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인터뷰
로렌스 R. 스펜서 엮음, 유리타 옮김 / 아이커넥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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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각 있는 존재는 불멸의 영적 존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여기에는 인간도 포함되지요. 단순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나는 조어(造語)인 'IS-BE(이즈비)'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입니다. 불멸의 존재 본연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함(is)'이라는 영원의 상태에서 사는 것이고 그들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들이 '존재함(be)'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낮다 하더라도 모든 이즈비들은 나 자신이 다른 이로부터 받고자 하는 존중과 대우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96

지난 7월 미국 하원 미확인 변칙현상(UAP, Unidentifed Anomalous Phenomena)과 관련해서 청문회가 있었고, 잠시나마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당시 별다른 관심은 없었지만, 아는 지인으로부터 <외계인 인터뷰>라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느냐는 말을 듣고 읽었다. 책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또는 이것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 하는 부분은 일단 넘기자. 처음에는 단순히 로스웰 사건, 51구역(Area 51)과 같은 음모론과 관련한 책으로 생각했지만, 책 내용에는 음모론을 넘어서는 부분도 함께 담겨 있었고,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다.

과학은 물질의 종교입니다. 과학은 물질을 숭배합니다. 과학의 패러다임에서는 창조된 것이 전부이고 창조주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창조주가 전부이고 창조된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요. 이 두 극단은 바로 감옥의 쇠창살입니다. 과학과 종교는 상호작용하는 전체로서의 모든 현상들을 관찰하고 주시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10

개인적으로는 과학과 종교에 대한 과도한 맹신을 경계하는 문단이 인상깊게 느껴진다. 외계인 에어럴은 과학도 종교도 근원적인 것이 아닌 진실을 왜곡하는 수단에 불과함을 말한다. 진실은 양 극단 어느 한 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종교가 말하지 않는(또는 말할 수 없는) 그 사이 어느 곳에 놓여있으며 진정한 자기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메세지 속에서 간결하지만 작은 울림을 느끼게 된다.

모든 피라미드 문명은 무지와 두려움과 무력으로 인류의 노예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통제 방법으로 종교를 이용합니다. 부적절한 정보, 기하학적 디자인들, 수학적 계산과 천체의 정렬이 해독 불가능하게 뒤범벅된 것도 지구 이즈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게 할 목적의, 불멸의 영이 아닌 딱딱한 물질에 기반을 둔 날조된 영성의 한 부분입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152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현재 당신들 존재가 처해있는 어려운 여건을 풀 효과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또한 인류는 한낱 생물학적 몸뚱이에 불과하다는 개념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현재 어디에 있고 자신들은 이즈비이고 그리고 진정 이즈비로서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아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인간의 형체를 넘어서서 일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어야만이 당신들이 처한 이 수감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즈비에게 지구에서의 미래는 없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32

어쩌면 <외계인 인터뷰>의 주제는 다음의 한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너 자신 안에 있는 신성(神性)을 깨달으라는. 누군가에게 그 신성은 성령(聖靈)이 될 수도 있겠고, 다른 이에게는 불심(佛心)이 될 수도 있겠고,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과도 통하는 바가 있다 여겨진다.

이런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고 앞으로도 항상 당신일 것입니다. 또한 저 깊은 곳에서 당신은 당신이 누구이고 당신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늘 당신 본질 그대로입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07

마지막으로, <외계인 인터뷰>는 사실일까?에 대한 물음을 생각해본다. 어쩌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 만약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상에 유배된 '기억이 소실된' 이즈비인 내가 진실을 아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책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상상력의 산물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인가 아닌가는 개인들의 믿음과는 관련이 없는 부분이기라 생각되기에 가장 적절한 답은 <논어 論語><先進> 편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焉能事鬼
敢問死. 曰未知生 焉知死.

계로(자로)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아직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단 말인가?" 이에 우직한 계로가 다시 여쭈었다 : "그럼 이번에는 감히 죽음에 관하여 여쭙고자 하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아직 삶을 모르면서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_ 도올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3>, p258

PS. 만약, <외계인 인터뷰> 자체가 <베다>처럼 진실을 담고 있다면, 이 책 자체도 하나의 거대한 은유로서, 마틸다 오도넬 맥엘로이(Matilda Macelroy) 여사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사실 여부는 경전의 오탈자와 같은 부수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씁쓸한 일이지만 베다 찬가를 배운 사람들은 베다 찬가를 신의 말씀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결국 베다의 내용은 글자 그대로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은 베다의 완곡한 표현이나 비유적인 표현들을 교조적 사실로 수용하여 실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베다에 담긴 철학은 무시되고 찬가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종교의 실천교리가 되었다는데, 특히 힌두교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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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의 이해 (수정판)
데이비드 파렐 지음, 전용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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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에 우리 유권자는 투표하며, 그 후 승자와 패자는 누구인지, 각 정당등은 몇 석을 얻었는지, 그 결과를 기다린다. 바로 여기서 득표수를 계산해 의석수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로 선거제도의 기능이다. 이제 선거제도를 정의해보자. 선거제도는 공직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표를 의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_ 데이비드 파렐, <선거제도의 이해>, p24

데이비드 파렐 (Farrell, David M.)는 <선거제도의 이해 Electoral Systems>에서 선거제도를 '유권자가 행사한 표를 의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정의한다. 이는 개인이 명시적으로 표시한 의사표시를 전체 집단의 의지로 해석하는 여러 방법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문제는 '집단 의지'에서 어디까지를 집단으로 볼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유권자의 다수만을 집단으로 볼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소수 의견까지 집단으로 포함시켜야 하는가의 문제. 이로부터 비례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득표수를 의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기준으로, '비례적(proportional)' 결과와 '비(非)비례적(non-proportional)' 결과를 낳는 선거체제로 분류하는 것이다. 비례적 선거제도의 핵심은 각 정당의 의석수를 자신들이 얻은 득표수에 가능한 한 근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대로 비(非)비례적 선거제도에서는 한 정당이 다른 정당보다 더 많은 표를 확실히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강력하고 안정된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_ 데이비드 파렐, <선거제도의 이해>, p24

저자는 본문을 통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다른 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제도임을 말한다. 그렇지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또한 단점을 갖고 있다. 유권자는 자신의 후보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며, 특히 폐쇄식 정당명부제의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극대화된다. 부분으로 개인 의지와 전체로서 집단 의지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개인의 선택이 오히려 제약받게 된다는 점은 최선의 선거제도를 도출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여러 형태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선거 공학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선거제도라는 사실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이 제도는 분명히 정당 지도부에게 상당한 정도의 통제력을 부여한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제도 개혁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비례성이 매우 높고,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여성이나 소수 인종 집단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우수성을 감안한다면, 언젠가 모든 국가가 결국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_ 데이비드 파렐, <선거제도의 이해>, p149

특정 선거제도의 비례성과 정부나 정치체제의 안전성 정도 사이에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되었던 상반관계는 대부분의 경우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눈길을 끈다. 나아가 비례대표제에서 정부 안전성 정도가 높다고 결론짓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_ 데이비드 파렐, <선거제도의 이해>, p351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선거법과 관련한 주요 논쟁은 정당의 이해관계 범위를 크게 넘어서지 못하는 듯하다. 선거법 개선을 말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도 크게 군소정당의 입지를 늘리자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선거제도 개혁의 초점은 정당이 아닌 유권자에게 맞춰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비례대표제를 병립형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연동형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선출되는 대표가 누구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 여겨진다. 다소 극단적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왜 우리는 공간(空間)으로 구획된 지역대표만 선출해야 하는가? 시간(時間)으로 구획된 세대별 대표를 선출할 수는 없는 것일까? 20대와 30대 유권자를 대표할 수 있는 의석 수를 해당 세대에 맞게 배부하고 이에 대해 비례대표제 방식으로 선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성별 비율도 함께 접목시켜 의원을 선출한다면 보다 근원적인 대의제가 확립될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스치듯 지나가는 아이디어라 이러한 생각에 문제점이 있으리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대표없는 곳에 과세 없다(No Taxatioin without Representation)'는 말처럼 의무만 부담하고 권리를 행사할 방안을 갖지 못하는 계층, 집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함을 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논란을 보며 마음 깊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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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11-30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비례대표제가
이상적인 제도라는 점에는 동의
하지만, 2023년 한국에서는 현실
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현실정치는 상대방의 선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시간과 세대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합니다.

겨울호랑이 2023-11-30 16:11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제도 개선에 대한 전체의 공감대 형성이 된 상태에서 제3자에 의한 제도변경이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의견수렴 노력도 없는 상태에서 국회의원들의 이해와 직결된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문제있다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제3의 독립기관에서 추진하는 편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이도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을 보면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네요...레삭매냐님 감사합니다. ^^:)

호시우행 2023-11-30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더 많이 뽑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이므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는 절대 반대합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제도 없애야 합니다. 그 속에 감추어진 은밀한 뒷거래의 민낯을 보면 구역질이 납니다. 바로 매관매직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공정한 경쟁에도 위배되는 행위입니다.ㅠㅠ

겨울호랑이 2023-12-01 08:09   좋아요 0 | URL
호시우행님 말씀처럼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이 정치판을 거의 양분하는 현 구조에서 비례대표제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 소수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수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그리고 거대정당 외 다른 정당에 대한 선택이 가능할 수 있는 상식적인 국정운영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매번 선거때보다 보다 진전된 논의를 위한 선택이 아닌 이데올로기의 거대 담론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어 피로감이 많이 쌓이네요...
 

홉스는 절대적 주권자를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절대적 주권자는 그 명령이 어떠한 세속적 제한(홉스는 주권자가 여전히 신에 대한 의무를 지고 있다고 믿었다)에도 구애받지 않는, 권력의 분할되지 않는 원천이다. 이 주권을 쥐는 주체가 단 한 명의 인간(즉 군주)이라는 것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홉스는 군주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군주의 의지는 일정하고, 의회와는 달리 내적 분열에 빠지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절대군주에게 의탁하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너무 위험하다. 그 대안으로서 우리는 지혜롭고 유덕하며 민중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권력을 쥐게 하자고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말 그대로는 ‘최선자의 통치’를 의미하는 귀족정(aristocracy)을 지지하는 논의인데, 최소한 19세기 중반까지 대다수의 정치철학자가 이 논의에 납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은 국민 투표라는 드문 기회에만 행해지는 것일까? 그 이유로는 보통사람들에게는 정치적 결정의 배후에 놓인 쟁점들을 이해할 능력이 단적으로 없으며, 그래서 이러한 사안을 다루는 데 더 뛰어난 자질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결정을 맡긴다고 하는 널리 퍼져 있는 믿음을 들 수 있다.

우리는 민주 사회에서 보통의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인터뷰나 설문 조사에서 정치적 지식의 수준이나 관심이 낮게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전형적으로 그들은 지도적인 정치인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고, 주요 정당들의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한 가지 설명은 현행 민주주의가 사람들에게 정치적 지식이나 기능을 획득할 동기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민주주의란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가 아니라 민중 전체에게 국가적 사안에 대한 최종적 권위를 부여하려는 지속적인 싸움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다수자를 형성하는 사람들은 토론을 하기 전 단계부터 자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결책에 찬성 투표만 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대신에 그들은 상대편의 주장을 들어보고 나서 판단을 형성하려고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요구하는 바가 많은 까다로운 일이라는 것이 판명된다. 그것은 사람들이 종종 복잡하고 자신의 일상생활과는 무관해 보이는 정치적 쟁점들에 관심을 가지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들이 이러한 쟁점들에 관해 결정할 때 자제하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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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세계 1929-1939
찰스 P. 킨들버거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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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
찰스 P. 킨들버거 지음, 주경철 옮김 / 까치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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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찰스 P. 킨들버거.로버트 Z. 알리버 지음, 김홍식 옮김 / 굿모닝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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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논제는 광기와 패닉의 순환이, 경기순환 파동과 함께 오르내리는 신용 공급의 변동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즉, 호경기 시절에는 신용공급이 상대적으로 빨리 증가하고, 경제성장이 둔화할 때는 신용 공급의 증가율이 종종 급격하게 떨어진다. 광기는 현재 및 가까운 미래 시점의 부동산가격, 주가, 상품가격, 혹은 특정 국가의 통화가치가 먼 미래 시점에서의 동일한 부동산가격이나 주가, 상품가격, 통화가치와 일관되지 않을 정도로 상승하는 현상을 동반한다.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39


 찰스 P. 킨들버거(Charles Poor Kindleberger, 1910~2003)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Manias, Panics and Crashes: A History of Financial Crisis>에서 자산의 미래 가치에 대한 개인이 소박한 기대가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열망으로, 개인의 열망이 대중의 군중심리로 변모되어 결국에는 극심한 공포와 절망 속에 무너져 내려가는 금융공황의 역사를 그려낸다. 


 광기 현상들의 특징은 전부 똑같지는 않지만, 한 가지 유사한 유형을 갖는다. 경제적 풍요감에 동반해 부동산과 주식, 상품가격의 상승이 나타난다. 가계의 부가 증가하고, 따라서 지출도 늘어난다.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는다. 그러는 사이 자산가격이 그 정점으로 치솟고, 곧 이어 하락이 시작된다. 거품의 파열은 부동산가격, 주가, 상품가격의 하락과 동반해 나타났으며, 이런 가격 하락은 종종 붕괴나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38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마저 대공황 2주 전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을 고원에 다다랐다. Stock prices have reached what looks like a permanently high plateau" 고 예측했을 정도로 예단하기 힘든 갑작스러운 붕괴는  순식간에 금융시장을 흔들고 전세계로 전파되며 공황상태로 이끌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서 시장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그것은 차입으로 인한 과다한 신용 공급 때문이다. 


 이상적인 교과서의 세계에서는, 금의 유입에 따라 금화의 유통 물량이 한 나라에서 증가하면 다른 나라에서 이에 상응하는 금의 공급 감소가 발생하고, 첫 번째 나라의 통화 공급량 증가와 신용 팽창은 두 번째 나라의 통화 공급량 감소와 신용 위축에 의해 상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두 번째 나라의 투자자들이 해외의 물가 상승과 이에 동반하는 이익 증가에 대응해 자국의 자산과 유가증권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이 자산들을 매수하기 위해 신용 수요를 확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첫 번째 나라의 신용 팽창이 두 번째 나라의 신용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67


 자산의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자의 과도한 기대 또는 투기는 감당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차입거래를 일으킨다. 이러한 차입거래가 개인을 넘어 시장 전체로 확산되었을 때 시장에서는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 순간 뱅크런(bank run)을 우려한 금융기관과 현금을 확보하려는 개인들도 시장의 유동성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다. 시장 유동성의 다수를 차지하는 신용(credit)이 한 순간에 사라지면서 거품은 꺼진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단은 없는가?


 붕괴란 자산가격의 폭락이며, 중요한 기업이나 은행의 파산을 의미할 수도 있다. 패닉, 즉 "이유 없이 엄습하는 공포"가 자산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유동성이 낮은 유가증권에서 빠져나와 현금이나 정부채권으로 달려가는 쇄도 사태를 동반할 수 있다. 금융위기는 붕괴와 패닉 중 어느 하나 혹은 둘 다를 포함할 수 있고, 붕괴가 패닉을 뒤따를 수도 있고 반대 순서로 진행될 수도 있다.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187

 

 저자 킨들버거는 광기, 패닉, 붕괴에 이르는 금융불안의 흐름 속에서 궁극적 대여자(the 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을 강조한다. 궁극적 대여자는 국내 차원에서는 유동성 부족이라는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한 신용공여자로, 국제 차원에서는 유동성 공급이 가져오는 환율, 국제수지 등으로의 파생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킨들버거의 다른 책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 World Economic Primacy: 1950 to 1990>에서는 공공재를 공급하는 궁극적 대여자가 헤게모니(Hegemony)국가임을 말한다. 


 금융 불안의 본질은 신뢰의 상실이다. 불안 국면이 시작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사태가 올 것인가? 다시 말해 경제의 여러 측면들이 교정되면서 신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인가,  아니면 가격이 폭락하고 패닉이 발생하면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인파와 함께 비유동성 자산을 처분하고 현금으로 전환하려는 쇄도가 벌어질 것인가?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169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는 금융위기 속에서 경제적 헤게모니를 갖는 유동성 공급자, 궁극적 대여자에 대해 말한다. 그렇지만, 실물과 화폐의 직접적인 가치 연계 수단이 닉슨 독트린 이후 사라진 오늘날, 무제한적인 신용공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연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백마를 탄 초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유동성공급책이나 금리 인하를 기다리기보다 근본적인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궁극적 대여자는 대중들이 실물자산과 비유동성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현금으로 전환하려는 쇄도 사태를 중지시키는 데 필요한 만큼의 통화를 공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이 개념은 패닉이 발생할 때 화폐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려주는 '탄력적인 통화 공급'이라는 개념이다. _ 찰스 P. 킨들버거 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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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29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독을 유혹하는 리뷰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23-11-29 20: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