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옆에 서기 - 평범한 단어로 우아한 문장의 경로를 개척하는 글쓰기
조 모란 지음, 성원 옮김 / 위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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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모호한 제목이다. '단어 옆에 서기'라니. 원제는 First we write a sentence 이고 저자는 영국 출신의 조 모란 (Joe Moran) 으로, 영어 및 문화사 교수이며 여러 매체를 통해 글쓰기 교육에 힘쓰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인가하면,

우리는 명쾌하면서도 지나치게 명백하지 않고, 

이상하지만 거부하고 싶지 않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예기치 못하게 되새겨주는

문장을 원한다.

책의 띠지에 있는 소개글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되새겨 주는 문장'

우리는 나를 잘 가꾸는 일 만큼이나 잘 가꾸어진 문장을 쓰고 싶어한다. 나의 외모만큼이나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내가 쓴 문장이 세상에 나가게 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인데 사실 읽다 보면 이 책의 문장들 자체가 그런 예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감탄을 쉴새 없이 하게 된다.

문장은 우리 노력의 진정한 무대라고 했다. 어떤 노력을 어디에 기울여야 할까.

전체적인 글쓰기의 방법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명사가 문장을 지배하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내용이다.

명사 위주의 글은 무엇이든 주장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X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는 대신 'X의 기능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진부하고 자기변호적이고 몽유병 환자처럼 명사에서 다음 명사로 넘어가는 언어는 현대 매너리즘의 대명사가 되었다. 

문장의 진부함을 측정하려면 그 안에 있는 명사를 세어보면 된다.

명사 위주의 문장은 산문의 사르가소 바다다. (94)


명사로 숨통이 막힌 문장에 생기를 불어 넣는 방법으로 동사를 쓸 것을 권한다. 영어의 경우이겠지만 put emphasis on (강조를 두다) 를 emphasize (강조하다)로, give the impression (암시를 주다)를 suggest (암시하다)로.


문장의 온도를 높여야 할때와 낮춰야 할때가 있는데 연결동사는 문장의 온도를 낮추고 차분하게 만드는 반면 타동사는 열을 끌어 올린다. 

"젊은이가 냉장고에 맨발로 조용히 다가가서 우유 한 통을 꺼내고 조심스럽게 킁킁 냄새를 맡더니 이 정도는 괜찮다는 듯 감탄사를 내뱉고는 통에 입을 대고 그대로 들이켰다."

이런 글은 안정된 정체성으로 세상 속에 우리의 좌표를 이해하게 해주는 한편으로, 그 정체성에 열기를 불어넣어 변화를 만들어낸다. (112)


이제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자는 종속 문장모다는 병렬 문장을 권장한다. 

병렬은 읽기만 쉬운게 아니라 실제로 절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한다. 종속은 차이를 곱게 걸러 절을 분리시키고 병렬은 단어를 따뜻하게 보듬어 절을 한자리에 모은다.

병렬은 하나의 스타일이자 내면의 상태다. 

세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눈에 보이는 것을 병렬의 형태로 조합할 자신이 있을 때 최악의 서툰 글은 사라진다. 진부하게 들릴까봐 겁을 먹은 작가가 쓴 혼탁한 글은 혼탁하고 진부한 글이 된다. 꼬인 생각의 실타래를 풀거나 기형이 된 논리를 매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 것을 그대로 말하고 독자가 그것들을 알아서 연결하게 두는 것이다. (138)

다시 말해서 저자는 병렬로 쓰는 것이 독자에게 좀 덜 똑똑해보일 수는 있지만 그것을 개의치 않을 정도로 단순 명료한 문장에 진심일 수 있다는 것이 병렬 문장의 묘미라는 것이다.

단어수를 보태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 역시 글쓰기라고 했다. 단어를 덜어내면서도 의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어를 덜어내는 일에도 창조성이 있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어의 유명한 말 'Less is more', '적을수록 풍부하다'고 한 코코 샤넬은 '우아함은 거부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장은 외로운 장소'라는 제목의 강연을 열었던 단편소설작가 게리 러츠는 작가로써 쓰고 싶은 글은 '완벽한 문장, 손에 쥘 수 있는 고독, 완성된 언어의 찰나 같은 즉각성'을 담은 이야기라고 했다는데 매우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 여기서 저자가 주는 조언은, 문장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만들라는 것, 마냥 제자리를 걷거나 다음 문장으로 건너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문장들을 줄이는 것, 문장 하나하나를 읽을 만한 가치가 있게 쓰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글쓰기에 매달리는 이유는 문장을 통해 다른 버전의 내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68)

글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없을 때에도 우리를 대신할 목소리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종교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글쓰기는 신앙에 가까운 기분을 안긴다. 글은 이 세상에 존재함에 대해 신에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자체에 감사함으로써 경의를 표한다. 감사는 예배가 아니라 알아차림에 의해 생겨난다. 

인간에게는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다. 삶에 어떤 목적이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만일 그런 게 있다면 우리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알아차리고 그 알아차림을 단어로 감싸는 것이리라. 이를 위해 우리는 문장이라는 완벽한 용기를 만들었다. (271)

우리 각자 자신의 삶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각자 자신의 문장을 써야 한다는 말이라는 것은 심오하기까지 하다. 


단어를 그물망 삼아, 문장을 의미 생성의 그물망으로 삼아, 글을 쓰는 것은 혼란과 외로움을 물리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 방법이라는 저자의 말은 오래 동안 기억하고 싶은 말이기도 다. 작가이든 아니든.


책 내용 자체도 유익하지만 덤으로 이 사람이 문장을 쓰는 방식,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조용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전달하는 방식도 배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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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잘 쓰려면 이런 글을 읽고 연습도 하거 해야 할거같네요. 게으른 저는 쓰는것만 해도 늘 급급해서 따라해보지는 못할거 같아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글을 더 잘 쓸수 있다고 말하는건 참 신선하네요

hnine 2025-08-14 16:25   좋아요 1 | URL
이런 책을 읽고 그대로 연습한다기 보다, 나의 글쓰기와 내가 쓰는 방식을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는 되는 것 같아요. 더 좋은 문장, 더 맑고 또렷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살아있는 동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것과 같은 마음이라는 말이 참 좋더라고요. 이건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마찬가지인것 같지요.

카스피 2025-08-14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맨 처음에 작가 이름만 보고 한국분인줄 알았어요.성을 조씨에 이름은 모란...ㅋㅋㅋ

hnine 2025-08-14 16:2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저도요 ^^ 심지어 남자분이어요. youtube 찾아보았지요.
 
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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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말을 부수는 말'이지만 나는 리뷰 제목을 조금 바꿔 마음을 부수는 말이라고 해본다. 인간을 부수는 말, 인간의 존엄성을 부수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유명한 말들이 생각났다. 언어는 실제 세계를 담아내는 그림이고, 언어를 명료하게 함으로써 언어의 오해때문에 생긴 여러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 철학이라고 하였다.

예술사회학 연구자라고 소개되어 있는 저자 이라영의 이 책은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수술대 위에 올려놓은 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통, 노동, 시간, 나이 듦, 색깔, 억울함, 망언, 증언, 광주/여성/증언, 세대, 인권, 퀴어, 혐오, 여성, 여성 노동자, 피해, 동물, 몸, 지방, 권력, 아름다움이 그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서 제일 처음 밑줄을 그는 부분은 '고통'에 대해 얘기한 다음 대목인데, 흔히 말하는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이 가진 모순에 대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너무나 성공적으로 괴로움을 표현한 탓에 예술가 집단이 가장 진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그래서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서 의도치 않게 관심을 빼앗을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 

창작을 통해 고통을 다루기보다 창작을 하는 나의 고통에 대해 더욱 열심히 말하는 창작자들이 실로 많다. (13)

창작이라는 활동을 하는 동안의 정신적 고통을 고통의 범주에 포함시켜 얘기하는 동안 출산이나 질병의 고통 같은 육체적 고통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거나 하급 고통으로 제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문학과 미술 등 예술에서 질병, 출산, 육체노동처럼 몸이 겪는 고통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다뤄왔다는 점을 20세기의 작가들은 꾸준히 지적해왔다. (13)


'수족부리듯이' 라고 말할때 그것은 상대를 깔보면서 부려먹는 상황을 일컫는 것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 말 속에는 우리의 손과 발이 하는 노동은 머리가 하는 노동보다 못하다는 멸시가 들어가있다. 수족이 왜? 이것은 손과 머리를 분리시켜 손이 하는 노동은 값싼 노동으로 취급하는 의식을 반영한다. 

"예전에 엄마가 그랬는데, 여자가 더러운 걸 많이 만져야 집이 깨끗하대." (48)


십년 단위가 짧다고 할 정도로 세대를 구분하여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유행은 언제부터 다수를 한꺼번에 특징지워 우스개거리로 만들었을까. 학번으로 나이를 대신하여 불러서 학번 없는 자들을 제외시켰으며, 70년대 세대를 x세대라는 말로 부름으로써 대학 안 나와도 x세대 할 수 있냐는, 계층의 언어를 만들어내었다. 88만원 세대라고 할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MZ 세대, Z세대 (젠지), 앞으로는 또 어떤 이름의 세대를 만들어 획일화, 단순화시켜 버릴까. 무엇보다도 과연 그런 말들은 그 세대를 진정으로 대표할 만 한가.


'국민의 시녀', '엄마의 마음으로', '국민 맏며느리', 이런 말 속에 들어가있는 여성과, '효자 상품'이라는 말 속에 들어가있는 남성성. 전자는 보조 역할, 포용과 희생을 담고 있고 후자는 대표성, 주도성을 담고 있다.


훔치지도 않았는데 죽어야 한다

죽이지도 않았는데 죽어야 한다

재판도 없이

매질도 없이

구덩이로 파묻혀 들어가야 한다.


김혜순 시인의 <피어라 돼지>의 첫 번째 연이다. 동물은 그 몸 자체가 노동과 출산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존재한다. 동물뿐 아니라 여성도 마찬가지. 생명의 잉태와 양육이 고귀하다면 여성은 그만큼 존중되고 대우받아야 한다. 애국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검색과 SNS 사용만으로도 공부한다는 착각을 하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쉬운 언어, '인싸'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지식인인체 하는 시대, 영어로 된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지배의 언어, 권력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착각, 쓸모 없는 것은 아름다운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점점 창조적 능력을 잃어가는 대신 물건을 구입해서 소유하는 사람이 아름다움과 권력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


우리가 쓰는 말 속에는 우리가 의식하지도 못하던 진실이 들어가 있다. 이 책은 '왜곡'되고 '둔갑'되어 있는 말을 칮아내고 분석하여 왜곡하고 둔갑시킨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반성할 기회를 갖게 한다. 우리 인간들의 가식과 이기주의가 여차 없이 들어가 있다. 마치 얼마 전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볼때처럼 그런 시대를 살아오거나 살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 부끄럽고 치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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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25-07-15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짓기로 다수를 한꺼번에 특정짓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단어로 고정되면 그것에 대해 안다는 착각이 일어나고, 그 착각이 삶의 다양성을 수용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지요. 반가워요 나인님^^

hnine 2025-07-15 09:51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잘 지내시지요? 오랜만에 글 올리신 것 보고 많이 반가웠어요.
사람 하나가 곧 하나의 우주라고도 하는데, 하나의 단어로 규정짓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게 아니라 이해를 막는 결과를 낳을 것 같아요.
우리가 쓰는 언어 속에 우리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편견과 관습과 억압이 고스란히 들어가있다는 걸 저자가 얼마나 날카롭게 파헤쳐놓았던지, 인상깊은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맨 윗줄의 26주년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26주년.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동안 한번도 삐져서 멀리한 적도 없고, 무난하게 이어져 온 알라딘과 나 사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이어갈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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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5-08-0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26주년이라니…. 새삼 저도 나이먹어감이 확다가오네요 ^^

hnine 2025-08-07 13:00   좋아요 1 | URL
짧지 않은 세월이지요. 알라딘을 시작할 때의 제의 마음과 상황이 지금도 생각이 나요.

페크pek0501 2025-08-0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떻게 찾아볼 수 있는 건가요? 제 것도 볼 수 있나요?

hnine 2025-08-08 11:53   좋아요 0 | URL
한동안 팝업으로 떴었는데 지금은 어디서 찾아야할지 모르겠네요.

icaru 2025-08-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감개무량해지네요 왜지?ㅎ 저도 찾아보니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라는 같은 저자의 책을 ㅎ 천삼백권이면 와 알라딘 먹여 살리는 데 기여도가 높습니다! 개인이 그러기란...앗 저는 몇권일지 궁금해지네요~

hnine 2025-08-30 20:16   좋아요 0 | URL
icaru님도 저 못지 않을걸요.
천삼백권을 읽으면서 제 아이도 컸고 저는 늙었고 ^^, 그 시간들이 감개무량하지요.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그 책 저도 생각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와와 피렌체 다녀왔습니다.

베네치아는 2025 건축 비엔날레를 보러 간 것이라 따로 특별히 공부하고 간 것이 아니었지만 피렌체는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서 가기 전에 자료를 많이 찾아보았는데, 가기 전에도 보고 여행 가방 속에도 들고가서 볼 정도로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은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일정과 한국보다 더한 더위에 허덕이느라 더 많이 못 보고 온 것이 아쉽지만 또 기회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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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7-05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요즘 유럽의 더위가 정말 장난이 아니라고 하더군요.좋은 곳을 다녀오셨다니 넘 부럽습니다^^

hnine 2025-07-05 01:39   좋아요 0 | URL
제가 있는 동안 38도가 최고였어요.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앰뷸런스가 서너대 와서 대기하고 있기도 하더라고요.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 있을까봐요. 저도 아주 더운 한낮에는 숙소에 들어와 쉬는 편을 택하다 보니까 시간이 좀 아깝기도 했지만 욕심을 줄이는 편을 택했답니다.
기회가 되면 또 가보고 싶어요.

nama 2025-07-05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십 년 전에 피렌체에 갔었는데요. 별 정보 없이 가서 모든 게 경이로웠던 기억이 나요. 한시절 머물고 싶은 곳이어서 그곳에 다녀온 사람은 그냥 부러워요.

hnine 2025-07-05 14:22   좋아요 0 | URL
십여년 전 만해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고 해요. 지금은 바글바글합니다. 그래도 저는 좋아서 구경하고 다녔답니다. 두오모 성당은 숙소가 근처이기도 해서 아침에도 가고, 낮에도 가고, 야경보러도 가고, 쿠폴라 꼭대기에도 올라가고 그랬네요. 브루넬레스키의 천재성에 대해 말하지만 이게 과연 천재성만으로 될 일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로마도 아직 못가보았는데, 갈데가 많다는게 저에게 의욕을 주어요.

보슬비 2025-08-0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베네치아 갔었는데, 참 좋았어요. 진짜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는것 같아요~

hnine 2025-08-07 13:01   좋아요 1 | URL
보슬비님은 어느 계절에 가셨어요?
저는 너무너무 더울 때 가서, 베네치아 하면 타는 듯한 더위와 갈증부터 생각이 나네요.

보슬비 2025-08-16 20:15   좋아요 0 | URL
6월경에 갔으니 저도 더울때 갔었어요. 그런데 오전에 비가 내려서 흐려서 그렇게 덥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후에 바닷가에서 수영했는데, 딱 놀기 좋았던 날씨였던것 같아요.^^

icaru 2025-08-3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첫번째 사진 창밖으로 초록이들이 가득 보이는 것도 좋아 보이네요^^ 와!!!~~~ 나인님이시닷!!!

hnine 2025-08-30 20:20   좋아요 0 | URL
첫번째 사진 제 방 제 책상인데, 자리가 명당이어요. 밤엔 달이 뜬 것도 직관할 수 있어요.
이탈리아 여행은 저희 가족이 처음으로 같이 해외여행을 간 것이라 그것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우피치미술관에서는 열심히 사진 찍으며 다녔는데 저도 찍히고 있는 줄 몰랐네요 ^^
 
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 아는 만큼 들리는 나의 첫 클래식 수업
권태영(탱로그) 지음 / 빅피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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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나이 지긋한 클래식 전문가 선생님께서 깊이있는 클래식 강의를 해놓은 책일 것 같지는 않다.

제목을 언뜻 본적은 있는데 구입할 생각까지는 못하고 있던 차에,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youtube 채널을 보게 되었다. 임윤찬과 조성진의 연주 장면을 흉내내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는 곧 웃음이 싹 가셨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어디 흉내나 낼 수 있는 연주가들인가. 이 사람은 연주하는 동작만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곡을 연주하면서 흉내내고 있었다. 최근 클래식에 대한 책을 냈다고 해서 냉큼 구입하였다. 

저는 음악교육가이자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음악 애호가입니다. 그렇기에 전공자가 아닌 시선에서 어떻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을지를 자주 고민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머리말에서 이렇게 취지를 밝히고 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주로 유명한 음악가와 그들의 곡중 특별한 뒷 배경을 가지고 있는 곡들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 중간중간에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담고 있다. 음악 자체만 듣고 있어도 좋은 곡이라도 배경을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 클래식 입문을 위해 뽑은 다섯 명의 음악가는 베토벤, 파가니니와 리스트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고 명칭), 모짜르트,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다음 장에서는 별개로 선택한 다섯 음악가를 들어 그들이 작곡한 곡 중 특별한 역사적 사실이나 배경을 설명하였다. 다음 장은 시대정신이 반영되었다고 보이는 다섯 음악가를 들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곡 대부분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곡들이라서 들으면 제목을 몰라고 들어본 적 있다고 할만한 것들이어서 클래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음악가나 곡에 대한 설명도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되는 것들도 있지만 많은 내용이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 설명, 전혀 어렵지 않다. 지은이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것이 '음악교육학',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와 설명은 당연할지도.

그런데 책이 혹시 어려울까봐 너무 신경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시대 정신을 반영한 음악가와 음악을 소개한 장에서는, 시대정신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키워드로 함께 묶어 설명하기엔 공통적 요소가 적어보이는 음악가들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던 것이, 바그너, 존 케이지, 쇼스타코비치, 드보르작, 말러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인 <취향과 감성에 따라 골라 듣는 클래식 리스트>에 엘가, 비발디, 시벨리우스, 비제, 로시니의 음악을 소개했는데, 이 책의 취지를 미루어볼때 이런 장을 따로 구성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고 쉽게 썼긴 하지만 그의 youtube 채널이 훨씬 그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차별성을 보였다고 말하고 싶다. 그에 비해 책은 너무 책처럼, 그의 기발한 발상과 설명, 소개 방식을 다 묻어버린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별 셋으로 표시했는데, 아마 그의 개인채널에 별점을 매긴다면 확실히 이보다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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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6-2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을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르네상스이후 클래식음악은 당시의 대중가요같은 느낌이라고 하더군요.클래식므막은 과거의 k pop이라고 상각한다면 부담이 좀 덜할것 같아요.

hnine 2025-06-24 18:08   좋아요 0 | URL
음악의 장르를 불문하고 들었을때 좋으면 좋은 거죠. 클래식이라고 따로 정해져 있고 클래식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K-pop에도 클래식 음악의 테마를 이용한 것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