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5년,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런 결과는 문 대통령의 사회정의에 대한 약속과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이끌었다. 오늘날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주거 형태와 지역에 따라 m2당 약 9,500유로부터 2만 9,000유로까지 극심한 편차를 보인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2022년 2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는 한국 대선 관련 기사2편이 다뤄졌다. 그 중 하나인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는 수도권 특히 서울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 상황을 잘 분석한 글이라 여겨져 일부를 옮겨본다. 기사는 정부의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표심이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전한다. 2021년 후반부부터 집값이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 떠난 민심을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기사의 분석은 현재의 선거 상황을 잘 설명한다. 현 시점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의 실패는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 방향은 잘못 되었는가? 이번 페이퍼에서는 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한 18~30세 청년층에서 이런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임기 초반에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의 일부를 매도하도록 보유세를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양도세도 인상한 탓에,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으로 보유한 주택을 선뜻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부동산 세금을 올리고 은행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 자산가들의 대출이 줄고 나아가 투기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흘러갔다. 현금 보유액이 충분한 부유층은 굳이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은 결국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일차적인 원인이 통화량의 급증에 있다는 것과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었다는 사실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 이후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국외요인으로 유동성을 더욱 확장시켰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워보자.
H : 국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외환 공급의 과다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확장되었으며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확장되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대출 등 경제주체들의 자금수요 증가에 따른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은행,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각각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 '주택매매가격 동향', 'M2 통화량 추이(평잔)', '가계신용동향'의 시계열 자료를 확보하여 그래프로 정리해보자.(해당 자료는 e-나라지표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림1] 경상수지, 부동산지수, M2평잔, 가계대출 증가율(by 겨울호랑이)
시계열 그래프는 경상수지 증가율, 부동산 지수, M2(통화량)평잔 증가율,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그림1]에서는 특히 2019년 이후 급격히 우상향하는 그래프의 기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관계가 양의 관계 있음을 확인 후 상관분석(相關 分析, Correlation analysis)을 통해 이들간의 관계를 보다 상세히 살펴보자. 상관분석은 EXCEL로도 수행할 수 있으나, 이번 분석에서는 통계 프로그램인 SPSS를 활용하여 실행하였다.
[표1] 경상수지, 부동산지수, M2평잔, 가계대출 증가율간의 상관분석 결과(by 겨울호랑이)
상관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이들 요인들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특히 수도권과 전국의 부동산 지수와 통화량 지표인 M2 평잔증가율 간에는 매우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증가율과 부동산 지수, 통화량 간에는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나, 당초 가설과는 달리 경상수지 증가율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관분석만으로 이들간 인과관계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큰 틀에서 방향성만 확인하는 것으로 하자.
[그림2] 가계신용동향(e-나라지표)
이상의 분석자료와 함께 최근 꾸준히 증가한 가계신용동향의 자료를 함께 참조한다면, 정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으며, 통화량 증가에는 가계신용(대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러한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대출 억제정책을 펼쳐나간 것이라 여겨진다. 여기까지 본다면 정부의 정책은 나름 합리적인 판단에 기대어 이루어졌다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후 보여진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IS-LM모형에서 화폐시장의 균형 달성을 위해 대출이자율 규제를 통한 투기적 수요를 줄이려는 정부의 시도가 총수요(AD)측면의 압력이었다면, 이러한 압력이 주택시장의 총공급(AS)을 크게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은 반응했다. 양도세 인상을 통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게 하겠다는 의도는 정권 후에 매도하겠다는 반발에 부딪히게 되고, 총공급곡선을 하향이동시켰으며 전월세, 매매 물량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켰다. 이에 대해 정부는 주택시장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몇 차례에 걸쳐 약속했지만, 실제적으로 해당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의 시장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재의 상황으로 정리된다.
관련내용 : https://www.korea.kr/special/policyFocusView.do?newsId=148883591&pkgId=49500748 일문일답으로 알아본 '역대 최대 규모 주택공급 대책'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서 지적하듯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현재시점에서는 실패했다. 또한, 과도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첵이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지금도 실패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과도한 가계부채를 문제를 보고 이를 줄이려는 접근 자체를 정부의 실패와 무능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정리하자면, 현 시점에서 부동산의 실패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정책의 방향성 자체가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는 않을까.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의 최적화를 의미하지 않았고, 전체의 최적화로 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실패가 전반적인 무능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런지.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청년층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자가 주택 소유 비율이 56%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그러나 꿈조차 꿀 수 없게 되면, 사람은 무력해진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대부분은 중산층 출신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빈곤층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 때와는 달리, 이제는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거의 끊긴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은 세대 갈등을 유발하고 나아가 악화시킨다. "지금 한국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불안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성세대를 향한 증오에 가깝습니다." 최항섭 교수가 덧붙였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정부재정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관료들의 부처 이기주의라 여겨진다.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가계부분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시점에 이를 외면하는 행정관료들의 행태는 여러모로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다만, 기술 및 행정 관료 문제는 민주주의를 통한 대리인 선출과는 다른 전문가 집단의 문제인 만틈 구분되어 판당해야 할 것이다. 오스트리아 학파인 루드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1881~1973)의 철학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관료제(Bureaucracy)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동질감을 갖기에 이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갈무리한다...
정부는 2022년 1월,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선지급했다. 그러나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한 손실은,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정부는 1회성 지원금의 형태 외에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지원금 제공은 꺼렸다. 대신 저금리 대출을 통한 간접적인 재정지원을 선호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공공부채를 늘리는 것에 유독 민감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동안에도 공공부채는 OECD 국가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대한민국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016년에 51.6%였고 2021년에는 58.8%였다. 참고로 프랑스는 146%를 기록했다. _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된 한국의 부동산 위기> 中
선의의 공무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자. 그는 민중의 이기심에 대항해서 자신의 우상을 위해 싸우는 것이 자신의 신성한 의무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물들어 있다. 그는, 자기 생각에 영원한 신법(神法, divine law)의 옹호자다. 그는 개인주의의 옹호자들이 성문율로 작성한 인간의 법에 자신이 도덕적으로(morally) 구속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인간은 신, 국가의 진정한 법을 바꿀 수 없다. 개개 국민은 자기 나라의 법들 중 하나를 어길 때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범죄자다. 그러나 만약 공무원이 '국가(state)'의 이익을 위하느라고 정당하게 반포된 국법을 위반한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반동적인(reactionary) 법원들의 견해에 따르면 그는 기술적으로 위반의 죄를 범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더 높은 도덕적 의미에서는 그는 옳았다. 그는 신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인간의 법들을 위반했다. _ 루드비히 폰 미제스, <관료제> , p142
PS. 국가가 외국과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한 결과 나타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인 경상수지(經常收支, current account balance)의 증가율과 부동산 지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약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듯 싶다. 하나는 부동산 이외 다른 시장(주식시장, 가상화폐거래소 등)으로 흘러갔거나 아니면, 사내유보 등의 형태로 저장(貯藏)되었을 수 있겠다. 그 중 일부는 지하경제로 유입되어 다시 일부가 조세피난처(tax haven)에 갔을 수도 있겠고.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