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복음서 - 신약성서 속의 예수의 참 모습, 참 말씀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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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는 4복음서가 있다. 4복음서 중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을 공관복음이라고 구분지으며, 이 중에서도 <마가복음>이 다른 2개 공관복음서인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나는 가톨릭 신자여서 <마가복음> 보다는 <마르코복음>, <누가복음> 보다는 <루가복음>, `하나님`보다는 `하느님`의 용어가 더 익숙하지만, 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개신교 방식으로 정리한다.)

<마가복음>에서 전승된 내용 이외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공통되는 내용을 학자들은 `Q자료`라 통칭하며, 책에서 말하는 <Q복음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복음서다. (Q는 `자료`에 해당하는 독일어 크벨레 Quelle의 첫 글자를 딴 것임) 그렇기 때문에, 사실 <Q복음서>라고 하는 것은 그 실체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지만, Q복음서만이 가지는 특징이 있다.

Q복음서의 가장 큰 특징은 <도마복음서>처럼 `말씀`, 어록으로만 기재되었다는 형식상의 특징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록형식의 `말씀`을 통해,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저자의 의도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뼈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려져 있는 `예수 탄생-수난-죽음-부활`의 성경 구조를 걷어낸 기독교 사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Q복음서>는 이러한 Q자료를 바탕으로, 클로펜보르크(Kloppenborg)가 확정지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저자의 주석이 달린 책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세례요한은 `마음을 바꾸는 metanoia(우리에게 `회개`로 알려진)`를 외치며,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예수는 이러한 세례요한의 그룹에서 성장한 사람이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복음선포`를 통해 기존 유대교와는 다른 새로운 운동을 일으켰으며, 이 운동의 주된 내용은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믿음과 사랑을 통한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으로 정리된다. 특히, `주기도문`이 이러한 사상을 잘 정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 운동의 핵심이 기존의 `유대 민족의 하나님`에서 `나의 하나님`으로, `멀리 있는 천국`이 아닌 `바로 이곳 - 자신의 마음 안-에 천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믿음`과 `사랑`,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하나님 나라 건설`이 중요하기 때문에, 복음에 나오는 모든 이적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이 핵심이 되고, `종말론적/심판론적` 해석보다는 바로 `현재 이자리에서의 구원`이 강조된다. 이처럼 말씀으로 기록된 복음을 통해 알 수 있는 새로운 관점으로 복음서를 바라보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 책에 나오는 성경구절은 사실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 모르는 구절은 없다. 다만, 이에 대한 해석이 기존의 해석과는 상이하기에 거부감이 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성경 속의 복음서가 저자들이 속한 공동체의 상황에 맞게 같은 전승이 새롭게 각색/편집되었음을 생각해 볼 때, 새로운 관점에서 성경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세계지도를 바라볼 때 `북쪽`을 위로 하지 않고, `남쪽` 을 위로 했을 때, 전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편, Q복음서를 일반인에게 쉽게 소개했다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면, 저자의 다른 기독교 관련 서적과 내용적으로 상당히 중복되는 내용이 있어 신선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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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6-24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ㅋ 요즘 톨스토이의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를 읽고 있어요 무교인지라 기독교는 잘 몰라서 여러 곳을 보다가 왠지 전문가 포스가 느껴져서 들어와 봤어요 ㅋ 자주 올께요 ㅎ

겨울호랑이 2016-06-24 11: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 칭찬에 감사합니다. 다만, 저는 전문가는 아니고 독서노트도 책 내용 요약한 것에 불과합니다. 자주 뵙고 좋은 의견 부탁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6-06-24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14:38   좋아요 0 | URL
네 가톨릭 신자입니다^^

2016-06-2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15:24   좋아요 0 | URL
`신`이라고 하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일반적인 종교의 대상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겨울호랑이 2016-06-24 16:57   좋아요 0 | URL
네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기회가 되시면 안셀름 그륀의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도 보시면 도움이 될듯합니다 ^^ 좋은 주말 되세요

루쉰P 2016-06-24 21:10   좋아요 1 | URL
오우 네 감사해요 ㅎ 꼭 보겠습니다. 그리고 존 스토트도 볼 계획입니다. ㅎ 뭔가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망이 스물스물 ㅋ
즐거운 금욜 보내세요 ㅎㅎㅎ

루쉰P 2016-06-2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추상적이었죠. 흠 천주교에서는 뭐라고 부르시는거죠? 그 믿음의 대상이요? 하느님이신 건가요? 일반적인 종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음, 카톨릭이 믿고 있는 그 대상이랄까? 그건 예수님이신건가요? 아 죄송해여 제가 너무 지식이 없어서:: 질문이 허접하네요...

겨울호랑이 2016-06-24 15:43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말씀하시는 내용을 보니 기독교의 신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도올 김용옥의 「기독교 성서의 이해」추천드려요. 또는 시오노 나나미의「로마인 이야기 14 그리스도의 승리」를 보시면 어떨까요? 다소 비판적이긴 하지만 역사 서술은 쉽게 잘 되어 있는 책이에요. 다른 책들은 너무 깊이 들어갈거 같네요

루쉰P 2016-06-24 16:00   좋아요 1 | URL
아아아 ㅎ 너무 감사합니다. 바쁘실텐데 댓글 계속 달아주시고 ㅠ.ㅠ 저 시오노 나나미는 읽었는데 ㅋ 잘 안 잡히더라구요 ㅋㅋㅋ
김용옥 선생의 `기독교 성서의 이해`를 한번 읽어야 겟어요. 유튜부에서 이 책 내용이 맞는지 모르지만 강의하시는 건 봤거든요. ㅎ

증말 감사합니다. ㅎ

겨울호랑이 2016-06-24 21:25   좋아요 0 | URL
개신교에서 `하나님`,`여호아`, 천주교의 `하느님`, `야훼`가 같은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 광의로는 이슬람교의 `알라`도 같은 의미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21:28   좋아요 0 | URL
이해하시기 어려운 부분은 `삼위일체`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창조주인 `성부`와 성자이신 `예수` 그리고 `성령`이 모두 같은 하느님이라는 이야기인데 이는 책으로 보시고 그렇다고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편한 밤 되세요
 
너 자신을 혁명하라
함석헌, 김진 / 오늘의책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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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 함석헌 명상집.

책 제목만 보면 흔히 유행하는 자기계발서 같지만, 내용적으로 깊이가 일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책 내용 중 `몸은 언제나 꼿꼿이 가지자`, `늘 하늘을 우러러보자`, `닭 울기에 일어나 하루 살림 준비를 하자`, `날마다 글 읽기를 잊지 말자`, `먹고 입음을 간단히 하자`, `내 몸 거둠을 내가 하자`, `때때로 산과 바다에 가자`, `술, 담배를 마시지 말자`, `산 물건을 죽이지 말자`, `하루 한번 땀을 흘리자`, `시골을 지키자`, `빚을 지지 말자`라는 삶에 대한 조언도 있기에, 자기계발서의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혁명(革命)은 개인의 혁명이 아니라, 민중(民衆) 전체의 혁명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변화를 말하는 자기계발서와 큰 차이가 있다. 마치, 대학(大學)에서 말하는 `修身-齊家- 治國-平天下` 중에서 일반 서적은 `修身` 측면을 강조하는데 반해, 이 책은 `平天下`까지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또한, 책의 두께는 그리 두껍지 않지만, 동양 고전, 성경, 불경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책 곳곳에 고전에 대한 인용과 설명이 예고도 없이 튀어나와, 나 같은 초보자들은 초반에 질려 버릴 수가 있다. 실제로 초반부에 나오는 한 단락이다.

˝생각은 스스로 하는 것이요, 영원 무한하다. 그러나 사람은 지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르게 하자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공자가 가운데(中)를 말했고, 고르게 함(和)를 말했다. 가운데란 여기나 저기가 아니다. 여기면서 저기요 저기면서 여기인 곳이다. 고르게 함이란 함이나 아니 함이 아니라, 하면서 아니 하고 아니 하면서 하는 지경이다.
그래서, 노자가 비임(虛)을 말했고 됨(化)을 말했다. 비임이란 있음이나 없음이 아니다.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음이다. 됨이란 달라짐이나 그대로 있음이 아니다. 달라지면서 그대로 있고 그대로 있으면서 달라짐이다.
그래서, 예수가 십자가를 졌고 새로남을 보여 주었다. 십자가란 죽음이나 삶이 아니다. 죽음으로 살고 삶으로 죽음이다. 새로남이란 육이나 영이 아니다. 육이면서 영이요 영이면서 육이다.
그래서, 석가가 반야(知慧)를 말했고 해탈(解脫)을 말했다. 지혜란 안다 모른다가 아니다. 앎으로 모르고 모름으로 아는 자리다. 해탈이란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이면서 저 세상이요 저 세상이면서 이 세상인 삶이다. (p39)˝

˝사람에게 있어서 자아라, 영혼이라, 아트만이라, 인격이라 하는 것이요, 전체에 있어서는 하늘이라, 하나님이라, 브라만이라, 생명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것은 둘이면서 하나요, 아버지면서 아들이요, 절대면서 상대다. 거기 생명의 정신의 한 큰 운동이 있다. (P43)˝

이 책의 장점은 내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새로움 깨달음을 접한다는 감동을 주기에,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라 생각된다.
또한, 많은 인용이 있음에도, 그러한 인용이 저자의 `지식 자랑`이 아닌, 우리에게 `一以貫之(하나로써 꿰뚫음)`하는 친절함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단편적인 명상집이지만, 큰 주제별로 묶인 내용을 정리해 본다.

사람은 생각을 통해 자신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비추어 보면서 `하나님의 뜻(天命)`을 알게 된다.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 스승이 바로 `씨알`이다.
우리는 `씨알(생각함)`을 통해 하늘의 얼을 우리 속에서 발견한다. 우리는 이러한 `씨알`을 각자의 혼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씨알이 있다.
씨알을 찾는 것은 각자의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 체험하는 것이다. 삶 속에서 끊임없이 찾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구체적인 실천 사항은 서두에 정리한 내용임)

하늘의 전체는 `하나님`이지만, 역사의 전체는 `씨알`이다. 생각을 통해 깨닫게 되면, `나`와 `너`가 다름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역사는 `씨알`이 `하나`되었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天心은 民心으로 나타나며, 민심의 표현은 `악에 대한 반항`, `폭력을 쓰지 않는 싸움`, `조직적인 운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민심의 표현을 통해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불의와 싸워 나가야 한다.

책에 있는 대강의 내용을 정리했는데, 함석헌 선생의 사상에 대한 이해도 많이 부족했기에, 놓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많이 아쉽다. 이러한 부분은 시간을 두고 더 깊은 공부를 통해서만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자신의 선택한 하나의 길을 통해 전체를 보려는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던 기쁜 시간이었다.

˝<中庸>에서는 중(中)은 천하지정리(天下之定理)라 했지만 이(理)가 이(理)대로만 있다면 죽은 이(理)다. 중(中)은 필연적으로 발(發)하지 않을 수 없다. 말씀이 곧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은 말씀을 하고야 만다. 그러면 벌써 만물이다. 말씀 안에 생명이 있고 그 생명이 곧 사람에게 있어서 빛이지만, 빛이라 할 때 벌써 거기 어두움이 있었다. 싸움은 거기서부터 벌어진다. 힘씀이 필요하다.(P47)˝

˝나는 물론 불교도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불교에 대해 무엇을 아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처님은 안다. 알아서 아는 것이 아니라, 모르면서도 안다. 그것은, 부처님은 영원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나는 예수를 통해서 안다. 영원하신 이는 마치 소금과 같은 것이다. (P81)˝

ps. `인(仁)`에는 한자로 `씨(核)`의 의미도 있는데, 이러한 공자의 `인(仁)`사상과 `씨알사상`도 아마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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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1~8 세트 - 전8권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허영만 글.그림, 이호준 취재, 김장구 감수 / 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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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징기스칸에 대한 내용이다.

작품은 징기스칸의 일생 중 가장 중요했던 몽골 초원의 통일 부분에 초점을 두고,
친구였으며 숙적 자므카와의 일전을 주로 그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컸던 몽골제국을 만들었던 그의 삶은 우리에게 그의 명언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징기스칸 어록을 통해 작품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살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 작품에서는 아버지가 테무진(징기스칸)이 타타르 족에게 죽임을 당하고, 테무진의 어머니는 몽골 전통(남편 사망 시 남편 형제의 아내가 되는)을 거부하여, 부족들에게 버림을 받게 되었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 부족장이었던 아버지 사후 정적들이 그를 핍박했을 때와 숙적이면서 한 때 친구였던 자므카에게 치명적인 패배를 당해 불과 19명의 부하들만 남았을 때, 테무진은 죽음까지도 생각했고, 근근이 버텨야 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었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질 않았다.
->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무렵에는 일가족 10명밖에 되지 않다가, 초원에 명성을 떨치면서 세력이 증가된다. 그럼에도,몽골부족을 통합했을 때 병력 수가 10만이었고, 그 전 대부분의 삶 속에서 그의 백성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 였다.

배울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 작품 속에서는 힘만 앞세우는 독불장군이 아닌,계급의 모순을 타파하고, 능력본위의인재등용을 하려는 징기스칸의 모습이 보인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 자기 부족민이었던 사람들 손에서 칼을 쓰고, 개밥을 먹으며 추위를 이겨내며 목숨을 연명하기도 하였으며, 목에 화살을 맞고 죽을 뻔 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조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몽골초원에서 세계제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신분제의 한계 대신 `능력위주` 등용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크더라도 밝은 미래를 희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다. 이런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어려움을 이기고 일어난 징기스칸을 보니
개인적으로 힘들 때, 읽는 이 구절이 생각난다.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하늘이 장차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그 뼈마디가 부러질 듯한 고통을 주며,
그의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를 궁핍보다 더한 공핍의 상태로 만들며,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그가 하고자 하는 바를 뜻대로 되지 않도록 어지럽히시니,
이것은 그의 마음을 움직여 타고난 작고 못난 성정을 인내로 담금질하게 함으로써
그가 수행할 수 없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그 역량을 키워주려 함이다.

孟子曰,
天將降大任於是人也인댄
必先苦其心志하며 勞其筋骨하며
餓其體膚하며 空乏其身하야
行拂亂其所爲하나니
所以動心忍性하야
曾益其所不能이니라。

PS. 하늘은 장차 대체 어떤 임무를 주려기에 나에게 괴로움만 주시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어벤져스라도 시키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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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06-10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볍게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만화인데 살려니 너무 비싸서 ㅠ 중고로 아껴 사는 처지로 북푸어 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10 17:2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북프리쿠키님 저는 공공도서관에서 대여했어요 올 칼라에 가격 대비 자주 보지는 않을 거 같아서요^^

북프리쿠키 2016-06-10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대박입니다. 저도 가끔 애용해야겠어요!!

겨울호랑이 2016-06-10 17:30   좋아요 0 | URL
네 우리의 세금을 잘 활용해야지요^^ 좋은 주말 되세요

시이소오 2016-06-10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티프래질이 떠오르네요. 나심 탈레브는 히드라 예를 들었죠.
머리하나가 잘려질 때마다 머리 두개가 자라나는.
적당한 역경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것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6-10 18: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시이소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역경은 쓰지만 우리를 성장시켜 주는 고마운 친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쓴 것은 싫으네요 ㅋ 행복한 금요일 저녁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06-10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입해서 소장하기엔 망설여지고, 신간또는인기있는 책이라 중고는 안 나오는..그래서 결국 읽지못하는 책들이 많았는데 답을 찾았네요!!행복한 주말 되세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투퀴디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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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용감한 전사인 것은, 명예심과 자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용기는 명예심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며, 우리가 현명한 조언자인 것은, 우리가 법을 무시할 만큼 너무 많이 배우지 않았고 법에 복종하지 않기에는 자제력 훈련을 너무 엄격히 받았기 때문이오.(제1권 84(3)) - 스파르테왕 아르키다모스 -

˝우리는 혹독한 훈련에 의해서가 아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강요에 따른 용기보다는 타고난 용기로 자발적으로 위기에 맞서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나중에 당할 고통을 미리 당하지 않아도 되고, 또 막상 고통이 닥치면 우리도 늘 혹독한 훈련을 하는 자들 못지 않게 용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제2권 39(4)) - 아테나이 페리클레스 -

같은 헬라스인이라는 것외에는 모든 것이 대조적인 두 국가가 부딪힌다.
페르시아 전쟁 이후 막강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제국을 건설한 이오네스족의 아테나이. 아테나이의 지속적인 제국주의적 팽창에 두려움을 느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리에이스 족의 스파르테.

아테나이 사람인 투퀴티데스는 아테나이의 성장을 시기한 스파르테의 질투로 벌어진 전쟁이라고 하지만,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페르시아의 손까지 빌린 스파르테의 입장에서는 처절한 생존싸움일 수도 있다. 마치, 고구려-백제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을 끌어들인 신라처럼.

중무장보병 중심의 스파르테는 막강한 육군력을 바탕으로 아테나이 근처까지 진격하여 근처를 초토화시키지만, 아테나이 시민들은 성벽 아래로 피신하여, 경제력과 해군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 아무래도 서로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니, 결정적인 승부는 나지 않는다. 마치, 세기적인 권투시합이라고 했던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권투 시합같은 양상이었을 것이다. (재미없었다). 또는, 약 2세기 후에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로마와 카르타고 전쟁인 1차 포에니 전쟁과도 비슷했을 것이다.

이러한 고착된 전황을 타개한 것은 아테나이의 `시켈리아 원정 실패`라는 자충수였다. 이후 급격하게 델로스 동맹은 무너져갔고, 아테나이는 전쟁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만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는 BC 411년, 전쟁 21년 차에 아테나이의 해전승리를 마지막으로 기록이 중단된다.

모든 전쟁은 참혹하지만, 내전은 후유증이 크다.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내전 결과, 헬라스는 이후 마케도니아, 로마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서구역사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내란 때문에 헬라스 세계 전체가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며, 고상한 성품의 특징인 순박함은 조롱거리가 되어 자취를 감추었다. 세상은 이념적으로 적대하는 두 진영으로 나뉘었고, 두 진영이 불신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제3권, 83(1))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역사를 진행하는 주체로서 `인간`을 볼 수 있었다. 간혹 신탁을 청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큰 흐름을 좌우하지 않는다. 인간이 주체적으로 수행한 전쟁기록. 이러한 기록이 보다 생생하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수모를 당한 것은 우리 힘이 달려서도 아니고, 더 강력해져 오만했졌기 때문도 아니며, 당시 상황을 우리가 오판했기 때문인데, 이런 실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습니다. (제4권 18(1))˝

아테나이가 쇠퇴한 원인 중 하나인 `역병`에 대해서도, 투퀴티데스는 피해만을 언급한다.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역병이 돌았다는 문학적 서술과는 차이를 보인다.

한편으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플라톤의 대화편 같은 느낌도 준다. 내용의 상당 부분이 연설문이며, 이 속에는 철학적 내용과 격언들이 담겨 있고, 실제로 ˝플라톤 전집˝ 중 <알키비아데스1,2>, <라케스> 등 대화편의 화자들이 나오기에 읽다보면,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알키비아데스는 여기에서도 주인공이다.)

신화의 명암을 빼고 인간의 색채로 역사를 서술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으면서, 투퀴티데스가 우리에게 주는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두 구절이 있다.

˝대부분의 동맹국은 고향을 떠나 전역에 종사하기가 싫어서 배정된 함선을 대주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액수의 돈을 부담했고, 그래서 동맹국들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아테나이의 해군은 증강된 반면 동맹국들 자신은 동맹에서 이탈했을 때 준비 되지 않고 실전 경험이 없는 상태로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제1권 99)˝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끼리 전쟁을 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청한다면(그들은 청하지 않아도 원정군을 파견하는 자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비용으로 우리끼리 해코지함으로써 그들의 제국을 위해 길을 연다면, 십중팔구 그들은 우리가 지쳤다 싶었을 때 어느 날 대군을 이끌고 와서 시켈리아 전체를 자신들의 지배 아래 두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제4권, 60(1))

자주국방보다 미국 군수산업 자본들에게 혈세를 갖다 바치는데 여념이 없는 이들과 주한미군 철수를 너무 우려하는 이들에게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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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09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러고 보니 책의 분야가 전방위적이네요..^^..

겨울호랑이 2016-06-09 18:0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yureka01님 읽다보니 여러 분야가 나오네요^^; 앞 부분에서는 친절하게도 헤로도토스 「역사」리뷰도 해주더라구요

yureka01 2016-06-09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야 책이 좀 편식하는 편입니다.
산문집.시집, 그리고 사진관련 분야 책.
거의 정해져 있어요.

단, 직업이 건축이라서 관련 관심있는 책정도 될려나 싶습니다 ㅎㅎㅎㅎ

(산문집과 시집의 문학은 사진때문에 보는 편이니..그의 두가지로 압축되겠네요..ㅋㅋㅋ)

역사도 참 재미나는 분야이긴 한데 말이죠 ..ㅋ 잘봤습니다 ㅋ

겨울호랑이 2016-06-09 18:1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선방일기
지허 지음, 견동한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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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만난 책.
불교 스님들의 동안거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책이다. 새벽 2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식사 시간 무렵에 주어지는 약간의 휴게시간외에는 결과부좌를 틀고 `깨닫기`위해 정진하는 스님들의 생활 속에서 비장함과 처절한 노력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이러한 치열한 삶만 있는 것은 아니다. 꽉 짜여진 일과속에서도 명절을 맞아 흥겨운 스님들의 모습과 결핵에 걸려 절을 떠나야만 하는 동료스님들의 아쉬움 등 인간의 희노애락 역시 책에는 담겨있다.

종교는 다르지만, `발로 이 세상을 딛고, 머리를 들어 더 높은 곳을 보고자`하는 스님들의 모습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다만, 책 저자가 철학을 전공했는지, 니체와 형이상학, 노자와 장자의 노장사상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사상과 `골고타 십자가` 등의 타종교 이야기, 불교본연의 선문답까지 나오기에 불교신자가 아닌 내가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진리탐구하는 스님들의 수도생활을 엿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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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6-09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취향이 비슷하네요.. 저두 유진피터슨 목사님의 Message 하고 금강경 같이 읽고 있는 중이예요

겨울호랑이 2016-06-09 13: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나와같다면님 그렇네요^^ 종교는 달라도 말하는 핵심은 같은 것 같아요^^

Grace 2016-06-10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종교를 알면 나의 종교가 더 분명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천주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시는 그 포용력이 정말 훌륭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바람직한 종교인의 모습일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 2016-06-11 00:3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Grace님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시청할 기회가 있었는데, 성경을 거의 외다시피 하신 스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직 미약한 수준입니다만, 저와 다른 길인 `깨달음`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통해 많이 배운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