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제4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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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2002, 까치글방)을 다시 완독했다. 2009년 처음 읽을 때 3회독 했으니 모두 4번 읽은 셈이 됐다. 20154판 개역판도 같이 읽었는데, 이것까지 치면 5회독이다. 15년판이 가장 가독성이 좋았다. 전에 읽었던 판본이라 익숙해서 다시 읽었는데 02년판은 확실히 15년판에 비해 가독성도 떨어지고 비문도 많다. 앞으로는 15년판만 읽으려고 한다. <군주론> 번역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한 번 다뤄볼까 한다.

 

37일부터 19일까지 <군주론>을 다시 꼼꼼히 읽었다. 09년에 읽을 때 페이지마다 짧게 필기해 놓은 메모 때문에 당시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 감회가 새로웠고, 책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무엇보다 이 책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막빠지에 접어들었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이제 거의 종결되는 분위기다. 우크리아나 대통령인 젤렌스키는 매우 억울하고 비통한 모양새다. 빼앗긴 영토는 둘째치고 미국은 무기 제공 댓가로 우크라이나의 막대한 희토류 개발권을 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장 무기 지원을 끊으면 아직 끝나지 않은 소규모 전투도 우크라이나는 모두 패전할 수밖에 없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가장 경계한 것은 한 국가의 안보를 용병 및 외국 군대에 맡기는 것이다. 특히 외국 군대의 원조로 전쟁을 수행할 경우, 그 폐악은 말할 수 없이 크다는 사안을 본 책 13장에 명백히 밝혀 놓았다.

 

원군이란 당신이 외부의 강력한 통치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당신을 돕고 방어하려고 파견된 군대인데, (중략) 원군에 의존하는 자에게 거의 항상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 왜냐하면 만약 그들이 패배하면 당신을 몰락할 것이고, 그들이 승리하면 당신은 그들의 처분에 맡겨지기 때문이다.”(p94)

 

그러하기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군주론>을 읽지 않은 게 분명하다. 마키아벨리가 하지 말라는 걸 젤렌스키는 너무도 당연하게 실천했던 거다. 외국의 원조 무기만 받아서 전쟁을 했다는 자체가 군주 스스로 자신의 무력을 기르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

 

그가 마키아벨리의 지침을 염두에 두었다면, 자신이 처한 불리한 위치에서 전쟁을 감행하는 것보다는 차선책을 간구했어야 했다. 그것이 바로 군주(대통령)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하는 결단이다. 순간의 비굴함이야 느끼겠지만 전쟁을 피하고 자신의 힘을 기르는 시간을 벌어야할 때 젤렌스키는 감정에 앞서 전쟁을 선택했고, 결과는 목도하는 대로 처참하게 종결되고 있다.

 

책을 읽고 다시금 반추해 보아도 <군주론>은 약 500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만큼 강력하고도 간결한 지혜의 번뜩임이 도처에 있다. 지극히 간단하지만 역사에서 이미 증명이 되었던 인물들의 행적이 오늘날 여전히 유효한 것을 보면 인간의 행태는 과거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듯 보인다. 역사의 교훈을 이 책만큼 실천적으로 담아낸 저작도 없을 듯싶다.

 

그런데 열렬한 공화주의자로 알려진 마키아벨리는 왜 <군주론>과 같은 책을 쓰고 강력한 군주를 염원했을까? 그가 역사를 고찰해 봤을 때, 신생 국가는 군주국이 이상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듯하다. 혼란하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군주국만큼 빠르게 국가를 형성하는 형태는 없다고 본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국이 치세가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공화주의 국가로 이행하는 게 순리라고 보았다.

 

그래서 본 저작은 15세기 분열된 이탈리아를 통합시킬 군주를 염원하면서 쓴 책이다. 구한말 조선과 비슷한 세태를 겪은 당시의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에 나라가 분할되고 각종 이권을 빼앗기며, 나태와 타락 그리고 분쟁으로 나라가 와해 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조국을 통일시켜 나라의 근간을 튼튼히 할 군주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

 

마키아벨리는 불안정한 국가의 경우 이전의 정치적 논리가 통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이전의 정치사상가들인 플라톤, 세네카, 키케로 등과 같은 국가통치론의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마키아벨리가 바라보는 군주의 덕(virtu)은 앞 세대 사상가들이 말하는 좋은 덕과는 사뭇 다른 지점을 갖는다. 그것은 바로 15세기 이탈리아가 갖고 있는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당시 이탈리아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한지 오래였다. 그래서 통일된 이탈리아를 건설하게 될 군주는 이전과는 다른 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것이 여우와 사자로 대변되는 군주의 행위 준칙이다. 군주의 관후하고 윤리적인 덕은 국가 전체로 해로울 수 있고, 군주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면은 오히려 국가 전체에 이로울 수 있다는 상황 논리를 주장한다는 점.

 

요즘 식으로 말하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마키아벨리즘, 즉 출세지향적이고 온갖 계략과 책동인 권모술수를 능란하게 사용하여 목적을 이루는 무뢰한적 태도 말이다. 이런 냉혹하고도 무자비한 술책을 능수능란하게 쓸 수 있는 군주가 자신의 나라를 가질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평가한 것이다.

 

관후함과 미덕, 선정을 베푸는 전통적인 군주상을 마키아벨리가 배격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특수한 상황, 즉 혼란하고 불확실한 초반에 자신의 군대로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무자비함이 필요하고, 자신의 나라가 안정되면 그때에 비로소 전통적인 덕을 베풀어 인민의 지지를 얻어야 함을 역설한 게 <군주론>의 요체라 할 수 있다. (헌데 마키아벨리즘은 무자비하고 권모술수적인 면만을 부각한다. 상황은 도외시한 채)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책의 전반부(1~11)에서 군주론의 유형을 밝히며 자신의 무력과 능력에 의해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신생 군주국)을 모범으로 삼았다. 이후 12~14장에서 군주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군대라 보고 군주와 군대와의 관계를 살핀 후 군주가 추구해야 할 행위의 준칙(15~25)을 설파한다. 이로부터 마키아벨리는 야만족으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권고(26)하며 마무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인 비르투(역량)’포르투나(행운)’는 항상 상황을 전제에 두고 살펴야 한다. 시라큐스의 왕이 되었던 시칠리아의 아가토클레스는 순전히 자신의 역량으로 일개 시민에서 군주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군주가 되어 나라가 안정되었음에도 끔찍하고 잔인한 악행으로 진정한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체사레 보르자는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역경을 딛고 발렌티노 공작이 되었고, 자신의 나라를 가지기 직전이었다. 그는 멋진 외모와 강인한 성품을 지녔지만 사자와 여우의 책략을 교묘히 사용할 줄 알았고, 자신의 군대를 통해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가 로마냐 지역을 평정하기까지 보여준 것은 비루트의 모범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병으로 그는 행운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사보나롤라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신부는 덕이 있는 예언자였다. 무장하지 않은 그의 말이 비르투였다. 18년간 피렌체의 수장 역할을 했지만, 강직한 덕으로 교황청의 성직 매매와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여 교황 알렉산드르 6세에게 미움을 받아 파문되었고, 그 정치력을 잃고 말았다. 그는 순전히 말에 의한 비루트로 인해 흥했고 쇠락했다. 마키아벨리는 그를 보면서 무장의 필요성을 심대히 자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무장 능력이 군주의 핵심 비르투 중 하나로 간주됨)

 

결국 군주의 비루트는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인 것은 아니다. 비루트가 충분하더라도 보르자처럼 운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아가토클레스처럼 자신의 비르투로 인해 결과적으로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개인적 역량이 좀 부족해도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으면 그는 위대한 군주가 될 수 있는 것이고, 포르투나에 의해 비루트가 완성될 수도 있다. 스페인의 페르니난드처럼 말이다.

 

500년 전의 책이기에 구성이 체계적이지 않아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정치사상사에서 <군주론>은 종교와 윤리에서 정치를 분리해서 논한 최초의 책이자 현실 정치를 근본 테제로 논한(근대정치론의 태동을 알린) 최초의 책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이 500여 년을 검증받아 살아남고 여전히 21세기에 강력한 시사점을 주는 책은 드물지 않을까.

 

나라를 조직으로 축소해도 여전히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 신생 조직에서 리더가 어떻게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 그 처세의 기본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전 중에서 가장 많이 번역되어(처세술로 편집된 <군주론>도 많음) 널리 읽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듭 생각을 해 봐도 놀라운 책이다.

 

 

.

1. 군주론은 1513년에 탈고하여 1532년에 세상에 나왔다. 탈고한 시점을 기준으로 500년이 넘었다고 판단했다.

2. 내가 주로 읽은 판본은 2002년 판. 김경희 님이 참여한 번역본이 훨씬 읽기 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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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03-2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년도 판.
참고하겠습니다.
 

3. 20. 국대 축구인 오만전을 보고 하도 빡쳐서, 기분도 달랠 겸 본 영화 <소울메이트>. <이태원 클라쓰><그해 우리는>을 본 이후 김다미가 주연으로 나왔다길래 찾아봤는데 넷플에 올라오지 않아 못 보고 있었다. 유튜브 숏 영상으로 몇 개를 봤을 뿐, 넷플에 올라오길 기다려야 했다.

 

, 근데 쿠팡에서 국대 축구 보려고(TV를 없애버렸다) 혹시나 검색해 봤는데, 있는 거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작은 화면이지만 축구 중계 끝나고 바로 보게 되었다. 역시 영화는 짧은 숏 영상을 아무리 봐도 전체를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숏 영상 많이 보고 작품을 다 봤다는 착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 물론 이런 작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영화 <소울메이트>;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출연, 민용근 감독 작품]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말이 많았다. 플롯의 핍진성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아 내 눈으로 꼭 한 번 봐야겠다고 별렀던 작품이다. 다 보고 나니 진짜 플롯의 핍진성과 구성이 떨어진 감이 없지 않았고, 원작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중국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 박평식 평론가가 충실한 복제품. 초반 리폼서비스에 만족이라는 평가와 함께 별3 개를 주었다.

 

박평식 영화 평론가의 별 3개 평점이면 평타 이상이라는 얘기. 나도 박평식 평론가처럼 나쁘지 않았다. 나는 초반 리폼서비스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김다미(미소)와 전소니(하은) 두 배우의 연기에 만족했다. 플롯의 아쉬운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로 매운 작품. <그해 우리는>의 김다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고, <기생수; 더 그레이>에 나온 전소니와 완전히 다른 면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상대적으로 변우석의 역할이 너무 미미했다.)

 

플롯 구조는 떨어졌지만, 감독의 연출력과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화면은 영화의 부족한 부분을 매워주기 충분했다. 마지막의 여운은 크게 와 닿았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뭔가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우정이 마지막에 충분히 공감되었고, 두 배우를 보는 내내 몰입할 수 있었으니까. 이 영화는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다만,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영화 초반에 미소가 '난 불꽃처럼 살다가 27살에 죽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 부분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복선 구실을 하는 장면이었다. 정작 27살에 죽는 것은 하은. 하은도 미소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어느 한 시점 이후 우리 둘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될 거라고 말한다.

 

결국 하은은 어린 시절의 미소가 되어버리고, 미소는 어린 시절의 하은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된다. 이 영화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이다. 원작 영화는 찾아보고 싶지 않다. 두 배우로 충분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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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3-22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김다미 배우 팬인데 야무님 평을 보니 마녀나 이태원 클라스같은 강한 맛은 없어 보여서 볼까 말까 망설여지는데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다음 명절에 TV방영 할때까지 꾹 참고 기다려야 겠네요^^

yamoo 2025-03-24 13:31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두 김다미 배우 팬이시군요!
그럼 이 영화 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넷플에는 아직 없고 쿠팡에서 볼 수 있습니다.
쿠팡 플레이 이용하지 않으시면 좀 기다렸다 넷플에 올라오면 보셔두 되는데..
이클의 조이서 같은 강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매우 섬세한 감정 연기를 매우 잘했습니다. 전소니 배우의 매력 또한 발견할 수 있는 작품~
 

[<사랑의 이해>의 인물 간 계층 위계를 단적으로 나타낸 포스터. 박미경(금수저, 대리)-하상수(강남 8학군 출신, 계장)-안수영(고졸, 텔러 계약직)-정종현(청원경찰, 파견업체 비정규직). 은행이라는 동일한 공간 안에서 이 4명의 위계는 극명하게 갈린다. 정규직 직원과 비정규직 직원으로. 은행을 벗어나면 자본에 따라 상류-중류-중하-하류로 계층적 위계가 뚜렷해진다. 이들이 만나 사랑을 하면서도 이들은 아비투스에 따라 자격지심이 발동하고 이것이 그들의 행태를 결정하게 된다.]




배우 금새록 때문에 본 드라마가 있다. <열혈사제>에 나온 금새록을 보고 그녀가 나온 모든 드라마를 찾아 보고 싶어서 고른 첫 드라마. 여기서 금새록은 <열혈사제>에서 보여준 배역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차기작을 더 궁금하게 하기 충분했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에서 매력이 터졌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주인공 커플에 쌍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멈추고 보기를 반복했다. 이런 드라마인 줄 상상도 못했다. ‘사랑의 이해라고 해서 달달한 로맨스물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사랑이라는 걸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들을 서슴없이 하는 캐릭터를 보면서 이해라는 걸 할 수 없었다.

 

여기 두 쌍의 커플이 있다. 하상수(유연석)-박미경(금새록), 안수영(문가영)-정종현(정가람). 이 네 명의 인물들은 은행이라는 공간에서 서로 얽히며 사랑을 시작하고 끝내는 게 이 드라마의 줄거리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 과정은 심리적 복잡함이 얽혀 있어 좀처럼 간단하게 시청할 수 없게 하는 드라마다.

 

느린 전개와 캐릭터들의 답답한 행위들은 이 드라마의 최대 결점이자 장점. 그만큼 드라마에서 캐릭터의 성격이 8할 이상을 차지한다. 이 말은 사랑의 감정을 각 캐릭터가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 드라마라는 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하상수 역을 맡은 유연석과 안수영 역을 맡은 문가영의 말도 안 되는 행위가 심리적 기저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캐릭터의 감정선은 핵심 요체였다.

 

이 드라마를 욕을 하면서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4명의 배역을 아주 훌륭히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상수의 우유부단함, 박미경의 애절함, 안수영의 위선, 정종현의 찌질함 등 각 캐릭터들은 그 감정선이 보여줄 수 있는 복잡 미묘한 표현들을 다 보여줬다. 그래서 욕을 하면서도 시청을 할 수밖에.

 

참으로 묘한 드라마다. 시나리오는 망작인데, 캐릭터와 연출이 그나마 드라마를 살렸다. 조연급들의 연기 구멍도 거의 없다. 특히 주연급 조연이었던 소경필 역의 문태유가 인상적이었다. 음악도 좋았고 연기와 대사도 좋았다. 오직 시나리오만 최악이었다. 안수영과 하상수를 잇는 플롯이 최악이었다는 거.

 

30줄에 접어들어서도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서로 도망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세대의 사랑법은 저런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10화를 넘어가면서 하상수가 박미경에게 이별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진짜 저런 쌍넘의 오소리같은 자식!’이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 나왔다.

 

근데, 이건 안수영이 하는 짓거리에 대하면 애교 수준이다. 그녀는 하상수와 정종현을 정리하고자 소경필하고 호텔에서 잤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그리고 그걸 소경필로 하여금 녹음하게 해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을 썼는데, 진짜 쓰레기 같은 짓거리다. 수영은 항상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극단적인 선택(극단적 도피)을 하며 그것으로 자기 위안을 삼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은 정말 피곤하다. 아니 위험한 인물이다. 단지 문가영이라는 배우로 인해 예쁘게 포장된 것 뿐. 이런 사람의 실체를 매일 대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피폐해 지기 마련. 연애 시장에서 가장 피해야할 성격형이다. 더군다나 가정이 가난하고 모났다면 그 피해의식은 가공할만하다. 이걸 가리기 위해 아주 두꺼운 가면이 필요한데, 여기서는 그것이 친절함과 거절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로 나타난다.

 

사실 안수영과 같은 성격형은 많은 남자들이 쉽게 빠지는 유형이다. 여기에 미모가 받쳐주면 성실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남자가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드라마의 주인공 안상수처럼 말이다. (이런 걸 알고 드라마를 봐도 욕 나오는 건 마찬가지. 그만큼 연기가 독보적이었다!)

 

그에 비해 박미경은 어떤가? 현실의 모든 남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유형이다. 미모 좋아, 스타일 좋아, 인성 좋아, 말 이쁘게 해, 애교도 있어, 뭐 하나 여자로서 빠지는 게 없다. 거기다 금수저다! 현실에서 이런 여자가 좋다고 직진해 오면 이 사랑을 거절하는 게 바보다. 절대 스스로 거절할 수가 없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급인데 말이다.

 

헌데 이 사랑을 하상수는 가뿐히 차버린다. 자기 첫사랑의 블랙홀에 빠져 진정한 사람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만다. 근데 그것이 자격지심이라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하상수는 상대에게 배려라는 게 전혀 없다. 오로지 자신의 감정만이 중요해서 그걸 표출하고야 만다. 20대의 첫사랑이면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이에 반해 박미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상수를 배려했다. 부모님에게 하상수가 헤어지자고 한 걸 애써 덮고 자기가 상황이 그렇게 됐다는 식으로 말하고, 마지막에 상수 차에서 안녕이라고 말할 때도 감정을 절제하며 최대한 배려해서 좋은 기억만을 말하고 헤어진다. 은행에서도 상수의 궁색함을 대변해 주는, 배려가 몸에 밴 여자다. 여러모로 하상수와 대비되는 인물이다.

 

여러 이야기를 주절거려 봤지만, 간단히 이 드라마를 요약하면 'MZ 세대의 사랑 방식'이라 촌평하고 싶다. 요즘 30대는 이러한 연애를 하는 구나 하는. 욕하면서 끝까지 봤지만 그래도 의미를 발견할 수는 있었다. 4명의 주인공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자격지심이다. 드라마는 이 자격지심을 인물들의 기억과 행위 그리고 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어낸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자격지심70-80년대에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세태는 좀더 복잡한 듯.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가 자격지심으로 표출된 듯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랑은 온전히 아비투스를 드러내는 매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지난 70~80년대 사랑은 신분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았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에 있던 사랑, 우리는 이를 낭만이라 칭한다.

 

헌데 21세기 MZ 세대의 사랑은 이런 게 전혀 없고 사랑은 숭고함을 잃었다. 아비투스에 갖혀 사랑은 자격지심이라는 부산물을 생성해 냈다. 이전 새대에게도 있었던 감정이지만 단순한 부산물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이 부산물은 사람을 움직이고 사랑을 아비투스에 갖히게 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이제 심리적 기제인 감정이다.

 

드라마는 이 감정의 기제를 4인물을 통해 감각적으로 또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드러낸다. 이해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이해(利害)를 통해 상황을 이해(理解)해 보려고 노력한다. 관계가 끝난 시점에서 돌아보는 이 이해의 헤아림이 이 드라마에서 의도하는 오늘의 사랑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덧]

드라마를 보고 원작을 찾아 읽을 생각을 깡그리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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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3-15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사랑의 이해 중간까지 보다가 고구마 먹은 느낌이라 떄려친 기억이 나네요.야모님 글을 보니 다시 한번 봐야 될것 같네요.
그나저나 열혈사제의 그 여형사가 박미경역을 했다니 잘 매치가 되질 않네요.열혈사제2에서 나올질 않아서(다른 드라마에 출연중) 아쉬울 정도에 임팩트가 강했던 열혈형사였는데 사랑의 이해에서 금수저 은행원이었다니 참 연기려기 대단한 것 같습니다^^

yamoo 2025-03-18 16:48   좋아요 0 | URL
진짜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고 남주 여주의 행태가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욕을 많이 하면서 봤습니다만...그래도 이 드라마 덕분에 금새록이라는 배우를 발견해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요즘 MZㅅ대의 사랑에 대한 접근 방법도 헤아릴수 있는 지점도 있어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꼭 완결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듯 합니다.

네..열혈사제 서승아역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는데 사랑의 이해에서는 매력이 터졌네요..ㅎㅎ

서곡 2025-03-23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이해 저도 흥미롭게 본 드라마입니다 ㅋ 속 터지기도 했지만요 ㅎ 열혈사제 2에 금새록이 안 나와 아쉬웠어요~

yamoo 2025-03-24 13:33   좋아요 1 | URL
서곡 님두 흥미롭게 보신 드라마군요!
저는 막 욕하면서 봤습니다..ㅎㅎ
드라마보면서 그렇게 많은 욕을 하기도 처음이네요..ㅎㅎ
열혈2에 금새록 안나온 이유가 다리미패밀리 때문이라네요. 다리미 패밀리...플롯이 막장이라 보다가 멈췄는데, 금새록과 김정현 연기는 볼만합니다~~
매인 주연 드라마 찍고 있었기에 서브 주연인 열혈2를 고사한 듯합니다..
 



클스마스에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원래는 <소방관>을 보려고 했는데, <하얼빈>이 24일 개봉했다고 해서 25일 저녁 타임에 봤다. 영화 평이 하도 좋아서, 그리고 예고편이 기대감이 들게해서 봤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한 영화였다.


요즘 영화관에 갈 땐 큰 맘 먹고 가야한다. 올 여름까지 8천원에 볼 수 있던 CGV가 갑자가 내부 공사로 인해 문을 닫았다. 그 두배인 1만5천원에 영화를 보려면 결코 실망스러운 영화를 보면 돈이 아까워서 안 된다. 그래서 검증된 영화만을 보게 된다. 


25일 본 영화 <하얼빈>은 촬영, 영상, 음악, 연기, 서사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거 없는 웰매이드 영화였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고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의 모습이 미미했다는 점. 고뇌하는 인간 안중근의 현빈은 별로 안 보였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서사는 우리가 아는 안중근 업적을 착실히 따라간다. 너무 단순한 이야기라 빼고 더할 게 없을 정도로 매우 심플하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심플한 이야기에 '아마도 이렇게 거사가 이루어 졌을 거야'라는 상상을 했고, 그걸 매우 사실적으로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실제 블라디보스토크처럼 보였던 라트비아 촬영 씬과 몽골 사막 씬 등은 영화를 넘어 거의 사진 미학의 정점을 보는 듯했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이런 영상미는 보기 힘들다. 


당시 시대상으로 관람자를 데려가 실제 독립 지사들이 그렇게 활동했을 거라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냈다. 몰입감의 원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건 순전히 감독의 역량이다. (특히 미술감독 기보묵이라는 분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영화 오프닝 장면. 그리고 마지막 다시 등장한 그 얼음판 씬의 수미상관된 영상 미학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한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압도적인 얼음판에 홀로 누워 있는 안중근의 모습은 미술관에 걸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300호 작품이었다.


아울러 마지막 바로 그 시작 장면과 동일한 얼음판을 걷는 안중근의 내레이션. 마지막 내래이션만으로도 이 영화는 돈 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현재의 시대상과 절묘히 유비되면서 감독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메세지가 너무도 명확히 다가왔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감독이 이 영화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당시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기 위해 싸운 독립군은 대한의군. 안중근은 이 대한의군 참모 중장의 신분으로 이토를 격살했다. 이를 위해 이름 없이 숨진 대한의군 동지들은 20-30대의 청년들이었다. 현재 굥 탁핵을 위해 거리로 나와 탄핵봉을 흔드는 이들이 약 1세기 전 청년들과 겹치는 것은 우연일까.


예술영화치고는 2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다. 액션 영화인줄 알고 다소 실망하는 관객들이 있긴 하겠지만 감독의 마지막 메시지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 반드시 보시라!


[덧]

1. 유일한 아쉬움이 배우 캐스팅. 특히 현빈. 김명민이나 조진웅이 안중근 배역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2. 현빈 보다는 이동욱이 더욱 빛났던 영화.

3. 김훈의 <하얼빈>이 원작이 아닌가보다. 김훈 소설을 얼른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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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2-27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상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들어서 저도 이 영화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해요. 듄을 만들었던 팀이 촬영을 했다나 뭐라나 그랬던 것 같은데. 현빈은 약간 선이 가는 게 있죠? 생각해보니 진짜 김명민이나 조진웅 괜찮겠네요. 영웅에서의 정성화 배우도 나쁘진 않았어요.
김훈 작가의 하얼빈을 텍스트로 했겠죠? 차라리 고뇌를 보려면 책을 읽는 게 낫지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yamoo 2024-12-30 17:19   좋아요 1 | URL
영상미와 연출력이 극대화된 예술영화인데, 시간이 금방갑니다~
김훈 작가 하얼빈이 원작이면 자막에 나왔을 건데...이상하게 김훈 원작이라는 자막이 없어 좀 다른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못봤을 수도 있어요..^^;;

transient-guest 2024-12-28 0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영웅‘은 영화로는 크게 성공을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 ‘하얼빈‘은 잘 됐나보네요. 이래저래 한국영화를 미국에서 보는 건 어렵고 이상하게 COVID이후로는 극장에 안 가게 되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건 인디애나 존스 5가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보고 싶고 감동 받고 싶네요. 지금 시국엔 더더욱...

yamoo 2024-12-30 17:22   좋아요 1 | URL
뮤지컬을 못봐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고...
영화 자체는 매우 잘 만든 웰메이드 작품입니다. 배우들도 모두 좋고, 연출도 좋고, 영상미도 뛰어납니다. 음악은 말할것도 없구요..영상미와 웅장한 음악 때문에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해요. 영상미와 음악이 만난 장면은 정말 압도합니다~~

transient-guest 2025-01-03 04:35   좋아요 0 | URL
뮤지컬은 정성화배우가 한 것이 유명하고 YouTube에 보면 노래하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이 배우가 직접 ‘영웅‘ 주연을 맡고 뮤지컬영화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완성도가 떨어졌는지 흥행은 못했어요. ‘하얼빈‘은 지금 시국에 힘을 주는 영화 같고 흥행도 잘 되고 있어서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5-01-05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화가다운 영화평입니다. 잘 쓰셨네요. 안중근 역으로 너무 미남자를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김훈, <하얼빈>을 읽었어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작가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유튜브 보니까 개정판을 낼 계획을 갖고 있더라고요, 안중근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점이 좋았어요. 언제 리뷰를 써 보려 합니다.^^

yamoo 2025-01-06 11:03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현빈 캐스팅은 미스 캐스팅은 아니라도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현빈은 선굵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멜로물 이미지가 강한 배우라서뤼..^^;;

김훈의 <하얼빈>에 대한 혹평이 하도 많아서 읽지 않고 있습니다. 본 소설이 영화의 원작은 아닌 것같아요. 자막 올라갈 때 원작이었으면 표기되었을텐데 못봐서 원작이 김훈 소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탄핵 가결을 위해 엄청난 인파가 모였던 12월 13일의 금요일.

집회 추산 인원 약100만 여명이 모여서 시위를 하는 그날...나는 유튜브 뉴스를 통해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시위 참가는 못하지만, 그 시점에서 나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순간을 그림으로 남겨야 겠다는 맘을 먹었다.


그냥 순간적으로 생각이 났기에, 밤 10시, 작업실로 가기도 뭐해서 집에서 간단히 작업하기로 했다.


2절지에 예전에 배경을 위해 써 먹을 수 있도록 백드롭 페인팅 2장을 작업해 놓은 게 있어, 그 위에 콜라주 작업을 해 보기로 했다.


일주일치 문화일보에서 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오리고 주제에 적당한 사진을 출력한뒤 콜라주 작업을 한 후 오일파스텔로 그려 마무리했다.


12월13일-14일 완성한 그림을 오늘 액자에 담았다. 역사적인 날을 그림으로 박제한 느낌. 이날을 기억해야지..


지금 우리나라는, 60*40cm, 종이에 콜라주&오일파스텔, 2024.12


*그림에 약간 부연설명을 하자면, 가운데 주역의 괘는 대흉의 의미를 담고 있는 산지박 괘. 주역 64괘 중 가장 나쁜 괘 중 하나. 대략적인 의미는 '본인은 자각을 못해도 맨 위에서 세상을 굽어보는 자의 오만을 보이는' 괘. 딱 굥이 생각나서 이 괘를 올려 보았다. 그리고 왼편은 논어 위정편의 군자에 비해 속이 좁은 소인에 관계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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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4-12-16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헌재판결 그리고 검찰의 내란관련까지 다 수사해야 합니다 맘을 놓을 수가 없네요

yamoo 2024-12-16 16:07   좋아요 2 | URL
헌재판결 나고 김건희 수사해서 윤건희 모두 감빵에 가면 맘이 편할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4-12-23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리 나라가 안정되기를... 저의 새해 소원이 하나 늘었어요.

yamoo 2024-12-26 15:17   좋아요 0 | URL
저두 그렇습니다! 그런 염원을 담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