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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매일 달리게 된 것은 <양을 쫓는 모험>을 쓰고 난 얼마 후 부터였다고 생각한다.
전업 소설가로서 살아가자고 결심한 전후의 시기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PICK !!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스피드나 거리는 개의치 않고 되도록 쉬지 않고 매일 달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게 달린다는 행위가 하루 세끼 식사나 수면이나 집안일이나 쓰는 일과 같이 생활 사이클 속에 흡수되어 갔따.
달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습관이 되고, 쑥스러움 같은 것도 엷어져 갔다.
마라톤 풀코스의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35킬로를 지나면서부터 다가온다.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알게 된 것은 훗날의 일이다.
오랫동안 달리기를 계속하면 신체 근육의 배치가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솔직히 말하면 매일 계속해서 달린다는 것과 의지의 강약과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내가 이렇게 해서 20년 이상 계속 달릴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달리는 일이 성격에 맞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주위의 누군가에게 권한 적은 한번도 없다.
"달리는 것은 근사한 것이니까 모두 함께 달립시다"같은 말은 되도록 입에 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