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이란 무엇인가? 난리가 일어난 뒤의 일을 기록한 것이다. 그중에는 난리 전의 일도 가끔 기록하여 난리가 시작된 근본을 밝히려 하였다. (중략)... 「시경」에 ˝내가 앞의 잘못을 징계하여 후의 환란을 조심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징비록」을 지은 이유이다.(p77) 「징비록」중

며칠전 우연히 1학년 학습 과정 중 ‘일기쓰기‘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창고에서 오래전 쓴 일기를 찾았습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쓴 일기묶음을 꺼내어 내용을 읽어보니 어린시절의 제가 낯설게 다가옵니다^^:)

그중 일부를 사진으로 옮겨봅니다.

나중에 연의와 함께 일기를 읽어봐야겠습니다. 별 재미는 없겠지만, 아이눈에 37년 전 자기 또래 아빠는 어떻게 비춰질까요. 아이에게도 제게도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연의도 재밌게 여기고 일기를 즐겁게 쓴다면 더 좋겠지요.^^:)

마지막 글은 어머니가 제 일기를 보시고 격려해 주신 글입니다. 어머니의 관심과 보살핌 덕분에 일기를 쓸 수 있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저도 연의에게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베풀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1982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저는 놀러가지 못해 아쉬워했네요. 내일 연의와는 즐겁게 놀아야겠습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현재의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느끼면서, 새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카의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간이 과거의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현재의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 이것이 역사의 이중적 기능이다.(p87)「역사란 무엇인가」중

ps. 연의에게 ‘~읍니다‘는 ‘~습니다‘로 알려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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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19-05-04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잉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는 제갈공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던 걸까요..?ㅋㅋㅋ 흥미롭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5-04 16:56   좋아요 2 | URL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새롭네요. ㅋ 아마 저 일기장 중 어느 페이지에는 학교 괴담 이야기도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일기를 보니 제가 알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 적혀 있어 나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hnine 2019-05-04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보란 이런것 아닐까요.
1학년 글씨가 어른 글씨보다 나아요.
또박또박 글씨체에서 성격도 보이는것 같고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25   좋아요 1 | URL
hnine님 말씀처럼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입니다. 그때는 졸린 눈 비벼가며 나름 정성들여 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어설프기만 합니다. 저는 쑥스럽기만 한데, 부족한 어린이 글을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갱지 2019-05-04 1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듯한 글씨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단정하고 똑똑한 어린이가 상상되어 미소짓게 되네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50   좋아요 2 | URL
제가 보기엔 글씨가 많이 비뚤어지고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부족함이 보이는데, 갱지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5-04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기장이 남아 있군요! 우아~기록이 역사입니다. 필체도 징비록감입니다 이라믄서 ㅋㅋ

겨울호랑이 2019-05-04 22:51   좋아요 2 | URL
네 창고에서 발굴했습니다.ㅋ 지금 연의와 일기를 같이 읽었는데, 자신도 바로 일기를 쓴다고 하네요 카알벨루치님 감사합니다!^^:)

태인 2019-05-04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 제갈씨들이 제법 있어서 제갈공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한 것 아닐까요.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시골이었는데도 제갈씨를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53   좋아요 2 | URL
태인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씨 중 선우씨, 황보씨, 서문씨, 독고씨 등 2자 성을 가진 이들이 학교에 있어서 아이들 관점에서 그런 주장이 통했을 것 같습니다.^^:)

timeroad 2019-05-04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주는‘ 날이다. 라는 대목이 와 닿네요. 즐겁게 하는 날을 선물하기를!

겨울호랑이 2019-05-04 23:39   좋아요 1 | URL
timeroad님 말씀처럼 이제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야겠습니다. 딸을 위해서 과거의 아빠가 현재의 아빠에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timeroad님께서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붕붕툐툐 2019-05-05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겨울 호랑이님,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가 남달르셨네요. 짧은 글에서도 많은 것이 느껴집니다.
마지막 어머님의 격려글도 참 인상적이네요~ 글씨도 잘 쓰시고 내용도 멋지고, 무엇보다 초등학생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서 존중감이 가득 묻어나네요.

겨울호랑이 2019-05-05 09:2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붕붕툐툐님.^^:) 그렇지만, 솔직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앞뒤 연결도 안되는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에 불과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일기 사이에 쓴 글을 읽으면서 저도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syo 2019-05-05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민학교 1학년짜리 일기장에 삼국지와 제갈량이라니, 역시, 어린 호랑이님 떡잎 좀 보소!!

겨울호랑이 2019-05-06 09: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기장에 그런 내용이 있었네요. 그래봤자 어린이가 만화 「삼국지」나 읽었겠지만요.^^:)

cyrus 2019-05-06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글을 읽으니까 오랜만에 저도 책상 서랍 속에 묵혀둔 일기장을 꺼내 보고 싶어져요. 저도 어린이날에 부모님과 함께 외출을 한 기억이 많지 않아요. 일단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일기장을 보면 알겠죠. ^^

겨울호랑이 2019-05-06 09:40   좋아요 0 | URL
일기에 적혀 있는 제 모습과 어린 시절에 대한 제 기억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것이 일기를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019-05-07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7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