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학아동을 둔 부모를 위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 설명회를 다녀왔습니다. 설명회는 아이들 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제게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차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알려주는 교과 전반의 내용, 부모가 챙겨줘야 하는 부분 등 유용한 정보를 접했던 것도 좋았습니다만, 특히 인상적인 것은 초등학교 입학을 아이의 분리 경험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관점이었습니다. 설명회는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 ~ 1980)의 <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e>의 구절로 시작되었는데, 이는 전체의 주제를 잘 나타낸다고 여겨집니다.
분리 경험은 불안을 일으킨다. 분리는 정녕 모든 불안의 원천이다.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내가 인간적 힘을 사용할 능력을 상실한 채 단절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나의 반응 능력 이상으로 세계가 나를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p24) <사랑의 기술> 中
설명회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1학년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아이들이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교우관계를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우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학교에서 '분리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교사와 학생들의 노력이라면, 가정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보호'와 '관심'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부모가 깨닫는 것이 교과과정을 이해하는 것보다 몇 배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인간은 의존성, 자아도취(narcissism)적 전능(全能), 타인을 착취하려는 욕망, 저장하려는 욕망을 극복해왔고 자신의 인간적 힘에 대한 믿음, 곧 목표 달성에 있어서 자신의 힘에 의존하는 용기를 획득해 왔다... 사랑의 능동적 성격은, 준다고 하는 요소 외에도, 언제나 모든 사랑의 형태에 공통된 어떤 기본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분명해진다. 이러한 요소들은 보호, 책임, 존경, 지식 등이다. 사랑에 보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자식에 대한 모성애에서 가장 명백히 나타난다.(p44) <사랑의 기술> 中
보호와 관심에는 사랑의 또 하나의 측면, 곧 '책임'이라는 측면이 포함되어 있다. 책임은 그 참된 의미에서는, 전적으로 자발적인 행동이다. 책임은 다른 인간 존재의 요구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p46) <사랑의 기술> 中
아이들이 맺는 사회 관계인 두 축인 학교와 가정에서 고립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지난 설명회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어느새 2018년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웃분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무한하게 작은 현재뿐이다. 그리고 그 현재 속에서 인간의 삶이 영위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정신력을 그 현재에 집중시켜야 한다.(p1213) <인생이란 무엇인가 1 : 12월 31일> 中
그리 중요치 않은 평범한 것을 많이 알기보다는 참으로 좋고 필요한 것을 조금 아는 것이 더 낫다.(p71) <인생이란 무엇인가 1 : 1월 1일> 中
톨스토이(Lev Nicolaevici Tolstoi, 1828 ~ 1910)는 일기형식으로 쓴 그의 저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1>에서 위와 같은 글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른 한 해를 열었습니다. 톨스토이의 말은 지금이 중요하다는 것과 작더라도 좋은 것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야 한다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톨스토이의 말 속에서 비록 다른 SNS만큼 크지는 않지만,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알라딘 마을을 생각하게 됩니다. 무의미한 넓은 인간관계보다 작지만 의미있는 관계를 이웃분들과 맺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합니다.
얼마 전 이웃분께서 딸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페어리루>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늦었지만, 감사말씀 드립니다. ^^:) 딸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리뷰를 써볼까 했습니다만, 쉽지 않네요... 나중에 페이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웃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 해 마무리 잘 지으시기 바랍니다.
PS. 간식 먹는 귀요미가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