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티마이오스> 음악(mousike)과 조화(harmonia)
'또한 청각(듣기)과 관련해서 시가(詩歌, mousike)의 소리에 유용한 모든 것도 조화(harmonia)를 위해 주어졌기 때문이고요. 한데, 우리 안에 있는 혼의 회전들과 동류의 운동(phora)들을 갖는 이 조화는... 우리 안에 생겨난 혼의 조화롭지 못한 회전에 대항하여 혼이 질서를 찾고 자신과 화합토록 하기 위한 원군으로서 '무사 여신들'한테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리듬(rhythmos) 또한 우리 대부분에 있어서 찾아볼 수 있는 적도에 어긋나고(ametron) 우아함(charis)이 부족한 상태(hexis) 때문에 같은 목적으로 같은 신들에 의해 보조자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47c ~ 47e)
'보세요, 매사가 그렇지만 음악에서도 조화 Harmonia는 공감을 전제로 한답니다.'(p50)
대위법(Contrepoint)의 탄생
'12세기에 탄생한 대위법은 주어진 노래에 하나 혹은 여러 멜로디를 중첩시켜 함께 나아가게 하는 기법이죠. 대위법을 도입하면 한 음표를 다른 음표와 비교해서 파악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음표를 점으로 표시했어요. 그래서 '점 대 점 Punctum contra Punctrum' 이라는 관계에서 '대위법' 이라는 용어가 나왔죠. 대위법을 사용하는 진정한 다성음악이 프랑스에서, 그러니까 12세기말 파리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리 악파에 첫 영광을 안겨준 레오니우스 레오냉, 페로탱, 필립 드 비트리의 작품에서 훌륭한 예들을 볼 수 있지요.'(p51)
대위법이 일종의 점과 점의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대위법을 회화적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칸딘스키(W. Kandinsky)의 <점點, 선線, 면面>을 찾아보자.
'점 자체는 하나의 복잡한 통일체(그 크기 + 그 형태)이기 때문에, 점들이 점점 그 수를 더해 갈 경우 폭풍과도 같은 어떤 울림이 화면 위에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가를 쉽게 상상해 볼 수 있겠다. - 이 점들이 일치하는 경우에서도, 그리고 계속되는 과정에서 그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르고, 더욱이 크기와 형태의 차이가 점점 증가하는 점들이 화면 위에서 그려지는 경우, 이 폭풍의 전개가 어떻게 퍼져 나갈 것인가도 상상해 볼 수 있다.(p32)... 이때 점은 그것이 지닌 기하학적인 본질의 원천적인 상태로 환원되어 있다. 곧 이것은 기하학적인 무한대 속에서 그 나름대로 규칙적인 여러 가지 상이한 모습으로 부유하고 있는 기하학적인 점들의 복합체(Komplexe)이다.'(p33)
'화음'의 등장
'데 프레의 작품에서 음악은 "화음 和音" 개념에까지 다가갑니다. 이 위대한 음악가는 음악의 모든 수단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아직도 16세기 음악의 특징이 될 이 풍부한 세련미에까지 이르진 못했죠. 데 프레의 합창곡에서 목소리들은 참으로 유유히 노래합니다. 곡조가 성부들 사이를 순환하는, 아주 투명하고 경쾌하고 순수한 음악이지요.'(p53)
독일 음악과 카논 Canon
'독일 음악은 16세기에 루터의 종교 개혁과 함께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긴 해도 독일인들이 특히 선호해서 아주 일찍부터 갈고 닦아온 장르가 있기는 합니다. 그들은 '카논'을 좋아했지요. 카논은 합창의 여러 성부들이 같은 멜로디를 동시에 부르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고 차례차례 부름으로써 생성되는 음악적 모방 형식입니다.'(p58)
'19세기 낭만파는 드문드문 아카펠라 A Cappella, 다시 말해 무반주 합창곡을 쓰기도 했습니다. 특히 슈만과 브람스는 굉장히 아름다운 곡들을 남겼지요.'(p59)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바쁜 일정으로 일하시는 이웃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많은 분들은 연휴를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와 연의도 지난 어린이날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세먼지도 많아 대체로 집에서 블럭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네요. 블럭놀이를 하다 에셔의 'Waterfall' 코스프레 작품을 만들어 봤습니다.
[그림] 에셔(Esher) 'Waterfall' [출처 : http://www.mcescher.com]
[사진] 겨울호랑이와 연의의 '달팽이' - waterfall 코스프레(?)
2차원에서 시각적으로 그려진 작품을 3차원적으로 구현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마지막 기둥처리가 아쉽긴 합니다만, 10분만에 블럭으로 만든 것치고는 시간 대비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에셔가 보면 화를 내겠지만요.^^: 이웃분들 모두 오늘 음악처럼 조화로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예술에 ‘진보‘는 없습니다. ‘경향들‘이 있을 뿐이죠. 하나의 경향이 잘 전개되다가 완벽한 작품에서 정점을 찍으면 그후엔 다른 시도들이 나옵니다. 예술은 그런 식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요.(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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