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슨 선생님 구하기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김지윤 그림,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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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엮은 듯한 느낌이 드나 그런 언급은 없다.

교육이 이렇게 진행이 된다면 얼마나 효과적일까?

신문에 대해 이만큼 잘 배울 수는 없었을 카라는 후에 훌륭한 편집장이 되어 있을 확률이 얼마나 크겠는가!

이것이 살아 숨 쉬는 교육 현장이 아닐까?

약간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고 책임으로 몰아가는 우리 사회의 현장 모습이 안타깝고도 슬프다.

이 책을 읽으니 어쩌면 서구에서는 이런 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흠모하게 된다. 

오랜만에 어린이 도서에 있는 책을 빌렸는데 역시 너무나 좋다. 

진실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자비와 함께 해야 한다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무척 큰 울림이었다.







* 차가운, 보잘 것 없는 마음을 가진 신문은 일의 나쁜 면만을 파헤치려고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진실을 말하는 척하면서 다른 사람을 괴롭힐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신문은 유명해 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사람에게도 좋을 리 없다. 따뜻한, 좋은 마음을 가진 신문은 사람들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 기사를 써서 진실을 말한다. 좋은 마음을 가진 신문은 보잘 것 없는 마음을 가진 신문과 같은 기사를 쓸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사는 다른 방식으로 말한다. 왜냐하면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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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 - 신석정 유고시집
신석정 지음 / 창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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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의 시에는 어려운 말이 없어 좋다.

읽으면 읽는 대로 그 장면이 머리 속에, 마음 속에 그려져서 참 좋다. 

이건 대체 뭔 말이지? 하고 두세 번 읽어야 하는 시에서는 난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더라.

<산산산>이 너무 좋아서 이 책에는 없지만 그 시도 여기에 적어둔다. 






- 산산산

지구엔

돋아난 

산이 아름다웁다.


산은 한사코

높아서 아름다웁다.


산에는

아무 죄없는 짐승과 

에레나보다 어여쁜 꽃들이

모여서 살기에 더 아름다웁다.


언제나

나도 산이 되어보나 하고

기린같이 목을 길게 늘이고 서서

멀리 바라보는






- 입추

억질 쓰고 서 있는

여름의 따가운 등 뒤에서

발을 동동거리는 가을은

사뭇 얼굴이 사끌하다.


-여름이여! 저 얼굴이 안쓰럽지 않니?


잔인하도록 뜨거운 애무에

인젠 치가 떨리는 수련도 

찢긴 손을 자꾸만 흔들어

가을을 부르기에 목이 쉬었다.


-여름이여! 저 손이 안쓰럽지 않니?


오늘은 석죽꽃 빨간 입술에도

엷게 묻어오는 가을 입김인데

구만리 장천엔

제비만 드높이 나는고나!


-여름이여! 네 뒤에 서 있는 가을을 봐라







-모란

모란이 웃는

눈언저릴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모란이 웃는

입언저리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모란이 웃는

흐드러진 웃음소릴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모린이 웃는 

참한 얼굴 속에

아무리 찾아도 난 없었다.







-꽃사태

진달래

꽃사태에

온통 묻힌 산일레.


응달에도 

양지에도

온통 진달래 꽃사탤레.


멧새

하이얀 볼에도

흐드러진 진달래 꽃물이 들어,


어둡고

미운 것

영영 꽃사태에 묻혔나베.


꽃사태 등진

착한 사람의 어둔 얼굴도

씻은 듯 영영 잊어버리고,


골 누벼

흐르는 물소리에 잊었나베.


어디서 

후련한 

육자배기나 한 가락 들려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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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범우문고 195
신석정 지음 / 범우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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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란 책을 읽는데,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신석정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한 소개 글에 흠씬 매료되어 곧바로

신석정의 책들을 검색해보니 도서관에는 <촛불>과 <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만 있다.


<시인을 찾아서>에 <산산산> 전문이 실려있는데

어쩜 산에 대한 나의 마음을 누군가가 글로 아주 잘 나타내준 듯한 느낌이 나를 무척이나 들뜨게 했는데, 과연 그의 "청구원"에 대한 이야기에는 나도 거기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까지도 들게 했으니, 그래서 또 다른 뭔가를 설레게 읽을 수 있을까 해서 급히 <촛불>을 펼쳤는데, 이 책은 목가적인 이야기 보다는 계몽적인 에세이 집에 가까웠다. 







* 언자심성, 말이란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의 소리


* 모터로 바람을 일으켜 살갗을 스쳐가는 선풍기의 바람에 비할 바 아니리라. 부채는 살갗을 스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시원스레 씻는 바람이고 보니, 어찌 속된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마음을 맡길 수야 있으랴?


* (...) 나의 재산이라고는 긍지와 자부심이 전부였을 뿐, (...)


* (...) 충의와 효도의 둘을 온전히 함을 양반이라 한다


* 그러기에 주어진 현실에서보다도 갖고 싶어 하는 현실의 실현을 위하여 아름답게 느껴야 하고, 밝게 비판해야 하고, 선하게 행동하여 부단한 전진을 의욕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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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힘
유병록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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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종교서적인가 했는데 

첫머리부터 너무 애달프고 마음이 고되어서, 다 읽어내겠나... 낭패다 싶은 생각을 한다.

참척의 고통이라니, 그 슬픔이라니...

겪어보지 않고서야 내 감히 입이나 떼겠는가.

어찌 안간힘 뿐이겠는가.


한 말씀만 하소서...

한 말씀만 하소서...

부디 

제발

한 말씀만 하소서!!!









* 치욕스러움에 사무치는 때가 있다. 밥을 먹는 게 치욕스러울 수도 있고 잠을 자는 게 끔찍할 때도 있다. 사는 게, 인생이라는 게 치욕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견뎌야 한다. 그 치욕을 견디고 살아가야 한다. 치욕을 견디고 나아가 치욕을 힘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치욕스럽다는 이유로 더 소중한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 치욕스럽다는 이유로 소중한 것을 더 잃어서는 안 된다.


* 방정환 선생은 <심부름하는 사람과 어린 사람에게도 존대를 합니다>라는 글에서 (...) 지위와 나이를 빌미로 하대하는 것은 '까닭없는 차별'이며 '나쁜 윤리'라고 했다.


* 왜 남들의 칭찬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면서 단 한 번의 비난에는 그렇게 크게 상처를 입느냐고...


* 그러나 솔직할 때는 반드시 자비와 함께 해야 한다고...


* 미안한데...

솔직히 말하면...

오해하지 말고 들어...

농담이야...  

(이와 같은 말들을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여기에 보태어 "맞잖아."라고 덧붙이는 말도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은 맞겠지만 다른 이에겐 안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 화가 날 때 부처님을 떠올리고, 두려울 때 전태일 열사를 떠올린다고 해서, 내가 아름다운 선택을 하고 훌륭하게 행동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분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만으로도 상황을 좀 더 차분하게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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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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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코스모스>는 무척이나 유익해서 가슴 속에 새겨져 있다.

이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읽고 보니 그러하다.

좀더 빨리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싶지만 지금에라도 읽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많다.


점괘, 타로, 크롭써클, 화성의 인면암, UFO, 외계인, 유리겔라, 예언 등등의 것들...

유사과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제 확연히 알겠다.

과학적인 사고의 필요성도 확연히 알겠다.


그런데 <롭상람파의 가르침>을 읽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져서 죽음 이후가 두렵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은 어떻게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지 갈팡질팡이 되긴 한다.


과학 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 지구, 우주에 대한 애정까지 모두 보여줘서 참 좋다.

특히 마녀사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서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맙게 느껴진다.

지금 이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래도 봉건제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대답하시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떠오른다.


이런 교수님에게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학생들이 부럽다. 무척 부럽다.

내겐 상당히 훌륭한 책이어서 읽는 내내 아주 기뻤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나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덕분에 중심을 잡고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 유사 과학은 틀린 과학과 다르다. 과학은 오류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과학은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언제나 틀린 결론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잠정적이다. 가설들이 세어지지만, 그것들은 언제나 반박될 수 있다. (...) 물론 과학적 가설이 반박되는 경우에 독특한 감정이 일어 마음이 상하기는 하지만, 반증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과학이라는 일의 정수이다. 유사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 타블로이드 스타일의 싸구려 기사가 그렇게 확산되는 것은 팔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팔리는 이유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게 해 줄 자극을 갈망하고, 어린 시절에 우리가 느꼈던 불가사의한 경이를 다시 르끼고 싶어 하며, 인류보다 오랜 역사를 살아 오며 더 슬기로워진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 가운데 많기 때문이다. (...)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 유사과학과 사이비 종교를 하나로 묶는다.


* 과학은 우리의 신앙에서 유령과 마녀를 쫓아냈지만 곧바로 그 자리를 똑같은 기능을 하는 외계인으로 채웠을 뿐이다.


* 우리는 지구 환경의 은혜를 입으며 살고 있다.


* 실제로 세계의 질서, 심지어 서계의 존재 자체도 신들이 아닌 바로 자연의 법칙과 힘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 최초의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이오니아 지역에 살았던 이오니아 인들이었다. 


* 그들에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여야 했다.


* '의심할 줄 아는 정신과 경이를 느낄 줄 아는 감성'


* <엔처럼 적확한 조언이 가능하고 판단력이 뛰어나며 유머 감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용기와 비전도 가진 이가 나의 사랑이라니, 나는 정말로 운 좋은 사람이다.> 

이 글은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그의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은 것 중의 일부분이다. 

십 수년 전, 나의 남편은 그의 논문의 감사 글에 가족에 대한 언급을 안했더라. 

칼 세이건의 이 글을 보니 남편에 대한 그때의 서운함이 다시금 되살아나  심~~~히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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