 평등의 의미는 타인과 구별되지 않음을 뜻한다. '개인은 개별 존재로서의 의미 대신에 추상적인 존재(전체)로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전체로서의 개인(추상화된 개인)이 아닌 개별화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살펴볼 차례다.


 '평등의 개념은 계몽주의 철학에서 절대주의 국가에 저항하며 발전하였다. 이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 ~ 1804) 의 말대로 모든 인간은 타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는 한에서 서로 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계몽주의 철학과 인문주의에서 말하는 평등의 의미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평등을 동일하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같다는 것이 서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이다.(p30)'


2. 인간의 본성(本性 Human nature)


 인간의 본성은 주어진 부분(상수)과 변화되는 부분(변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이처럼 규정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스스로 질문하면서 이성과 사랑의 힘을 통해 자신의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적극적인 '자유'를 통해 행동화될 수 있다.


 '인간의 본질을 만드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분열을 해결하는 수단인 이 대답들은 인간 본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정의를 낳는다. 분열과 불균형은 인간으로서의 인간을 구성하는 근절할 수 없는 부분이다.(p48)'


 '인간의 본성은 원칙일 뿐 아니라 능력이기도 하다. 즉, 인간은 이성과 사랑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만큼 자신의 본질에 도달한다... 자신을 자각하고 자신과 자신의 실존적 상황에 대해 진술하는 능력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바로 그 능력이 인간 본성의 기본 요인이다.(p49)'


3. 자유(自由, Liberty)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인 '자아실현(自我實現)'은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자유의 활동으로 달성가능하며,  적극적인 자유와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 개인은 점점 더 성장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적극적인 자유는 현대적 의미의 '평등'과는 달리 개인의 고유함을 인정하고 있어, 타인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로부터 적극적 자유는 '사랑'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자아실현이 사고 행위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전인격의 실현을 통해, 모든 감정적 가능성과 지적 가능성이 활발하게 표현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적극적 자유는 통합된 전인격의 자발적인 활동에 있다.(p78)'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발견, 혹은 인간 본질 그 자체이다. 그러니까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유한성으로 인한 장애, 제약,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p61)'


 '자발적 활동은 자아의 온전함을 희생하지 않고도 그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p81)... 모든 자발적 활동에서 개인은 세계를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자아는 온전해지고 더 강해지며 더 탄탄해진다.(p82)'


 '자아실현으로서의 적극적인 자유는 개인의 고유함을 완벽히 긍정한다. 인간은 평등하지만 다르게 태어난다. 이 차이는 태어날 때 물려받은 신체적, 정신적 기질이 다른 탓이며, 거기에는 수많은 상황과 각자의 경험이 추가된다.(p85)'


4. 사랑(愛 Love)


 적극적인 자유는 '나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한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은 다름을 인정하고,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방식이기에, 우리는 상처받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인식할 수 있을 때만 타인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적 헌신이 곧 자신의 사적 공간을 포기한다거나 타인의 사적 공간을 침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랑은 인식이지만, 또 인식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p73)


 '사랑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이 방식은 인간의 본성을 고려할 때 유일하게 만족을 주는 방식이다. 사랑이란 그 사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온전함과 현실을 둘 다 보존하는 유일한 형태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복종하거나 그에게 권력을 휘두르면서도 "사랑"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사람은 자신의 온전함과 독립이라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상실한다. 진정한 사랑에서는 타인과의 연관성과 자신의 온전함이 보존된다.(p20)'


5. 교육(敎育 Education)


 이러한 '적극적 자유 -> 자발적 활동 -> 진정한 사랑'의 관계가 현대 사회 속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며, 외부에서 바라는 바를 우리에게 강제하기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어렸을 적 '교육'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생각과 느낌, 소망은 물론 심지어 감각적 느낌까지도 주관적으로 우리 것이라고 느끼지만, 사실은 외부에서 주입된 것이고, 우리가 실제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남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p119)'

 

 '우리의 느낌과 감정 못지 않게 독창적 사고 역시 왜곡된다. 처음부터 우리의 교육은 아이의 독자적 사고를 막고 아이의 머리에 완성된 생각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는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가득한 손으로, 이성으로 세상을 파악하고자 한다. 아이들은 진리를 알고 싶어 한다. 그것이 낯설고 거대한 세상에서 방향을 잡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들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p93)'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는 현대적 의미의 '평등'을 추구한 결과, '자유'를 잃어버리게 되었고,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하게 되면서 현대인들이 '무기력'에 빠졌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자신 및 사회의 운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결정적인 힘과 상황을 올바르게 통찰하는 것이다. 무지와 인식의 결핍은 개인을 무력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무력감을 인식하지 않으려고 온갖 망상을 총동원하여 절망적으로 저항해 봤자 개인은 결국 내면적으로 그 무기력을 인식하게 된다.(p180)'


  저자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결국 현재 상화에 대한 '관찰'로부터 올바른 현실 '인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결과를 바탕으로 '자발적 활동'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의 결론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현대인들의 무기력 문제를 정신분석학의 방법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우리의 무기력을 완전하게 치유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구조적인 빈곤의 문제, 사회적인 불평등의 사회적 문제 역시 현대인들에게 많은 무력감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가 주는 무력감은 사회개혁을 위한 정치행위를 통해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유, 평등, 우애(自由, 平等, 友愛, Liberte, Egalite, Fraternite)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대부터 사용된 구호 '자유, 평등, 우애(또는 박애)'는 그러한 면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제시한다. 앞서 '자유'와 '평등'이 개인의 무력감을 떨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할 덕목이라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는 이념으로서 우애(Fraternite)가 실현될 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무력감이 온전히 치유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사진] 자유, 평등, 우애(박애) [출처 : 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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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8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8-02-08 17: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요 위의 사진 제가 가지고 있는 ‘레미제라블‘ 표지랑 닮았어요.
이 참에 레미제라블 시도해 봐야겠어요~^^

겨울호랑이 2018-02-08 19:07   좋아요 2 | URL
^^: 「레미제라블」표지하면 어린 코제트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저는 방대한 양에 도전을 미루고 있습니다만, 양철나무꾼님의 좋은 리뷰 기대해 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2-08 17: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사놓기만 하고 아직 안 읽은 책인데 겨울호랑이님 리뷰를 읽으니 뭔가 책을 다 읽어버린 느낌이예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2-08 19:09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다만, 책의 문장과 작은 단락에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라 조그만메모수첩님께서 직접 읽으시면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케 2018-02-08 18: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애 fraternité라는 번역을 늘 수상쩍게 봅니다. 맥락 상 피지배계층 간의 ‘형제애적 연대˝로
뜻을 새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예전엔 ‘박애‘라는 얼척없는 일본식 번역어로 불렸으니 뭐.
현 시대에선 계급, 계층간 정서적, 물리적 연대 solidarité로 새기는게 맞을 듯합니다

프롬 할배는 60년대 미국 사회당 시절의 글들이 이채롭죠. 프롬 할배에게서 프로이트를 -10
마르크스를 +20하면 좋을텐데....ㅋ

겨울호랑이 2018-02-08 19:12   좋아요 0 | URL
^^: 알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혁명구호에 ‘박애‘는 좀 어색하지요. 알케님 말씀처럼 ‘형제애적 연대‘ 또는 ‘계급 내 단결‘정도의 의미가 보다 더 적절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에리히 프롬의 다른 저작도 폭 넓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알케님 글을 읽고 하게 됩니다^^:

[그장소] 2018-02-09 0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부분에선 그 시대에 이런 통찰이 ? 싶다가 결론에선 맥이 탁 풀린 , 그 시대의 통찰력도 어쩔 수 없구나 싶었던 책였는데요 . 그래도 처음 무기력을 들여다 보게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랬네요!^^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8-02-09 08:56   좋아요 2 | URL
^^: 그렇군요.. 저는 대체적으로 프롬의 통찰력에 대해 많이 감탄한 편이었습니다.. 그장소님께서 말씀하신 프롬의 한계에 대해서는 제가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장소] 2018-02-09 12:14   좋아요 2 | URL
시대를 생각하니 , 옛 사람의 통찰에 놀랐던 거더라고요 . 감탄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걸 고민한다는데 놀라운 감탄을 했었고요 . ㅎㅎ이미 예견된 무기력이라 , 알아도 안다는 것 외에 별수 없겠네..그랬어요 . 저 감정이 너무 마이너한 가요~^^?ㅎㅎㅎ

겨울호랑이 2018-02-09 12:35   좋아요 2 | URL
무슨 말씀을... ^^: 그장소님께서 마이너한 감정을 가지고 계실라구요.. 프롬이 1980년에 사망했으니, 아주 옛날 사람도 아니지만, 요즘 우리가 하는 고민이나 문제는 예전부터 있어온 것들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가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자격시험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것 같네요ㅋ
 

1. 도덕경


노자(老子, BC 604 추정)의 <도덕경 道德經> 에서는 무위(無爲)를 말하며, 자연의 법칙에 따를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제16장에서는 자연의 이치에 따르면 오래갈 수 있으며,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고 말하면서 순리(順理)에 따를 것을 강조한다.

<도덕경 제 16장  第16章> 


지허항야至虛恒也, 수중독야守中篤也 

텅 빈 상태를 유지해야 오래 가고, 중(中)을 지켜야 돈독해진다.


천내도天乃道 도내구 道乃久 몰신불태 沒身不殆

하늘에 부합하는 일이 곧 자연(自然)의 이치다. 자연의 이치대로 하면 오래갈 수 있으며,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p145)'


2. 엔트로피 법칙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의 자연(nature)법칙에는 물리학의 법칙이 포함되며, 열역학의 법칙도 여기에 속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엔트로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며, 엔트로피의 증가는 다른 말로 유용(有用)한 에너지의 손실을 의미한다.


'열역학은 우리가 아는 과학적 개념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가장 놀라운 것이다. 제1법칙과 제2법칙을 합쳐서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제1법칙), 엔트로피의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제2법칙)


제1법칙을 부연설명하자면 에너지를 창조하거나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p50)... 제2법칙은 이렇게 말한다. 에너지는 한 가지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액의 벌금을 낸다." 이 벌금은 뭔가 일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있다. 그 용어가 바로 엔트로피(Entropy)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츨정하는 수단이다.(p51)'


 엔트로피의 증가는 평형상태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데, 이 극대점은 자유롭고 유용한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정량의 에너지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뜻이다.(p52)... 평형상태는 엔트로피가 극대점에 달한 상태이며,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유용한 에너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다. 클라우시우스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열역학 제2법칙을 요약했다. "엔트로피(무용한 에너지의 총량)는 극대점을 향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p53)'


3.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르면, 자연상태에서 에너지는 변환되고, 변환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는 손실된다. 물론 에너지의 총량은 보존되지만, 유용한 에너지는 손실된다는 것이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했을때,  자연의 이치에 따른다는 '무위(無爲)'는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옳은지, 그렇지 않으면 엔트로피의 억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을 것인지. 

 환경 오염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부(負)의 에너지인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당연히 행동해야 한다. 이때 우리가 선택하는 '무위(無爲)'는 단순히 비움(虛)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인 행(行)함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진정한 '무위'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자는 그 컵을 채우려는 인간의 행위를 유위라고 부른다. 유위란 곧 존재에 있어서 허(虛)의 상실이다. 그러니까 그 반대방향의 행위, 즉 빔을 극대화(極大化)하는 방향의 인간의 행위를 바로 무위라고 부르는 것이다.(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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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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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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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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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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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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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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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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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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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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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2-04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입춘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올해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겨울호랑이님, 따뜻한 일요일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8-02-04 11:03   좋아요 2 | URL
^^: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한 해 좋은 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행복의 정복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행복(幸福) :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만족함. 또는 그러한 상태. [출처 : 네이버 사전]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 ~ 1970)의 <행복의 정복 The Conquest of Happiness>는 행복(幸福)에 관한 에세이다. 러셀은 이 책에서 불행(不幸)과 행복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행복한 사람에 대해 정의한다. 


 '행복한 사람은 객관적으로 사는 사람이자 자유로운 사랑과 폭넓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며 이러한 사랑과 관심을 통해, 그리고 다음에는 그의 사랑과 관심이 다른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확보하는 사람이다.(p234)'


  러셀이 말한 불행의 원인은 경쟁, 권태와 자극, 피로, 질투, 죄의식, 피해망상, 여론에 대한 공포다. 반면, 행복의 원인은 행복의 원인인 열의, 사랑, 가족, 일, 일반적 관심사, 노력과 체념등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독자적으로 개인의 불행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의 감정을 구성한다. 예를 들면, 지나친 경쟁은 개인의 피로를 유발하고, 다른 이들의 성공을 질투하면서 자신의 삶에 권태를 느끼고 자극을 추구하게 만드는 등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너무나 유명한 톨스토이(Lev Tolstoy, 1828 ~ 1910)의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의 첫 문장처럼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나름나름의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를 이번 리뷰에서 살펴보자.


 철학자인 러셀은 서두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의 범위를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행복으로 한정한다. 일생 한두 번 정도 발생하는 극단적인 경우에 행복과 불행을 말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말일 것이다. 

 

 '이 문제를 논함에 있어서, 나는 극단적인 외부적 불행의 요인이 없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한정시키고자 한다. 일용할 양식이나 주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수입이 있고,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없을 만큼 충분히 건강한 사람들을 전제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자식을 모두 잃었다든가 사회적 위신을 잃었다든가 하는 극단적인 불행을 고려하지 않기로 하겠다... 나의 목적은 문명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마다 겪고 있는 일상적인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p14)'


1. 경쟁 Competition

 '고통의 뿌리는 경쟁에서의 성공을 행복의 주요한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데서 돋아난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성공은 행복의 한 요소에 불과하며, 따라서 성공하기 위해서 다른 요소들을 모두 희생한다면 그 성공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이다.(p50)... 인생의 주요한 목표로 간주되는 경쟁은 너무 잔인하고도 집요하며, 몸과 마음을 지나치게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에 삶의 기반으로 삼기 힘들다.(p56)'


2. 권태와 자극 Boredom and Excitement

 '권태의 본질 중 하나는 현재의 상태와 보다 더 유쾌한 다른 상태를 비교하는데 있다... 권태는 본질적으로 어떤 일에 대한 욕망이 좌절된 것을 뜻한다. 그것은 권태의 희생자로 하여금 그 날을 다른 날로부터 구별하게 하는 사건이면 충분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권태의 반대는 쾌락이 아니라 자극이다.(p58)'


 3. 피로 Fatigue

 '오늘날처럼 발달된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피로는 신경의 피로이다.(p70)...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걱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때에도 그들은 걱정거리에 매달려 끊임없이 고민한다.(p72)... 대부분의 걱정은 그 문제가 대단치 않은 것임을 깨달으면 감소될 수 있다... 우리들이 하는 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며, 우리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것 또한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p74)'


 4. 질투 Envy

 '평범한 인간의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 질투는 가장 불행할 것이다. 질투가 심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불행하게 되기를 바라고, 또 처벌을 받을 염려가 없을 때에는 언제나 그렇게 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자기 자신에게마저 불행을 초래한다.(p85)'


5. 죄의식 The sense of sin

 '인간이 자신의 합리적인 도덕률을 어겼을 때라 할지라도, 과연 죄의식이 보다 나은 생활 방식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일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나는 회의를 느낀다. 죄의식은 비천한 것, 자존심이 결여된 것이다.(p104)... 사실상 죄의식은 바람직한 생활이 되기는 커녕 그 반대이다. 죄의식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고, 열등감을 준다.(p105)


6. 피해망상 Persecution Mania

 '피해망상은 아주 극단적인 형태에 있어서는 공인된 형태의 정신이상이다. 상상적인 박해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생각 때문에 그들은 종종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그 결과 자유를 속박당하게 된다.(p109)'


7. 여론에 대한 공포 Fear of Public Opinion

'대부분의 경우 불필요한 체면이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악화시킨다. 여론은 여론에 무관심한 사람들보다는 여론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난폭하다.(p128)... 여론을 경멸한다는 것은 비록 전도된 방식이기는 할지라도 아직 여론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징조이다. 그러나 정말로 여론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나의 힘이며 행복의 원천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사회적 자유의 원천을 상실하고 있으며, 획일적인 것만이 바람직한 것이 되었다.(p133)'


 <행복의 정복>은 불행과 행복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제시하면서, 우리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유익한 책이다. 다른 한 편으로 철학자인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 속에서 우리가 깨닫지 못한 일상의 의미를 찾아가면서 우리 삶의 방향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다만, 저자와는 생각을 달리 하는 지점이 생기는데 다음의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행복'은 정복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그림] 대상화된 행복과 우리 마음의 상태(by 겨울호랑이) 


 행복이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 정복의 대상이라면 우리는 끊임없이 '행복'에 이르지 못하고 불행한 상태에 놓여 영원히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영원한 갈증과 배고픔으로 저승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탄탈로스(Tantalos)와 같은 존재의 모습을 <행복의 정복>이라는 짧은 문장에서 느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은 타자(他者)화되는 대상이 아닌 우리 자신의 상태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타자화 된 '행복'은 정복(conquest)의 대상이 되어 죽을 때까지 목적이 될 것이다.( the conquest of happiness) 이와는 반대로, '행복'이 단순히 상태의 표현이라면 마음의 변화만으로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지 않을까. I am unhappy에서 I am happy가 되는 것처럼. 행복은 우리 밖 어딘가에 쫓아가야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상태임을 다시 생각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그림] 탄탈로스 (출처 : http://www.arkeorehberim.com/2015/09/tantalosun-cezasn-kime-vermek-isterdiniz.html?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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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2-03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 싶은 책들은 겨울호랑이님께서 죄다 읽으셨더군요.흐흐~러셀도 좋아하는 철학자이고 탄탈로스 이야기도 요즘 빈번히 접하고 있어요.
안나까레리나의 문장으로 리뷰를 구성하시는 글~ 총균쇠가 떠오르네요~^^

겨울호랑이 2018-02-03 15:19   좋아요 2 | URL
^^: 저 역시 북프리쿠키님께서 읽으신 책 목록 속에서 제가 읽어야할 책들을 발견하게 되니 서로 돕고 사는 좋은 이웃이 되겠군요. (아직 괴테까지 게을러 손이 못가고 있어요.ㅋ) 아는 문장이 몇 문장 없어서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총, 균, 쇠>는 오래 전 글인데, 북프리쿠키님, 제 오랜 글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8-02-03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행복의 수치는 계속 고정인가요?
겨울호랑이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8-02-03 15:52   좋아요 2 | URL
^^: 주관적인 행복의 상태를 수직선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변화로 표현하기는 애매한 구석이 있어서요 ㅋ 바람이 세차게 부네요. 서니데이님도 여유로운 주말 보내세요!^^:

2018-02-03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3 2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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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메모수첩 2018-02-03 1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행복이 정복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된다는 말 정말 공감가네요. 한때 삶의 목적이 행복일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주관적인 영역이다보니 내가 행복해도 타자가 그로인해 불행한 경우가 있다면? 그것이 과연 목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러니 행복엔 윤리적인 전제가 항상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8-02-03 20:05   좋아요 1 | URL
조그만 메모수첩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살다보니 ‘행복하더라‘는 말은 가능해도 행복이 삶의 목적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구나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고 행복감을 느낀다면 정말 잘못된 일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행복의 의미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8-02-03 2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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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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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2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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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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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0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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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노의 원인 : 전쟁의 시작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오이족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숱한 영웅들의 굳센 혼백들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 자신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한 그 잔혹한 분노를!(제1권 1 ~ 5)'


<일리아스>를 관통하는 전체 주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다. 아킬레우스는 왜 분노했는가? 아가멤논에게 아킬레우스가 '브리세이스'를 빼았겼기 때문이었으며,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의 '브리세이스'를 빼았은 이유는 아폴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서였다. 아폴론은 왜 분노했는가? 이는 헬라스 연합군들이 아폴론의 사제(司祭) 크뤼세스를 모욕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헬라스 연합군들은 왜 모였는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트로이 전쟁은 왜 일어났는가? 그것은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아내 헬레네를 빼앗긴 메넬라오스의 분노로 수많은 아카이이오이 족이 뭉쳤기 때문이며, 이들과 함께 한 것은 '황금 사과'를 빼앗겨 분노에 불타는 두 여신 헤라와 아테네였다. 이들을 분노하게 만든 원인인 황금 사과는 인간 펠레우스와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의 분노 때문이었고, 펠레우스와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부모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결국 <일리아스>와 트로이 전쟁을 관통하는 주제가 '분노'라는 사실과 함께 아킬레우스 자신이 트로이 전쟁과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


 2. 분노의 결과 : 파멸


 브리세이스를 잃었다는 분노로 아킬레우스는 전투에 나가지 않게 되고, 그를 대신하여 아킬레우스의 무구(武具)를 갖춰 입고 전장에 나간 파트로클로스는 헥토르의 손에 죽음을 맞이 한다. 브리세이스 상실로 인한 아킬레우스의 첫 번째 분노의 결과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으로 결과를 맺는다. 파르토클로스의 죽음을 전해 들은 아킬레우스는 다시 한 번 깊게 상심에 빠진다.


'이렇게 말하자 슬픔의 먹구름이 아킬레우스를 덮어버렸다. 그는 두 손으로 검은 먼지를 움켜쥐더니 머리에 뿌려 고운 얼굴을 더렵혔고 그의 향기로운 옷에도 검은 재가 떨어졌다. 그리고 그 자신은 먼지 속에 큰 대자로 드러누워 제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제18권 22 ~ 25)'


 <일리아스> 제 22권에서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한 복수로 헥토르의 목숨을 가져오지만, 나중에 그 역시 파리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한 두 번째 분노의 결과를 우리는 <오뒷세우스>에서 확인하게 된다. 


'"나(오뒤세우스)는 아직도 아카이오이족의 땅에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내 나라를 밟아보지도 못한 채 끊임없이 고통만 당하고 있소. 하나 그대로 말하면 아킬레우스여, 어느 누구도 예전 그대처럼 행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오... 그러니 아킬레우스여, 그대는 죽었다고 해서 슬퍼하지 마시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는 지체없이 이런 말로 대답했소. "죽음에 대해 내게 그럴싸하게 말하지 마시오, 영광스런 오뒷세우스여! 나는 세상을 떠난 모든 사자들을 통치하느니 차라리 지상에서 머슴이 되어 농토도 없고 재산도 많지 않은 가난한 사람 밑에서 품이라도 팔고 싶소이다!(제11권 481 ~ 491)'


3. 분노(화)를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


'분노'로 시작된 트로이 전쟁은 전쟁에 참여한 이들의 파멸적인 결과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러한 분노(화)를 우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분노에 대해서는 여러 글들이 있지만,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 BC 4 ~ AD 65)의 <화에 대하여 On Anger>의 글을 옮겨본다.


'우리는 이 악덕(惡德)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우리의 사고를 깨끗이 정화하고 이 악덕의 뿌리를 철저히 뽑아버려야 한다. 조금이라도 흔적이라도 남겨두면 어디든지 들러 붙을 곳이 있을 때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는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옪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적과의 반목을 선언함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인생을 허비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고결한 기쁨을 위해 사용하도록 우리에게 허락된 날들을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데 바치는 것이 무슨 이득이 있는가?" 네가 진정으로 관심을 두는 일들을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네겐 헛되이 낭비할 시간이 없다.(p245)'


세네카는 '화'를 '악(惡)'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악을 일상 생활로부터  제거할 것은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과연 '제거'만이 화를 다루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을까? 화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독일의 가톨릭 수도자 안셀름 그륀(Anselm Grun, 1945 ~ )신부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군가에게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눈을 감는 행동입니다. 자신에게 달라붙은 잘못이라는 더러움을 희생양에게 덮어씌우고, 자신은 더러움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지요. 그러나 그렇게 해도 결코 더러움에서 해방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이의 잘못을 진지하게 살펴보면서, 자신 안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진실을 고백하고,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 약함을 인정하며, 다른이 들을 판단하지 않는 겸손과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p44)


개인적으로 효과적으로 분노를 조절하는 것은 이를 제거하기보다 오히려 우리 자신의 '거울'로 생각하고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이 아닐까. 더 나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리아스>의 파멸적 결과를 통해 지금의 작은 분노가 큰 불행을 불러올 수 있음을 마음에 담아두고 자신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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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1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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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1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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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31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철학이 분노를 당장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분노를 하고 난 후에 철학을 생각하면서 ‘왜 내가 화를 냈을까?’, ‘화를 낼만한 상황일까?’ 정도로 성찰할 수 있어요. ^^

겨울호랑이 2018-01-31 13:38   좋아요 2 | URL
^^: cyrus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분노의 원인을 안다해서 화를 안 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분노의 원인과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분노의 정도와 빈도를 조절하는 것 은 우리가 평생해야할 일일 것 같네요^^:

깐도리 2018-01-31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요.. 그리스어 원전을 그대로 가져왔다니...

겨울호랑이 2018-01-31 14:21   좋아요 0 | URL
^^: 천병희 교수님 번역본은 편하게 읽히고 상세한 주석이 달려 있어 많은 분들이 읽고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2018-01-31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31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2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2 1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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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2-02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참 신기해요. 같은 사람인데 그리스 사람은 그렇게 독특한 생각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게... 다른 곳도 뛰어났지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거나 그곳에 포커스가 맞춰졌기 때문만은 아닌 거 같고...

어릴 땐 분뇨로 웃고 장난하다가 커서는 분노로 분뇨로 세상 더 어지럽히지 말고 곱게 살다 가고 싶어요^^;

겨울호랑이 2018-02-02 15:27   좋아요 1 | URL
^^: 우리와 다른 그리스 문명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른 그리스 문명에 기원을 둔 현대 서구 문명과 동양 전통 문화와의 충돌을 우리가 겪고 있기에 우리 사회의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AgalmA님의 언어 유희에 감탄하면서, 저는 그냥 분노하지 않을래요.ㅋ

서니데이 2018-02-02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도 다시 읽으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은데, 다시 읽기에는 분량이 미리 부담스럽습니다.
겨울호랑이님, 따뜻한 금요일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8-02-02 15:28   좋아요 1 | URL
^^: 분량에 비해 재미도 없고, 양도 많은 것에 동감합니다. 저 역시 이 책들을 수십 번씩 읽었다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네요.ㅋ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금요일 오후 되세요!

배워가기 2018-02-03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명 두 책에서 분노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묘사되고, 실제로 파멸이라는 결론을 맺게 되지만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것을 어느정도 표현했을 때의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아킬레우스가 적당한 선을 지키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더라면 글의 전개 양상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궁금해 지네요 ㅎㅎ

겨울호랑이 2018-02-03 16:49   좋아요 1 | URL
^^: 배워가기님 말씀처럼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 배출했을 때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적정한 분노 역시 우리 삶에 필요하겠지요. 다만, 자신마저 태워버릴 정도의 격렬한 분노는 자신과 주변마저 태워버릴 수 있다는 것이 <일리아스>가 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배워가기님 말씀처럼 아킬레우스가 자신의 힘과 용기에 어울리는 감정표현 능력이 있었다면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학작품으로 <일리아스>의 매력은 떨어지지 않았을까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