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어머니와 통화하다가 작은 일로 어머니께 언성을 높인 일이 있었습니다.

큰 일도 아니었는데 어머니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울컷 했네요. 


어머니도 기분이 좋지 않으셨고 저도 직장에서 마음이 불편했던 하루였습니다.

오후에 어머니께서 먼저 전화하셨습니다. 미안하다고. 마음쓰지 말라고 하시며 "사랑해, 아들" 하시며 먼저 전화를 끊으시는 어머니께 저는 들어가는 소리로 "죄송해요.". "저두요."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사진] 엄마 손 위에 올라있는 아기 겨울 호랑이(출처 : 호랑이 핸드폰)


제 어린 시절 어머니 손 위에 있는 제 사진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 얼굴 공개는 처음입니다. 유효기간이 지나긴 했습니다만..)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을 항상 돌아보게 됩니다.


이제는 한 가정에서 남편이고 아빠의 위치에 있지만, 제 어머니 아니 엄마에게는 평생 제 모습은 사진속의 아기 같을 것입니다.... 부족한 아들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전화 통화에서는 제대로 하지 못한 말을 뒤에서 겨우 적어봅니다.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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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24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니‘라는 단어만으로도 ‘사랑‘과 감사‘를 떠올립니다. 제가 잘 하지 않는 감정이입이 되네요.

겨울호랑이 2017-03-24 18:14   좋아요 1 | URL
^^: 마립간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젠 성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부모님 앞에서 우리 모두는 영원히 아기인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7-03-24 18:44   좋아요 2 | URL
부모님 앞에서 영원히 아이이고 싶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님이 제 보호를 받으십니다.

부모님의 언쟁에서 결과적으로 제가 틀렸던 시기에서 부모님이 틀린 시기, 그 이후가 되면 언쟁, 자체가 사라집니다. 한유 韓愈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세월의 흐름이라는 것 앞에서 의연하려 하지만, 저도 울컥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3-24 18:49   좋아요 2 | URL
^^; 네 맞습니다. 사실 글에는 적지 않았지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 중 ˝이제 우리가 보면 몇 십년을 더 보겠니...˝ 하신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을 더 절절하게 느끼게 됩니다.

yureka01 2017-03-24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해드려야죠.
나중에 후회 줄일려면요.^^.

겨울호랑이 2017-03-24 18:4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참 부족한 아들이네요...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 뵙는 것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ㅜㅜ

samadhi(眞我) 2017-03-24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몹시 튼튼한 아기였네요. ㅎㅎ 어머니 팔 힘이 대단하신데요. 힘센(?) 어머니께 호랑이님이 잘못하셨네. ㅋㅋㅋ

제 친구 아들도 아기 때 이렇게 잘 서서 친구 남편이 이런 식으로(한 손으로) 잡고 버티는 사진을 봤는데 꽤 놀랐어요. 애사당(사당패에서 재주 넘을 때 맨 꼭대기에 오르는 아이)처럼 균형감이 좋은 것이 신기해서.

겨울호랑이 2017-03-24 18:44   좋아요 1 | URL
에고, 많이 반성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함을 많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진을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용케 서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혹시 이 다음에 제가 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아마 제 머리가 안 좋은 것은 이때 떨어진 것 때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합니다.ㅋㅋ)

dellarosa 2017-03-24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컥했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겨울 호랑이님은 멋진 아드님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24 18:46   좋아요 0 | URL
^^: dellarosa님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멋진 아들은 아닌 듯 합니다. 멋진 아들은 엄마 속을 안썩이겠지요.ㅋ 그저 부족한 아들일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4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 어머님 손바닥 안에서 노셨군요 ? 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3-24 19:03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곰곰발님...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이 딱 저 모습인 것 같습니다.ㅋㅋ

북프리쿠키 2017-03-24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겨울호랑이님이 얼마나 부러운지요.
˝상실˝은 ˝인생수업˝인가 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3-24 21:39   좋아요 1 | URL
그러시군요.. 저도 언젠가 어머니와 헤어지겠지요.. 사람은 항상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린 후에 아쉬워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2017-03-24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holic 2017-03-24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할머니를 닮았네요.. ^^

겨울호랑이 2017-03-24 21:42   좋아요 2 | URL
네 ^^: bookholic님 주위에서 연의가 할머니를 많이 닮았다고들 하시네요. 날카로우십니다^^:

꿈꾸는섬 2017-03-25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애들 아기때 아버님과 남편이 손바닥 위에 세우면 마냥 신기했는데, 겨울호랑이님 어머님도 대단하시네요.
정말 앞으로 뵐 날이 얼마 안남았네요.ㅜㅜ
저도 자주 찾아뵙지 못하니 마음한켠이 무거워지네요.

겨울호랑이 2017-03-25 06:39   좋아요 1 | URL
네, 꿈꾸는섬님. 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만큼 못하니 한참 모자란 아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해피북 2017-03-25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남매는 이제 마흔대에 접어들고 있는데도 부모님 두 분 대화속에는 ‘애기들‘이란 호칭으로 불리우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직도 우리가 애기야? 했더니 엄마왈 너네가 70,80이 되도 변하지 않을꺼라시더라고요 ㅋ 그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 저 처음 알았어요. 겨울호랑이님이 남성분이시라는 사실--;;; 여성분인줄 알았던 1인 입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17-03-25 11:12   좋아요 0 | URL
^^: 아마도 우리 모두는 부모님의 영원한 아기일 듯 합니다.. 이런 해피북님 ㅋㅋ. 칙칙한 아저씨를 섬세한 사람으로 인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산사람 2017-04-19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9 13:30   좋아요 0 | URL
아산사람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