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기본 - 백년 가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오카무라 요시아키 지음, 김윤희 옮김 / 부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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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가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 좋은 staff이 있는 가게가 있을 뿐이다.’, ‘사람이 빛나면 가게가 빛난다. 대박가게만들기는 사람 만들기, 그 자체이다.’(23p)

 

 

꽃과 벌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꽃이 자신에게 꿀과 향기가 없는 것은 안중에도 없고 찾아오는 벌이 없다고 투덜대고 불평한다. 문제는 찾아오지 않는 벌이 아니라 바로 꽃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꽃과 벌에 대한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2

홍보를 하지 않아도, 간판을 세우지 않아도, 할인을 하지 않아도, 음식 맛은 좀 부족해도, 네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면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줄거야.’(26p)

 

저자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미쳐 지내다가 어머니가 운영하는 이 가게를 물려받게 되면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문제는 손님이 아니라, 바로 주인이다. 바로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3

여러분 앞에 있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다.”(49p)

 

인생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들이다. 내가 한 만큼 돌아온다. 일종의 메아리 법칙이다. 먼저 나를 돌아보고 타인을 돌아보아야 한다. 내 얼굴이 좋아야 다른 이의 얼굴도 좋은 것이다.

 

 

4

인맥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기는 것’(74p)이다.

돈이 필요했다. 은행에는 신용이 저질이라 빌릴 수가 없었다(내가 굳이 이렇게 밝히는 것은 이 글을 읽는 이들 가운데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위로가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그래서 결국 사람들에게 일일이 도움을 구해야 했다. 다행히 구해졌다. 하지만 그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고 피를 말리게 하는 일이었다. 전화번호를 누를지 말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손가락이 방황하고 표류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면서, 돈 빌리는 자와 돈 빌려주는 자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어머니가 자식인 나를 위해, 자식들을 위해 돈을 빌릴 때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더 짠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도 해 보았다. 돈을 빌리면서 그래도 세상이 아직 살만한 세상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돈 때문에 글도 잘 못 쓰겠더라. 내가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것을 보고서 아내가 내 인성을 극찬했다.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돈이 뭔가 싶기도 하고. 눈 앞에 뵈는 게 없으니, 너무 절박하니 입이 떨어지더라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지 못했을 때, 거절당했을 때의 그 참담한 기분과 열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를 일이다. 모두가 인생 공부이다. 나는 앞으로 잘 빌려주는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5

저자는 음주 운전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 아이의 소식을 들었다. 그는 사고당한 어린아이를 돕기 위해 매장 하나의 하루 매출을 전액 기부했다고 한다. 그는 술을 판매하는 장사꾼으로써 느끼는 부채감에서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데 그렇게 행동했다고 한다.

 

 

 

6

사람 사는 세상에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의 문제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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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1-29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일본이 그렇게 백년 가게가 많은 건
그 나라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워낙에 상명하복의 문화다 보니
감히 딴 것을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그렇다고.
우리나라는 3년 또는 5년안에 폐업률이 높긴한데 외국 사람들이 볼 땐
그게 또 활기로 보여지나 봐요. 낭만적으로.ㅎㅎ

카알벨루치 2019-11-29 20:10   좋아요 1 | URL
부모대에 워낙 잘된 가게이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일본의 문화와 배경 탓도 있네요
부모의 뜻을 따라 자신의 길을 정하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긴 합니다
리뷰도 밀리고 독서도 밀리고 글은 안 써지고 하루에 페이퍼 두개 올렸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레삭매냐 2019-11-30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문제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어젠가 예고를 하고 음주단속을
했는데도 2시간 만에 88건인가가
단속되었다고 하더군요.

사람의 문제가 맞습니다.

coolcat329 2019-11-30 15:46   좋아요 1 | URL
그것도 고속도로에서요! 윤창호 법 그새 잊은건가요ㅠㅠ이런 뉴스는 정말 화가 납니다.

카알벨루치 2019-11-30 21:11   좋아요 0 | URL
글을 써놓고도 참 부끄러워집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건만...아!

빵굽는건축가 2019-11-30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본은 사람에 있다는 것을 알게하는 좋은 리뷰군요.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9-11-30 21:13   좋아요 1 | URL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냥 글 쓰고나서 얼굴이 확 달아오르네요
너무 솔직하게 써도 얼굴이 달아오르는데 너무 삶이 안 따라주는데 글이 앞서갈때 또한 그렇다고 봅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 책 읽으면서 제 자신을 또 돌아보았습니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아마존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저자가 아마존에서 피부로 느낀 경험들과 생각들을 책으로 펴냈다. ‘성별, 인종, 나이, 장애유무, 결혼 유무 등으로 절대 차별하지 않는’(136p) 아마존에는 매일 약 5,000장의 이력서를 받는 것으로 추정(215p)된다. 하지만, 거기에서 12년 동안 살아남은 것이 절대적으로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2

아마존의 문은 능력있는 자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245p)는 말에는 바보 같은 질문을 수없이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질문하기가 힘든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가!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요즈음은 조금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서구식 교육제도를 따라 갈려면 아직도 많이 소원한 것은 현실이다.

 

 

 

3

우리나라의 업무평가는 시간의 양으로 측정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시간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시간의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한다. 어찌하든지 궁댕이를 의자에 붙이고 오래 앉아 있는 근무시간의 양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적합한 역량과 능력으로 평가받는 곳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능력이 있는 자는 언제든지 등용되지만, 능력이 떨어지는 자는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곳이다.

 

 

 

 

4

내가 가장 놀랬던 부분은 바로 아마존이란 회사를 규정짓는 대목이다.

아마존은 과연 어떤 회사인가? 나는 아마존을 그냥 세계적인 인터넷 북스토어, 온라인 서점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아마존과 베조스회장은 아마존을 규정짓기를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세계의 판도와 트렌드를 읽고 단순히 물건을 파는 차원이 아닌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바로 아마존이란 사실!

 

우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것입니다. 아마존이 무엇이 될 지를 설명하는 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제프 베조스 회장(324p)

 

 

 

 

5

아마존의 경영철학은 거꾸로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라’(106p)는 말을 한다.
언젠가 스마트폰 차량거치대를 산 적이 있다. 이미 다른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지만,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 아마도 부실한 지갑 탓을 하며, 내가 싼 것을 선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공동구매로 구매한 이 몇 만원 짜리 거치대를 사용하기도 전에 방향을 틀다가 부러져버린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구매후기에 너무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고 리뷰를 달았다. 그리고 통화를 했지만 교환해 주고자 하는 의지는 없어 보였다. 젠장! 나는 그 다음날 다시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런데, 내 리뷰는 이미 지워져 있었다. 제품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리뷰를 올렸을 뿐인데. 나의 악평리뷰(?)가 자기들에겐 손해가 되겠지...! 이런 식으로 고객을 응대하다니! 나는 그 사이트 뿐만 아니라 그 앱 자체를 지워버렸다. 진짜 너무 한 것 아닌가! 만약 아마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존이라면 분명히 교환해줬을 것이다(배송료가 더 나오겠지만...). 아마존은 리뷰달기를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한다. 리뷰달기는 고객의 솔직한 반응을 올리는 곳이기에 악평이 달리기 쉽다. 하지만, 아마존은 리뷰달기의 단점을 그대로 노출했다고 한다.

 

 

 

 

6

한 명의 고객에게 베푼 호의가 백명의 고객을 데리고 온다(124p)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약소기업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그 CEO의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구입했던 그 곳은 나는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그 양반들 부자될 것이다. 나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받을 것 받아내고 그런 스타일이 아닌지라.

 

 

 

 

7

물론 이 책은 아마존은 무조건 옳다고 하지 않는다. 아마존도 빠듯한 일반 직장생활의 스타일과 다를 바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뭐 그런 점이 남다르다는 것? 저자 자신처럼 12년씩 오랫동안 근무하는 사람은 찾아 보기 힘들다고 한다. 능력이 너무 없어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능력이 없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사내의 이직제도를 잘 활용했다. 아바존은 부메랑(회사를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제도를 장려한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 같으면 그럴 수 있을까? 괘씸죄를 걸어 넘어지지 않을까? 내 생각이다.

 

 

 

 

8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아마존에서 나와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아마존에서 받은 아마존DNA’는 자신의 인생에 큰 획을 그었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내가 아마존에서 받은 선물은 자유다!”(322p)

 

저자는 고정적인 수입과 안정된 직장인 아마존에서 자신의 인생의 새로운 설계를 그렸다. 그래서 모든 모험은 안전한 땅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한다.

 

 

 

9

오랜 시간 동안의 아마존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자는 질문한다.

 

당신은 진정 행복하신가요?”

 

우린 직장생활을 하면서 날마다 질문한다.

 

나는 지금 과연 행복한가?”

 

저자가 앞에서 이야기한 아마존이 자신에게 준 선물은 자유라고 했는데, 아마존의 12년이 있었기에 지금 자신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고통스럽고 무미건조하고 힘겨운 축적된 시간의 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나는 약 20년 정도 조직생활을 한 것 같은데, 그 시간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물론 사람 일은 자신의 계획과 의지대로 다 되란 법은 없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시간의 양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 마음, 지금의 내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무엇이든 공짜로, 그저 주어지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10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책도 느낌이 다른가 보다.

나는 황농문 교수의 몰입을 읽으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역설인데, 제목은몰입인데, 진짜 몰입 안 되게 쓴 책이라는 생각이다. 아뿔사! 둘째는 감사인데, 서울대 교수님이 쓴 책이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있구나! 다행히 그래도 세상은 공평하구나! 다행이다! 라고 하면서 어설픈(?) 위로와 안도감을 순간 느꼈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스갯소리이다.(서울대 출신분들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길 바라) 어, 근데 이책이 '2008년도 올해의 책'이었다니! 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마음의 그릇이 다른 모양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는 몰입에서 아주 중요한 말을 인용한다. 가슴에 남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2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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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소설의 첫 만남 10
김애란 지음, 정수지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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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을 운영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을 통해 기억하는 저자의 작품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그림까지 있어 어머니에 대한 독자가 가진 저마다의 기억을 생각나게끔 하는 소설이다.

 

 

 

 

 

2

어머니는 좋은 어미다. 어머니는 좋은 여자다. 어머니는 좋은 칼이다. 어머니는 좋은 말이다.”(55p)

 

우리 어머니가 쓰던 칼은 어떤 칼이었던가?

어린 시절부터 자취를 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던 나, 주말에 잠시 얼굴을 뵙고 하룻밤 자고 주일이면 대구로 어김없이 올라와야 했던 기억이 난다. 대구행 버스에 오르면 언제나 내 손에 들려있던 어머니의 칼자국이 서린 반찬들, 때론 그 반찬통에서 김칫국물이 새어 나오기도 하고, 때론 과일주머니에서 과일이 버스바닥에 흩어져 낭패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사춘기 소년인 나와 사춘기 소녀였던 여동생은 서로 그 반찬주머니를 들고 가지 않으려고 미루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땐 그랬다.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이 거진 대부분이었던 시절이었다. 어머니의 흔적이 다분했던, 직간접적인 칼자국이 배인 반찬들은 언제나 맛있었지만, 그걸 운반하는 책임은 피하고 싶었던 사춘기 소년의 경험이다.

 

 

 

 

3

부모님 곁에 늘 같이 생활하는 정상적인 부모가정, 자식들이 나는 늘 그리웠고 부러웠다. 매일 같은 공간에 숨을 쉬며 몸을 부대끼는 것이 때론 지루하고 보링boring한 일상일 수 있으나 나는 그 일상이 부러웠고 나는 자식을 낳으면 절대 떨어져 키우진 않으리라고 혼자서 다짐했었다. 부모님의 교육정책(?)에 의해 부리나케 대구로 전학오던 날, 난 흑백TV에서 재밌게 방영되고 있는 바야바였던가, 만화영화 딱따구리였던가 암튼 그걸 시청중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전학가야한다고 밤에 우린 무슨 피난을 가듯 대구행 버스에 올랐다. 너무 갑작스런 전학행에 난 학교애들과 인사도 못하고 떠나왔다. 그땐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이별을 준비하고 아쉬움과 아픔을 충분히 느꼈어야 하는데 나와 여동생의 정서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배인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 첫째 아이 전학시킬 때의 영상이 떠오른다. 나도 급하게 아이를 인사시키고는 전학을 시켰더랬는데, 우리 큰 아이의 마음에 보이지 않는 칼자국을 남긴 건 아닐까? 그런 생각...

 

어머니는 왜 그렇게 급작스럽게 전학을 서둘렀을까? 인사도 안 시키고 그렇게 움직이셨을까? 당시 학교에선 시골에서 도시로 넘어가는 전학생이 불어나는 관계로 우리가 전학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미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일단 행동파였기에 전학을 물리적으로 시키고 후에 서류나 시스템적인 부분을 해결하려고 했다. 내가 전학을 간 지 한참 후에 이전 학교에서 서류가 넘어왔다. 

 

 

 

 

 

 

4

시골에서 남들보다 더 교육 잘 시키고,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는 고된 농사일을 하기 위해 아침에 버스를 타고 시골에 가셨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이 되면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다시 대구행 버스에 몸을 실어 우리를 챙기셨다. 그땐 자가용이 없던 시절이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어머니의 교육정책과 돌봄과 케어로 인해 우리는 주욱 대구에서 주말 부모-자녀 관계를 유지했다. 오히려 그것이 장점이 되기도 했다. 부모님과 자주 뵙지 않으니 덜 다투게 되고 애틋함과 아쉬움의 감정의 여운이 남는다는 것, 근데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그게 아니다 싶다. 자식은 부모의 마음을 참 모르는구나, 참 몰랐구나 싶다. 얼마나 자식들이 보고 싶었을까?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을 갔었는데, 지금 우리 큰 애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진짜 성가시고 귀찮은 게 많고 손도 많이 타는 시기이긴 하지만, 어른들 말로 애들이 제일 예쁠 때라고...

자식을 떨어뜨려놓고 지낸 부모님의 마음...피곤하게 하루를 보냈어도 저녁에 온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물론 일상에서 우린 자주 눈치채지 못하고 무성의하게 보낼 때가 많다. 우린 무감각하기 짝이 없는 존재인지라...

 

 

 

 

 

5

이 작품 칼자국을 읽고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어머니의 마음에 새겨진 칼자국을 생각한다. 명절이 되면, 떠나려고 채비하는 장남인 나에게 어머니는,

 

하룻밤 더 자고 가지 그러냐?”

 

할머니도 벌써 갈라꼬 카나?”그렇게 대구하셨다.

그 말이 가슴에 내려앉아 생각을 하게끔 한다.

 

하룻밤 더 자고 가지 그러냐?”

 

부모 마음 따로, 자식 마음 따로이다. 부모는 자식을 품에 두고 싶어하지만, 자식은 머리가 굵어지면 부모의 품을 귀찮아하고 성가셔하고 멀리 두려고 한다. 내 자식들도 머리가 점점 굵어지면 나를 귀찮아하고 성가셔하고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식으로 칼자국(?)을 선물하진 않을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6

어머니가 내 준 밥상, 그 밥상은 어머니의 칼자국의 결과물이다.

어머니가 내놓은 모든 나의 교육적인 환경도 어머니의 결정에 의한 진로의 영향이기도 하다.

 

 

 

 

 

 

 

7

나는 애들이 많아 손이 많이 가야 하는 애들의 아버지이다.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내 속에 이런 수많은 신경질과 스트레스와 분노와 짜증의 DNA가 다분한지 매일 매일 연신 놀라 자빠지는 유형의 인간 아빠이다. 나는 필시 철인이 아니었더란 말이다.ㅠㅠ 문득 내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보낸 시간의 부재不在로 인해 내겐 역할모델의 후유증이 존재하는 듯.

 

부모의 본을 보고 자녀가 배운다는 데 내겐 짤막짤막한 만남의 씬scene만 존재하지, 긴 일상의 장편필름film이 없는 게 아쉽다. 애들과 함께 지내지 못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아쉽고도 안타깝고도 아픔이 저민 그 가슴! 그렇게 한 평생 살아오셨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것을 자녀들에게 주기 위해 달려오셨기에 더 이상의 불평과 불만의 토로는 무의미하고 추잡한 짓이라고 타박해 본다. 난 그래도 애들과 함께 좋든, 싫든 생활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수 있어야겠다 싶다.

 

나는 두렵고 떨린다. 나중에 우리 애들이 부모인 나를 원망하고 불평하진 않을지. 세상의 완벽한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마는. 그래도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이것이 내 한계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도...

 

 

 

 

 

8

가족의 공유된 감정,

공유된 기억,

공유된 추억,

공유된 시간과 공간,

공유된 질감과 양감,

공유된 상처까지도(물론 이런 건 좀 빼고 싶지만).

함께함’(togetherness)이 큰 축복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9

작품 가운데, 어머니가 식당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그리고 그렇게 떠나셨다. 장례식을 마친 후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식당 부엌에 들어선 작가의 눈에 들어온 풍경, 설거지 꺼리가 이만큼 쌓여있는데, 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칼은 도마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갑자기 참을 수 없는 식욕이 밀려왔다. 뭔가 베어먹고 싶은 욕구, 내장을 적시고 싶은 욕구....’(77p)

 

그렇게 딸은 사과 아주 맛있게 베어먹는다. 씹는다.

 

 

 

 

 

10

어제 도서관에 앉아 리뷰를 짧게 메모하고 넘어가려고 앉았는데, 생각이 담쟁이 덩쿨처럼 세월과 기억의 담을 타고 들어와 글이 이렇게 길어져 버렸다. 이것만 쓰고 가야할 것 같다. 도서관 문이 곧 닫을 시간이다....

 

부엌의 칼을 볼때마다 김애란의 소설이 생각난다. 그리고 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이런 소설이 좋은 소설이 아닌가! 일상의 한 편련에 의미를 부여하게끔 하는 소설 말이다...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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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11-15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애란 작가, 글 잘 쓰죠? 그의 단편 소설을 읽고 단박에 재능을 알아봤어요.

가장 아름다운 낱말이 ‘어머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장 슬픈 낱말이기도 한 것 같아요.
자식과 부모가 떨어져 있으면 애틋한 건 맞지만 한 집에서 사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요.
큰애가 몇 년 저와 떨어져 살았는데 그래서인지 독립적인 여성이 된 것 같아 어떤 면에선 섭섭하더라고요.
뭐든 자기 혼자 결정을 하더라고요. 그게 습관이 된 듯해요. ㅋ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카알벨루치 2019-11-15 13:58   좋아요 0 | URL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그렇네여 섭섭하셨다는 말이 남 말 같지 않습니다 적당한 때에 놓아주는 지혜도 필요한데 말입니다 ㅎㅎ

레삭매냐 2019-11-15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문득... 김숨 작가의 <국수>라는 소설집 생각이 나네요.

카알벨루치 2019-11-15 13:58   좋아요 0 | URL
김숨 작가는 <흐르는 편지>를 너무 슬프게 읽었네요 ㅎㅎ읽고싶은 작가가 왜 이리 많지요 ㅎ

2019-11-15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15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9-11-17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어무이란 말만 입밖에 내뱉어도
뭉클해집니다. 전 이 책 자신이 없습니다. ㅠ

카알벨루치 2019-11-19 20:51   좋아요 0 | URL
어머니란 존재는 언제나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어무이~어무이~ㅋㅋ

transient-guest 2019-11-20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애를 써도 부모님께 받은 걸 다 갚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매일 제가 나이를 느끼는 몇 배로 계속 연세가 들어가시는 걸 보는 것이 너무 맘이 안 좋습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못하네요.

카알벨루치 2019-11-20 10:2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부모님을 세월의 무게가 요즘 더 찐하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늘 크게 보였던 부모님의 어깨가 왜 그렇게 왜소해보이는지...그 은혜를 힘입어 자식인 우리가 이만큼 왔나봅니다 ^^
 
갱부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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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034월에 나쓰메 소세키(당시 36)는 제1고등학교 강사와 도쿄제국대학 영문과 교수를 겸하게 된다. 그리고 5개월 후인 9월에 제1고등학교의 제자인 후지무라 미사오가 게곤 폭포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다시 신경쇠약증세가 악화된다. 또한 아내와의 불화로 임신중인 부인과 별거에 들어가게 된다. 나쓰메 소세키는 어릴 적부터 곁에 있던 사람들의 죽음을 무수히 목도해왔지만, 교편을 잡은 첫 해에 자신의 제자의 자살 사건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1908(당시 41) 1~4월까지 아사히 신문에 갱부를 연재한다.

 

 

 

 

 

2.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멘탈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제자의 죽음 이후의 소세키의 가슴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상처의 응어리가 깊게 남아 있었다. 작가 장정일은 이 작품을 이렇게 표현했다.

 

게곤 폭포에서 자살한 소세키의 제일고등학교 제자 후지무라 마사오의 번민에 대한 석명”(321p)

 

닛코의 산속에 있는 게콘 폭포는 높이가 100미터를 훌쩍 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웅대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한다. 소세키가 가르친 제1고등학교는 도쿄제국대학 진학을 위한 예비문(교양학부)이었다. 후지무라 마사오는 이 폭포에서 투신자살 직전에 바위 위의 나무에다 <암두지감>이란 글을 남겼다.

 

막막한 하늘과 땅

아스라한 과거와 현재.

보잘 것 없는 내가 이 신비를 풀어보고자 했지만

호레이쇼(햄릿의 친구)의 철학으로는 아무것도 풀 수가 없다.

세상의 진실은 오직 한 마디,

불가해라!

풀리지 않는 번민 끝에 죽음을 결정했으니

절벽 위에 서서도 가슴 속엔 아무런 불안이 없다.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은

커다란 비관과 커다란 낙관이 서로 같다는 것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영화 글루미선데이gloomy Sunday(노래도 있다)의 이야기처럼 자살은 또 다른 자살을 불러왔다. 후지무라 마사오의 유서의 후폭풍도 거셌다. 숱한 이들이 이 폭포에서 자살을 했고, 후에 이 게콘 폭포는 자살의 명소가 되었다. 소세키는 제자의 죽음 이후 5년의 깊은 사색과 성찰이 이 작품에 녹아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작중의 주인공은 소설 같지 않다’, ‘소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 그대로 기록할 뿐이다. 소설처럼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설처럼 재미있지는 않다. 그 대신 소설보다 신비하다. 모든 운명이 각색한 자연스러운 사실은 인간의 구상으로 만들어낸 소설보다 더 불규칙적이다. 그러므로 신비하다. 나는 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147p)

 

 

이 작품은 unique한 교양소설이다.

 

 

 

 

3.

일단 이 정도의 결심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그때의 심리 상태를 해부해본 것일 뿐이다. 당시에는 그저 어두운 곳으로 가면 된다. 어떻게든 어두운 곳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오로지 어두운 곳을 목표로 걸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빙충이 같은 짓이었지만, 어떤 경우가 되면 우리는 죽음을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 최소한의 위로가 된다는 것을 납득하게 된다. 다만 목표로 하는 죽음은 반드시 멀리 있어야만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너무 가까우면 위로가 되지 못하는 것은 죽음의 운명이다.’(22p)

 

주인공은 정확하게 밝히진 않지만 19세의 젊은이가 느끼는 격한 감정으로 인해 가출을 하게 된다. 그리고서 자살을 결정하다가 생을 포기한 자의 마지막 선택으로 광부가 되기로 한다. 그것은 대단한 과정이 아니었고 우연한 결과였다. 인생은 누가 누가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던가!(누군지 알았다. 사르트르였다!) 

 

인생은 B(birth 출생)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의 문제라고.

 

주인공은 BD 사이에서 D로 가기 전에 또 다른 C를 취한다.

 

애석하게 당시의 내게는 자신을 연구하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저 분해서, 괴로워서, 슬퍼서, 화가 나서, 그리고 딱해서, 미안해서, 세상이 싫어져서, 인간임을 다 버리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해서’(44-45p) 그는 가출을 했고, 또 다른 C를 선택한다. 돈벌이를 위해 그는 갱부가 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D를 선택하기 전에 우연찮게 조조란 인물이 그에게 던진 한 마디,

임자, 일할 생각 없나?”(85p)

 

그 말에 꽂혀 선택한 것이 바로 갱부였다. 과연 그 허약해 빠진 19세의 가출청년이 과연 갱부가 될 수 있을까?

 

 

 

 

 

4.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집이 없습니다. 갱부가 되지 못하면 구걸이라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158p)

 

온실 속의 화초처럼 19년 동안 자라온 주인공이 죽음을 결심했다가 또 다른 선택지인 갱도로 들어섰을 때, 거기엔 막다른 장소였고 특별한 시간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우리가 정말 돌아갈 집이 없는 노숙자가 아닌 다음에야, 다들 come backhome이 있다. 주인공은 상실의 시대의 젊은이들처럼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갱부를 선택하지만, 그 선택으로 그는 돌아갈 곳을 찾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 끓는 청춘의 시절에는 다들 자신의 개인적인 마음의 상처와 데미지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나머지(실제로 대단히 크고 심각한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만) D(death)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소세키는 제자의 죽음을 사유하면서 D가 아닌 C(choice)를 선택할 것으로 말해주는 듯 하다. 1만명이 넘는 탄광촌에 수많은 노동자들, 하루에도 몇 번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그 곳, 먹는 쌀, 안남미-막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 이후에 걸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수입된 쌀의 속칭, ‘벽토라고 불렸는데, 이 수입쌀은 일본인의 미각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불편하고 더럽고 추잡한 잠자리, 끊임없이 몸을 휘감는 빈대와 벌레, 그리고 섟일래야 섟일 수 없을 것만 같은 관계들...

 

평소의 흰밥도 신물이 날 정도로 먹고 싶지만, 그보다는 빈대가 없는 이부자리에 들어가고 싶다. 30분이라도 좋으니 푹 자보고 싶다. 그런 뒤라면 할복이라도 하겠다.’(304p)

 

 

 

 

 

5.

어때, 여기서 지옥의 입구야. 들어갈 수 있겠어?”(211p)

 

갱부 하쓰 씨가 갱도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공에게 한 말이다. 삶이 죽음을 선택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고 지옥 같다고 할지라도, 갱도에서 일하는 갱부들의 일상을 경험하면서 주인공은 변해가고 성장해간다. 물론 작품이 그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다.

 

구약성경 욥기를 읽다가 문득 갱도를 발견하고 기뻐했다.

 

그저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 갱도를 깊이 뚫고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매달려 흔들리느니라’(욥기 284)

 

갱부는 사람이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 발길이 닿지 않는 곳, 깊이 뚫린 갱도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 지옥 같은 장소와 시간의 하루...그곳에서 존버하는 인생이 바로 갱부였다.

 

 

 

 

6.

D(death)가 아닌 C(choice)를 선택하는 자, 그 자가 또 다른 의미의 갱부가 아닐까? 문득 인간실격을 썼던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가 생각이 난다. 끊임없이 D를 선택하려다가 실패하고, 실패하고, 결국 39세에 다섯 번째 D시도를 강물에서 투신 자살로 마무리했던 다자이 오사무! 하지만, 우리는 삶이 지옥 같은, 하데스 같은 고통과 고난이 있다손 치더라도 D가 아닌 C를 선택하는 자가 되었음 좋겠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있겠지만, ‘살아남은 자의 희열또한 있기에. 호흡이 있기에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7. Epilogue...

나는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문득 소세키의 건강을 생각했다. 몸도 안 좋은 양반이 갱도 속에서 들어갔나, 어떻게 들어갔을까? 어떻게 이렇게 디테일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마치 내가 그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체험현장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리얼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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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14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9-11-14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나쓰메 소세키를 언제쯤 읽게될까요.
읽을 책이 너무 많다는 건 행복한 불행 같아요. 언제나 멋진 글을 쓰는 카알님.ㅠ

카알벨루치 2019-11-14 22:05   좋아요 0 | URL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제가 <전쟁과 평화>에 대한 마음과 비슷할 듯 합니다 톨스토이 먼저 읽을 줄 알았는데 도끼를 먼저 읽다니...독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언젠가 만나야할 책은 꼭 만나겠지요 ㅎㅎ

페크(pek0501) 2019-11-15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도련님>이란 소설을 좋아합니다. 감동이 있으면서도 코믹하죠.
언제 전집을 사서 읽고 싶단 생각을 했었던 작가였어요.

카알벨루치 2019-11-15 16:04   좋아요 0 | URL
현암사 전집이 참 마음에 드는데 전 <산시로>와 <풀베개>만 구입했습니다 나머진 빌려서 읽어야겠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사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두꺼워서 ㅎㅎ

북프리쿠키 2019-11-17 2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갱부 요고 은근 명품입디다^^;

카알벨루치 2019-11-17 21:20   좋아요 1 | URL
어찌 이런 작품을 썼나 싶네요 ㅎ
 

 

 

1

   오늘 손흥민이 UFEA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 즈베즈다와의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4-0의 토트넘의 완승이었다. 그런데, 첫 번째 골을 넣은 후 특이한 세레머니를 했다. 그 세레머니는 지난번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의 백태클로 인해 오른쪽 발목이 골절되어 부상을 입은 안드레 고메스에게 보낸 제스쳐였다. 축구선수에게 부상은 악재임에 틀림없다. 예전에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이청용은 부상이후 수술을 잘 마쳤지만,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부상은 운동선수에겐 절망적인 것이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손흥민이 자신의 경기중의 태클로 인해 부상을 입은 고메스에 대한 사과와 미안함이 상대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축구선수는 세레머니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전달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손흥민이 골 세레머니를 그렇게 했다는 것은 그의 머릿속에 고메스에 대한 엄청난 미안함이 가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

   간만에 영화를 보았다. 설경구와 조진웅이 주연한 <퍼펙트맨>이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예전에 보았던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레인맨>과 잭 니콜슨이 주연한 <버킷리스트>를 짬뽕해놓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감상했다. 접근이 비록 이미테이션의 느낌이 있더라도 결과는 좋았다는 말이다.

    

특별히, 내가 이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이 <퍼펙트맨>에서 보았던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용서이야기이다.

 

 

    

 

 

3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은 영화에 대한 대목을 넘어가시면 좋겠다. 스포주의!

첫 번째 용서의 이야기이다.

교통사고가 났다. 그 사고로 아내와 딸이 죽었다. 남편은 불구자가 되었다. 휠체어신세를 지면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정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그 운전자, 석현을 만나고 싶어했다. 장수(설경구)는 석현(윤상화)이 사과하기를 바랬다.

 

 

두 번째 용서의 이야기이다.

딸이 재벌 2세에게 강간을 당했다. 그런데 법정에서 피의자는 무죄선고를 받는다. 딸은 1년 후 자살을 한다. 석현의 딸이었다. 석현은 당시 피의자를 변호했던 변호사였던 장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한 가족을 몰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지금 석현과 장수는 서로에게 용서의 악수를 내밀고 있다.

 

 

딸에게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른 강간범을 옹호하고 변호하는 변호사의 차를 분노로 두 눈이 뒤집혀 들이받았던 석현, 석현으로 인해 자신의 아내와 딸을 먼저 보내고 자신은 휠체어에서 전신마비의 불구자로 평생 살아야 하는 시한부 환자, 장수! 상처를 주었고, 상처를 받았고, 또 상처를 주었고, 또 상처를 받았다. ‘---’, ‘상처-상처-damage-damage’

이런 구도로 흘러간다.

 

 

세 번째 용서의 이야기이다.

영기(조진웅)20여년을 깡패 짓을 했다. 하지만,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장수(설경구)를 만나면서 그 비릿한 세계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공금횡령한 빚 7억을 갚지 못해 몸으로 때운다. 깡패집단의 보스, 범도(허준호)는 영기와 대국(진선규)이 조직세계에서 배신한 것에 대한 댓가로 영기의 다리를 절게 만들고 갚지 못한 빚 7억은 퇴직금으로 퉁치자고 한다. 영기는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다리를 절룩거린다. 나는 그 영기를 보면서 구약성경에 나오는 야곱이란 인물과 오버랩되었다. 야곱Jacob도 환도뼈가 위골되어 다리를 절었다고 한다.

 

내가 본 영화에서 추려낸 3가지의 용서이야기이다. 그런데, 세 번째는 그렇다치더라도, 첫 번째, 두 번째 용서의 장면, 서로에게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피의자인 장수와 석현의 만남은 이 영화가 코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코 끝이 찡해오는 감동이 있었다. 이 장면이 왜 탄생하게 되었는가? 바로 장수(설경구)가 시한부 환자이기 때문에 죽기 전에 꼭 그 친구(석현)를 만나고 싶어했다는 대목이다. 우리가 죽음 앞에 섰을 때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되지 않겠는가! 장수는 영기의 도움을 통해 석현을 만나면서 통곡과 화해의 장소가 마련된다는 점이 너무 탁월하다. 이 장면은 또 한번 더 보고 싶다.

 

 

 

 

4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었다. 민음사판에서 번역자는 작품해설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죄와 벌』의 스포도 주의! 책임지지 않음).

 

라스콜니코프의 몽상과 환멸-<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다>’

 

   라스콜니코프의 도끼 살인의 동기는 여러 가지로 추려볼 수 있는데, 그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사회적인 악, 암적인 존재였던 전당포의 노파(고리대금업자)를 정의라는 이상적인 몽상에 의해 살해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곁에 있다가 애꿎게 죽은 리자베타는? 노파는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했다고 하지만, 리자베타는 왜? 목격자였기 때문에 죽인 것 뿐이었다. 안 그래도 극빈자의 형편 가운데 우울증을 앓던 라스콜니코프는 점점 더 신경질적인 우울증으로 점철된다. 살인에 대한 논문까지 썼던 엘리트, 라스콜니코프의 이상적인 행동인 살인은 분명히 죄이다. 그렇다면, 그 죄에 대한 심판의 값인 벌은? 라스콜니코프의 살인 후에 훔친 돈이나 보석들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평소에 극빈자의 신세이면서도 선행을 베푼 점, 정신적인 우울증을 앓고 있던 광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다소 경미한 8년형의 2급 유형수라는 형벌에 처해지는 라스콜니코프! 하지만, 라스콜니코프가 자신의 살인에 대한 정직한 반성이나 회개의 몸짓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법정에서 솔직하고 정직하게, 변명하지 않고 거짓 증언하지 않았을 뿐이다. 라스콜니코프의 이념, 이상, 이론은 살인이란 행위로 인해 현실에 부딪히고 벌이란 제2급 유형수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거기에 싹튼 것이 소냐를 통한 희망과 재생과 회복의 삶이 도래한 셈이다.

 

 

 

 

5

   어떻게 보면, 라스콜니코프에게 <죄와 벌>이란 공식이 적용되는 것 보다는 오히려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네치카를 집요하게 사랑하고 집착했던 스토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아닐까 싶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신의 모든 채무에서 벗어나게 해준 여인과 결혼을 계약적으로 하지만, 자신의 아내인 마르파 페트로브나에게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녀를 세상이 모르게 살해하고 자신의 궁극적인 희망과도 같은 두네치카를 오빠의 살인사건의 약점을 책잡아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잔머리를 굴린다. 인간이 얼마나 치밀하고 조잡한 존재인지를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스비드리가일로프도 그렇지만, 루쥔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계획대로 따라와 줄 것을 요구하지만, 두네치카는 권총을 겨누며 꽁꽁 잠겨있는 방문을 나가게 해달라고, 열어달라고 한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 그러다가 두네치카의 권총을 발사된다. 다행이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두네치카의 총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네치카가 던져버린 그 총을 가지고 혼자 자살하고 만다.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죄와 벌인 셈이다.

 

 

  

  

 

6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오늘 알라딘 메일 뉴스레터에서 본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생각난다. 재미있게 읽은 대변동에서는 개인과 국가의 굵직한 두 가지의 뼈대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알고 보니, 개인적인 차원은 저자의 아내가 임상치료사인 관계로,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여러 나라에서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용서는 개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필요하다. 세계대전의 주범이었던 독일을 폴란드가 회개하지 않는 나치라고 혐호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백분율로 가장 많은 인구를 잃은 나라였다. 또한 나치의 대형 강제수용소들이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1970127일 독일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19434월과 5월 나치의 점령에 항의한 유대인 폭동이 일어난 바르샤바 게토를 일부러 찾아갔다. 그러고는 폴란드 군중 앞에 자진해서 무릎을 꿇었고, 나치에게 수백만 명이 희생된 사실을 인정하며 히틀러 독재와 제2차 세계대전의 용서를 구했다. 독일인을 끝없이 불신했던 폴란드인조차 브란트의 행동을 계획하지 않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난 것으로 인정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감정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요즘의 외교에서 비추어보면 바르샤바 게토에서 무릎을 꿇은 브란트의 행동은 가해국의 지도자가 큰 고통을 당한 피해국의 국민에게 보낸 진심 어린 사과로 여기기에 충분했다.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국민에게, 일본 총리가 한국인과 중국인에게, 스탈린이 폴란드인과 우크라이나인에게, 드골이 알제리인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한 적이 있었던가?’(대변동, 293-294p)

    

 -사진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빌리 브란트의 이러한 외교적인 행보로 인해 서독은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마침내 미국과 서유럽권은 서독을 민주국가로서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소련과 동유럽권은 서독을 주요한 무역 상대국으로 평가하며 더는 군사적으로 영토를 위협할 국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대변동, 295p)

 

독일의 이러한 정직하고도 소탈한 면은 드문 예이다. 국가와 국가 간에 잘못과 실수가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정말 진정성 있는 접근과 태도는 외교관계에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7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독일과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자신들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대노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도 통합 이념의 필요성은 1890년 황제의 교육교서에 대해 널리 유포된 1891년의 해석에서 명확히 표현되었다. “일본은(...) 작은 나라이다. 다른 나라를 무도하게 삼키려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를 적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진실한 일본 국민이라면 사회적 의무감을 가져야 마땅하다. 사회적 의무감은 자신의 목숨을 먼지처럼 가볍게 생각하며 힘차게 전진하고, 국가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정신을 뜻한다(...)우리가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한다면 요새를 짓고 전함을 건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국민을 하나로 통합한다면 백만의 가공된 적도 우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대변동,157p)

 

메이지 정부는 이런 노력은 역사적으로 사무라이 정신’, ‘활복’, ‘가미가제 특공대’, ‘바카 조종사’(일반 전투기나 글라이더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해 자살한 부대), ‘가이텐 선원’(일본 선박이 발사한 어뢰를 타고 조종하며 적함을 향해 돌진한 부대) 등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대단한 우월한 자존심은 결국 침략전쟁으로 드러났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드러난 지독하고 심각한 감정에 대해 일본인의 사과하지 않는 꼰대의 기질을 싱가포르 초대 초리로 일했던 예리한 관찰자 리콴유(1923-2015)의 평가를 통해 말한다.

 

독일인과 달리 일본인은 정화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자신들의 체제에 독소를 제거하지 않았다. 그들은 젊은이에게 자신들이 범한 잘못을 가르치지 않았다. 하시모토 류타로(일본 총리)1997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2주년 기념식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고, 같은 해 9월 베이징을 방문해서는 충심의 회한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하시모토는 중국이나 한국이 일본 지도자에게 원하는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나는 일본인이 왜 과거를 인정하고 사과한 후 미래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사과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과거에 악한 짓을 저질렀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유감이나 회한을 표명하는 것은 현재의 주관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 그들은 난징에서 대학살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했다. 또 한국과 필리핀, 네덜란드 등 여러나라의 여성을 납치하거나 강제로 끌고 가 전선에서 일본 병사들을 위한 위안부로 삼았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게다가 만주에서는 한국과 중국, 몽골과 러시아 등 여러 국적의 포로를 대상으로 잔혹한 생물 실험을 시행했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경우맏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일본인의 손으로 쓴 기록에서 발견된 후에야 마지못해 인정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장래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태도는 미래의 행동을 짐작하게 해주는 지표이다. 일본이 과거를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거의 없지 않겠는가.”(대변동,388-389p)

 

    

 

8

   서구의 침략에 상처입은 일본의 자존심은 다음 세대의 교육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하여 군국주의나 제국주의의 면모를 드러냈다. 일본인의 교육은 자신들의 세계대전이나 수많은 전쟁에서의 보여준 일본인의 치부를 숨긴다. 일본인의 교육은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신들의 교육이 얼마나 부분적이고, 편파적인지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강의했던 캘리포니아대학의 일본 유학생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적고 있다.

 

그들의 푸념에 따르면 일본 학교의 역사 시간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수천년의 일본 역사에서 그 전쟁의 기간은 기껏해야 수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침략자로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거의 혹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수백만의 다른 민족과 역시 수백만에 달하는 일본 군인과 민간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도 외면한 채 두발의 원자폭탄으로 약 12만 명의 일본인이 죽었다며 일본을 피해자로 묘사하는 데 급급하며, 오히려 미국이 일본을 자극해 전쟁에 끌어들였다고 비난한다.’(대변동, 389p)

 

일본 유학생들은 캠퍼스의 학생모임에서 중국인 학생이나 한국인 학생을 만나 일본이 전쟁 기간에 저지른 만행에 대해 처음으로 듣고, 그 때문에 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일본에 대해서 아직도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 충격을 먹는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9

   누구에게나, 어느 국가에게나 문제나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은 이전에 루스 베네딕트가 쓴 국화와 칼이란 저서에서 보여주듯이, 말 그대로 국화와 칼이란 이중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겉으로는 굉장히 친절하고 부드러운 국화의 이미지이지만, 속으로는 을 갈고 있는 일본인만이 가진 독특한 민족성을 루스 베네딕트가 지적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20대에 했더랬다. 물론, 지금도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관계란 것은 인간과 인간의 개인 대 개인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도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속의 라스콜니코프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죄에 대해 고백한다.

 

"바로 제가 그때 관리 미망인인 노파와 그 여동생 리자베타를 도끼로 살해하고 금품을 훔쳤습니다."

 

우리가 어릴적부터 들어왔던 명언 중에 그런 명언이 있지 않았나!

 

 

"Honesty is the best policy!"

 

 

 

10

   손흥민 이야기를 했고, 영화 <퍼펙트맨>이야길 했고, 도끼의 <죄와 벌>이야기, 그리고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까지 이야기를 했다. 너무 길어졌다. 솔직히 오늘 글을 쓰려고 데스크탑에 앉았는데, 한글이 에러가 나서 다시 깔고 하는데 나의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 우리 집은 독특한 구조라 서재에 보일러를 안 트는데, 추위도 나의 인내심을 계속 갉아먹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게 돼서 만족한다. 또 다시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오타와 미문장과 불완전이 드러날지 모를 일이지만, 더 쓰다가는 내 멘탈이 붕괴될지도 모를 일이나 이만 쓰기로 한다. 이런 내 자신과 내 글에 대해서도 용서가 필요해!’아닌가?

   

그러고 보니 최근에 읽은 책 제목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Something needs to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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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1-07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흥민은 어쩌면 축구도 잘하고 인간성도 좋은지. 기특하고 자랑스럽더군요.
저는 오래 전 <죄와벌>을 열린책판으로 읽었는데
얼마전 박균호님 소개도 있고 해서 동서문화사판으로 읽어보고 싶더군요.

카알벨루치 2019-11-07 18:33   좋아요 1 | URL
손흥민더러 인성좋다고 축구관계자들까지 이야기하더군요 기분좋아지는 축구선수 국민동생 흥민이입니다 ㅎㅎ<죄와 벌> 은 인제 읽네요 알라딘 와서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접근불가한 책도 읽고 이렇게 또 알라딘빠가 되어가나봅미다

카알벨루치 2019-11-07 18:35   좋아요 0 | URL
근데 댓글이 줄여보이네요 나만 그런가? 잘린 듯한 느낌...터치해도 안 보이는...금방 알라딘 칭찬했는데 이거 머임???ㅜㅜ

2019-11-07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07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뒷북소녀 2019-11-08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개해주신 작품 중 두 작품이나 읽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연결시킬 수가 있는거죠.
퍼펙트맨은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사과했는지, 용서 받았는지.

2019-11-08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