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뉴스가 당신의 마음을 극도로 망가뜨린다 싶으면 그냥 뉴스를 꺼버려라. 공포가 마음속에 끼어들 틈을 주지 마라. 잠시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뉴스 앞에서 무력하게 얼어붙어 있어봤자 백해무익이다. - P31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연결을 끊어버리는 것은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 P31
자살은 20~34세 청년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이다. 또한 50세 이하 남성의 주요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내가 사는 영국의 데이터이긴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암울한 통계치가 나와 있다). 이런 죽음의 상당수는 미연에 방지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남자답게 행동하라‘는 주문을 무시하고 진정한 내면의 힘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남성과 여성 모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 - P44
4.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은 걱정도 하지 마라. 뉴스 안엔 온통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투성이다. 대신 뭐든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가령, 관심이 가는 이슈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 열렬히 옹호하는 대의명분이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기여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은 그냥 받아들여라.
5.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나쁜 뉴스라고 해서 좋은 뉴스거리가 없는 건 아니란 걸 기억하자.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병원에서, 결혼식에서,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공항의 도착 게이트에서, 침실에서, 받은메일함에서, 거리에서, 낯선 이의 친절한 미소에서, 매일의 일상에서 십억 가지의 경이로운 일이 눈에 띄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 P66
마음의 병을 앓으면서 내가 배운 한 가지 교훈은, ‘회복‘이 ‘받아들임‘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일단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 우리는 충격 자체에 충격받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공포심 자체 때문에 공포 상태에 빠지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방법과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 때문에 좌절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엔 만병통치약이나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사랑과 친절을 베풀고, 혼돈 속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자꾸만 우리 마음을 닫아버리려고 하는 이 세상에서 항상 마음을 넓게, 활짝 열어두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 P68
현대인들에게 가장 장사가 잘되는 것들의 핵심은 결국 ‘다른 무언가가 되려고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P83
4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누군가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하지 마라. 당신이 가진 색다름을 즐겨라.
6 남이 당신을 보는 부정적 관점이 당신이 스스로를 보는 관점이 되게 하지 마라. 절대로.
7 스스로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면, 인스타그램을 멀리하라.
8 기억하라. 당신 외에는 그 누구도 당신의 얼굴이 어떤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 - P101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문제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도 우울증이나 공황 발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상황이 나아졌다는 점에 대해선 그들의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알코올의존증이나 자해, 경계선 성격장애, 섭식 장애, 강박행동 장애, 약물중독은 그 개선된 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이런 질환들은 심지어 정말 훌륭한 사람들의 너그러운 마음까지 시험에 들게 한다. 그게 바로 정신 질환의 문제다. 그 사람이 걸린 ‘병‘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병이 유발하는 ‘행동‘을 기준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란 훨씬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눈에는 그 이유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P105
집단적으로 미쳐 있고 문화 자체가 병들어 있을 땐, 치료는커녕 병이 있다는 걸 진단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의 조류가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끌고 가더라도 만약 그 방향이 우리를 불행에 빠뜨려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수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자신의 진실을 향해, 수많은 딴짓거리가 숨겨둔 진실을 향해 물을 거슬러 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생사가 거기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 - P109
삶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우리가 앞으로도 절대 읽거나 시청하지 못할 것들, 말이나 행동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은 이제 그만 생각하자. 지금부터는 어떻게 하면 우리의 한계 안에서 이 세상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차원에서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내가 할 수 없는 수백만 가지 대신 할 수 있는 소수의 일에 힘을 쏟고, 세상에 내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지 않고, 좀 더 소소한 과제를 탐색하고, 위풍당당한 독립적 존재가 될 수 있을지, 세상에 하나뿐인 원조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 P120
그런데 어떤 외적 요인들은, 가령 술, 담배, 시끄러운 음악, 수많은 인파 같은 요인들은 심지어 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었다. 세상이 내 안으로 파고드는 셈이었다. 우리가 잘하고 있든 못하고 있든 상관없이, 세상은 항상 우리를 자극해댄다. - P125
걷기가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상관없이 우리의 정신에 좋은 활동이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센터에서 걸었던 사람 중 44퍼센트는 그곳에서 걸으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았다고 대답했다. 반면 숲속을 걸었던 90퍼센트의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느꼈다고 대답했다. - P131
운동은 우울증부터 ADHD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정신적 문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P141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 이분법에 시달리고 있다. 가령, 일의 세계는 정신적인 직업과 육체적인 직업으로 나뉜다. 흔히 지능과 ‘고등교육‘이라는 자질을 갖춰야 하는 ‘전문적인‘ 직업과,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을 뜻하며 그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비숙련‘ 직업으로,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구분되는 식이다. 몸의 움직임에도 지능이 있다. 춤 지능, 운동 지능 같은 것들. 그런데 우리는 어릴 때부터 무심코 아이들을 갈래짓고, 이것으로 그들의 진로, 즉 ‘저임금의 육체노동‘이냐,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들여다보는 고소득직이냐‘를 결정한다. 문화 역시 고급과 저급으로 나눈다. 우리를 웃게 해주는 책이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책들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 P143
현대인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기분상으로는 시간이 전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 시간이 없는 건 아니다. 기분상으로는 자신이 못생긴 것 같지만, 실제로 못생긴 건 아니다. 기분상으로는 걱정스럽지만, 실제로 걱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기분상으로는 자신이 충분히 성취하지 못한 것 같지만, 실제로 충분히 성취하지 못한 건 아니다. 기분상으로는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지만, 그 기분 때문에 자신이 덜 완전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다. 기분을 버리면, 내게 필요한 시간은 나에게 있다. - P152
밤에 일곱 시간에서 아홉 시간의 수면을 취하라는 것이 WHO의 권장 기준이지만 그 권고를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 P154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전문가들의 일관된 조언은 규칙적 생활을 하고, 카페인과 니코틴, 늦은 시각의 지나친 음주를 피하고, 이른 아침 운동을 하고, 밤에 과식하지 말고, 자기 전에 휴식을 취하고, 낮 동안에 햇볕을 좀 쬐라는 것이다. - P160
영국의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의 2017년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제일의 억만장자 여덟 명이 소유한 부가 하위층 36억 명의 자산과 맞먹는다. - P162
2015년에 핀란드 국립산업보건안전원에서 과도한 업무와 알코올 간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연구를 수행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분야에서는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연구였는데, 이들은 14개 나라 33만 3천 명의 근로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우리의 근무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가 마시는 술의 양도 늘어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 P165
우리는 주 5일 근무를 마치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받아들인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자꾸만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든다. 그 옛날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시간은 돈‘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되뇌면서, 돈이 운에 좌우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실제로 엄청나게 긴 시간을 일하는 수많은 사람이 평생 일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돈을 소유하고 있다. - P165
10 지금의 일 문화는 종종 인간성을 말살시킨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를 병들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지는 않는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마치 인생이라는 달리기 시합에서 계속 지고 있는 것처럼 일에 대한 세상의 공식이 우리를 끊임없이 뒤처진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이유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압력을 부과하고 있는가. 어떻게든 따라잡아보려고 몸부림치기만 할 뿐, 감히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무엇이 자기에게 정말로 좋은 것인지 고민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 P166
무너지지 않고 일하는 10가지 방법 1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라. 일하는 게 즐거워지면 솜씨도 좋아질 것이다. 일이 즐거우면 일처럼 느껴지지도 않을 것이다. 일을 일종의 결실을 얻는 놀이처럼 생각해보라.
2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마라. 가능한 한 일을 덜 처리하는 것에 목표를 둬라. 일의 미니멀리스트가 되라. 미니멀리즘은 더 적은 것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하는 것이다. 요즘의 일하는 방식은 더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적게 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는 것 같다. 활동의 양과 성취의 양이 언제나 동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6 가능하면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하려고 노력하라. 이 세상이 우리를 만든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면, 우리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7 자기 자신에게 잘 대해줘라. 일의 부정적 측면이 월급이 주는 장점보다 더 크다면, 그 일은 하지 마라. 누가 자신의 권위를 사용해 당신을 괴롭히고 공격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마라.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싫은가? 그런데 점심시간에라도 밖으로 나가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밖으로 나가라. 그리고 절대 다시 돌아가지 마라.
8 자신의 일을 실제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라. 버트런드 러셀도 말했지만, "신경쇠약의 임박을 알리는 증상 중에는 자기 일이 무지막지하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신념도 포함된다."
9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단 한 번뿐이다. 그 삶을 오롯이 자신만의 것으로 사는 것이 언제나 가장 옳다. - P167
세일럼 마녀 재판부터 비틀즈 열광 현상까지, 개인의 감정이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사례는 수천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하면서도 섬뜩한 사례 중 하나는 15세기 프랑스의 한 수녀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어느 날 그곳의 수녀 한 명이 고양이처럼 야옹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곧 다른 수녀들도 똑같이 야옹거리기 시작했고,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수녀들이 한꺼번에 큰 소리의 고양이 울음 합창을 매일 몇 시간씩 해대는 통에 근처 마을 주민들이 기겁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방 당국이 군대를 보내 채찍질 형벌을 내리겠다고 위협한 뒤에야 수녀들은 고양이 울음을 멈췄다. 기이한 사례는 더 있다. 1518년 유럽 스트라스부르에서 발생한 집단 무도 발작 사례는 약 400명의 사람이 실신할 정도까지 장장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춤을 춘 사건인데, 결국 사망한 사람들도 있었다. 납득할 만한 원인도, 심지어 음악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 그리고 지금, 우리에겐 ‘인터넷‘이라는 테크놀로지가 있다. 이 기술 덕분에 연대 집단행동의 기회와 빈도가 증가했다. 노래, 트윗, 고양이 영상 등 다양한 정보가 날마다 매시간 단위로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바이러스처럼‘이라는 말은 인간 본성과 기술이 결합하여 생기는 전염성 효과를 묘사하기에 정말 딱 맞는 용어다. 그리고 알다시피, 영상이나 제품, 트윗 같은 것만 전염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정도 전염될 수 있다. 빈틈없이 연결된 세상은 ‘다 같이 한꺼번에‘ 미쳐버릴 가능성도 함께 품고 있는 셈이다. - P180
불교승려 틱낫한은 자신의 저서 『힘의 기술The Art of Power』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이 설레고 신이 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가 흥분해 있으면 마음은 평온하지 않다. 진정한 행복은 평온함에 기반한다." - P245
2018년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수행한 연구 조사는 하늘을 보는 것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 도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엔 단순히 하늘뿐 아니라 나무를 보거나 새의 지저귐 소리를 듣는 것, 야외에서 머무르고 자연과 가까이 교감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포함된다. …… 자연적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이 긍정적 효과를 얻긴 하지만, 특히 중독, ADHD, 반사회적 성격장애, 양극성 장애 같은 정신 건강 문제에 빠지기 쉬운 성향의 사람들이 더욱 큰 도움을 얻는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이 연구 진행에 기여한 안드레아 메켈리 박사는 "자연에 단기간만 노출되어도 정신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미쳤고, 그 영향의 정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라고 결론 내렸다. - P259
6 좋은 책을 하나 골라서 자리 잡고 앉아 읽어보자. 살다 보면 가끔 길을 잃고 헤메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떄가 생긴다. 그럴 때 책은 나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는 길이 되어준다. 그 사실을 꼭 기억하자. 더 많이 읽을수록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고난의 시간을 헤쳐나갈 나만의 길을 더 잘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7 나 자신을 어떤 기준 안에 가두지 말자. 내 이름, 성별, 국적, 성 정체성, 페이스북 프로파일의 틀에 갇혀 눈멀지 말자. 노자는 말했다, "지금의 나를 놓아야 비로소 장차의 내가 된다"고.
22 나 자신을 한마디로 규정 지으려 하지 말자. 이제 그만, 내가 누구인지 정의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리자. 철학자 앨런 왓츠도 말했다시피 "너 자신을 정의하려 하는 것은 자기가 자기 이빨을 깨물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4 느껴지지 않는 감정을 애써 느끼려 하지 말자. 내가 되지 못할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지 말자. 그렇게 안간힘을 쓰다가는 결국 지쳐 쓰러지고 말 것이다.
25 세상과 연결되고 말고는 와이파이와는 전혀 상관없다.
28 지금 당장 사랑을 하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무언가가 있다면 지금 즉시 행동에 옮기자. 거침없이 사랑하자. 사심을 버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 사랑을 마구 남발하자.
29 죄의식을 갖지 말자. 물론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상 요즘 같은 세상에서 죄의식을 조금이라도 느끼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온갖 죄책감이 뒤섞여 나를 어지럽힌다. 세상 어딘가에 굶주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죄책감, 자동차를 타고 플라스틱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환경에 대한 죄책감, 은밀한 욕망 또는 부도덕한 욕망에 대한 죄책감, 다른 이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사람이 아니라는 죄책감, 남들은 다 할 수 있는 일을 못 해서 드는 죄책감, 병에 걸렸다는 죄책감, 살아 있다는 죄책감, 이놈의 죄책감…… 전부 쓸데없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 예전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더는 거기에 붙잡혀 있지 말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자. - P2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