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오파기티카 - 언론 자유의 경전, 존 밀턴 <아레오파기티카>의 완역, 주석, 연구서
존 밀턴 지음, 박상익 옮김 / 소나무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알고 말하고 주장할 자유를, 다른 어떤 자유보다도 그러한 자유를 나에게 주십시오."


<아레오파기티카 Areopagitica>는 존 밀턴(John Milton, 1608 ~ 1674)가 저술한 언론 자유의 경전으로 평가 받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이 가지는 의의를 번역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밀턴의 <아레오파기티카>는 로크(John Locke, 1632 ~ 1704)의 관용론(A Letter Concerning Toleration, 1689)보다 거의 반세기 앞서 자유주의의 핵심 원리 및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인 개인주의(individualism)의 본질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p9)


<아레오파기티카>에서는 17세기 초반 로마 가톨릭에 의한 사상 검열을 비판하면서 출판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밀턴이 살았던 17세기는 갈릴레오가 종교 재판을 받고, 브루노(Giordano Bruno, 1548 ~ 1600)가 화형을 당하는 등 신학(神學)과 과학(科學) 사이의 갈등이 고조된 시기였다. 그런 점에서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출판의 자유는 우리에게 '언론의 자유'만큼이나 소중한 덕목이었을 것이다. 밀턴은 출판, 언론의 자유를 어떤 내용으로 주장하였을까. 본문을 통해 살펴보자.


1. 세상의 선(善)과 악(惡)은 나눌 수 없다


 밀턴에 따르면 세상은 '선'과 '악'으로 명확히 구분될 수 없고, 불명확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된다. 세상은 불순에서 순수로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악을 알기 위해서라도 이를 제거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알고 있는 선(善)과 악(惡)은 거의 나눌 수 없을 만큼 함께 자라고 있으며, 선의 지식은 악의 지식과 너무나도 뒤얽혀 있고,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비슷비슷해서, 프시케(Psyche)가 부단한 수고로써 분류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저 뒤섞인 씨앗들도 이보다 더 혼란스럽게 섞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514]'(p52)


'확실히 우리는 세상에 순수한 마음으로 태어나기보다는 불순한 마음으로 태어납니다. 우리를 정화하는 것은 시련이며, 무릇 시련은 반대되는 것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515](p53) ...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는 악덕에 관한 지식과 관찰이 사람의 미덕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하며, 오류를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진리를 확립하는데 꼭 필요합니다.[516]'(p55)


2. 검열(檢閱)의 한계 그리고 폐해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검열관들 역시 한계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검열을 통해 사상을 통제하고 이상사회(理想社會)를 만들 수 없게 된다. 통제된 사회에서는 가식적인 표현만이 존재하게 된다. 밀턴은 본문에서 이탈리아의 예를 들면서 갈릴레오의 종교재판이야기를 통해 검열상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만일 학자가 책에서 무엇인가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악덕과 오류를 퍼뜨리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검열관 자신들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검열관에게 무오류(無誤謬)와 절대 청렴의 탁월한 미덕이 있다고 우리가 간주하거나, 그들 자신이 우리 나라의 다른 모든 사람들 이상으로 그와 같은 미덕을 갖추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520]'(p60)


 '현실을 떠나 실현 불가능한 아틀란티스나 유토피아 같은 국가로 도피하는 것으로는 우리의 상태를 개선할 수 없습니다... 플라톤이 말한 서적의 검열도 이것을 할 수 없습니다. 서적 검열은 불가피하게 수많은 다른 종류의 검열(檢閱)을 수반하게 되며, 그것은 우리 모두를 우스꽝스럽고 피곤하게 만들면서도 결국 좌절만 시킬 뿐입니다.' [526]' (p65)


'그들은 그들의 학문이 빠져 있는 굴욕적인 상태를 비통해 했습니다. [538] 이탈리아인들의 위대한 재능을 질식시킨 것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최근 수년간 그곳에서는 아첨과 과장된 표현 이외에는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았습니다.'(p80)


3. 삭제와 금지


검열과 삭제, 그리고 금지는 부작용을 낳는 제한적인 조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궁극적인 해결방안이 되지 못한다. 그보다는 선행(언론의 자유보장)에 더 힘쓰는 것이 신(God)의 뜻에 부합하는 길이다.


'사람을 죽이는 자는 신의 형상인 이성적 창조물을 죽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책을 파괴하는 자는 이성(理性) 그 자체를 죽이는 것이며, 말하자면 눈에 보이는 신의 형상을 죽이는 것입니다. [492] '(p28)


'선과 악 어느 쪽인지 분명치 않지만, 양자에게 똑같이 유용하게 작용하는 사물을 금지하는 법률은 하찮은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선택을 해야 한다면 악행을 무리하게 방지하는 것보다는 미미할지라도 선행을 하도록 하는데 몇 곱절 더 우선권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28]'(p67)


4. 언론 자유의 보장


 결국 검열관이 정당하게 검열할 가능성도 낮고, 검열과 삭제, 금지의 효과에 미비하다면 인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이성의 뜻, 신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다. 비록 논쟁과 문제가 많이 발생하겠지만, 이러한 문제는 관용(寬容 tolerance)의 자세로 해결할 수 있다.


'절제(節制)란 얼마나 큰 미덕입니까, 그리고 그것은 사람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입니까! 그러나 신께서는 특정한 율법이나 규제 없이, 성인들에게 전적으로 그 처분을 맡기셨습니다 [513]... 그러므로 신은 인간을 어린아이 같은 규제 속에 항상 잡아 두지 않으시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이성의 은사를 부여하셨습니다. [514]'(p51)


'[548] 사려 깊고 학식과 양식이 있는 한 사람이 자신의 견해와 논거를 위험스럽게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은밀하게 전파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공공연하게 글로 써서 세상에 공포하고, 세상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건전치 못하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것 이상으로 공명정대한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548] ' (p90)


'[562] 진리와 거짓으로 하여금 서로 맞붙어 싸우게 하십시오. 자유롭고 공개적인 경쟁에서 진리가 패배하는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 진리의 논박이야말로 최선의 억압이며 가장 확실한 억압입니다.'(p108)


'[554] 배우려는 욕구가 클수록 필연적으로 논쟁도 많은 법입니다. 많은 저작이 나올수록 의견도 많습니다... 얼마간의 관대한 사려와 분별, 서로에 대한 얼마간의 관용, 그리고 얼마간의 사랑만으로도 이 모든 노력을 한데 모아 진리를 향한 하나의 총체적이고도 형제다운 탐구로 통합시킬 수 있습니다.' (p99)


 불필요한 검열과 규제 대신 자유롭게 내버려두자는 밀턴의 주장에서 우리는 후대의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가 주장한 'laissez faire'의 원형을 발견하게 된다. 흙탕물을 휘젓지 말고 내버려두면 무거운 돌들은 가라앉고 맑은 물은 위로 떠오르는 것처럼, 자유롭게 두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이 밀턴이 주장한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라 생각된다. 이러한 밀턴의 주장대로 이후 언론의 자유는 법적으로 보장되었다.


 그렇다면, 밀턴의 주장대로 헌법 제21조 1항에 따라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지는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선(善)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이에 대해 동의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17세기에는 약자였던 언론이 21세기에는 하나의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발생한 SBS의 '세월호 관련' 오보(誤報)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잘 비춰준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SBS 방송 오보(출처 : SBS 뉴스)


 사실 이러한 한국언론의 문제는 이명박정부 이후 10년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4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언론의 문제는 제기되어왔다. 1994년에 발표되었던 그룹 015B의 노래 가사에서도 우리는 언론에 대한 우리사회의 불신을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상류사회뿐이고 

CF를 보면 항상 행복한 사람들 강한자에겐 무릎 굽히고 

약한자에겐 고개를 세우고 그걸 공정하다고 하지

어제는 악인을 만들고 오늘은 영웅이라하고 

아무런 생각도없이 잘도 얘기들을 하지 모든것을 비판해버리곤 

그걸 자유라 부르지 우- 우-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우- 우- 이젠 모든말에 책임을 져 방향잃고 헤매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 

약속을 어긴 무책임뒤엔 차가운 비웃음 뿐 


- 015B <第四府> -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아레오파기티카> 속에 나타난 연구자의 모습 속에서 우리 언론인들이 나가야할 길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시대와 관계없는 언론의 이상적인 모습이고,  변치않을 지향점이라고 생각된다. 


'한 인간이 세상을 향해 글을 쓸 때 그는 자신의 이성과 사려를 총동원합니다. 그는 탐구하고 사색하며 근면하게 노력합니다. 그는 자신의 현명한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다 거친 후에야 비로소 그는 자신이 쓴 것을 발표합니다. [532]' (p73)


 '[550] 우리는 우리의 빛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지혜롭게 태양을 바라보지 않으면 태양은 우리를 후려쳐서 어둠으로 밀어 넣습니다... 우리가 획득한 빛은 응시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빛에 의해 우리의 지식으로부터 저만큼 멀리 떨어진 것들을 계속 발견해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p93)


 오랜 기간동안 달라지지 않은 언론의 문제점에 우리는 절망해 왔다. 그렇지만, 지난 6개월의 시간동안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했기에, 이제는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촛불집회 (출처 : 불교방송)

 

 과거에는 핍박받던 위치에서 이제는 거대권력이 되버린 언론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아레오파기티카>에서 주장하는 언론 자유(自由)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이제는 SNS 등의 발달로 인해 매스미디어보다는 1인 언론의 중요성이 더 커진 요즘, 진실(眞實)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언론인(言論人)의 위치에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밀턴이 <아레오파기티카>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아닐까. 언론의 자유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밝아질 수 있는가를 묘사한 밀턴의 말을 옮기며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558] 내 마음속에는 한 고상하고 강한 국민이 잠에서 깨어난 뒤의 투사처럼 떨쳐 일어나, 천하 무적의 머리털을 흔드는 광경이 보입니다. 나는 이 국민이 마치 독수리처럼 깃털을 갈고 강인한 젊음을 되찾는 모습을, 그리고 정오의 햇살에 현란한 두 눈을 불붙여, 오랫동안 혹사한 눈을 하늘의 광휘의 원천으로 씻어내고 정화하는 광경을 봅니다.'(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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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07 19: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지금 가짜 뉴스..검증 조차 없고 근거없는 뉴스가 판을 칩니다.......유권자들이 똑똑해지지 못하면 또 그렇게 속고 당하고 ....언젠가 자신이 억울한 일 당하고 나서 투표 표값을 어떻게 정산할지 모를 일이죠..꼭 똥을 찍어 먹어야 알아차리는 바보는 되지 말아야하는데 말이죠...

겨울호랑이 2017-05-07 20:00   좋아요 5 | URL
그렇습니다.. 사실 대선도 대선이지만 선거이후가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종편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고 중심을 잡는 무거운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듯 합니다..

징가 2017-05-07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권교체란 시작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적폐세력들은 암세포처럼 곳곳에 퍼져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의 계속적 노력없이는 우리 시대의 적폐청산은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8 07:40   좋아요 3 | URL
^^: 네 민정식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9일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네요. 긴장된 마음으로 9일 결과를 기다리게 되네요.

AgalmA 2017-05-08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촛불 운동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언론의 역할을 하려했던 감동적인 순간순간이었죠. 이 현장성이란 정말 대단한 것이어서 세계를 진짜 움직일 수 있었죠. 오랜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노력 속에서 이 정도 겨우 얻는 게 서글프면서 희망을 얻기도 하면서 만감이 교차하게 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8 18:08   좋아요 2 | URL
^^: AgalmA님 말씀처럼 우리가 궤도를 수정시켰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많은 힘든 상황이 발생하겠지요.. 그렇지만, 이제는 변화에 대한 확신이 우리에게 있기에 더는 좌절하지 않을 겁니다^^:

. 2017-05-09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악으로 태어나서 존재하는 ‘필요악‘들에게 사련이라는 것을 겪고 악을 알어가야 한다는 것.. 성선설을 믿고 필요악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이지만 어찌보면 또 그것이 현실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선 중에는 무심코 악의를 지니지 않은 악의를 행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악이 존재하여 그들을 통해 악행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악의가 없는게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선인들을 위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의외로 알지 못 해서 저지르는 악행이 많으니까요..

사람은 누구나 선하고자 하지만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지 못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반대의 생각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05-09 07:17   좋아요 1 | URL
^^: 저도 깊이 읽지는 못했는데, 밀턴의 시(詩) <실락원>이 이러한 밀턴의 사상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일종의 ‘자율조정‘능력을 신뢰한 밀턴의 사상도, 막상 대선결과를 기다리는 지금은 큰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ㅋ
 

플라톤의 <티마이오스> 음악(mousike)과 조화(harmonia)


'또한 청각(듣기)과 관련해서 시가(詩歌, mousike)의 소리에 유용한 모든 것도 조화(harmonia)를 위해 주어졌기 때문이고요. 한데, 우리 안에 있는 혼의 회전들과 동류의 운동(phora)들을 갖는 이 조화는... 우리 안에 생겨난 혼의 조화롭지 못한 회전에 대항하여 혼이 질서를 찾고 자신과 화합토록 하기 위한 원군으로서 '무사 여신들'한테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리듬(rhythmos) 또한 우리 대부분에 있어서 찾아볼 수 있는 적도에 어긋나고(ametron) 우아함(charis)이 부족한 상태(hexis) 때문에 같은 목적으로 같은 신들에 의해 보조자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47c ~ 47e)


'보세요, 매사가 그렇지만 음악에서도 조화 Harmonia는 공감을 전제로 한답니다.'(p50)


대위법(Contrepoint)의 탄생


'12세기에 탄생한 대위법은 주어진 노래에 하나 혹은 여러 멜로디를 중첩시켜 함께 나아가게 하는 기법이죠. 대위법을 도입하면 한 음표를 다른 음표와 비교해서 파악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음표를 점으로 표시했어요. 그래서 '점 대 점 Punctum contra Punctrum' 이라는 관계에서 '대위법' 이라는 용어가 나왔죠. 대위법을 사용하는 진정한 다성음악이 프랑스에서, 그러니까 12세기말 파리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리 악파에 첫 영광을 안겨준 레오니우스 레오냉, 페로탱, 필립 드 비트리의 작품에서 훌륭한 예들을 볼 수 있지요.'(p51)


  

대위법이 일종의 점과 점의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대위법을 회화적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칸딘스키(W. Kandinsky)의  <점點, 선線, 면面>을 찾아보자.


'점 자체는 하나의 복잡한 통일체(그 크기 + 그 형태)이기 때문에, 점들이 점점 그 수를 더해 갈 경우 폭풍과도 같은 어떤 울림이 화면 위에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가를 쉽게 상상해 볼 수 있겠다. - 이 점들이 일치하는 경우에서도, 그리고 계속되는 과정에서 그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르고, 더욱이 크기와 형태의 차이가 점점 증가하는 점들이 화면 위에서 그려지는 경우, 이 폭풍의 전개가 어떻게 퍼져 나갈 것인가도 상상해 볼 수 있다.(p32)... 이때 점은 그것이 지닌 기하학적인 본질의 원천적인 상태로 환원되어 있다. 곧 이것은 기하학적인 무한대 속에서 그 나름대로 규칙적인 여러 가지 상이한 모습으로 부유하고 있는 기하학적인 점들의 복합체(Komplexe)이다.'(p33)


'화음'의 등장


'데 프레의 작품에서 음악은 "화음 和音" 개념에까지 다가갑니다. 이 위대한 음악가는 음악의 모든 수단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아직도 16세기 음악의 특징이 될 이 풍부한 세련미에까지 이르진 못했죠. 데 프레의 합창곡에서 목소리들은 참으로 유유히 노래합니다. 곡조가 성부들 사이를 순환하는, 아주 투명하고 경쾌하고 순수한 음악이지요.'(p53)



독일 음악과 카논 Canon


'독일 음악은 16세기에 루터의 종교 개혁과 함께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긴 해도 독일인들이 특히 선호해서 아주 일찍부터 갈고 닦아온 장르가 있기는 합니다. 그들은 '카논'을 좋아했지요. 카논은 합창의 여러 성부들이 같은 멜로디를 동시에 부르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고 차례차례 부름으로써 생성되는 음악적 모방 형식입니다.'(p58)



'19세기 낭만파는 드문드문 아카펠라 A Cappella, 다시 말해 무반주 합창곡을 쓰기도 했습니다. 특히 슈만과 브람스는 굉장히 아름다운 곡들을 남겼지요.'(p59)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바쁜 일정으로 일하시는 이웃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많은 분들은 연휴를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와 연의도 지난 어린이날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세먼지도 많아 대체로 집에서 블럭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네요. 블럭놀이를 하다 에셔의 'Waterfall' 코스프레 작품을 만들어 봤습니다. 


[그림] 에셔(Esher) 'Waterfall' [출처 : http://www.mcescher.com]


[사진] 겨울호랑이와 연의의 '달팽이' - waterfall 코스프레(?)


2차원에서 시각적으로 그려진 작품을 3차원적으로 구현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마지막 기둥처리가 아쉽긴 합니다만, 10분만에 블럭으로 만든 것치고는 시간 대비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에셔가 보면 화를 내겠지만요.^^: 이웃분들 모두 오늘 음악처럼 조화로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예술에 ‘진보‘는 없습니다. ‘경향들‘이 있을 뿐이죠. 하나의 경향이 잘 전개되다가 완벽한 작품에서 정점을 찍으면 그후엔 다른 시도들이 나옵니다. 예술은 그런 식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요.(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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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인 2017-05-07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터폴 코스프레가 아주 멋지네요!첨부된 음악도 좋군요...좋은 글 잘 봤습니다.평안한 주일 보내셔요...

겨울호랑이 2017-05-07 12:17   좋아요 1 | URL
^^: 멋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인님. 저 블럭은 쿼드릴라인데, 구슬을 굴려 떨어뜨리게끔 되어 있는 블럭입니다. 연의랑 만들다 보니 장난치게 되었네요. ㅋ 태인님도 상쾌한 주일 되세요.

윤병현 2017-05-07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음악철학 쪽에 관심있는데, 티마이오스도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7 13:30   좋아요 1 | URL
^^: 네 윤병현님 즐거운 독서와 평안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yureka01 2017-05-07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느긋하게 링크주신 유튜브 음악들 다 들을수 있습니다..ㅎㅎㅎㅎㅎ^^.아휴..좋아라...

겨울호랑이 2017-05-07 15:11   좋아요 2 | URL
^^: 유레카님 시험 마치셨군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여유있는 시간 보내세요.

cyrus 2017-05-07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오는 블럭들은 신기하게 생겼군요. 제가 어렸을 적 마지막으로 가지고 놀던 블럭들은 대체로 네모난 형태로 된 게 많았어요. ^^

겨울호랑이 2017-05-07 16:16   좋아요 0 | URL
^^: 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여러 형태의 블럭이 많이 나오네요. 때론 연의보다 더 몰입(?)이 되기도 한답니다.ㅋ
 

* 이번 페이버는 평소 자녀 교육과 관련해서 많은 글을 올리고 계신 김영성님과의 대화를 어린이날을 맞아 정리해서 올린 글입니다. *


어린이날 : 어린이들의 인권을 위한 날


대한민국의 어린이날은 그 때까지 어른으로부터 '아이들, 애, 애들, 계집애' 등으로 불리던 어린이의 존엄성과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날이다.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진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소파 방정환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들도 소년운동 활성화를 돕기 위하여 색동회를 창립하였다. 1927년부터는 5월 첫째 일요일에 행사를 진행했는데, 일제의 탄압이 있던 시기인 1939년부터 중단되었다가, 광복 이후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살리기 위해 1946년에 부활되었다. 1961년에 제정·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는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날'을 우리 부모들은 어떤 날로 인식하고 있을까. 어제 백화점의 붐비는 장난감 코너를 보면서 단순히 '놀아주는 날', '장난감 사주는 날'로 인식하고 있는 날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나 역시 연의 장난감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들렸다. 나 역시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이번 페이퍼를 쓰기에 부끄럽지만, 장난감을 사러 다니는 부모들 사이에서 장난감을 사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많은 아버지들은 아들의 나이 및 상황에 비해 용돈을 후하게 주면서도 마치 스파이나 적에 대해 국가기밀을 보호하듯이 자기 재산 및 사업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아들에 대한 경계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자애로움과 친밀감의 표현이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아들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말을 걸거나 아버지를 의지하고 따르지 못하게 된다.(p154)... 언제든지 의지하고 편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벗이 있다는 것을 기뻐하지 않을 정도로 생각이 짧고 분별없는 아이는 거의 없다.'(p155)


 우리는 평소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자녀교육을 어렸을 때 편식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것으로 부모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조기교육 기회 제공하는 것으로 부모 교육은 완성(完成)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아이에게 '골고루 먹어라.', '이 닦아라.'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말을 하는 목적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갓난아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그 아이가 음식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 일차적인 사실이며, 어떤 점에서는 결정적이기도 하다. 부모는 아이의 그러한 필요에 맞추어 영양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며,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아이가 규칙적으로 음식을 먹거나 잠을 자도록 하기보다는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짜증을 낼 때마다 언제든 부모가 음식을 먹이고 잠을 재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명한 엄마는, 아이의 필요를 고려하기는 하지만, 어떠한 객관적인 조건 밑에서 아이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지를 살피면서 그 조건들을 적절히 조절하는 자신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p56)


'그리고 이러한 현명한 엄마라면, 그 엄마는 자신의 이전 경험은 물론이고 육아(育兒) 전문가의 경험담을 참조하면서 일반적으로 어떠한 경험이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도록 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알고자 한다. 객관적인 조건들이 아이의 즉각적인 내적 조건에 종송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즉각적인 내적 상태와 특정한 종류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객관적인 조건들을 분명하게 조절하는 것이다.'(p57)


 아이가 유아기를 넘어서 성장기에 이른다면, 자녀 교육의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자녀가 성장하기까지 연령별 부모의 교육은 세부적으로 달라지겠지만, 큰 틀에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확실히 국제 교육의 본질적인 두 가지 기초는 다음과 같이 특징 지을 수 있다. 하나는 개인의 개별적 활동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사회적 행위에 관한 것이다....


1) 충분한 지적, 도덕적 자율성의 획득이다. 이것은 자유로운 사고의 훈련과 비판 정신의 발달, 그리고 주변의 여러 압력과 갖가지 선동에 저항하는 능력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2) 상호성의 사회적 태도 형성이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기초적인 관계에서부터 점점 확대되어 가는 사회 그룹들 사이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단계로 일반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p286)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유아기에는 상호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 형성이 중요한 반면, 성장기에는 개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원만한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한 기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교육 목적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의 내면 자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다음 구절에서 가장 이상적인 부모의 자세를 발견하게 된다.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 루카 2 : 48 ~ 51)


 부모의 기준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다그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의 마음.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예전과는 달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오늘날 어린이 날의 의미 역시 예전과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이 오늘 하루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화두(話頭)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5일 어린이 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의 말을 경청(敬聽)하는 하루를 자녀를 두신 이웃분들께 제안합니다. 아울러 모든 이웃분들, 연휴가 이어지는 5월 첫주에 해맑은 어린이들 처럼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 한 걸음 더 나가 본투표가 어려운 분들은 어린이 날 장난감 선물보다 사전 투표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밝은 미래를 선물해 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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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05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늘은 연의에게도 특별식을 선물하실 거 같은데요 ㅋㅋ

겨울호랑이 2017-05-05 15:05   좋아요 1 | URL
^^: 네 유레카님 연의가 저를 닮아서인지 짜장면을 좋아해서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고 있습니다^^: 유레카님도 즐거운 어린이날 되세요.

서니데이 2017-05-05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라는 말에서 어린 사람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연의가 짜장면을 좋아하는군요.^^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어린이날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5-05 16:35   좋아요 2 | URL
초여름날이 느껴지네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어린이날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AgalmA 2017-05-05 1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잭슨 저 노래 가사 정말 예술이죠ㅜㅜb
천 만이 넘는 사람들이 투표한 사전투표율 높은 거 보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으로 가까이 가는 거 같죠^^?

겨울호랑이 2017-05-05 19:33   좋아요 2 | URL
^^: 네 이제 제대로 가는 출발선에 설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되네요^^: AgalmA님도 사전 투표를?^^:

AgalmA 2017-05-05 19:35   좋아요 2 | URL
일 하느라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사전투표함 관리가 좀 의심스러워 당일날 하려고요ㅎ
부정 선거 노이로제)))

겨울호랑이 2017-05-05 20:09   좋아요 2 | URL
^^: 많이 바쁘시군요.. 오늘도 하루가 끝나가네요. 하루 마무리 잘 하세요^^:

. 2017-05-06 0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님도 아이들 책에 대한 리뷰를 많이 쓰셨지요.

동화책, 놀이책뿐만 아니라 역사, 수학, 과학, 철학, 미술, 음악, 문학, 신학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리뷰를 쓰셨지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글 쓰다보면 거의 비슷한 분야와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ㅎㅎ 보통은 한정된 분야 한정된 주제를 이야기 하게 되어있죠..

겨울호랑이님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학문에 대한 애정은 확실히 본받아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리뷰의 내용 모두 공감합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 요구하는 것 특히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정서적인 부분에서 발달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부모의 의무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사진 속의 배경... 참 정겹고 아름답습니다.. 분위기가 좋네요..ㅎㅎ

겨울호랑이 2017-05-06 08:50   좋아요 3 | URL
^^: 김영성님 감사합니다. 제가 여러 분야를 잘 모르다보니 뒤늦게 책을 읽게 되었네요. 그러다 보니, 여러 분야의 책을 읽게 되었네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여러 분야를 읽다보니 서로 통한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제 독서 방법은 넓고 얇게 읽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조금씩 옆으로 넓혀가는 독서 방법은 또다른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다른 분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한 분야를 깊이있게 파는 것에는 김영성님의 방법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작성한 제 페이퍼도 서두에 적은 것처럼 김영성님의 글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김영성님의 글은 이웃들에게 좋은 영향과 소통하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좋은 글에 감사드리며, 김영성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AgalmA 2017-05-06 21:23   좋아요 1 | URL
지대넓얕 호랑이ㅎ!

겨울호랑이 2017-05-06 21:45   좋아요 1 | URL
^^: 넓고 얕게 알더라도 지대로 알아야하는데 전 아직 멀었습니다.ㅋㅋ

AgalmA 2017-05-06 21:51   좋아요 1 | URL
지대멀얕? ㅎㅎ
다 알고 죽을 수 있을까요? 징검돌을 스스로 놓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긴 여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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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SOPHOKLES>에  수록된 <오이디푸스 왕 Oidipous Tyrannos>, <안티고네 Antigone>,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Oidipous epi Kolonoi>를 읽고.


 자기의 불행한 운명을 깨닫고 여행을 떠나는 내용의 <오이디푸스 왕>, 딸과 함께 방랑을 떠나 아테나이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오이디푸스가 그려지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오이디푸스 아들, 딸들의 죽음과 그 사이의 비극이 다루어지는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3부작'으로 내용적으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비극(悲劇)의 원인이기 때문에, 우리는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비난하기보다 그의 슬픈 운명에 공감(共感)하게 된다. 오이디푸스 3부작을 읽으면서 발견하게 된 Shakespear 비극(tragedies)의 모습이 있어 이를 옮겨본다.


1. <오이디푸스 왕>과 <Macbeth> : 주인공을 향해 다가오는 공포


<오이디푸스 왕>에서는 오이디푸스가 출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사자, 목자 등을 만나면서 자신의 비극을 알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짧게 쏟아지는 오이디푸스의 질문은 알고 싶지 않은 진실로 접근하는 상황과 불안한 주인공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오이디푸스 왕>


'오이디푸스 : 포이보스의 신탁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오.

사자: 부모님 때문에 죄인이 될까 두려우시다는 말씀인가요?

오이디푸스 : 그렇소. 바로 그거요. 노인장. 나는 그게 늘 두려웠소.

사자 : 그렇다면 그대의 두려움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건 알고 계신가요?

오이디푸스 : 어째서요? 나는 그분들 아들이고 그분들은 내 부모님인데.

사자 : 폴뤼보스 님은 결코 그대와 한 핏줄이 아니니까요.'(1011 ~ 1017)


'목자 : 그 아이가 가여워서 그랬사옵니다. 주인님. 나는 그가 그 아이를 자기 나라로 데려갈 줄 알았는데, 그 아이를 구해 가장 큰 불행을 가져왔나이다. 만인 그대가 이자가 말하는 그 사람이라면, 알아두소서, 그대는 불운하게 태어났사옵니다.'(1178 ~ 1181)


한편, <Macbeth>에는 반란에 직면한 맥베스가 마녀들의 예언을 들으면서 안심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일이 일어났을 때에야 맥베스는 파멸할 것이라는 예언은 맥베스에게 안도감을 준다. 그리고, 생각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충격은 예상했을 때보다 더 크게 된다. <Macbeth>의 여러 장면에 흩어져있는 상황 대신 마녀들의 예언을 옮겨본다. 


<Macbeth>


'SECOND APPARITION : Be violent, bold and firm. Laught at the power of other men, because nobody born from a woman will ever harm Macbeth.'(p137)


'THIRD APPARITION : Be brave like the lion and proud. Don't even worry about who hates you, who resents you, and who conspires against you. Macbeth will never be defeated until Birnam Wood marches to fight you at Dunsinane Hill.'(p139)


 결국 마녀들의 이러한 예언이 실현되어 맥베스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욕심에 충실한 맥베스에게도 동정심이 생긴다. 오이디푸스는 '운명(運命)'이라는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살아갔기에 동정심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신의 권력욕에 눈 먼 맥베스에게도 동정심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도,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안에도 맥베스와 같은 욕심(慾心)이 있기 때문이 아닌지 아니면 단순한 안타까움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한 편으로 극 중에서 자신의 배우자 죽음을 맞이한 두 주인공의 모습에도 눈이 간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자신의 남편이 자신의 아들이었음을 알게된 이오카스테와 <Macbeth>에서 불안감에 미쳐버린 맥베스의 아내 모두 자살(自殺)을 택하게 된다. 자신의 동반자를 잃은 절박한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대응은 사뭇 다르다. 오이디푸스는 절망하여 두 눈을 찌르고, 자신의 지위를 포기하지만, 맥베스는 포기하지 않고 나가다가 결국 죽임을 당한다. 자신의 불행에 대응하는 방식이 이렇게 달랐던 것은 자신의 '선택(choice)'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두 인물의 성격 차이에서일까.


2.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King Lear>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는 자신의 딸 안티고네와 헤어질 운명에 처한 오이디푸스의 모습이 그려진다. 자신의 처남이자 외삼촌인 크레온에게 딸 안티코네를 빼앗길 처지에 처한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크레온 : (자기 부하들에게) 이 소녀가 순순히 따라가지 않으면, 너희들이 억지로라도 끌고 갈 때가 된 것 같구나.

안티고네 : 가련한 내 신세! 나는 대체 어디로 달아나야 하나? 어디서 신들이나 인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

오이디푸스 : 얘야, 내게 손을 내밀어 다오.... 아아, 나야말로 불쌍하고 가련하구나!'(826 ~ 846)


한편, <King Lear>에서는 전투에 패하고 포로로 잡힌 코델리아와 리어왕 사이에 부녀간 가슴아픈 대화가 이어진다.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어진 부녀(父女)간 대화를 읽으니 마음이 아프다. 특히, 딸 가진 아빠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King Lear>


'CORDELIA : (to LEAR) At least we're not the first ones in our position. 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But I'm worried about, my poor King. If it were only me, I would just wait out my bad luck. Should we meet with my sisters?'


'LEAR : My Cordelia, even the gods admire how much you've sacrificed for me. Have I hgged you yet? Anyone who wants to separate us will have to smoke us out of the cave of our togetherness like foxes. Wipe your eyes.' (p279)


3. <안티고네>와 <Romeo and Juliet> : 부녀지정(父女之情)


 <안티고네>에서는 아버지의 뜻으로 인해 약혼자 안티고네를 잃게 된 하이몬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려지고,  <Romeo and Juliet>에서는 우리가 잘 알려져 있듯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엇갈린 사랑과 죽음이 작품에 나타난다.


'사자 : 그래서 우리는 안절부절못하시는 통치자의 명령대로 정황을 알아보러 갔지요. 그리고 우리는 무덤의 맨 안쪽에서 목을 매단 소녀를 보았는데, 입고 있던 고운 린넨 천을 찢어 올가미를 만들었더군요. 한편 하이몬 도련님은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쓰러진 채 세상을 떠난 신부의 죽음과 아버지의 행위들과 자신의 불운한 사랑을 슬퍼하고 있었어요.'( 1219 ~ 1225)


 두 작품의 차이는 내용을 전달하는 관점의 차이겠지만, 두 작품 모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애(悲愛)가 잘 나타난다. 

 

<Romeo and Juliet>


'ROMEO : Should I believe that death is in love with you, and that the awful monster keeps you here to be his mistress? I don't like that idea, so I'll stay with you. And I'll rest here forever. I'll forget about all the bad luck that has troubled me.'(p269)


'JULIET : Oh, noise? Then I'll be quick. Oh, good, a knife! My body will be your sheath. Rust inside my body and let me die.( she stabs herself with Romeo's dagger and dies).'(p275)



4. 그리고, <Hamlet> : Oedipus Complex

사실 <Hamlet>과 '오이디푸스 3부작'에는 이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내용이 없다. 그렇지만,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따르면(잘 기억나진 않지만), 햄릿이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한) 아버지이자 작은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원수를 죽이는 극(劇) 이전 상황이 '오이디푸스 왕'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된다. 그렇게 본다면 <Hamlet> 역시 '오이디푸스 3부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소포클레스 전집>의 '오이디푸스 3부작' 과 Shakespear의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와 이로부터 빚어지는 여러 슬픔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과 원인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우리에게 와닿는 것은 우리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된다.


PS. Shakespear 작품은 영문(英文)으로 된 책만 있어, 저의 어설픈 번역 대신 영문대로 옮겼습니다. 대신, 고어(古語) 대신 현대어로 해석된 부분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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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2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2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04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극 말씀하시더니 시작하시는 건가요! 화이팅~

겨울호랑이 2017-05-04 21:58   좋아요 1 | URL
^^: 저는 문학을 읽어도 이처럼 분석해버리니 제 한계인 것 같네요..ㅜㅜ

AgalmA 2017-05-04 22:00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엄청 분석적이시라 생각하며(성격 어디 갑니까ㅎㅎ;)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4 22:04   좋아요 1 | URL
^^: 문학 작품은 마음으로 느껴야하는데 별로 그렇지 못한 것 같네요. 읽다보면 여러 가지가 떠오르고.ㅋㅋ AglamA님 말씀처럼 제 성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지요.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서니데이 2017-05-04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어린이날이네요. 연의랑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님, 편안한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5-05 06:21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보람된 51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