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몬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5
알랭 푸르니에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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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푸르니에는 1886년 프랑스에서 출생하여, 작가로써의 역량을 막 펼치던 즈음 1차 세계 대전에 동원되어 27세라는 젋은 나이에 전사함으로써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위대한 몬느>는 1913년 그가 죽기 1년 전에 출간된 책으로써 이전에 여기 저기 발표한 짧은 소설 몇편을 제외하면 그가 생전에 집필을 완료하여 책으로 출간된 유일한 소설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전에 다른 출판사, 다른 번역자, 다른 제목으로 출판된 바 있으나 현재 절판된 상태로 알고 있고, 알랭 푸르니에에 관한 저서를 낸바 있는 번역자가 이 책을 새롭게 번역하여 2014년 민음사에서 위대한 몬느라는 제목으로 새로이 출판되었다. 

세 명의 남자아이와 한 여자아이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열 대여섯 살 정도 되는 몬느, 쇠렐, 프란츠 라는 세 아이는 각각 다른 인물이지만 읽다 보면 셋 사이의 관계가 오묘하게 교차되었다가 분리되었다가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된다. 

쇠렐이 다니는 학교에 몬느라는 남자 아이가 전학을 온다. 잘 나서지 않고 몸도 허약한 쇠렐에 비해 큰 키와 다부진 외모의 몬느는 남들이 하지 않는 말과 행동으로 전학 첫날 부터 학교 아이들의 눈길을 끈다. 어느 날 선생님의 심부름을 핑계로 허락없이 학교를 빠져나간 몬느는 숲에서 정체모를 성을 발견하여 들어가보는데 축제 분위기의 그곳에서 몬느는 자기 또래의 프란츠라는 남자아이와 그의 여동생 이본 드 갈레를 만나게 된다. 성에서는 막 프란츠의 결혼식이 거행될 참이었고 몬느는 그 모든 환상적인 분위기에 빠져들지만 프란츠의 신부 될 아가씨가 도망가는 바람에 결혼식은 취소되고 몬느도 성을 뒤로한채 마을로 돌아온다. 

쇠렐은 어딘가 불안해보이고 비밀스러워 보이는 몬느를 따라다니며 그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몬느는 쇠렐에게 그날 성에서 있었던 일, 만났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곳에 다시 한번 가보자고 한다.

이 소설은 이렇게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이후 프란츠는 독일로, 몬느는 파리로 떠나고, 쇠렐은 고향에 남아 졸업 후 선생님이 된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쇠렐이 몬느를 다시 만나는데 몬느는 아직도 어릴때 성에서 계속하지 못했던 신비로운 모험과 만남을 이어가려는데 집착하여, 보헤미안처럼 떠돌아다니며 존재와 거처도 분명하지 않은 프란츠를 찾아나서고 싶어함을 알게 된다. 

쇠렐! 생트아가트에서의 내 이상한 모험이 나한테 뭘 의미했는지 너는 잘 알지. 그건 내가 희망을 품고, 내가 사는 존재 이유였어. 그 희망을 잃어버린 지금 내가 뭣이 될 수 있지......? 모든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모든 게 끝났고, 잃어버린 영지를 찾는 것 또한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파리에서 살아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 그런데 한번 낙원에 들어갔었던 사람이 어떻게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살지? 다른 사람한테는 행복인 것이 나한테는 하찮은 우스갯거리로 보인단 말이야. (247쪽)

위의 인용문은 성인이 된 몬느가 쇠렐에게 털어놓는 넋두리같은 말이다.

이어서 말한다.

지금도 확신하지만, 내가 이름 없는 영지를 발견했을 때 나는 이제는 결코 다시는 접근할 수 없는 높은 차원과 완벽함, 순수함의 경지에 도달했지. 언젠가 너한테 보냈던 편지에도 썼을 거야. 오로지 죽음 속에서만 그 아름다운 시절을 다시 발견할 거야...... (248쪽)

독자는 이쯤에서 감을 잡아야하리라. 몬느와 쇠렐, 프란츠를 통해서 작가가 무엇을 나타내려고 하는지.

몬느가 잃어버린 과거, 어릴 때 꿈, 모험에 집착하는 자아를 나타낸다면, 프란츠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미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쇠렐은 과거와 미래의 사이에서 둘을 중개하고 관찰하는 입장, 즉 현재의 나이다. 어떻게 보면 몬느와 프란츠와 쇠렐은 각기 다른 인물이 아니라 한 사람 속의 세 가지 다른 자아를 나타낸다고 볼수도 있는 것이다. 

'위대한' 몬느라고 한 것은 쇠렐, 즉 작가의 분신이 아직 과거와 동심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영향을 받고 있음을 고백한 것일까. 몬느가 여전히 찾아헤매는 프란츠, 그리고 몬느가 자기 가정도 뒤로 하고 프란츠를 찾아나서는 것을 이해해주려고 하는 쇠렐은 어쩌면 동심의 낙원에서 벗어나 불안한 미래 속을 향해 나아가는 한때 우리의 자화상이다.


27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다간 작가. 그래서 남긴 작품이 많이 않은 작가이지만 더 오래 살았다면 아마도 평범하지 않은 작품들을 더 남기고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 속에서 <위대한 몬느>에서 다 말하지 못한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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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14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대장 몬느>로 읽었습니다. 만일 헤르만 헤세가 프랑스에서 태어났다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hnine 2021-06-15 04:41   좋아요 0 | URL
Fasltaff님 이 책도 읽으셨군요. 리뷰 올라와있는게 별로 없더라고요.
아주 독특하고 신비하고 상징적인 작품이었어요. 남긴 작품이 많지 않은데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판된 것이 이런 작품이라는게 다행이고 또 아쉬움이 남았답니다.
저도 읽으면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나 지와 사랑이 떠올랐는데 프르니에는 헤르만 헤세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자기의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생각해보니 누구나 성장기에 몬느 같은 존재를 주위에서 발견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위대하다‘고 여겨지는 시기, 마냥 그것을 쫓아가고만 싶은 시기요.
아무튼 저는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에덴의 동쪽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1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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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 살리나스라는 마을에서, 아일랜드에서 이주한 새뮤얼 해밀턴 집안과, 미국 동부 코네티컷에서 이주해온 트래스크 집안이 3대에 걸쳐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트래스크 집안의 일세대인 사이러스 트래스크에게는 첫 부인과 두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이복형제 애덤과 찰스가 있다. 형 애덤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인 사이러스의 특별한 애정과 관심 속에서 강압적으로 키워져 본인은 원하지 않음에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억지로 군대에 지원한다. 유순하고 나약한 애덤에 비해 동생 찰스는 아버지가 형을 특별히 더 아끼고 기대를 쏟는다는 것을 알고 형과 사이가 나쁘지 않으면서도 형처럼 아버지의 인정과 애정을 얻기 위해 늘 그 기회를 노리며 분투한다.

군대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애덤은 출신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캐시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임신한 캐시와 함께 고향을 떠나 캘리포니아 살리나스 계곡으로 이주해간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으로 그곳의 땅을 사고 새뮤얼 해밀턴의 도움을 받아 그곳을 마치 에덴 동산처럼 근사하게 꾸미기 시작하지만 정작 캐시는 그곳에 묶여 정착하는 것을 못견뎌하여 결국 아들 쌍둥이를 출산하자 마자 남편 애덤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아기들도 내버려둔채 집을 나가버린다. 

한편 트래스크보다 일찍 캘리포니아에 자리를 잡은 새뮤얼 해밀턴 집안의 가장 새뮤얼은 강인하면서도 책을 즐기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다정한 성격이며 그의 아내이자 아홉 남매의 엄마인 라이자 해밀턴은 성경말씀대로 원리원칙에서 벗어나는 법 없이 대가족 살림을 꾸려가는 다부진 성격의 여인이다. 

존 스타인벡 자신의 가족사를 썼다고 하는 이 소설에서 새뮤얼 해밀턴은 작가의 외할아버지이며 아홉 남매중 여덟째 딸 올리브가 작가의 어머니 되시겠다. 

작가의 가족사라고는 하지만 작가는 그가 속해있는 새뮤얼 해밀턴 집안 사람들 보다는 트래스크 집안 사람들 쪽 이야기에 더 할애하고 있다. 

1, 2권 합쳐 1,0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많은 등장 인물이 나오지만 그 중 주요 인물이라고 보여지는 사람을 넷으로 압축해보려고 하는데 가장 중심 인물은 역시 고향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해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에덴동산에 버금가는 농장을 꾸밀 계획을 가지고 있던 애덤 트래스크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전폭적인 애정과 관심을 받으며 아버지 말을 거역 못하고 그 지시에 따라 살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그 제약에서 벗어나게 되고 캐시라는 악의 상징 같은 여자를 만나 일생 비참한 길을 걸어가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성경의 창세기 내용이 연상되는데 작가 존 스타인벡은 실제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성서를 즐겨 읽었다고 하며 성서 창세기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애덤이 창세기의 '아담'을 연상시킨다면 그의 아내 캐시는 악의 상징이다. 살던 집을 태워 친부모를 죽게 하고, 자기 자유를 구속한다고 생각하여 남편에게 총을 쏘았으며, 시동생인 찰리를 유혹하고, 자식을 두고 집을 뛰쳐나가 유곽의 창녀가 되었고, 유곽의 여주인을 독살하고 그쪽 계의 부와 명성을 쌓아간다. 

이 두 주요인물 사이에서 나온 아들 쌍둥이 형제, 아론과 칼을 세번째 주요 인물이라고 본다. 성서의 아벨과 카인을 연상시키는 이들은 서로 대립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선하지만 유약한 아론에 비해 칼은 형을 더 예뻐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얻어내고 싶어하고 형을 질투하며 그런 자신을 늘 괴로와한다.

친모인 캐시를 대신해 아론과 칼을 키워준 중국인 집사 ''의 역할도 앞의 세 인물들 못지 않은데, 중국인이면서 미국에 건너와 이국 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중국과 연락하면서 자신을 수양해가고, 나중에 애덤 앞에서 칼이 용서를 구하게 하는데 중간자로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람 역시 기독교적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리뷰의 제목으로 한 '팀셸 (timshel)'은 히브리어로 '다스리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작품에서 중국인 리가 성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한번 나오고, 이 긴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지막 대사로 한번 더 나온다.

중국인 리의 설명에 의하면 성경 내용중 카인이 바친 제물을 보고 기뻐하지 않는 하느님게에 카인이 화가 나서 항의를 하자 하느님이 답하기를 '너는 너의 죄를 다스릴 지어다' 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죄를 인간 스스로 다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인간 스스로 자기 죄에 대한 자각과 그것을 다스릴 자유의지가 중요함을 암시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야말로 이 광활한 우주에서 사랑스럽고 독특한 것이지요. 그것은 항상 공격을 받지만 결코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에서처럼 인간에게는 선택권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죠." 

(2권, 67쪽 '리'가 '애덤'에게 한 말)


성서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어떤 것이 맞느냐, 하는 것보다 작가 존 스타인벡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고, 인간과 세상을, 그리고 선과 악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독자로서의 몫이 아닌가 한다. 작가의 생각이 바로 이 '팀셸' 이라는 단어 속에 축약되어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 역시 전작 <분노의 포도>의 결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구원, 용서,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 

성서적 사고에 충실하면서 그것을 작가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인간의 생애에 적용시켜보려는 의지.


인간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악행들은 사랑에 이르는 지름길을 택하기 위해 시도된다. 인간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생전의 재능과 영향력과 자질이 제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만약 사랑받지 못한 채 죽는다면 그 삶은 실패작이요 그의 죽음은 싸늘한 두려움일 뿐이다. (2권, 276쪽)

 

아쉬운 점이라면 선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이 너무 뚜렷이 대비된다는 점이랄까. 실제로 인간은 카인과 같은 인간, 아벨과 같은 인간, 이렇게 이분법 적으로 구분되기 보다는 한 인간 속에 선과 악이 다 들어 있고, 카인과 아벨의 모습을 동시에 다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워낙 긴 소설이기 때문인가. 내용이 길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꼭 필요했나 하는 인물과 사건들의 삽입이 많아보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별 세개.

작가 자신은 자신의 최고 대표작으로서 <분노의 포도>보다 <에덴의 동쪽>에 더 비중을 두어 말한바 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분노의 포도>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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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06 13: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하고 많이 달라서 놀랐더랬습니다만. ^^

hnine 2021-06-06 13:47   좋아요 2 | URL
저는 영화는 못봤는데 표지의 제임스 딘이 쌍둥이 형제중 ‘칼‘ 역으로 나오지 않았을까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특히 더 사랑받는 작품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는 소설과 어떻게 다를까, 갑자기 영화가 확 당기는데요.

Falstaff 2021-06-06 19:4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시인 김수영의 표기법으로 하자면, 제임스 띵의 배역은 찰스입니다. 검색해보신 것처럼 영화는 선대 부자간의 갈등에 촛점을 맞추었답니다. 애덤이 그냥 참전한 것이 아니라, 열등감과 아버지의 정에 대한 갈증....의 반항으로 애덤의 여자친구 캐시를 빼앗아버리니까 덜 떨어진 형 애덤이 걍 군대에 지원합니다. 물론 영화에서는요.
근데 그 장면이 압권입지요. 열차를 타고 출발을 하는데 만취한 애덤이 멍한 눈을 한 채 창 밖의 찰스를 보더니 이마로 열차 창문을 들이박더군요.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고 열차는 떠나버립니다. ㅋㅋㅋㅋ
실제라면 열차 유리창이 그리 쉽게 깨지지도 않았을 거고, 만일 깨졌다하면 유리의 날카로운 파편이 애덤의 경동멱을 잘라 그자리에서 죽었겠지요. 윽.. 이거 까지 얘기한 거 보니까 제가 벌써 취한 거 같습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1-06-06 14: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은 아직 읽지 못했고 영화를 봤는데 제임스 딘이 좋았어요^^
이유없는 반항보다 에덴의 동쪽에서 더 이 배우에 호감이 갔어요^^
책으로도 읽고 싶어요**

hnine 2021-06-06 15:01   좋아요 3 | URL
지금 검색해보았더니 영화에서는 원작 소설 전체는 아니고 일부 내용으로 만들어졌던 것 같네요.
영화음악도 워낙 유명해서 영화는 안봤어도 음악은 아주 옛날부터 (중학생 시절 ^^) 친숙했는데 영화는 볼 기회가 없었어요. 지금 검색하다가 오랜만에 에덴의 동쪽 영화음악 들으면서 추억에 빠지고 있던 참입니다.
책은요, 정말 길어요 ㅠㅠ

바람돌이 2021-06-07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만 생각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에덴의 동쪽이 영화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이군요.

hnine 2021-06-07 04:44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책은 아주 두툼~해요. 저의 미천한 생각으로는, 꼭 들어가야했을까 싶은 내용들의 삽입이 많지 않았나...그래도 읽고 나니까 뿌듯하긴해요. 연달아 1,2 권으로 되어 있는 책들을 읽고 나니까 지금 읽는 300 페이지 책이 만만하게 보이는거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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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2,3 은 Museum SAN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




Museum SAN (뮤지엄 산)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뮤지엄 산에 다녀왔습니다.

2013년 5월 "한솔뮤지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2014년에 <뮤지엄 산>이라고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생존해있는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지어졌는데 뮤지엄 이름처럼 정말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혼자 찾아가기 쉬운 곳이 아니었고 오래 전 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그래서 이제야 가보게 되었답니다.


자작나무길을 따라 입구로 들어가면

  • 웰컴센터,
  • 플라워가든,
  • 워터가든,
  • 뮤지엄 본관,
  • 스톤가든,
  • 명상관 (2019년 개관)
  • James Turrell관 

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가 계속 오는 중이라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건물 사이를 채우고 있는 물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한 느낌을 주었고 몽환적 분위기를 더해주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James Turrell 이라는 사람의 설치작품을 전시해놓은 James Turrell 관으로, 안내자를 따라 들어가서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총 세 작품을 보았는데 그 중 두 작품을 보면서 느낀 감상이 오래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그 두 작품이 뭐냐면요,


1. Ganzfeld (위 사진중 1번)

독일어로 '완전한 영역 (complete field)'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어떤 공간에 이르게 되면 왼쪽, 오른쪽, 앞, 뒤의 개념이 사라지고 어디가 이 공간의 끝인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그저 무한한 공간이 펼쳐져 있으리라는 짐작뿐 내 감각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인 것이지요.

나중에 설명과 안내에 따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엄연히 제한된 공간, 보통의 공간 속에 우리가 서 있음을.

이 작품의 주제가 "착각"이라는 설명에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깨달음이랄까요. 우리가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도 어쩌면 '착각'이 아닐까 하는. 실제 진실은 가려지고 우리의 감각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진실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겠다는 것이요.


2. Wedgework (위 사진중 2번)

조각케잌을 옆에서 본 것 처럼 사각형이 쐐기 모양 (wedge)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한쪽 끝은 다른 색의 좁은 면으로 이어져 있는 작품이 보입니다. 밤에 방문이 빠끔이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방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빛을 이용한 작품이라서 이 작품이 설치된 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빛이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안내자로부터 벽을 따라 있는 바 (bar)를 손으로 잡고 따라 걸어 들어오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그렇게 따라 들어가 고요한 어둠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보면 어느새 그 어둠에 적응이 되어 내가 있는 위치가 가늠이 되고 어둠이라는 상황이 처음 그 방에 들어올때처럼 두렵거나 당황스럽지 않게 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적응".

이 작품을 보고 나니 속임수, 착각이라는 내용의 앞의 작품보다 이 작품이 더 무서웠습니다. 착각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적응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낯설고 거부감을 가지고 경계하던 상황에 나도 모르게 적응되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무서운 능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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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31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좋아하는 미술관요.
여기도 또 가고싶은데 오랫만에 사진으로 보니 좋네요

hnine 2021-05-31 15:40   좋아요 1 | URL
사진만 주루룩 올렸는데 느낀 점이 많았어요. 비가 주룩주룩, 우산 쓰고 다녀야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감상을 지어내더군요.
바람돌이님 가셨을땐 명상관 있었나요? 이곳은 다른 건축물보다 늦게 2019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James Turrell 관에서의 느낌은 좀 더 첨가해서 써넣을까해요.

몰리 2021-05-31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기 어딘가 멋지다, 하고 찾아보니 원주에 있네요.
멋져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타다오 건축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hnine 2021-05-31 15:43   좋아요 2 | URL
예,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에 있답니다.
2013년에 지어졌고 2013년부터 가보고 싶던 곳인데 2021년에 가보게 되었답니다.
맞아요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어요. 건축에 물, 나무, 돌 등 자연을 끌어들이는게 특징인 건축가요.
몰리님, 여기 꼭 가보시고, James Turrell의 빛으로의 여정도 체험해보시고, 명상관에도 가보시고요.

행복한책읽기 2021-05-31 16: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넘 예뻐요. 운전 가능하면 슈웅 날아갔다 오고 싶은 곳이네요. ^^

hnine 2021-05-31 16:18   좋아요 2 | URL
행복한책읽기님, 저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가보기까지 8년 걸렸네요 ㅠㅠ
비가 와서 더 좋았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산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을 더해주었어요.
꼭 다녀오세요~

scott 2021-05-31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안도 타타오가 설계한 물의 집(명상이 저절로 되는 힐링터)!
에이치 나인님 오월 마지막 휴일 멋지게 보내 셨네요
James Turrell의 빛으로의 여정
시간과 위치에따리 빛의 세기가 조절되는 신비로움

원주에 있다는게 아쉽
매주 가고 싶은뎅 ㅜ.ㅜ

hnine 2021-05-31 16:27   좋아요 1 | URL
사실은 울적한 기분으로 나선 길이었는데 나서기가 주저되어서 그렇지 일단 출발하면 후회하는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위에 사진은 올리지 않았지만 James Turrell 작품중 Space Division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천장에 보이는 타원이 어느 지점에 가면 타원이 아니라 원으로 보이는 작품인데 이 아이디어를 이용한 작품이 처음 전시되었던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 가면 천장 가운데 아직도 남아있다고 하네요.
 
분노의 포도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5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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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발표된 미국 문학 작품들은 제목은 익숙한 것들이 많아도 실제로 책으로 읽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라면 영화 산업이 한창 발달하며 인기 가도를 달릴 때이고 미국은 수익 창출에 유리한 영화 산업이 특히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기 있는 작품들은 바로 영화로 만들어져서 책 보다 영화로 더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존 스타인벡의 대표 작품중 하나인 <분노의 포도>는 출판한 바로 그해 (1939) 내셔날 북어워드, 다음해 (1940) 퓰리처상을 받음으로써 일찍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1942년 존 포드 감독에 의해 헨리 폰다를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대중에게 더욱 유명해졌으며 1962년 존 스타인벡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정될때에도 이 소설의 작품성이 언급되었고 지금도 미국 고등학교에서 대학입학을 위한 필독서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작품 중 하나이다.

산업 자본 주의 바람으로 일부 계층은 막대한 부를 이루기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중산층 사람들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살던 미국 1920, 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부 오클라호마주 한 마을에서 할아버지 세대, 아버지 세대, 그리고 그의 여섯 자녀, 큰 아버지 이렇게 대 식구가 한 집에서 목화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 조드 가족의 사는 모습은 이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다가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이 밀어닥쳤고 가뭄과 한파, 모래 폭풍의 자연 재해로 농민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은행으로부터 농사 자금을 대출받아 버텨보지만 가뭄은 계속되고 농사는 흉작으로 이어진다. 결국 은행에 담보로 맡겼던 토지는 빼앗기고 사람이 짓던 농사는 트랙터가 대신함으로써 임금을 덜 들이고 수확을 거두는 농사 방법이 확산되어 간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농민들은 일자리가 많다는 서부 캘리포니아로 이주를 감행한다. 그동안 수십년 살아오던 터전을 버리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로 온 가족이 떠나는 극단의 모험이었다.

한 가족이 땅을 떠났다. 아버지가 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제 그 은행이 땅을 원한다. 토지 회사, 혹은 토지를 소유한 은행은 트랙터를 원한다. 그들은 땅 위에서 평범한 가족들이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트랙터가 나쁜 것인가? (...)

우리는 한때 우리 것이었던 이 땅을 사랑한 것처럼 트랙터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트랙터는 두 가지 일을 한다. 땅을 갈아엎는 일과 우리를 땅에서 쫓아내는 일. 이 트랙터는 탱크와 거의 다르지 않다. 둘 다 사람들을 위협하고 상처를 입혀서 쫓아내 버린다. 우리는 이 점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1권, 315쪽)

캘리포니아로 가기만 하면 오렌지 농장, 포도 농장에서 얼마든지 일을 하여 돈을 벌수 있고 그러면 배고픔은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 하나로 대가족이 겨우 마련한 트럭을 타고 굶주려 가며, 이주의 수단이지만 수시로 고장을 일으키는 낡은 트럭을 수리해가며,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정, 즉, 왜 이주하게 되었고, 어떻게 이주해갔으며, 이주하여 정착은 어떻게 해갔는지가 이 소설의 큰 줄기이다.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말은 미국 자국 내에서 시작된 말이었던 것이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 생존의 위기, 상실의 위기에 닥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주제 때문에 고발의 성격이 짙고 사회적인 목소리가 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읽는 동안 작가의 목적과 의도가 꼭 거기에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무너지는 것보다는 어떡해든 다시 일어날 것 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한달까.

등 뒤의 공포로부터 도망치는 사람들. 그들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독하게 잔인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믿음에 영원히 불이 켜질 만큼 아름다운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1권, 252쪽) 

"앞으로 어떻게 될지 너무 생각을 많이 하면 지치기만 할 뿐이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게 되는 삶은 하나뿐이야. 만약 내가 그 가능성들을 다 생각해 본다면 견디기 어려울 거다. 넌 아직 어려서 앞날을 먼저 생각할 수 밖에 없겠지만, 난 그냥 지금 이 길만 생각해. 그리고 식구들이 언제쯤 돼지 뼈를 더 먹겠다고 할지, 그런 것만 생각해." (1권, 256쪽)

작품 속 등장 인물 중 가장 믿음과 확신을 주는 인물로 대표되는 것은 젊은 세대인 아들 톰 조드보다 오히려 그의 어머니였다. 위의 인용문은 앞일이 잘 될까 걱정하는 아들에게 하는 어머니의 말이다.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걱정과 계획이 아니라 당장 오늘 먹을 끼니라는 현실적인 생각이다. 끼니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차원이라고 과소평가하면 안되는 것은 작품의 결말에서 확실해진다.


힘들게 도착한 캘리포니아 땅. 듣던 대로 오렌지 농장, 포도 농장, 목화 농장은 있지만, 따야할 수확물의 양의 몇백배 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일자리를 찾아 이주해오는 바람에 일당은 계속 내려가고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일을 해도 끼니나 겨우 면할 정도의 임금으로까지 내려간다. 사람들은 분노한다. 농장을 버리고 간 사람들 때문에 과일은 그냥 떨어져 썩어가고, 바로 옆에 통조림 공장이 세워져서 과일은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해 통조림으로 만들어져 팔려간다. 썩어가는 과일 수확엔 그저 최저 임금을 주고 최소량만 수확할 뿐이다. 

굶주린 사람들의 눈 속에 점점 커져가는 분노가 있다. 분노의 포도가 사람들의 영혼을 가득 채우며 점점 익어 간다. 수확기를 향해 점점 익어간다. (2권, 255쪽)

사람들은 분노한다. 그리고 분노의 결과는 여러 가지 길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어떤 방향을 선택하여 보여주고 있을까. 

작품 곳곳에서 희망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보였던 것은 결말에서 더 확실한 작가의 목소리로 맺음한다. 비를 피해 들어간 헛간에서 발견한 모르는 한 노인과 조드가의 딸 로져산과 어머니. 인간이 인간과 뭉칠 수 있는 힘, 혼자가 아니라 서로 기대며 일어설 수 있는 바탕은 다름 아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사랑에 있다는, 어떻게 보면 종교적인 메시지로도 보일 수 있는 결말이다. 

사용된 언어와 주제 때문에 일부 지역과 단체에서 금서로 지정되고 소각되기도 했었다는 작품.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레노아 루스벨트가 읽고서 광팬이 되었다는 작품.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천사백만권 이상 팔렸다는 작품.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이 옥의 티 같아 별 네개를 주려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작이라는 생각에 별 다섯개를 주었다.

바로 이어서 작가의 다른 대표작, <에덴의 동쪽>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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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5-2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 부분의 옥의 티....는 유럽 문명에선 ˝시몬과 페로˝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된 장면의 패러디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 생각하시면 조금 덜 끔찍하실 겁니다.
<에덴의 동쪽>도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hnine 2021-05-21 05:21   좋아요 0 | URL
옥의 티라 여겼던 이유는 저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앞의 내용에 비해 좀 감상적이고 억지스런 결말이지 않았나 싶었거든요.

<시몬과 페로> 그림 보고 왔습니다 ㅠㅠ
책을 읽으면서는 인간에 대한 여성의 근원적 모성 본능, 생명에 대한 애착 등으로 나름 해석하며 넘어갔는데 오히려 그림으로 시각화 된 것을 보니 ‘허걱!‘ 하게 되네요.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존 스타인벡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결말인줄로 알았을텐데, 덕분에 알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감사드립니다~.
<분노의 포도>에서도 살짝 기독교적 메시지를 느꼈는데 <에덴의 동쪽>은 제목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팍 오는데 과연 내용은 어떤지 이제 50쪽 정도 읽었으니 더 읽어봐야겠어요.

scott 2021-05-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 승!
영화보다 원작!

개인적으로 찰리와 함께 한 여행 에세이를 가장 좋아 합니다 (ᐡ-ܫ•ᐡ)

hnine 2021-05-20 22:52   좋아요 0 | URL
찰리가 사람 친구가 아니었군요 ^^
책 소개글 읽어봤더니 저도 딱 좋아할 내용인데 절판.
중고라도 사서 읽으려고요.
scott님, <분노의 포도> 영화도 보셨나봐요. 정말 미국의 웬만한 문학 작품들은 영화화된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scott 2021-05-20 22:54   좋아요 0 | URL
영어 원서가 러프컷으로 출간되어서
소장용으로도 강추
문장도 깔끔합니다.


hnine 2021-05-20 23:04   좋아요 1 | URL
주문하고 왔어요~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21-05-21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함다. 이 두꺼운 장편을!! 짝짝짝!
영화와 문학은 샴쌍둥이 같은 관계 아니겠습니까?^^

hnine 2021-05-22 13:26   좋아요 1 | URL
재미없고 지루한 책이라면 절대 못했을거예요.
그만큼 내용도 재미있고 책장 넘기게 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작가는 이런 사람이 해야하는구나 생각이 들만큼 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단순히 노력에만 있을것 같지 않고 작가 자신의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영화로 보고 책으로 읽는건 좋은데 책 부터 읽고 영화를 보면 실망하기 마련이라고 하던데 아마 책 읽으면서 더 큰 상상력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왑샷 가문 몰락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3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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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왑샷 가문 연대기 (The Wapshot Chronicle)>의 후속작이다. 원제는 The Wapshot Scandal 

번역자도 고심하여 '몰락기'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선택하였겠으나 그러고나니 한 가문이 완전 풍지박산 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어 은근히 그런 내용을 기대하며 읽었다. 그런데 몰락기라기 보다는 한 가문이 겪어가는 흥망성쇠를 그렸다고, 더 넓은 의미로 보고 싶다. 가족중 누구도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은 없으나 꼭 성공을 이루어야하나. 계획대로 흘러가는 인생이어야 하나.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만 가능한가.

아버지 리앤더의 죽음으로 끝난 왑샷 가문 연대기에 이어,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없으니 고향 세인트보톨프스를 떠나 각자 생존을 위한 길을 가라는 사촌 고모격인 오노라의 명을 받고 리앤더의 두 아들 모지스와 코벌리가 집을 떠나 그들의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이 왑샷 가문 몰락기의 중심 뼈대를 이룬다. 모지스와 코벌리는 결혼하여 그들의 가정을 꾸리지만 그들의 일과 가정 생활, 부부 생활은 험난한 과정을 겪는다. 큰아들 모지스는 부유한 후견인을 둔 여자 멜리사와 결혼하여 넓은 저택에 살게 되지만 멜리사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식료품 배달원과 눈이 맞아 혼외정사를 벌이고, 테이프기록원으로 일하게 된 남편 코벌리를 따라 척박한 군사도시 탤리퍼로 내키지 않는 이사를 하게 된 부인 벳시는 장소와 사람 모두에 적응을 못하여 힘들고 불만스런 생활을 억지로 버텨나간다. 성격이 정상은 아닌 것 같은 상사 캐머런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벌리는 우연히 의도하지 않게 반미활동위원회에 연루된것이 아닌가 조사를 받기도 하는 등, 코벌리는 코벌리대로 계획대로 되는 일 없이 별 소득 없는 삶만 이어질 뿐. 모지스와 코벌리 모두 고향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 영 뿌리를 못 내리고 방황은 계속되지만 이런 중에서도 사회의 유혹에 무릎 꿇거나 도덕적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며 살아내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삶이란 위험한 도덕적 여정이다. - 존 치버 -

아버지 리앤더는 아들들에게 도덕적이고 신앙의 가치를 강조하는 메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삶이 어차피 위험한 도덕적 여정이라면, 생을 붙들고 사는 방법으로서 도덕적 경계를 벗어나지 말라는 것. 그것은 아버지 리앤더의 충고임과 동시에 작가인 존 치버의 목소리라고 해석하면 안될까? 작가 자신이 꼭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알콜중독, 평탄하지 못한 가정생활, 마약, 동성애) 그런 경험에서 얻은 작가의 통찰이랄까 그런 것을 작품 속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인생 말년에 금욕과 절제를 강조했던 톨스토이의 삶이 그러했듯이. 원제 Scandal이라는 단어와도 그렇게 연관지어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게 책장을 덮고 나니 왑샷 가문의 '몰락기'가 아닌, 매우 다른 관점으로 이 책을 보게 된다. 


왑샷 가문 연대기를 내고 2년 후 이 소설 집필을 시작하여 5년 걸려 완성했다고 한다. 그는 왜 후속작을 쓰고 싶었을까. 왜 5년의 시간이 걸렸을까.

노벨상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학상을 다 받았다는 존 치버.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 가문의 몰락기가 아닌, 물질 주의와 인간성 상실로 가는 현대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흔들리는 인간상, 특히 젊은 세대의 분투와 방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내 맘대로 해석해본다. 그들은 아직 몰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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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5-1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제목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hnine 2021-05-15 05:14   좋아요 0 | URL
Falstaff님 리뷰 읽어보고 왔어요.
존 치버가 더 오래 살아서, 이 책의 다음 후속작을 더 냈더라면 이 책 제목도 바뀌었겠죠? ^^
이 사람 단편을 아직 한편도 못읽은 사람으로서 곧 단편소설의 대가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하나를 배우면 모르는게 열가지씩 생긴다더니, 책도 한권을 읽으면 이어서 읽고 싶은 책이 몇배로 늘어나니 참. ^^

scott 2021-05-1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샵 가문 스토리가 치버 자신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라서 후속작을 오년 뒤에 출간 하게 된 이유도 이모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출간 한 왑샷도 어머니가 돌아가신후에 출간 했고 가족들은 치버가 정신 분열증 증세를 글쓰기로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데요.
치버는 평생 헤밍웨이의 문장력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정작 헤밍웨이는 치버의 단편 이야기를 아주 즐겨 읽었던 애독자였고 나보코프도 치버는 장편 보다 단편! 이라고 평가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카버의 단편이 치버보다 많이 읽혀지고 있지만
치버는 단편! ^ㅅ^

hnine 2021-05-15 05:24   좋아요 0 | URL
작품 해설을 찾아보니 그런 얘기가 써있더군요. 치버 가족 얘기가 많이 들어가있다고요. 특히 엄마인 새러 왑샷은 치버의 어머니가 가장 많이 반영된 인물이라네요. 그렇다면 치버 자신은 여기 나오는 인물중 어디에 가장 많이 반영되었을까 생각해보게되는데 모지스 아니면 코벌리이겠죠?
단편과 장편은 읽는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작가 입장에서도 참 다른 장르처럼 취급되나봅니다. 확실히 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절제된 길이 속에 강한 임팩트와 여운을 남겨야 하는 단편도 매력있고, 전체적인 구성과 스토리를 치밀하게 엮어나가야 하는 장편도 매력있고요.

서니데이 2021-05-1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작가의 책 같은데, 저는 이 책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몰락기와 스캔들은 느낌이 조금 다른데, 잘 모르는 책일 때는 hnine님이 리뷰 첫부분에 쓰신 것처럼 제목을 보고 기대하는 것들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이번주 날씨가 더웠는데, 주말엔 비가 오고 있어요.
hnine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hnine 2021-05-15 22:49   좋아요 1 | URL
저도 존 치버의 작품은 이게 처음인데 여기서 끝낼 작가는 분명 아닌 것 같네요. 단편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비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특히 주말에 비가 오니까 좀 처져있던 중이랍니다.

페크(pek0501) 2021-05-2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 따라서 읽고 싶은데 이 책은 4백 쪽이 넘네요. 4백 쪽이 넘는 건 안 사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ㅋ
너무 유명한 작가라 많이 들었음에도 저는 한 권도 읽지 못했네요.
해서 저도 검색해 보고 한 권 구매해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hnine 2021-05-20 21:29   좋아요 1 | URL
두권 짜리니까 4백쪽 x 2 입니다 ^^
재미있는 책 부터 읽으시고 천천히 읽으세요~
분량이 많지 않아도 끝내는데 오래 걸리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 처럼 의외로 빨리 읽히는 책이 있기도 하네요.
방금 읽은 분노의 포도 역시 비슷한 분량인데 더 빨리 읽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