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5
에밀 졸라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던 어떤 중압감?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있었던 듯 싶고,

그래선가, 마지막 장의 지은이의 연보를 끝으로 책 표지를 덮을 때의 그 홀가분함이란!!


아, 이제 이 무거운 주제들은 끝났다...



살면서 몰라도 될 것들을 굳이 이 책을 통해 알아져야만 하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추리소설이라 여기고 읽다 보니 책장은 잘 넘어갔다.

중학교 때던가? 포우의 검은고양이를 비롯해 몇몇 추리소설들을 읽었을 때의 오싹했던 느낌이 되살아나면서 얄궂게도 그 어린 시절이 잠시 그리워지기도 했다.


작품해설과 에밀졸라의 연보를 보고 드레퓌스 사건도 검색해 본다.


<에밀졸라를 비롯한 소수의 정의로운 지식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지식인의 이미지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지식인이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엘리트 지성인 계층이었으나 드레퓌스 사건 이후에는 사회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참여하는 계층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게 된 것이다.> -위키백과 중에서



chat GPT로 인한 섬뜩한 느낌 때문에 앞으로의 시대는 어떻게 변할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어수선하기만 한데, 

주구장창 이 책을 관통하는 "기차"가 주는 느낌도 그 시대에는 지금의 인공지능이 주는 느낌과 비슷하였겠구나라는 것을 작품해설을 통해 알게 되니,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가 보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 책이 내게 주는 가장 큰 독후감이 될 것 같다. 










* 기차를 뒤쫓는 그의 시선은 잠깐의 보람이면 고단한 인생쯤 보상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의 맑은 눈빛이었다. 


* 그는 사람의 경우에도 다른 장점들이 넘칠 경우 한 가지 악행쯤은 눈감아주는 것처럼 그만 체념하고 라리종호의 이 왕성한  식욕을 봐주기로 했다.


* 그런데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게 되고부터,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이 들고부터 싹싹 쓸고 닦고 정리정돈하고 싶은 의욕에 사로잡혔다.


* 그녀는 부둥켜 안은 채로 그의 귀에 대고 모든 것을 고백하면 자신이 그와 한몸이 되었다는 느낌이 한층 더 강해지고, 나아가 한몸이 되었다는 기쁨을 한 방울도 허비하지 않고 완벽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유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권으로 들어오니 추리소설이 된다.

얼마나 흥미롭던지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하니 재미있다.

묘미는 역시 핍의 선함일 것 같다.

뿌린대로 거두리라의 정수인 소설로 기억 되리라.


어린 핍이 죄수를 모른 척 해 준 것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새 담임 선생님이 

석대의 잘못에 대한 추궁으로 반 학생들 모두 한 마디씩 해야 할 때 

병태는 모른다는 말로 대답한 장면과 비슷한 느낌으로 읽혀졌다. 

나는 과연 핍이나 병태처럼 그러한 상황에서 그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한없이 작고 부끄러워져서 두 주인공의 훌륭함을 더더욱 더 만끽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해설에 나오는 <신사>라는 개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나는 신사가 되고 싶다...


<신사라는 개념은 귀족계급의 자질에 중산계급이 덕목을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노동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나 재산이 있는 사람으로서 적당한 교육을 받고 세련된 교양과 예의범절을 갖췄으며 명예를 소중히 여기며 존경할 만한 도덕성과 인격을 지닌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오늘날 '영국신사'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바로 이 빅토리아 시대의 신사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책의 표지는 잘못 선정된 것 같다.

표지의 장면이 연출 되어야 하는 부분은 없었으며, 

나는 영화로 한번 보기로 했던 마음을 거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비유적인 묘사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을 웃어 젖혔는지 모르겠다.

찰스 디킨스는 분명 유머와 언변에는 타고 난 사람이었지 싶다.


그러면서 심리가 섬세하고 예리하면서 솔직하고, 

내가 깨닫지 못했던 심리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내었을까 싶어 읽는 내내 탄성의 연속이었다. 특히 조에 대한 그의 심리 묘사는 너무나 훌륭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영화로도 나왔나 본데

티져인가? 잠시 보니 아무래도 책만은 못할 듯...

2권까지 읽고 나면 한번 봐야겠다. 








* 요컨대 나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할 만큼 용기가 있지 않았다. 나쁘다고 알고 있는 것을 거부하여 행하지 않을 만큼 용기가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 도제로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부터 이미 나는 이런 훗날의 우울함을 거의 똑같이 느꼈다. 하지만 지금도 기쁘게 기억하는 것은 도제 계약이 지속되는 동안 내가 그런 불만을 조에게 한마디도 벙긋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 시절과  관련해서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기쁘게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사항이다. (핍의 나이와 엇비슷하게 10대와 20대 초반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난 핍처럼 이렇게 말할 만한 거리가 없다.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 하늘에 대고 말하건대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해 결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눈물은 우리 눈을 멀게하고 우리의 가슴 위에 단단히 쌓인 지상의 흙먼지 위에 내리는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아, 무척 근사한 표현!)


* 마음이 진정한 신사가 아닌 사람이 행동에 있어서 진정한 신사가 된 적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결코 없었다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지론이거든. 아버지는 말씀하시길, 어떤 왁스 칠도 나뭇결을 가릴 수 없으며, 우리가 왁스 칠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나뭇결이 더욱 더 잘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하셨어. 


* 내가 보기에 포킷씨 부부의 아이들은 성장이나 양육이 아니라 굴러 넘어지기를 통해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ㅋㅋ) 


* 하지만 내가 경멸하는 드러믈이 그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야말로 날카롭고 예민한 거부감을 느꼈다. 바로 그런 식으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가장 나쁜 단점과 비열한 면모를 대개 우리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들 때문에 드러나곤 하는 법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이렇게 글로 나타낼 수 있었을까? 그래서 작가이긴 하겠지만)


* "핍, 이보게 친구. 인생이란 서로 나뉜 수없이 많은 부분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대장장이고 어떤 사람은 양철공이고 어떤 사람은 금 세공업자고, 또 어떤 사람은 구리 세공업자이게끔 되어 있지. 사람들 사이에 그런 구분은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생기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지. 오늘 잘못된 뭔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건 다 내 탓이다. 너와 난 런던에서는 함께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야. 사적이고 익숙하며, 친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그런 곳 외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우린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다. 앞으로 넌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있는 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텐데, 그건 내가 자존심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저 올바른 자리에 있고 싶어서라고 해야 할 거야. 난 이런 옷차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난 대장간과 우리 집 부엌과 늪지를 벗어나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대장장이 옷을 입고 손에는 망치, 또는 담배 파이프라도 들고 있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너는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야. 혹시라도 네가 날 다시 만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그땐 대장간에 와서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대장장이인 이 조가 거기서 낡은 모루를 앞에 두고 볼에 그슬린 낡은 앞치마를 두른 채 예전부터 해 오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도록 하거라. 그러면 넌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다. 난 끔찍이도 우둔한 사람이지만, 오늘 이 일에서는 마침내 어느 정도 올바른 결론을 뽑아 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보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사랑하는 내 친구 핍,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조의 이 말은 너무나 훌륭해서 좀 길지만 그 전체를 모두 적어본다. 내게 이런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며, 나 스스로도 이런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텐가)


* 나는 온통 마음이 떨리는 가운데 그녀를 옷자락 끝까지 숭배하며 걸었던 반면, 그녀는 아주 차분한 가운데 나를 내 옷자락 끝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으며 걸었다. (ㅋㅋ)


* 아니, 네가 머리를 깎았을 때 그걸 네가 말해 줘야만 내가 알아차리니? 나한테는 감각이 없니? (맞아, 우리는 꼭 직설적인 말로 듣지 않아도 그 사람의 말이나 태도를 보고 알아챌 수가 있지.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너무 적절해서 또 탄성이!)


* 이런 걸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는데, 혹시 네 고향 시골 지역에서 너는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부 사이에 생긴 자식들은 언제나 결혼하고 싶어서 유별나게 안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기회가 있었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의 세계 - 개정3판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침묵을 이야기 하는데 말이 이토록 많이 필요하다니!

무척 시끄러운 침묵같다는......








* 침묵은 결코 수동적인 것이 아니고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침묵은 능동적인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이다. 침묵은 그야말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위대하다. 침묵은 존재한다. 고로 침묵은 위대하다. 그 단순한 현존 속에 침묵의 위대함이 있다.


*침묵은 이름할 수 없는 천 가지의 형상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소리 없이 열리는 아침 속에, 소리 없이 하늘로 뻗어 있는 나무들 속에, 남몰래 이루어지는 밤의 하강 속에, 말 없는 계절들의 변화 속에, 침묵의 비처럼 밤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달빛 속에,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속의 침묵 속에.


* "진리는 없다"고 한 사람이 말했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그렇지만 당신 자신이 감히 진리란 없다는 것을 하나의 진리로 주장하고 있다."


* 진리로는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말의 공간을 인간은 슬픔으로 가득 채운다.


* 하늘의 궁륭(이 말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한번 적어본다)


* 오늘날의 언어는 극도로 긴장해 있고 침묵으로부터가 아니라 선행했던 말로부터 나오고 침묵이 아니라 다음 말로 가버린다. 


* 인간은 이미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다만 생각되는 대상일 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나는 생각된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을 참는 아이 장애공감 어린이
뱅상 자뷔스 지음, 이폴리트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을 어쩜 이렇게도 잘 그렸을까!

수많은 책들 속에 앉아 있는 작은 아이.

표지의 이 그림만으로도 이 책에 손이 저절로 갈 것 같다.


엄마는 미쳤어!

살아있는 엄마보다 죽은 엄마가 더 좋아.

난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아이의 심리가 그림으로 아주 잘 나타나있다.

가엽디 가여운 그 마음을 그림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흔히 마음을 글로 적은 것이 책이 되겠는데

이 책은 마음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보는 감동이 있고, 그 감동은 글만큼이나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