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페이버는 평소 자녀 교육과 관련해서 많은 글을 올리고 계신 김영성님과의 대화를 어린이날을 맞아 정리해서 올린 글입니다. *
어린이날 : 어린이들의 인권을 위한 날
대한민국의 어린이날은 그 때까지 어른으로부터 '아이들, 애, 애들, 계집애' 등으로 불리던 어린이의 존엄성과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날이다.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진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소파 방정환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들도 소년운동 활성화를 돕기 위하여 색동회를 창립하였다. 1927년부터는 5월 첫째 일요일에 행사를 진행했는데, 일제의 탄압이 있던 시기인 1939년부터 중단되었다가, 광복 이후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살리기 위해 1946년에 부활되었다. 1961년에 제정·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는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날'을 우리 부모들은 어떤 날로 인식하고 있을까. 어제 백화점의 붐비는 장난감 코너를 보면서 단순히 '놀아주는 날', '장난감 사주는 날'로 인식하고 있는 날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나 역시 연의 장난감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들렸다. 나 역시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이번 페이퍼를 쓰기에 부끄럽지만, 장난감을 사러 다니는 부모들 사이에서 장난감을 사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많은 아버지들은 아들의 나이 및 상황에 비해 용돈을 후하게 주면서도 마치 스파이나 적에 대해 국가기밀을 보호하듯이 자기 재산 및 사업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아들에 대한 경계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자애로움과 친밀감의 표현이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아들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말을 걸거나 아버지를 의지하고 따르지 못하게 된다.(p154)... 언제든지 의지하고 편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벗이 있다는 것을 기뻐하지 않을 정도로 생각이 짧고 분별없는 아이는 거의 없다.'(p155)
우리는 평소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자녀교육을 어렸을 때 편식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것으로 부모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조기교육 기회 제공하는 것으로 부모 교육은 완성(完成)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아이에게 '골고루 먹어라.', '이 닦아라.'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말을 하는 목적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갓난아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그 아이가 음식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 일차적인 사실이며, 어떤 점에서는 결정적이기도 하다. 부모는 아이의 그러한 필요에 맞추어 영양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며,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아이가 규칙적으로 음식을 먹거나 잠을 자도록 하기보다는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짜증을 낼 때마다 언제든 부모가 음식을 먹이고 잠을 재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명한 엄마는, 아이의 필요를 고려하기는 하지만, 어떠한 객관적인 조건 밑에서 아이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지를 살피면서 그 조건들을 적절히 조절하는 자신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p56)
'그리고 이러한 현명한 엄마라면, 그 엄마는 자신의 이전 경험은 물론이고 육아(育兒) 전문가의 경험담을 참조하면서 일반적으로 어떠한 경험이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도록 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알고자 한다. 객관적인 조건들이 아이의 즉각적인 내적 조건에 종송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즉각적인 내적 상태와 특정한 종류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객관적인 조건들을 분명하게 조절하는 것이다.'(p57)
아이가 유아기를 넘어서 성장기에 이른다면, 자녀 교육의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자녀가 성장하기까지 연령별 부모의 교육은 세부적으로 달라지겠지만, 큰 틀에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확실히 국제 교육의 본질적인 두 가지 기초는 다음과 같이 특징 지을 수 있다. 하나는 개인의 개별적 활동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사회적 행위에 관한 것이다....
1) 충분한 지적, 도덕적 자율성의 획득이다. 이것은 자유로운 사고의 훈련과 비판 정신의 발달, 그리고 주변의 여러 압력과 갖가지 선동에 저항하는 능력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2) 상호성의 사회적 태도 형성이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기초적인 관계에서부터 점점 확대되어 가는 사회 그룹들 사이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단계로 일반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p286)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유아기에는 상호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 형성이 중요한 반면, 성장기에는 개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원만한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한 기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교육 목적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의 내면 자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다음 구절에서 가장 이상적인 부모의 자세를 발견하게 된다.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 루카 2 : 48 ~ 51)
부모의 기준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다그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의 마음.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예전과는 달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오늘날 어린이 날의 의미 역시 예전과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이 오늘 하루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화두(話頭)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5일 어린이 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의 말을 경청(敬聽)하는 하루를 자녀를 두신 이웃분들께 제안합니다. 아울러 모든 이웃분들, 연휴가 이어지는 5월 첫주에 해맑은 어린이들 처럼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 한 걸음 더 나가 본투표가 어려운 분들은 어린이 날 장난감 선물보다 사전 투표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밝은 미래를 선물해 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