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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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오버액션이나 격정적인 목소리들을 통해 극으로 보았으면 그 재미가 더했을지도...

책으로 읽은 것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다만 그의 최종 작품이란 점과, 

한평생 헌신해 온 배우와 극작가로서의 일을 접고 은퇴하여 조용한 여생을 보내겠다는 대목이 들어있기도 하다는 해설이 와 닿는다. 

또한 작가 연보에서 보이는 1500년대의 아이들의 사망률이 상상을 초월해서 놀라웠다.

출산율도 높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망률이 엄청나니 

세익스피어가 52에 사망한 것도 큰 행운이나 되었던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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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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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나로서

이 책의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은 100%였다.

자간 넓직하니 술술 잘 읽혀서 꼭이나 30분 만에 다 읽은 느낌.


대부분 공감하고 끄덕이게 되나 '시어머니년'이란 표현에서는 아연실색!

비록 그러하더라도 책에서 이런 표현을 접하는 건 좀 언짢고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


점점 물질만능이 되어 가는 한국이 나도 싫었는데,

어쩌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그 물질만능에 휩쓸렸겠지 싶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일구어낸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발달,

그에 반해 문화의식이나 시민의식은 경제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병폐일거라는 말을 유튜브에서 본 이후로는 

한국이 싫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으니 이해가 된거라.


이 책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고,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많은 시절이다.

돌고 돈다....









* 선진국이 됐다고, 서울이 옛날이랑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하는데, 어떤 동네 어떤 사람들은 옛날 그대로야. 나아지는 게 없어. 내가 그냥 여기 가만히 있는다고 더 나아질 거라는 보장은 아무 데도 없어.


* 사실 지루한 얘기는 두 가지뿐이었어. 은혜 시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미연이 회사 이야기, 그런데 은혜랑 미연이 그 두 얘기를 너무 오래 하는 거야. 몇 년 전에 떠들었던 거랑 내용도 다를 게 없어. 걔들은 아마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솔직히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는 거지. 걔들이 원하는 건 내가 "와, 무슨 그런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냐."라며 공감해 주는 거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냐.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회사 상사에게 "이건 잘못됐다."라고, 시어머니에게 "그건 싫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무서운 거야. 걔들한테는 지금의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소중해.


*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예비 낙하산을 펴면 되지만, 낮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한테는 그럴 시간도 없어.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낮은 데서 사는 사람은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조심해야 해. 낮은 데서 추락하는 게 더 위험해.


* 한국에서 살아도 그냥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딱히 어떤 일을 해애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한국의 구직 시장이 어떤지도 몰랐어. 그래도 일은 하고 싶었어. 은혜도 그렇고 학생 때는 똑똑하던 여자애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거 많이 봤거든.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부딪히고 그러지 않으면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고 사고의 폭이 좁아져.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게 되고 난 그렇게 되기 싫었어.


*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물건 팔면서, 아니면 손님 대하면서 얼마든지 고개 숙일 수 있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사람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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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5
에밀 졸라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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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던 어떤 중압감?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있었던 듯 싶고,

그래선가, 마지막 장의 지은이의 연보를 끝으로 책 표지를 덮을 때의 그 홀가분함이란!!


아, 이제 이 무거운 주제들은 끝났다...



살면서 몰라도 될 것들을 굳이 이 책을 통해 알아져야만 하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추리소설이라 여기고 읽다 보니 책장은 잘 넘어갔다.

중학교 때던가? 포우의 검은고양이를 비롯해 몇몇 추리소설들을 읽었을 때의 오싹했던 느낌이 되살아나면서 얄궂게도 그 어린 시절이 잠시 그리워지기도 했다.


작품해설과 에밀졸라의 연보를 보고 드레퓌스 사건도 검색해 본다.


<에밀졸라를 비롯한 소수의 정의로운 지식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지식인의 이미지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지식인이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엘리트 지성인 계층이었으나 드레퓌스 사건 이후에는 사회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참여하는 계층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게 된 것이다.> -위키백과 중에서



chat GPT로 인한 섬뜩한 느낌 때문에 앞으로의 시대는 어떻게 변할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어수선하기만 한데, 

주구장창 이 책을 관통하는 "기차"가 주는 느낌도 그 시대에는 지금의 인공지능이 주는 느낌과 비슷하였겠구나라는 것을 작품해설을 통해 알게 되니,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가 보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 책이 내게 주는 가장 큰 독후감이 될 것 같다. 










* 기차를 뒤쫓는 그의 시선은 잠깐의 보람이면 고단한 인생쯤 보상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의 맑은 눈빛이었다. 


* 그는 사람의 경우에도 다른 장점들이 넘칠 경우 한 가지 악행쯤은 눈감아주는 것처럼 그만 체념하고 라리종호의 이 왕성한  식욕을 봐주기로 했다.


* 그런데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게 되고부터,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이 들고부터 싹싹 쓸고 닦고 정리정돈하고 싶은 의욕에 사로잡혔다.


* 그녀는 부둥켜 안은 채로 그의 귀에 대고 모든 것을 고백하면 자신이 그와 한몸이 되었다는 느낌이 한층 더 강해지고, 나아가 한몸이 되었다는 기쁨을 한 방울도 허비하지 않고 완벽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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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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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들어오니 추리소설이 된다.

얼마나 흥미롭던지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하니 재미있다.

묘미는 역시 핍의 선함일 것 같다.

뿌린대로 거두리라의 정수인 소설로 기억 되리라.


어린 핍이 죄수를 모른 척 해 준 것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새 담임 선생님이 

석대의 잘못에 대한 추궁으로 반 학생들 모두 한 마디씩 해야 할 때 

병태는 모른다는 말로 대답한 장면과 비슷한 느낌으로 읽혀졌다. 

나는 과연 핍이나 병태처럼 그러한 상황에서 그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한없이 작고 부끄러워져서 두 주인공의 훌륭함을 더더욱 더 만끽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해설에 나오는 <신사>라는 개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나는 신사가 되고 싶다...


<신사라는 개념은 귀족계급의 자질에 중산계급이 덕목을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노동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나 재산이 있는 사람으로서 적당한 교육을 받고 세련된 교양과 예의범절을 갖췄으며 명예를 소중히 여기며 존경할 만한 도덕성과 인격을 지닌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오늘날 '영국신사'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바로 이 빅토리아 시대의 신사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책의 표지는 잘못 선정된 것 같다.

표지의 장면이 연출 되어야 하는 부분은 없었으며, 

나는 영화로 한번 보기로 했던 마음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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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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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비유적인 묘사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을 웃어 젖혔는지 모르겠다.

찰스 디킨스는 분명 유머와 언변에는 타고 난 사람이었지 싶다.


그러면서 심리가 섬세하고 예리하면서 솔직하고, 

내가 깨닫지 못했던 심리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내었을까 싶어 읽는 내내 탄성의 연속이었다. 특히 조에 대한 그의 심리 묘사는 너무나 훌륭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영화로도 나왔나 본데

티져인가? 잠시 보니 아무래도 책만은 못할 듯...

2권까지 읽고 나면 한번 봐야겠다. 








* 요컨대 나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할 만큼 용기가 있지 않았다. 나쁘다고 알고 있는 것을 거부하여 행하지 않을 만큼 용기가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 도제로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부터 이미 나는 이런 훗날의 우울함을 거의 똑같이 느꼈다. 하지만 지금도 기쁘게 기억하는 것은 도제 계약이 지속되는 동안 내가 그런 불만을 조에게 한마디도 벙긋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 시절과  관련해서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기쁘게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사항이다. (핍의 나이와 엇비슷하게 10대와 20대 초반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난 핍처럼 이렇게 말할 만한 거리가 없다.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 하늘에 대고 말하건대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해 결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눈물은 우리 눈을 멀게하고 우리의 가슴 위에 단단히 쌓인 지상의 흙먼지 위에 내리는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아, 무척 근사한 표현!)


* 마음이 진정한 신사가 아닌 사람이 행동에 있어서 진정한 신사가 된 적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결코 없었다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지론이거든. 아버지는 말씀하시길, 어떤 왁스 칠도 나뭇결을 가릴 수 없으며, 우리가 왁스 칠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나뭇결이 더욱 더 잘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하셨어. 


* 내가 보기에 포킷씨 부부의 아이들은 성장이나 양육이 아니라 굴러 넘어지기를 통해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ㅋㅋ) 


* 하지만 내가 경멸하는 드러믈이 그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야말로 날카롭고 예민한 거부감을 느꼈다. 바로 그런 식으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가장 나쁜 단점과 비열한 면모를 대개 우리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들 때문에 드러나곤 하는 법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이렇게 글로 나타낼 수 있었을까? 그래서 작가이긴 하겠지만)


* "핍, 이보게 친구. 인생이란 서로 나뉜 수없이 많은 부분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대장장이고 어떤 사람은 양철공이고 어떤 사람은 금 세공업자고, 또 어떤 사람은 구리 세공업자이게끔 되어 있지. 사람들 사이에 그런 구분은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생기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지. 오늘 잘못된 뭔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건 다 내 탓이다. 너와 난 런던에서는 함께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야. 사적이고 익숙하며, 친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그런 곳 외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우린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다. 앞으로 넌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있는 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텐데, 그건 내가 자존심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저 올바른 자리에 있고 싶어서라고 해야 할 거야. 난 이런 옷차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난 대장간과 우리 집 부엌과 늪지를 벗어나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대장장이 옷을 입고 손에는 망치, 또는 담배 파이프라도 들고 있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너는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야. 혹시라도 네가 날 다시 만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그땐 대장간에 와서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대장장이인 이 조가 거기서 낡은 모루를 앞에 두고 볼에 그슬린 낡은 앞치마를 두른 채 예전부터 해 오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도록 하거라. 그러면 넌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다. 난 끔찍이도 우둔한 사람이지만, 오늘 이 일에서는 마침내 어느 정도 올바른 결론을 뽑아 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보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사랑하는 내 친구 핍,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조의 이 말은 너무나 훌륭해서 좀 길지만 그 전체를 모두 적어본다. 내게 이런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며, 나 스스로도 이런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텐가)


* 나는 온통 마음이 떨리는 가운데 그녀를 옷자락 끝까지 숭배하며 걸었던 반면, 그녀는 아주 차분한 가운데 나를 내 옷자락 끝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으며 걸었다. (ㅋㅋ)


* 아니, 네가 머리를 깎았을 때 그걸 네가 말해 줘야만 내가 알아차리니? 나한테는 감각이 없니? (맞아, 우리는 꼭 직설적인 말로 듣지 않아도 그 사람의 말이나 태도를 보고 알아챌 수가 있지.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너무 적절해서 또 탄성이!)


* 이런 걸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는데, 혹시 네 고향 시골 지역에서 너는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부 사이에 생긴 자식들은 언제나 결혼하고 싶어서 유별나게 안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기회가 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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