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표가 널널했던 시향 정기음악회는 좌석을 건너 띄어 앉아야 하기 때문인지 일찌감치 매진이 되었습니다. 인터파크에 시도 때도 없이 들어가서 겨우 취소표 나온 것을 예매했는데 이 자리는 처음 앉아보네요. 드레스 뻗쳐 입고 오페라 안경이라도 가져와야 할 기세..일 리가 있겠습니까..

오늘 레퍼토리는 슈만 피아노협주곡 a단조 op.54,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g단조 op.13 겨울날의 환상입니다. 곧 시작합니다. 입을 사용해야 하는 관악기 연주자들과 지휘자를 제외하곤 모두 마스크를 했습니다. 이 얼마 만에 듣는 ‘생음악’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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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6-11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박스석인가용? 어디에 있든 생음악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넘 좋으시겠당~ 지휘자도 입이 중요하군요!!ㅎㅎ

조그만 메모수첩 2021-06-11 22:10   좋아요 1 | URL
지휘자도 입이 중요하군요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 🤣 박스석은 아니었고 뭐랄까 ‘천장근처남는공간활용석’?쯤 되었습니다
 

자기 전에 읽는 외국소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다 읽고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세>를 펼쳤습니다. 서문 읽고 있는데 벌써부터 진입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중입니다.

“서른 살이라는 에폭에 매달려”
나이나 시기라는 말 대신 에폭epoch이란 외국어를 그대로 갖다 쓴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우리말이 에폭의 어감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든가. 근데 문맥으로 에폭인지 제폭인지 어감은 충분히 전해질 것 같은데.. 🙄

“주인공이 때로는 여성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여류작가가 지닌 한계일 것이다. … 그렇지만 그 점은 진실을 은폐할 수 없는 작가의 철저한 결벽의 자연스러운 노출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밤에 빵 터졌네요 ㅎㅎㅎ 이 문장의 모든 것이 싫습니다. 단어 음절 구두점 여백 다 싫어요.

문제는 서문이 아니라 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오늘은 모든 게 다 삐딱하게 보이는지 ㅠ 현재 1시 44분. 삶은 달걀 얹은 비빔면 먹기 딱 좋은 시간이네요오..

밤비는 촐촐히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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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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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읽다가 자야지 했는데 작품해설을 남겨두고 다 읽어버렸고 새벽 3시쯤 되려니 했는데 비가 오는 5시 5분입니다. 일단 저는 망했고..

아… 이 뭐라고 참.. 이 먹먹한 마음을.. 훗날 정리할 수 있겠죠? 일단은 책을 덮고 여운을 간직한 채 잠깐이라도 잠을 청해봐야 되겠습니다. 악의 생산자인 인간이 그럼에도 아름다움에 대해 아름답게 서술하고, 희망에 대한 희망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은 늘 놀랍기만 합니다.

마음이 좀 진정될 때 프리모 레비의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소설 속 인물인 아드리아 혹은 알패르츠, 사라가 레비의 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였던 프리모 레비는

아니.. 뭐 쓸 생각 하지 말고 자자고. 자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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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5-31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하~ 얼마나 멋진 책인지 알 거 같아요! 밤새 다 읽게 되는 책이 있더라구요~ 여운 많이 느끼시고, 리뷰도 기대할게요~
아, 읽을 책은 높아져만 가고, 읽는 속도는 안 나고.. 하지만 행복합니다!!ㅎㅎ

조그만 메모수첩 2021-06-01 00:25   좋아요 0 | URL
툐툐님 덧글은 다람이 목소리로 음성 지원이 돼서 스폰지밥 아니면 뚱이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싶어져요 ㅎㅎ 남은 해설 마저 읽고 책 뒤적거리다 또 밤 샐까봐 책은 아예 다른 방에 가져다 놓았어요. 툐툐님 편한 밤 되시길. 덧글 고마워요! 💕
 

서술자가 시공을 오가는 이야기를 하고 인물들의 대화를 섞고, 그 이야기를 나선으로 땋아내리고 인물이 태어난 해를 헷갈리게 쓰거나(14세기 사람인 에이메리크를 1900년에 태어나 훌륭한(?) 나치가 되었다든지, 나치 중령 루돌프 회스가 14세기에 태어났다고 하는 등) 교차하는 것은 우선 서술자가 치매로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을 잘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오고감의 반복이 ‘악이란 무엇인가’의 실체로 또렷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악의 보편성과 그 끈끈한 역사는 이렇게 형상화됩니다. 이 압도하는 본질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소거가 아니라 봉인이 아닐까 합니다. 그를 위해 인간은 수시로 악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해부하고 박제해야 합니다.

주기도문을 바치는 시간. 누군가는 종교재판에 휘말려 이유도 없이 모진 고문을 받고 누군가는 출세를 방해받아 짜증을 냅니다. 아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가 이 악의 생산자들에게 영원히 돌아갔으면.

잠을 자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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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엔 외국 소설을 읽습니다. 사건 진행 위주의 흥미진진한 내용이나 지나치게 비극적인 내용 말고 심리 묘사 위주인 것으로. 카프카, 헤르타 뮐러, 제발트 등의 작가들 작품이 (내용도 좋았고 잠자기에도) 좋았지요. 이번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으려고 했지만 서문만 읽고 슬퍼져서 미루고,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책꽂이에서 다시 뽑아 왔지만 일본 소설은 그냥 읽기 싫고, 해서 잠자냥님 리뷰 보고 어제 도서관에서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 1-3권을 대여해와서 읽었습니다.

읽다가 일부러 중간에 그만 읽었어요. 보통 살짝 잠이 오면 덮는데 잠이 안 왔으나 덮었습니다. 시쳇말로 빼박 밤샐 각. 안 그래도 불면에, 요즘 들어 겨우 밤에 조금씩 자기 시작했는데 이건 뭐.

소설의 서술자인 아드리아는, 유년기 친구 베르나트와 노년에까지 우정을 유지하는데 노년의 베르나트는 아내 테클라와 이혼을 준비 중입니다. 그 부분을 읽고 삶은 왜 이렇게 환멸의 고비일까 생각을 좀 했습니다. 원래 삶은 환멸의 연속인데 어려서 낭만적인 픽션 또는 논픽션(이라 주장하는)에서 접한 단정하고 아름다운 일련의 시간을 ‘삶’이라고 잘못 입력해서 삶의 실체를 보면 놀라게 되나? 처음부터 입력이 잘 되었으면 적어도 삶이 환멸이라는 사실에 대한 환멸은 겪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점점 잠깨는 생각들을.. 결국 잠을 자긴 자서 작가에게 유감은 없습니다.

다섯 개의 시간대가 함께 진행됩니다(이제 초반 읽고 있으므로 진행되지 싶습니다) 14세기 줄리아 데 사우 수사, 17세기 자키암 무레다, 20세기 펠릭스 아르데볼, 아드리아 아르데볼의 유년기, 그의 노년기(소설 속 현재). 치매증상이 심해질 그는 최대한의 기억을 뽑아 종이에 옮겨야 하고 사이코메트리마냥 오래된 양피지나 바이올린을 만졌을 때 어린 그가 서술하는 중세 근대의 이야기는 허구인지 사실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1권의 20% 정도 읽은 거 같아요.

빌리지 말고 살걸.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그냥 살까 고민 중입니다. 잠자리에 눕는 시간은 11시 30분이예요(작년까지만도 이 시간은 일하는 시간이었죠 으하하). 빨리 그 시간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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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5-25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밤샐 각이죠? 사고 싶어지는 책이라고 믿습니다. ㅎㅎㅎ

조그만 메모수첩 2021-05-26 19:00   좋아요 1 | URL
어젯밤 1권 다 읽고 2권 조금 시작하니 동창이 밝더군요.. 다크써클 두른 채 한 마리 판다가 되어 지금 일하고 있는데..ㅎㅎ휴ㅠㅠㅠ 완독 축하드립니다. 🎉 저는요 어젯밤마냥 폭주하지 않고 아껴 읽을 겁니다요.. 올해는 사놓은 책 다 읽기 전엔 책지름 안하려고 했으나 인생은 예측불허 아니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