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속자치통감 006 속자치통감 6
필원 | 권중달 / 도서출판 삼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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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10월 정해일(13일)에 조서를 내렸다.
"옛날 서한(西漢)시대에는 이민 가운데 경술에 밝은 자를 찾으면서 회계를 하는사람과 더불어 하도록 하였는데, 현(縣)에서는 차례대로 먹을 것을 이어 주었으니, 대개 현명한 사람을 우대하는 도리였다. 국가는 해마다 공부를 열어서 뛰어난 인재를 널리 찾는데 사방에 있는 인사들은 멀다고 이르지 아니할 사람이 없어야하나 오는 도중에 길이 멀어 막히고 노자와 쓸 것이 혹 모자라니 짐은 아주 걱정한다. 지금 서천(西川)·산남(山南)·형호(荊, 호북) 등의 길에 나서는 거인들은 왕래하는 데 증권(證券)을 공급하라."

식정효(植廷曉, ? ~971)가 곽숭악에게 말하였다.
"북쪽의 군대는 자리를 마는 기세를 타고 있는데, 그 칼끝은 감당할 수 없으며, 우리 군사들은비록 많지만 그러나 모두 다치고 난 나머지 사람이어서 지금은 채찍을 몰아 앞으로 나아갈 수없으니 역시 앉아서 그 죽음만을 받아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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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베네딕트 앤더슨은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해서 국민을 ‘상상된 공동체’라고 불렀다. 즉, 사람들끼리 직접 마주 대하는 공동체와는 달리, 이러한 공동체는 상상이라는 집합적 행위에 그 존립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프랑스인이나 미국인 또는 일본인이라는 자각을 특정 가족의 일원이라거나 특정 마을의 주민이라는 것만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 국가는 서로를 강화한다. 국가의 권력이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는 한편, 이러한 방식으로 결합된 사람들은 공통의 정치권력을 더욱 기꺼이 받아들이고 국가가 공격당할 때에는 그 방어를 위해 결집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국민국가는 정치적 단위로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어왔다. 즉, 국민국가는 제국의 군대에 압도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크기를 갖지만, 동시에 저항이 필요할 때 그 구성원들의 충성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작은 규모에서 가장 잘 작동한다는 것이 이 장에서의 내 논지다. 도시국가가 아마도 그 이상적 형태일 것이다. 국민국가가 성공한 것도 대중 매체를 사용해 사람들에게 정치의 실제에 자신들이 관여하고 있거나 영향력을 지닐 수 있다는 감각을 최소한으로나마 부여함으로써 도시의 친밀성을 모방해온 데 있었다. 그러나 세계정부는 멀리 떨어져 있어 존재감이 없는 것으로 비칠 것이다

점점 증대되는 문화적 다양성이 현재 많은 국민 국가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 그 문제는 세계정부에 더욱 심각한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정부는 현존하는 주요 문명들을 포괄해야만 하기 때문이며, 그러한 문명 각각은 공공 정책에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이 반영되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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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듣건대 도곡은 아들을 교훈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도병이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겠는가?" 급히 중서에 명령을 내려서 복시(覆試)를 치게 하였더니 도병은 다시 합격하였다. 이어서 조서를 내렸다. "조사(造士)의 선발은 사사로운 은혜를 심는 것이 아니니 세록(世祿)을 가진 집안에서는 의당 평소의 업무를 돈독하게 하라. 예컨대 당여(黨與)를 만들어서 자못 용납하고 가만히 입김을 불어 넣는 일이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문형(文衡)이라는 공기(公器)가 어찌 의당 사사롭게 남용되어야 하겠는가? 지금부터 거인(擧人)은 무릇 녹봉을 받아먹는 집안과 관계가 있다면 중서에 위탁하여 복시(覆試)를 치루라."

"길에서는 모두가 말하기를 호부시랑 맹공신(孟拱宸)의 집을 교방사(敎坊使)인 원승진(袁承進)에게 준다고 합니다. 옛날에 고조(高祖)가 무용수인 안질노(安叱奴)에게 벼슬을 주어 산기시랑으로 삼으려 하여 온 조정에서 모두 비웃었습니다. 지금 비록 원승진을 시랑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시랑이 살 집을 하사하시니 일이 역시 비슷합니다." 남당의 주군은 백(帛)을 하사하여 그가 용감하게 말한 것을 나타냈지만 그러나 끝내 고칠 수는 없었다.

소사온은 야율색진(耶律色珍, 斜軫)을 천거하여 나라를 경륜(經綸)할 재주를 가졌다고 하자 요주가 말하였다. "짐은 그를 아는데, 안일하게 호탕하기만 하니 어떻게 얽어 매여 굴복시키겠소!" 소사온이 말하였다.
"밖으로는 안일하고 호탕하지만 중심은 아직 헤아릴 수 없습니다." 마침내 불러서 당시의 정치에 관하여 물었더니 가리키고 진술하는 것이 알맞고 절실하여 요주는 그를 그릇으로 중히 여겼으며, 즉시 절제(節制)서남면제군으로 명령하여 하동(河東)을 돕게 하였다.

국가는 고요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데, 천도(天道)에는 악이 가득 찼고 앞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험한 것을 믿는 나라인데 듣건대 이번 전역(戰役)은 부고에 있는 재물을 고갈시키고 백성들의 힘을 소진하며 충성스런 마음이 용약(踊躍)하여 각기 규유(窺?, 틈을 봐서 행동하다)를 갖고 있습니다. 전하여 지는 말에 ‘이웃 나라가 후해지면 군주는 엷어진다.’고 하였는데, 어찌 난가(?駕, 황제의 수레)를 돌려 도읍지로 돌아가는 것이 상당(上黨)에 군사를 주둔시키는 것과 같겠습니까! 여름에 그 보리를 거두고 가을 그 벼를 거두게 하고 역역(力役)의 징발을 느슨하시는 것이 탕평책입니다.

"벌목을 하는 데는 먼저 가지와 잎을 없애고 그 후에 뿌리를 빼앗는 것입니다. 지금 하동(河東)은 밖으로 거란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안으로는 사람과 호구가 부세를 내니 가만히 생각하건대 한 해가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떨어뜨릴 수 없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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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권력에 관한 것, 즉 누가 권력을 쥐어야 하고, 권력은 어떻게 통제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지만, 모든 권력관계가 정치적 관계인 것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지적은 본래적으로 정치적인 본성을 둘러싼 것이라기보다는 그 관계를 다루는 데서 보이는 정치의 태만을 둘러싼 것이다.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를 취해온 정치권력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특유하게 친밀한 관계에 대한 적절한 매개 변수를 설정하지 못했다. 정치권력의 태만은 많은 점에서 지적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에서 다른 집단이 품고 있는 문화적 가치관에 대한 경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것은 중요한 선(善)의 하나다. 아울러 정치적 올바름을 약화시키는 것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문화가 자유와 평등?특히 여성을 위한 자유와 평등?에 적대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 설령 그렇게 하는 것이 불쾌감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강력하게 그 문제성을 주장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나는 앞에서 우리가 페미니즘과 다문화주의를 정치철학의 오랜 물음들을 대체하는 것으로서 볼 것이 아니라 그런 물음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하는 것으로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로서는 이제 그런 견해가 정당화되었기를 바란다. 페미니스트와 다문화주의자들은 우리에게 정치권력,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에 관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생각하도록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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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12-05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2023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선정되심 축하드립니다. 겨울호랑이님의 성실함에 대한 작은 보상 🎁 이라고 생각해요.
한해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함께 합시다!

겨울호랑이 2023-12-05 08: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님을 비롯한 이웃분들께서 부족한 글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서니데이 2023-12-05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3-12-06 09:5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항상 좋은 격려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우리는 영케어러 정책 타깃이 19~34세 같은 청년층인 데 비해 그곳에서는 5~6세 아이들부터 열심히 들여다보더라. 부모가 입원해 있는데 어린아이가 간병하고 있는 경우 등을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찾고 있었다." 허 조사관은 청년기가 되어서야 발굴되는 영케어러는 이미 손쓰기 늦었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 케어 기간이 오래될수록 우울이 깊고 학업 중단 확률이 높다. 자립 기반을 잡을 기회를 이미 놓쳐버린 청년에게 뒤늦게 생계비를 주고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것보다, 어린 나이에 일찍 찾아내 가족돌봄의 굴레에서 애당초 벗어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 P11

 "가족돌봄은전 생애를 관통하는 연속적인 과정이며,
특정 연령기에만 나타는 현상이 아닙니다. 지원의 목적은 가족과 아동을 분리하거나 가족돌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돌봄의 상황 속에서도 또래 아동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아동이 돌봄의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돌봄의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책대상에서 배제한 채 별도의 지원대책을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 과연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국으로서 ‘아동 최상의 이익(제3조)‘과 ‘생존과 발달을 보장할 권리(제6조)‘를 고려한 아동보호정책을 수립한 것인지 우려가 됩니다." - P13

 실제 지난해12월 대법원은 2012년 문화방송(MBC)파업이 정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방송 공정성은 방송의 결과가 아닌제작·편성 과정에서의 민주적 의사결정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라고 판시한바 있다. 즉, 사용자가 경영권을 남용해서 방송의 제작, 편집, 송출과정을 통제하려 한다면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P28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는 "결국 민주당이 의지가 없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국회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여론을 만들어오세요‘다. 민주당 환노위 구성이 바뀔 때마다 노란봉투법의 기원부터 새로 설명해야 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도 관심이 적기는 마찬가지였다. " 손배는 파업을 한 이후의 일이라, 그동안은 양대 노총의 주요 의제가 되지못했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해 6월30일 손잡고에서 손배 판결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자가 단 두 명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손배 이슈가 좀처럼 힘을 받지못했다." - P33

2010년대 한국 사회는 금융 교육 공백기였다. 이 기간에 미국이나 영국에서전개된 사회적 논의를 한국 사회는 경험하지 못했다. 금융 교육을 최대한 어릴 적봄 부터 시켜야 한다는 점, 금융 교육이 반드시 ‘자문‘과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점, 금융 교육을 할 때에는 대상자의 마음건강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점은 이제 막 우리가 본격적으로 협의하고 자원을 분배해야 할 문제가 됐다. - P41

인공지능 분야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가치관이 존재해왔다. 하나는 ‘파멸론자(Doomer)‘라고 불리기도 하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공지능이 갖가지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인공지능의 대부‘이자 오픈AI 전이사 일리야 수츠케버의 스승인 제프리힌턴이 대표적이다.  - P43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과 국가의 역할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팬데믹과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상품 부족 같은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따라서 각국에서 효율성보다 회복, 경제통합보다 안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었다. 핵심산업의 공급망을 우방국들 사이에서 확립하려는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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