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사피엔스 Sapiens>는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저술한 인문과학 교양서다. <사피엔스>에서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를 '3대 혁명'의 틀을 통해 분석한다. 첫 번째 혁명인 '인지 認知 혁명', 두 번째 혁명인 '농업 農業  혁명', 세 번째 혁명인 '과학 科學 혁명' 속에서 7만 년 전 인류의 한 개 종(種)에 불과한 사피엔스가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바꿔왔는지 서술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진화의 법칙에 따르는 사피엔스에서 '설계자'로 변화되는 인류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사피엔스>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p117)


 1. 첫 번째 혁명 : 인지혁명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들, 심지어 인류의 다른 종(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과도 다른 점은 유전자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경험을 후세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에 의한 변화는 수십만 년, 수백만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인지 혁명을 통한 사피엔스의 인지 능력 향상은 빠른 적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 ~  )가 '밈 meme'이라고 이름지은 사피엔스만의 독특한 문화 전승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자연을 정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른 사회적 동물들의 행태는 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대조적으로,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이래 행태를 신속하게 바꾸고 새로운 행태를 유전자나 환경의 변화가 없이도 미래 세대에 전달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원시인류의 행동 패턴이 수십만 년간 고정되어 있던 데 비해 사피엔스는 불과 10년 내지 20년 만에도 사회구조, 인간관계의 속성, 경제활동을 비롯한 수많은 행태들을 바꿀 수 있었다... 이것이 사피엔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이다.'(p62)

  

2. 두 번째 혁명 : 농업혁명  


  농업혁명을 통해 사피엔스는 수렵채집생활에서 벗어나 농경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농업혁명은 사피엔스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 수 없었다. 수렵채집생활보다 더 열악한 농경생활 속에서 사피엔스는 결코 승자가 아니었다.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헙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게 아니었다.'(p124)


농업혁명의 수혜자가 사피엔스가 아니라 그들이 키우던 작물이었다는 말은 성경의 다음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It was not you who chose me, but I who chose you and appointed you to go and bear fruit that will remain, ...'(요한 15 :16)


 사피엔스는 과연 무엇을 위해 이러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었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통해 얻게 된 '신화 神話'라는 상상력은 과학 혁명을 통해 더 광대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인류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종이 집단적으로 힘을 키우고 외견상 성공을 구가한 것이 개개인의 큰 고통과 나란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될 것이다.'(P147)


3. 세 번째 혁명 : 과학혁명


  농업혁명이 사피엔스가 선택한 것이든, 선택받은 것이든 이 시기를 통해 사피엔스는 중요한 개념을 배웠다. 그것은  '미래 未來'와  '상상 想像의 질서'였다. 확장된 시간 속에서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해 대비하게 된 사피엔스는 상상을 통해 '역사 歷史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지리적으로 유럽에서,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들은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다 먹을거리나 소유물을 저장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농업경제의 생산 사이클은 계절을 기반으로 했다.'(P151)


 '생물학적 협력본능이 부족함에도 수렵채집기에 서로 모르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공통의 신화 덕분이었다... 신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밀집된 도시와 강력한 제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열리자, 사람들은 위대한 신(神)들, 조상의 땅, 주식회사 등등의 이야기를 지어냈다. 인간의 본능이 늘 그렇듯 달팽이처럼 서서히 진화하고 있는 동안, 인간의 상상력은 지구상에서 유례없이 거대한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갔다.'(P155)


4. 과학이 종교, 제국주의, 자본주의를 만났을 때


 과학혁명은 과학과 종교(이데올로기), 제국주의, 자본주의가 결합된 형태에서 보다 극적으로 역사를 움직이는 힘으로 나타났다. 종교, 제국주의, 자본주의는 과학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연구비를 정당화한다. 그 대신 이데올로기는 과학적 의제에 영향을 미치고, 과학의 발견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특히 두 가지 힘이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하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다.'(p389)


 가. 종교 宗敎


 <사피엔스>에서 종교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믿음', '신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이데올로기도 현대적 의미에서 '종교'를 의미한다. 과학혁명 시대에 종교는 과학연구 동기 動機 를 부여한다. 


 '지난 3백 년은 흔히 인류의 역사에서 종교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가며 세속화가 진행된 시기로 묘사된다. 유신론적 종교에 대해서라면 대체로 옳은 말이다. 하지만 자연법칙 종교를 고려한다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만일 종교를 초자연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고 정의한다면, 공산주의는 이슬람교에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종교다.'(p324)



[그림] 세계의 종교 (출처 : 위키피디아)


 나. 제국주의 帝國主義


 근대 유럽은 유럽만의 '탐험과 정복'의 야망 때문에 이전 어떤 시대, 어느 지역과도 다르게 독특한 제국주의가 발전하게 되었다. 20세기를 지나 많은 식민지들이 독립한 지금도 이러한 유럽의 제국주의는 '문화 제국주의' 형태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인과 페르시아인에게 부족했던 것은 증기기관 같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서구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성숙한 가치, 신화, 사법기구, 사회정치적 구조였다. 이런 것들은 빠르게 복사하거나 내면화할 수 없었다... 근대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대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는 서로 보완적인 두 가지 답이 존재하는데, 바로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다.'(p399)


 '정화 제독은 대양을 탐험하고 각국으로 하여금 중국에게 조공을 바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방문한 나라를 정복하거나 식민지로 삼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유럽인들이 이례적인 점은 탐험과 정복의 야망이 어느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이 탐욕스러웠다는 데 있었다.'(p411)


 '유럽의 방패 아래 새로운 세계 질서와 세계 문화가 등장했다. 요즘 사람들은 당사자들이 통상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수준으로 유럽식 복장을 하고, 유럽식 사고방식과 취향을 지니고 있다.'(p396) 


[그림] 제국주의 (출처 : 조인스 스파이더)



 다. 자본주의 資本主義


  '종교'를 통해서 과학을 발달시키고, 자신의 야망을 '제국주의'를 통해 실현시키려고 해도,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거대 자본의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이를 가능케 만들었다. '자본주의'를 통해 비로소 과학혁명의 '순환 循環'을 완성하게 된다. '종교'를 통한 연구 활동은 '자본'의 집중을 통해 탐험을 지속할 수 있었고, 이렇게 완성된 '제국'은 다시 '과학'으로의 재투자를 가능케 하였다.


 '근대 이전 세계에서 대출을 받기는 힘들었고, 만일 빌리더라도 소액으로 단기간에 높은 이자를 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때 과학혁명과 진보라는 개념이 도래했다. 진보는 우리가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고 연구에 자원을 투자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 아이디어는 곧 경제용어로 번역되었다... 신뢰는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p439)


[그림] 자본주의(출처 : 오마이뉴스)


5.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그리고 신인류의 출현


 저자인 하라리는 현재 사피엔스는 과학혁명에서도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다. 여태까지 사피엔스는 '진화의 법칙'에 따르고 있다면, 이제는  스스로 '지적 설계자'가 되어가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생명공학의 힘을 빌려 신(神)이 되어가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다.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 선택의 법칙을 깨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지적 설계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 40억 년에 걸쳐 이어져온 자연선택이라는 구체제는 오늘날 완전히 다른 종류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전 세계의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개체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원래 해당 종에게 없던 특성을 부여하는 정도까지 자연선택의 법칙을 위반하는 중이다.'(p563)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일 것이다.'(p586)


 <사피엔스>는 과학혁명과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결합이 어떠한 역사를 만들어왔는지와 현재 우리의 위치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미래를 어렴풋하게 제시한다. (구체적인 제시가 없는 것은 차기작인 <호모 데우스>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사피엔스>는 교양 입문서로서 가지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계 역시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하라리의 역사관 歷史觀에서 나타난다. 하라리의 역사관은 <사피엔스> 내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먼저, 하라리는 역사가 통일 統一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의 방향을 인식하는 일은 사실상 시점의 문제다. 역사를 조감도처럼 보면, 역사가 통일의 방향으로 향하는지 다양성의 방향으로 향하는지 판정하기 어렵다... 수천년이라는 단위를 스캔하는 시점을 취하는 게 낫다. 이 시각에서 보면 역사가 통일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P240)


 과연 그럴까? 개인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그렇게 단순하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역사적으로는 중국 中國의 '분열과 통일'이 반복되는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가 표방하는 '세계화 globalization'와 이에 대항하는 '반 세계화'( 반 反 FTA, 브렉시트 Brexit 등) 운동 등을 살펴보더라도 우리는 역사가 결코 일방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사피엔스> 내에는 하라리의 역사관에 대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타난다.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상호작용은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에는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역사는 이른바 "2단계 level two" 카오스계다. 카오스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1단계 카오스는 자신에 대한 예언에 반응을 하지 않는 카오스다. 가령 날씨는 1단계 카오스계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요인을 고려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점점 더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다. 2단계 카오스는 스스로에 대한 예측에 반응하는 카오스다. 그러므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p341)


 <사피엔스>의 다른 페이지에서는 역사의 방향성에 대해 알 수 없다는 하라리의 또 다른 역사관. 이 주장은 '역사의 방향성'을 제기한 저자의 다른 주장과 서로 모순 矛盾된다. 이처럼 통일이 되지 않은 저자의 주장은 <사피엔스>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이스라엘인 저자의 유대교에 대한 우호적인 관점은 <사피엔스>에 대한 공감을 어렵게 만든다.


 '유대교는 우주의 최고 권력은 사심과 편견을 지니는데, 그분의 주된 관심은 조그만 유대국가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 모를 땅에 있다고 주장했다. 유대교는 다른 나라에게는 이 믿음을 권하지 않았고, 그 존속기간 대부분 동안 선교를 하지도 않았다.'(p309)


 '이신론자들의 (선과 악의) 대립은 결국 기독교와 무슬림 사상의 초석이 되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믿음 역시 그 기원은 이신론에 있었다. 구약에는 이런 믿음의 흔적조차 없다. 사람들의 영혼이 육체가 죽은 다음에도 계속 산다는 주장 또한 전혀 나오지 않는다.'(p317)


  종교적으로 유대교가 기독교와 이슬람교 성립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자본주의에서 유대자본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았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최근의 과학혁명에서 유대인의 역할은 결코 무시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은폐하는 듯한 하라리의 입장은 공감하기 어렵고, 저자의 주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사를 조망하는 좋은 관점을 일반인에게 제시한다는 면에서 <사피엔스>는 한 번은 읽어볼만한 유익한 인문/과학교양서라 생각한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6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6-07 16: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유발 하라리의 역사관을 ‘진보로 향하는 진화’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독자가 이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저자의 생각을 여러 가지 관점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어요. ‘진보로 향하는 진화’라는 단어 자체가 다윈이 말한 진화의 의미로 볼 수 없어요. 진화와 ‘발전’은 다른 겁니다. 진화는 진보와 발전 향상을 위해 이루어지는 단계가 아닙니다. 역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어떠한 변수를 만나 급격히 쇠퇴하는 경우가 있어요. 유발 하리리가 주장한 긍정적인 미래상을 회의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7 16:26   좋아요 1 | URL
네^^: cyrus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합니다. 역사에서 자연의 법칙과 같은 일반화된 법칙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cyrus님 말씀처럼 ‘진화‘는 방향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라리의 관점은 성급하다는 생각과 함께 역사법칙의 지나친 단순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경계해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hnine 2017-06-07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막상 읽었지만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요점 정리 위주로 리뷰를 써야할지, 소감 위주로 써야할지) 몰라 리뷰를 못올리고 있는 중인데 겨울호랑이님 일목요연하게 정리 잘 해서 올려주셨네요. 저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저 같은 문외한으로는 그저 감탄, 경탄 하며 읽었지만 분명 저자의 주관도 작용했으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 2017-06-07 16:23   좋아요 0 | URL
^^: 부족하나마 내용을 정리했는데 hnine님께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기쁩니다. hnine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자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06-07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읽으며 서평을 적을 때 너무 난잡하게 적을수밖에 없었습니다. 책내용이 겉으로 목차를 보면 상당히 순차적이나, 책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너무나 요동부절이었습니다.
다른 분이 잘 말한 것처럼 진보와 진화는 다르고, 게다가 모든 과학과 종교 정치적 사상조차 하나의 만들어진 산물이라면
하라리 자신도 그 산물의 하나인데, 그의 책에서 본인이 그런 공간속에 점이란 상실을 너무 망각한 게 아닌가 하는
심정입니다. 다이아몬드의 총균쇠가 서구 백일우월주의가 깔려있고, 기독교문화가 서양문화 토대라면
그 서양문화의 시초, 기독교의 발생지인 예수살렘의 학자가 가닌 전지적 관점은 한계라고 봤습니다.

마빈해리스의 책과 같이 서양의 합리주의로 파괴당한 원시 및 제3세계의 민족과 국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어도
해리스처럼 애정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인류학 서적이나 인류의 애정이 없는 책인듯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7 16:31   좋아요 0 | URL
^^: 아직 마빈 해리스의 문화 인류학 3부작은 깊이 있게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만화애니비평님의 말씀과 다른 이웃분인 북다이제스터님의 추천을 생각하면, 필독서라 생각됩니다. 만화애니비평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사피엔스>에 영향을 준 <총, 균, 쇠>의 관점과 유대인 특유의 선민사상이 알게모르게 책에 배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을 다음에 마빈 해리스의 저작을 읽을 때 염두에 두면 의미있는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6-07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의 말씀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 점이 누군가에게 장점이 혹은 단점일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6-07 16:49   좋아요 1 | URL
^^: 네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그래서 더 화제가 되었던 것 같아요.

북다이제스터 2017-06-07 17:04   좋아요 1 | URL
참, <호모 데우스> 읽어보시면 선민사상과 인권 등이 사피엔스 멸망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전 이해했습니다. 그 만큼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게 저자는 책을 쓰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7 17:09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북다이제스터님의 해석도 유념해서 <호모 데우스>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6-07 23:31   좋아요 2 | URL
저자의 역사관에 대해서도 저와 해석이 다르세요. 저자의 역사관이 모순된 듯 보일 수 있지만 역사의 통일성은 상대적 개념으로 보입니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반세계화 주장도 있지만 고대 등 과거에 비해 현재가 세계화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반면 역사가 카오스적이란 말은 우연과 필연에서 우연에 힘을둔 역사관련 흔한 일반적 서술이라고 전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쟁점을 떠나 이책이 정말 대단한 점은 저를 포함하여 이 책을 읽을 때면 뭔가 틀린 점을 찾고 싶고 흠을 잡고 싶고 뭔가 부정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는 것 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자 책들은 참 흥미롭습니다. ^^ <호모 데우스>는 제게 더 했습니다. ^^ 하지만 결국 승복하게 만드는 정말 이상한 책입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17-06-08 07:52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북다이제스터님께서는 역사 진행 방향 중 ‘통일성‘에 더 중점을 두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통일성- 분열‘ 에 대해 어느 방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통일성이, 때로는 분열이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재는 그렇지만, 공부가 깊어지면, 북다이제스터님 의견과 같은 의견을 가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피엔스>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2017-06-07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07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6-08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던 겨울호랑이님의 사피엔스 리뷰를 읽네요..

읽는 중이라..
이동진 빨간책방 ‘사피엔스‘ 편 오프닝글을 대신 올립니다

희도록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먼 길을 가야 할 때,
그 빗속에 발을 내딛는 사람의 마음.
수억 광년을 달려 지구에 도착한 오늘 저녁의 별빛.
그 빛이 지나온 우주와 그 긴 시간은 얼마나 막막할까요.
그 막막함은 외로움이었을까요.

흰 종이 앞에 마주한 작가의 마음도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막막한 것은 흴까요, 검을까요.
혹은 우주처럼 심연처럼, 암청색에 가까울까요.

쌀을 쏟아놓고 주저앉아 우는 아이.
많음이 기가 막혀서, 그 많은 걸 담을 길을 몰라서 웁니다.
그때의 막막함이란 두려움에 가깝겠죠.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에 처음 던져졌을 때 그 최초의 울음은 살아갈 세계가 막막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이처럼 울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문득 있습니다.

살아갈 날들의 막막함, 아득한 수평선의 막막함,
먼 눈빛의 막막함.

그때의 막막함은 너무 막연하고 쓸쓸한 쪽이라서 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막막’이란 글자는 ‘사막’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건
역시 또 수억 광년을 막막히 건너온 별빛이네요.

겨울호랑이 2017-06-07 19:04   좋아요 2 | URL
^^: 나와같다면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두려움이겠지요. 불안감에 스스로 흔들릴 때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또는 처음 난 길을 갈 때겠지요. 한 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해봅니다. 새벽눈이 쌓인 길 발자국이 없는 하얀 눈길 속에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가는 것은 막막함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한 설레임을 느끼게 됩니다.

AgalmA 2017-06-07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겨울호랑이님! 정리 잘 하셨네요^^
헌데 저는 유발 하라리의 통일적 역사관과 카오스적 역사관이 섞일 수밖에 없는 걸 이해합니다. 제가 이 책 읽을 때 제임스 글릭 <카오스>를 읽고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릅니다.
제임스 글릭도 수많은 역사가들처럼 고민하는 대목이 있는데요. ˝많은 관련된 힘 가운데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무시되어도 별문제 없는가를 결정하는 일˝에 대해서요.
역사적으로 열역학 제2법칙은 사회의 와해, 경제의 쇠퇴, 도덕의 붕괴, 퇴폐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하나의 관점일 뿐입니다. 엔트로피는 열이나 온도와 관련한 열역학적 목적에 부합하나 무질서의 측도로 쓰기에는 매우 막연하다고 제임스 글릭은 밝히고 있지요.
카오스 이론에서 중요한 ‘초기조건의 민감성‘을 종잡을 수 없는 파괴성으로 인식하면 답은 무용지물이죠. 그러나 제임스 글릭은 ‘초기 조건의 민감성‘이 창조성에 기여한다고 말하죠. 조지프 포드 ˝진화란 피드백을 가진 카오스다˝란 말처럼 이 우주가 무작위적이고 소산적일 수 있지만 방향성을 가진 무작위성입니다. 카오스 이론은 그 복잡성 속에서 패턴과 질서를 본 거죠.
즉 유발 하라리의 통일성은 카오스 이론을 바탕으로 한 상태로서의 통일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기존의 환원주의적 통일과는 좀 다르죠.
사람들은 과학을 진리를 말해주는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싶어하지만 과학도 우리 상상 질서의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이론의 엇갈림이 있는 것이고요.

겨울호랑이 2017-06-07 19:28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AgalmA님의 말씀 중에서 ‘방향성을 가진 무작위성‘이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설명한 역사와 관련한 관점을 잘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AgalmA님 덕분에 이해했습니다. 다만, 저는 방향성의 방향이 ‘통일‘로 간다는 하라리의 의견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통일‘과 ‘분열‘을 일종의 ‘작용‘과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면 어느 한 쪽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적 성격이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인비가 말한 ‘도전과 응전‘의 역사가 ‘통일‘의 역사보다 인류사를 더 잘 설명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사피엔스>내의 하라리 역사관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ㅋ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07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리의 달인이자, 꼼곰함의 달인이신 분이십니다. 워낙 성실하시니 댓글도 다들 성실한 댓글을 다시네요.. 책 안 읽어도 겨호 님 요약본만 읽으면 읽은 척할 수 있어 좋습니다. 어디 가서 읽은 척해야 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8 07:54   좋아요 0 | URL
^^: 곰곰발님 감사합니다. 제가 <사피엔스>를 요약했습니다만, 제대로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곰곰발님을 비롯한 다른 분들께서 직접 읽어보시면 더 많은 것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바쁜 이웃분들께 조그만 도움이 되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06-07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범 대신 곰인가요? ㅎㅎ

messenger 2017-06-0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
http://cafe.naver.com/loveliberty

커피소년 2017-06-08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글을 읽고 책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네요.

겨울호랑이 2017-06-08 19:14   좋아요 1 | URL
^^: 김영성님께서 직접 읽으시면 제 리뷰에서 놓친 부분을 많이 찾으시리라 생각합니다

2017-06-08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08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7-06-08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발하라리의 저 두꺼운 책을 이리 쌈박하게 요약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럭 벽돌책은 안 읽는 주의라서욤..ㅎ
이거 보고 <사피엔스>는 읽었다고 자위해야 겠습니다~ㅎ

겨울호랑이 2017-06-08 22:24   좋아요 1 | URL
^^: 막상 읽어보시면 yamoo님께서도 재밌게 읽으실 책이라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jackie 2017-06-12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막연히 정리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꼼꼼하면서도
마지막 신인류 부분에서도 비평을 잃지 않으시는 냉철한 정리 감사히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6-12 17:56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초란공 2018-09-08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부러운 마음으로 호랑이님의 글을 읽곤합니다. <사피엔스>도 스스로 뭔지 모르게 공감하기 힘든 부분들은 있다 정도로만 정리된 상태였어요. <반기업 인문학>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유발 하라리의 저작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은반면 <반기업 인문학>에서 비판한 부분은 제가 공감을 많이 하게 되었구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8-09-08 12:46   좋아요 0 | URL
Nykino님 감사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통찰이 뛰어난 부분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체 생각에 동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도 많겠지만요.^^:) 다만, 이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