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템포럴 <구조의 시간> 전경


천정 층고가 아주 높아 전시에 그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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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ucture of Time', 시간과 경험의 흔적을 구조로 읽어내다

[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제5회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 수상전이 2026년 8월 19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층과 3층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우수상을 수상한 이승배 작가와 8월 19일 오후 전시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승배 작가는 이번 미술대전에 'Structure of Time'을 출품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작가가 올해부터 집중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구조 중심 연작 가운데 하나로, 화면 속에 두드러지는 구조를 통해 시간의 축적과 기억의 질서를 탐구한 작업이다.


우수상 이승배 작가 인터뷰-제5회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이 작가는 “이번 작품은 구조 중심의 연작 중 하나”라며 “화면 속 구조는 단순한 조형적 구성을 넘어, 축적된 시간의 기억이 만들어낸 일종의 질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상의 사물, 인쇄물, 기록 등 시간의 흔적을 품은 요소들에 주목했고,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고 중첩되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질서를 화면에 담고자 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시간의 경험, 시간과 경험이 남긴 흔적을 구조로 읽어내는 회화”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를 배열하는 작업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흔적, 사물의 물성과 시간의 층위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이번 작품에서 이승배 작가가 특별히 고민한 지점은 서로 다른 이미지와 물성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어떻게 구조화할 것인가였다. 그는 단순한 콜라주에 머무르지 않고, 중첩과 덮음의 과정을 통해 각각의 요소가 지닌 시간성을 살리고자 했다.

특히 작품에는 X 형태의 커다란 구조적 틀이 중심을 이루고, 그 안에 다양한 색과 물성이 배치되어 있다. 작가는 이전의 흔적을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감출 것인가를 깊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재료와 기법은 화면을 장식하는 수단이 아니라, 시간의 축적과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중요한 장치다.

이번 수상에 대해 이승배 작가는 놀라움과 기쁨을 전했다. 그는 앞서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에 출품해 특선을 수상한 경험이 있으며, 올해는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구조 중심 작업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 다시 출품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전에는 '아비투스' 연작 중 하나로 특선을 받았고, 올해는 그것과 다른 구조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다”며 “의외로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놀랍고 기뻤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승배 작가의 작업 세계는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시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이미지와 사물, 기록들은 개인적 경험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흔적을 담고 있는 단면이라고 본다. 개인과 사회는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 사람의 감각과 기억 속에 축적된다.

작가는 “개인의 기억 속 이미지와 사물은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흔적이기도 하다”며 “개인과 사회는 부지불식간에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유는 그의 화면에서 중첩된 이미지, 감춰진 흔적, 드러나는 구조로 구체화된다.

그가 언급한 ‘아비투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의 특이한 경험은 사회와 무관하게 존재하지 않고, 사회적 조건과 시대의 분위기는 개인 안에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이승배 작가는 이 관계를 회화의 구조 안에서 드러내며, 관람객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 이승배 작가는 시간과 구조에 대한 탐구를 더욱 심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예정된 개인전 '구조의 시간'을 통해 시간의 구조와 시간의 층위를 관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큰 작품에서는 구조의 힘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작은 작품에서는 매체 실험을 병행하며 작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작가는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관객 누구나 자신의 특정한 경험이나 기억을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회화는 작가 개인의 기억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관람객 각자의 시간과 경험을 불러내는 열린 구조로 확장된다.

수상작 'Structure of Time'은 시간의 흔적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조로 읽어내고 다시 화면 안에 조직한 작품이다. 충돌하고 중첩되는 이미지와 물성, 드러남과 감춤 사이의 긴장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층위를 떠올리게 한다. 이승배 작가의 화면은 개인과 사회, 기억과 사물, 경험과 구조가 만나는 회화적 장소다.

이번 제5회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 우수상 수상은 이승배 작가가 구조 중심의 새로운 작업 방향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작가가 시간과 구조,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더 깊이 확장해 나갈지 기대된다.

[덧]
 미술 전문 방송 매체 '아트코리아 방송'에서 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운이 좋아서 우수상 수상자 중 초대 개인전 대상이 되었어요. 아마도 9월 이후 하반기에 할 듯합니다. 내년엔 점수를 채워 협회 초대 작가가 됐습니다. 인터뷰도 해 보네요..ㅎㅎ


최근에 읽고 있는 책 중 괜찮은 책인 거 같아 소개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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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식 2026-08-24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분이 좋네요. 축하드려도 되는 것이겠지요. 협회 초대작가가 꼭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

yamoo 2026-08-25 09:5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대작가 작가 자격은 이미 획득했고 내년에 초대 작가로 전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ㅎㅎ

곰돌이 2026-08-24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yamoo님!! 축하 크게 드립니다!! 그동안 작품 준비하시느라 바쁘셨겠어요, 그 노력이 이렇게 결실로 ㅎㅎ

yamoo 2026-08-25 09:57   좋아요 0 | URL
특선만 2번 하다가 올 해 운좋게 기획초대전 대상인 우수상에 선정됐습니다. 공모전 참가하다 보니 참 심사위원들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걸 알아가네요..ㅎㅎ 워쨌든 감사합니다!^^

오후즈음 2026-08-24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멋지십니다! 축하드립니다

yamoo 2026-08-25 09:5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오후즈음님~^^

카스피 2026-08-2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인터뷰를 하실 정도로 화가로 인정받으셨네요.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시길 기원합니다^^

yamoo 2026-08-25 10:00   좋아요 0 | URL
여기 공모전 특색이 우수상 이상 본상을 받으면 인터뷰를 해 주더이다. 유명한 방송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작업 세계를 소개할 루트가 있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cyrus 2026-08-25 0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얼굴이 가려져 있어서 인터넷에 기사 찾아서 확인했습니다.. ㅎㅎㅎ yamoo님, 잘 생기셨는데요. ^^

yamoo 2026-08-25 10:0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찾아보시기까지!! 어이구, 감사합니다!!

stella.K 2026-08-25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합니다! 잘됐네요. 야무님 그림 시작하실 때부터 잘되실 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때 저한테 선물해 주신다고 했을 때 제가 무슨 정신으로 왜 괜찮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잘 되실 줄 알았으면 선물 받고 두고두고 자랑하는 건데. 흐흑~ 암튼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승승장구하십시오. 또 좋은 소식 전해 주시고요!^^

yamoo 2026-08-25 16:49   좋아요 1 | URL
엇! 스텔라님이시다!! 아주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영~ 사양하셔서 좀 뻘줌했다는..^^;;
어쨌거나 감사합니다!

마힐 2026-08-25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축드립니다. yamoo 님! 무더운 여름 날을 식히는 단비같은 소식이네요. 저도 기사 찾아서 얼굴 뵈었네요. 멋지시네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작품 속의 고문들은 무슨 의미인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yamoo 2026-08-26 12:53   좋아요 1 | URL
와~~ 기사까지 찾아보실줄이야!!
작품 속 고서는 1890년대 서당에서 배웠던 사서삼경의 해설서 같은 걸로 보입니다. 구한말 서당에서 배웠던 맹자본을 구해서 붙인 작품도 있어요. 이런 고서는 시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지요. 서로 다른 요소들이 서로 충돌하고 중첩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저는 고서와 60년대 미국 광고 이미지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제 작품은 시간과 경험이 남긴 흔적을 구조로 읽어내는 회화이기에 고서는 그래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설명이 잘 됐는지 모르겠어요~~~

페크pek0501 2026-08-30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라고 말한 니체가 떠오르네요.(책에서 읽음.)
가령 같은 풍경을 봐도 어떤 것에 집중해 보느냐, 무엇을 편집해 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 있지요. 본인의 경험, 생각, 떠오른 이미지 등이 영향을 미친 각자 본인의 렌즈를 통해 보는 거지요. 그러니 어떤 풍경을 보든 자신을 빼고 전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풍경만을 본다는 건 불가능.
날로 발전해 가는 점, 축하드립니다. 재능과 노력의 결과겠지요.^^

yamoo 2026-08-31 09:4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니체가 한 말이 인상적입니다. 제 작업과 상통하는 면도 있구요~~

건수하 2026-09-02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우수상에 인터뷰, 개인전까지! yamoo님 축하드립니다~!!

yamoo 2026-09-02 16: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건수하님~~

고양이라디오 2026-09-02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님 기쁜 소식 축하드립니다^^! 개인전까지 승승장구하시길 기원합니다^^

yamoo 2026-09-14 13: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나의 작업은 내가 살아온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개인전의 제목을 세계는 나의 아비투스다라고 정한 것은 내가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경험하고 축적해온 세계의 영향을 받으며 동시에 그 세계를 다시 구성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는 오래된 문서와 인쇄물, 책의 일부, 화폐, 문자와 광고 이미지들은 특정한 사건이나 기억을 재현하기 위한 소재가 아니다. 그것들은 내가 살아온 시간 속에서 접하고 지나온 것들의 흔적이며, 나에게 내면화된 세계의 파편이다. 나는 이 파편들을 화면 위에 다시 배열하고 겹쳐 놓으면서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그것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세계가 기억과 습관을 통해 변형된 내면의 풍경에 가깝다.

 

특히 아비투스 콜라주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붙였는가보다 서로 다른 것들이 어떤 관계를 이루는가였다. 오래된 종이 위에 이미지가 겹쳐지고, 문자가 일부 가려지며, 서로 다른 시간의 흔적들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한다. 처음에는 각각의 이미지가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화면 안에서 그것들은 더 이상 독립적인 대상으로 남지 않는다. 잘려지고, 중첩되고, 가려지고, 다시 드러나면서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또한 하나의 구조라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기억은 모든 것을 그대로 보존하지 않는다. 어떤 것은 남고 어떤 것은 사라지며, 어떤 것은 다른 기억 위에 포개진다. 현재의 경험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해석하고, 이미 지나간 시간은 현재의 시선 속에서 새로운 형태를 갖는다. 내가 화면 위에 파편을 쌓아 올리는 행위는 결국 이러한 기억의 작동 방식과 닮아 있었다.

 

따라서 아비투스는 나에게 단순히 사회적 환경이 남긴 습관이나 성향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세계를 보고 선택하고 배열하는 하나의 감각적 구조이기도 하다. 내가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화면에 남기는가,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고 어떤 것을 지우는가, 무엇을 겹치게 하고 무엇을 비워두는가 역시 내가 축적해온 시간과 경험의 결과다.

 

지난해의 세계는 나의 아비투스다는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작업에 대한 하나의 출사표였다. 나는 세계를 재현하려 한 것이 아니라, 세계가 내 안에 축적된 방식 자체를 화면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그리고 그때 시작된 질문은 이후 작업에서 점차 이미지의 문제를 넘어 구조의 문제로 이동하게 된다.

 

지금의 작업에서 내가 말하는 구조역시 결국 그 아비투스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남긴 흔적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충돌하고, 겹쳐지면서 하나의 화면을 이루듯이, 나의 작업 역시 그렇게 축적되어 왔다.

 

그러므로 지난해의 아비투스 콜라주는 끝난 작업이 아니라 지금의 작업이 시작된 자리다. 내가 남기는 모든 작품은 결국 내가 살아온 세계가 나에게 남긴 흔적이며, 동시에 그 흔적을 다시 바라보고 재구성한 나 자신의 기록이다. 세계가 나의 아비투스라면, 내가 만드는 화면 역시 나의 아비투스가 된다.



[덧] 개인전 포스터가 나왔습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쉬지 않고 달렸네요. 올해는 8월 개인전 이후 9월 이후 초대전이 한 번 더 잡혀 있습니다. 올해는 제 조형언어를 발견한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그래서 올 개인전과 도록은 제게 무척 중요한 사안이 됐네요. 모처럼 근황을 전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최근 읽고 있는 유익한 현대미술사 책이 있어 부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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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8-12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대단하시네요.개인전이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yamoo 2026-08-13 11: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대단할 정도는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할 수 있어요~~ㅎㅎ

cyrus 2026-08-12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월 28일에 하루 연차 신청했어요. 그날 저녁 독서 모임이 있어서 연차 신청을 한 건데, 마침, 잘됐네요. 개인전 보러 서울에 가야겠군요. ^^

2026-08-13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리얄리 2026-08-14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길 기원드리고 응원드립니다!

yamoo 2026-08-21 07:55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원하는 결과는 이미 얻었습니다..ㅎㅎ
 



영화 모임에서 무대 인사 영화를 예매하여 19일 영화 <HOPE>를 볼 수 있었다. 예고편을 보고 무척 기대를 했었는데, 영화 개봉이후 평이 갈리고 평점이 낮아 기대가 많이 낮아졌다. 


그럼에도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매우 재밌게 봤다. 2시간 30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재밌었다. 물론 개연성과 핍진성이 매우 떨어지는 건 사실이고, 조인성은 죽어도 너댓번은 죽어야하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 심히 거슬렸다.


마지막 외계인이 성경 구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걸 들먹이는 장면에서는 고소를 금치 못했다. 크리처물이이라서 그런가 어디서 본 듯한 연출과 크리처의 모습이 진격의 거인과 너무 흡사해서 진격의 거인 실사판을 보는 듯하기도 했다.


사건의 개연성은 말해서 뭣하랴. 하지만 이 모든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 끊임없이 주인공들이 달리는 장면은(크리처의 속도를 보면 단번에 잡혀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의 속도를 계속 크리처가 못따라 잡는 것도 도드라진 결함) 뭔가 속도감을 주고 몰입감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 너무 계속되어 피로도가 쌓인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난 재밌었다.


평가가 너무 극과 극이라 이 영화 보기를 주저하는 분들이 많은 줄로 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만큼 형편없지는 않다. 장면 하나하나는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충분히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돌비 시스템에서 보면 확실히 재미가 보장되니, 꼭 돌비로 보길 강추드린다.


이 영화를 본 가장 큰 소득은 뭐니 뭐니 해도 조인성의 실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 진짜 얼굴 작고 잘생겼다. 조인성을 1미터 정도에서 영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건 커다란 소득. 내 앞의 여성분은 조인성과 같이 사진을 찍어 남기기까지 했다. 객석을 돌면서 배우들이 인사하는 건 좀 이례적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 영화 재밌다. 너무 기대에 차서 디테일 하게 보기 보다 한 편의 재미있는 오락영화 본다고 생각하면 돈 아깝지는 않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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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7-22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다른 것 다 떠나서 영화 초기 마을의 끈적한 긴장감과 추격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yamoo 2026-07-23 12:57   좋아요 1 | URL
이걸 재미없다고 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영화가 재밌다는 건지...판타지 영화는 장르에 맞게 그냥 보면 되는데, 뭔 그렇게도 비판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근래 본 한국 영화 중 재미 면에서는 그냥 원탑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6-07-23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관람 하셨네요. 조인성 님의 팬이 많지요.
이제 저는 2시간 30분간 같은 자리에 앉아 시청한다는 게 쉽지 않네요. 힘들어요.
연극을 보러 가면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 좋더라고요.^^

yamoo 2026-07-23 12:59   좋아요 2 | URL
저도 2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는 좀처럼 집중하기 힘들어요. 그치만 호프는 지루할 틈이 없어요..ㅎㅎ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근데 페크님 정말 올만이시네요..^^

얄리얄리 2026-07-27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게 언제였는지 정말 오래 지났었는데, <왕사남>을 영화관에서 보았고 이것도 보려 합니다. 1년에 두 번 영화관 가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올해 또 갈지는..). 날씨도 덥고 요즘 복잡한 일도 있어서 이런 영화 보면서 잠시 머리식히며 쉬는 것으로 대만족입니다.

yamoo 2026-07-27 18:50   좋아요 1 | URL
얄리얄리님 올만입니다!

잠시 머리 식히기에는 금상첨화인 영화입니다. 이만한 영화 없숩니다!ㅎㅎ
꼭 돌비로 보셔요~~~

고양이라디오 2026-09-02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0% 공감가는 리뷰네요^^ 결점이 있긴 하지만 이만큼 재밌는 작품 드뭅니다ㅎ 특히 초반 황정민씨의 연기와 음문석 배우의 재발견이 좋았습니다^^

yamoo 2026-09-03 11:00   좋아요 1 | URL
맞아요...전 재밌게 봤고, 재밌다는 분도 다수...근데 영화의 결점도 많이 도드라집니다. 그럼에도 재미는 있더군요..ㄹㄹ
음문석 배우 정말 연기 좋았습니다!
 
문화로 읽는 세계사 - 문화의 눈으로 역사의 진실을 읽는다, 개정증보판
주경철 지음 / 사계절 / 201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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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 교수의 문화로 읽는 세계사(사계절, 2015)는 거대 서사와 연대기 중심의 건조한 역사 서술에서 탈피하여, 구체적인 인간의 행위와 문화적 매개체를 통해 인류사의 발자취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저작이다. 본 글에서는 책이 제기하는 주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역사적 현장의 목격, 인물의 재평가, 현재적 시사점, 그리고 기존 인식의 전도라는 네 가지 관점에서 그 세계사적 의미를 읽어보고자 한다.


 

1. 인본주의의 이행기적 역동성: 피렌체 광장에서의 인간적 가치 분출

역사적 시공간의 이동을 상정할 때,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14세기 후반에서 15세기 초반에 이르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광장이다. 저자가 묘사하는 이 시기는 신 중심의 중세적 세계관이 해체되고, 신의 피조물로서 지닌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내재적 가치에 눈을 뜨던 격정적인 패러다임 전환기이다.

 

당시 피렌체는 페스트가 남긴 파멸적 상흔 위에서 고전 고대의 텍스트를 재발견하고, 브루넬레스키의 돔으로 대변되는 기술적·예술적 성취를 이룩하던 문명사적 용광로였다. 기독교적 금욕주의의 억압 하에 은폐되어 있던 인간의 신체, 감각, 그리고 현세적 아름다움이 예술과 학문을 통해 폭발적으로 분출되던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인류 지성사의 가장 역동적인 국면을 체험하는 것과 같다. 광장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신학적 교리가 아닌 '인간의 조건(Human Condition)'을 두고 전개한 치열한 담론 형성의 공기를 공유하는 것은, 현대 시민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인본주의적 사유의 시원을 추적하는 작업으로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2. 근대적 탐욕과 타자화의 메커니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비판적 재평가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당대의 이데올로기적 지형에 따라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가장 시급하게 재평가되어야 할 대상이다. 전통적인 역사 서술과 영웅주의적 서사는 그를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 불굴의 개척자이자 '신대륙의 발견자'로 신화화해 왔다. 그러나 텍스트가 지시하는 역사적 실체 속의 콜럼버스는 문명사적 영웅주의와 거리가 멀다.

 

현대적 관점에서 콜럼버스는 초기 근대 자본주의가 잉태한 무제한적 탐욕과 타자(Other)에 대한 구조적 약탈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그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환대적 태도를 황금 획득과 노예화의 기회로 치환하였으며, 이는 아메리카 대륙의 고유 문명 파괴와 대량 학살이라는 인종적·문화적 홀로코스트의 서막을 열었다. 그의 항해가 지닌 지구적 연결망 형성의 파급력을 전면 부정할 수는 없으나, 이제는 유럽 중심주의적 '발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문명 간의 비대칭적 충돌과 대량 희생의 관점에서 그를 재위치시켜야 한다. 이러한 비판적 성찰이야말로 탈식민주의적 지구촌 공동체의 윤리를 정립하는 시발점이 된다.

 


3. 위기 상황에서의 사회적 아노미와 연대의 정당성: 페스트 대유행의 역사적 거울


과거의 역사가 현재를 비추는 인식론적 거울이라는 명제를 수용할 때,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사건은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페스트) 대유행'이다. 최근 인류가 경험한 전 지구적 팬데믹 상황은 중세 말기의 대재앙이 유발한 사회적 거동과 구조적으로 결을 같이 한다.

 

당시 페스트의 창궐은 단순한 병리학적 재난을 넘어 사회적 신뢰 체계의 붕괴와 극단적인 타자 혐오를 양산했다. 불확실성과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군중은 이성적 대응 대신 마녀사냥을 자행하거나 특정 소수자 집단을 대재앙의 속죄양으로 삼아 학살하는 야만성을 표출했다. 이는 위기 국면에서 인간 공동체가 얼마나 쉽게 아노미 상태에 빠지고 타자를 악마화하는지 보여주는 역사적 실증이다. 현재의 글로벌 사회 역시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 자원 고립주의 속에서 배타적 민족주의와 혐오의 정치가 재차 부상하고 있다. 페스트 잔혹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사회적 위기의 순간에 통제와 배제라는 원시적 메커니즘으로 회귀하는 대신, 과학적 이성과 상호 신뢰에 기반한 '지구적 연대'만이 공동체의 파멸을 막는 유일한 기제라는 점이다.

 


4. 진보 서사의 이면에 감추어진 야만성: 설탕의 자본화와 고정관념의 해체


제도권 교육과 대중 매체를 통해 내면화된 역사적 고정관념 중 하나는 16~17세기 '지리상의 발견'과 대항해시대의 도래가 인류 문명을 풍요롭게 만든 단선적 진보의 과정이었다는 인식이다. 새로운 작물 교환과 식문화의 확산이 인류의 삶을 다변화했다는 긍정적 서사가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저작을 통해 균열을 일으키는 지점은 '설탕'이라는 일상적 기호품의 확산 이면에 은폐된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가시화이다.

 

유럽 부르주아 계급이 향유하던 달콤한 설탕과 차 문화의 이면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짐승처럼 포획되어 카리브해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강제 이주당한 노예들의 참혹한 잔혹사가 존재한다.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가혹한 노동 환경 속에서 소모품처럼 대체되었다. 우리가 근대 문명의 세련성과 우아함의 징표로 간주해 온 일상적 문화 양식이, 실제로는 철저하게 구조화된 비인간적 폭력과 착취의 토대 위에서 구축된 상층 기표였다는 사실은 깊은 인식적 충격을 부여한다. 역사는 결코 수렴적인 발전의 궤적만을 그리지 않으며, 특정 주체의 풍요는 대개 타자의 철저한 소외와 야만을 자양분 삼아 발현된다는 서늘한 진실을 대면할 때, 역사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의 지평은 비로소 확장된다. (끝)


[덧]  주 교수의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문학과지성사, 1999)의 새로운 버전 같은 책이다. 매우 쉽고 그가 읽은 여러 텍스트를 리뷰 형식이 아니라 문화적 세계사라는 통사적 구조로 정리한 면이 매우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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