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이성적 존재자의 본질적 속성이고, 도덕법칙은  이 본질적 속성에서  비롯한 것, 자율적인 것이고,  그런 한에서 자기강제성을 갖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성적 존재자의 자유의지란 바로 도덕법칙  아래에  있는 의지를 말한다. 자신의 법칙에 종속하지 않는 의지는 한낱 ‘자의(意)‘일 뿐으로, 그것은 실은 외적인 원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기에 진정한 의미에서는 자유롭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자유로운 의지로서 순수한 실천이성의 존재자인 인간은 응당 도덕법칙에 복종하여 그것을 준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의지의 자유가 자율,  다시 말해 자기 자신에게 법칙인 의지의 성질 말고 다른 무엇일 수 있겠는가?" (GMS, B98=IV447) 의지의 자유가 자율이라는 것, 곧 ‘의지는 모든 행위에 있어 자기 자신에게 법칙이다‘라는 명제는 "바로 정언명령의 정식(定式)이자 윤리성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자유의지와 윤리법칙 아래에 있는 의지는 한가지이다." (GMS, B98=IV447)EL malu - P224

법 의무는 인간에게 무엇이 옳은가, 정당한(recht)가를 말해주므로 그거은 인간임의 정당성, 곧 인간의 권리에 관련되어 있고, 덕 의무는 인간에게서 자체로서 가치 있는 것, 곧 인격성, 인간의 목적에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 두 종류의 의무 모두 그것을 규정하는 법칙수립자인 실천이성의자율에 기초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또한 양자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자는 일단 법칙을 통해 규정되면 외적 강제가 가능한 반면에, 후자는 오로지 자유로운  자기 강제만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법 의무의 이행 여부에 대한 심판은 외부 재판소에서 가능하지만 덕 의무의 이행 여부에 대한 심판은 궁극적으로는 내부재판소, 곧 양심 안에서만 가능하다. - P2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에 대해 있을 수 있는 반대들을 논의함으로써 칸트가 보여주려고 한 요점으로부터 주의를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 요점이란 다음과 같은 것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칸트가 준칙이라고 부른 것에 따라 행위한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는 의지의 주관적인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런데 유한한 의지는 그것이 보편적 법에 대한 존경에 의해 발동되지 않는다면 선한 것이 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의지들이 도덕적으로 선한 것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준칙들  혹은 의지의 주관적인 원칙들이 보편적인 법이 되도록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준칙들을 거부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즉 우리의 준칙들이 원칙으로서 보편적인 도덕적 입법의 가능한 형태가 될 수 있다면, 이성은 우리가 법 그 자체에 대한 존경에 의하여  그 준칙들을 인정해야 하고 존경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 P2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로운 군대가 깊이 들어가니 사람들은 모두 죽기에 이를 것이니 싸우게 되면 스스로 배(倍)의 힘을 내었다. 무릇 멀리 보는 사람은 가까운 것을 돌아보지 않고, 큰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상세하게 보지 않는 것이니, 만약에 조금 이긴 것을 자랑하고 조금 실패한 것을 걱정하게 되면 먼저 스스로를 묶는 것이니, 어느 겨를에 공을 세우겠는가?" 무리들이 모두 복종하였다.

이소는 자기를 받드는 일에서는 검소하였고, 병사들을 대우하는 데서는 풍성하게 하였고, 현명한 사람을 알아서 의심하지 않았고,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단안(斷案)을 내릴 수 있었으니, 이것이 그가 성공한 이유였다.

애초에, 발해왕(渤海王) 대언의(大言義)가 죽자 동생 간왕(簡王) 대명충(大明忠)이 섰고 기원(紀元)을 고쳐서 태시(太始)라고 하였는데, 1년 만에 죽자 숙부 대인수(大仁秀)가 서고 연호를 고쳐서 건흥(建興)이라고 하였다. 을사일에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상사(喪事)를 알렸다.

배도가 대답하였다. "바야흐로 종류별로 모이는 것인데, 사물은 무리로써 나누어지는 것이며 군자와 소인 가운데 뜻과 향하는 것이 같은 사람은 형세로 보아 반드시 서로 모이는 것입니다. 군자가 무리를 이루면 이를 동덕(同德)이라고 하고, 소인들이 무리를 이루면 붕당(朋黨)이라고 합니다. 밖으로는 비록 비슷한 것 같으나 안으로는 실제로 현격하게 다르니, 성스러운 주군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들이 하는 일의 옳고 그름을 구별할 뿐입니다."

전국(戰國)시대부터 노·장(老·莊)은 유자(儒者)와 다투어 비교하면서 서로 옳고 그르다고 하였다. 한의 말기에 이에 불교가 덧붙여졌는데,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은 오히려 적었다. 진·송(晉·宋) 이래로 날로 번창하여 제왕에서 사민에 이르기까지 높이고 믿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아랫사람은 죄짓는 것과 복 받는다는 것을 사모하고, 높은 사람은 ‘공(空)’과 ‘유(有)’를 가지고 논란(論難)하였다.

다만 한유는 그것이 재물을 좀먹고 무리들을 현혹시키는 것을 싫어하여 힘써 이를 배척하였고, 그 말은 대부분 격렬하게 만들어졌고 너무 지나쳤다.

오직 ‘송문창사서(送文暢師序)’만이 그 요점을 가장 잘 드러냈다. "무릇 새란 머리 숙여 쪼아 먹고 우러러 사방을 돌아보며, 짐승은 깊은 곳에 살면서 가끔 나오는 것은 다른 물건이 자기에게 해가 될 것을 두려워 하지만 오히려 면치 못한다. 약한 것의 고기는 강한 것의 먹이이다. 지금 나는 문창(文暢)과 편안하게 살며 한가하게 먹으며 넉넉하게 놀면서 살고 죽는 것이지만 금수(禽獸)와 다른 것인데 정녕 그것이 나온 곳을 알지 못하겠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초승달문고 48
김리리 지음, 김소라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머니와 함께 사는 홍지(홍시)와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송이.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의 두 주인공이다. 이들의 부모 자리를 대신해서 찾아온 손님은 홍지와 송이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두 손님 아가씨와 털뭉치.

바빠서 함께 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엄격하고, 항상 피곤해하는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함께 부모와 함께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가를 알려준다. 휴일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자는 대신 눈 오는 날 함께 나가 눈사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아빠, 물건을 잃어버려 야단치는 대신 위로해 줄 수 있는 엄마가 있다면 첫눈 오는 날 손님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을까.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비밀친구가 내게도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동감을, 부모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하는 책으로, 독자들은 김리리 작가의 대표작 <떡집> 시리즈와는 다른 색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2-11 0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그림도 스토리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첫 눈 오는날
전 무조껀 눈 사람을 만들었고
수시로 눈이 쌓이는지 확인했던 아이!ㅎㅎ
겨울 호랑이님은 연의 에게 눈 사람 만들어 주는 아빠!^^

겨울호랑이 2022-02-11 07:47   좋아요 2 | URL
scott님 말씀처럼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은 마치 첫눈처럼 포근하게 읽히는 책입니다. scott님 말씀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듯 합니다. 연의와 눈사람 만드는 것은 맞지만, 순순하게 소유권을 넘겨주지는 않는 심술궂은 아빠입니다. 반드시 미션을 부여하지요. 눈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등의 조건이요.. ㅋㅋ scott님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2-11 05: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이 뭔가요?
눈이 쌓이는 물질인가요??ㅋㅋ

그림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군요?
연의는 오랫동안 사랑스런 그림책을 보았음 싶네요^^

겨울호랑이 2022-02-11 07:45   좋아요 2 | URL
책읽는 나무님의 갑작스런 질문이네요. ㅋ 물방울이 추운 날씨에 얼어붙어 만들어진 결정체가 눈이라면, 그 눈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추운 날 함께 모여 생긴 아름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눈이 올 때, 첫사랑이 생각나고 누군가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구요. 연의는 이 책을 매우 집중력있게 읽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책읽는나무님의 말씀과는 달리 조만간 다른 친구들과 돌려볼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5년,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런 결과는 문 대통령의 사회정의에 대한 약속과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이끌었다. 오늘날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주거 형태와 지역에 따라 m2당 약 9,500유로부터 2만 9,000유로까지 극심한 편차를 보인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2022년 2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는 한국 대선 관련 기사2편이 다뤄졌다. 그 중 하나인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는 수도권 특히 서울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 상황을 잘 분석한 글이라 여겨져 일부를 옮겨본다. 기사는 정부의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표심이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전한다. 2021년 후반부부터 집값이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 떠난 민심을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기사의 분석은 현재의 선거 상황을 잘 설명한다. 현 시점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의 실패는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 방향은 잘못 되었는가? 이번 페이퍼에서는 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한 18~30세 청년층에서 이런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임기 초반에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의 일부를 매도하도록 보유세를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양도세도 인상한 탓에,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으로 보유한 주택을 선뜻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부동산 세금을 올리고 은행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 자산가들의 대출이 줄고 나아가 투기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흘러갔다. 현금 보유액이 충분한 부유층은 굳이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은 결국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일차적인 원인이 통화량의 급증에 있다는 것과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었다는 사실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 이후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국외요인으로 유동성을 더욱 확장시켰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워보자.


 H : 국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외환 공급의 과다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확장되었으며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확장되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대출 등 경제주체들의 자금수요 증가에 따른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은행,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각각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 '주택매매가격 동향', 'M2 통화량 추이(평잔)', '가계신용동향'의 시계열 자료를 확보하여 그래프로 정리해보자.(해당 자료는 e-나라지표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림1] 경상수지, 부동산지수, M2평잔, 가계대출 증가율(by 겨울호랑이)


 시계열 그래프는 경상수지 증가율, 부동산 지수, M2(통화량)평잔 증가율,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그림1]에서는 특히 2019년 이후 급격히 우상향하는 그래프의 기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관계가 양의 관계 있음을 확인 후 상관분석(相關 分析, Correlation analysis)을 통해 이들간의 관계를 보다 상세히 살펴보자. 상관분석은 EXCEL로도 수행할 수 있으나, 이번 분석에서는 통계 프로그램인 SPSS를 활용하여 실행하였다.



[표1] 경상수지, 부동산지수, M2평잔, 가계대출 증가율간의 상관분석 결과(by 겨울호랑이)


 상관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이들 요인들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특히 수도권과 전국의 부동산 지수와 통화량 지표인 M2 평잔증가율 간에는 매우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증가율과 부동산 지수, 통화량 간에는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나, 당초 가설과는 달리 경상수지 증가율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관분석만으로 이들간 인과관계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큰 틀에서 방향성만 확인하는 것으로 하자.


[그림2] 가계신용동향(e-나라지표)


 이상의 분석자료와 함께 최근 꾸준히 증가한 가계신용동향의 자료를 함께 참조한다면, 정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으며, 통화량 증가에는 가계신용(대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러한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대출 억제정책을 펼쳐나간 것이라 여겨진다. 여기까지 본다면 정부의 정책은 나름 합리적인 판단에 기대어 이루어졌다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후 보여진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IS-LM모형에서 화폐시장의 균형 달성을 위해 대출이자율 규제를 통한 투기적 수요를 줄이려는 정부의 시도가 총수요(AD)측면의 압력이었다면, 이러한 압력이 주택시장의 총공급(AS)을 크게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은 반응했다. 양도세 인상을 통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게 하겠다는 의도는 정권 후에 매도하겠다는 반발에 부딪히게 되고, 총공급곡선을 하향이동시켰으며 전월세, 매매 물량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켰다. 이에 대해 정부는 주택시장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몇 차례에 걸쳐 약속했지만, 실제적으로 해당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의 시장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재의 상황으로 정리된다.


 관련내용 :  https://www.korea.kr/special/policyFocusView.do?newsId=148883591&pkgId=49500748 일문일답으로 알아본 '역대 최대 규모 주택공급 대책'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서 지적하듯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현재시점에서는 실패했다. 또한, 과도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첵이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지금도 실패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과도한 가계부채를 문제를 보고 이를 줄이려는 접근 자체를 정부의 실패와 무능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정리하자면, 현 시점에서 부동산의 실패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정책의 방향성 자체가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는 않을까.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의 최적화를 의미하지 않았고, 전체의 최적화로 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실패가 전반적인 무능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런지.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청년층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자가 주택 소유 비율이 56%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그러나 꿈조차 꿀 수 없게 되면, 사람은 무력해진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대부분은 중산층 출신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빈곤층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 때와는 달리, 이제는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거의 끊긴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은 세대 갈등을 유발하고 나아가 악화시킨다. "지금 한국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불안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성세대를 향한 증오에 가깝습니다." 최항섭 교수가 덧붙였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정부재정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관료들의 부처 이기주의라 여겨진다.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가계부분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시점에 이를 외면하는 행정관료들의 행태는 여러모로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다만, 기술 및 행정 관료 문제는 민주주의를 통한 대리인 선출과는 다른 전문가 집단의 문제인 만틈 구분되어 판당해야 할 것이다. 오스트리아 학파인 루드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1881~1973)의 철학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관료제(Bureaucracy)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동질감을 갖기에 이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갈무리한다...


 정부는 2022년 1월,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선지급했다. 그러나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한 손실은,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정부는 1회성 지원금의 형태 외에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지원금 제공은 꺼렸다. 대신 저금리 대출을 통한 간접적인 재정지원을 선호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공공부채를 늘리는 것에 유독 민감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동안에도 공공부채는 OECD 국가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대한민국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016년에 51.6%였고 2021년에는 58.8%였다. 참고로 프랑스는 146%를 기록했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선의의 공무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자. 그는 민중의 이기심에 대항해서 자신의 우상을 위해 싸우는 것이 자신의 신성한 의무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물들어 있다. 그는, 자기 생각에 영원한 신법(神法, divine law)의 옹호자다. 그는 개인주의의 옹호자들이 성문율로 작성한 인간의 법에 자신이 도덕적으로(morally) 구속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인간은 신, 국가의 진정한 법을 바꿀 수 없다. 개개 국민은 자기 나라의 법들 중 하나를 어길 때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범죄자다. 그러나 만약 공무원이 '국가(state)'의 이익을 위하느라고 정당하게 반포된 국법을 위반한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반동적인(reactionary) 법원들의 견해에 따르면 그는 기술적으로 위반의 죄를 범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더 높은 도덕적 의미에서는 그는 옳았다. 그는 신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인간의 법들을 위반했다. _ 루드비히 폰 미제스, <관료제> , p142


 PS. 국가가 외국과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한 결과 나타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인 경상수지(經常收支, current account balance)의 증가율과 부동산 지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약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듯 싶다. 하나는 부동산 이외 다른 시장(주식시장, 가상화폐거래소 등)으로 흘러갔거나 아니면, 사내유보 등의 형태로 저장(貯藏)되었을 수 있겠다. 그 중 일부는 지하경제로 유입되어 다시 일부가 조세피난처(tax haven)에 갔을 수도 있겠고.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mandante 2022-02-10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책시차가 있어서 아직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요..

겨울호랑이 2022-02-10 13:43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역사적 평가까지는 아니겠지만 부동산 정책에 있어 성과는 중기적 관점이상에서 평가해야 된다고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거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아 지나치게 실패했다는 분석 위주로 흐르는 것 같아 페이퍼로 올려 봅니다...

2022-02-10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10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2-02-10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책이 안착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한데
시민들은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는 부동산 정책라는 프레임으
로 선동을 하구요.

한정된 재화인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머리 위에 있는 기재부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을 더
걷었다는 건, 기재부의 명백한 실책인
데 기재부 수장은 아무런 책임도 느끼
지 못하고 당당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2-10 17:18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민주주의 틀 안에서 정책의 결과를 장기적으로 기다리는 동안 ‘선거‘라는 여러 중간평가가 자리하기에 구조적인 개혁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보여집니다. 장기적인 혁명을 위한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함에도 현재 언론 지형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은 수행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기재부 문제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라고 보여집니다. 레삭매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